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기버 기억전달자 : The giver > 

미래 사회주의 세상을 구현한 SF 영화

 

 

더 기버 : 기억전달자 The Giver , 2014 제작

요약미국 드라마 외 2014.08.20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97분 감독 필립 노이스 출연 브렌튼 스웨이츠테일러 스위프트제프 브리지스메릴 스트립  더보기 줄거리완벽한 세상을 위한 완벽한 비밀 제거된 ‘기억’을 가진 단 한 사람 전쟁.. 더보기 누적관객수107,567 명 (2014.09.23,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홈페이지 www.facebook.com/2014.thegiver

 

 

 

요즘들어 내가 가장 추천하고싶은 영화이다. 종종 이 영화가 자꾸만 생각이 났다. 왠지 모르게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고 꼭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포스팅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하다가 긴 고민 없이 바로 써 내려간 제목이 바로 "미래 사회주의 세상을 구현한 SF영화"이다. 말 그대로 영화 속 세상은 고도로 발달한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지만 지금과 큰 다른 점이 있다면 극도로 '통제'된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휘황찬란한 느낌의 포스터와는 사뭇 다르게 영화는 밋밋한 흑백 영상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똑같이 생긴 집, 똑같은 옷, 똑같은 생활 패턴,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그 누구와도 다르지 않게 균등하고 똑같은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적정한 나이가 되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 하는 문제도 개인의 선택 영역이 아니라 지도자의 지시로 각자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배정' 받게 된다. 저 세계의 지도자 수석 원로의 말에 따르면 질투도, 욕심도 없는 평화롭고 균등한 인간 사회를 위해 가장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그녀는 바로 이 세상을 '커뮤니티'라고 부른다. 아무튼 눈치가 빠르다면 벌써 느꼈겠지만 우리는 이런 세상을 보고 어쩌면 '공산주의' 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이 영화는 미래 공산주의 사회의 모습을 그린 SF영화 라고 간단히 설명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조너스'와 친구들은 직위수여식에서 직업을 배정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되고, 그들 또래 커뮤니티 멤버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자신에게 배정될 직위가 발표되길 기다린다. 조너스의 오랜 친구 '피오나'와 '애셔'는 각각 보육사와 무인항공기 조종사 라는 직책을 부여받게 되지만 어찌된 일인지 조너스의 발표 차례가 되었지만 수석 원로는 그를 호명하지 않은채로 그냥 넘어가버린다. 모두가 의아한 상황이었지만 결국 가장 마지막으로 조너스가 부여받을 직책을 드디어 호명하는데 그것은 바로 '차기 기억보유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너스는 직책을 부여받는 것 대신 '선택' 되었다 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조너스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예민한 영감을 타고났으며 그외 지능, 정직, 용기 이 모든 면들을 아울러 봤을 때 '기억보유자'로써 가장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기억보유자'는 이 영화에서 바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글쎄, 그래서 그게 도대체 뭐하는 직업이지? 라고 모두가 궁금증을 갖고 있는 가운데 조나스는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게되고 이 커뮤니티 소통 방법으로 말하자면 그는 출근이 아니라 첫 훈련을 하게 된 셈이다. 독특한것은 이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단어 또한 제한되어 있어서 쓸 수 있는 단어,  쓸 수 없는 단어가 구분되어 있는데 예를들면 말버릇처럼 '사과드립니다', '사과를 받아들입니다." 라는 말을 쓰는가 하면 '사랑'과  같은 단어는 이미 옛날에 사라져버린 단어로써 더이상 쓸 수 없도록 되어있고 거짓말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무색무취한 아우라 뿜뿜 풍기는 이 커뮤니티에서 한 줄기 희망, 한 줄기 색깔을 불어 넣어주는 큰 역할이 바로 '기억전달자'라고 할 수 있다.

 

 

 

 

 

조나스는 기억전달자 스승을 만나 하루하루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게된다. 그 트레이닝은 바로 이 회색빛 커뮤니티 사회 이전의 찬란했던 인간세상의 기억을 스승으로부터 전달 받는 것 그 뿐이다. 그것이 트레이닝의 전부이지만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일은 철저한 비밀유지가 되어야 하며 조나스가 받는 훈련에 대해 함부로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설사 그게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그 대신 단 한가지 특권이 있었는데 그것은 조나스에게만 '거짓말'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조나스가 첫번째 훈련날 스승으로부터 전달 받은 과거 세상의 비밀은 바로 '눈'이었다. 기후 통제로 '여름'과 '겨울'이 사라지고 회색빛이 감도는 이 커뮤니티 사회에서 평생을 자란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차가운 눈'을 보고 느끼게 되었고 조나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두번째 수업에는 '고통'과 '색깔'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는 좀 더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비밀들을 전달 받기 위해 한껏 기대하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조나스가 기억해야 할 이전 세상의 모습은 모두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조나스는 스승으로부터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들까지도 천천히 조금씩 전달 받게되고 한동안 충격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빨강, 초록, 파랑 수많은 색이 있지. 우리들은 다 없애는 쪽을 선택했어.

색깔, 인종, 종교 모두를 똑같게 만들었지. 달랐다면 시기하고 화내거나 억울해하고

증오에 사로잡힐 수 있어서 '늘 같음' 상태로 통일 시켰다."

 

 

 

기억전달자는 조나스에게 색깔의 기억을 전달하면서 위와 같이 설명했다. 그리고 조나스는 하나 둘, 이 커뮤니티 세상의 지나친 통제로인한 불합리들을 서서히 깨달아가고 다시 이전 세상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커뮤니티 세상을 대상으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콧잔등이 시큰해 지는 순간을 몇번이나 느꼈는지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 생겨난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그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새삼스럽게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배경지식이 여러모로 딸리므로 좀 더 수준 높은 철학적, 이데올로기적 관점의 멋드러진 글은 쓸 수 없지만 서로 다름의 아름다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로운 세상이 얼마나 귀중하고 가치있는 것인가를,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자유속에서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서로의 차이와 다름들, 그것이 분쟁과 경쟁, 시기, 질투가 되지 않도록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개인과 집단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해야 되는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것이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그 마음 안에는 인류에 대한 원초적인 '사랑'과 '열정'을 함께 담고 있는 것 아닐까. 

 

 

나는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그 언젠가 내가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싸워야 할 날이 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리 먼 과거도 아니다) 지금의 '자유'가 우리에게 당연하듯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의 피와 땀과 희생으로 겨우 쟁취할 수 있었던 값진 것이라는걸 알 수 있듯 지금도 어디선가 세상을 통제하고 휘두르기 위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을 수 있으며 우리가 스스로 개인의 인권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 언제라도 박탈 당할 수 있다는걸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아니 요즘 들어 더욱 그런 경각심을 느끼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문득 이 영화가 왜인지 자꾸만 떠올랐고 그저 사람들이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용기있는 투쟁을 절대 두려워 하고 회피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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