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 사실 갑자기 '고양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면서 여기 내 블로그에다가도 링크를 걸었지만, 그러고 나니 왠지 밝고 재밌고 즐거운 컨텐츠들을 위주로만 올려야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사실 원 래 내 블로그는 그렇게 웃기고 재미있는 글만 써서 올리는 블로그는 아니었다.  최근 포스팅들은 거의 그림, 고양이, 물고기, 맛집리뷰 이렇게 주류로 자주 올렸는데 그 만큼 최근엔 뭔가 생각하는 시간보다는 일하고 소비하는 시간들이 더 많이 차지했던 것 같다. 

 

 

사실 얼마전에 나의 인스타에 스토리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fancy_sailor

 

"세상에 많은 젊고 순수한 이들이 특정 나쁜 사람들로 인해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고 상처받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성실히 살아감을 당연하듯 강요 당하는것이 참 슬픈일이다." 라고.

 

당연히 이 말은 그냥 가만히 있다가 튀어나온 소리가 아니라, 또 사소하지만 내 자존감에 스크래치가 나는 경험들을 원치않게 하게되어 그로인해 머릿속에 또 여러생각들이 들면서 저런 글을 쓰게 되었다. 

 

세상 살면서 정말 많은 종류의 '자존감 도둑'들을 만나는데 특히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이 '자존감 도둑'의 아주 유치한 일차원적 스타일부터 꽤 고차원적 스타일까지 여러 부류들을 의도치않게 마주치는 경험을 한다. 그게 친구든 가족이든 직장 상사든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아무래도 어린시절에나 겪을 법한 유치한 방식이 아니라 훨씬 지능적이고 교묘한 '자존감 도둑'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받고,  또 상처받은 스스로를 다시 자가 치유하기를 반복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고 최대한 그런 사람들에게서 벗어날수만 있다면 빨리 벗어나 내면의 자가 회복을 해야한다.

 

그런데 뭐랄까, 이런게 단순히 자존감 도둑질을 하는 그 사람만의 문제이고 특정 개인의 문제가 될 때는 어쩌면 해결방법이 간단하지만 점점 이게 특정 개인의 성향을 넘어서서 동시에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느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종종 생겨난다. 그러니까 그 자존감 도둑들은 첫번째로는 물론 개인의 인성 문제로 시작하지만 나아가서 사회적 문제들이 더욱 그들을 성향을 북돋아 주기도 하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데에 사회가 미치는 영향들이 없지 않아 존재한다 라는 걸 느낄 때, 좀 더 복잡한 기분이 든다. 

 

가장 쉬운 예로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내 또래들 혹은 나 보다 어린 '청년층 들의 취업이 더욱 힘들어졌는데 아무래도 구인을 하는 자, 구직을 원하는 자의 갭이 커지다보니 '구직자'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꽤 불공정한 부분들을 감소하고서라도 일을 구해야하는 현상이 되버렸고 뭐,  물론 이런 현상이 꼭 코로나 이후로 처음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더욱 쐐기를 깊숙히 박히는 느낌이라고 설명해도 될 지 모르겠다.

 

아무튼 청년층들의 일자리가 마땅치않은 상황이란것을 너무 잘 아는 '고용주'들은 이런 현상을 가지고도 갑질 혹은 자존감 도둑질을 한다는 얘기들을 최근 주변에서 들어본 바 있다. 그리고 나도 어쩌면 여전히 겪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 근래 갑자기 또 '현타' 아닌 현타가 예고없이 내게 훅 찾아왔다. 실제로 요즘같은 상황의 '교묘한 자존감 도둑질'의 예를 들자면 흔히 '걱정 해주는 척'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요즘 일자리도 많지 않을텐데, 혹은 어디 일할데도 점점 마땅치 않은데" 라는 말로 적은 임금을 당연하듯 제시하고 "아무것도 안하느니 하는게 낫지" 라는 인식을 심어서 좀 불만족스럽지만 지금은 '이게 어디냐' 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 그리고 저임금에 해당하는 노동만 시키는게 아니라 더욱 뻔뻔하게 더 많은 업무들을 당연하게 점점 강요 하는 것. 아마도 이런 순서이지않나 싶다. "그래봤자 다른일자리 찾기도 버거운 이 시국에 이직할데가 어딨겠어." 라는 못된 심보가 더해져 만들어낸 지긋지긋한 가스라이팅이다. 

 

그러나 아까 말했듯 불만은 얘기하면 되고, 그래도 타협이 안되거나 불공정 하다고 느껴지면 결국 그곳을 피하면 된다. 원래는 그게 방법이었다. 하지만 뭔가 이 코로나 시국이, 그리고 여전히 심각한 취업난에 빠져있는 사회가 젊은층들의 적극적인 '불만제기'를 더욱이 어렵도록 만드는게 사실이다. 당장 똥이 더러워서 피했는데 다른 곳에 갔더니 또 똥을 밟게되고 여기나 저기나 매한가지 똥이었네? 라는 생각들이 굉장히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자존감 도둑질 당하는 현상을 비일비재하게 수시로 겪다보면 결국 어느순간 참아오던 것이 '빵'  터지는 날이 찾아오게 되는데, 그리고나서는 고통에 시름시름 하며 한동안 무기력감에 젖어든다. 그리고 이런게 연속적으로 챗바퀴 돌듯이 반복되지만 사회의 그 '특정 부류'들은 쉽사리 변하기 어렵고 어떻게든 또 다시 충전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삶을 어디에다 쉽게 하소연 하지도 못한다. 다들 똑같이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속에서 늘 먼저 약점을 드러내는 자, 먼저 빨리 지치는 자, 혹은 먼저 공정성의 잣대를 들이대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조적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어쩌면 진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까.

 

나는 이런 시국에 나 같은 젊은 친구들에게 딱히 제시할만한 좋은 방법이나 수단들을 나도 잘 알지도 못 할 뿐더러 어쩌면 맞서 싸워 나가는데에 있어서 이미 무감각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일단 그런 의지도 단단한 체력과 강한 멘탈을 가졌다는 전제 조건 하에 가능한 것이지,  여러모로 멘탈에 상처 입은 젊은 친구들은 싸움 보다 일단 '자가힐링'부터가 급선무인 상황이니까. 나도 요즘같은 때 일수록 '힐링'과 '휴식' 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게 되고 어느새 '살아감' 보다는 '견뎌감'에 가까운 긴 생활들이 전투력을 따지기에 앞서서 일단 방어력을 다시 단단히 재정비하는데 몰두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그것마저 힘든 사람들도 정말 허다하다는게 함정. 나 역시 예전처럼 부당한 모든 일 앞에서 에너지 풀 충전한 싸움닭 마냥 덤벼들진 못하고 있지만 그냥 이렇게 스스로 '수비' 모드로 쳐내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매우 자존심 상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똥밭에서 그나마 진흙밭이라도 밟아야지 라는 심경은 절대 행복한게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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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취업 의지 없이 쉬는 청년층 ‘껑충’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환경이 나빠지자 ‘취업 의지조차 없이 그냥 쉬는 청년층’(니트족)이 크게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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