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Fancy_sailor 입니다. 늘 1인칭으로 서술하며 조용히 글을 써오던 제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여러분들께 존댓말로 공지 아닌 공지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자기개발이라는 소소한 명분으로 운영해오던 제 블로그는 사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저의 개인적인 감상과 리뷰글을 작성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연찮게도 방문자 유입이 최초로 터졌던 게시글은 "부당해고 신고하는 방법"과 "BDSM"테스트라는, 제가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던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게시글들을 통하여 블로그 방문자수가 폭등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다를바 없는 상황으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최근 지인들과 소소하게 '미술전시비평그룹'을 만들어 타 사이트 블로그에서 글을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똑같은 내용을 두개의 포털에 동시에 글을 게재 할 수가 없기때문에 (블로그 저품질의 요인) 때에 따라 어떤 글은 티스토리에, 또 어떤 글은 타 사이트 블로그에 따로 포스팅이 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 도서나 영화 리뷰 또는 인간관계나 심리에 관한 저의 개인적인 수필글 정도는 이곳에 계속 꾸준히 작성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소에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여러 예술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들을 기록하면서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블로깅을 하는 습관을 키워오면서 느낀것은 은밀하고 조용하게 일기장 처럼, 마치 나만 보는 메모장 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그 자체로 매력있고 가치가 있지만 좀 더 읽는이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내 글이 공식적으로 하나의 칼럼화가 될수록 더욱 전보다 깔끔하고 진정성이 담긴 문장이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블로그가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서 매우 다른 부분이지만 (상업적인 컨텐츠와 비상업적인 컨텐츠의 차이) 앞으로도 그런 부분들을 염두하며 좀 더 나은 글을 진지하게 써보려는 노력을 시도해 볼 것입니다. 이곳은 꾸준히 혼자서 조용하고도 묵묵하게 작성해오던 아주 개인적인 저의 블로그이지만 혹시라도 한번씩 제 블로그를 방문하여 조용히 눈팅해주셨던 분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여 나름의 공지글을 작성하여 올려봅니다.
타 사이트 블로그에 포스팅 되는 저의 미술 전시 관련 비평글이 궁금하시거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 주소로 방문하여 감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술비평그룹 '허구의세계'의 에디터 <팬시>라는 이름으로 작성되는 저의 글들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내용은 개인의 순수한 목적과 의도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어떠한 홍보나 그 외 영리적인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며, 창조성 이라는 에너지의 근원과 더 나은 창작, 또는 삶의 질 향상 추구를 위한 작가님의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적 고찰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인터뷰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인터뷰어인 '나'가 삶의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어보고자 진행한 지극이 개인적이고 사소한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 전달합니다.
나 -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questionmarker_art - 네, 저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중이고 페인터 겸 비디오 아티스트 퀘스천마커입니다.
나 - 미국에서 활동하시는데 어떤 계기로 미국을 가시게 됐는지, 그리고 그림을 그리시게 된 계기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questionmarker_art - 원래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적부터 꿈이 교수였는데 대학교 교수님들께서 샌프란시스코 Academy of art university 출신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정말 좋은 대학이라고 추천을 해주셔서 샌프란시스코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림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어느순간 좀 우울증 같은게 왔었어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많이 느꼈고, 주변 친구들도 다 한국에 가고 그러다보니 혼자 뭔가 우울증을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화방에 가서 재료를 사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나 - 아하 약간 어느정도 유학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서포팅을 받으셨었나요?
@questionmarker_art - 처음 한학기 정도는 서포팅 받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다 제가 해결해서 학업을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 전공을 하다가 유럽 친구들이 너무 잘한다는 걸 깨닫고 디자인 전공으로 다시 바꿨었어요. 그림 작업을 시작한 건 얼마안됐고 3년정도? 신인입니다.
나 - 아아 그러시군요
@questionmarker_art - 네, 제가 미국에서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회사 디자인팀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뭔가 컴퓨터로 계속 아트를 작업하는게 싫었어요.
나 - 그럼 현재는 완전히 전업 작가로 활동중이신건가요?
@questionmarker_art - 아뇨 저는 전업작가는 사실 아닙니다.
나 - 아 그렇군요 다른 일을 하시면서 그림을 작업하신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questionmarker_art - 네 맞습니다 ^^
나 - 네네 그림에 대해서 얘기를 한번 나눠보려고 해요, 요즘 인스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그림보면 일명 ‘바스키아’풍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낙서 느낌 페인팅을 정말 많이 접할 수 있거든요 그런 많은 비슷한 화풍들 사이에서도 작가님 그림이 차별되는 부분이 있다면 혹시 어떤거라고 생각하실까요?
@questionmarker_art - 저도 사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는데 저는 일기 쓰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예전에 우리 초등학교 때 그림일기 쓰듯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거기에 살짝 추상적인 느낌을 내듯 작업하고 있어요. 추상이면서 구상인, 조금 애매한 경계를 가지고 작업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낙서 그림과는 조금 차별화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 - 아아 맞아요 저가 작가님 그림을 봤을 때 한 캔버스 안에 여러 낙서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questionmarker_art -네 맞습니다 ㅎㅎ
나 - 처음부터 구상을 어느정도 하시는건지 아니면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그리면서 완성하시나요?
@questionmarker_art -처음에 주제를 오랜시간 공들여서 생각을 하구요, 그리고 키워드를 적어봅니다. 예를들어 과일은 맛있다. 하면서 사과, 수박, 노란참외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스케치는 따로 하지 않아요.
나 - 아 완전히 처음부터 바로 페인팅을 하시는군요
@questionmarker_art -그냥 즉석에서 바로바로 생각나는 것들을 그립니다.
나 - 와 멋진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스케치를 하다보면 거기에 생각이 갇혀서 더 이상 발전이 안되더라고요
나 - 맞아요 약간 추상화적인 느낌을 낸다면 더욱 더 직감적인 센스가 필요한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네 맞습니다.
나 - 추상이라는거 자체가 구상적으로 계획하는 그림이 아니니, 즉흥적으로 그리신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 대신 주제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고민하는 편이시고..
@questionmarker_art -네네 본질적인거를 좀 오래 고민하는 편이에요
나 - 주제가 보통 ‘어른’ 이라고 하셨는데 작품 안에 그려지는 글귀들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그림으로써 존재하는 문자인가요?
@questionmarker_art - 그림의 글 같은 경우는 다른 오브젝트와 마찬가지로 글도 그림처럼 표현하는 겁니다. 당연히 그 주제에 맞게 글을 그림처럼 그리는거구요, 그래서 제 작품 보시면 글이 다 삐뚤삐뚤 길게 짧게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의미는 그림에 관련된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과 그림이 있고, 사과라고 쓰는 것 처럼요. 제 개인적으로는 그림이랑 글이 같이 있는게 굉장히 이뻐보이더라구요.
나 - 네네 저도 그림과 문자가 조합된 작품들 되게 좋아하는 편이에요 텍스처들도 강하고 그런 느낌들이 좋더라구요. 근데 ‘어른’을 주제로 많이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questionmarker_art -주제, 오브젝트, 글, 텍스처에 신경을 많이 써요. 음,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영원한 것은 없고 이별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룰때가 있었구요, 아픈 사랑에 대한 주제, 사람들의 구속 등등 제가 겪었던 그런 주제를 가지고 많이 그리는 것 같아요.
나 - 아아 주로 작품의 영감의 원천이 이별과 같은 슬픈 주제로부터 많이 받으시나봐요. 영원한 것은 없고... 이말은 정말 언제나 영감을 주는 말인 것 같아요.
@questionmarker_art - 슬픈 주제가 좀 그림이 잘 그려지더라구요.
나 - 거의 경험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작업하시나봐요 사람들의 구속(?)은 정확히 어떤걸 말하는 걸까요?
@questionmarker_art- 아아 이거는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써의 구속을 말하는 건데요, 저는 제가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제가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경력있는 사람이 이런 저런 충고를 해주는게 저는 마치 구속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그림이 수학처럼 정답이 있는 것 처럼요. 그런 말들, 조언들이 저에게 굉장한 구속이 됐었어요. 그림은 사실 정답이 없는데요...
나 - 아 그럴거 같애요 뭔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조언이 아니라, 그림 그리는 부분에 있어서 누군가의 코칭을 받는다는게 뭐 받아들이기 나름일수도 있는데 확실히 정답은 없는거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나를 좀 내버려둬라, 사람들의 구속은 나를 마리오네트로 만들어버렸다. 마치 그 사람들이 조종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 라는 의미로 미키하시 유튜브를 보시면 그런 장면들도 많이 나와요.
나 - 아아 저 그 영상 본거같애요! 보통 그런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조언하는게 어떤 식이던가요?
@questionmarker_art - 색을 이렇게 써야된다, 그림의 깊이가 어쩌고 저쩌고, 여기서 이거는 좀 더 크게 그려야된다, 여러 가지가 많았어요.
나 - 아 굉장히 디테일한 지적들이었네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결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런 조언들을 받아 들이지 않은게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questionmarker_art - 네 물론입니다. 근데 사실 뭐 제가 재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라는 부분 때문에 그 분들이 욕심을 내서 제게 조언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미술전공자가 갖고 있지 않는 그 1%를 제가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나 - 근데 나보다 경력이 있고, 잘나가는 아티스트가 내 작품에 대해서 그런 얘기들을 하면 보통은 좀 귀기울여 들으려고 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려고 많이 생각할텐데 혹시 그 아티스트분에 대한 리스펙이 부족했던건 아닐까요?
@questionmarker_art - 리스펙은 하는데, 본인 스타일은 본인 스타일로 하고 저는 제 스타일로 하고 싶은데 본인 스타일로 제 그림을 바꾸려고 한게 구속으로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모든 아티스트분들 다 존경합니다 정말루.
나 - 네, 근데 슬프고 우울한 주제로써 주로 영감을 얻다보면 좀 심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나요? 사실 많은 아티스트분들이 ‘우울’ 이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창작욕구를 흔히 느끼는 건 맞지만 그 밸런스도 잘 조절해야되는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아 그러한 주제를 그림으로 풀어내다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 슬프거나 우울한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릴 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그린 그림과 영상을 표현할 때 거기서 오는 쾌감이 좀 있어요. 아 나도 저런 경험이 있는데, 라고 하면서 공감해주시는 분들을 통해서 얻는 위로도 굉장히 커요.
나 - 아하, 근데 만족스러운 결과로 작품이 나왔을때는 확실히 슽츠레스가 풀릴 것 같긴한데, 혹시 좀 결과물이 불만족스러웠다거나 그러신적은 없나요?
@questionmarker_art - 그러면 저는 바로 그림 버립니다. 주저없이 그림을 덮거나 버리거나 해버립니다.
나 - 그래도 습작의 느낌으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냥 폐기해버리시는군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제가 봤을 때 가장 완벽한것만 공개합니다. 항상
나 - 그렇군요 만족스러울때까지 계속 그리시는 건가요
@questionmarker_art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 그리고 나서도 별로 제가 마음에 안들면 그냥 폐기하거나 화이트로 덮어버립니다.
나 - 그렇군요... 피드에 올리신 것 보니까 꼭 성공해서 한국오겠다 라고 올리신 걸 봤었는데요, 작가로써 성공한다는게 결국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현재 본인은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questionmarker_art - 저는 아까 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전업작가는 아닙니다. 아티스트죠. 저는 지금 마케팅 디렉터 이면서 미키하시라는 회사의 공동대표 이면서, 비디오 디렉터인데요, 작가로써는 아직 사실 신입입니다 작가로써 좀 더 많은 전시를 해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업가로써도 어느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할 때, 제가 생각하는 선에서 성공했다 라는 만족감이 들면 그게 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 사실 성공이라는 뚜렷한 마침표를 찍기가 참 애매한 것 같아요. 사업가이자 아티스트 멋지네요, 안그래도 미키하시라는 크루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거든요
@questionmarker_art - 처음에는 단순히 유튜버를 하고싶었어요 푸드페인터 분과 제가 지인관계인데 그분께 독일가서 여행하면서 유튜브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영상 할 줄 아는 능력을 알아보시고 같이 유튜브 하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나 - 아하
@questionmarker_art - 둘이서 처음에는 그냥 브이로그처럼 작업하는 영상 위주로 올릴려고 했는데 여러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미키하시가 되었습니다. 마치 아티스트 크루가 된 것 처럼요.
나 - 아아, 그렇군요 자연스럽게 창작하는 지인들이 모여서 회사가 된거네요, 요즘은 정말 플랫폼들이 많아서 작가분들이 인스타든, 유튜브든 다양하게 모두 활용하시는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맞아요 아티스트는 자기를 브랜딩 하는 것도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림만 잘 그리면 끝난다 라는 생각은 너무 옛말이고 지금은 자기를 브랜딩화 하고 어떻게 해야 잘 팔리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나 - 그렇게 보면 sns라는 플랫폼이 작가들이 활동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데, 그만큼 진입장벽도 낮아서 누구나 예술을 하기도하고 뭐 그게 물론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그로를 잘 끌어서 그럴싸하게 포장해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애요. 근데 그것도 결국 브랜딩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되네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근데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아서 누구나 다 예술을 해서 오히려 더 멋진 작가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진짜는 계속 예술 활동을 하겠죠
나 - 네 시작이 어찌됐든 끝까지 존버하면 결국 그 사람은 찐이 되는 거겠죠?
@questionmarker_art - 네 진짜는 꾸준히 성실히 자신의 신념과 컨셉을 가지고 하시더라구요 누구나 태어날 때는 다 예술가죠
나 - 그렇게 생각해보면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고 그렇게 꾸준히 스스로 브랜딩 한다면 어느순간 가짜였던 것이 진짜가 될 수도 있는거고 하지만 꾸준히 한다는거 자체가 사실은 결국 진심인거기에..
@questionmarker_art - 지금도 예술을 하고있냐 안하냐의 차이죠
나 - 그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네요, 그 뭐랄까 지속되는 영감, 에너지를 저도 매우 귀중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questionmarker_art - 아기 때 어릴 때 그림 안그려본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누구나 태어날때는 다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지금도 그 행위를 하고있냐,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예술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냐의 차이죠
나 - 굉장히 작가분들로부터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맞아요 결국은 실행하는 사람이 진정성이 있는거죠
@questionmarker_art - 제 주변에도 말로만 예술한다 예술한다 하는 사람 너무 많은데, 진정성있게 자신의 작업에 몰두해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나 - 아무리 잠재된 재능이 있어도 본인이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잠재된 재능이 있지만 활동하지 않는 자 vs 잠재력은 부족하지만 그냥 실행하는 사람 비교해보면 결국 실행 하는사람이 위너가 되는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옛날에는 가짜인데 진짜인 척 하는 사람들을 욕하고 그랬는데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진짜든 가짜든 그냥 다 필요없고 꾸준히 실행하는 사람이 결국 ‘진짜’가 되는거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라고요. 저 자신이 예술가이든 아니든 그냥 뭐든지 하는데 있어서 저도 반성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맞습니다. 예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냥 멋있어 보이니까 나도 해볼까? 하면서 시작했다가 막상 작업은 하지않고 근데 어디가면 나는 아티스트다 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짜인 사람들도 욕먹는거죠
나 - 음 그렇군요 작업량이 꼭 아티스트들의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나 진심이냐는 반영하는거니까, 결국은 작업을 많이 하는게 진심인거라고 봐요.
@questionmarker_art - 댄서는 춤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고, 가수는 노래도 그 감정을 표현하고, 페인터는 그림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는건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건 되게 고귀하고 순결한 행위인데 이거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나 - 절대 쉽지않죠 정말로 많은 열정과 고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아까 그 미키하시 크루 얘기로 돌아와서 미키하시는 누가 들어도 일본어 같은 느낌인데 어떻게 미키하시로 짓게 되셨어요?
@questionmarker_art - 총 4명의 설립자들의 중간 이름의 받침을 뺀 글자들을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나 - 아하 그렇게 만들어진거군요
@questionmarker_art - 일본어 같다는 얘긴 많은데 순수하게 그냥 이름들입니다 :)
나 - 네네 어감이 어쩌다보니 딱 일본어 같애요, 크루에 소속되서 활동하시는거랑 개인으로 활동하는게 차이가 좀 큰가요 어떤가요?
@questionmarker_art - 확실히 크루 소속으로 하면 좋죠 어느정도 서포트도 많이 받고 나와 같은 열정있는 사람들이 서로 손내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다보니 힘이 많이 납니다.
나 - 음 맞아요 그럴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젓가락이 하나는 서 있을 수 없고 같이 있으면 서 있을 수 있듯이 같이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나 - 창작이란거 자체가 고독한 작업인데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면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클것같애요. 멋져요!
@questionmarker_art - 저는 그래서 많이 추천해드립니다. 미키하시에도 많이 지원해주세요.
나 - 앞으로의 이상향과 꿈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questionmarker_art - 미국에서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 미키하시로써 그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거구요, 퀘스천마커로써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일단은 제 이름을 많이 알리고 전시를 많이 하는게 지금 제가 해야 될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서는 유럽에서나 한국에서도 전시를 하고 퀘스천마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작가인지 보여주는게 저의 앞으로의 꿈입니다. 사업가로써 퀘스천마커는 사람들을 잘 지켜주고 안정화되게끔 열심히 일하는거겠죠?
나 - 와아아 진심으로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랄게요!
@questionmarker_art - 아 근데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아직 제대로 전시를 안해봐가지구요 11월이나 내년 3월 쯤부터 본격적으로 이제 전시를 해볼까 하고있어요.
나 - 멋지네요, 그리고 보니까 미국 잡지에 소개되신 적 있던데 잡지사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거에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권유를 먼저 받았죠 디엠으로 연락오거나 아니면 이메일로 연락 오더라구요. 지금도 연락 많이 오긴해요. 근데 아직 정식 데뷔를 한 건 아니라서 작가라고 말하긴 그렇고 아티스트 라고 해야될 것 같아요.
나 - 작가가 곧 아티스트죠, 일단 내가 그린 그림을 팔 수 있으면 작가라고 봅니다.
@questionmarker_art - 그림은 이상하게 잘 팔리는 편인거같애요, 미국은 솔직히 상관이 없는데 한국은 경력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한국에서는 뭘 하기가 약간 꺼려져요. 보수적인 분위기가 많아서요. 그리서 사람들이 미국미국, 유럽유럽 말 하는거라고 보거든요. 경력 상관없이 진짜 그림 실력으로만 판단하고 실제로 판매되고 하다보니 아티스트들이 사실 제일 하고싶은 무대가 여기라고 봐요.
나 - 그렇군요
@questionmarker_art - 현재 제가 미국에 있다보니 한국에서 전시하는게 쉽지가 않은데 내년에는 아트페어 나갈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 미국 아트페어요?
@questionmarker_art - 아니 한국이요, 미국도 내년에 나갈거지만 한국에도 생각하고 있고 일단은 미국에서 이름 좀 많이 날려놓고 한국가서 멋있게 보여주고 싶어요. 예술도 자기 브랜딩이나 마케팅만 잘하면 돈 잘 벌어요. 근데 그 능력을 가진 작가들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저도 미키하시 크루를 하면서 작가분들 많이 만나는데, 좀 안타깝다고 느껴지는 작가분들도 더러 있어요. 그림도 되게 좋고 다 좋은데 말 그대로 그림만 그리다보니, 저 사람이 저기서 조금만 더 자기 브랜딩 능력을 갖췄으면 훨씬 더 유명해 질텐데 싶은 그런 아쉬운 작가들이 많죠.
나 - 자기 브랜딩 능력도 약간의 타고난 감각? 사회적인 감각인거 같애요, 소셜한 사람들은 그렇게 소통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 같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약간 은둔고수 느낌처럼 묵묵히 그림 그리는거구요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런 고수들을 발굴해내고 키우는게 미키하시 크루가 하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 - 어쩌면 좀 요즘 세상은 이런 플랫폼들을 뻔뻔하게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득을 많이 얻어가는 추세라는 생각이 들긴해요.
@questionmarker_art - 네 물론 꼭 정답은 아니지만 그런것들을 잘 하면 빨리 이슈화되고 하더라구요, 작가는 정말 이슈가 중요하거든요.
나 - 그렇군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정말 중요한 경로인것 같아요. 가짜가 진짜가 된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사실 어떻게 보면 브랜딩의 다른말은 자기 포장? 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걸 잘 하는사람들을 옛날에는 사짜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냥 그렇게 존버해서 성공하면 그게 진짜가 되는 세상이더라구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행동하지 않는 진짜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가짜가 결국 진짜가 되는, 그리고 움직이고 행동한단게 결국 진정성이니까 그게 진짜가 아니다. 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희안한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많이 해요. 자아분열 올거같네요ㅎㅎ
@questionmarker_art - 아 저는 이게 처음부터 가짜, 진짜 이런 개념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이 사람은 좀 가짜였구나. 진짜였구나. 라고 보는 편이에요. 진짜 가짜 라고 말하기도 좀 그런게, 게으르게 작업했던 사람이 어느날 정신 차리고 진짜 아티스트로 성장할수도 있는거니까요
나 - 그쵸 끝난게 아니니까... '나' 라는 원석을 잘 다듬는 사람이 요즘 사회의 최고 능력자 같아요. 그런 스킬을 어떻게 키워야 되는걸까 이런 생각이 많아요. 그런 스킬을 키우는 마음가짐, 노력은 뭘까.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은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근데 누구는 주목받고 누구는 주목받지 못하고의 차이가 분명히 있는데 그게 저는 브랜딩의 차이라고 결국 생각합니다. 아니면 자기를 꺼집어 낼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였거나.
나 - 그렇게 보면 브랜딩 감각이 요즘은 성공의 필수 요소 같네요.
@questionmarker_art - 네 좀 많은 작가들이 다양하게 작업하면서 이슈메이커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작가들로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고싶구요.
나 - 미국에는 예술 관련 학력과 상관없이 활동하는 작가분들이 많나요 ?
@questionmarker_art - 그런 작가분들 매우 많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도 미술을 한번도 배운적도 없이 그냥 그림을 시작하신 분도 계시구요, 정말 본인이 스스로 커뮤니티도 많이 다니고 작업량도 많고 아트에 진심이신 작가분들을 운좋게 제 주변에서 많이 보게되서 저한테는 정말 많은 자극이 되요.
나 - 아무래도 엘리트 코스 밟으신 분들보다도 순수하게 시작해서 활동하는 작가분들이 서사가 좀 더 멋지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런 분들이 처음에는 좀 그림이 별로다, 아니다 수준 떨어진다 라는 식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데 그게 결국 자기 색이 되버리면 정말 무서운 겁니다.
나 - 그렇군요, 아무쪼록 좋은 얘기들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긴 시간동안 인터뷰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ㅎㅎ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본 내용은 개인의 순수한 목적과 의도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어떠한 홍보나 그 외 영리적인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며, 창조성 이라는 에너지의 근원과 더 나은 창작, 또는 삶의 질 향상 추구를 위한 작가님의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적 고찰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인터뷰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인터뷰어인 '나'가 삶의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어보고자 진행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 전달합니다.
나 - 이야기를 나눠봐도 괜찮을까요?
@coloured_sentence - 좋아요!
나 - 일단 개인적으로 순수한 목적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coloured_sentence - 인터뷰 하는 건 처음이라 되게 설레면서 재밌네요!!
나 - 말하자면 인터뷰이긴 한데 그냥 재미있는 대화 정도로 생각해주셔도 될거같아요!
@coloured_sentence - 좋습니다!!
나 - 일단 작가님 소개를 간단하게 한번 해주실 수 있을까요
@coloured_sentence - 누군가에게 제 자신을 소개할 기회가 생기면 항상 하는 말인데, 저는 그냥 글 쓰는 사람입니다.
나 - 아하, 간단 명료한 설명이네요ㅎㅎ
@coloured_sentence - 어떤 행위로 스스로를 설명하기가 상당히 추상적이긴 하지만, 정말 그런걸요 :)
나 - 맞아요, 글을 어떤 계기로 어떻게 쓰시게 됐는지 궁금해요
@coloured_sentence -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2019년 1월 쯤이었어요.
나 - 처음 작가님을 알게된게 티스토리 블로그였지 싶어요.
@coloured_sentence - 원래 아르바이트는 학기중에는 안하고 여름 방학때 몰아서 했는데, 그러면 겨울 방학은 수입이 공백이 되고 뭐 따뜻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게 없을까 하다가 ‘공모전’이 있길래 그렇게 시작이 되었죠.
나 - 아하
@coloured_sentence - 하지만 맨 처음의 계기는 아마 군대 있을 때 독후감 제출해야 하는게 있었는데 그때 단어 고르고 문장 다듬고 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결국 시간이 흐른 다음에 공모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 - 아 그러시군요 젊은 작가님이시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렇지만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걸요 ><
나 - ㅋㅋㅋ 군대에서 독후감으로 제출하다니 그런걸 하는지 전혀 몰랐네요. 총쏘고 훈련만 하는줄…
@coloured_sentence - 아마 일괄적으로 제출하는 뭐 그런..? 거였어요. 군대문화 어쩌고~ 의 일환으로…
나 - 아하 군대 내의 백일장 같은건가요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렇죠!
나 - ㅋㅋㅋ와 신기하네요
@coloured_sentence - 운 좋게 당선되서 휴가도 받았답니당!
나 - 와 멋지네요ㅎ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지도 몰라요. 글 쓰기 전에도 책은 굉장히 많이 봤거든요
나 - 네네 그러셨을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대학 생활 내내 거의 책만 보고 살았어요.
나 - 와…
@coloured_sentence - 특히 1학년때랑 2학년때는 글을 제가 3학년때 쓰기 시작했으니까 그 후에는 적절히 균형을 이뤘지만요 하지만 요즘은 글만 쓴답니다!
나 - 근데 저는 다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다는게 아주, 느리게 천천히 나중에 엄청난 정신적인 에너지의 근원(?)이 되어주는거 같애요
@coloured_sentence - 맞아요! 근데 그때는 그냥 똑똑해지고 싶어서 읽었어요. 다량의 지식을 머릿속에 우겨넣으면 스스로 보기에 괜찮은 사람으로 여길 수 있을 것 같았었죠.
나 - 목적이 뭐가 됐던 대단하네요 다량의 지식을 우겨넣기 하고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천지 입니당. 어떤 종류의 책을 읽으시나요? 지금 작가님 글쓰시는데 어떤 종류의 글들이 많이 영향을 끼쳤을지 궁금하네요
@coloured_sentence - 걔 중에서 지금까지 관심있는 건 미술이랑 철학 정도랄까요?
나 - 아하
@coloured_sentence - 사실 글의 전반을 당시에 읽었던 철학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여러 철학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그들의 생각과 그런 것들을 무척 좋아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더이상 찾지 않게 되더군요
나 - 철학, 심리 도서가 정신적 에너지에 좀 많은 영향을 주는 거 같긴해요. 정신적인 삶의 질 이라고 해야되나…
@coloured_sentence - 아마 그때 가장 필요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고 어쩌면 그때 가장 이상시 했던 게 철학자의 생각이라던가.. 그런거여서 아마 성숙의 단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철학이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줬다면 예술(그림, 문학, 음악)은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심정적 위로라서.. 그리고 그게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하구요!
나 -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던 타고나게 창작 욕구를 느끼는 작가분들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창작의 계기가 어떤 경험이나 트라우마를 통한 시작도 많은 거 같아요. 작가님도 그 시기에 아마 뭔가 글을 읽으면서 성숙하고 싶은 시기였던 것 아닌가 예측해봅니다ㅎㅎ.. 그리고 또 궁금한게 인스타에 prills hluncy samota는 무슨뜻인가요?
나 - 네네 작가님이 저한테 추천해주신 적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샀었는데 아직도 못읽어봤네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아직 펼치지 않은 책이 여럿있답디나.
나 - 저도ㅎㅎ.. 사도 좀 오래 숙성해놓고 읽네요. 작품 얘기로 넘어가볼게요!
@coloured_sentence - 좋아여!!
나 - 그림을 보고 글을 많이 쓰신다고 했는데 그림작가분께 개인적으로 요청을 받으시는건가요 아니면 순수하게 자발적인 행위로 쓰시는건가요.
@coloured_sentence - 지극히 후자입니다!
나 - 와우 그림 작가분들이 감동이실 것 같은데요
@coloured_sentence - 좋아해주시는 분도 있고 반응 없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나 -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그럴 때 마다 막연하던 일이 약간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나 - 근데 어떤 요청이 아니라 지극히 자발적인 행위로 쓰신다는게 진짜 엄청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결국 나 좋아서 쓰는건데, 정말 그렇기도 하구요. 지금 하는 일이 경제적 이윤을 물어다주면 그것보다 더 바랄 것이 없지만, 현재는 아직 취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나 - 아하 창작으로 경제적 이윤을 만드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죠…
@coloured_sentence - 맞아요…
나 - 그렇기 때문엥 더욱 더 순수한 목적으로 뭔가 창작 한다는 것이 엄청난 거라고 보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갤러리, 전시 관련 쪽을 희망하고 있는데 역시 녹록하진 않네요.
나 - 그리고 그 에너지도… 그저 무한하다고 보장할 순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ㅜㅜ
@coloured_sentence - 그래도 여전히 그림보면 좋고 글쓰면 좋고 그렇습니다 (웃음)
나 - 제가 세상에 찌들어서 그런지 한살 한살 나이를 더 먹을수록 뭔가 순수한 행위든 뭐든 온전히 집중하는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기분을 많이 느끼는지라 아무튼 대단하신거라고 생각해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이렇게 전시보고 글 쓴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간 어떻게 했나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한 면이 있어요.
나 - 네 그 에너지가 절대 흔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가님 글을 읽었을 때 어떤 건 시 같고 어떤 건 소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글을 장르나 형식에 대해서는 완전히 자유로운 편인가요?
@coloured_sentence - 대체적인 문체는 아마 시처럼 쓰지 않나 싶어요. 그러다가 어떤 건 소설 느낌이 나게 해볼까 라는 생각도 하기도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글의 형태만 된다면 어떤 장르나 형식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나 - 아하 이렇게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게지만 뭔가 글로 써내린 그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번에 선물해주셨던 시집 읽었을 때 되게 추상적이고 공감각적인 표현이 많아서 한번 읽었을 때 의미가 바로 이해되기 보다는 글의 느낌, 분위기, 어감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많은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사실, 글에 대한 목적이랄까요? 목표라고 할까요? 그런 것 중에 글로써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어떤것에 대한 묘사나 그런 방식이 아닌), 아마 그게 다행히도 반영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
나 - 아진짜요 완전히 느껴지는데요 그 부분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리고 제가 쓴 글을 봤을 때 아마 술술 읽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 읽기를 요하는거라, 상당히 추상적이고 상징적이랍니다.
나 - 작가님 글을 정말 여러번 곱씹어 읽어봤었어요. 일반적으로 글에는 내용이 담겨 있고 논리 이성적인 얘기들이 많은데 뭐 그게 아무리 문학 작품이라고 하더라고 말이죠. 작가님 글은 약간 글 창작계의 아방가르드 느낌ㅋㅋ
@coloured_sentence - 물론 하나하나 얽힌 의미를 다 설명할 수는 있는데, 그냥 읽는 입장에서 읽히는 대로 받은 인상처럼
고유하게 느끼길 바란답니다.
나 - 상당히 상징적인걸 많이 쏟아내시더라구요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아마 제 글에 대한 해설? 같은걸 쓴다면 쓰인 글의 4-5배 분량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나 - 네네 뭔가 제가 어설프게 흉내 내보자면 ‘감기 걸린 맘 아픈 아메리카노’ 이런 식의 표현이 많은 것 같다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ㅎㅎ ><
@coloured_sentence - 그리고 사물 의인화도 많이 써서 더 그런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 - 그래도 저번에 시집에 기고하셨던 작품 보다는 인스타에 올리시는 글들 중에는 좀 서술적인 글들도 많이 있더라구요.
@coloured_sentence - 시집에 있는 건 더 상징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아요.
나 - 네네 매우 그랬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인스타에 올리신거 중에 “당신의 두서 없음에 벗이 되려 합니다” 라는 표현이 매우 맘에 들었어요.
@coloured_sentence - 아마 경어체로 쓴 게 서술적인 측면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해서요.
나 - 네 제가 읽은건 ‘벗날’ 이라는 글이었어요.
@coloured_sentence - 아하! 아트비프로젝트에서 전시보고 쓴 글이군요!
나 - 네네 그 글에 대해서 설명 조금 해주실 수 있나요? 뭔가 제가 느끼기에는 경험에서 나온 글이 아닌가…라고 추측을 해보았네요. “관계가 차지한 현상을 규정하기가 상당히 묘해 그저 서로의 사이로 남기로 했다. 정체를 밝히기 보단 그냥 머물자고.” 라는 표현이 되게 뭔가 현대사회의 관계에 대한 표현처럼.. 저는 그렇게 느껴졌어요.
@coloured_sentence - 예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지만 막연히 바라는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해’ 라는 것인데 누군가 나를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반쯤 포기한 생각이에요. 제가 과는 경제학과라 현재 전시보고 글쓰고 하는것과 상당히 동떨어졌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니면 원래 구성된 성격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글로 쓴다면… “동떨어진 느낌, 그건 분명 이방인의 것이었다.” 이렇게 나타낼 수 있는데 근본적으로 세상에 날를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을 그리던 중에 발 아래로 떨어진 생각과 표현이 아마, “관계가 차지한 현상은~ 머물자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두서없음에 벗이 되려 합니다.’는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해준다면 좋을텐데 하고 쓰면서 생각한 것이에요. 조리있게 설명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부끄러워하는 원숭이 이모티콘)
나 - 아하ㅎㅎㅎ 충분히 이해했어요. 저도 어느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네요 저도 따지고보면 미술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취미로 그림 그리는데 있어서.. 그런 이방인의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그런데 결국 좋아서 하는 거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 글은 이렇게 쓰인 글을 좋아하는 수많은 ‘나’ 들을 위한 글입니다. 제 글의 독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마 그래서 제가 쓴 글에 이런 요소가 은연중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 그래서 제가 아까부터 사실 대단하다 라고 생각하는게 저도 좋아서 그림을 그리고 했지만 댓가가 없는 순수한 창작이 저를 좀 힘들게 할 때가 있었어요.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는데 분명히 좋아서 하긴 하지만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걸까? 현실적인 안위를 더 걱정해야되는 마당이 아닐까 이런 생각과 고민이 집어삼키면 뭔가 현타같은 감정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리서 저는 타고난 “born natural” 작가 성향은 아닌가보다 라는 생각도 해봤네요. 저는 찌든ㅎㅎ 사회인인가봐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예전부터 하던 고민인데 결국 직업이라는 건 지속된 소득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나 - 하지만 또 성향을 숨길 순 없어서 그림이든 글이든 보는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coloured_sentence - 요즘 하는 고민도 결국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그림, 전시, 글과 작업을 연관할 수 있을까 하는건데 역시 간단하진 않네요.
나 - 네 맞아요. 쉽지 않습니다. 갤러리에서 근무를 한다던가 좋아하는 일 근처에 머무는 자리 정도는 있을 수 있겠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때론 현재 딛는 걸음이 나를 살리지 않을까 바라곤 하지만 여전한 날을 보냅니다.
나 - 매우 공감합니다ㅜㅜ 휴 벌써 한시간이 넘었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해볼게요. 결국 아까 나눴던 대화의 일부 일수도 있는데요, 작가님에게 있어서 창작의 원천이나 에너지..아니면 뭐 꼭 창작이 아니더라도 삶의 원동력이란 어떤걸까요?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coloured_sentence - 먼저 창작의 원천 혹은 에너지라 함은 결국 나라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글을 쓸 때도 기본에 깔린 생각은 ‘결국에 글은 나오게 되어있다’기 때문에 제겐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글쓰는 사람인 것이죠. 마치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호흡처럼요. 삶의 원동력, 이것에 정확히 반영하는 대답은 떠오르진 않지만 아까의 대답에서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이해란 대상을. 어떤 사람을 봤을 때 그간 찾던 사람이라는 직관적 반응 정도가 아닐까요?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여하튼 그런 느낌이요. ‘세상 어디에 있지 않을까? 없으면 큰일인데….’ 이런 생각을 주기적으로 하곤해요 ><
나 - 아하 역시 mbti 얘기가 빠질수 없죠 ㅎㅎ 그런 의미에서 혹시 엠비티아이가 어떻게 되세요
@coloured_sentence - 저는 검사했을 때 퍼센트가 극단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infj랍니다!
나 - 극단적이라면 더욱 명확한거죠 ㅎㅎ인프제 이시군요.
@coloured_sentence - 근데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ㅎㅎ
나 - 아까 하신말 중에 마치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호흡처럼 행하는게 본인에게 글쓰기라고 하신게 매우 인상적이네요. 저도 작가라는 사람들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자면 저런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그냥 꾸준히 행위를 이어가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 - 창작을 자주 한다 안한다 라는 빈도수 만으로 진심이냐 아니냐를 다 대변할 순 없지만 진심일수록 인간은 당연히 자주 행하는 거니까요…
@coloured_sentence - 물론 저마다의 템포가 있고 누구도 이를 규정할 수 없지만 이는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해요.
나 - 네네 매우 공감하는 바 입니다ㅜㅜ 거의 1시간 20분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네요! 일단 저도 궁금한 것들을 처음 준비해서 진행해봤는데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 부족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친절하게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ㅎㅎ
@coloured_sentence - 이런 종류의 대화(사실 대화는 지극히 두사람이 하는 것이 온전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를 하는 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만약 나중에 기회에 닿아 직접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오늘 한 내용에서 더 넓게 확장되고 깊이 있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텍스트 보다는 역시 말이 여러모로 자유로우니까요! 하지만 타자 두드리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나 - 네네 저도 이런류의 깊이 있는 대화들 좋아하는데 작가님과 흥미로운 대화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가지 영감을 얻는 인터뷰였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때가 되면 제가 묻는게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 - ㅎㅎ아하 질문 받는 것도 좋아합니다.
@coloured_sentence - 핑퐁 핑퐁 이어가는 게 대화의 매력이니까요
나 - 저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행복하게 창작 활동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열심히 라는 말은.. 왠지 하고싶지 않네요ㅎㅎ 인터뷰 감사했습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사진 부문이 신설된 1942년부터의 전 작품을 선보인다. 퓰리처상의 연도별 수상작을 감상하는 것은 근 현대 세계사를 눈으로 읽는 것과 다름 없다. 백인의 영웅 베이브 루스에서 흑인 대통령 오바마까지. 한국전쟁,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베를린 장벽, 구소련의 붕괴, 뉴욕 9.11테러, 아이티 재해에 이르기까지 세계 근 현대사의 핵심적인 인물과 사건들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으로, 1911년 사망한 저널리스트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의해 1917년 제정되었다. 매해 4월경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퓰리처상선정위원회가 뉴스·보도사진 등 15개 부문, 문학·음악 7개 부문을 대상으로 그해 가장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선정해 수여한다.
HISTORY OF HUMAN RACE
"기쁨과 슬픔의 순간 인간의 인간에 대한 기록"
벌써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사진전이 되었다. 실제로 전시중인 작품들 중에는 우리 눈에 매우 익숙한 작품들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어릴때 역사 교과서에 봤던 한국전쟁 사진부터 굶어 죽어가는 기아들 사진까지. 보도사진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주제들 전쟁, 종교, 정치갈등, 시위, 사고 등등 지나간 모든 사건사고의 핵심적인 역사적 순간들을 퓰리처 사진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특히나 이 전시가 어쩌면 지금 매우 시기적절하다고 느끼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참혹한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 현장에도 많은 보도사진기자들이 역사에 남을 수많은 사진들을 찍고 있을 것이라는 것. 그렇기에 더욱 더 감회가 남다른 전시이지 않을까 싶다.
전시실 내부에는 19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긴 세대에 걸쳐 수상했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아주 익숙한 멜로디가 밖으로 새어나오는걸 들을 수 있는데 바로 비틀즈의 imagine 이다. 마침내 전시실에 입장하고 나면 오른쪽 전면에 큰 스크린을 먼저 발견할 수 있는데 사진전에서 수상한 작품 이미지들을 편집하여 움직이는 영상으로 재현하고 있었다. 전시실 내부 작품들 중에 이렇게 영상으로 편집된 몇몇 구성들이 있었는데 정지된 이미지가 전달하는 감동과는 또 다른 느낌의 색다른 울림이 있었다.
나는 전시장에 5시 반쯤 도착하여 총 1시간 반 정도의 여유를 갖고 관람하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조금 시간에 쫓기듯이 훑어보고 지나오게 되었다. 충분한 여유를 갖고 보려면 최소 2시간정도의 시간을 갖는게 가장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1시간 반에 걸쳐 천천히 전시를 감상하며 느꼈던 것은, 어쨌든 인간은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는 것. 수도 없는 갈등을 빚어왔고 그로 인해 전쟁을 일으키고 그 외에도 종교갈등, 정치, 인종갈등으로 인한 시위와 싸움들이 끊임없이 존재해왔었다는 것. 인류가 이렇게 긴 시간동안을 참혹한 고통속에서 발전해 왔다는 것. 하지만 동시에 그로인해 피 흘리고 목숨 잃은 무고한 사람들 역시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전쟁과 투쟁을 통해 사회와 나라가 발전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른다는 현실이 너무나 참혹하다.
그리고 그저 이 역사적인 순간들을, 사건의 진실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늘 사건의 최전방에 서서 현장을 기록하는 보도사진기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숙명처럼 또는 커다란 사명감을 안고 목숨을 걸고 찰나를 기록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에 기록 될 많은 사진들이 끊임없이 찍히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그저 세상에 알리기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잔인하고 처참한 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사건을 기록한 이들 중에서는 그 후유증으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고 또는 대중들이 들이대는 도덕적인 잣대의 비난에 못이겨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어떤 사건 현장을 맞닥드렸을 때 본능적으로 기록하고자 하는 그들의 직업적 사명감 혹은 책임감과 윤리적인 문제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은 그들에게 여전히 큰 딜레마인 것 같다.
가장 유명한 사진 하나를 예로, 너무 비쩍말라 힘없이 쓰러져 있는 기아 사진 뒤로 아이가 죽기를 기다리며 바짝 다가온 독수리 사진을 찍은 보도사진기자 '케빈 카터'는 결국 세상 사람들의 비난에 못이겨 오랜시간 우울증을 겪다 결국 생을 마감하였다. 사실 그 사진의 진실은, 그가 사진을 찍자마자 아이에게서 당장 독수리를 쫓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사진 한장으로 그의 도덕성을 평가하고 비난하기에 바빴다.
"퓰리처상 사진전에는 인간 등정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 속에는 전쟁과 가난, 삶의 기쁨, 그리고 거대한 역사의 순간들이 자리한다. 이 사진들은 본능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성찰하게 만든다. 종이에 적힌 역사와는 다른 사진만의 힘이다. 순간의 역사가 불후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다."
[인류 대멸종 : 1. 개인의 멸종]은 아이테르의 인류대멸종 기획전시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이다.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 구성원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 기술, 지식, 규범들을 학습하고 끝내 획일화되어 개인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재 세상을 기신, 김정훈, Schreiben 3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해석으로 아이테르 전시공간을 채운다.
'기신' 작가는 멸종되고 있는 개인의 모습을 상상력을 더한 일러스트로 작업하였다. 작가는 특유의 살결과 근육의 질감을 표현하는 붉은 선들로 이번 작품을 완성하였다. 작가의 그림 속에는 피사체들은 특별한 개념을 지니고 있는 물건과 함께 등장하게 되는데, 이 물건이 어떤 상상을 통해 피사체 곁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며 작가의 전시에 깊이 빠지게 된다.
'김정훈' 작가는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보고 영감을 얻어 대추가 익어가는 현상을 사회화에 빗대 표현한다. 우리들이 시련을 받으면서 모두 비슷해져 가는 모습을 대추 한 알 시와 대추 프린팅, 모형을 전시하였고 인간의 형상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설치작품 'no/achromatic'을 통해 마네킹 두 개에 각각 개성인과 몰개성인을 표현하여 대비되는 이미지 속에서 개인의 존재성 대하여 고민하게 한다.
'Schreiben' 작가는 멸종된 개인의 개성을 전시공간에 살려낸다. 대부분의 인류가 내보이지 못하고 숨기는 것을 작품으로 선보이며 서브컬처를 무시하는 주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비주류 장르에서 탄생한 수준 높은 설치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비주류 장르가 주류보다 못하다."라는 관념을 뒤집는다. 그리고 벽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가져야할 선택기준은 장르가 아니라 개인의 진심과 시간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개인의 멸종 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보고왔다. 즉 인류 대멸종. 요즘 몇몇 전시를 가보면 지구종말, 멸종, 환경파괴와 관련된 주제들이 꽤 많은데, 이 전시 주제 역시 '인류 대멸종'이라고 하기에 환경과 관련한 멸종을 얘기하는 것일까? 했는데 그건 아니고 개인의 개성과 특색이 사라진다는 의미로써의 멸종이었다.
회화부터 설치미술까지 두루 전시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설치미술 작품이 제일 임팩트 있게 다가온 부분이 있다. 물론 저 위에 마치 사이보그를 형상화 한것 같은 회화 그림도 내 취향저격이긴 했는데 설치미술 작품이 아무래도 압도적 임팩트가 있지 않았나. 이 무인 전시관을 방문한것은 이번이 아마도 세번째인데 처음 방문 했을때는 화장실 문이 닫혀있었다. 물론 열어보고픈 호기심도 꽤 들었었지만 문닫힌 방은 열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으므로 허튼 짓거리는 삼가하고 조용히 관람하고 왔었다. 무튼 이번에는 화장실 공간이 개방되어 있었고 거기에는 '대추 한 알' 이라는 시에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대추가 익어가는 현상을 사회에 빗대어 표현했다는데, 과연 그건 익어가는건가 곪아 가는건가. 아마도 후자의 느낌이 좀 더 가깝지 않나 싶다.
"당신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보상 : 승리를 제외한 모든것을 잃음
포스터에 적힌 문구가 꽤나 인상적이다. 당신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그러나 보상은 승리를 제외한 모든것을 잃는 것. 여기서 의미하는 '승리'라는건 사회의 척박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걸 의미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게도 승리를 제외한 모든것을 잃는다고 한다. 즉 '생존'은 하였으나 개인의 정체성과 개성은 모두 앗아가버린다는 참혹한 결말을 뜻하는 것 같다. 치열한 현대 사회의 경쟁속에서 그저 부지런한 일꾼으로써 '존버' 한다는것은 결국 전속력으로 색깔을 잃어간다는 의미를 반영하는 것 아닐까.
그럼 결국 부지런히 존버 할것인가 VS 존버를 거부하고 색깔을 잃지 않는 노력을 할 것인가 이 두가지 줄다리기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것이 평범한 현대사회인의, 또는 젊은이들의 고민인것이다. 우스갯 소리로, 종종 하루하루 썩어간다는 기분이 드는게 정말 하루이틀 일이 아니므로 평범한 직장인으로써는 저 고민과 갈등이 굉장히 크게 와닿는 편이다. 뭔가 '획일화' 되어 간다는 기분이 두려워 계속해서 새로운것을 시도해보고 적극적으로 생산적인 활동들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전반적인 삶의 질이나 큰 틀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도돌이표 같은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을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또한 알고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또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이 계속되는 갈등 사이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을 찾고자 하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 자체가 굉장히 숭고하게마저 느껴진다. 누군가는 그런 노력을 우습게 여기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차가운 시선들 사이에서 굳건히 내 색깔을 지키고자 한다는게 그 얼마나 대단한 노력인가.
작품중에 코로나 마스크로 특정 신체부위를 가린 그림이 있었다. '마스크'라는 용도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꽤나 사회적으로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많은 세계인들이 2-3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마스크를 내내 쓰고 생활을 하였다. 물론 그 목적 자체는 '방역'이라는 특수한 의미가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마스크를 쓰는 행위 뿐만 아니라 활동영역과 시간까지, 점점 개인의 사생활 깊숙히 통제가 되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야 되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지면서 그 목적이 물론 이로운 목적이었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으로 '자유'가 통제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마스크'의 특수한 목적성을 떠나서 그런 통제된 생활 패턴을 살면서 똑같은, 획일화된 일상을 살아가는게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하는 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마스크 착용을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획일화 된다는것, 똑같아진다는것을 굉장히 불편해하고 꺼리는 한 인간으로써 이 사회에서의 '승리'는 결국 색깔을 잃고 다양성을 잃는 것일까? 라는 물음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내가 출근할때 집을 나가기 전, 옷걸이에 내 '자아'를 살짝 벗어놓고 나가야 한다. 라는 것인데 내 색깔이 강하면 보통의 직장이라는 공간에서는 그다지 그것이 장점으로 활용되기보다 유난스럽고 예민하고 튀는 인간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근전에는 자아를 살짝 벗어놓고 나간다.' 라는 생각으로 몇년째 그 생활을 하고있지만 어떤 날은 여전히 그 행위(?) 자체가 꽤나 울적한 기분으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흔히 말하는 '현타'온다는 감정인데, 어쩌면 나는 이 '현타'스러운 감정과 계속해서 싸우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작품중에 서브컬쳐와 비주류 문화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비주류'적인 취향과 그 문화에 대한 관심, 애정 그 자체도 종종 무시되는 현상이 여전히 알게모르게 언제나 '획일성'을 강요받고 있는 모습들 중의 일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래 '김정훈' 작가의 말 중에서 마치 우리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듯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글이 있어 그 일부를 발췌하며 마무리 해본다.
"이대로라면 결국 자아를 가진 인류는 멸종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정해준 틀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 각자의 주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상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 되려는 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견뎌내봅시다. 멋지게 같이 해내봅시다.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우리는 모두 다른 숨을 쉬니까."
작가의 말
기신
모두가 탄생을 기점으로 저마다의 시선과 기준을 가지며 바라보고 보인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환경 및 상황 속에 맞닿고 노출이 되어 자신의 모난 기준과 의도를 들켜버리고 만다. 의도치 않게 보여버린 인물들의 얼굴엔 눈가에 드리운 선들과 흔들리며 퍼져가는 동공으로 마주하고 있다. 개성이 멸종되어 보여버릴 가치를 잃어버린 지금, 인물들의 외면으로 노출되는 모습들은 굴레에 벗어나 이전과 다른 모습들인가, 그마저도 몰개성화된 일환인가.
사람들은 시선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만일에 시선을 대비하고 가꾸어간다. 애석하게도 노출이 될 시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시점에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들로 마주하곤 하는데, 의도를 가지고 계획을 체계화할수록 떳떳함의 기준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치밀함보단 자연스러운, 극단적인 날것의 환경 속에 노출된 멋스러운 캐릭터들로 상황을 대변함으로써, 만일을 대비하는 이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 자신이 우려한 모습들의 의외로 나쁘지 않았음을.
김정훈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는 굉장히 곤란해집니다. 나에 대해 밝히는 것에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어디까지 말해줘야 할 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우리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뭘 하고 어떤 집에 살고 옷은 어떤 것을 입고 차는 뭐고 돈이 많고 적고..... 이런 것에 있어서는 굉장히 청산유수의 달변가가 됩니다.
정작 나 자신은 잘 모르면서 말이죠. 우리는 이렇게 빈 껍데기인 상태로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강자가 만들어놓은 틀 속에서 굴러가는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교육이나 tv속의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들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그게 진리인 것 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그렇지 않은 이들을 매도하고 비난합니다. 또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흔히 말하는 철지난 것 같은 옷차람이나 밈(meme)등을 사용하면 조롱을 당하죠. 참 비참한 현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우리는 점점 몰개성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라면 결국 자아를 가진 인류는 멸종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정해준 틀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 각자의 주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내적과 외적으로 모두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세상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 되려는 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견뎌내봅시다. 멋지게 같이 해내봅시다.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우리는 모두 다른 숨을 쉬니까.
Schreiben
저는 퍼리입니다!
그게 뭔지도 모르시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퍼리는 간단히 말하자면 동물 인간을 주제로 하는 장르입니다. 서브컬쳐 중에서도 꽤나 마이너한 장르이지요. 제가 왜 퍼리를 주제로 작업하는지를 말씀드리면, 사람 몸에 동물 머리가 달린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동물만이 가지는 야성미나 귀여움에, 사람만이 가지는 복잡한 서사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환상적인 조합이지요! 아쉬운 건, 퍼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꾸 음지로 숨는다는 것입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퍼리뿐만 아니겠지요. 아름다운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걸 보여주지 않는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내 것은 대중문화가 아니야, 하면서 숨기기만 하면 대중은 당신의 그것이 뭔지 영원히 모르게 됩니다. 그럼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건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진부한 것들뿐일 터이고, 결국 진부한 그것들만이 주류가 됩니다. 새롭고 재미있는 건 하나도 없는 세상의 탄생이지요. 저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를 당당하게 내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