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멜로/로맨스 2014.07.17. 개봉 86분 미국 15세 관람가
감독노아 바움백 관객수73,379명
내용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둘도 없는 친구 소피와 살고 있는 27살...
"재능은 없지만 열정적인 그녀 프란시스 하" 라고 제목을 정할지, 아니면 "언제나 '안생겨요' 모드인 비운의
프란시스"라고 할지 생각하다가 사실 이 영화에서 말하는것은 '안생기는 프란시스' 얘기보다 열정 하나만으로
여전히 꿈을 쫒는 그녀의 처절한 젊은 인생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자의 제목으로 선택했다.
영화속에서 "안생기는 프란시스 undatable frances"라는 대사가 종종 많이 등장했었는데, 사실 그녀의 인생에
남자가 생기던 안생기던 그 보다 앞선 문제는 그녀의 춤에 대한 열정과 미래였다.
이 영화를 보면 그 누구라도 프란시스에 동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취준생이 됐던 직장인이됐던
프리랜서든 백수든 너나할것 없이 누구나 프란시스와 같은 세월을 보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며 누군가는
현재까지도 그 시간을 아둥바둥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우리가 한번쯤 누구나 고민해 봤을 법한 아주
흔하면서도 사실 그 무엇보다 심오한 커다란 질문 하나를 영화 내내 관객에게 던진다는 기분이 들었다.
"당신이 너무나 사랑하지만 재능이 부족해서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꾸준히 열정을 다 할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프란시스의 처절한 모습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던지는 기분이었다.
프란시스는 냉정히 말해 춤에 대해서 그렇다할 눈부신 소질이 있는 학생이 아니다. 무용수로 꼭 성공하겠다는
큰 꿈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그저 몇년째 견습생 생활만 반복할뿐. 더욱이 서럽게도 '노안'의 27세 여자. 라는
옵션까지 추가된 캐릭터다. 꿈을 쫓기도 벅차 죽겠는데 게다가 노안이라니...
여러모로 비참한게 한두가지가 아닌 설정.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녀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자칭 '쌍둥이'같은 베스트 프렌드 '소피'가 있다.
프란시스의 룸메이트이기도 한 소피는 그녀 역시 나름의 큰 야망을 갖고있는 친구다. 언젠가 출판업계의 거물이
되는 날을 희망하며 둘은 매일의 일상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친구 사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하는 장면에서 프란시스는 남자친구와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프란시스에게 동거를 권유하지만 프란시스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해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소피와 함께살고있는 집 계약도 아직 채 끝나지 않았으며 아마도 자연스레 집 계약도
연장하게 될거라고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게 되고 결국 사소한 싸움을 시작으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소피와 프란시스는 여느때와 같이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안에서 대화를 주고받는데, 프란시스는
처음으로 소피에게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다름이 아닌, 소피가 집 계약이 만료되면 '리사'라는 다른
친구와 함께 알아보고 있는 새 동네로 이사를 갈 것이라고 갑작스레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프란시스는
소피와 함께 당연히 계약을 연장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남자친구의 동거 제안도 이미 거절했던 상태. 그로 인해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거라고 얘기했지만 소피는 자신의 로망이 가득한 그 동네로 이사가길 차마 포기할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란시스는 내심 서운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친구 앞에서 표현하지 못한채 애써 소피의 마음을
이해해 주려 노력한다.
결국 프란시스는 파티에서 만났던 소피의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언제나 단짝처럼
붙어지냈던 소피와는 그녀의 이사를 계기로 전만큼 가까이 지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를
유지하는 듯 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슬슬 프란시스의 불행이 시작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견습단원으로
크리스마스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있던 일정에 차질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녀는 무용단 선생님으로부터 크리스마스
공연을 함께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되고 그로인해 앞으로의 월세까지 내지 못할 상황에 몰린 프란시스는
또 다시 집을 알아봐야만 하는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결국 무용단에서 전속 댄서로 이미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는 '레이첼' 이라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녀의 집에서 당분간 잠시 얹혀 지낼수 있게 되는데, 여전히 몇년째 견습단원을 하고 있는 프란시스에 비해
레이첼은 모든게 안정적이고 그녀 주변의 친구들까지 왠지 멋있어 보이는 느낌에 프란시스는 겉으로는 당당한 척
하지만 어딘가 왠지 모를 위축감을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그곳에서 프란시스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 한다.
"제 직업요? 설명하기 복잡해요. 진짜 하고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레이첼 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그들을 통해 '소피'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아니나다를까 소피의 남자친구 '패치'가 좋은 기회로 일본으로 전근을 가게 되서 소피 역시
그를 따라 몇주 후 일본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그 자리에서 처음 듣게 된다. 한때는 떼놓을 수 없는 단짝이었던
친구의 소식을 자기보다도 먼저 알고있는 타인에게서 듣게된 것이 꽤나 충격적이며 배신감 및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질투심 마저 차오른 프란시스는 그 자리에서 엉뚱한 결심을 하게된다. 자신도 프랑스로 짧은 여행을 떠나겠다는 것.
마침 식사 자리에 있던 레이첼의 가족이 프랑스에 작은 아파트가 하나 있어서 언제든 여행하면 숙박을 제공해
주겠다고 한 말에 냉큼 그 자리에서 뜬금없이 프랑스 여행을 결심한 그녀.
아마도 절친이었던 소피에게 왠지 지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몰라도 재정적으로 불안한 프란시스에게 갑작스런
이틀간의 프랑스 여행은 계획에도 없었으며 굳이 신용카드 긁어가며 떠나는 여행이라니...
초라하고 안타까운 프란시스는 여기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
굳이 없는 돈 털어가며 이틀간의 프랑스 여행을 감행한 프란시스는, 프랑스에 도착 한 후 대학 동창 애비에게 여러번
연락을 시도하지만 답장을 받지 못한다. 특별히 할 일 없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아파트에 돌아와 잠자기를 반복하고
나니 이틀이 어느새 금방 지나버렸다. 하필이면 이제 프랑스를 떠나야 하는 타이밍에 애비에게 뒤늦게 답장이
돌아오지만 이미 돈은 돈대로 털리고 재미없고 무료했던 프랑스 여행을 마무리 하고 프란시스는 돌아 오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과의 미팅에서 그녀는 뜬금없이 생각에도 없었던 무용단 사무직 비서 자리를 제안 받게 되는데
몇년째 견습단원 생활을 하는 프란시스의 사정을 뻔히 아는 교수님의 어쩌면 친절한 제안 이었지만 프란시스는
에게는 또 다시 자존심에 금이 가는 얘기 일 뿐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게 된 프란시스...
다른 무용단과의 미팅이 잘 되어 아마 전속단원 계약 단계까지 갈수 있을 것 같다고 말 그대로 개 구라를 치게된다.
그러나 현실은, 지낼곳이 없어 자신이 재학중일때도 하지 않았던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고
블로그로 친구 소피의 멋있어 보이는 일본 생활이나 몰래 염탐해보기 일쑤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대화가 많은 영화고 사소한 여러 사건들이 계속해서 시시각각 등장하고 자주 바뀐다.
그녀의 불안한 꿈 만큼이나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럽고 처절하기 그지 없는 프란시스를 보면서, 동정심인지
공감대 형성 때문인지 몰라도 민망함에 손발이 오그라 드는 순간이 여러번 있었다.
여유가 되지 않는 상황인걸 스스로 인지하면서도 대책없이 프랑스 여행을 떠난 것.
단순 친구에게 느낀 질투와 배신감으로 인해서 저질러 버린 행위에 불과하지 않았고
돌아와서 조차도 춤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현실 생계 보다 자존심 먼저 앞세워 전속 단원 계약을
따낸 것 마냥 선생님께 거짓말 했던 행동. 이후로 결국 아르바이트에 전전긍긍하며 파티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던 중 파티에 참석중인 '소피'와 마주치고 모든게 탄로나 어색하고 웃긴 상황들이 이어지는데..
하지만 한편으로 프란시스가 미련하고 어리석었지만 그녀를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기분이 동시에 들었다.
그녀가 남을 속이고 피해준 것은 없지만 자신을 속이는 행위가 얼마나 스스로를 보잘 것 없게 만들고 자존감마저
뚝 떨어진게 하는 행동인지 아마도 그 순간엔 몰랐을 것이다. 누구나에게 꿈은 소중하고 지키고 싶은 것이니까.
하지만 프란시스를 보면서 때로는 냉정하게 내가 고집하는 이 길이 단순히 노력만 한다면 언젠가 꼭 이룰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재능이 없다면 일찌감찌 포기하는 것 또한 미덕인지를 한번쯤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스로 통찰해
보는 것도 성숙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론적으로 댄서 보다는 안무 창작과 디렉팅에 더 소질이 있었던 프란시스는 무용수에 대한 꿈을 내려접고
무대 연출을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되고 그녀의 인생에도 처음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생활이 시작되면서
나름의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자신이 디렉팅한 첫 공연이 끝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응원받고
인정받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행복하고 멋져 보였던건 왜일까.
분명히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본래의 꿈은 접었지만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어쩌면 그녀에게 더 잘 맞는 옷을
입을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었기에 그 모습이 현명하고 아름다워 보였던 것 같다.
더이상 미련에 의해 이뤄지지 못할 꿈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현실을 무시하지도 않되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고르는 것.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성숙한 과정 아닐까.
그냥 무턱대고 높은 꿈을 이루리라는 야망은 때때로 '꿈'이 아니라 못먹는 그림의 '떡'처럼 괴롭게만 느껴지는
순간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프란시스가 무용을 계속 했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됐을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어떤 선택이 옳고 그른것인지는 지금도 정답을 내릴 순 없지만, 꿈에 대한 집착이 결국 나를
비참하게 하고 나를 속이게 만들고 보잘 것 없도록 만든다면 잠시 동안이라도 꿈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비겁한 '루저'가 되거나 패배자가 되는것이 아님을 영화에서 말해주는 듯 하다.
"모든 일은 선택의 연속 일 뿐 어느것도 정답은 없으며, 틀린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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