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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이야기/인간_심리_사회

바이럴 마케팅 회사, 온라인 마케팅 영업회사에서 일하려고 한다면 한번쯤 꼭 읽어보길 누군가에게 권해드리는 글.

by Fancy_sailor 2020. 8. 30.



사실 아주 최근에 근무했던 직장에서 경험했던 일이라, 글을 쓰는데 있어서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최대한 회사 정보가 누출되지 않는 한에서 말 그대로 내가 경험한 '온라인 마케팅 영업 회사'의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어볼까한다.


 


온라인 마케팅 회사? NO, 온라인 영업회사 OK.



바이럴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진짜 '마케팅'회사 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나도 마케팅 회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나 관련 전문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는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머무르던 곳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이곳은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로 사실은 '온라인 영업'을 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뭐 결론적으로 그거 하나만 갖고 대단히 큰 문제라고 애기하려는 건 아니다. 왜냐면 어차피 면접을 보게되면 실질적으로 회사에서 하게 될 업무가 어떤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근무하기로 ok 되었다는 것은 그 모든 설명을 듣고 난 후, 최종적인 나의 판단으로 이 곳에서 한번 일해보겠습니다 라고 수락했다는걸 의미하니까 말이다. 바이럴 온라인 마케팅 회사가 사실은 영업회사래요~ 거짓말이래요~ 라고 그 부분만 꼬집어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비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등장 할 것이다. 아직은 단순 그런 부분만으로 '사기'라고 표현하고 싶진않고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 어떤부분이 '노동착취'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얘기하려는것이다.



영업을 이전에 전혀 해본적이 없었던 내가 이 일을 하기로 생각하게 된건, 일단 기존에 늘 해오던 분야로부터 오랜시간 느껴왔던 권태감과 회의감도 큰 몫을 했고 더이상 그쪽 분야로 비전이 느껴지지 않았던 점 등등 그리고 갑작스러운 거주지 이동 등 여러가지 내면적인 이유와 그리고 환경적인 변화들이 한꺼번에 작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일에 발 담그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일에 쉽게 피로감과 싫증을 느끼는 나 자신의 성향을 비롯해서 어쩌면 영업이 내게 잘 맞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꽤나 전투적인 개척 마인드와 실험정신을 장착한 상태였기에 가능했다.


어쨌거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게 영업이 나와 잘 맞았냐 맞지 않았냐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짧은 시간동안 내가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던 곳에서 겪은 부조리들을, 서두가 조금 길었지만 이제부터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온라인에 사업자가 있거나 혹은 조그만 가게든 큰 가게든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체 대표들이라면 꼭 한번쯤 '광고성' 전화를 받는 경험이 허다할것이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바로 그 전화를 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단순 콜 상담 안내사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영업사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로 입밖으로 우리는 영업사원입니다. 라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자료를 제공 해드릴 뿐이고 '지원 안내팀'이라는 말로 '영업사원'이라고 말했을 때 상대방이 느낄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최대한 없애야 하기 때문에 그렇기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소개해드렸던 자료에 대해서 간략히 말하자면, 요식업이나 온라인사업을 하는 업체 대표들을 상대로 파워블로거들을 모집, 연결하여 매출이 오를 수 있도록 어느정도의 기간동안 마케팅 지원을 해드립니다. 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무료로 지원해준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최소 월 관리비를 받고 지원해주는 자료이고 이 경우는 사실 어쩌면 교묘한 말장난 같은건데 예를들어, "월 관리비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셔야 저희가 이렇게 지원해드릴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저희가 무료로 지원해드리는데요, 그 대신 최소 인건비로 월 관리비가 얼마정도 발생합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의 차이는 꽤나 크다. 특히나 업체대표들의 경우 이런 연락을 먼저 받고 싶은 상태에서 통화를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이, 저희가 돈 받고 지원해드립니다. 따위의 말을 절대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아주 좋은 무료 지원건인데 마침 대표님 업체가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선정이 되어 저희가 연락드리게 되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영업이 사기다, 뭐다 각자 생각하는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영업' 혹은 '영업사원' 자체를 비하하거나 그저 저렴한 '사기꾼' 정도로 섣불리 치부해버리고 싶진않다. 물론 나도 그전에는 영업사원에 대한 색안경과 부정적 인식을 아주 많이 갖고 있었던 사람으로써 왜 사람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다. 어쨌든 내가 직접 경험 해본 바에 의해 내 생각을 말하자면 "영업사원 자체가 사기꾼이라기 보다, 회사가 사기꾼일때 영업사원들은 더욱 사기꾼처럼 만들어진다." 라고 이야기해야 그나마 적절하지 않을까.


사실 회사가 '판매'를 함에 있어서 영업사원은 꼭 필요한 존재다. 영업 사원이야 말로 고객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사람들이고 마치 전쟁시 최전방에서 적과 전투하는 병사들처럼 판매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인 포지션에서 회사의 이윤을 창출해내는데에 열정적으로 이바지하는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을 절대로 사기꾼으로만 치부하고 비하해버리고 싶진않다. 하지만 회사가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한낱 사기꾼같은 영업사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주 훌륭한 능력있는 영업사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타깝게도 내가 머물렀던 곳은 영업 사원들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비합리적인 계약서를 제시하고 은근슬쩍 노동 착취를 일삼는, 말그대로 전형적으로 눈뜨고 코베어 가는 회사였지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영업사원들 중 많은사람들이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고 그 말은 즉 4대보험 가입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인데 그 부분을 이용하여 최대한 사원들에게 기본급을 적게 지급하고자 하는 회사의 술수가 너무 눈에 뻔히 보였었기 때문이다.


면접시 기본급+인센티브로 급여가 지원된다는 얘길 듣게 되는데 온라인 마케팅 영업회사의 경우, 입사시 바로 계약건을 따내는 영업전선으로 뛰어드는게 아니라 1차 2차 이런식으로 단계별 진급을 하게된다. 1차에서는 선정한 요식업 업체 여러군데 콜을 해서 업체 대표로부터 회사자료 및 마케팅 지원건 자료 수신에 대한 동의를 받게되면 문자나 카톡으로 자료를 전송해드리는것 까지가 1차에서 도맡아 하는 이른 바 '전화 영업'의 1단계이고 2차부터는 여전히 똑같은 사원이지만 '팀장'이라는 직책의 명함을 부여받고 아까 1차에서 자료발송 해드린 업체 대표들을 전달받아서 직접적 계약 결제건을 달성 하도록 하는것이 2차로 진급한 영업사원이 하는일인거다.


BUT!



하지만 이 2차로 진급하는 과정에서, 아주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듣게되는데 사실 초반에 면접시엔, 2차영업으로 진급해도 1차와 마찬가지로 기본급+인센티브 구조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1차 자료전달 영업 인센티브는 한건에 2000원이다. 주 30개 즉, 하루 6건 이상해야 2000원의 인센을 받을 수 있고 그 이하로는 인센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루에 6개하면 12000원 주5일이면 6만원 한달이면 24만원이다.)

 

그리고 또 그냥 인센티브로만 100% 받는 방법도 함께 설명해주는데 기본급 바탕에 인센을 받아가는 것 보다 인센 백프로로만 급여받아가는 쪽이 인센티브가 훨씬 세다. 라는 식으로 처음부터 2차 진급시 인센티브100%를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로 현재 일하고 있는 2차 영업사원들 중 아무도 기본급 바탕에 인센티브 받는 구조를 선택한 사람이 없다. 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말이다. 즉 "기본급 받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두 말어라" 라는게 본래의 숨은 뜻이 아니고 무엇일까. 그리고 실제로 2차 영업 진급했을땐 아예 기본급+인센티브 얘기는 전혀 꺼내지도 않고 당연한듯 인센 100% 계약서를 내밀며 조항을 설명해주는데 애초에 기본급+인센 계약서가 존재하지도 않는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넌지시 하게됐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불합리 조건들이 아래와 같았다.

 



- 2차로 진급한 첫날 부터 바로 계약건 전화를 시작 하는게 아니라 첫주는 1차 영업과 마찬가지로 같은 일을 연장하면서 2차 영업 교육을 받는다.

-그 이유는 처음에는 1차팀으로부터 자료전달에 성공시킨 업체 목록을 바로 토스 받을 수 없기 때문이고 2차에 와서도 1차때 하던 업무를 일주일간 연장해서 하되, 일주일 뒤 직접계약 첫 콜을 시작하게 됐을 때 그때 첫 계약을 따내면 그때부터 1차팀으로부터 자료를 토스 받을 수 있으며 사원증도 첫 결제를 따냈을 시 발급해준다

 

 




라는 것인데 사실 여기까지 대충 들어보면 그냥 좀 타이트하고 빡센 룰이네?? 라고 생각 할 수도 있는데 저 말 안에는 사실 더 큰 의미가 숨어있다


"너가 2차로 진급하자마자 기본급은 바로 없어질거고 첫 일주일 동안은 계약건에 대한 직접적인 콜 넣지도 않을거야. 1차에서 일한 것과 동일한 일을 연장해서 일주일동안 더 할텐데, 하지만 계약서 상으론 어쨌든 그 날짜부터 2차로 진급한걸로 치니까 2차는 기본급 무조건 0인거 알지? 일주일간 1차에서 하던 영업 똑같이 해도 그 주 근무수당은 발생하지 않아^^ 그래도 우리가 너네 생각해서 일주일동안 자료전달건 따내는 갯수대로 1차와 마찬가지로 2000원 인센 붙여줄게. 하지만 만약 그 사이에 퇴사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인센은 취소가 될거야^^"


라는 매우 불합리한 조항을 저렇게 친절한 다른말로 설명해서 순간적으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판단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입장에서는 절대 사원들을 1차 영업에 오래 머무르도록 놔두지 않는다. 근로계약서상으로 1차 영업사원이 한달 만근했을 때 기본급 180 +한달 인센 24만원 (한 주에 최소 30개 달성시 한달이면 24만원) 정도 총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아갈 수 있다는 뜻인데 첫 2주는 수습기간으로 최저시급 기준으로 급여를 계산하고 수습이 지나고 부터 한달 만근하면 월 급여가 저 정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수습 2주 끝나고나서부터 한달 만근이 채 되기전에 급하게 2차영업으로 진급 시켜주는데 그 이유는 이제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 것이다. (한달 만근 아닐시 급여는 월급여 ÷ 30해서 일급으로 계산하여 처리된다.)


 




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뭐야 나 그럼 일주일동안 무급으로 일한거야???" 라는 사실인지가 되서 "아 내가 당했구나.." 라는걸 깨닫고 퇴사를 결심하는것이 그나마 아주 다행인 방향이고 "아 내가 당했단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이왕 이렇게 된거 계약건 많이 따서 그동안 일한거 스스로 보상하면 되잖아"이렇게 생각한다면 아주 회사입장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노예가 탄생하게 되는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노예는 어떻게든 많은 실적을 따내리라는 불굴의 의지에 사로잡혀 상담 시, 약간의 허언을 보태거나 정보를 과장하여 과감하게 고객에게 밀어부침으로써 사기 아닌 사기영업을 치게끔 만들어지는것이다. 그리고 더욱 더 사기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건 정작 계약을 따내는 역할의 중심에 있는 영업사원이 업체와 계약 체결 성공 후, 실질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 관리에 들어가는지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 정보가 하나도 없다면 그거야말로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저 스크립트에 씌여진대로 혹은 '이렇게 말하라고 하더라'식으로만 교육받는게 전부라면 그것은 거의 고객 농락수준이다.


다시 영업사원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사람이 뭔가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으면 합리적인 판단능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호구당했어' 라는 생각을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회사로부터 사기당한걸로 되지않으려면 '계약건을 많이 성사해서 그간의 부당한 노동을 다 상쇄시킬 수 있을만큼 성공한 영업사원이 되어보자.'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과연 그렇게 해서 '영업왕' 타이틀을 거머쥐는자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라는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달말에 2차 영업사원들 실적표를 보고 나왔을때 22명중 300만원 이상 달성한 사람은 단 5명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100~200 사이를 오가거나 200 조금 넘짓하는 수준이었다. 그럼 저 탑 5명안에 들어 갈 확률은 대충 어림짐작 잡아 계산했을 때 25%미만으로 계산되고 심지어 top 5 안에 들어간 사람들 전부 2차 영업 사원이 아니라 한명은 회사 간부급 직책인 사람이었다. 그렇게 계산하면 확률은 더 더 아래로 떨어진다.


그런말이 있다. 영업해서 겨우 월 200만원 넘짓 벌어가는 수준일거면 그냥 안하는게 낫다. 영업을 하는 메리트가 전혀 1도 없는것이다. 안정적으로 경력이 쌓이는것도 아니고 퇴사시 퇴직금이 나오는것도 아닌데 단지 영업을 한다는건, 그 모든 안정적인 요소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지만 내가 하는만큼, 내가 노력하고 고생해서 일한만큼 남들과 차별화되어 실적을 크게 쌓아볼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아니, 유일한 장점인데 다른일을 해도 벌 수 있을 정도의 고작 작은 수익을 발생시킨다면 영업직을 하는 이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온라인 마케팅 영업이나 콜 영업에 관심 있어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누군가가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게된다면 진지하게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무것도 모르는것보다 이런 회사가 있구나 라는것을 조금이라도 알고 구직한다면 좀 더 나쁜 회사를 쉽게 걸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한 능력있는 영업사원들에게도 부디 합리적인 계약조건 아래에서 그 능력과 진가를 발휘했으면 하고 바라는 바이고 어찌됐건 결정은 개인의 의사판단이기 때문에 장문의 이 긴 글을 그저 참고로만 읽어주셔도 나는 아주 감사할 따름이다. 아예 손해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시작하는것과 조금은 위험부담을 예상하고 시작해보는것 또한 다른 기분일테니 말이다. 어디선가 또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루하루 불나방처럼 고군분투하는 모든 영업사원들이 부디 그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 곳에서 마땅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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