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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이야기/인간_심리_사회

회피성 성격장애와 게으른 완벽주의자에 대한 생각 (+성인애착유형검사)

by Fancy_sailor 2020. 5. 27.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심리상담사웃따'라는 채널을 알게되었다. 그분 채널 영상을 통해서 '회피성 성격장애''게으른 완벽주의'성향에 대한 설명을 보게되었는데 정확하진 않지만 나는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회피성 성격장애'와 약간의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으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것 같다. 어쩌면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회피성 인격'이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고 또한 부수적인 역할로 사회적 불안과 우울증을 동시에 앓았던 기억이 났다. 사회적 불안과 우울증으로  오랜시간동안 나를 많이 힘들게했던 첫번째 원인이 어쩌면 바로 이 '회피성 성격장애/인격장애'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신기하게도 회피성 성격장애와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은 묘한 교집합이 존재했다.

 

 


 

회피성 성격장애 특징

 

웃따 채널에서 설명하는 회피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이러하다. 그전에 먼저, 회피성 성격과 회피성 성격장애는 다르게 구별되어야 한다. 회피성 성격은  친숙하지 않은 사람과 말을 잘 섞지않고 불편해 하지만 친숙한 사람과는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특징을 얘기하는데 이 회피성 성격이 더 극대화되고 발전하면 말 그대로 '회피성 성격장애'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회피성 성격장애는 우울 증상 및 사회불안장애도 잇따라 발생시킬 수 있는데 대부분의 신경 정신 질환들이 그렇듯, 뭐든지 극대화되면 우울증/불안장애가 뒤따라온다는 것은 정신병의 종류를 막론하고 대부분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 마저 든다. 아무튼 남들의 시각에서 보았을때는 이 회피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그저 아주 차가워 보이고 냉정하고 내성적인 사람 정도로만 비춰진다는 것이다. 

 

즉, 낯선 사람에게는 그들이 나를 수용해줄 확신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친숙한 사람들 외에 인간관계에서는 '회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인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회피형 인간들의 마음속에는 오히려 누구보다도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은 강한 욕심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어째서? 왜?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바라면 더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행동하고 다가가는게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강렬히 원한다는 것의 의미가 동시에 타인에게 거절이나 거부 혹은 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을 듣는것을 죽을만큼 꺼려하고 힘들어한다는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아예 처음부터 인간관계를 맺지 않겠다! 라는 식의 '극단적' 행동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만큼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나아가서 '타인이 보는 나', '타인에게 비추어 지는 나'에 대한 의식의 과잉이 온다.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의 과잉은 즉 '자의식 과잉'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왜냐면 나는 타인에게 조금의 부정적인 평가도 받아들일수가 없으니까. 그것은 내가 죽을만큼 괴로우니까.

누군가의 거절이 두려워. 두렵고 그것은 너무 무서워."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예 관계를 포기하고 직면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싫어하면 안되기때문에 처음부터 거리를 둔다."

 

 


 

 

회피성 성격장애와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닮은점?

 

하지만 중요한것은 이 아이러니한 행동이, 이렇게나 '비사회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사실은 너무나 '사회적'이고 싶은 마음에 나타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저 차가워 보이고 남들에게 냉정하게만 보였던 그들의  속마음은 오히려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튜버 웃따님은 이소라의 노래 가사 한구절로 이 묘한 상황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해주었다.

 

 

"내가 사랑하면 사랑한단 말 대신, 차갑게 대하는걸 알잖아"  

by 이소라 - 처음느낌 그대로

 

 

그래서 내가 발견한 회피성 인격장애와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교집합이란것은 이런것이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 역시도,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이상이 너무 높고, 그런 높은 이상때문에 무언가를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인 사람들이다. 왜냐면 이상은 너무 높고 실천하기엔 벅차며, 그 이상을 쫓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많은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도저히 받아들일 용기가 없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 " 라는 생각인 것이다. 또한 그런 생각은 굉장히 이분법적인 흑백사고를 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실패와 성공 두가지로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0과 100 그 사이에 존재하는 다른 숫자들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아주 극단주의자이기도 한것이다. (중간을 생각하지 못한다. 중간을 객관적인 '중간'의 상태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

 

'타인의 거절이 두려운 회피성 성격''실패가 두려운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참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놀랍게도 나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많은 시간이 흘러서 성인이 된 '나'는 그때보다는 달라지고 변화했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회피성 성격과 게으른 완벽주의의 후유증이 어느정도 남아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지난 날들의 '나'를 떠올리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거나 그런 상황에 내가 놓이게 되면 괜시리 다시금 우울해지고 슬픈 상태에 빠져버려서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릿속의 기억은 내가 경험했던 일을 아예 '없었던' 것으로 만들수가 없으므로 이 회피성 인간들에게 제안하는 해결방법으로 영상에서는 '직면'을 추천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는 '고슴도의 회피튜브'라는 유튜버의 동영상에 링크되어있던 '성인애착유형테스트' 주소이다. 

 

 

http://typer.kr/test/ecr/

 

성인애착유형 테스트

불안정애착(저항)(양면형) : 자기부정-타인긍정 회피점수 2.33 미만, 불안점수 2.61 이상 나는 남들과 정서적으로 완전히 친밀해지기를 원하지만, 남들은 내가 원하는 만큼 가까워지기를 꺼려하는

typer.kr

출처 : 고슴도의 회피튜브 - 회피성 성격 극복을 위한 6단계 캡쳐

 

 

이 유튜버는 또 회피형을 3번과 4번유형으로 나누는데 위의 테스트로 나는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 할 수 있다고 하여 해보았다. 물론 현재가 아닌 과거의 나를 기준으로 테스트에 임했더니 자기부정/타인부정의 4번 유형이 나왔고 지금의 상황을 기준으로 생각하여 다시 검사 했을때도 수치가 좀 떨어진 것 말고는 여전히 4번유형으로 나타났다.

 

'회피성 성격/인격장애'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것이다. 첫번째로는 대부분 유아기때 부모님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그 이후에 여러 사회적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것이 발전하여 '회피성 성격장애'를 유발한다고 하는데 아마 이 유형의 사람들은, 힘들지 않게 지금의 내 성격 고착화에 큰 영향을 받은 여러 사건들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을 여전히 조금 가지고 있고 회피성 인격 장애는 전보다 많이 사라졌지만 이따금씩 '회피성 성격장애'를 떠올리는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는 일들이 발생했을 때, (앞으로도 있을것이고) 그럴때마다 나를 다시 조용히 잠재우는 것이 아직도 가끔 힘들고 고통스럽다. '회피성 성격장애'를 겪은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 인생의 '텅 빈' 시간을 갖고 있을 것이고 아마도 삶을 살아가면서 그 텅빈 상자를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며 지나쳐 왔지만 종종 다시 그 빈 상자를 맞닥드려야 할때가 어느순간 발생하고, 그럴 때 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하는 것이다. 당황스럽고 슬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의 해결방법의 끝은 결국 진부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서 내 자신을 찾고 집중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저 내게 집중함으로써 지나간 그 텅빈 기억의 상자를 봐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게 내 앞에 다가오는 상자들을 의미있는 노력과 경험으로 가득가득 채우는 것이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만이......

물론 이 과정에서도 현실과 이상의 부딪힘은 발생하겠지만 그 부딪힘은 꼭 '회피성 성격장애'유형의 사람만 겪는게 아닌 다른 일반 사람들도 똑같이 겪는 갈등, 즉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장애물이기에 우리에게만 특별한 에러사항이라고 생각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보며 내 얘기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을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도 얘기하자면, 그런 현상들을 겪은게 모두 내 탓, 나만이 잘못이 아님을 잊지 말자. 그저 나 혼자만의 탓도 잘못도 아니다. 누구보다 좀 더 민감하고 예민함을 타고났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장애'로 발전되기 까지는 건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또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훨씬 어린시절의 경험도 무의식에 반영되고 저장되기 때문이라고 하니, 자신을 너무 자책하며 우울함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진 말자는 얘기를 꼭..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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