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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이야기/영화_드라마_미디어

영화추천 '서칭 포 슈가맨' 리뷰 - "어떤 팝 가수의 삶이 영원한 수수께끼라면 그건 바로 로드리게즈일 것이다. "

by Fancy_sailor 2020. 8. 14.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 2011 제작 요약 스웨덴 | 다큐멘터리 | 2012.10.11 개봉 | 전체관람가 | 86분

감독 말릭 벤젤룰 출연 말릭 벤젤룰로드리게즈  더보기

줄거리 미국에선 ZERO, 남아공에선 HERO?! 팝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가수.. 더보기

누적관객수29,441 명 (2020.02.06,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매거진파란만장한 뮤지션의 삶을 담아낸 영화

 

 

미국에선 ZERO, 남아공에선 HERO?!
팝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가수, ‘슈가맨’의 놀라운 이야기!

 

 

"서칭 포 슈가맨" 언젠가 꼭 봐야지 봐야지 하고 다운받아놓았던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요 몇일 전 소주에 맥주 말아서 불닭볶음면에 소세지를 다 먹고 거기다 말린 오징어까지 씹어가며 한껏 우울한 마음으로 드디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를 내가 알게 된 건,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다들 알다시피 '탑골 GD'라 불리는 '양준일'의 등장으로 슈가맨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또 한번 크게 주목을 받았었다. 실제로 가수 양준일의 사례는 실제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에 가장 걸맞는,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 등장하는 인물과 아주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영화의 한줄평 리뷰에 "탑골지디 양준일의 남아공 버전" 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다. 

 

어쨌든 쉽게 말해 이 영화는 '로드리게즈'라는 아티스트를 조명하는 음악 다큐 영화이고 로드리게즈라는 인물의 신비스러운 매력과 그의 기구한 스토리 하나만으로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채우고있을 만큼 '로드리게즈'라는 아티스트의 인생 스토리는 가히 기적적이었다. 

 


 

 

 

 

 

 

 

 

이 영화의 시작부터 아주 독특한 부분은, 로드리게즈의 흔적을 찾아가는 사람은 남아공 사람이며 로드리게즈는 미국인이라는 것인데 어째서 그가 자란 곳 미국이 아닌, 남아공에서 그의 발자취를 쫓는 사람이 생겨난걸까? 라는 것이다. 바로 그 이유는 미국에서는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 실패한 가수였지만 남아공에서는 '엘비스'보다도 유명한 슈퍼스타였기에 가능 했던 것.

 

그는 미국에서 고독하고 외로운 아티스트이자 별 볼일 없는 노동자의 삶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처지였고 누군가는 그를 보면서, 그저 노숙자의 삶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라고 얘기 할 만큼 꽤나 고독한 인생을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미국에서 발매한 그의 2장의 앨범이 모두 실패하게 되고 그 후 그에겐 책임져야 할 자식이 생기면서 아티스트의 삶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먹고 살기 위해 평범한 노동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던 와중에 어떻게 남아공에서 그가 '슈퍼스타'가 되는 말도안되는 기적적인 일이 생겨난 것일까.

 

그 배경에 대해서 영화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느날 남아공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온 미국 여자가 로드리게즈의 음반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그 노래를 듣게 된 남아공의 친구들이 그 곳에서는 음반을 구할수가 없자, 서로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가며 돌려 듣게 된 것이 서서히 퍼져나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의 음악이 남아공에서 히트 칠 수 있었던 것은 남아공의 그 시대 역사적 배경에 크게 주목해 봐야할 필요가 있다. 그 당시 70년대에 남아공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적인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는데 그 정책은 1957년에 확립되어 1991년이되어서야 폐지되었다고 한다. 

 

그 정책으로인해 남아공의 가수가 해외로 진출할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가수가 남아공에서 공연을 할 수 조차 없었을 정도로 남아공은 국제 사회에서 거의 차단, 고립되다시피 했었는데 더욱 더 최악인 것은 남아공 국민들은 당시 상황에 대한 부조리함을 제대로 객관적 사실인지를 하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철저히 외부와의 교류를 단절시킨 정책 탓에 당시의 부조리함을 어떤식으로 표출해야 할 지 전혀 모르고 있던 남아공 국민들이 어느날 우연히 한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됨으로써 그들이 삶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렇게 단순 노랫말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마음에도 큰 변화의 움직임이 찾아왔고 남아공 사람들은 드디어 '대안'에 눈을뜨게 된 것이다.

 

 

 

 

- Cold fact 앨범에 실린 노래 가사-

 

 

 

 

 

 

사람들은 성나도

투표일은 잊고 말지

 

시스템은 곧 무너져

젊은 분노의 노래 앞에

 

그건 차가운 사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아파

침대에서 흘러나와 옷을 뿌려 입고

 

뉴스를 들으려 창문을 열었지만

들리는 건 체제의 블루스뿐..

 

 


 

 

남아공 젊은이들은 위와 같은 가삿말로 노래하는 로드리게즈의 음악을 듣고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형용할 수 없는 정신적인 큰 영감을 받았지 않나 싶다. 뭔가 체제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강렬히 받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는 '무지'의 상태였던 남아공 국민들에게 로드리게즈의 곡은 순간적으로 그들의 정신을 번뜩이게 해주는 어떤 강렬한 메시지처럼 그들에게 다가갔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주옥같은 그의 노래 가삿말이 계속해서 영상과 함께 흘러가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Street Boy"라는 노래 가사가 내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저런 노래 가삿말은 어떤 경험과 고뇌를 통해서 나올 수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미국에서 외로운 이민자의 삶을 살았던 그는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가난한 노숙자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적어도 남아공에서 기억하는 그는 슈퍼스타이면서 동시에 예술가이고 남아공 국민들에겐 대안에 눈 뜨게 만들어준 '선구자'같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신비로운 힘을 가진, 큰 깨달음을 주는 현자이자 동시에 최고의 아티스트.  

 

 

 

 

 

 

 

 

"주변에 널린 흔하고 평범한 것, 속되고 비루한 것들을 탈바꿈 시켰어요."

 

 

영상에서 내내 사람들은 역시 그를 '선구자'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게이바, 창녀바, 재활 수용소 등등 가리지 않고 인종, 신분, 계층, 성정체성 모든게 제 각기 다른 다양한 관객들 앞에서 노래했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관객은 모두 같다는걸 깨달았지."  

 

 

 

 

 

 

 

 

그렇게 남아공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로드리게즈의 행방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고 미국에서 조차 그에 대한 정보를 찾기란 어려웠던터라, 로드리게즈를 둘러 싼 수많은 루머와 소문들만이 무성 할 뿐이었다. 심지어 로드리게즈가 공연 도중 무대위에서 분신 자살을 했다는 둥, 스스로에게 총을 쏴서 죽었다는 둥 기괴한 소문들만 퍼져나가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그의 열혈 팬이었던 누군가가 그의 앨범의 노래가사에서 힌트를 얻어 그가 사는 곳을 예측 하였고 끝없는 추적과 수소문 끝에 로드리게즈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살고있다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끝에 연락이 닿은 그는 그 자신 조차도 남아공에서 20여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슈퍼스타로써 사랑을 받고 있었으리란 사실을 꿈에도 전혀 예상 하지 못했다. 그렇게 자신의 찾는 수많은 팬들이 있는 남아공으로 그는 1998년 투어를 떠나게 되고 그렇게 기적적으로 성황리에 첫 공연을 펼치게 된다. 그가 "I wonder"라는 곡의 첫마디를 부르자마자 크게 환호하며 따라부르는 관객들의 모습이 담긴 장면은 정말 감동과 기적, 그 자체의 순간이었다. 

 

 

 

 


- 남아공 공연 영상 캡쳐 "I wonder" - 

 

 

 

 

 

 

이 장면이 이토록 감동적이고 감격스러운 이유는 물론 기적적인 일이 현실로 재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로드리게즈가 살아 생전 남아공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받을수 있었음이 너무나 다행이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미드 닥터후에 나왔던 시즌5 빈센트 반고흐 이야기편이 생각났는데, 반고흐가 살아 생전 당시에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던 수많은 그의 작품들을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통해 그의 작품이 현대에 이르러서 얼마나 큰 가치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지를, 그 감동을 반고흐에게 직접 전달해준다는 스토리였다. 이처럼 예술가가 살아있는 시간동안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빛을 보고 사람들도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경험을 한다는것은 예술가에게도, 대중들에게도 너무나 가치있고 소중한 일이기에, 다행히 로드리게즈가 살아있는 동안 남아공 팬들을 직접 눈앞에서 만나고 그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적적인 일이 이뤄졌다는 건 두말할 것 없이 너무나 감동적이면서 또한 참 다행인 사건이다. 그 후로 수십번의 공연을 마친 로드로게즈는 지금도 여전히 미국 디트로이트 어딘가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I wonder how many times you've been had
And I wonder how many plans have gone bad
I wonder how many times you had sex
I wonder do you know who'll be next
I wonder l wonder wonder I do

I wonder about the love you can't find
And I wonder about the loneliness that's mine
I wonder how much going have you got
And I wonder about your friends that are not
I wonder I wonder I wonder I do

I wonder about the tears in children's eyes
And I wonder about the soldier that dies
I wonder will this hatred ever end
I wonder and worry my friend
I wonder I wonder wonder don't you?

I wonder how many times you been had
And I wonder how many dreams have gone bad
I wonder how many times you've had sex
And I wonder do you care who'll be next
I wonder I wonder wonder I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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