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S OF LOSS'

상실의 징후들

 


 

 

뮤지엄원 지난번 전시 '치유의 기술'에 이어 이번에는 '상실의 징후들'이라는 타이틀이다. 마치 뭔가 사라져가는,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예언된 경고나 으름장처럼 느껴진다. 본격 AI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혜택과 변화를 하나 둘 얻기 시작했고 최근 큰 반향을 일으켰던 CHAT GPT라던지, 그 외에도 '메타버스' 혹은 'VR'과 같은 것들이 최근 몇년간 기술발전을 상징하는 주요 키워드들이 아니었다 싶다. 하지만 그런 미래의 기술들이 점점 일상생활 깊숙히 들어오면서 우리는 무엇인가 얻는것이 있을 때 동시에 또 잃기 마련이다. 이 전시는 우리가 과학기술을 통해 얻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시사하면서 또한,  그 변화가 가져다 올 이점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잃어갈 것들에 대해서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연 기술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은 그저 우리를 행복하게만 할 것인가 혹은 그 변화가 낳게 될 또 다른 부작용들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인지, 그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느껴지는 전시다. 그리고 독특한 점은 미래지향, 공상과학기술이라는 주제의 전시들은 꼭 '종말'과 '환경의 파괴'와 같은 주제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동시에 잃을 수 있는 것이며 이 전시의 제목이 '상실의 징후들'이 된 된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상실의 징후들>은 또 다시 다가올 찬란한 미래를 미리 선보이는 공상과학 전시가 아니다.

우리의 전시는 동시대에서 목격되는 기형적인 현상들과 징후들을 추적하여

도래할 미래를 경고하는 성격의 전시가 될 것이다."

 

 

 

 

 

뮤지엄원의 하이라이트 섹션이라고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부분이다. 16개의 연속된 작품들 중에서 몇가지 눈에 띄던 것은, "The Last amuseumt Par", "If...", "Dictator, I'm free!" 등등 체제와 환경에 대한 경고들이 인상깊었다. 특히 The Last amuseumt Park는, 다가올 2025년쯤에는 불어나는 쓰레기더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질 매립지로 인해 아마 배출되는 많은 쓰레기들의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며 쓰레기더미에 둘러쌓인 롤러코스터 놀이기구 영상으로 현실직시를 강조하며 경고하였다. 그 외에도 지구상에 존재한 많은 자연과 아름다움, 축제, 인류, 야생동물들을 향해 마치 애도라도 하듯 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해준 지구와 인류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던 작품 "If"가 던지는 울림 역시도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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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스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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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기억에 남았던 흥미로운 주제는 바로 <감각성형>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말 그대로 '감각'을 성형 받는 것이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심지어 작가는 그리 머지 않은 2030년 이후의 미래라고 예견하고 있었는데, 이 감각성형이라는 것은 즉 말 그대로 나의 능력치, 감각, 지능 같은 것들을 수술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엄청난 기술을 의미한다. 잠깐 옛날로 돌아가서,  처음 막 성형이 유행했을 시절을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인조인간'이라는 표현으로 성형미인에 대해 매우 높은 거부감을 나타냈었는데 성형이 대중화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불쾌감은 오히려 익숙함이 되어 성형한 인공적인 아름다움 자체도 가진자의 여유, 부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기도 할 만큼 인식의 큰 변화가 생겼다. 그런 것 처럼 감각 성형이라는 것 역시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사기'다 뭐다 여러 윤리적,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겠지만 결국은 이 역시도 많은 부를 가진 사람들이 외모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 감각 능력 마저도 성형으로 완벽해지는 문화적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결국 더 멍청하고 못생겨지게 될 것이고 부자들은 더욱 멋있고 아름답고 두뇌마저 똑똑해지는, 그렇게 돈으로 모든 것들을 성형할 수 있는 세상이 불과 2030년 이후로 도래할 수 있다는 예측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미래의 모습이 아닐수가 없다. 

 

아마 지금의 빈부격차 보다도 더 엄청난 것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꽤나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상상인듯 하다. 가지지 못한자는 끊임없이 도태하고 가진자는 더욱 더 엄청난 속도로 차원이 다른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 더이상 자연스러움과 순수함, 진정성이 가진 매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곧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불과 2030년 이후의 세상이 말이다. 과연 이런 현상들을 인류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작가는 미래의 의공학기술의 하나로 인간의 감각을 전자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능력이 2030년경 이후 실제로 출현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 <감각성형> 시리즈의 개념은 현재 신체의 외과적 성형의술이 진화되고, 로봇공학과 메타휴먼 개념을 롤 모델로 한 인간 증강이론 등이 가속화되어 나타날 미래적인 성형술이다. 그는 '감각성형'을 통해 신체적 감각기관의 기능을 증폭시킴은 물론이고 음감, 리듬감 등 예술적 공감각 기능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것이라고 예견한다."

 

 

 

 

 

 

 

 

"과학기술에 의하여 인간이 어떤 변형을 거치게 될 지,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사이보그가 되거나 사이버 행위자들과 유사한 형태로 변형될 때에도 인격적 존재로 남게 될 지를 좋여 언어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과학 기술이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적 존재로써의 인간은 하나의 신화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 고도로 발전한 컴퓨터 과학기술에 의해 인공지능과 사이버 자아 같은 존재들은 인간을 스스로와 비슷한 존재로 변형시키거나 혹은 인간 자체와 결합할 가능성 마저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기계의 일부분으로 하루를 살고, 기계화는 심화되고 있고, 신체는 점점 상실되어 간다."

 

 

 

이렇듯 기계가 인간화가 되어가는 것인지, 인간이 기계화 되어가는것인지 그 구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현상들 속에서 마치 신 인류처럼 나타날 사이보그 인간을 맞닥드리게 되는 날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인사를 어떻게 건네야 할 것이며 그리고 어디까지 인격적 존재로 대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인간이 과학기술에 의한 성형을 통해 반 기계, 반 인류적인 모습으로 발전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그 변화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으며 그 허용의 범위가 점점 커져갈수록 결국 우리의 자연적 신체는 상실되고 소멸되어 갈 것임이 분명하다. 그 쯤되면 무엇이 AI이고 무엇이 인간인가에 대한 구분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있을까? 아마 그런 관점으로 작가는 위와 같은 형상으로 미래의 사이보그 인간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인간의 신체와 기계가 완전히 결합하게 된 바로 그 모습을 말이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의 의무적인 적응의 문제가 될지, 혹은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신의 영역을 넘나드는 행위가 될 것인지 당장은 그 누구도 정확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가 없다. 하지만 엄청난 기술의 발전일수록 엄청난 부작용이 함께 따르는 법. 이 놀라운 기술의 발전을 보면서 공상과학의 신비로운 감상과 더불어 왠지 모를 불쾌감과 불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건 인간으로써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까도 언급했던 <감각성형>을 비롯해서 기계가 인간의 신체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이 대중화가 되는 시대에는 과연 얼마나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될지, 지금 현재도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어감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지만 사실 곧 다가올 미래는 이 보다  더 심각한 갈등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 초래할 날들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상상해보는 것은 감상자로써 사실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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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원

부산 해운대구 센텀서로 20 (우동 1469-1)

place.map.kakao.com

 

기간2023.06.10.(토) ~ 2024.05.15.(수)
장소뮤지엄 원

 

 

 
 


 

"치유의 기술"

 
 
2022.03.26 ~ 2023.05.07
 
참여작가 
김용민, 고창선, 김병종, 김상우, 김유정, 김지민, 김진, 노주련, 박자용, 변경수, 신기운, 유의정, 이명호, 이지영, 임상빈, 정혜련, 조은필, 조정현, 차민영, 차재영, 하원
 
주최  쿤스트원
주관  뮤지엄 원
협찬  코리아싸인, 로카보어 테이블, 라이필, 닥터피엘, 니어리스트 벗 로스트, 써모스, 스너프해리, 로에, 푸푸리, 비아케이스튜디오, 라발스호텔, 포도, 바게뜨양
 
 
 


 

해운대에 위치한 '뮤지엄다'에서 전시중인 '치유의 기술'을 관람하고 왔다. 3월부터 진행된 전시로 5월 7일이 마지막날이니 곧 마감되는 전시다. 그나저나 치유의 기술이라니. 마음의 힐링에도 드디어 기술, 테크닉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장 그 말이 바로 이해가 된다. 마음의 치유에도 노련함과 기술이 필요한 사회가 된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며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겪지만 빨리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그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아는 개인의 '기술력'의 차이에 있는것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지나간 긴 시간동안 나의 치유의 기술은 굉장히 모지랬고 어설펐고 나약함 그 자체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전시에서 얘기하는 '치유의 기술'이라는 것이 내가 말한 기술과 동일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치유라는 주제와 정말 말 그대로 '기술' (영상물이나 LED 설치 작품을 의미하는)을 접목한 미디어 아트 전시라는 의미를 뜻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뭐가 되었든간에 전시관람으로부터 잠시라도 힐링의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게 아닐까 싶다.  전자의 의미든 후자의 의미든 관람자가 더 와닿는 방식으로 작품이 시사하는 바를 생각해보고 해석해 보는 것은 언제나 그랬듯 예술 작품 관람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니 말이다. 
 


 

 
 
 

"치유는 상처받았음을 근거로 한다. 상처를 삶을 통해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삶, 다시 말해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가장 큰 치유의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그것의 근거이다. 하지만 현실을 벗어나는 행위가 꼭 여행을 통해서만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궤적에서 아주 조금 이탈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예컨대 길을 걷다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 지름길을 놔두고 돌아가는 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소소한 실천 따위가 말이다. 물론 물리적 행위 자체가 치유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물리적, 신체적 행위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난 뇌가 새로운 환경이나 행위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인지하는 과정이 결국 치유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겠다."

 
 
"다시말해, 치유는 익숙한 상황이나 경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감상하는 과정은 직접적으로 신체활동을 하지 않고도 매우 효과적으로 사유를 유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 작품이 심리적 안정을 가져온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전시가 대단히 거창하게 치유의 방법이나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치유의 기술>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가장 진보된 조형 언어와 미학적 감성을 동원해 본인이 경험하고 사유한 현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관객은 작가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을 마주하면서도 극단적인 비현실을 체험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일상적 경험을 통해 치유와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예술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가치 중에서도 특히 관객의 사유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전시에 참여하는 현대 미술가들이 목격한 시대에 관한 메시지와 그것을 집약한 결과물들을 찬찬히 따라 걷다 보면 예술과 치유의 본질에 대해서 깨닫게 될 것이다."
 
 

위의 전시 소개에서 읽어보듯, 결국 치유라는 것은 익숙하게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의 궤적에서 아주 조금 이탈 하는 사소한 방법들이 결국 우리의 뇌와 기분을 새롭게 환기시켜 주며, 그것으로 얻는 소소한 새로운 영감들이 우리에게 치유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내용은 정말이지  내가 매우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며 즉 전시를 보는 가장 큰 목적과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 상처받음이란, 곧 휴식을 필요로 하고 그 휴식을 통해 다시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치유의 과정을 얻기 때문에 휴식의 방법은 제 각각 다를지라도 일반적으로 '내가 늘상 머무르는 환경에서 벗어나는 행위'가 가장 물리적으로 쉽고 빠르게 머리를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라는 휴식을 가장 달콤한 치유의 방법으로써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은 상황에 따라 많은 시간적 여유와 소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가 종종 쉽게 얻을 수 있는 휴식의 수단은 아니다. 그리고 그 익숙한 것에 대한 무료함과 지루함, 스트레스 같은 감정들을 오래 잘 견뎌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익숙함이 편안하고 낯선 변화가 어쩌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인사람) 똑같은 반복의 연속을 쉽게 지루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따분한 일상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욱 예민하게 받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더 자주, 여러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여 소소한 치유의 시간을 자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즉 다양하고 창의적인 치유의 경험을 원하며 갈구하는, 조금은 'picky'한 부류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오감의 자극을 느낄줄 아는 섬세하고 호기심 많은 인간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 관람' 이야 말로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정신적 리프레쉬를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고 수단이며 결국 이것은 예술 전시를 관람하는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일상속에서 쉽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들에 대해 깊은 사유를 시도 해본다는 것 자체가 개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새로운 영감을 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좋은 치유의 수단인 것이다. 이 전시가 바라는, 관람자들이 함께 전시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는 목적에 부합하듯이 나 역시도 미술 관람, 예술 관람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치유와 더불어 신선한 감각을 느껴보고자 하는 나의 본능적인 움직임인 것이다. 그리고 이 전시처럼 이렇게 인간의 본질적인 감각을 두드리고 자극하는 주제들은 언제나 내게 호기심과 영감을 안겨다 준다. 

 
 
 

작가소개 및 작품설명

https://kunst1.co.kr/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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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예약 :: 치유의 기술

58만명의 관람객이 경험한 <완전한 세상>, <수퍼 네이처>를 넘어설 '뮤지엄 원'의 세 번째 전시 <치유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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