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이한 사정으로 우리 냥이를 1박2일 고양이 호텔에 맡겨야 되는 일이 발생했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동네 근처에 있는 '고양이 호텔'을 검색해보니 봉천동에 위치해 있는 '냥이 아지트'라는 곳을 발견.  냥이를 고양이 호텔에 맡겨보긴 9년 집사 노릇동안 처음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는 편이다.  :) 

 

 

 

 

 

위 사진이 울 냥이가 1박 숙박 하도록 예약했던 방인데 제일 저렴한 "비밀아지트"라는 방이었고 하루 숙박 비용이 25,000원 하는 방이다. 좀 더 비싼 3~4만원대 방은 공간도 더 넓고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가 있어서 당연히 냥이에겐 훨씬 더 좋고 쾌적한 환경. 나는 어차피 1박만 맡길 생각이었으므로 제일 저렴한 방으로 예약했다. 뭔가 방 분위기가 약간 냥이 구치소(?)같은 삭막한 감도 없지 않아 들긴했지만 그래도 하루 머물 정도론 충분한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시설도 깨끗하고 넓은편이지만 케어하고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믿고 맡기기가 아주 편리했다. 간단한 서류 작성을 끝내고 나니 운영하시는 분께서 냥이가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캠이 연결된 어플을 알려주셨는데, 이 어플을 통해서 우리 냥이가 활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서 더욱 맘이 놓였다. 그리고 캠에 보이스 연결이 되서 말하기 버튼을 누르면 내 음성이 방 내부 스피커를 통해서 냥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혹시나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냥이같은 소심이 아이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부분이었다. 

 

무튼 집으로 돌아와서 캠을 통해 울 냥이를 관찰하니, 한동안 캐리어 안에서 꼼짝없이 나오지도 않고ㅠㅠ 내가 음성으로 아무리 이름을 불러줘도 계속 요지부동이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확인해보니 캣타워 위에 올라가서 구석에 짱박힌 모습이 확인됐다. ㅜㅜ

 

 

 

 

관찰 캠으로 녹화한 영상

 

 

아침일찍 다시 냥이를 데릴러 호텔에 가보니, 관리자분께서 사료 급여를 시도했지만 전혀 먹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고 화장실도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원래 하루-이틀 정도는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꼼짝없이 가만있거나 뭘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안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나 우리 냥이처럼 초예민/소심/겁쟁이라면 사실 예상했던 반응이다.

 

 

 

 

 

원래 방문하기로 예정했던 시간보다 훨씬 더 일찍 냥이를 데릴러 갔는데, 여전히 적응이 안된 모습으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나를 맞아주는 모습이었다.  콧잔등이 잔뜩 젖어있는 걸 보니 낯선 곳에서 많이 긴장했었던 모양이다. 병원이나 낯선공간에 데리고가면 가끔 침을 흘리거나 콧등이 젖어있곤 하는데 이날도 역시가 콧잔등이 젖어있는 걸 보고 혼자 또 불안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설도 좋고 이 곳 관리자분도 꼼꼼히 케어해주시고 서비스는 집사로써 아주 만족스러울 정도로 완벽했지만 워낙 타고나길 예민한 아이라서ㅠㅠ 100%의 쾌적한 환경일지라도 그냥 낯선 공간이라는 것 자체가 냥이한테 어쨌든 스트레스다.  그래도 마지못해, 피치못할 사정으로 냥이를 호텔에 맡겨야만 한다면 안심하고 맡겨도 좋은 시설인 것 같다. 

 

 

 

 

집에 돌아오고 평화를 찾은 냥이모습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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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호텔 냥이 아지트반려동물호텔

거리뷰길찾기

전화 070-4127-5616

주소 서울 관악구 봉천로 303 5층 냥이 아지트지번봉천동 967-17 5층 냥이 아지트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연중무휴

가격 두목 아지트 40,000햇살 아지트 30,000 더보기

 

 

 

 

 

고양이를 키우다보면 여러가지 소모품이 꾸준히 발생하는데 사료나 모래도 물론이지만 그 외에 스크래쳐 또한 마찬가지다.  큰 스크래쳐를 사다놓으면 생각보다 빨리 헤지고 너덜너덜해져서 금방 폐품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서 한번쯤 스크래쳐를 손수 만들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괜찮은 방법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고 힘이 좀 들긴 하지만 한번 쯤 집사로써 만들어 볼 가치(?)가 있는 경험인 것 같다. 보통 택배를 주문하고 나면 어느순간 박스더미가 쌓이게 되는 걸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튼튼하고 괜찮은 박스를 하나 골라서 분해 한 뒤, 스크래쳐를 만들면 된다.

 

딱히 특별한 큰 준비물은 없다. 대부분 집에 있는 도구로 충분히 준비물은 갖춰질 것이다. 그냥 박스, 가위, 테이프, 오공본드 혹은 강력접착제나 아니면 글루건 등등 뭐가됐든 박스 표면이 서로 접착이 될만한 도구면 된다. (물풀이나 딱풀은 안될 듯 싶다..) 

 

 


 

박스 스크래쳐 DIY 과정

 

 

 

 

 

 

이렇게 박스 일부분을 떼어내고 원하는 높이에 맞게 자른 박스를 또 한번 반으로 잘라주는 작업을 했다.  초반에 가위로 박스를 원하는 사이즈에 맞게 자르는게 어쩌면 제일 힘든 일이었다. 왜냐면 꽤 두꺼운 박스 단면을 자르는 작업이다보니,  큰 가위를 사용하더라도 아귀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피부가 짓눌려서 물집이 나거나 약간 살갗이 벗겨지는 불상사를 겪을 수도 있다.ㅜㅜ 뭐든 조립하고 만드는 행위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할 것...

 

 

 

 

 

 

 

 

 

이렇게 원하는 길이로 자른 후, 그저 돌돌 돌려주면 된다. 접착풀을 발라가면서 계속해서 원하는 사이즈만큼 커질 때 까지 저 작업을 무한으로 반복하는 것이 전부다. 말 그대로 '노가다'에 가까운 일이고 손아귀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중간중간 접착풀로 붙여지지 않는 끝 부분은 테이프로 붙여가면서 정리해주고 다시 이어가기를 반복하면 된다. 

 

 

 

 

 

 

 

 

 

이렇게 나름대로 원하는 사이즈만큼 돌돌말아 이어주었는데, 처음에 길다란 단면으로 박스를 자를 때 가로 너비 사이즈가 제각각 조금씩 달라서 아주 깨끗한 단면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손수 만든 DITY 스크래쳐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나름 만족하고 있다. 그냥 고생해서 만들었다는 보람과 뿌듯함으로 스스로 만족 중... 처음에 박스를 일정하게 자르는 작업을 할 때 자를 이용해서 정확히 길이를 재서 컷팅을 하면 훨씬 더 깔끔하고 예쁜 스크래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실컷 뜯으라고 만들어준 스크래쳐인데, 뭐때문인지 뜯기보다도 "부비적 거리기"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모, 어찌됐던 안쓰는것 보다는 나으니까...사용해주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다행이다. (머쓱..) 대충 스크래쳐 만드는데 못해도 한시간은 소요 된 것 같은데.. 그 이상인 것 같기도 하고 정확히 모르겠다. 무튼 좀 더 큰 사이즈를 원할수록 똑같은 노가다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 된다. 나는 마음같아선 더 크게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ㅠㅠ 손이 짓눌러버리는 바람에 이만한 사이즈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더 큰 사이즈는 다음기회에... :)

 

 

 

 

 

 

몽글이와 울 냥이가 의도치 않게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 모드로 서로를 경계하고 눈치보고 있는 와중에...  몽글이가 울 냥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선물을 어느날 갖구 왔다. 평소 캣닢이라면 환장하는 우리 냐옹이 이기에, 한눈에 봐도 냥이가 미치고 환장할 비주얼의 '캣닢 롤리팝' 이었다. 말 그대로 막대 사탕을 연상시키는 고양이 버전 '롤리팝'이다. 

 

그동안 계속 가루타입 캣닢을 먹여왔었는데 막대사탕형 캣닢을 써보니 아무래도 가장 크게 느끼는 장점은가루가 흩날리지 않아서 주변이 더러워 지지 않는다는 것. 어쨌든  역시나 그랬듯 반응은 너무 좋은편이다. 캣닢에는 늘 미치고 환장하는 우리 냥이...

 

 

 

캣닢향에 흠뻑 취하신 냥님

 

 

 

아주 그냥 사탕에 코를 박아버리고 머리를 부벼대고 난리도 아니었다. 뭐 한 두번 보던 행동도 아니었지만 매번 캣닢을 줄때마다 저렇게 까지 환장하도록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한 생각 마저 든다. 사람한테도 고양이의 캣닢처럼 마치 기호식품마냥 부작용 없는 마약이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어쨌거나 비슷한 제품을 파는 쇼핑몰을 찾아보니, "대부분의 고양이가 캣닢을 좋아하지만 모든 고양이들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라고 안내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울 냥이는 캣닢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타고난 것 같다. 물론, 캣닢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대신에 고양이 간식계의 "신" 이라 불리는 그 유명한 "츄르"를 거절하는 이상한 냐옹이이긴 하지만...

 

무튼 캣닢은 고양이 간식 중 가장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것은 분명한 것 같다. 서칭을 해보니, 캣닢은 민트과에 속하는 향기로운 식물이며 학명은 네페타 카타리아(Nepeta cataria), 때로는 '캣민트(catmint)'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리고 캣닢은 고양이에게 있어서 즉 환각제! 캣닢의 잎과 줄기에는 "네페탈락톤"이라는 기름이 들어 있는데  고양이가 네페팔락톤 냄새를 맡으면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특수 수용체가 자극되면서 일종의 행복감을 느끼는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0401491&memberNo=38399662&vType=VERTICAL

 

고양이 캣닢 좋아하는 이유는?

[BY 비마이펫] 캣닢, 어떤 식물일까?고양이 집사라면 고양이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캣닢에 대해 잘 알 것...

m.post.naver.com

 

 

 

<울 냐옹이 캣닢 심취한 영상>

 

서울에 도착했다. 그것도 반려묘를 데리고 서울까지 거주지를 옮기게 되었다. 이렇게 먼 거리를 함께 이동하기는 9년 집사노릇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사 때문에 부산 내에서 단거리 이동은 몇번 했었지만 이렇게 지역 단위를 넘나드는 장거리 이동은 나에게도, 냐옹이에게도 꽤나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기에 아무래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최대한 편안한 이동수단이 뭘까 고심해본 끝에 나는 주저없이 '기차'를 선택했고 울 냥이는 체중이 6KG이상에 육박하는 거구 냥이이므로 애초부터 비행기는 마음을 접어두었다. 보통 비행기의 경우 반려동물의 몸무게가 캐리어 무게 포함하여 5KG 또는 7KG가 넘을시에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고 반려동물만 따로 수화물 칸으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전혀 케어할 수 없는 어두침침한 수화물 칸에 냥이를 냅다 부칠 자신이 없었으므로, 자연스럽게 '기차'를 선택했다.  

 

 

 

 

앞으로 무슨일이 다가 올 지 모른채 캐리어에 누워 부비적 거리는 울 냐옹이 

 

 

 

사실 기차의 경우도 반려동물 탑승시에 기본적으로 광견병 예방접종 이라던지 기본적인 접종을 완료 한 반려동물만 탑승이 허용된다는 규정이 존재하긴 하는데 사실 실질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서류를 검토 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가는동안 내내 옆 자리리가 비어 있어서 혹시나 발생할 수도 있을 불편한 상황 없이 나름대로 편하게 올라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사실 우리 냥이는 캐리어만 보면 늘 겁먹고 숨어버리기 일쑤다. 왜냐면 캐리어에 고양이를 싣고 나가는 날은 항상 병원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캐리어만 보면 어딘가 또 두려운 장소로 자신을 데려간다는 걸 눈치채고 숨어버린다. 이번에도 역시나 캐리어가 꺼내져 있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붙박이장 안으로 숨어버리는 이 놈을 간신히 끄집어내서 캐리어에  넣었다. 그리고 약 3-4시간 소요 될 이동시간 동안 혹시나 배변 문제가 생길까 싶어 캐리어 안에 배변패드도 한 장 깔아놓고 택시를 타러 집밖을 나왔다.

 

일단 집에서 냥이를 캐리어에 넣을 때는 죽어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야옹야옹 울어대는 놈이지만 한번 캐리어에 넣고 난 후 문 밖을 나오게 되면 결국 또 다시 냥이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또 캐리어 안 밖에 없다. 뭘 하고 있나 걱정되서 살펴보면 혼자 구석에 얼굴을 쳐박고 있거나 지나가는 차 소리에 놀래서 부르르 떨고있는데 참, 그럴때마다 이름을 부르면서 안정시켜 주는 것 말고 딱히 해줄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미안했다. 댜행히 기차 타고가는 동안 우려했던 용변 실수는 전혀 없었고 시끄럽게 울음소리를 내는 일도 없었다. 일단 데리고 나오면 쥐죽은듯이 조용해진다... 택시에 태우고 역으로 가는 동안에 택시 기사 아저씨도 신기했는지 한마디 얹었다.

 

"고양이가 가만~~~~히 있네요?"

 

사실 얌전해서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왕 소심한 겁쟁이라서 찍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더 중요한건 예민한 반려묘를 데리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어떻게 빨리 적응 시키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였다. 왜냐하면 새로운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냥이가 대면 해야 할 새로운 동거인이 있기 때문에 그게 더욱 큰 문제였다. 아니나 다를까, 호기로운 '하악질'로 동거인을 격하게 맞아주는 우리 냥이였다.

어차피 나는 최소 못해도 1주일은 이 어색한 시간이 흐를거란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하악질을 당한 나의 동거인은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마음의 상심이 커보였다.... 어쩔수 없지만 빨리 친해지고 싶더라도 당분간은 '있어도 없는 생명체' 라는 생각으로 냥이를 대해 주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바뀐 주거 환경과 낯선 사람으로 인해 밥 먹을때도 내내  긴장한 모습이 너무나 역력했다. 그러다 나의 '동거인'이 조-용히 잠에 들때 즈음,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와서 시원하게 옆으로 드러눕는 자세를 취해보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이고..... '동거인'이 먹여주는 간식, 사료, 쓰다듬기 등등을 다 받아주면서도 또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싶을 땐 언제나 '하악질'로 다시 거리를 두는 놈이었다. 

 

무튼 상황이 어떤지 알리가 없는 이놈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아무쪼록 제대로 '사회화'되지 않은 냥이는 결국 잡사에게도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안타낍지만 그래도 빠른 시일내로 적응해서 유연하고 능청스런 녀석이 됐으면 좋겠다는게 내 바램이다.

 

 

 

 

냐옹이 털 깎는 날 & 목욕

 


 

 

 

 

이맘때쯤 되면 고양이 심장사상충이랑 털미용을 해야하는 시기다. 털 미용은 사실 몇년전부터 꾸준히 집에서 내가 직접 해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샵에 맡기기에는 너무 성격이 예민한 아이이기도 하고 그런 아이들의 경우엔 수면마취를 하고 미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굳이, 털 미용을 위해서 수면마취를 하자니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종종 내가 미용을 해왔다. 어쨌든 요즘 부쩍 날이 더워져서 오랜만에 우리 냐옹님 털도 깎이구 대대적으로 목욕을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근데 9년차 집사 생활이지만 아직도 바리깡 미는 실력은 여전히 늘지가 않는다ㅠㅠ 어쨌든 오랜만에 바리깡 기계를 꺼내서 충전을 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지 알지 못한채 세상 모르고 꿀잠자고 있는 울 냐옹이를 언제 건드려볼까 호시탐탐 지켜봤다.

 

 

 

 

 

빗질 공격에 많이 극대노 하신 우리 냐옹님

 

 

일단 조심스레 빗질부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엄청난 털을 뿜어댔다. 등쪽에는 스스로 그루밍을 잘 못하다보니 등부분에서 떨어져 나온 털에는 약간의 각질, 비듬도 함께 붙어있고 목욕이 시급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빗질을 여기서 백번을 더해도 털이 끊임없이 뽑아져 나올 것 같아서 적당히 마무리하고 얼른 바리깡으로 미는 단계에 들어갔다.

 

 

 

 

 

 

(주의 : 고양이 학대 사진 아님)

 

등부터 천천히 밀어주는데 역시나... ㅠㅠ 고르게 잘 깎여지지 않는다. 매끈하고 고르게 털이 깎여야 되는데... 늘 그래왔던것 처럼 들쭉날쭉 깎이는게 바리깡 미는데엔 집사가 영 소질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좀 더 많이 깎이고 나면 괜찮겠지. 완성작은 괜찮을거야 :) 라고 애써 스스로 합리화 하면서 좀 더 깎아보았다. 사진에는 마치 냐옹이가 얌전히 앉아있는 것 같지만 사실 계속 울어대고 움직이는 바람에 어르고 달래면서 깎느라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완 성 ★


 

?????????????????????

 

 

냐옹이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이게 최선이었다.  수묵담채화처럼 곳곳에 명암이 다 다른것이 오늘 미용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꼬리 깎이는게 정말 제일 고난이도 인데 발로 꼬리를 살짝 밟아서 깎였더니 엄청 극대노해서 꼬리도 썩 내 맘에 들게끔 깎이지 못했다. 그냥 관상용으로는 실패한 미용이지만 '여름나기' 목적으로 어쨌든 더운 털을 걷어주었으니, 실용성으로 따져봤을 땐 아마도 매우  성.공.적... (합리화) 

 

 

 

 

 

 

 

다리, 배 부분은 솔직히 깎아낼 엄두도 못냈다. 감히 그곳은 건드려 보지도 못했고 사실 등, 엉덩이, 꼬리 쪽으로만 깨끗하게 밀어줘도 털날림이 훨씬 줄어든다. 그래서 배는 남기고 등판만 밀은 어정쩡한 모습으로 완성됐는데 아마 전체적으로 이쁘게 다 깎였다면 더 많은 털이 나왔겠지... 일단 이게 1차 미용이고 이제 앞으로 몇날 몇일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깎이면서 나머지 깎이지 못한 부분도 완성해야 될 것 같다. ㅠㅠ 

 

 

 

 

 

마지막 단계 - 목욕하기

 

 

(주의 : 고양이 학대 사진 아님)

 

목욕중엔 감히 사진을 찍을 타이밍을 찾을 수가 없으므로 욕실 욕조에 넣어주고 바로 몇장 찍은게 전부다. 사진만 보면 왠지 꽤 평화로워 보이는데 실제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ㅜㅜ 화장실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는거는 기본이고 진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엔 목욕중에 똥싸는 일도 빈번한 녀석이다. 다행히 오늘은 똥은 싸지않더라. 똥 싸기 전에 초스피드로 목욕을 얼른 끝냈다. ㅠㅠ 

 

 

 

 

 

 

 

내가 사실 뭘 해도 그렇게 똥손은 아닌데 왜 바리깡 만큼은 유독 똥손인지 모르겠다ㅠㅠ 미안해.... 그래도 올 여름 시원할거야...  1년에 한두번 꼴로 미용을 하니 9년을 집사노릇해도 영..바리깡 실력이 늘지 않는다.ㅠㅠ 바리깡에 문제가 있는건가? (장비탓하기) 아무튼간, 울 냥이가 시원하면 된고지 뭐. (합리화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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