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Kahlil Gibran's The Prophet , 2014

애니메이션 미국 85분 2015 .09.10 개봉 [국내] 전체 관람가 [해외] PG 도움말

감독 로저 알러스개턴 브리찌조앤 C. 그라츠

출연 리암 니슨(무스타파 목소리)존 크래신스키(할림 목소리)셀마 헤이엑(카밀라 목소리) 더보기

줄거리 아빠를 잃고 마음을 닫은 딸 알미트라 때문에 걱정이 많은 카밀라는 사람들.. 더보기

홈페이지 gibransprophetmovie.com

 

 

 

요즘 휴식을 가지면서 '힐링'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머릿속에 내가 아주 아끼던 이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는데 원작이 세상에서 두번째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말에 걸맞게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해주는 영화다. '힐링'이라는 키워드에 이만큼 또 어울리는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두고두고 꺼내보고싶은 영화. 당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나는 직접 극장에 가서 관람 했었는데 아름다운 색채와 그림들, 그리고 주옥같은 대사들에 깊이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책 '예언자'를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기존에 책 내용을 가져와 시각적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 하였는데 마음의 깊은 휴식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든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시인이자 화가 '무스타파'라는 캐릭터는 사람들의 마음을 선동하는 '시'를 쓴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오랜시간 외출을 금지 당한채로 살았는데 특히나 국가에 대한 반란을 선동하는 시를 썼다는 죄목으로 7년동안 삶을 통제 당한채로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서재에서 묵묵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국가의 감시 속에서도 긴 시간을 버텨왔는데 마지막 7년째 되는 날 그가 감시로부터 풀려나게 되면서 다시 거리에 나가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영혼을 적시는 주옥같은 이야기들로 영화가 전개되는데 예술적인 화려한 그림들과 그가 남기는 명언들이 서로 조화가 되어 눈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 잡는 아름다운 영화로 손꼽고 싶다. 삶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자유에 대하여

 

 

 

 

 

 

무스타파가 카밀라의 어린 딸 알미트라에게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던 장면이다.  "벗어던지고 싶은 근심이라면 그건 네가 선택한 것이며, 쫓아버리고 싶은 두려움이라면 그 뿌리는 너의 가슴속에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삶을 옭아매도 얽매이지 않고 그 위에 우뚝 설 때야 말로 진정한 자유로움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이 장면에서 내가 꼽은 최애 명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여기서 '자유라 부르는 것은 어쩌면 가장 강력한 사슬'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치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계속 '자유'를 연상하고 생각 하면서 어려움을 도피하다보면 되려 '자유'라는 갈망의 잘못된 프레임에 더욱 갇혀버리고 오히려 모든 걸 내려놓았을 때, 어떤 억압과 시련이 있을지라도 내가 그 위에 바로 설 수 있을 때야말로 진짜 자유를 얻는다는 것."근심, 두려움 그 모든 것은 두려운 대상의 손에 있지 않다."  모든 뿌리는 내 가슴 속에 있다는 무스타파의 명언이 돋보였다.

 

 

 

 


 

 

-아이들에 대하여

 

 

 

 

 

아빠를 잃고부터 실어증에 걸려 마음의 문을 꾹 닫은 어린 소녀 '알미트라' 때문에 도통 통제가 되지 않는 딸을 두고 카밀라는 무스타파에게 하소연한다. 그러자 무스타파는 "당신을 통해서 왔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니까요." 라는 말을 꺼내며 아이들에 대한 철학적 지혜를 나눠준다. "스스로 생명을 구하는 아들, 딸 일뿐" 이라는 말을 통해서 부모라 할지라도 아이들을 소유할 수 없으며 그 자체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하나의 존엄성을 갖춘 인감임을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았다.

 

꽤나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환경에서 자라 온 나로써는 괜시리 더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아니었나싶다. 아마 이 장면을 아픈 어린 시절을 경험했던 모든 어른들이 보게된다면 무스타파의 지혜로운 한마디로 간접적으로나마 마음의 치유를 받고 영감을 얻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사랑은 주어도 생각을 강요하진 못하죠."

"그들 스스로 생각을 갖고 있기에."

 

 

 


-결혼에 대하여

 

 

 

 

무스타파와 일행은 마을을 지나면서 혼인을 치르는 젊은 남녀를 위해 잔치를 벌이는 광경을 목격하게되고 시인 무스타파를 알아 본 마을 사람들이 그가 축제에 함께 참여 하길 권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부분이다. 혼인을 하는 자신의 딸을 위해 지혜로운 한마디를 남겨달라고 한 여성이 부탁하게 되고 그 곳에서 무스타파는 '결혼'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마음을 주고 받되 전부 내맡기진 말길." ,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있진 말길."

"사원의 기둥들도 떨어져 있으며 참나무와 소나무도 서로의 그늘에선 자라지 않기에."

 

위와 같은 명언을 아낌없이 남기며 마을 사람들에게 또 한번 '결혼'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을 깊숙히 안겨준다. 그가 하나씩 말을 내뱉을 때 마다 영화는 아름다운 색체와 그림들로, 때로는 추상적인 이미지들로 그의 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그 훈훈한 감동은 단순 이미지를 통해서만은 느낄 수 없고 화려하고 추상적인 색체들의 자유로운 움직임 또한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지혜로운 말과 함께 어우러지는 영상을 직접 보고 느껴보기를 꼭 추천하는 바 이다. 

 

 

 


 

-사랑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소개 할 '사랑'에 대한 지혜다. 남몰래 '카밀라'를 짝사랑해오던 '할림'은 무스타파에게 슬며시 그녀를 향한 마음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소심하고 수줍은 성격의 그는 도무지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너무나 두렵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 고민에 대해 무스타파에게 자신이 도대체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을 터 놓는 장면에서 무스타파가 '사랑'에 대한 얘길 전하는 장면이다.

 

 

"사랑은 이 모든일을 경험하게 하고 당신으로 하여감 마음의 비밀을 알게하고 그 깨달음으로 한조각, 삶의 심장 한조각 되게하리."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당하지도 않네. 사랑만으로 충분하기에."

 

 

"사랑이 이끌고 손짓한다면 그대로 따르길, 그에 몸을 내맡기길." 이라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무언가가 이끄는 대로 믿고 나아가길 충고한다. 숨기려 말고, 두려워 하지도 말고, 느껴지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비록 아픔의 칼날을 숨겼을지라도 사랑이 말을 걸면 그 말을 믿고 따라가라는 것이다. 너무나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말이 아닐수가 없다.

 

 

"사랑은 사랑 외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사랑 외엔 아무것도 취하지 않네."

 

 

사랑함에 있어서 바랄건 오직 '사랑'이며 그 외에 또 무엇이 필요하리...  그 이상 바라고 기댈 것이 없다는 얘기가 아닐까.

이 영화에 깊게 감명 받은 나는 집에 돌아와서 원작 책을 구매했었는데 책은 다소 얇은 편이고 그럼에도 빼먹을 수 없는 주옥같은 한마디 한마디들이 고이 실려있다. 영화로 작품을 먼저 접한 나로써는 확실히 다채로운 색깔과 형태들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많이 감동 받았었는데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더라도 한편의 명언집 처럼 잘 만들어진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이지만 사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더 없이 적격인 작품.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흐를때마다 한번씩 다시금 꺼내보고 또 꺼내보고싶게 만드는 나의 인생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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