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 특별전 -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전

 

 

여름에 다녀왔던 전시포스팅을 이제야 올려본다. 부산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진행되고 있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전. 내가 느끼기로는 몇년전부터 미술 전시를 종종 보러 다니다보면 자연, 야생동물 그리고 지구,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알리는 전시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 전시도 마찬가지로 안내, 설명 문구에서 말하고있듯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진 행사"인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대회에서 수상을 한 수상자들의 작품들을 모아 전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외적인 타이틀은 '야생동물 사진작가대회'라고 하지만, 공교롭게도 우리는 작품들을 통해 야생동물의 아름다움과 신비함 이외에 지구생태계 환경의 위기에 대해서 사뭇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슬프고도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평소 자연, 야생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 시청을 좋아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해당 사진전에 등장하는 여러 야생동물들의 습성과 특징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상태에서 전시를 관람하게 되니 더욱 더 몰입되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전시는 총 다섯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1. 깊은 바다룸2. 숲과 초원, 향기의 방3.감춰진, 아름다운, 섬세한 정원 4. 긴급한 시간의 통로 5. 와일드 라이브 아카이브 

 

 

 

깊은 바다 사운드룸 

전시장을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가장 첫번째 섹션으로, 해양 생물들의 사진을 모아놓은 구간이다. 아래 사진은 첫번째 섹션의 전시 공간에 들어서기 진전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독특한 오브제들이다. 푸른 조명과 대비되는 감각적인 컬러의 형광 LED 조명 LP판이 눈에 띈다. 

 

 

 

 


 

 

숲과 초원, 향기의 방/

감춰진 아름다움, 섬세한 정원

 

숲의 야생동물들을 사진을 관람할 수 있는 두번째 섹션, 이렇게 각 섹션에 들어설때마다 입구에는 매력적인 설치물들이 있어 예쁜 포토존으로 이용하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실제 숲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환경이 자연친화적이고 매력적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 다른 전시 섹션으로 들어가는 코너에 이렇게 빨간 철제 우체통이 놓여져 있는데 아시다시피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이 사진전은 지금처럼 디지털 카메라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당시 다큐멘터리사진작가들은 아날로그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자연사박물관 앞에 우편으로 발송했고 셀 수 없는 많은 우편물들이 매일같이 도착했다고 한다. 

 


 

 

긴급한 시간의 통로

 

이 섹션에서는 말 그대로 자연 환경 파괴에 대한 위기와 경각심을 전달하는 섹션으로, 그 전에 섹션에서 관람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황홀한 이미지들이 아니라 점점 더 인간에 의해 파괴되어가는 야생동물들의 터전과 동물들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다른 어느 섹션보다도 결국은 이 '긴급한 시간의 통로'라는 섹션이 끝부분에 배치되어 있었다는 것은 결국 이 사진전에서 마지막으로 가장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가장 큰 메시지는 '경각심'이 아니었을까. DANGER라는 강렬한 문구과 THERE'S NO TIME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매우 절박하게 느껴진다.

 

 

 

 


 

 

 

 

 

혹시라도 야생동물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꾸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사진작가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매년 10월에 응모를 시작하여 12월에 마감되며 위 기재된 사이트 링크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아무쪼록, 요즘처럼 디지털 기기가 잘 보급되어 있는 시대에 성별, 나이불문하고 누구나 디지털 사진을 촬영하고 찍을 수 있다는 쉬운 접근성 때문인지 이 전시에서도 10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관람할 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내가 기억하기로 아마 이 전시의 최연소 사진 작가가 무려 12살 13살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야생동물 사진작가로써의 좋은 등용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굿즈샵에는 전시작품 관련 굿즈들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야생동물, 환경에 관한 여러 책들이 구비되어 판매중이었고 영어 원서로 된 흥미로운 어린이책들이 많았다. 대부분 전시의 주제와 관련한 동식물에 관한 책들이었고 사실 전시애 대해 직접적으로 설명하거나 책 한권으로 정리한 갤러리북은 따로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 목적으로 함께  방문한 부모님이라면 충분히 관심 가질만한 아이들 위주의 그림책이 많다. 

 

소개

2024.09.07 ~ 2024.11.27
F1963 석천홀
공지 사항

* 예매마감 : 2024년 11월 27일(수) 18시
* 취소마감 : 2024년 11월 26일(화) 17시
* 전시기간 내 1회 관람 가능합니다.

전시 정보

전시기간 : 24.09.07 ~ 24.11.27
전시시간 :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무)
전시 장소 : F1963 석천홀 (부산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만 36개월 미만 무료 입장
* 유료주차 가능 : 30분 1,500원

전시 홈페이지 URL : https://www.instagram.com/wildlife_125/

(주)어반플레이
위치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5길 22 202호
홈페이지 URL : https://www.urbanplay.co.kr

 

 

 

 

리뷰를 쓰기에 앞서서 지금 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여러 전시들 중에서도 이 <능수능란한 관종> 이라는 전시가 현 시대 젊은이들의 문화와 이슈들을 잘 반영한 가장 '트렌디'하고  MZ스러운 감각적인 전시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성세대 작가들 뿐만 아니라 인스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막 떠오르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따끈한 작품들이 함께 혼합되어있어 굉장히 흥미로우면서 트렌디한 센스와 감각이 돋보이는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전시란 바로 이런것이다. 그 시대에 가장 화두가 되는 이슈, 문화, 갈등, 트렌드 이런것들을 잘 자극하고 건드리면서도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런 주류 문화들이 우리에게 남기는 이점이 뭔지, 또 어떤 것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에 대해서 사고하고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만드는 그런 전시 말이다. 

 

 

 


"관심받는게 좋아요, 관종은 뭘 의미하는걸까?"

 



이 전시의 주제는 '관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있다. "능수능란한 관종". 뭔가 이름만 들어도 관종미가 뿜뿜 넘치는 느낌을 자아내는 기분이 든다. 대게는 '관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하지 않나. 흔히 저새끼 저거 원래 좀 관종이야. 이런 식으로 관심에 굶주린 정신나간 미친사람마냥 취급하듯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아티스트, 인플루언서들은 바로 그런 '관종력'이 없다면 사실상 종사하기 불가능한 직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런 관종력을 잘 가꾸고 브랜딩화 하는것이 요즘 사회에서는 이것도 하나의 마케팅 능력으로써 인정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관종'이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 참으로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이번 전시의 매력적인 작품들 이외에도 사실 이 주제를 매우 설명적으로 자세히 이야기 해주는 책자를 읽으며 깊은 영감을 받았다.  

 

 

 

 

위의 책자들은 전시관에서 무료로 가지고 올 수 있으니 꼭 챙겨오기를 추천한다. 위의 책자들 중 나는 '김준혁'님이 쓴 "관종은 무엇일까?"라는 글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는데 현대사회에 있어서 관종, 즉 관심을 갈구하는 행위라는 것은 결국 '생존력'에 대한 갈구로 동일시 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어쩌면 이 포스팅은 이 짧은 책자를 위주로 한 리뷰일지도 모르겠다. 

 

 


 

 

"관심을 바라는 배경은 기회의 불균형이 만든 경쟁이다."

 

첫 단락이 이렇게 시작한다. 일단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유전자 번식을 통한 자기복제라는 개념에서 매우 본능적으로 관심을 바라는 것인데 생물의 존재 이유를 '유전적 불멸'에 있다고 했을 때 매우 원초적으로 타인을 향한 관심의 근원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먼저 이해해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의 유전자가 번식에 성공하지 못한채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흔히 요즘 말로 얘기하는 '도태'되어 멸종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필사적으로 관심을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쟁을 만드는 진짜 근본적인 원인을 성비의 불균형 보다 '기회의 불균형'에 더욱 더 큰 초점을 맞추고 본다는 부분이다. 사실 만약 세상의 암수의 성비가 아주 완벽한 비율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바람대로 한명에 한명씩 알맞게 서로에게 관심을 주고받는 이상적인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월한 조건과 능력을 갖춘 자들이 관심과 인기를 독점하고 독차지한다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자연의 법칙 같은것이니 말이다. 그럼으로 쓰니는 성비의 불균형 보다도 기회의 불균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 불균형을 그나마 상식적으로 맞춰주기 위하여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 문명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 라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게 아니겠는가. 

 

 

"관심을 바라는 이유는 자기를 유지하려는 본능이다."

 

그러나 이 단락에서는 인간이 관심을 갈구하는 이유가 유전자의 불멸을 바라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다시금 주장한다. 즉 종족번식만이 이유가 아니라는 거다. 현대사회에서 청년들이 겪고 있을 많은 어려움들 중에서도 몇가지 손꼽을 수 있는 것들을 말하자면 예를들면 실업난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어려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더 나아가서 국가적으로는 자원고갈과 기후 재난 등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의 미비. 이런 것들은 결국 사회에서 생존해 나가는데 있어 '난이도'를 결정짓는 주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난이도를 버텨내지 못한 자들은 쉽게 소외되고 결국 소외된다는 것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그것은 또 생명유지 즉 나를 유지하려는 힘과 직결되어 심리적으로 생명 연장에 불리함, 어려움을 느낄 때 인간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삶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즉 번식욕 뿐만이 아니라 '나를 연장하고 유지하려는 본능'으로 부터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 인간은 가장 초조해지고 괴로워진다. 내가 안전하다 라고 느끼지 못하는것,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지 못한 것, 적절히 관심 받지 못하는 것 이런것들이 나의 생명 유지 본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것이 새삼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종족 번식 실패에 대한 불안함보다 바로 이 자기유지본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부터 압도적인 스트레스를 받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종을 가르는 기준은 부정과 악감이다."

 

이런 원인들을 두루 살펴보았을 때 사실 관심을 바라는 행위 자체에는 결코 문제가 없다. 매우 본능적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관종'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어감은 사실 부정적인 느낌에 가깝다. 흔히 도가 지나친 병적인 관심을 바라는 사람들을 향한 감정인데, 그래서 도대체 왜 이렇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관종'을 혐오하기 시작했으며,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관심 병자, 관심 종자 라고 칭하게 된 원인이 뭘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의구심이 생긴다. 여기서 바로 글쓰니가 주장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관종'의 다섯가지 조건에 대해서 나는 매우 크게 공감하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다섯가지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기회의 불균형이 만든 경쟁 아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만을 유지하려는 자

2. 자기를 유지한 조건이 충분함에도 동종에게 기회를 나누지 않는 자

3. 그것이 생물로서 본능이라 여기며 자신의 지능을 그러한 본능을 억누르는데 사용하지 않는 자

4. 관심 밖에 놓인 이들을 돌보고자 지능으로 만든 질서를 어지럽히는 언행을 일삼는 자

5. 그런 삶을 사는 자기에게 긍정과 호감에 기초한 관심을 주길 바라는 자


 

 

나는 이 다섯가지 촌철살인과 같은 조건들을 나열한 글쓰니의 깊은 통찰과 예리한 관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모두가 본능적으로 느껴왔지만 뚜렷하게 형용하지 못했던 '관종'에 대한 왠지모를 부정적인 감정과 불편한 생각들에 대해서 너무나도 정확하게 다섯가지 예로 완벽하게 설명한 것이 매우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저 다섯가지 조건에 해당하는자로 높은 확률로 '나르시시스트'가 머릿속에 떠올랐고 내가 극도로 상종하기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들이 어쩜 '관심종자'와 이렇게도 데칼코마니 같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을까 라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관람객들에게 당신은 어떠한 기준으로 '관종'을 가를것인가?에 대해서도 동시에 질문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글쓰니와 매우 밀접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인간의 성향은 각자의 개성으로 인정하고 존중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만 타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불편한 영향을 주는지 정신적이든 물리적으로든 불쾌감을 주고 피해를 주는가. 그리고 그렇게 피해를 끼치는것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사람, 즉 자신만 생각하는 매우 이기적인 사람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불편함과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로 물불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 인간인가 등등 이러한 여러 기준에 따라서 그 사람의 고유 성향을 개성으로 인정할 가치가 있냐 없냐를 판가름 하는 편이며 쓰니가 제시한 다섯가지 조건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귀여운 관종, 밉지않은 관종 이라는 것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적정 바운더리 안에서 자신의 자유와 관심의 갈구를 추구하는 상식적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일것이며 말 그대로 관심종자, 병자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매우 양심이 없으며 뻔뻔한, 이기적인 사람들을 향해 일컫는 말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관심을 바라고자 하는건 인간의 타고난 본능과 같은 것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중에 공감도 지능이라는 말이 많지않나. 지능과 공감을 갖춘 진화한 인간이라면 건설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관심을 추구하는 방법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적절한 예로 유튜브 조회수에 광적으로 집착한 나머지 도덕적인 선을 넘는 유튜버 아니, 사기꾼들이 도처에 깔려있지 않은가. 동물 구조 영상으로 사람들의 연민과 동정을 사서 조회수를 올리겠다는 목적으로 일부러 동물을 잡아다가 구해주는 것 처럼 자작극을 꾸미는 채널이라던지 한때는 틱장애가 있는 장애인 흉내로 돈벌이를 했던, 논란이 된 유튜버 등등. 그런 의미에서 예술과 창작활동은 매우 지적인 버전의 관종 행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종종 사회적 금기를 향한 도전 정신을 담은 도발적인 아티스트들 역시 존재하지만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파렴치한 관종들에 비교하면 그들은 매우 양반인 셈이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합리적인 선 안에서 관종력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가장 도가 튼 부류들이 바로 아티스트들 아닐까.  바로 이 전시에서 말하는 '능수능란한 관종'이란 그들은 뜻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https://www.busan.go.kr/moca/exhibition01/1610737

 

현재전시 - 능수능란한 관종 : 부산현대미술관

내용 《능수능란한 관종》은 현대 사회에서 관심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시대 예술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전시는 관종이라는 다소 과격한 용어를 넘어 관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www.busan.go.kr

 

애인에게 폭행을 당한 직후에 자신을 촬영한 낸골딘의 작품

 

 

 

 


MUNDO MENDO

FANTASTIC CITY LIFE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 마음을 건드리는 디지털 아날로그 감성으로 담아낸 도시의 풍경들을 만나보세요.

 

https://vibe.naver.com/app/clipEnd?contentId=CH_11504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 마음을 건드리는 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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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루이스멘도의 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이곳은 작년에 'RED ROOM'이라는 전시를 할 때 처음 방문했었던 곳인데 사실 작년 레드룸 전시를 보고 큰 감명을 받고 브런치와 이 곳 블로그에 전시 리뷰를 꼼꼼하게 작성해서 올렸었으나 전시 주제 특성상 (19금전시) 섹슈얼한 특정 단어들을 몇몇 언급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열심히 썼던 게시글이지만 단박에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한 기억이 있다. 어쨌거나 엄격한 게시글 관리 기준(?)에 의하여 2번씩이나 삭제 당했고 그 뒤로는 김이 빠져 다시 글을 작성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방문한 이곳에서는 또 다른 매력적인 전시를 하고 있었고 바로 스페인 작가 루이스맨도의 일러스트 작품이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며 활동을 하고있는 작가로, 주로 도시의 모습들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분주하고 바쁜 도시의 일상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도심의 분위기는 조용한 '휴식'과 같은 평화로운 감성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작가의 그런 작품 분위기가 나를 매료시킨 특유의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치열하고 바쁜 도시 생활을 하루하루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분주함 속에서 갖는 소중한 작은 휴식같은 것들이 더욱 대조되어 평온하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됐던 휴식이란건 그 자체로 아주 달콤하고 소중한것이지만 자연속의 휴식과 도심속의 휴식은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지 않은가. 바로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일본을 상징하는 도시 '도쿄'의 호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갖는 평화로운 일상의 휴식들을 관찰 할 수 있다. 

 

 

 

 

위의 첨부된 링크로 들어가면 작품의 오디오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마 가장 인상깊었던 작가의 작품 설명 중 하나였는데 작가 루이스멘도는 3,4년 전부터 매년 생일마다 자신의 나체의 자화상을 그린다고 한다. 조금씩 나이들어가는 자신을 위한 일종의 세레머니 라고 하였는데 굳이 나체를 그리는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에서 행방되는 느낌이 들 기 때문이라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임과 부담, 무게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되려 타인의 시선해서 자유로워지는 감정이 든다니... 도시를 살아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보편적인 '우리'들과는 조금 다른, 아니 어쩌면은 매우 다른 그의 초월적인 마인드가 굉장히 건강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로부터 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을 경험하기 때문에 저렇게 건강한 마인드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 너무나 멋있어 보인다.

 

 

 

 

 

또 이렇게 나는 굿즈들을 왕창 털리고... 패브릭 포스터와 엽서들을 구매했다. 사실 아트북도 갖고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엄청난 두께에 부담을 느껴 구매를 포기했다...  너무 갖고싶긴 했지만 일정이 있었으므로 들고 다니기에 큰 부담이 느껴져 그만..ㅠㅠ 그래도 아기자기한 여러 귀여운 굿즈들로 충분히 만족되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시다. 그렇다고 전혀 아쉽거나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았고 각 테마의 컨셉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래 예매사이트

https://booking.kakao.com/unsupported.html?target=https%3A%2F%2Fbooking.kakao.com%2Fdetail%2FticketStore%2F2019

 

카카오톡 예약하기

예약부터 사용까지, 톡으로 쉽게

booking.kakao.com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875642

 

네이버 예약 ::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그라운드시소 서촌에 낭만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찾아왔습니다.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는 루이스 멘도(b.1969)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booking.naver.com

 

 

 

 


 

'SIGNS OF LOSS'

상실의 징후들

 


 

 

뮤지엄원 지난번 전시 '치유의 기술'에 이어 이번에는 '상실의 징후들'이라는 타이틀이다. 마치 뭔가 사라져가는,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예언된 경고나 으름장처럼 느껴진다. 본격 AI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혜택과 변화를 하나 둘 얻기 시작했고 최근 큰 반향을 일으켰던 CHAT GPT라던지, 그 외에도 '메타버스' 혹은 'VR'과 같은 것들이 최근 몇년간 기술발전을 상징하는 주요 키워드들이 아니었다 싶다. 하지만 그런 미래의 기술들이 점점 일상생활 깊숙히 들어오면서 우리는 무엇인가 얻는것이 있을 때 동시에 또 잃기 마련이다. 이 전시는 우리가 과학기술을 통해 얻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시사하면서 또한,  그 변화가 가져다 올 이점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잃어갈 것들에 대해서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연 기술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은 그저 우리를 행복하게만 할 것인가 혹은 그 변화가 낳게 될 또 다른 부작용들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인지, 그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느껴지는 전시다. 그리고 독특한 점은 미래지향, 공상과학기술이라는 주제의 전시들은 꼭 '종말'과 '환경의 파괴'와 같은 주제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동시에 잃을 수 있는 것이며 이 전시의 제목이 '상실의 징후들'이 된 된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상실의 징후들>은 또 다시 다가올 찬란한 미래를 미리 선보이는 공상과학 전시가 아니다.

우리의 전시는 동시대에서 목격되는 기형적인 현상들과 징후들을 추적하여

도래할 미래를 경고하는 성격의 전시가 될 것이다."

 

 

 

 

 

뮤지엄원의 하이라이트 섹션이라고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부분이다. 16개의 연속된 작품들 중에서 몇가지 눈에 띄던 것은, "The Last amuseumt Par", "If...", "Dictator, I'm free!" 등등 체제와 환경에 대한 경고들이 인상깊었다. 특히 The Last amuseumt Park는, 다가올 2025년쯤에는 불어나는 쓰레기더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질 매립지로 인해 아마 배출되는 많은 쓰레기들의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며 쓰레기더미에 둘러쌓인 롤러코스터 놀이기구 영상으로 현실직시를 강조하며 경고하였다. 그 외에도 지구상에 존재한 많은 자연과 아름다움, 축제, 인류, 야생동물들을 향해 마치 애도라도 하듯 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해준 지구와 인류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던 작품 "If"가 던지는 울림 역시도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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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스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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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기억에 남았던 흥미로운 주제는 바로 <감각성형>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말 그대로 '감각'을 성형 받는 것이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심지어 작가는 그리 머지 않은 2030년 이후의 미래라고 예견하고 있었는데, 이 감각성형이라는 것은 즉 말 그대로 나의 능력치, 감각, 지능 같은 것들을 수술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엄청난 기술을 의미한다. 잠깐 옛날로 돌아가서,  처음 막 성형이 유행했을 시절을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인조인간'이라는 표현으로 성형미인에 대해 매우 높은 거부감을 나타냈었는데 성형이 대중화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불쾌감은 오히려 익숙함이 되어 성형한 인공적인 아름다움 자체도 가진자의 여유, 부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기도 할 만큼 인식의 큰 변화가 생겼다. 그런 것 처럼 감각 성형이라는 것 역시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사기'다 뭐다 여러 윤리적,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겠지만 결국은 이 역시도 많은 부를 가진 사람들이 외모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 감각 능력 마저도 성형으로 완벽해지는 문화적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결국 더 멍청하고 못생겨지게 될 것이고 부자들은 더욱 멋있고 아름답고 두뇌마저 똑똑해지는, 그렇게 돈으로 모든 것들을 성형할 수 있는 세상이 불과 2030년 이후로 도래할 수 있다는 예측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미래의 모습이 아닐수가 없다. 

 

아마 지금의 빈부격차 보다도 더 엄청난 것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꽤나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상상인듯 하다. 가지지 못한자는 끊임없이 도태하고 가진자는 더욱 더 엄청난 속도로 차원이 다른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 더이상 자연스러움과 순수함, 진정성이 가진 매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곧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불과 2030년 이후의 세상이 말이다. 과연 이런 현상들을 인류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작가는 미래의 의공학기술의 하나로 인간의 감각을 전자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능력이 2030년경 이후 실제로 출현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 <감각성형> 시리즈의 개념은 현재 신체의 외과적 성형의술이 진화되고, 로봇공학과 메타휴먼 개념을 롤 모델로 한 인간 증강이론 등이 가속화되어 나타날 미래적인 성형술이다. 그는 '감각성형'을 통해 신체적 감각기관의 기능을 증폭시킴은 물론이고 음감, 리듬감 등 예술적 공감각 기능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것이라고 예견한다."

 

 

 

 

 

 

 

 

"과학기술에 의하여 인간이 어떤 변형을 거치게 될 지,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사이보그가 되거나 사이버 행위자들과 유사한 형태로 변형될 때에도 인격적 존재로 남게 될 지를 좋여 언어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과학 기술이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적 존재로써의 인간은 하나의 신화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 고도로 발전한 컴퓨터 과학기술에 의해 인공지능과 사이버 자아 같은 존재들은 인간을 스스로와 비슷한 존재로 변형시키거나 혹은 인간 자체와 결합할 가능성 마저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기계의 일부분으로 하루를 살고, 기계화는 심화되고 있고, 신체는 점점 상실되어 간다."

 

 

 

이렇듯 기계가 인간화가 되어가는 것인지, 인간이 기계화 되어가는것인지 그 구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현상들 속에서 마치 신 인류처럼 나타날 사이보그 인간을 맞닥드리게 되는 날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인사를 어떻게 건네야 할 것이며 그리고 어디까지 인격적 존재로 대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인간이 과학기술에 의한 성형을 통해 반 기계, 반 인류적인 모습으로 발전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그 변화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으며 그 허용의 범위가 점점 커져갈수록 결국 우리의 자연적 신체는 상실되고 소멸되어 갈 것임이 분명하다. 그 쯤되면 무엇이 AI이고 무엇이 인간인가에 대한 구분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있을까? 아마 그런 관점으로 작가는 위와 같은 형상으로 미래의 사이보그 인간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인간의 신체와 기계가 완전히 결합하게 된 바로 그 모습을 말이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의 의무적인 적응의 문제가 될지, 혹은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신의 영역을 넘나드는 행위가 될 것인지 당장은 그 누구도 정확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가 없다. 하지만 엄청난 기술의 발전일수록 엄청난 부작용이 함께 따르는 법. 이 놀라운 기술의 발전을 보면서 공상과학의 신비로운 감상과 더불어 왠지 모를 불쾌감과 불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건 인간으로써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까도 언급했던 <감각성형>을 비롯해서 기계가 인간의 신체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이 대중화가 되는 시대에는 과연 얼마나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될지, 지금 현재도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어감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지만 사실 곧 다가올 미래는 이 보다  더 심각한 갈등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 초래할 날들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상상해보는 것은 감상자로써 사실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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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원

부산 해운대구 센텀서로 20 (우동 1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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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2023.06.10.(토) ~ 2024.05.15.(수)
장소뮤지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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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뮤지컬 > 창작뮤지컬  165분
기간2023.02.09. (목)~2023.10.01. (일)
시간 수 ~ 금 19:30
토, 일 14:00, 18:30

* 2/11(토) 15:00
* 2/12(일) 15:00
* 매주 월요일, 화요일 공연 없음

 

 

그 유명한 창작극 뮤지컬 '빨래'를 보고왔다. KT멤버쉽으로 주로 미술 전시 할인 혜택만 이용해 오다가 우연히 뮤지컬 '빨래' 공연 일정을 보고 순간 가슴이 너무 설레버렸... 사실 뮤지컬을 많이 봐오진 않았지만 이 작품 만큼은 언젠가 꼭 한번 봐야지 했었던 작품. 그것도 그렇고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배우들이 등장해 빨래 공연의 일부분을 보여준 장면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더 대중들한테 유명해지게 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사전에 내가 이 작품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는 한예종 학생들의 졸업 창작극이었고 그게 인기를 얻어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십수년째(?) 공연해오고 있는, 거의 창작극계의 대표적인 작품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1층 10열에서 공연을 관람한지라 꽤나 무대와 가까운 거리여서 너무 좋았다. 이 날 같이 공연 본 동생이 "언니, 휴지 없어도 괜찮아요?" 라고 넌지시 물었는데 난 아주 호기롭게 "아니, 괜찮아." 라고 대답했지만 나중에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못해서 마스크로 애써 얼굴 가리면서 관람했다. 이말은 즉슨 눈물 콧물 빼놓는 작품이니 애초에 손수건이든 휴지든 구비하는게 좋을 것이라는 팁.. 어쨌든 난 마스크 안으로 주르륵 들어가는 눈물을 손으로 닦지도 못하고 그대로 자연건조(?) 시키면서 봤다.

 

팁 : 관람시 공연 전, 후 모두 사진촬영 불가하며 마지막 커튼콜 공연때에만 촬영이 가능하다.

 

 

 

-감상평-

 

타향살이를 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불법 체류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시골에서 상경한 여주인공 등등 노동자 계층에 있는 소수자들 이야기. 특히 부산 사투리 맛깔나게 쓰는 '희정엄마' 캐릭터가 인상깊다. 뭔가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의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캐릭터 같았다. 꼭 그렇진 않겠지만 학력이 낮은 탓에 어려서부터 공장에서 줄 곧 일하다가 현재는 서비스직에 종사하면서 살아가지만 배운게 많이 없어도 성격 하나 만큼은 호탕하고 매력적인, 그런 부분들이 그녀의 억척스러움을 보여주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했다. 가진게 없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하나 만큼은 가장 잘 할 자신있는 그런 캐릭터 같은 모습말이다. 사실 모두 그렇진 않더라도 그리고 이 작품이 오래된 작품인걸 감안한다 해도 어느정도 그 당시나 지금이나 소수, 빈곤계층들의 공통된 특징들이라 볼 수 있는 것들 예를들면 낮은 학력, 가난한 집안 배경, 혹은 가난한 나라 출신, 선천적 또는 후천적 장애 등등 그리고 특히 혼자 사는 방에 매일 이 남자 저 남자 들이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애인 갈아치우는 희정엄마의 자의적인지 타의적인지 알 수 없는 자유로운 연애관, 가치관 그리고 그런 행동양상들(라이프스타일)이 빈곤층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이 아니었을까. 늘 외롭고 결핍에 서려 있어서 믿고 기댈 누군가가 필요하고 그러면서도 결국 돈 때문에 애인과 잦은 다툼과 싸움을 하지만 또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들 말이다. 그런 감정기복들. 안정적인 사람들은 거의 잘 겪을 일 없는, 살아가는 생계 스트레스로 인한 다이나믹한 감정의 기복들이 특정 소수 계층들에서 자주 발견될 수 밖에 없는 전형적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라고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특히 주인공 '나영'이 서점에서 부당해고 당한 선배 동료를 보면서 소히 말하는 윗대가리들의 갑질 행위를 보고 집에 돌아와 말없어 털썩 주저앉아 펑펑 울었을 때도 희정엄마는 나영에게 이렇게 묻는다 "와그라노, 설마 니 애 뗐나?" 이 대사에 모든 관객들이 웃음이 터졌지만 "애를 뗀다." 라는 질문을 그녀가 툭 던진것도, 그런 일들이 빈곤 계층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내포하는 부분 같았다. 잘 배우지 못해서 애초에 부족한 피임 개념이나 외롭고 삭막해서 누군가와 쉽게 정분이 나고 쉽게 살붙이며 동거하게 되는 그런 감정기복들로 인한 행동들 말이다. 감정에 치우친 판단력도 여기에 포함될 지 모른다. 아무튼 그런 사소한 부분들에서 빈곤층의 '정서적' 공통점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발견되는 것이 놀랍고 그런 부분들을 작품에서도 잘 반영한 것 같다. 극중에 주인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한다. "그래도 타향살이 하면서 살 붙이고 살 사람 있는것두 복이여."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대사였는데,  맞다. 외로운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 의지하고 힘을 내서 살아가는것도 또 다른 삶의 방법이겠지만 현실은 그 보다 더 삭막해서 언제나 많은 변수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늘 계획처럼 되지만은 않는다. 나도 나영과 솔롱고가 평생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관객 중의 한명이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붙었다가 헤어지는 젊은 커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삶에 치우쳐 의도치 않게 감정을 '소비'하고 '소모'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흔히 말하는 '정서적 가난'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요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뮤지컬은 분명 따뜻한 작품이 맞다. 많은 것들을 시사하기도 하고 사람들로부터 정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거의 마지막 넘버에 나왔던 이 뮤지컬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노래 가사를 보면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맞기는 것 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시간이 흘러 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 처럼 슬픈 니 눈물도 마를 거야 자, 힘을내!." 라는 밝고 희망찬 노랫말이 거의 내 눈물 수도꼭지를 틀어버리는 수준이었는데  누군들 이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모르겠냔 말이다. 꾸준히, 성실히,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똑똑하게, 자기개발 하며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내가 그림 그릴 수 있는 삶이 되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치만 애석하게도 인생의 출발점은 너무나 공평하지 않고 누군가는 당연히 가지게 되는 부분들이 누군가에게는 최선을 다해야 가질 수 있을까 말까한 것들이기도 하며, 세상의 많은 풍파속에서 단 한번도 무너지는 일 없이 단단히 버티기란 도통 힘든게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는 과정도 훨씬 배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소위 빈곤층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당연한 가치 추구도 큰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 그렇지만 어떡하겠나. 일단은 그렇게라도 인생을 바람에 맡겨보자. 결국 기대할 수 있는건 시간의 흐름. 시간이 흐르면 또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 죽을 것 같은 마음도 다시 무던해 질 것이고 덤덤해 질 테니. 일단 다시 힘을 내보자. 라는 가삿말이 너무 처절하면서도 그 와중에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밝은 순수함들이 너무 소중하고 간절해서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세상 풍파로 이미 남들보다도 많은 감정 에너지들을 소모하고 살아가는 그들이 또 그 잔인한 현실을 이겨내려면 더한 힘을 짜 내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참 못되고 잔인한 세상이다. 

 

 

 

 

빨래 커튼콜 영상

 

빨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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