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인간관계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없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이유에 의해서 사람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중요한것은 어떻게 정리하는것이 올바르고 건강한 방법일 것일까? 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꽤나 심오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내 인생에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생기는 만큼 인간관계에도 동시에 변화가 있었다. 즉 나를 위해서 불필요한, 불건전한 혹은 유해했던 인간관계들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단순 몇번의 사소한 다툼이나 오해로 섣불리 관계를 끊어버려야 겠다 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관계에 대해 심오하게 다시 고민하고 손절을 고려해본다는 것은 어쩌면 이미 그 관계는 훨씬 그 이전부터 뭔가 불편함이 있었을 확률이 크다. 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를 고민해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1.손절을 하는 다양한 이유들

 

일단 왜? 그 관계를 정리하고싶은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발적으로 관계를 손절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무언가 쌓이고 쌓인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조금씩 쌓아오다가 어느순간 어떤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손절을 하게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단순 의견 충돌이나 갈등 때문이라면 그 갈등이 원만히 해소 될 가능성이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런 경우들은 대게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편이지만 손절을 해야만 하는, 필히 손절이 필요하다 여겨지는, 또는 최소 손절을 고민해봐야 되는 상황이란 어떤걸까.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나열을 해보았다. (여기서는 어떤 집적적인 싸움이나 사건이 계기가 되는 '확실한' 경우는 제외한다.)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무시받는다는 기분/상대방의 무례함/선넘는 발언/불쾌함/불편함/나에대한 부정적인 평가만 함/칭찬을 전혀 하지 않는사람 등등)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별히 기분이 상하는것도 아니지만 만났을 때 기쁨이나 반가움이 없다. 즉 그냥 명목상 친구관계 유지 느낌.)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내 모습으로써만 나를 취급하며 현재의 변화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거나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듯한 느낌 등등)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무례함, 선넘는 발언, 가스라이팅 등등 이 모든 불쾌한 감정들을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묶어서 정리하였다. 이 부분은 너무도 당연한 부분이라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그리고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바로 "무엇을해도 그닥 즐겁지 않은 관계"를 뜻한다. 사실 이 경우는 뭐 그렇다고 손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사이라는 것은 사실 함께하면 즐거운가? 기쁜가? 편안한가? 이런 작지만 사소한 감정들의 공유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특별한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면 즐겁고 기쁘고 편안하기 위해서는 꽤나 결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취미라던지 취향, 가치관, 생각 등등이 말이다. 어느정도 교류 가능한 관심분야나 교집합이란게 최소 있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친구사이라면 혹시나 그냥 명목적으로 이어가는 친구사이는 아닌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는 꼭 기쁜 즐거움이 아니더라도 서로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소 어둡고 우울한 주제라 해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서 대화가 잘 통한다거나 깊은 대화가 잘 이뤄지는 친구도 나쁘지않다. 즉 서로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결이 비슷한 쪽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조금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다. 너무 우울하고 딥한 부분들만 공유하다보면 결국 힘들때만 서로를 찾는다거나 또는 의도치않게 서로를 너무 '대나무숲'처럼만 이용해버리면 기쁘고 즐거운 소식에는 서로 공감해주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튼 이런 부작용만 아니라면 깊은 대화가 잘 나눠지는 친구 역시 소중하다. 남들과는 쉽게 공유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것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는 또 늘 주의해야될 것이, 그만큼 많은 깊은 부분을 공유한 사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 관계의 틀어짐이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나의 어두운 부분을 잘 아는 상대방이 그것을 약점 잡아 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 지금이라도 이사람의 실체를 알았구나. 라고 깨닫고 깔끔하게 손절하면 된다. 물론 상처받은 마음은 당분간 좀 아프겠지만, 정상적인 친구사이라면 둘 사이에 아무리 사소한 다툼과 서운함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유했던 감정들과 비밀들을 약점 잡아 공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람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것을 어떤 계기로 늦게 깨달은 것 뿐이다.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변화한 현재 내 모습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

 

쉽게 말해서 나에게는 그 당시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으나 친구의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의 황금기였을 때 라고 예를 들어 보겠다. 사실 이거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순간을 살아가며 시간을 보내지만 각자의 사정이나 환경, 생각들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 시절 친구들을 다시 재회하고 만났을 때 발생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만큼 몸도 마음도 변했을 것이고 각자 나름대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어리숙했던 내 모습, 또는 암흑기였던 내 모습만을 회자하며 나를 웃음거리 만들거나 또는 끊임없이 '흑역사'라고 불리울 만한 것들을 건드리면서 깎아내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만 자신의 영광이 머물러 있을 확률이 거의 백발백중이다. 그 시절이 본인의 가장 황금기, 리즈시절이었고 현재는 그에 비해 너무 초라하거나 보잘 것 없어서 죽을 때 까지 그때 그 과거의 영광만 안주거리 삼으며 얘기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 자신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것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인 변화나 발전, 성공을 일궈낸 친구를 만났을 때 공격태세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일삼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이 부분은 (1)번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때에도 해당하는 디테일한 예제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구나 하나씩 부끄러운 기억이 있고 흑역사란것이 존재하며 우스갯거리로 농담삼아 그런 우스운 과거를 언급하면서 지금의 '용'(?)된 친구를 놀려먹을 수도 있지만 "무튼 너 정말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정말 멋져." 라는 의미로 그런 과거를 운운하는 것과 그저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계속 들추며 내게 수치심을  주려고 하거나 현재의 모습을 질투하고 부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꾸 옛날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 이 두가지를 단호하게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로 나의 변화를 칭찬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괜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나를 깎아 내리기 위함 혹은 남의 흑역사로 히히덕덕 거리며 안주거리 수준 삼기 위해 끊임없이 운운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당신의 기분이 묘하게 불쾌하고 언짢다면 분명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일 것이다. 

 

 

 

 

2. 그래서 어떻게 손절을 해야돼?

 

결론은, 그래서 어떻게 손절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괜찮은 방법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런 관계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래도 다시 만들지 못하는 학창시절 친구라는 이유, 어떤 한 집단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꽤나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즉 친구 한명과의 손절이 아니라 나아가서 혹여나 내가 그 집단을 탈퇴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나만 혼자 열외되는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있는 것 같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위의 손절 조건에 다 해당이 되지만 바로 관계를 손절하지 못하고 꽤나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했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자주 보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주기로 만나는 모임이나 관계라고 할지라도 만날 때 마다 항상 빠짐없이 내게 불쾌감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손절이 마땅하다. 사실 인맥유지, 인맥관리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이러한 병든 관계들을 많은 사람들이 방치하곤 한다. "1년에 한번 보는 사인데 뭐, 그냥 넘어가자"라고 했던 것이 몇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도 어쩜 만날 때 마다 내게 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우리 기억은 그 불쾌한 기억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분명 기억하고 있고 그것들이 조금씩 쌓여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런 불만들을 토로하고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사실 이것은 손절 방법이 아니라, 관계유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상대방이 정말로 내게 '악의없이' 저지른 실수라는 게 입증되었을 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지, 의도적으로 나를 불쾌하게 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시도 자체를 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인간이라면, 이미 그렇게 뒤틀려져버린 인성은 내가 말 몇마디 한다고 쉽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진심어린 토로를 했을 때 더욱 나를 소심한 사람 취급하거나, 더 우습게 여기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시도해보아야할 방법인 것이다. 아주 이상적이고 평화로운 해결법 같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으며 멀리 하는 방법이다. 가장 부담이 덜하고 쉬운 방법이다. 사실 어차피 1년에 한번 정도 보는 사이라면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은건지 조차도 모르게 더욱 더 조용히 손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말로 일거수일투족 자주 연락을 하는 친구사이 였다면 이 방법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티가 날 수 밖에 없고 결국 나의 불쾌감을 토로하고 손절하느냐, 그냥 알리지 않고 무대뽀로 손절을 취하느냐. 이 차이 정도인 것 같다. 대충 나열해보자면,

 


 

간접적인 방법 : 그냥 혼자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연락을 끊으며 쥐도새도 모르게 손절한다.

(단톡, 소셜미디어 다 연결되어 있지만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먼저 연락이 와도 안읽씹 상태로 평생두기.

가장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이면서 매우 회피식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간접&직접적인 방법 : 소셜 미디어 외 모든 연락망들을 언팔, 차단하거나 대놓고 읽씹 또는 단톡방을 조용히 나오는 방법

 

직접적인 방법 : 그동안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약간의 언쟁을 주고받은 후 깔끔히 손절.

 


 

손절이란게 사실 뭐 별거 없다. 결국은 위 방법들 중 하나로 대게 손절하게 된다. 나는 저 세가지 모두 다 시도해본 바 있고, 오히려 나의 경우는 극강의 간접적인 방법을 가장 적게 시도해본 것 같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으나, 사실 대부분 저 단계를 그라데이션으로 거치게 되지않나 싶다. 아무튼 내가 결국  추천하고싶은 것은 결국 각자 성격대로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내게 가장 데미지가 덜 오는 방법"을 선택하시오. 라고 말하고 싶다. 간접적인 방법은 손절이 가장 쉽고 편리할 순 있지만 끝낼 때 끝내더라도 하고싶었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한거에 대해서 나중에 약간의 찜찜함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직접적인 방법은 정신적 타격과 데미지가 크다. 솔직하게 말 하는 만큼 크고 작은 언쟁이 분명 오고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후려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과한 에너지 소모로 여기질 수 있기 때문

 

결국 마지막 남은 간접&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선택했을 경우에 상대방의 반응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왜 손절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상대방이 다시 연락오는 경우 (대화시도)와 다른 하나는 상대방도 군말없이 손절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끝나게 되는 경우다. 대게 전자의 경우가 많지만 후자의 경우도 참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그 의미는 상대방도 그다지 그동안 내게 별다른 애정이 없었다, 별 미련이 없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혹은 본인들의 자존심 때문에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뭐가 됐든 어차피 손절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자. 만약 상대방이 먼저 연락이 오는 형태의 전자의 경우라면, 간단&명료하게 의사를 밝히고 끊어내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만약 상대방이 혹시라도 사과나 화해의 의사  표시를 한다면 또 다시 고려해 볼 여지가 발생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깔끔하게 전달 할 말만 남기고 끝내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물론 여기서 상대방이 내게 사과하기 위해 다가온다면 또 그것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파악해야되겠지만, 사실 손절을 고려할 만큼 고민했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의 무례함, 나와 맞지 않음 등등을 꽤 오랜시간 겪어온 것이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나는 우습게도 몇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들을 경험했는데, 여기서도 사실 내 기준은 확고하다. 화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서로 흥분한 상태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끝나버린 거였다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풀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단호하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라고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바로 그 당시 싸움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얼마나 있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명확한 기준으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한다. 사실 예외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이 있었음에도 정말로 진심으로 뉘우치고 미안하다고 바짝 엎드려 사과하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있는데,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다지 속아넘어가지 않는 것을 추천하다. 정말로 어쩌다 개과천선하는 대단한 인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인간의 인성그릇이라는 것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마무리

아무튼 인간관계에서 어떤 불쾌한 경험을 했을 때, 그 이후로 손절을 진지하게 고민 한다면 잠깐 물러서서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봄도 괜찮다. 조금 흥분이 가라 앉았을 때 오히려 가장 차분하고 이성적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가라 앉고 나서도 여전히 손절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달라지는게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가치를 잃었음이 분명하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오래오래 연락하고 평생 가겠지 생각했던 관계들도 하나 둘 변하거나 달라지고, 끊임없이 상대방으로 부터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험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럴 때 현명하고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깨닫고 숙지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영어 공부에 심취해 있었던 지라 책을 읽고 글 쓰는 리뷰를 정말로 오랜만에 한다. 근데 이 글은 특정 책에 대한 리뷰라기 보다 이런 저런 여러 서적들을 읽고 난 개인적인 총평(?)이라고 정리해야 될 것 같다. 아무튼 그동안 여러 책을 읽었었는데 한때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쏠렸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사실 나는 흔한 자기개발서 라던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따라하기", "~하는 법"과 같은 제목의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편이라 인스타를 포함한 소셜 네트워크에 흔히 광고로 도배되는 도서들을 사서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기개발 도서들은 결국 성공한 저자의 자서전 스토리로 나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지금과 같이 성공했습니다. 라고 생색내는 것 이상의 의미는 별로 없는거 같다는게 나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자기개발서들이 그렇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에 성공한 사람을 내세워서 그 사람의 스토리를 가지고 스토리 텔링을 짜고 책을 내서 판매를 하고 마케팅을 해서 수익을 올리고 이런 순서와 방식들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나름 성공했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밟아가는 정말로 흔한 래퍼토리 인데다가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여기저기 강연을 다니면서 수익을 벌어들이는 방식도 자연스레 뒤따른다. 아무튼 그 사람의 인생과 스토리텔링이 정말로 진정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그것이 꼭 나쁜것은 아니겠지만 의외로 많은 스토리텔링들이 약간의 약 팔기식 느낌을 갖고 있고, 물론 그렇다고 모든 스토리텔링이 다 그렇다라고 주장 하는 것 또한 아니지만 대게 그런 경우가 적지않게 많다는걸 적어도 알고 있는게 좋겠다. 

 

 

그리고 특히나 자기개발도서나 성공 스토리를 다룬 책들은 당연히 각자 나름대로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는 독자들이 구매할 확률이 매우 높다. 나 역시도 애초에 자기개발서 같은 것들 따위를 좋아하지 않지만 e-book으로 몇권을 결제해서 읽어 보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그래 속는 셈 치고 과연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썼나 한번 읽어 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어찌됐든 나보다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니 뭐라도 얻어갈 내용이 하나쯤은 있겠지 라는 생각에서였다. 어쨌든 대부분의 자기개발서 혹은 돈버는 법이나 성공에 대한 책들을 볼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과연 어떻게, 무엇을해서 이 사람이 지금처럼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고 그것을 습득해서 나도 따라하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그러나 웃긴것은 세상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로 많고, 모두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신이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단언할 수 있는게 아니다. 어디서 이런 말을 들었다. 그냥 열심히 살아서 성공할 수 있는게 아니라 "똑똑하게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 라고 굉장히 팩폭 때리는 느낌이 강한 말을 누군가가 했는데, 일부분 동의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게으르게 살았기 때문에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오신 게 아니라, 주어진 일을 "열심히"만 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어느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었다. 똑똑하게, 지혜롭게 해 볼 시도나 노력을 해보지 못하고 그저 원래 하던 일들만 묵묵히 하며 열심히 하며 살아온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어떤 삶의 변화도 가져다 주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이상 비전이 없고 생산성이 낮은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한다고 해봤자 무든 이득을 가져오겠는가. 하지만 내가 또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요즘의 청년들은 정말로 재능많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젊은 친구들이 옛날 부모세대처럼 그저 무식하게 열심히만 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미 나름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최대한 능력치들을 쌓고있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최대한 현명한 방법으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란거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 책을 집필한 저자들 역시 물론 개인이 엄청나게 큰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막상 그런 도서들을 읽어보면 딱히 그렇게 대단히 특별한 얘기도 없다는 것이 팩트였다. 그 사람들이 뭔가 차별화된 독특한 방법으로 성공을 했다기 보다 남들보다 좀 더 진취적인, 공격적인 노력과 시도들을 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 중의 한명인 것이다. (물론 운도 어느정도 포함된다) 어쨌든 성공을 했기 때문에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그저 나는 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순서를 말하고 싶은것이었다. 사실 그 누구도 진짜로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포인트를 발설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걸 혼자 알고 있을 때 그것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지,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면 이미 그것은 가치 없는 것이 되버리니 말이다.

 

 

내가 처음 티스토리를 시작한것도 사실은 '리남'이라는 티스토리 블로거 때문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한 최근 몇년동안은 나도 나름 블로그로 수익을 올리기, 스마트 스토어나 그 외 흔히 말하는 '파이프  라인 형성하기' 라던지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기와 같은 것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가 있다. 물론 지금도 관심이 없는건 아니다. 그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의 경험담들이 다 무쓸모라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또 유념할 부분은 정말로 돈이 되는 키워드를 알려 주지도 않을 뿐더러 만약 힌트를 줘서 알려준다고 해도 이미 그것은 하향선을 타고 있는 키워드일 확률이 높다. 그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거다. 사실 티스토리로 돈 버는 것의 가장 큰 핵심이 '검색 키워드'인데 즉 쉽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정보이지만 포스팅수가 별로 없는 주제를 찾아서 블로깅 하는 것이 핵심인 것. 그러나 제 아무리 블로그로 한달 1000만원 수익을 올렸다는 리남님도 그 키워드가 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 주는 바보가 아니라는 거다. 그리고 그런 키워드를 가지고 어느정도 기간동안 수익을 다 뽑아먹고 시간이 지나면 그 게시물 역시도 점점 흔히 말하는 '약빨'이 떨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결국 끊임없이 희소성 있는 키워드를 찾아서 블로그를 쉬지 않고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뜻이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게시글의 약빨은 점차 떨어지게 되어있다. 결국 그들은 또 다른 파이프 라인으로 돈을 벌 시도를 하는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것이다. 즉 강연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블로그 운영 방법과 키워드를 찾는 법 따위의 것들을 제작해서 올리게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 영상을 통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고 너도나도 매일 매일 1일 1포스팅을 하자! 라고 할 때쯤 아이러니 하게도 블로그 시장은 키워드를 찾고자 하는 경쟁자가 더욱 많아지게 되고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얻어갈 수 있는 희소성은 낮아지면서 동시에 경쟁력은 높아진다.  그 대신 ~하는 방법, ~하기 또는 '한달에 천만원 벌기'라는 자극적인, 어그로성 있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는 많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인해서 조회수를 올려 그것으로 돈을 벌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카카오 이모티콘 업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니 뭐 카카오 뿐만이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많은 산업분야가 이런 노선을 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 요즘 인스타 광고를 보면 클래스101이나 이런 앱에서 당신도 이모티콘 작가가 되어보세요! 라는 문구로 엄청나게 광고를 하고 있다. 당연히 나도 눌러봤다. 근데 카카오 이모티콘 경쟁이 정말로 어마어마하다. 뭐, 클래스 101에서 수업을 듣고 3개월만에 이모티콘 작가로 채택되었어요! 라는 아주 극적인 사례를 또 내세우면서 광고를 하는데, 글쎄 유튜브만 봐도 이모티콘 만들기,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되기. 이런 영상이 아주 수두룩한 상황. 실제로 카카오 이모티콘은 임티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경쟁률이 높고  내 그림이 이모티콘으로 채택이 되어도 처음부터 다른 인기 작가들 처럼 큰 수익을 올린다는 보장이 없다. 일단 채택되기도 하늘의 별따긴데, 채택이 되도 수익성은 별로일 수도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많은 전공자들이 이모티콘 작가라는 하나의 타이틀만 보고 매일매일 채택되기를 바라며 작업하는게 이게 쉽게 말해서 '시간 가성비'가 결국 굉장히 떨어진다는 뜻이다. 심지어 유튜브에 카톡 만들어 올리기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 중에 모든사람들이 작가인 것도 아닐뿐더러, 이렇게 작업을 해서 카카오톡에 시안을 제출을 해봤다. 라는 경험으로 영상을 올리는 분도 있는데 나는 그 분들이 차라리 아주 현명한거라고 본다. 이모티콘이 채택되어서 이모티콘 작가가 되는 과정의 시간보다,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려서 파는게 훨씬 더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걸 다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어요. 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로 초 치고 싶은것은 아니다. 그저 얕은 경험이긴 하지만 내가 겪어본 것들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희망적인 것인지 절망적인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만 (어쩌면 후자에 더 가까운)  안하는거 보단 하는것이 낫기 때문에 그래도 "킵고잉 하세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지어진다. 

 

 

이것은 과연 해피엔딩인가 새드엔딩인가. 

글을 쓴 나도 도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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