요약미국 | 드라마 | 2013.01.10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10분감독 리 다니엘스 출연 가보리 시디베, 모니크, 폴라 패튼, 머라이어 캐리 더보기 줄거리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이 세상의 모든 소중한 소녀들을 위한 .. 더보기
여기 누구보다도 절망속에서 살아가는 어린 소녀가 있다. '프레셔스'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소녀이지만 그녀의 현실은 사실 누구보다도 비참하고 처참하다. 이제 고작 16살인 프레셔스는 심각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해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그녀는 벌써 2번째 임신에 이르게 되고 그런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보호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녀를 '질투'의 대상으로 여기며 프레셔스를 더욱 모질게 질타하고 괴롭힐 뿐이다.
프레셔스의 두번째 임신을 알게 된 학교 선생님은 심각성을 깨닫고 그녀에게 학교로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지만 프레셔스는 선생님의 부탁을 완강히 거절한다. 결국 선생님이 직접 프레셔스의 집에 불시로 방문하게 되는데, 다름아닌 그녀에게 '대안학교'를 소개해주기 위해서였다. 역시나 절대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엄마의 완강한 지시에 프레셔스는 선생님을 문전박대하게되고, 선생님은 어쩔수없이 프레셔스에게 대안학교의 이름과 주소만 알려주고 자리를 떠난다.
사실 프레셔스의 엄마는 프레셔스가 친아빠 즉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로 낳은 첫째 아이를 빌미로 일을 하지 않으며 매달 복지금을 받으며 살아가고있다. 평소 그녀는 프레셔스에게 자신의 남편을 빼앗아갔다는 질투심에 불타올라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프레셔스가 낳은 아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편익을 추구하는 그런 엄마인 것이다.
가장 극 빈곤층에 사는 사춘기 흑인 여자 아이, 가정 내 성폭력, 엄마의 외면, 미혼모의 삶 등등 이제 겨우 16살인 그녀를 표현하는 수식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세상의 폭력과 어둠으로 물들어있다. 이 영화에서 중간중간 희비를 극명하게 엇갈리도록 표현하는 연출이 자주 등장했는데, 프레셔스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릿속으로는 스스로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들이다. 그녀의 상상은 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화려한 옷과 메이크업으로 잔뜩 꾸민채로 그들을 향해 인사하고 사인을 해준다. 마치 헐리우드 스타들처럼. 말 그대로 Fancy한 분위기와 아웃핏으로 중무장한 화려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많은 한줄 리뷰 중에, 마치 서양판 '혐오스런 마츠코'를 보는 것 같았다 라는 누군가의 말에 꽤나 공감이 됐다. 하지만 마츠코는 365일 온통 머릿속을 꽃밭으로 꾸며넣기에 집중했다면 프레셔스는 짧은 상상에 그칠 뿐 그녀는 금새 어두운 현실로 돌아온다. 차이점이라면 마츠코는 우울한 현실을 영원히 밝은 얼굴로 포장하며 '회피'했던 식이었고 프레셔스는 상상에서 깨어나 늘 어두운 현실을 맞닥드린다는 부분이 아닐까.
그런 프레셔스에게도 어느날 변화는 찾아온다. 바로 그녀가 대안학교의 '레인'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프레셔스는 레인 선생님의 레즈비언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그녀가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곳에서 머물면서 프레셔스가 했던 생각, 대사들이 기억에 남았다.
"Why poeples that barely know me should be nicer to me than my mother and my father?"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 엄마 아빠보다 나에게 더 친절할까"
"I felt warm"
"따뜻함이 느껴졌다"
"Momma say homos is bad peoples. but momma, homos not ones who raped me."
"엄마는 호모가 나쁘다고 했다. 그런데 엄마, 호모는 나를 강간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Homos not ones who let me sit in class, all them years and never learn nothing."
"The homos not ones who sell crack to peoples in Harlem."
호모는 나를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상태로 몇년이고 마냥 앉혀두지 않고
호모가 할렘에서 마약을 파는 것도 아니에요.
"Love ain't done nothing for me. love beat me, raped me, called me and animal. make me feel worthless.
make me sick."
사랑은 나한테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요. 사랑은 나를 때리고 강간하고 나를 동물 다루듯 했어요. 나를 쓸모 없게 느끼도록 했고
날 아프게 했어요.
프레셔스에게 사랑은 폭력이었고 강간이었고 동물과 같은 취급을 당한 것, 그것이 그녀가 받아온 사랑이었다. 프레셔스의 말에 레인 선생님은 곧바로 That wasn't love.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 이라고 대답했지만 그녀가 겪고 배운 사랑의 모습은 폭력 그 자체였고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사랑은 프레셔스에게는 어쩌면 '거짓'이었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프레셔스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현실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방향으로 그려나간다. 그녀는 매일 같이 반복되던 폭언, 폭행에서 빠져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었고 두 아이를 책임지는 어린 미혼모 라는 사회적 수식어를 가지고 그녀는 앞으로 세상과 끊임없이 맞서 싸워 나가야만 한다. 딱히 굉장히 희망적인것도, 그렇다고 막연히 좌절스러운것도 아닌 아주 현실적인 그림을 그리며 영화는 마무리 되었다. 프레셔스에게 변화의 전환점이 된 것은 대안 학교를 다니면서 글을 읽을 수 있게 됐고 그곳에서 선생님을 만나 정신적 위안을 얻고, 복지사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현실을 이겨내는 방법들과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확실한건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배우지 못하게 했고 그저 앉아서 먹기를 강요했고 학교에 나가는 것도 못마땅하게 여겼던 아동학대범이란 사실만큼은 확실했다. 일부러 배우지 못하게 하는것, 일부러 학교를 나가지 못하게 강요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랄 수 있는 능력을 차단하기 위함이었고 그저 아빠에게 성폭행이나 당하도록 방치하면서 딸이 아이를 낳으면 그 복지금을 몽땅 가로채어 자신의 생활비로 탕진한게 그녀의 어머니가 한 짓이다.
이렇게 한 사람을 억압하고 통제하기위해서 나쁜 사람들이 종종 하는 하는 행동들은 바로 배우지 못하도록 만들고 사회와 차단되어 고립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자기 손으로 쉽게 좌지우지하며 한 사람을 온전히 조종하고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프레셔스는 그 굴레를 벗어날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고 딸을 향한 그녀의 치졸한 질투심이, 남편에게 버림받은 자기 자신의 현실을 모두 프레셔스의 탓으로 돌려버린 이 엄마는 어쨌든간 파국을 맞이했으니 나름대로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영화 프레셔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이 인상깊은데, 바로 오프라윈프리가 이 영화를 제작하였고 '사파이어'라는 흑인 여성 작가가 자신이 할렘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시절에 직접 보고 마주했던 상황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출간했고 그 소설이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이라고 한다. 더 놀라운건 이런 일들이 할렘가 같은 극 빈곤층 사회에서는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극한의 상황과 고통속에서 매일매일을 투쟁하고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을 많은 10대 소녀들에게 건투를 빌고싶다. 늘 세상이 그녀들에 편에 서서 있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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