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무슨말이 더 필요할까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가 심지어 4관왕을 차지했다는 것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벅찬 일이다.
내가 아무리 헬조선이니 헬코리아니 호들갑 떨며 욕하고 살았어도 결국은ㅋㅋ
"뿌리나 혈통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기쁨은 거부할 수가 없구나"를 느꼈다.
국위선양하는 좋은 일에는 결국 이게 한국인이고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누구라도
자랑하고 싶어지는거니까...
특히 감독상 수상할 때 마틴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같은 거장 감독들과
한 화면에 봉준호 감독이 잡혔을 때 부터 와...이거는 진짜 역대급인데 이게 무슨 장면이지?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아니, 그냥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기분이 들 때 오히려 사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어안이 벙벙해 지듯이 나도 그저 화면을 멍하니 보다가 감독상 부문에서 다같이
한 화면에 잡혔을 때 잠깐 스페이스바로 일시정지 해놓고 몇초간 쳐다봤다.
"뭐지이게????? 이게 몬데 도대체ㅋㅋ 뭔 일이람?"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눈으로 보는것과 뇌에서 인지하는 감각의 시간차로 괴리현상이 생겨나버렸다고 할까.
아니 나같은 일개 영화 관객도 이렇게 많은 혼란스러운 벅찬 감정을 느끼는데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나 스텝, 제작진, 영화감독 당사자들은 어떤 기분일까.
머리를 해머로 두들겨 맞다 못해 엄마 뱃속에서 "응애" 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려나.
무슨 말로 과연 저 상황을 묘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입이 떡 벌어지는 상황이다.
솔직히 기생충이 개봉하고 나서 많은 관객들의 리뷰들이 여기저기 쏟아질 때,
나도 포스팅을 한 자 적을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워낙에 호평받은 작품이기도 하고
거의 영화 평론가 못지않은 글솜씨를 자랑하는 '영화 전문' 블로거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리뷰를 보고 읽는것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넘어갔다. 오히려 영화를 봤을 당시 꽤나 설명하기 복잡한 신선한 충격을 받아서 굳이 그 감정을
어떤 논리적인 표현으로 정리 하고자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얘기하는것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아무튼간에 ,
자본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무수한 많은 영화들이 존재 하겠지만 봉준호 감독이 매 인터뷰마다 언급했듯,
기생충에서는 선과 악이 모호하다. 정확한 '악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게 되어,
보이지 않는 긴장감으로 서로에게 은근한 영향력을 주고 결국 그 흔한 '악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넘치는 다이나믹한 반전 스토리로 극이 절정에 치닫도록 한다는 것이 이 영화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판에 박힌 인식을 벗겨내는 부분도 현실적이고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부자들은 대게 악하고 갑질 행세로 약한 자들을 유린하고 살며 가난한 자들은 배운게 없고 힘이없다. 라는 것.
하지만 기생충에 등장한 가난한 가족 구성원들은 실제로 무식하지도, 멍청하지도 않다.
되려 각자의 나름대로의 잘난 부분들을 갖고 있고 과거의 내노라할 스펙도 있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이 특별히 남보다 모지라고 멍청하기 때문에 가난한게 아니란 것.
오히려 잔 꾀 굴리는 솜씨를 보면 어쩌면 우리가 욕하는 '있는 사람들'보다 더 영악하고 계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그들은 오히려 "부자니까 착한거지..." 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아무튼 한국 영화사 뿐만이 아니고 세계 영화사에도 큰 획을 긋는 엄청난 일이 이 쪼그만 나라에서 벌어지다니.
헬조선의 자본주의를 여실히 보여주는 가장 한국적인 영화로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인터네셔널 영화상 4관왕이라...
그동안 '헬조선'이라 욕했던 많은 사람들도(나같은 사람) 어제 오늘 만큼은 국뽕에 심취하지 않았을까...
엄연히 '헬조선'과 기생충 영화의 '국위선양'은 또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오스카 수상 명장면은 워낙에 유튜브에 널려있어서 시상식이 끝난 후의 영상이 재밌어서 가져와봤다.
I'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 이라는 수상소감을 남기시더니
데낄라 마시고 알딸딸해져서 신난 봉준호 감독
아래 킬포구간
0:19 그래도 완전 말짱해요 (눈 껌뻑 껌뻑)
0:20 drink and sing and dance!
0:41 (볼 빨개져서 턱 괴고 귀엽게 사진 찍음)
1:02 여우주연상 러네이 젤위거와 티키타카
|
'문화_예술 > 영화_드라마_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텐 아이템 오어 레스 (Ten items Or Less, 2006) - 당신이 지키고 싶은 10가지 (0) | 2020.03.09 |
---|---|
월 플라워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 - 유쾌하지만 쓰라리고, 지치지만 빛나던 청춘의 기억 (0) | 2020.03.09 |
골때리는 좀비영화 "데드 돈 다이" directed by 짐 자무쉬 (6) | 2019.08.15 |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인생> - 멍청한 선택을 늘 반복하는 이유 (2) | 2019.08.02 |
유튜브 단독 방영_WEIRD CITY 위어드 시티 제1화 '짝' (The one) (0) | 2019.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