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타일러라쉬가 쓴 책 "두번째 지구는 없다"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 책을 알게된 것은 이웃 블로그님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 제목을 보자마자 왠지 모르게 '꼭 한번 읽어보고싶다' 라는 구미가 확 당기는 책이었다. 나 자신이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지구 자원을 빌려쓰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써,  언제부턴가 나도 서서히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게 딱 언제부터라고 콕 집어 얘기하자니 사실 특별한 계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나는 평소에도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기후 문제로 고통 받는 야생동물들을 우연히 보게 되면 안타까워했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나 전염병 등등을 뉴스에서 확인할 때 마다 내가 그 직접적인 피해지역에 살고있는게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그 피해로 인한 영향을 언젠가 우리도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그냥 아주 서서히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최소한의 양심적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저자 타일러가 얼마나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피부에 와닿도록 전달하고 싶어했는지를, 그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 갖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우리 실생활에 크게 문제점이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든지 화장실이나 주방에 가서 물을 틀면 물이 쏟아져 나오고 더우면 버튼 하나로 에어컨을 켜면 그만이며, 배고플땐 나가서 돈을 지불 하기만 하면 원하는 음식을 사먹을 수 있고 심지어 한국은 배달문화도 완벽한 상태이니, 실생활에 있어서 환경 문제로 인해서 인간이 생명에 위협을 받고있다는 경각심을 갖기가 어렵다. 물론 요즘이야, 코로나 19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뭐 그마저도 누군가는 '환경'과는 무관한 일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까. 물론 지금까지도 코로나 19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실을 숨기고 왈가왈부 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와닿은 많은 글들이 있었는데, 저자 타일러가 강연을 나가거나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해 언급할때 마다 "사실 한국은 영토도 너무 작아서 지구에 끼치는 피해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주 일부일 것이다. 그러므로 영토가 상대적으로 훨씬 큰 중국이나 인도 이런 국가들이 환경 문제에 더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식의 답을 종종 들었다면서 그가 제시한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Earth Overshoot Day)" 이라는 것인데, 인류가 지구 자원을 사용한 양과 배출한 폐기물 규모가 지구의 생산 능력과 자정 능력을 초과하는 날 이라고 한다. 즉 우리가 마치 신용카드를 쓸때의 원리처럼 다음 달 받을 소득을 미리 앞당겨 쓰는것과 같이, 지구 자원을 앞당겨 쓴다는 개념인데 한국은 새 해가 접어들고 4월 10일 정도가 되면 이미 우리가 그 해 쓸 수 있는 지구 자원을 다 소모해버린 다는 것이었다. 그럼 나머지 달은 결국 지구에 빚을 지며 자원을 앞당겨 쓰는 셈이고 이 수치는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환경 파괴해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글을 보고, 한국의 땅덩어리가 타국에 비해 작기 때문에 지구에 입히는 환경 피해가 적을 것이다. 라는 논리는 아주 엉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THERE IS NO PLAN B"

 

"우리는 한 해 동안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훨씬 많이 소비하고 있다. 지구가 줄 수 있는 양이 1이라면 매년 1.75를 사용한다. 그 부족분은 지구로부터 앞당겨 빌리고 있는 셈이다. 슬픈 사실은 지구는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자원을 더 빌려줄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가 없다."

 

이상 빌려 쓸 지구가 없다. 라는 말 처럼 경각심을 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는 것 같다. 뭐, 내가 살아갈 동안은 그래도 멀쩡하겠지. 라고 안주할 수 있지만 책에 따르면 지금 이 속도로 환경 오염이 진행 되었을 때, 2050년이 되었을 때는 세계 몇몇 지역이 물에 침수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사실 결코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2050년이라고 해봐야 고작 30년 후, 지금 젊은이들은 슬슬 은퇴를 고려할 나이쯤 되었을 시기인데 요즘 100세 시대라는 말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 살 날이 한참 많이 남은, 노년의 첫 시작에 접어드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내가 살아갈 날 동안은 지구 안망해." 라는 무책임 말을 던진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라는 거다. 그러면 생태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될까. 라는 부분에 대해 저자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자세히 구체적으로 책을 통해 제시하는데, 일반적으로 분리수거, 일회용 사용 줄이기 등등 사소한 부분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나는 환경파괴의 주범이 아니야! 라고 누군가는 자부할 수도 있지만, 이미 빠른 속도로 환경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정도로 이미 심각하게 오염되어 버린 환경을 단번에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하는 부분에서 뭔가 좀 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분리수거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재활용 되는 폐기물은 고작 십몇프로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좀 더 다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었다. 

 

 


 

"폭력이 눈앞에 벌어지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방조죄이다. 우리는 우리 땅이 물에 잠기고 숲이 불타며 동식물이 멸종해 결국 우리 숨통을 조이는 현실을 방조하고 있다. 어떡할 줄 몰랐다고 해도 방조한 것이고, 범행을 돕는 줄 몰랐다고 해도 이미 동조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업체를 띄우고 환경 이슈를 파묻는 일을 계속 해나갔다. 기후위기가 거짓이라는 식의 날조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가 희생된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은퇴 후 살아갈 땅, 침수 위험 없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땅을 빼앗아 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게 아니다. 고의적인 것이다. 몇몇 기업, 몇몇 국가들이 기후위기 안에서 수익을 창출해놓고 본인들을 위한 유리한 입장을 차린 것이다. 그걸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호구로 살아왔다는 것을."

 


 

책에서 발췌해온 위 글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보호를 위해서 분리수거를 하거나 외출시 플러그를 뽑는 등 개인이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은 아주 기본적인것에 불과하며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은 좀 더 이 세계를 더 큰 영향력으로 쥐락펴락 하는 대기업들이 취하는 행동, 정치인들이 취하는 행동들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업의 사익을 위해 환경 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의 제품을 불매 한다던지, 환경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후보자 에게는 투표하지 않는 식으로 환경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바로 육류 소비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와닿았는데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다는 것과 그 중에서고 양고기, 소고기가 큰 비중을 차지 한다는 얘기였다.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산림을 없애 농장을 만들고 가축을 키우면서 자연이 가진 탄소흡수원을 없애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일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고기를 조금 덜 먹는 일, 채식 식단을 늘리는 일, 음식을 남기지 않는 실천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육식과 채식에 대한 부분은 내가 예전부터 서서히 관심 갖고있는 주제 이기도 한데, 그 전에는 단순히 '동물'의 생명의 존엄성이라던지, 개인적으로 내가 동물들에 대해 갖고 있는 특별한 애정의 문제로 관심 갖던 주제였다면 이 책을 읽고나서는 '환경'의 문제와도 근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됨으로써 좀 더 나의 '채식지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를 찾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식주의'라는 발언을 조심하는 이유는 나는 여전히 육식을 하는 인간이고 나는 완벽하게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식 지향' 이라는 가치관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육고기를 덜 먹는 식단이 내게도, 앞으로의 인류와 자연에게도 이로운 선택이라면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어쨌든 나의 블로그에도 명시해놓은 모토이기도 하지만 '건강'과 더불어 '생산적인 삶의 질 추구'를 고민하는 평범한 블로거로써 내게는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중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마침 오늘 저녁 식단도 간단한 샐러드로 끼니를 채운 나 스스로에게 작은 칭찬을 하며, 나름대로 내 개인의 삶의 질 추구와 평범한 소시민으로써 환경 문제에 작게나마 최소한의 관심을 갖고 그 문제 해결에 가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칭찬과 더불어 좀 더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싶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우리 존재, 우리가 만든 모든 문명은 자연 안에 있기에 질병은 반드시 인류의 파멸로 돌아온다. 자연은 '공존'을 말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살펴야 할 우리의 보금자리이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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