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부터 현대미술관을 다녀왔었다. 물론 전시를 보기위해서.. 그러고 한참 시간이 지나고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린다. 2022년의 첫 전시회 방문이었고 안타깝게도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방역패스가 실시중이라 전시회도 예외없이 방역패스를 적용중이었고 (물론 지금은 카페, 식당을 제외한 영화관, 전시회 등등은 방역패스가 해지되었다.) 미접종자인 나는 pcr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증을 문자로 발급 받고서 찾아갈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은 <경이로운 전환>과 <그 후, 그 뒤>  이 두 전시에 대한 나의 기록이다.

 

 

 

 

<경이로운 전환 :  The phenomenal Transition>

 

 

 

전시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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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에 대한 뉴스들이 폭발하고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노동현장에서의 사고들이 연일 보도되며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동시대적 현상들 간의 공백을 이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경이로운 전환》은 돈이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과 노동 없는 소득이 생긴다는 믿음이 상승하는 것에 반해 점차 아래로 꺼지는 인간노동과 그러한 노동력을 발휘하는 노동자의 재등장에서 감지되는 현실 세계의 작동원리를 우리 시대의 주요한 운동성으로 주목한다. 이 전시는 우리 눈앞에 나타난 현상의 반복적인 운동성에 대해 서술하는 13점의 작품을 상호 연결하여 우리 시대의 현실 이해에 재도달하고자 한다.

 

  우리 시대에 소득을 얻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동자가 되어 임금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노동하지 않고 얻는 불로소득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임금은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 사용권을 넘겨줌으로써 받게 된다. 그에 반해 불로소득은 그 노동력의 사용자로서 얻게 되는 자본가의 소득이다. 자본가는 자신이 투입한 것들, 예를 들면 기계. 땅, 건물 등으로부터 소득을 얻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빈 공장이나 작동하지 않는 기계가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이윤은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로소득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노동력 혹은 타인의 노동소득을 그 원천으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 자본가가 투입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회수되면서 생기는 불로소득은 그 관계 안에서 다시 자본이 된다. 자본이 된 돈은 이처럼 태생적으로 타인의 노동력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한편 자본의 투입과 회수는 즉각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상품이 생산되고 판매되어 이윤, 즉 돈으로 돌아오려면 그 사이사이에 시간적·공간적 공백이 필요하다. 이 공백을 이어주는 것은 상업 어음, 담보, 대부 등의 신용거래이다. 자본가는 당장 돈이 없더라도 신용을 통해 이러한 가공의 자본을 사용할 수 있다. 가공의 자본은 애초부터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 생산한(할) 상품에 근거한다. 이러한 관계의 반복이 상품을 돈으로, 돈을 자본으로 만들어주고, 자본은 무한 증식할 수 있게 한다. 상품에서 돈으로, 돈에서 자본으로의 무차별한 교환관계와 이동 속에서 인간 노동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그것이 자본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잊혀 진다. 노동자가 생산하는 상품을 통해 자본이 된 돈은 산업자본가를 거쳐 상업자본가, 대부자본가, 지주 등에게 분할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력 대신 기계, 주식, 땅, 건물 그리고 화폐가 그 가치를 낳은 것으로 오인된다. 여기에서 ‘놀랍고도 신비로운’ 믿음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믿음은 허상이지만 가상-현실로서 우리 시대를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의 도래와 그로 인한 격리와 봉쇄 속에서 자본의 투입과 이윤 회수 사이의 공백은 더 커지고 이 공백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른 자본을 끌어오는 방식의 반복으로부터 자본은 끊임없이 자본이 되어 간다. 그럴수록 이와 맞물려 있는 노동력 또한 위기를 면치 못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노동 혹은 노동소득의 끊임없는 가치 하락이다. 감염병으로 인해 다양한 위기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전방위에서 자본주의적 착취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자본주의가 초래한 생태 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환의 시도들이 목격되지만, 전지구적으로 맞이한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곳은 자본 축적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의 자기증식이 불러온 모순과 그로 인한 인간의 위기이다.

 

  이 전시는 결국 노동력의 가치 하락이라는 위기가 이윤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내재된 운동 법칙임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우리 시대는 자본의 축적과 확장을 통해 체제가 유지되는 사회다. 자본주의의 자기혁명을 위한 운동이 마치 인간과 사회를 위한 필연적인 ‘선(善)’인 것처럼 나타나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진리일 수 없다. 그 증거는 우리 사회에 나타난 수많은 증상들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이 운동성을 놀랍고도 신비로운 것, 나아가 기괴하고 불쾌한 것으로 읽어내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전환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출처 : 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서문에서 읽었듯,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시장 경제가 하락하다시피 하고 그로인해 노동력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서 이 사회적인 격리와 봉쇄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흘러가고 있는 시장 흐름의 변화와 모습들을 관찰하고 조명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작품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노동력이 급 하락하고 있는 현 시점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가 강조하고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자본의 기원'이라 불리는 인간 노동력의 가치를 밝히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시서문 일부 발췌 요약>

 

 

"자본가는 자신이 투입한 것들, 예를 들면 기계. 땅, 건물 등으로부터 소득을 얻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빈 공장이나 작동하지 않는 기계가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이윤은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상품에서 돈으로, 돈에서 자본으로의 무차별한 교환관계와 이동 속에서 인간 노동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그것이 자본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잊혀 진다. 노동자가 생산하는 상품을 통해 자본이 된 돈은 산업자본가를 거쳐 상업자본가, 대부자본가, 지주 등에게 분할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력 대신 기계, 주식, 땅, 건물 그리고 화폐가 그 가치를 낳은 것으로 오인된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의 도래와 그로 인한 격리와 봉쇄 속에서 자본의 투입과 이윤 회수 사이의 공백은 더 커지고 이 공백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른 자본을 끌어오는 방식의 반복으로부터 자본은 끊임없이 자본이 되어 간다. 그럴수록 이와 맞물려 있는 노동력 또한 위기를 면치 못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노동 혹은 노동소득의 끊임없는 가치 하락이다."

 

 

"이 전시는 결국 노동력의 가치 하락이라는 위기가 이윤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내재된 운동 법칙임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

 

 

 

A working History LU Chieh-Te : 직업의 이력, 루치에테

 

 

 

여기는 "직업의 이력 - 루치에테" 라는 책을 한데 모아서 전시중이었는데 '루치에테'라는 한 인물의 인생에 걸친 직업의 변화에 대해서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책이었다. 많은 직업의 변화와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사실상 자서전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어린시절 농사를 지었던 경험부터, 공장, 호텔 등등 나아가서 투자를 하기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그의 노동의 변화는 '노동과 노동력'을 주제로 얘기하는 이 전시 기획과 아주 잘 어울리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실제로 미술작가인 '저우위정'씨는 이 예술 프로젝트를 위해 생동감 넘치는 직업적 이력을 써 내기 위한 목적으로 한달간의 인터뷰를 필요로 했고 이상적으로 생각한 대상은 바로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중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3일동안 신문으로 구인광고 낸 뒤,  많은 후보자들 끝에 '루치에테'씨가 가장 이 프로젝트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결정을 짓고 그의 인생을 인터뷰 하면서 하나의 '책'으로 엮게 되었고 바로 그 책이 이 전시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 

 

이 책을 다 읽어보면서 느낀 부분은, 그가 노동력의 아주 아주 가장 기초의 단계에서 현재에 오기까지 얼마나 길고 오랜 시간을 노동에 쏟아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의 인생을 다 부었다고 해도, 아니 그의 인생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노동의 가장 기초가 되는 '노동자'에서부터 '자본가'에 이르기까지 시장 경제에 존재하는 모든 노동의 단계들을 하나 하나 다 밟아 온 과정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의 인생이 곧 노동이었고, 그 노동력의 가치와 결과는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파란만장하고도 화려한 이력서와 같다.

 

그는 여러 직업을 거쳐 오면서 오랜 시간을 '노동자'로써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모습은 시장 경제에서 봤을 때 아주 정직하고 성실한 방식으로 천천히 점진적인 성장을 이루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중년이 된 지금으로써 그의 인생은 젊었을 때시절 보다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음이 당연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빠르게 '자본가'의 단계에 이르를 수 있을까. 이 부분을 늘 요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가 성실하게 살아온 인생과 숭고한 노력들을 보면서, 마치 불로소득만이 큰 시장을 형성하고 돈을 번다는 무의식적인 착각이 아니라, 그 밑으로는 노동의 기초가 되는 '노동자'들의 신성한 땀이 있기에 동시에 '자본'이 형성 될 수 있다는 것을.. 필히 자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이야기:

 

"오늘날 음식을 비롯한 여타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 환경적 가치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요소를 마련해야 한다. 이 작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은 매개로, 안료는 오염원으로 작용한다. 이 두 물질이 섞이면 하수가 된다. 그러면 하수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모방하고, 오염물질은 남겨져 종이 위에 침착된다. 하수구에 가까워질수록 오염이 더욱 두드러지듯,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의 결과로 종이는 색종이로 물들어 간다. 이 작품은 환경오염 과정을 모티브로 삼은 혁신적 제작 방식을 보여준다. 

 

 

 

 

눈물이야기:

 

"가게를 창업하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물색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가치있는 자본이라는 말처럼, 투자를 할 때는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더라도 그 이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고객이 실질적인 자본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손님은 줄었으나 임대료는 조금도 내리지 않았다. 그제서야 건물주가 최고의 투자임을 알게 된다."

 

 

 

 

 

땀이야기:

 

"하던 일이 자동화 기계로 대체되면서, 나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직업을 찾아다녔다. 배달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뿐더러, 기계가 거리를 활보할 일도 없지 않겠는가? 배달앱으로 주문을 받고 내비게이션을 따라 오토바이로 상품을 받아서 다시 내비게이션을 따라 지정 주소로 배달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배달에 필요한 기술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또한 기계를 대체하는 것이 바로 내 몸임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 후, 그 뒤>

 

 

 

 

전시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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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세대에게 다음이란 있는가. 현재, 우리는 다음 세대의 미래를 담보로 하는 기후 비상 상황에 살고 있다. 진단은 분명하지만 해결책은 아직 불확실하다. 인간의 한정된 예측을 초월하는 징후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를 의식한다. 과연 이대로의 삶을 그대로 지속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전시 《그 후, 그 뒤,》는 현재의 양상이 계속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그날’로 설정된 근 미래를 발굴하는 일종의 우화이자 대화이다. 반성적 시나리오로부터 출발해 보건대 과연 무엇이 남아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 바다로 흘러들어온 예후적인 현상을 추적하고 미래의 흔적을 통해 그 이후의 모습을 끌어당겨본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추측하는 그런 방식으로 ‘다음’은 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현재를 재조정 할 수 있는 대안적 열망 가운데 상이한 잠재성들을 인식하고 재구성하여 도달할 ‘다음’을 감지해 본다. 작품들은 장차 다가올 미래의 이미지라기보다 어쩌면 허구적 역사로서, 익숙한 세상에서 무엇이 이상한지 포착하도록 현재를 반영하고 경험케 한다.

 

 

환경과 기후 문제를 다뤘던 전시로, 악화된 환경으로 인해 파괴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 낸 전시였고 그것은 일종의 '우화'이자 '대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과연 무엇이 남아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 라는 출발점에 서서 파괴된 환경과 또 그 파괴된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적응해 나가려는 놀라운 생물체들의 생존 번식을 함께 결합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열악한 환경과 함께 생존하는, 절대 '상생'이 아니라 그저 파괴된 환경에서조차 어떻게든 적응하여 번식하려는 생명체들을 다소 기괴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오브제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앞선 전시와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과 문제에 대한 작가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깊은 고찰을 통해서 탄생한 작품들이란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쓰레기 더미들에 붙어 기생하여 번식하는 생물체들의 '진화된' 모습들을 상상하게 하는 많은 전시 오브제들. 그 중 익숙하게 낯익은 물건들이 몇몇 눈에 띈다. 아이스크림 뚜껑이라던지 낡은 신발 등등 쓰레기들로 초토화되고 더렵혀진 최악의 환경 안에서도 어떻게든 생존 하기 위한 생물체들의 처참한 몸부림과 같은 모습들, 과연 그것을 '진화된 모습'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 마저도 진화된 형태라면 진화라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 과연 이래서 이 전시를 '우화'라고 칭했을지도 모르겠다. 

 

 

 

 


 

"<보라>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애도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미래에 대한 종말론적 예언을 하기보다 잠재적 변화와 저항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이로써 수세기 동안의 인간 행위가 자연 순환 과정을 결정하게 될 정도로 커지면서 기후 변화에 동인이 되었음을 생생하게 목도한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애도하는 20분 가량의 영상. 10개국에서 촬영하고 수백시간 기록된 장면들을 6개의 스크린으로 엮어낸 전시다. 전시 설명은 '종말론적인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지만 글쎄 화면에서 그리는 수세기를 거쳐 흐르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종말론적 의미를 상상하게끔 만드는 무거운 아우라가 전해진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앞으로 계속해서 환경이 파괴된다면 '지구종말'이라는 예언은 더이상 예언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임을 누구나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전시가 이미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 상상하며 미리 '애도'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지 않았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혹시나 지구에 종말이 찾아왔을 때, 그때는 이미  '애도'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그 전에 '지구종말'을 상상하며 미리 지구를 애도하겠다는 예술가들의 섬세한 마음..... 이것은 과연 애도인가 선견지명인것인가.

 

 


 

 

참 아이러니하게도 심각한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고 나오면서 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순간의 광경이 지구의 건강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라 할 순 없지만 이 순간만큼은 꽤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망해버린(?) 지구를 상상하며 이 행성을 애도 했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요즘 스트레스를 꽤 지속적으로 받았는지 집에오면 미친듯이 밥쳐먹고 포도주 슬쩍 꺼내서 마시고는 (와인아님. 포도주임)  골아떨어져 자곤 했다. 그러다 문득 전시를 보러 안간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포털에 '부산 전시'를 검색했다. 볼만한게 없을까 둘러보던 중에 아주 익숙한 주소에 왠 생각지도 못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매우 익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냥 거의 평생을 내가 살아오다시피한 동네였기 때문인데... (현재도 진행중) "우리 동네에 미술 전시를 하는 곳이 있다고?" 매우 생소하면서도 신기해서 더 찾아볼 것도 없이 "어,  나 내일 당장 저기 가봐야겠어." 라고 생각한 후 바로 꾸르륵 잠이 들었다.

 

 

 

보더휴먼
Border Human

2021.10.26 ~ 2021.11.19

아이테르, 부산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4층

 

신체 모든 부분이 '인공적'으로 대체되는 시기가 온다면 과연 인간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Border Human>을 통해 가상세계 속에 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 토피아(풍경)를 채워나간다. 한 인간의 모습을 시작점으로 다종다양한 존재물이 뒤섞이는 토피아 속에서 새로운 정의와 가치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가상세계는 과연 가상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곧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는 도래할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희미해져가는 경계에서 새로운 인간과 종이 탄생하며, 인간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다. 이때를 위해 나는 작품 속에 그 단서를 하나씩 남겨보려 한다.

If the time comes when all parts of the body are replaced with 'artificial', what standard 

can a human being be called a human being?
Through <Border Human>, I build a space in the virtual world and fill the topia (landscape) in it. 

New definitions and values   will be created in the topia where various beings are mixed, 

with one human figure as the starting point. But does the virtual world exist only in a virtual way? 

The time will come when the boundary between virtual and real will be broken soon. 

New humans and species are born at the blurring boundary between virtual and reality, 

and we will be able to look back on the true meaning of human beings. For this purpose, 

I try to leave the clues one by one in my artworks.

 

 


 

 

 

 

바로 위의 전시인데, 개인적으로 '무인전시'는 내게 처음이었다. 나는 전시 개요 따위 읽어볼 생각없이 그저 낯익은 주소지만 보고 그냥 일단 보러 가겠다. 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위치는 내게 너무나 익숙한 동네에 위치해 있었고 5F는 LOUNGE 4F는 ART SPACE라고 적혀있다. 하여튼 참 신기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네에 ART SPACE가 다 생기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 뭐 물론 거의 12년 전쯤, 삼일극장, 삼성극장이 사라지기 전에도 그곳에 미술 전시가 열리긴 했지만 그것은 사라지는 극장을 기념하여 일회적으로 열린 전시였고 이 장소는 또 의미가 약간 다른 것 같다.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아트스페이스라고 생각을 하니 어쨌든 토박이로써는 꽤나 신선한 부분.

 

 

 

 

 

이곳의 아주 독특한 점은,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도 아니고 그 모습 그대로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아니 뭐..리모델링을 한다거나 그럴싸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전형적인 갤러리의 모습은 (깨끗한 흰 벽 또는 뭐 다듬어진 벽?) 온데간데 없고 그냥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주 오래된 느낌의 집이다. 그냥 말 그대로 사람이 살던 주거환경 그 모습 그대로. 그냥 가구나 전자제품 따위만 없을 뿐인, 텅 빈 집이었는데  입구가 너무 어두워서 스위치를 켰더니 불이 들어오긴 하더라. 사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전에 무인전시인것을 전혀 몰랐던 상태여서 벨을... 눌러야하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러나 문을 살짝 밀었다가 여시오. 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아 문이 원래 열려있나보다 생각하고 들어가게된 것. 

 

 

 

 

 

안내문에 보면 열린 문 외, 닫혀있는 방은 전시 공간이 아니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하곤 하는데 그 일말의 호기심이 들려는 찰나에 왠지 모를 스산한 공포가 더 밀려오는 바람에 바로 그런 허튼 생각은 바로 접어뒀다. 저 때 전시를 보러온 사람은 나 혼자였고 전시 관람 도중 만약 또 다른 방문객이 갑자기 들어온다면 난 아마 놀래서 심장이 떨어질것이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관람을 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혼자 있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서 약간의 무서움이 들었는데, 뇌피셜을 써내려가보자면 동네에서 유명한 미치광이가 혼자 사는 오래된 집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문이 열린 것을 보고 내가 침입했는데, 그곳에는 알수 없는 이상한 기구들이 빛을 내면서 움직이고 있었고 심지어 문이 닫힌 곳은 열어보지 마시오. 라는 꺼림칙한 문구까지 봐버린 상황. 얼른 보고 나가야지 라는 생각을 할 때즈음에 왠지 누군가 들이닥칠 것만 같은? 그런 허접스러운 망상이 머리를 스쳐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서두가 길어서 어렵게 등장한 작품사진. 일단은..다 필요없고 갤럭시 노트9 당장 갖다 버려야겠다. 빛번짐 효과가 아주 라식수술한 내 눈으로 직접 찍은것 마냥 화려하게 나왔다. 어찌됐든 "신체 모든 부분이 '인공적'으로 대체되는 시기가 온다면 과연 인간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전시 주제를 생각하며 감상해보았다. 뭐 지금도 신체의 일부를 인공적으로 대체하고 있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분들) SF영화에서 흔히 자주 등장하는 로봇인간 따위를 제각각 형상화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인간의 모든 신체 부위들이 모조리 인공적으로 대체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인간의 형상은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그런 독특한 발상을 시작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왠지 인간의 신체 부위를 가져다가 괴상한 실험을 하는 미치광이가 사는 집에 무단 침입한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망상)

 

 

 

 

 

 

 

그리고 나가기전에 한번 더 열려있는 창문을 잠깐 응시했는데 이 마저도 공포영화속 한장면 마냥 스산하게 느껴졌다. 창문을 열어두고 커튼을 살짝 제쳐 놓은것도 아마 연출이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저기서 뭔가 튀어나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  (몰입과다) 어쨌든 늦은 밤에 갈수록 더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듬.. 분명히 전시회를 보고 왔는데 혼자 흉가체험이라도 하고 온 마냥 쫄깃해진 심장 느끼면서 돌아왔다. 

 

 

 

 

 

그리고 벽에 커다란 흰 종이가 붙어진 방명록을 봤는데, 지인이나 동료들이 많이 다녀간 모양이었다. 난 말그대로 그저 STRANGER일뿐.... 인스타 아이디 남길려다가 왠 관종짓인가 싶어 그만뒀다. 펜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라이너로 짧은 방명록을 남기는데 또 왠지 그 순간에 뒤에서 뭔가가 훅 나타나진 않을까 싶은... (이정도면 거의 망상병인가) 아무튼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을 했던 전시였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들로 채워질지 궁금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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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협회 아이테르AITHER - 강시라 : 보더휴먼]

부산 범일동 294-2. 10:00-20:00

aither5.modoo.at

 

사상에 위치한 동훈 작가님 개인 작업실에서 작은 모임이 열렸다. 작가님들 포함해서 창작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까지 여럿 참여했는데 올해들어서 내가 활동했던 것들 중에 잘한걸 뽑으라면 아마 이 커뮤니티에 참여한게 아닐까 나홀로 창작하는 외로운 아티스트나 혹은 전업이 아닐지라도 창작에 몰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타인 또는 대중과 소통이 필요할 때, 특히 예술적인 의미에서 그런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가진다는게 서로에게 얼마나 생산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동훈 작가님 작품

 

 


전업 작가님들 포함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였었는데 타투이스트분들과 디자이너, 일반 직장인들까지 그림 작업 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분, 음악 활동을 하는 분 등등 전반적으로 '창작'활동에 임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자리한 곳이었다. 쑥쑥하게 자기소개를 마치고 각자의 작업 스타일과 좋아하는 취향 등등을 공유하면서 그렇게 친목도모를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각자의 작품이 쌓이게 되면 이 곳에서 작은 전시가 마련 될 수도 있고 그런 추후의 방향성에 대한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건 '다작'.

나의 개인적인 생각도 역시 많이 그려보는것이, 한가지 최고의 작품을 만들려는 고집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의 미술은 누구나 창작자가 되고 누구나 sns를 통해 예술가가된다. 작가와 대중의 경계라는 것이 점점 흐려지고있는 추세인 만큼 옛날처럼 미대를 전공해서 졸업을 하고 작가가 작업실에 박혀서 열심히 창작에 몰두하여 여러 작품이 쌓이면 전시를 할 수 있는 그런 루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요즘은 손그림 뿐만 아니라 태블릿 하나로 작업한 디지털 작품으로도 누구나 작가가 되고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유명해지고 인기를 얻느냐는 그것이 대중에게 선택받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넘어간다. 물론 온라인 마케팅같은 그런 홍보전략의 힘도 있겠지만 내가봤을땐 그 작품이 세련되고 트렌디하냐, 또는 그 안에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유머요소가 있느냐로 대중적 인기를 끌수있느냐의 중요한 판가름의 기준이 되지않나 싶다.

그러나 본디 예술의 창작은 사실 타인을 위한것이 아니라 창작자 자신을 위한것이 첫번째라고 본다. 그것이 진정성을 전달 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 방법이며 선택되느냐 선택되어지지 않느냐는 어쩌면 운에 맡겨 볼 일이다. 슬프게도 나의 취향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는 트렌디한 감성이 전혀 아닐수도 있다. 그렇다고해서 그 창작이 잘못된 것이 아니듯.. 타인에 취향에 맞추고자 하는 예술가는 아마도 작업이 전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본업과 창작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도 소싯적(?) 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될것이고 꼭 그림으로 돈을 벌거야. 라는 부담스런 각오를 한 적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되려 그 이후로 그림을 점점 그리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이다. 지금은 '잘'그리려 하기보다 '오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고 굴뚝같다. 사실 잘 하는것 보다 오래 유지하는것이 더 어려운 일이란걸...

 

 

 

 

 

 

 

어쩌다 썰이 길어졌는데 무튼 너무 감사하게도 첫 모임이라고 동훈 작가님이 주류 및 식비를 모두 쏘셨다. ( 개좋다 ) 와인이랑 위스키 맥주 다 있었는데... 이걸 다 쏘시고 갱장히 멋있으신 분. 👀 무튼 동훈작가님의 드로잉 북과 필름키링, 작가 햅삐님 일러스트 엽서 및 스티커까지 많은 선물을 무료 나눔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 2020 부산 비엔날레는 총 3곳에서 전시를 하고있다. 바로 부산현대미술관과 중앙동 원도심일대, 그리고 영도 폐공장 이렇게 3곳에서 전시를 하는데 온라인으로 티켓 한장을 구매하면 현대미술관과 폐공장 전시 총 2군데를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중앙동의 원도심일대 전시는 모두 무료다. 현대미술관 같은 경우, 코로나19 때문에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어서 미리 온라인으로 정확한 입장 시간을 선택해야 예매할 수 있고 선택한 예매날짜와 시간은 현대미술관 기준의 입장시간이며 영도 폐공장은 날짜와 입장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예매만 완료 되었다면 휴무일을 제외하고 자율적으로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방문 관람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온라인 3D 전시로 집에서도 간접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인데, 3곳을 모두 방문하기가 다소 부담스럽거나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는 분들은 온라인 3D 전시로 이번 2020 부산비엔날레를 조용히 즐겨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2020 비엔날레 온라인 3D 전시 URL은 포스팅 맨 하단에 첨부하였다.

 


<중앙동 원도심일대>

 

 

또따또가 갤러리 - 부산 중구 해관로 621 2층 1호선 중앙역, 11번

201 - 부산 중구 해관로 51 2층 1호선 중앙역, 7번

301 - 부산 중구 해관로 51 3층 1호선 중앙역, 7번

- 부산 중구 40계단길 7 1층 1호선 중앙역, 7번

워크숍 - 부산 중구 동광길 42 1층 1호선 중앙역, 11번

40계단 - 부산 중구 대청로135번길 13 1호선 중앙역, 11번

스페이스 닻 - 부산 중구 대청로135번길 31 3층 1호선 중앙역, 7번

구한국은행 부산본부 - 부산 중구 대청로 112 1호선 중앙역, 5번

주차타워 -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34 1호선 중앙역, 5번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13 1호선 남포역, 1번 1호선 자갈치역, 7번

 

 

나는 예매를 하기 앞서서 일단 중앙동 원도심일대의 여러 무료 전시를 먼저 보고왔다. 부산 중구 중앙동역 근처에 총 9개의 전시가 진행중인데 그 중 몇몇은 길거리에 전시된 작품들도 있다. 주소를 보고 열심히 찾아갔는데 뭔가 아무 전시장도 발견 할 수가 없다면 아마 야외 전시 작품일 수 있으므로 주변을 한번 둘러보길 바란다. 솔직히 꽤 심각한 길치인 나로써는 중앙동 원도심일대 전시를 찾아 가는 길이 거의 '고난'이나 다름없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결국은 1곳을 빼먹고 와버렸다. 아무튼 나는 이 전시를 거의 '길찾기' 게임이나 다름없다는 얘길 미리 하고싶다. 나는 총 9개의 전시 중 기억에 남았던 몇몇의 전시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주소 URL은 포스팅 맨 아래 첨부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1) 또따또가 갤러리

 

<노원희, 무기를 들고 2018>
<노원희, 출몰무대 2017>

 

<또따또가 갤러리 3D 웹 전시>

bb2020.viewingroom.kr/oldtown_totatoga/

 

oldtown_totat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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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2020.viewingroom.kr

 

 

중앙동 일대에 마련된 전시장들은 거의 소규모의 작은 전시장이 대부분이었는데 첫번째로 찾아간 곳이 바로 '또따또가'갤러리 이다. 회화 작품 4점과 1개의 영상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워낙 작은 공간이다보니, 빠른 속도로 작품을 한눈에 훑어 볼 수 있었다.

 

 

위 회화 작품은 노원희 작가의 작품으로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시대를 반영한 도시의 일상의 모습과 1980년대까지는 주로 소외 계층 인물들의 일상을 기록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집이 해체되는 현상과 사회 속 소통의 부재를 가시화 하기도 하였다.' 라고 전하고 있으며, 2010년 전후 시기에는 사회의 사건 사고를 근간으로 시민들의 사회참여, 노동문제 등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예술과 현실의 간극을 줄여 나가는 주제들에 몰두 하였다고 전한다.

 


2)  201 & 301

 

에르칸 오즈겐, <원더랜드>

 

 

<201 & 301 웹 전시>

bb2020.viewingroom.kr/oldtown_201301/

 

oldtown_20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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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2020.viewingroom.kr

 

 

두번째로 201 & 301은 2층과 3층에 각각 영상물을 하나씩 전시하고 있는데 원도심 일대의 전시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로 손꼽고 싶다. 먼저 2층에 전시중인 작품의 에르칸 오즈겐이라는 작가는 주로 전쟁,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서 다루는 작가로 자신을 스스로 '예술 활동가'로 정의하는데 특히 <원더랜드>라는 이 작품은 터키 국경에 있는 시리아의 마을에 살았던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각과 언어장애를 모두 가진 이 소년은 오직 몸짓과 소리만을 사용하여 당시 무장테러단체 ISIS의 무차별 공격으로부터 탈출한 경험을 설명하고 있는 영상이다. 

 

나는 처음 2층 전시관을 입장하기 전 서명을 할 때부터 왠 알수 없는 신음소리들이 밖으로 새어나와 입장 전부터 굉장히 내 호기심을 자극 했었는데 알고보니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어린 소년의 영상이었다. 앞서 말했듯 소년은 장애를 갖고있고 몸짓, 목소리 만으로 테러 단체로부터 탈출한 경험들을 설명하는데 언어의 소통없이 소년의 표정과 행동, 제스처 만으로 어떤 상황을 겪었었는지를 충분히 가늠케 하는 영상이었다.

 

 

 

"에르칸 오즈겐은 이 메시지가 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행위가 되기를 원한다.

그는 정치, 사회적 생태계에서의 무장분쟁으로 인한 파괴와 쾌허에 대한 무관심을 재정의하고 상기 시키는 기제다."

 

 

 

 

장민승, <보이스리스-검은나무여>

 

 

그리고 3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면 또 하나의 흑백 영상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장민승 작가의 <보이스리스-검은나무여> 이며, 이 작품은 '국가적 재난 속에 사라진 생명들의 슬픔과 비극을 담아내며 세월호 침몰의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상속에 등장하는 배우의 수화와 몸짓으로 '세월호 참사'를 묘사하고 있는 듯 했고 어두운 흑백 화면속에서 배우의 얼굴과 손이 하얗게 대비되어 배우의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도 크게 집중된다. 2층의 전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언어로 직접 전달하는 이야기는 전혀 없지만 단순 '제스처'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섬세한 '사운드'로 배우가 묘사하고자 하는 세월호 참사의 잔상들이 리얼하게 전해져 온다.

 

나는 배우의 연기와 더불어 이 작품에서는 '사운드'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 보는데 도입부 잔잔한 긴장감을 연출하는 사운드 부터 점점 웅장한 사운드가 영상실을 뒤덮을 때 까지, 나도 모르게 온전히 영상에 빨려들듯 집중하게 되었는데 사실 나는 요즘 꽤나 심신이 미약한 관계로, 사운드가 최고치로 웅장해지며 세월호 참사의 결정적인 부분을 묘사할 때 사실 약간 공포감에 휩싸이는 기분마저 들게했다. 어쩌면 사운드에 완전히 압도 당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꽤 불안하고 경직된 상태로 내내 영상을 감상했고 내게는 여느 공포영화 못지 않는 압박감과 긴장감 있었다.

 

그리고 2층의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소년의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가 3층까지도 고스란히 들려오는 바람에 마치 이 2층, 3층 전시장은 두려움과 공포, 트라우마로 휩싸인 말 그대로 '고통'과 '죽음'만을 연상시키는 '어둠의 방','고통의 방' 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이 충격적인 국가적 재난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서사들을 배우의 제스처와 사운드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고 감히 설명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극한의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간접적으로나마 단 1%라도 느꼈다면 관람객으로 하여금 충분히 이 작품의 '애도'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3) 창

 

 

 

<창 3D 웹 전시>

bb2020.viewingroom.kr/oldtown_chang/

 

oldtown_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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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2020.viewingroom.kr

 

 

 

프란체스크 루이즈의 <자기만의 방 백합 독립 출판> 이라는 작품인데, 작가는 섹슈얼리티, 성적페티쉬, 젠더, 정체성에 관련된 이슈들을 돌아보고자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설치, 만화책, 인쇄물, 서점의 형태로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는 지속적으로 개인, 정치, 사회, 도회, 그리고 성적 규범을 다루고자하며 이곳은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는 곳, 그리고 젠더, 섹슈얼리티, 정체성이 공유되며 해방되는 곳. 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모두 한글로 뒤덮힌 문구들을 보면서 작가가 분명히 외국인 이름인데 왜 작품이 한글로 도배 되어있는지가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현장 스텝의 말로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여 전시중인 것이라고 하였는데 벽에 도배 된 그림들마다 또 각각 다른 한글 이름이 새겨져 있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해당 문구의 작가 이름을 새긴 것인지 그림 작가의 이름을 새긴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확실한 것은 이 전시 기획은 '프란체스크 루이즈' 작가의 기획 작품이고 모두 만화와 한글로 도배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성 소수자들의 정체성과 페미니스트 운동을 연상시키는 문구들이 많았고 다소 문구들이 공격적이기도 하고 파격적이다. 개인적으로 아래의 문구들이 굉장히 임팩트 있게 다가왔는데 특별히 내가 성 소수자는 아니지만 한국 사회에서 살고 있는 여성으로써 꽤 공감할 수 있는 글귀들이다.

 

 

"보지파워"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한국 여잔 죽어서 몰카를 남긴다."

 

 

 

 

 

그리고 무료 만화 책자 하나를 배포해주는데,  내용은 성 소수자들이 퀴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참여하는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이나 시, 구청과 경찰의 법적 조치, 형사 고발 및 과태료 문제 등으로 여러가지 갈등을 빚으면서도 그들이 겪는 이 모든 사회적 트러블과 그 외에도 여러가지 역경과 고난들을 해쳐나가는 주제들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얇은 책자라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이고 한국의 성 소수자들의 대외적 활동과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스토리다. 

 

 


 

중앙동부터 남포동까지 원도심일대의 총 9가지 전시들 중 3가지 전시를 간단히 리뷰했다. 2020 부산비엔날레의 총 3가지 전시중 가장 첫번째로 관람한 '원도심일대'는 아무래도 무료관람인 만큼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전시는 아니지만 혹시라도 이 인근을 지나가는 일이 있다면 지나치는김에 한번쯤 관람해보기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전시 투어를 목적으로 왔다면, 이 원도심 일대 9군데를 찾아가는 여정이 꽤나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유의하길 바란다.

 

특히나 나처럼 저질 체력에다 길치라는 옵션까지 추가되었다면 왔던 길을 돌아가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길을 헤매다보면 어느새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신경질적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 사실 각 전시를 찾아 돌아다니면서  'ㅅㅂ 이게 도대체 길찾기냐 보물찾기냐' 라고 속으로 궁시렁 거렸다. 집으로 돌아왔을 땐 거의 녹초가 되어 뻗었다는 썰...  

 

아무튼 부산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거나 거리상의 이유로 혹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관람이 머뭇거려 진다면 앞서 말했듯, 온라인 3D 전시를 통해서 이 모든 전시를 관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유용한 것 같다. 물론 영상 작품은 시청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시각 매체들은 충분히 온라인을 통해서 관람이 가능하니,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하는 바이다.

 

 

 

<2020 비엔날레 온라인 3D 전시 URL 주소>

 

3D 웹 전시>전시 탐험 가이드>온라인전시 |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격년으로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회입니다.

www.busanbiennale.org

 

 

<2020 비엔날레 찾아가는 길>

 

오시는길>2020부산비엔날레 |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격년으로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회입니다.

www.busanbiennale.org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는 2020년 9월 4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관을 기념하는 첫 번째 기획전시로
<ANOTHER REALITY: 밤의 미술관>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부산 지역 아티스트 6팀이 지금까지 서면, 부산을 포함한 세계 여러 도시와 공간을 경험하며 축적된 기억과
그 이면에 자리해온 정서에 대하여 설치, 회화, 사진, 에세이 등으로 표현해낸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가 시작되는 갤러리 1층에서는
부산 대표 설치아티스트 정혜련의 시공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TREASURE ISLAND”를 거닐고,

갤러리 2층 “이 도시를 사는 법(The ways we feel this city)”에서는
키미앤일이 와 이슬아가 건네는 따뜻한 글과 그림, 그리고
신진 포토그래퍼 딜런 반스(dylan barnes), 김굳건, 김성준의 개성 뚜렷한 사진을 감상해보세요. 
※ QR코드를 활용한 무료 오디오도슨트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시 QR스캔이 가능한 휴대폰과 개인 이어폰을 지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시정보출처 : www.sangsangmadang.com/display/detail/1806

 

ANOTHER REALITY(어나더 리얼리티): 밤의 미술관

 

www.sangsangmadang.com

 


 

 

부산 서면에 최근들어 언제부턴가 상상마당이 새로 생겼다. 부산 사람이라면 옛날에 메가박스, 런투유 있는 자리라고 하면 대부분 알 건데 상상마당이 지어지고나서 처음으로 전시를 볼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런투유'라는 90년대 컨셉 헌팅 나이트포차 있을 때 보다 주변 훨씬 분위기가 고급스럽게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지어서 건물도 깔끔하고 아주 깨끗한 편.

 

이번 전시는 부산 상상마당 개관기념 기획 전시였는데 사진,회화,설치 작품들로 구성되어 1층 2층 동시에 전시를 하고있었다. 관람료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일반 성인 6000원. 그 외 디자인전공 재학생이거나 단체에서 올 경우에는 4000원에 관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는 저녁에 전시를 보러 갔었는데 독특한 점은 티켓을 한장 구매했을 때 총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안내 매표소 직원이 "낮에 또 오셔서 한번 더 관람이 가능하세요." 라는 말씀을 남겨주셨다. 꼭 낮에만 다시 보러 갈 수 있는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무튼 티켓 1장으로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 부분이 독특한 부분이다.

 

 

1F - TREASURE ISLAND

 

 

 

 

 

1층은 설치미술 작품들로 채워져있었는데 입장하자마자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기다란 선의 화려한 조명이 눈에 띄었다. "빛으로 공간을 기록하는 작가" 라는 소개글이 있었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작가가 철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서면' 이라는 지역을 탐구하여 만든 작품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어릴 적 읽은 책 '보물섬'에서 영감을 가져와서 '서면'이라는 지역 또한 각자의 보물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들이 모인 '보물의 섬'과 닮아있음을 발견하고 "TREASURE ISLAND"를 구현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태화, 복개천, 조방, 서면로타리 등 과거부터 지금까지 서면을 구성해 온 상징적인 공간들은 이 곳에서 별로 빛나고, 물줄기와 산을 이루며 돌맹이가 되는 등 각자만의 또 다른 세계를 가진 채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와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은, QR코드를 인식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데 집에 있는 '버즈'를 챙겨가지 못해서 작품 설명을 듣지 못한 부분이 너무나 아쉬웠다. 특히나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설치작품 같은 경우엔 작품 설명이 더더욱 궁금한데, 다음에 낮에 또 한번 방문하게 된다면 잊지말고 꼭 챙겨가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2F - 이 도시를 사는 법

 

 

 

 

 

"어쩌면 이 도시를 살아가기 보다는 버텨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1층 전시가 한눈에 눈길을 확 사로잡는 설치 작품이었다면 2층 전시는 "이 도시를 사는 법" 이라는 주제로 회화작품과 사진작품, 글귀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2층에서 관람했던 작품들이 여러가지를 사유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제공해 준 것 같다. 특히나 외로운 도시의 사회인들, 이방인들의 모습을 담은 익숙한듯 고독한 도시의 모습에 대해 조명한 것이 와닿았고 관람자인 나의 입장에서도 '도시'라는 주제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저 일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 화려한 곳이며,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가치들로 늘 넘쳐나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회화작품들에서는 외롭지만 동시에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졌고 사진 작품에서는 좀 더 깊은 고독한 정서들이 많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불빛, 높은 빌딩, 사이렌소리 스치는 이방인. 별을 그리워하는 밤과 작은 기계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반짝이는 불빛들이 별 대신 밤하늘을 채우는 곳. 사람들은 어디론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목적지를 알 수 없다. 

내가 살고 당신이 사는 도시."

 

 

 

 

 

 

"우리는 풀과 무척 닮아있다. 그 자체로 얼마나 강인한지, 얼마나 스스로 치유 능력이 뛰어난 지, 또 작은 실수들로 얼마나 나약해 질 수 있는지. 미풍에도 흔들리는 가벼운 존재이지만  언제나 자기만의 멋짐을 잃지 않는 풀처럼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상업사진들 보다도 이런 다큐멘터리 주제의 사진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가장 순수하다고 여기는 영역이기도하고 사진을 들여다 볼 때 찰나를 포착한 이미지 한장으로 그 안에서 담아내는 스토리나 분위기, 고스란히 느껴지는 감성들을 해석하는 일들이 내겐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보면 '인문학적 감수성이 깃든 사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게 있어서 사진을 보는 재미는 미적 감각과 센스도 포함되지만 그 보다도 '스토리텔링'을 느끼는 것이 중점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나 필름과 흑백사진이 주는 감성은 더욱 나의 개취에 맞는 부분인데,  아니나다를까 2층 전시실에 '다크룸'이라는 작은 암실을 함께 전시하고 있어서 꽤나 반가웠다. 

 

 

 

 

DARK ROOM

 

'암실'이다. 2층 전시공간 모퉁이 쪽에 작은 '암실' 공간이 있었는데 이 곳 역시도 전시의 일부다. 새빨간 조명과 벽에는 많은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나 또한 대학시절 사진찍기에 빠져서 타 전공 이수과목으로 들었던 사진수업이 생각났다. 학기 개강전부터 포토그래피 수업에 관심을 갖고 학교에 수업과 관련해서 문의전화를 걸었었는데 디지털 포토그래피인지, 아날로그 포토그래피수업인지, 내가 너무나 원하는 '암실' 수업이 수업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미리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마침 '암실' 수업을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나 기쁘게 친구와 함께 수강신청을 했었고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사실 대학시절을 통틀어 내가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이 내게는 바로 '포토그래피' 수업이었기 때문에 그 추억을 지금도 나름대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아무튼 지금은 현상하는 과정에서 현상액을 얼마나 어떤 비율로 섞는지, 교반을 몇번이나 돌리는지, 타이머를 몇초에 맞추고 해야하는지 등등 그때 배웠던 모든것들을 다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흑백 필름으로 찍었던 사진들을 처음으로 현상, 인화했던 그때의 사진들은 아직까지 추억의 파일함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물론 포토그래피 수업을 들은 이후에도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이 필름카메라로 몇번 더 흑백 필름을 꽂고 사진찍는 취미를 23-24살까지 간간히 이어 갔었는데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오랜 시간동안 전혀 사진을 찍지 않게 되었다. 사진이라고는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들이 전부. 가끔 이렇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 전시를 보러가게 되면 늘 그때의 기억에 마구마구 소환당하는 편이다.

 

 

 

 

 

마침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했는지 전시 관람을다 마치고 나가는 길에 우연히 이걸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상상마당의 현상인화실에서 흑백필름 현상, 인화 체험과 사진전문 인력 교육과정이 진행된다는 나름대로 반갑고도 솔깃한(?) 정보가 있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 정보가 다 올라와있진 않은 것 같았고, 평소에 사진에 깊은 관심이 있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상상마당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을 들어보는 것도 재밌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상상마당 현상인화실 교육 프로그램 링크

www.sangsangmadang.com/lec/detail/1245

 

SANGSANG MASTER CLASS

현상인화실 프로그램

www.sangsangmadang.com

 

 

정보

 

장소KT&G 상상마당 부산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4,5F)

기간2020-09-04~2020-10-25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시간11:00 ~ 20:00

관람료

성인 6,000원

문의070-8893-0892-전시기간
2020. 9. 4(금) ~ 2020. 10. 25(일)

-운영시간
화~일요일 11:00 ~ 20:00 
 * 30분 전 입장 마감 
 * 16:50~17:00 밤의 미술관 준비시간

-참여작가
부산 지역 출신/기반 아티스트 6팀
 * 정혜련(설치, 라이팅아트), 키미앤일이(회화,에세이), 이슬아(회화), Dylan Barnes(사진), 김굳건(사진), 김성준(사진)

-휴관일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10/1)

-무료 QR코드 오디오도슨트 제공 
  * 개인 휴대폰&이어폰 지참 필수

-관람료
 (1) 성인 : 6000원
 (2) 성인(일반)단체 예술·디자인대학 전공자(재학생) : 4000원
 (3) 초중고 학생 / 경로우대(만 65세 이상) : 3000원
 (4) 미취학아동, 장애인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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