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마크 검사라는걸 실시해보았다. 사실 나는 관련 분야 쪽으로 알고리즘이 이미 짜여있어서 자기개발, 심리검사 혹은 이런 직장과 관련한 다양한 검사나 수업 같은 것들이 인스타 광고 알고리즘으로 엄청 자주 등장하는데, 마침 직장 관련 변화와 이직의 순간에 놓여있는 내가 테스트 해 볼만한 괜찮은 "커리어 진단 검사"라는 알고리즘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당첨된건지 걸려든건지) 어쨌거나 수많은 알고리즘 광고들 속에서 조금 괜찮다 싶어 보이는 것들을 북마크를 해놓는 편인데 49,000원이라는 검사비용을 어느순간 결제를 해버리게 됐다는... (일단 유료 테스트를 별로 해본적이 많지않음) 지금 현재 이벤트 중이라 40% 할인 가격으로 검사를 해볼 수 있다고 한다.
뭐 어쨌든 내가 생각했을 때 이검사지의 취지나 목적은 이러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어딘가 소속이 되어 자신의 일을 하고있겠지만 ①그것이 과연 나의 타고난 성향과 장점에 알맞은 일일까?에 대한 의문, ②업무 적성은 잘 맞지만 회사 분위기나 근무 스타일이 내게 맞지 않아서 피로 요소가 많은건 아닐까, 또는 ③새로운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는데 그 선택이 내게 잘 맞을지 등등 한번이라도 직장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중간 점검을 해 볼만한 흥미있는 테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의 새로운 직업적성 분야를 찾아가는 것도 매우 소중한 발견일 것이다.
처음에 백그라운드 설정을 할 때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나 그 분야에서 일을 했는지, 연봉은 얼마인지 등등에 대해서 체크를 하는데 여기서 현재 일하는 직장을 선택해도 되고 현재 구직중이라면은 최근에 일했던 곳을 바탕으로 해도 되고, 아니면 내가 새롭게 가고자 하는 분야로 설정을 해도 된다고 했는데 질문지에 보면 현재 회사에서의 분위기나 동료들과의 관계, 의사소통, 회사 내에 믿을 만한 조언자 혹은 시스템이 마련되어있는지 등등 매우 디테일한 질문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로 설정을 하면 테스트를 해보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 오히려 이 테스트를 하기 전에 백그라운드 설정이 은근 고민되었다. 현재 하는 일이 전에 하던 분야와 다른 쪽인데 아직 일한 경험이 많지 않고 직장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환경이나 분위기에 대해서 응답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겨져서 가장 오래 몸담았던 분야로 설정하고 테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도 사실 가장 궁금한건 내가 앞으로 선택할 새로운 분야가 내게 얼마나 잘 맞을까? 이 부분이었는데 막상 그 분야에서 일 한 경험이 없는 상황이라면은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한다고 해도 회사 내 시스템, 동료와의 갈등, 상사와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이런 부분에 응답하기가 꽤 어려우므로 가장 오래 몸 담고 일했떤 분야로 설정하는게 맞지 않나.
이 검사지의 테스트 목차는 이렇다. A- 마의 마음 건강 상태, B-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 C-가치 실현을 돕는 심리자원, D-만족할 수 있는 조직문화/직무 이렇게 A-D섹션으로 나누어 검사 결과지를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B가 아닐까 싶다. 현재 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로 인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꼭 불행한 결정이 아니라는 것. 예를들면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좋아하는 일로 성공해야 하는 루트를 선택한다면, 불확실한 보수를 받으며 열정을 투자하는 그 시간이 훨씬 더 괴로울 수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의 결과지를 보면,
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성취와 관계지향 이라고 나왔고 전에 오래 일한 분야에서의 내 직무 건강 상태는 심한 번아웃이 온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조직문화 적합도에서는 꽤 높은 적합도가 나왔는데, 이 말은 즉슨 내가 전에 몸담았던 분야의 보편적 조직 문화가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상사와의 관계나 커뮤니케이션이나 또는 어떠한 특정 회사들의 분위기가 내게 맞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결론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흥미로운 것은 내가 나답게 일 할 수 있는 직무 추천이었는데 실제로 5위안에 내가 오래 몸담아 온 직종과 관심분야가 2개가 들어있었고 3위 세일즈는 내가 훗날에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현재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직종이라 5순위 안에 내가 해온 일, 하고자 하는 일이 들어있다는 것은 꽤 스스로 메타인지가 잘 되고 있는 중이었다(?) 라고 나름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이 부분에서 내가 가고자 하고 관심두고 있던 분야가 5위안에 단 1개도 없다면은 맞지 않는 적성을 향해 노력을 기울려 왔던 것이라는 뜻이 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고객경험관리가 1위로 나온것에 매우 의아한 점이 없지않아 있는데 퍼센테이지를 보면 1위와 2위가 그닥 큰 차이가 없다. 5위 안에서 내가 관심이 가는 것은 창작/예술과 세일즈 이 두가지인데, 안정적인 수입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면은 세일즈를 선택해야 맞는것이다. 그리고 사업기획/경영, 서비스/제품기획이 12~13위에 있는것도 조금 의외였다. 사업기획나 제품기획이 그닥 내게 맞지 않는다니... 컨벤션 기획이나 (행사기획) 머천다이징 쪽으로도 고민해본 적 있는데 그 쪽으로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뭐 어찌됐든 이 테스트에도 약간의 오류는 발생할 수 있겠지만 테스트를 할 당시 내가 얼마나 솔직하고 정직하게 테스트에 임했느냐에 따라서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차이 나지 않을까. 그래도 이런 검사를 바탕으로 이직 혹은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앞두고 있을 때 또는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을 때그 원인이 뭔지,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에 가치를 두고 나아가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고민 해 볼 수 있는 괜찮은 자료인 것 같다.
어쨌든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역시 아무래도 "자기 이해"에 대한 부분 인 것 같다. 즉 메타인지를 도와주는 테스트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나의 현재 상태와, 내가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그 가치를 실현 할 나의 강점들, 그리고 이 모든걸 바탕으로 내게 적합 할 업종과 직무 추천받기. 이 순서가 아주 자연스럽고 또 살면서 여러 직업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지침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2024년 10월 28일부터 10월 30일까지 약 3일동안 진행된 무역실무자 전문인력 양성교육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갑작스레 내 인생에 무역이 왠말인가하면, 영어영문학 학사를 취득하면서 동시에 영어회화, 영어커뮤니티활동, 외국인 친구들과의 액티비티, 오픽 시험 응시 등등 그런 순수 자기개발 활동을 어느새 몇년 가까이 하다보니 문득 언어 스킬을 활용한 일자리로 이직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물론 지금도 유아, 초등부 대상의 영어교실에서 일을 하고는 있지만 좀 더 안정적이면서 미래에 언젠가 고소득(?) 고연봉(?)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러면서 동시에 외국어 스킬이 필요한 직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우연히 '무역'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갑분 꽂히게 되었고 마침 어떤 센터에서 무역실무자 과정 수업이 무료로 곧 개강한다고 하여 한참을 다니고 있던중이었다. 그 와중에 또 같은 수업을 듣는 수강생분이 이런 3일짜리 무역 캠프 과정이 있다고 좋은 정보를 주셔서 다 같이 참여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이 캠프에 대한 소감과 썰을 작성해본다. 앞으로 무역의 길을 가고싶거나 현재 관심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는 분들 누구에게든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포스팅.
이 글은 협찬이나 광고 없이 순수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나의 진로 고민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나 자신에 대한 탐구와 직무 적성 파악하기
이 캠프는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들과 무역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짧은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주로 무역에 대한 이론적인 강의보다는 부산에서 실제 무역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이 참여해, 기업 소개와 무역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 그리고 Q&A 시간을 통해 실무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캠프는 무역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첫날, 수업은 전형적인 직무 적성 검사로 시작되었다. 다양한 성격 유형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이런 활동은 여러 번 해본 터라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캠프 커리큘럼의 일환이었으므로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자기 성향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창의적인 활동, 자기 성장을 추구, 사교적인 활동 등을 좋아한다는 성향이 재확인되었다.
그동안 내가 선택해온 직업은 바로 이런 성향을 반영한 것이었지만, 어느 순간 금전적인 안정을 중시하게 되었고, 그래서 무역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를 바탕으로 외국어 능력을 활용한 직업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내 결정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기업 경영진, 실무진 Q&A
그리고 기업 탐방
어쨌든 3일동안 캠프에 참여하면서 가장 인상깊고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실무진과의 Q&A세션과 기업 탐방이었다. 무역과정을 수강하면서도 무역 전반적인 이론지식과 자격증 준비 위주의 수업을 듣다보니 실질적으로 무역 회사가 어떤식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직무들이 있는지를 파악하기는 좀 어려웠는데 이곳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실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은 장점이 아니었을까. 그 외에도 이 분야로의 취업, 면접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었고 바로 이런 궁금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위해서 많은 젊은 청년들이 직업 캠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대학생부터 취준생, 일반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참여했고 각자가 처해있는 여러가지 다른 상황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장점을 이력서에 녹여낼 것인가, 그리고 면접을 잘 보는 팁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었다.
젊은층을 위한 배려와 소통
그리고 또 한가지 매우 세심하고 배려깊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요즘 온라인 기기 사용에 매우 익숙한 MZ세대들을 위하여 또는 이런 자리에서 나서서 질문하기 다소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 있는(?) 청년들을 위하여 오픈 채팅방을 열어 익명으로 질문을 올릴 수 있도록 한 부분이었다. 물론 나중에는 조를 편성하여 실무진과 직접 소통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지만, 이와같은 방식도 시대에 맞춰 차용했다는 점이 요즘 젊은층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Q&A 중에 몇가지 인상깊었던 답변이 있었는데, 무역영업부서에서 신입을 채용할 때 나이나 성별에 제약이 있는가? 다른 제2외국어 능력을 갖춘다는 어떤것이 좋겠는가? 라는 질문에 실무진이 이렇게 대답했다.
"무역업에서 단연 꽃은 '영업'이다. 영업직에서는 아직까지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과거에 비해서 조금씩 여성 채용도 많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나 그 이유로 설명한 예시가 꽤나 흥미로웠다.
"남자들 같은 경우는 여성에 비해 아무래도 '야망'이 크다보니 회사에서 배운 업무와 주 거래처 정보들을 가지고 나가서 자기 사업을 차려 큰 돈을 벌겠다는 야망가들이 가끔 있다. 이들은 딱 보면 티가 난다. 물론 회사에서 업무를 배워서 나중에 자기 사업을 차리는게 나쁜건 아니다. 하지만 퇴사를 할 때도 그런 부분을 우려하여 계약서에 요즘은 이런 조항이 있다. 퇴사 후, 몇년 이내에는 본사의 비즈니스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을 수행하거나, 회사의 기밀 정보 및 자료를 활용하여 개인적인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금하도록 하는 '경영금지조항' 또는 '경쟁금지조항' 같은 것들이다. ( 그 외 영업 비밀 보호 및 경쟁 금지 조항)" 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교적 차분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점점 더 영업직에서도 비중있게 채용하는 추세가 늘어간다는 것이 재미있었던 답변.
그 외 제2 외국어 능력에 대한 질문에서는 첫번째도 영어, 두번째도 영어, 세번째도 영어. 그러나 다른 제2 외국어 특기를 갖고 싶다면 일본어, 중국어 따위를 제시할 줄 알았지만 아예 틈새 시장을 노릴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희소가치 높은 언어를 선택하는 것도 꽤나 경쟁력을 갖추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하였다.
무역업에 적합한 사람은?
마무리지어보자면, 3일이라는 짧은시간이긴 하지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던 중인 취준생, 또는 전공자 대학생, 또는 나중에 무역업으로 사업을 할 생각이 있는 일반인분들까지 꽤나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제공되는 간식이나 점심식사들도 매우 훌륭했고 이 캠프의 기획자자께서 매우 세심하게 이 과정의 커리큘럼을 계획하고 준비했다는것이 많이 느껴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몇달여간의 시간동안 무역이라는 분야를 공부하며 조금 찍먹해본 나로써 소감과 후기를 말해보자면 무역이라는 분야는 넓게보면 굉장히 방대하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무역 회사뿐만 아니라, 이커머스나 물류, 마케팅 분야에서도 무역 관련 직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는 것은 경험을 쌓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스킬과, 성격, 업무적성을 파악하면서 내게 맞을 법한 직무를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위해서 이런 캠프를 참여하고 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목적으로 보았을때는 충분히 도움되는 과정들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도달한 나의 결론은 무역업에 종사하는 데 있어 어학 능력도 중요하지만, 상경계열에 대한 적성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느꼈다. 즉 어학 그 자체에 대한 관심과 스킬 만으로는 무역업에 장기적으로 오래 종사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판단. (그저 내 개인적인 견해) 물론 무역에서 '외국어'스킬이란 특히나 영어는 매우 기본중의 기본 소양일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건 맞지만 단순 어학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무역업에 적합하다. 라고 정의할 순 없다는 것이다.
고로 조금 아쉬운 얘기지만 이 분야가 과연 내게 잘 맞을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YES라고 답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고 경험을 쌓는 과정 자체가 내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다시 제기해주었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소 나의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견과 리뷰였지만 이 글이 무역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읽을 거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에서 인간관계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없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이유에 의해서 사람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중요한것은어떻게 정리하는것이 올바르고 건강한 방법일 것일까? 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꽤나 심오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내 인생에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생기는 만큼 인간관계에도 동시에 변화가 있었다. 즉 나를 위해서 불필요한, 불건전한 혹은 유해했던 인간관계들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단순 몇번의 사소한 다툼이나 오해로 섣불리 관계를 끊어버려야 겠다 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관계에 대해 심오하게 다시 고민하고 손절을 고려해본다는 것은 어쩌면 이미 그 관계는 훨씬 그 이전부터 뭔가 불편함이 있었을 확률이 크다. 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를 고민해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1.손절을 하는 다양한 이유들
일단 왜? 그 관계를 정리하고싶은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앞서 말했듯이 우발적으로 관계를 손절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무언가 쌓이고 쌓인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조금씩 쌓아오다가 어느순간 어떤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손절을 하게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단순 의견 충돌이나 갈등 때문이라면 그 갈등이 원만히 해소 될 가능성이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런 경우들은 대게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편이지만손절을 해야만 하는, 필히 손절이 필요하다 여겨지는, 또는 최소 손절을 고민해봐야 되는 상황이란 어떤걸까.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나열을 해보았다. (여기서는 어떤 집적적인 싸움이나 사건이 계기가 되는 '확실한' 경우는 제외한다.)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무시받는다는 기분/상대방의 무례함/선넘는 발언/불쾌함/불편함/나에대한 부정적인 평가만 함/칭찬을 전혀 하지 않는사람 등등)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별히 기분이 상하는것도 아니지만 만났을 때 기쁨이나 반가움이 없다. 즉 그냥 명목상 친구관계 유지 느낌.)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내 모습으로써만 나를 취급하며 현재의 변화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거나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듯한 느낌 등등)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무례함, 선넘는 발언, 가스라이팅 등등 이 모든 불쾌한 감정들을"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묶어서 정리하였다. 이 부분은 너무도 당연한 부분이라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그리고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한번쯤은 고민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바로"무엇을해도 그닥 즐겁지 않은 관계"를 뜻한다. 사실 이 경우는 뭐 그렇다고 손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사이라는 것은 사실 함께하면 즐거운가? 기쁜가? 편안한가? 이런 작지만 사소한 감정들의 공유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특별한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면 즐겁고 기쁘고 편안하기 위해서는 꽤나 결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취미라던지 취향, 가치관, 생각 등등이 말이다. 어느정도 교류 가능한 관심분야나 교집합이란게 최소 있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친구사이라면 혹시나그냥 명목적으로 이어가는 친구사이는 아닌가?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는 꼭 기쁜 즐거움이 아니더라도 서로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소 어둡고 우울한 주제라 해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서 대화가 잘 통한다거나 깊은 대화가 잘 이뤄지는 친구도 나쁘지않다. 즉 서로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결이 비슷한 쪽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조금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다. 너무 우울하고 딥한 부분들만 공유하다보면 결국힘들때만 서로를 찾는다거나또는 의도치않게 서로를 너무'대나무숲'처럼만 이용해버리면 기쁘고 즐거운 소식에는 서로 공감해주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튼 이런 부작용만 아니라면 깊은 대화가 잘 나눠지는 친구 역시 소중하다. 남들과는 쉽게 공유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것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는 또 늘 주의해야될 것이, 그만큼 많은 깊은 부분을 공유한 사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그 관계의 틀어짐이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나의 어두운 부분을 잘 아는 상대방이 그것을 약점 잡아 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아 지금이라도 이사람의 실체를 알았구나.라고 깨닫고 깔끔하게 손절하면 된다. 물론 상처받은 마음은 당분간 좀 아프겠지만, 정상적인 친구사이라면 둘 사이에 아무리 사소한 다툼과 서운함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유했던 감정들과 비밀들을 약점 잡아 공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그냥 그 사람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것을 어떤 계기로 늦게 깨달은 것 뿐이다.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변화한 현재 내 모습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
쉽게 말해서 나에게는 그 당시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으나 친구의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의 황금기였을 때 라고 예를 들어 보겠다. 사실 이거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순간을 살아가며 시간을 보내지만 각자의 사정이나 환경, 생각들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 시절 친구들을 다시 재회하고 만났을 때 발생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만큼 몸도 마음도 변했을 것이고 각자 나름대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어리숙했던 내 모습, 또는 암흑기였던 내 모습만을 회자하며 나를 웃음거리 만들거나 또는 끊임없이 '흑역사'라고 불리울 만한 것들을 건드리면서 깎아내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만 자신의 영광이 머물러 있을 확률이 거의 백발백중이다. 그 시절이 본인의 가장 황금기, 리즈시절이었고 현재는 그에 비해 너무 초라하거나 보잘 것 없어서 죽을 때 까지 그때 그 과거의 영광만 안주거리 삼으며 얘기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 자신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것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인 변화나 발전, 성공을 일궈낸 친구를 만났을 때 공격태세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일삼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이 부분은 (1)번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때에도 해당하는 디테일한 예제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구나 하나씩 부끄러운 기억이 있고 흑역사란것이 존재하며 우스갯거리로 농담삼아 그런 우스운 과거를 언급하면서 지금의 '용'(?)된 친구를 놀려먹을 수도 있지만 "무튼 너 정말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정말 멋져." 라는 의미로 그런 과거를 운운하는 것과 그저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계속 들추며 내게 수치심을 주려고 하거나 현재의 모습을 질투하고 부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꾸 옛날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 이 두가지를 단호하게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로 나의 변화를 칭찬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괜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나를 깎아 내리기 위함 혹은 남의 흑역사로 히히덕덕 거리며 안주거리 수준 삼기 위해 끊임없이 운운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당신의 기분이 묘하게 불쾌하고 언짢다면 분명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일 것이다.
2. 그래서 어떻게 손절을 해야돼?
결론은, 그래서 어떻게 손절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괜찮은 방법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런 관계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래도 다시 만들지 못하는 학창시절 친구라는 이유, 어떤 한 집단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꽤나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즉 친구 한명과의 손절이 아니라 나아가서 혹여나 내가 그 집단을 탈퇴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나만 혼자 열외되는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있는 것 같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위의 손절 조건에 다 해당이 되지만 바로 관계를 손절하지 못하고 꽤나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했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자주 보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주기로 만나는 모임이나 관계라고 할지라도 만날 때 마다 항상 빠짐없이 내게 불쾌감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손절이 마땅하다. 사실 인맥유지, 인맥관리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이러한 병든 관계들을 많은 사람들이 방치하곤 한다. "1년에 한번 보는 사인데 뭐, 그냥 넘어가자"라고 했던 것이 몇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도 어쩜 만날 때 마다 내게 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우리 기억은 그 불쾌한 기억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분명 기억하고 있고 그것들이 조금씩 쌓여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런 불만들을 토로하고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사실 이것은 손절 방법이 아니라, 관계유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상대방이 정말로 내게 '악의없이' 저지른 실수라는 게 입증되었을 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지, 의도적으로 나를 불쾌하게 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시도 자체를 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인간이라면, 이미 그렇게 뒤틀려져버린 인성은 내가 말 몇마디 한다고 쉽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진심어린 토로를 했을 때 더욱 나를 소심한 사람 취급하거나, 더 우습게 여기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시도해보아야할 방법인 것이다. 아주 이상적이고 평화로운 해결법 같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으며 멀리 하는 방법이다. 가장 부담이 덜하고 쉬운 방법이다. 사실 어차피 1년에 한번 정도 보는 사이라면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은건지 조차도 모르게 더욱 더 조용히 손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말로 일거수일투족 자주 연락을 하는 친구사이 였다면 이 방법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티가 날 수 밖에 없고 결국 나의 불쾌감을 토로하고 손절하느냐, 그냥 알리지 않고 무대뽀로 손절을 취하느냐. 이 차이 정도인 것 같다. 대충 나열해보자면,
간접적인 방법 : 그냥 혼자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연락을 끊으며 쥐도새도 모르게 손절한다.
(단톡, 소셜미디어 다 연결되어 있지만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먼저 연락이 와도 안읽씹 상태로 평생두기.
가장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이면서 매우 회피식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간접&직접적인 방법 : 소셜 미디어 외 모든 연락망들을 언팔, 차단하거나 대놓고 읽씹 또는 단톡방을 조용히 나오는 방법
직접적인 방법 : 그동안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약간의 언쟁을 주고받은 후 깔끔히 손절.
손절이란게 사실 뭐 별거 없다. 결국은 위 방법들 중 하나로 대게 손절하게 된다. 나는 저 세가지 모두 다 시도해본 바 있고, 오히려 나의 경우는 극강의 간접적인 방법을 가장 적게 시도해본 것 같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으나, 사실 대부분 저 단계를그라데이션으로 거치게 되지않나 싶다. 아무튼 내가 결국 추천하고싶은 것은 결국 각자 성격대로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내게 가장 데미지가 덜 오는 방법"을 선택하시오. 라고 말하고 싶다. 간접적인 방법은 손절이 가장 쉽고 편리할 순 있지만 끝낼 때 끝내더라도 하고싶었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한거에 대해서 나중에 약간의 찜찜함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직접적인 방법은 정신적 타격과 데미지가 크다. 솔직하게 말 하는 만큼 크고 작은 언쟁이 분명 오고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후려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과한 에너지 소모로 여기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남은 간접&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선택했을 경우에 상대방의 반응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왜 손절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상대방이 다시 연락오는 경우 (대화시도)와 다른 하나는 상대방도 군말없이 손절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끝나게 되는 경우다. 대게 전자의 경우가 많지만 후자의 경우도 참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그 의미는 상대방도 그다지 그동안 내게 별다른 애정이 없었다, 별 미련이 없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혹은 본인들의 자존심 때문에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뭐가 됐든 어차피 손절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자. 만약 상대방이 먼저 연락이 오는 형태의 전자의 경우라면, 간단&명료하게 의사를 밝히고 끊어내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만약 상대방이 혹시라도 사과나 화해의 의사 표시를 한다면 또 다시 고려해 볼 여지가 발생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깔끔하게 전달 할 말만 남기고 끝내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물론 여기서 상대방이 내게 사과하기 위해 다가온다면 또 그것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파악해야되겠지만, 사실 손절을 고려할 만큼 고민했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의 무례함, 나와 맞지 않음 등등을 꽤 오랜시간 겪어온 것이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나는 우습게도 몇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들을 경험했는데, 여기서도 사실 내 기준은 확고하다. 화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서로 흥분한 상태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끝나버린 거였다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풀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단호하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라고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바로 그 당시 싸움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얼마나 있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명확한 기준으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한다. 사실 예외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이 있었음에도 정말로 진심으로 뉘우치고 미안하다고 바짝 엎드려 사과하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있는데,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다지 속아넘어가지 않는 것을 추천하다. 정말로 어쩌다 개과천선하는 대단한 인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인간의 인성그릇이라는 것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마무리
아무튼 인간관계에서 어떤 불쾌한 경험을 했을 때, 그 이후로 손절을 진지하게 고민 한다면 잠깐 물러서서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봄도 괜찮다. 조금 흥분이 가라 앉았을 때 오히려 가장 차분하고 이성적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가라 앉고 나서도 여전히 손절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달라지는게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가치를 잃었음이 분명하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오래오래 연락하고 평생 가겠지 생각했던 관계들도 하나 둘 변하거나 달라지고, 끊임없이 상대방으로 부터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험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럴 때 현명하고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깨닫고 숙지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더보기
영화리뷰 처음으로 영화 카테고리가 아닌, 인간/심리/사회 카테고리에 이 포스팅을 적는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의 역사적인 사실과 사건에 대한 집중적인 설명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인간상' 이라는 초점에 맞춰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째서 악인들은 죽기전까지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고 진정한 어른들은 고통속에 살다 단명하는 것일까. 이 영화가 내게 던져 준 가장 첫번째 아이러니한 의문은 바로 그것이었다. 아마도 나 뿐만이 아니라 관람한 모든 관객들이 그런 탄식을 했으리라. 역시나 이번에도 느낀 불변의 진실은 인간의 타락과 범죄는 매우 쉽고 빠르게 일어나지만 정직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심지어 타락한 인간들을 상대로 꿋꿋하게 정직함을 지켜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https://fancysailor.tistory.com/365
전에 내가 블로그에 '니체의 선물'이라는 게시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그 게시글의 내용이 문득 생각난다. 인간은 원래 그러하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지금까지 생존해 올 수 있었다 라는 것.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인간이 어쩌면 돌연변이 일 수도 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타락은 인간의 본능이고 누군가를 해하고 꾀하는 것도 결국 근본적인 생존의 본능과 전략이라는 얘기였는데 그 사상은 내게 꽤나 큰 신선한 충격감을 전해줬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본능을 거부하고 참된 어른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야 말고 성숙한 고지능자에 가까운 인간형이 아니겠는가. 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었다. 그것이 본능이기에, (말하자면 성악설이라 불릴수 있는) 그렇게 살아가도 괜찮습니다. 라는 얘기는 적어도 아닐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고지능자, 현명한자, 성숙한자가 되는것이 당연히 타락하고 교양 떨어지며 치졸하기 그지없는 인간이 되버리는 것보다 당연히 어려운게 마땅하다. 물론 타고나는 성품의 차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인간은 후천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누구나 인생의 기로해서 나쁜선택과 좋은선택 사이에서 고민을 해봤을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타락하고 치졸한 인간이라는 것은 약간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좀 더 적정한 예시로 들어 보자면 '포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성숙한 자가 되는 것 보다 그냥 포기해버리는 것. 후자가 훨씬 간단하고 쉽고 빠르다. 그렇기에 소신을 지키고 정직한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진정한 참 어른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참 어른들은 언제나 그렇듯 치졸한 무리들로부터 늘 공격받기 일쑤다. 그들이 그렇게 정직하게 그 자체로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게끔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것이 질투인지 뭔지 정확히 잘 알수 없지만 질투심과 더불어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과 정 반대인 누군가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가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런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가지고는 있지만 절대 쉽게 넘어오지 않는 그들에 대한 어떤 분노와 열등감이지 않을까. 쉽게 말하면 자신과 다르게 반듯하고 우월한 멋진 누군가를 보면서 이유없이 증오하고 괴롭히고 싶은 수작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도 '전두광'이라는 캐릭터가 '이태신'에게 슬쩍 자신과 같은 배를 탈 의향이 있는지를 떠보는 장면이 나온다. 즉 "같은 편 만들기"를 시도 해 보지만 역시나 이태신에게는 어림도 없는 제안이었고 "육군은 모두가 같은 편입니다."라는 말만 돌아 올 뿐이었다. 이 장면에서 전두광의 표정을 보면 자신과 완전히 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그 이질감, 혐오감, 분노 등등 이런 모든 감정들이 섞인 묘한 표정을 짓는걸 확인할 수 있다.
어쨌든 이 영화는 모두가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이므로, 언급하자면 슬프게도 악의 무리가 승리하는 이야기다. 흔히 영화 드라마에서 정의가 승리하는 해피엔딩들을 자주 보지만 이 역사적 사실은 너무나 마음 아프게도 정의가 악의 무리를 소탕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악한 인간이 권력을 쥐거나 어떤 집단의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 중 하나인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스트가 사회의 우두머리 집단에 많이 분포해 있다는 심리학적인 분석이 꽤나 설득력이 있는 부분이다. 그들의 두드러진 특징들을 정리해보자면 아마도 아래와 같지 않을까.
1. 이타심 결여 (이기주의) 2. 목표를 향해 물불 가리지 않는 무모함과 추진력 (목표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나쁜행동 일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3.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결여
4. 현저히 떨어지는 도덕성과 죄책감에 대한 감각
5. 근본없는 자신감 혹은 자기도취 (즉 자기객관화 어려움)
일단 기본적으로 그들은 이타심이 없으므로 본인이 얻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일단 인간으로써 이타심과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많은 것들을 동시에 고려하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누군가가 피해를 보지는 않을지, 나의 행동과 결정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객관화를 수시로 시도하지만 반대로 악인들은 그런 의의를 따지지도 않을 뿐더러 애시당초 목표 설정 자체에도 결이 다르다. 흔히 인간이 누리고자 하는 소유욕, 권력욕, 물욕 등등 모든 쾌락에 대한 욕구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뿐 자신의 행동과 결정이, 그리고 자신의 목표가 어떤 의의가 있고 어떤 이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 사회에 어떤것을 이바지 할 수 있는지 등등 이타적인 목표 설정은 조금도 없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저 내게 도움이 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조금 설득하면 넘어올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그렇게 자기편이 될 수 있는 사람들로 조직을 구성할 뿐. 우스운것은 그렇게 하고나서도 그런 악인들의 조직은 늘 내부 갈등이 일어나기 일쑤라는 거다. (그들끼리도 서로 언제 등쳐먹을지 모르는 얄팍한 관계와 의리). 애초에 그들이 형성하는 인간관계라는것이 그저 힘의 서열과 정치질 그 뿐이니 말이다.
어느 세상이든 선과 악은 늘 공존하고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도 완벽한 선, 완벽한 악은 없다. 모든 인간은 내면에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성숙하고 참된 어른이란것은 결국 어떠한 현혹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팍팍해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점점 더 많은 '포기현상'이 나타날것이다. 아까 말했듯 성숙하고 참된 어른이 되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 길은 꽤나 많은 노력과 인내심과 성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악인은 아니더라도 그냥 평범한 자로 살아가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과 악 중간에 있는 평범한 대중들이다. 힘의 방향에 따라 충분히 어느쪽으로든 설득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사회가 팍팍할 수록 더욱 더 범죄나 혐오, 사기가 판을 치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결국 자기자제력을 잃어버리고 악인이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 팍팍한 사회는 우리를 더욱 이기적으로 만들고, 더욱 더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기 때문에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물불 가릴 처지가 되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라면 결국 이타심, 양심, 도덕 이런것들을 죄다 벗어던지고 당장의 '나의 이익'에만 불을 켜게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을 옹호하고자 하는것은 절대 아니다. 어찌됐건 범죄는 범죄이고 악인은 악인이므로 모든 나쁜 행위들에 그 어떤 이유와 합리화도 적용될 수 없다. 단지, 팍팍한 사회는 내가 아까 말한 선과 악의 그 중간에 있는 대중들을 좀 더 악으로 몰아가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세상이 어떤 모습이든지간에 나 자신은 절제력을 잃지 않는 '선'에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하지만 그만큼 싸워나가야 할 적대적인 세력이 늘 도처에 깔려있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쉽지않은 일이다. 적대적인 세력이라는것이 이 영화에서 처럼 뭐 대단한 적군을 뜻하는게 아니라, 이것은 그냥 우리의 일상을 말하는 것이다. 가족, 친구, 직장 이 모든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쉽게 내게 적대적인 사람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그런 외부 환경으로부터 나쁜 영향력을 받지 않고 건강한 마인드셋을 한다는 것이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속에서는 정말로 더 쉽지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악인이 될 것인가? 그렇게 쉽게 나 자신을 놓아버리고 형편없는 수준의 인간이 될 것인가? 라고 물음을 던졌을 때 뭐라고 대답하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자기통제력을 잃지 않고 타인을 공감하면서 살아가다보면 훨씬 아름답고 큰 세상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니, 이타심 따위도 너무 거창하다면 그냥 어찌됐건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마인드셋은 "남에게 피해주지말자"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다소 충격적인 영상을 접했다. 평소에 '길연구소'님 유튜브를 가끔 보는 편인데 약간 MBTI 과몰입러 이기도하고 여러모로 심리쪽으로 많은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시는 것 같아서 평소 구독하는 채널 중의 하나이다. 근데 '니체의 선물'이라고 올라온 이 영상은 이 이 포스팅의 제목처럼 '진실'이 너무도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영상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내게는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보통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인데, 그 사람들은 되려 대체 이제와서 이게 왜 놀라워?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진실'과 '솔직함'에 굉장히 예민하고 그것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상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나 같지 않다." 라는 진실을 어서 깨달아야 한다.
'진실'과 '솔직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관계에서든 또는 어떤 상황에서든 무엇이 맞고 틀린가?에 대한 추구이면서 이것은 어쩌면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행동일 수도 있다. 즉 진정성, 무엇이 진짜인가를 찾아 헤매고 갈구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물론 관계에서 '솔직함'과 '진실성'이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진실 추구를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이상으로 즉,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진실을 쫓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려는 당신이 사실은 '별종'인 것이다. 라고 말한다면 아마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즉 쉽게 말해서 이 영상에서 말하는 인간의 생존 본능은 진실 추구 따위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남을 속이는 행위에 더 가깝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단순 성선설, 성악설 같은 것을 말한다기 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두뇌는 생존을 위해서 각자의 '전략'을 꾸려 살아가고 그것은 다른말로 트릭이라고도 하지만 결국 '속이기' 행위 인 것이다. 즉 생존은 = 속임수. 전략이라는 그럴싸한 말을 다른 말로 하면 곧 속임수인 것이다. 스포츠로 얘기하면 가장 이해가 쉽다. 가끔 최하위 팀이 최상위 팀을 꺾고 우승해버린다던가, 어떤 반전을 뒤집는 경기들을 보면 바로 여기서 말하는 '트릭', '전략'이 제대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축구든 복싱이든 마찬가지로 내가 이렇게 공격 할 것 '처럼' 해놓고 사실 다른 방식으로 교묘하게 상대를 속여서 득점을 따내고 이런 모든 것들이 이기기 위한 속임수이며 전략이고 그것은 반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당연히 인간사회에도 적용되며, 이것은 가족관계든 친구든 연인이든 할 것 없이 그냥 생존 본능으로써 우리는 상대를 속이고, 그럼으로써 나를 이 사회안의 인간 생태계에서 더 '생존'에 유리한 위치에 자신을 놓으려는 행위들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흔이 NT들에게 또는 TJ들에게는 꽤 충격적인 사실로 다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엇보다도 '진실'과 '팩트'가 무엇인가에 굉장히 집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상황을 예로들어, 사람들은 누군가 내게 거짓말을 했을 때 대부분 불쾌감을 느낀다. 근데 자세히 살펴보면 '진실되지 않음'에 대한 불쾌감도 물론 있겠지만 사실 그 보다는 그 거짓으로 인해 내가 볼 '피해'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진실되지 않은 사실이 내게 전혀 불쾌감을 주지 않고 되려 이득을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아마 그 '거짓'을 별로 신경쓰지도, 불쾌감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놀랍지 않은가? 심지어 설사 '진실'이라고 할 지라도 그것이 내게 불쾌감을 가져다 준다면? 또는 해가 된다면 오히려 사람들은 그것에 적대적이게 된다. 이게 인간인 것이다. 이것은 단순 인간성 따위를 논하는 이야기라기 보다, 그냥 인간의 두뇌가 애초에 진실 추구를 하기 위해 여지껏 발달되온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이며 우리는 '속이기'와 같은 전략을 머릿속으로 잘 꾸려왔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아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뇌는 바로 그런 것들을 잘 하기 위해서 발달되어 온 것이다.
"인간의 지성은 처음부터 이런 짓(속임수)을 하기 위한 것이고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진리 탐구용이 아니다. 인간의 생각은 본디 진실을 탐구하기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원래는 다른 이유, 즉 천적이나 포식자를 속인다던가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해 생겨난 것인데 그런 실질적인 목적에는 관심도 없고 엉뚱하게도 나의 궁금증, 진실을 추구하고 그것을 해소하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즉 결국 '변종'이라는 것이다. "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여기서 말하는 인간 두뇌의 실질적인 원래 목적, 천적이나 포식자를 속여서 내가 생존하기 위한 것에 대한 고민, 몰두보다 나의 궁금증 해소, 진실 추구 따위에 많은 생각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혹시 나 자신인 것 같다면... 바로 당신이 변종인간이다. 아마도 나와 같은 많은 NT인들은 이 사실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인간 세상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며 모든것들이 갑자기 의심스러우며 죄다 회색빛처럼 보일 수도 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진실을 쫓고자 하는 당신들은 사실은 굉장히 '별종'에 가깝고, 남을 속이고 속임 당하고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삶을 살아가는 저 인간들이 실질적으로 본래의 뇌의 역할과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들을 하며 사아가는 정상적 인간들이라는 사실이 아주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신도 당장 당신의 보다 나은 생존을 위해서 얼른 남을 속이고 기만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따위의 말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과한 행위는 결국 범죄가 되고 그런 범죄들이 사실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라는 이유로 그것을 '맞다'라고 부추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속이고 속임을 당하는 일상적인 미묘한 행위들은 사실 인간의 생존 본능에 기반한다 라는 팩트 자체를 전달하려는 것 뿐인것이다. 그래서 이 일상적인 '속이기' 행위를 잘 하는 사람들은 이토록 '진실'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보면 종종 '순진하다'라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마침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솔직함'과 '진실'추구가 굉장히 큰 가치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속이고 기만하는 사람들을 보면 굉장히 수준이 떨어지는, 질 낮은 인간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은, 속고 속이는 이 혼잡하고 번잡한 세상에 니체가 던지는 말이 뭘까. 어차피 너네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할 것이고 인간의 두뇌는 본디 속이고 기만하기 위함이므로 인간 혐오를 느끼며 살아가라. 같은 극단적인 이야기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니체야 말로 '진실'과 '진리'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파고들고자 하는 인간 중에 하나였겠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이 하찮은 '언어'라는 도구로는 그것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도달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즉 언어로써 우리는 '진실'이라는 단어를 말하고 표현하지만 사람마다 진실의 정도는 차이가 있었고, 누군가는 자신의 입장에서 꽤나 진실됐다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다른 누구가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결국 언어로써는 그것들을 설명하는데 큰 한계를 가진다. 즉 무엇이 옳고 그르다에 대해서 명명백백하게 몰두하기 보다 그냥 그런 삶의 모순을 인지하고 살아감 자체에 매 순간의 소중함과 기적을 느껴라는 것이 어쩌면은 니체가 건네는 얘기일 지도 모른다. 과연 이 엄청난 통달을, 뼛속깊은 NT인 나로써 어떻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도 절대 쉽지않은 부분이겠지만 그렇게 삶과 인간의 생긴 그대로의 모습을, 그게 매우 진실되지 못하고 부정한 것들이 섞여있다 할 지라도 그 모양 그대로를 두루 보며 살아가는 방법 자체를 알 필요가 있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어쨌거나 인간은 지능적인 동물이고, 특히 인성과 인격은 그 인간의 깊은 본연의 품격을 드러내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역시도 지능에 해당된다고 본다) 전혀 도덕적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남을 이용하며 속이는 행위를 그야말로 남발하는 사람들은 그 천성 자체가 매우 미천한 부류라고 본다. 타고난 사기꾼은 잔머리 굴리는 능력과 낮은 도덕성, 그리고 상대를 혼란에 빠뜨릴 화려한 말발과 연기력, 최소 이 몇가지 조합이면 완벽하게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성숙한 인간이라면, 니체가 아무리 그러한 어리석은 인간의 행동들이 인간의 생존본능에 의한, 원래 두뇌 발달의 목적에 부합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건강하고 성숙한 나 자신을 원한다면 '생존' 목적이랍시고 그런 부정적인 행위들을 의도적으로 행하는 저급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성숙한 고지능의 인간들이 해야될 것은, 도처에 널리고 널린 어리석은 사람들, 언제나 기회를 엿보고 상대를 공격하고 기만할 준비태세를 취하고 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게 주의를 경계하고 조심해야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