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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이야기/도서_책_리뷰

<조지오웰 1984 : Jeorge Orwell - Nineteen Eighty> 책리뷰

by Fancy_sailor 2022. 7. 2.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종, 무식은 힘"

"2+2=5"



지금 이 책을 읽기에 굉장히 시기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주의, 전체주의 사회가 어떤 구조적인 형상을 띄고 있고 그런 체계가 유지되기 위해서 어떤 권력의 지배하에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등등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라 권유하고싶다. 물론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써는 이 책을 읽고 마치 나와는관련 없는 얘기 처럼 저런 세상이 아니라서 천만 다행이다 혹은 저런 체제속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라는식의 연민과 안도의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민주주의 사회가 절대 다시 공산주의 사회로 변모될 가능성은 추호도 없다 라고 확신을 가지기에는 여전히 불온전한 세상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우리가 현재 누리는 자유나 개인의 사유재산 같은 것들도 모조리 박탈 당하고 통제된 세상속에서 살아갈 그런날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는 아마 너무 과민반응 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책 속에 존재하는 '빅브라더'의 존재가 꼭 전체주의 사회에만 존재 하는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할 순 없을것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속에서는 더욱 더 교묘하고 치밀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통제 하지 않는 듯,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있고 그 대표적인것이 바로 sns와 미디어, 언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 소설속에나 존재 할 것 같은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현실과 빼다 닮은 모습들이 너무나 많이 포착 된다는 부분이 내겐 공포스러웠다.

지금도 지구 건너편 어느 나라에서는 전쟁을 하고, 또 어떤 나라는 한 나라의 독립을 방해하면서 그 나라를 점유 해버리려 하며 이 모든게 현재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임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인지할 수 있지않나. 그들의 권력 다툼이자 사실상 전쟁의 한 모습이기 때문에 한 나라가 독립적인 힘을 잃게 되는 순간 보이지 않게 스며드는 권력의 침공으로부터 우리가 언제까지 안전하게 지금처럼 잘 살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 책속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살아가는 세상도 바로 흔한 사회주의 세상의 모습인데 그들의 체제를 유지 시키기 위해서 즉 거짓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역사를 왜곡, 날조하고 사람들을 매일 세뇌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와 다양한 사상, 가치관들이 생겨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기존의 사용하던 단어들을 폐기시켜 버리는 둥 체제 유지를 위해 매일 같이 조작과 날조가 빈번히 일어나는 세상이다. 단어 사용을 통제하고 억압한다는 내용은 내가 이전에 봤던 영화 "The giver"에도 동일하게 등장하는 부분인데 과연 언어가 바뀌면 사고도 함께 바뀌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 대해서 나는 어느정도 '그럴것이다' 라고 동감하는 편이다. 예를들어 '노랗다' 라는 한국어 표현은 굉장히 많다. '노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샛노랗다' 등등 전부 다 노랗다는 뜻이지만 각 단어가 갖고 있는 느낌과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저 단어가 갖고 있는 성격에 대해 외국인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처럼 (그들은 단순히 yellow, dark yellow, bright yellow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단어 사용을 통제한다는 것은 곧 사고를 함께 통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낱말을 없애는 건 대단히 매력적인 일이지. 물론 없애 버려야 할 낱말은 동사와 형용사에 많지만, 명사에도 수백 개나 있네. 그리고 없애야 할 말은 비슷한 말뿐만 아니라 반대말도 있지. 도대체 한 낱말이 단순히 다른 낱말의 반대만을 뜻한다면 굳이 있어야 할 필요가 뭐 있겠나? 한 낱말 안에는 이미 그 자체 내에 반대로 말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돼 있네. ‘좋다(good)’라는 낱말을 예로 든다면, 그 반대말을 ‘안 좋다(ungood)’라고 하면 되지. 철자도 생판 다른 ‘나쁘다(bad)’는 말이 뭣 때문에 따로 필요하겠나?‘안 좋다(ungood)’란 말이면 충분하네. 모양은 비슷하지만 오히려 이게 다른 말보다 더 정확한 반대말이지. ‘좋다’는 말의 뜻을 더욱 강조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네. ‘탁월하다(excellent)’느니, ‘훌륭하다(splendid)’는 따위의 말이 수두룩하게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 좋다(plusgood)’라는 말이면 충분하고, 이걸 더욱 강조하고 싶으면 ‘더욱 더 좋다(doubleplusgood)’라고 하면 될 것이네. 물론 이런 형태의 낱말들이 이미 사용되고는 있지만, 신어(新語)사전의 결정판에는 ‘좋다’란 말 한마디만 남을 걸세. 그러니까 좋고 나쁘다는 개념은 여섯 개의 낱말로 나누어지지만, 실제로는 단 한 낱말로도 충분하다는 얘기지. 어때, 멋있지 않나. 윈스턴? 물론 이건 애당초 B.B.(빅 브라더)의 아이디어였다네.” -조지 오웰 <1984>에서 발췌

 




https://fancysailor.tistory.com/288?category=797069

 

영화 <더 기버 기억전달자 : The giver > 미래 사회주의 세상을 구현한 SF 영화

영화 <더 기버 기억전달자 : The giver > 미래 사회주의 세상을 구현한 SF 영화 더 기버 : 기억전달자 The Giver , 2014 제작 요약미국 | 드라마 외 | 2014.08.20 개봉 | 12세이상 관람가 | 97분..

fancysailor.tistory.com



주인공은 그 나라의 실세들 즉 권력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부류인 내부 당원들의 바로 아래, 외부당원으로써 등장하는데 체제 유지를 위해 각 부서마다 그들에게 주어진 업무가 존재한다. 주인공이 맡은 업무가 바로 역사를 왜곡, 날조하는데 직접적으로 가담하는 일들이었는데 주로 과거의 기사들을 소각하고 단어들을 폐기시키며 과거의 진실된 역사를 상기시키는 자료들을 모조리 없애는 역할들이다. 주인공은 본인이 하고 있는 일과 스스로 어렴풋이 기억하는 과거의 세상 사이에서 큰 혼란을 느끼고 진실을 날조하고 폐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당에 서서히 반감을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권력은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행사할 수가 있지. 복종으로는 충분하지 않네. 괴롭히지 않고 어떻게 권력자의 의사에 복종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주는 가운데 존재하는 걸세. 그리고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 권력자가 원하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뜯어 맞추는 거라네."




포스팅 맨 앞머리에 "2+2=5" 라는 글을 썼다. 이게 바로 주인공 윈스턴이 사는 세상에서 말하는 세뇌와 통제를 한마디로 요약해주는 수식이 아닐까. 즉 책 속에는 '이중사고'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진실의 여부와 관계 없이 당에서 주장하고 말하는 것이 곧 진리이며 설사 그것이 틀렸다 할지라도 진실이라고 믿어야하는 것이 바로 이중사고다.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당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반박의 의지 없이 그저 맞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사고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인간의 자주적인 생각과 주체성을 파괴시키고 나면 당을 위한 완벽한 노예로 재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생각하지 못하는 인간, 주체성과 자발성을 잃은 인간, 즉 인간의 존엄성을 완전히 빼앗긴채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을까. 이미 빛을 잃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 소설이 정말로 뼛속 깊히 디스토피아적 문학이다 라고 말할수 있는 결정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책의 결말이 더욱 그 정점을 찍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중반부쯤 들어서 윈스턴은 쥴리아라는 여성을 알게되는데 사랑이나 섹스처럼 쾌락적인 감정과 오르가즘 마저 금기시 되어있는 그 사회에서 둘은 철처히 비밀리에 연애를 하게된다. 그리고 그들이 나눴던 대화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당이 세상을 억압한다고 한들) 사람의 마음 깊은 곳 까지 통제할 수 없는 법이라고. 깊은 마음속의 생각마저 그들이 빼앗아 갈 순 없다 라는 말을 하고 쥴리아도 그의 말에 전적으로 수긍하는 장면이 있었다. 나 역시도 윈스턴의 말에 백번 동의하는 입장이었지만 책의 결말에 다다르면서 유일한 '희망'과도 같았던 그가 마음 속 깊은 생각마저 당에게 세뇌를 허락하고 (세뇌 당한것이 아니라 세뇌를 허락한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결국 고통스러운 고문에 못이겨 굴복하게 됨으로써 충격적인 한 문장으로 끝 마무리 지어지는 이 소설이 내게는 뭐랄까 정말로 큰 허무함을 안겨다줬다. 앞에 첨부했던 영화 The Giver 역시 똑같은 전체주의 사상에 대해 그렸지만 그래도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결말로 마무리가 지어졌다면 이 소설은 정말로 디스토피아의 끝을 보여준다.




아래는 1984를 쓴 조지오웰이 결핵으로 죽기 전 남긴 마지막 경고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이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그가 남긴 한마디가 매우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Don't let it happen, it depends on you"



https://www.youtube.com/watch?v=S83Fz3i40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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