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 제너레이션 The Pod Generation, 2023 제작

요약영국 코미디 외 2023.10.03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109분감독소피 바르트출연에밀리아 클라크치웨텔 에지오포로잘리 크레이그비넷 로빈슨  더보기줄거리임신/출산 2.0이제는 팟이 대신 낳아드립니다. 기술이 자연을 능가하게 ..더보기

 

팟 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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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털 별 평점을 보니, 말도 안되게 별점 테러한 사람이 있던데 개인적으로 그 평점은 절대 이해할 수가 없음.) 

 

 

오랜만에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를 하나 감상하였다. 그 이름은 바로 "팟 제너레이션". 말 그대로 자연적 출산이 아닌, 인공지능 알을 통해 아기를 만들고 출산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사실 요즘 내가 SF영화를 아주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더이상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마냥 공상과학속에서만 머무르는 소잿거리가 아니라 충분히 우리 일상속에 실현 가능한 소재로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Her를 봤을 때도 일상속에 스며든 인공지능과의 러브스토리가 굉장히 인상깊었던 것 처럼 이 영화 역시도 우리 일상 깊숙히 들어온 인공지능 세상의 모습을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은 똑부러는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한다. 그의 남편은 딱히 그렇다할 수익은 없지만 식물학자로써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있다. 주인공은 회사로부터 '자궁센터'의 복지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매우 관심을 갖게 되지만 한편으로 '자연적'인 임신 방식을 원하는 남편의 눈치가 보여 몰래 자궁센터를 방문하고 설명을 듣고 온다. 그러나 결국 남편에게 고백하게 됨으로써 둘은 인공적인 임신과 자연적 임신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하지만 결국 남편을 설득하게 되고, 그들은 인공 출산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엄마의 자궁 역할을 하는 기계의 이름이 바로 '팟'이다.

 

 

 

 

그녀는 '팟'으로 아이를 출산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도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악몽을 꾸기도 하고 여러모로 심란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며 다소 평소보다 떨어진 생산성에 대해 회사로부터 지적받게 된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인간의 생활 깊숙한 곳에 AI 시스템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녀의 모든 스케쥴과 그 날 입을 옷 등등 사소한 사생활 일부까지 모두 관여하는 그녀의 AI는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도 오늘 그녀의 컨디션과 기분이 어떤지, 요즘의 그녀의 에너지와 생산성이 어떤지에 대해 모두 파악이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심리상담의 영역에서도 AI가 자리잡고 있었고 그녀는 심란한 마음의 원인과 이유를 찾고싶은 마음에 AI 심리상담가를 찾아간다. 이 장면 역시도 굉장히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대게 AI 시대가 초래함에 앞서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일 것이라고 자부했던 예술이나 심리 상담 등등 감성이 스며들어 있는 직업군은 AI로 쉽게 대체되지 않을것이라고 사람들은 자부했지만 실제 AI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미 미술이나 문학 음악 등등 많은 예술 분야에서 AI는 엄청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고 그 외에도 심리상담이나 철학가, 종교인의 영역 까지도 어쩌면 AI가 인간보다 더 우월하고 우수한 통찰력으로 방향성과 문제 해결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 바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전문가들의 그런 예상을 정확하게 예로 들어주는 아주 적절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보다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이 생김새 섬뜩한 외눈박이 AI 상담사는 주인공의 원인 불분명한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편리함을 제공하는 줄로만 알았던 '팟'이라는 인공 자궁 시스템에도 여러 불편이 따르는 장면들이 등장했다. 여성의 임신으로 인한 경력단절, 신체적 변화, 호르몬 변화 출산 후 후유증 등등 임신이라는 것 하나에 따르는 여러 희생과 불편함들을 모두 제거해주는 '팟'이라고 할지라도 어쨌든 '자궁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대기자들이 이 팟을 대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팟을 어느정도 자유자재로 지니고 다닐 순 있었지만 완전히 100% 지니고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부부는 출산일이 임박해오면 집에서 하는 가정출산을 원했지만 자궁센터에서는 그것을 거부하였고 많은 대기자들 때문에 팟을 다른 고객에게 다시 대여를 해줘야 하므로 기기 손상이나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부는 자궁센터의 통제를 완전히 거부했고 그러자, 자궁 센터는 팟을 키우는데 필요한 리모콘 앱 시스템을 원격으로 연결 해제 해버린다. 사실 이 앱

은 팟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계장치인데, 팟을 통해 아기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팟과 연결된 시스템 장치를 조종하는 아주 중요한 기기라고 볼 수 있다. 아기에게 영양분을 먹일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모든 통제 기능이 이 앱에 연결되어 있는데, 자궁 센터는 부부의 출산일을 몇일 앞두고 연결 기능을 완전히 해제해버린다. 하지만 부부는 어차피 곧 출산일이 임박한것을 알고 자궁센터에 가지않고 원래 그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집에서 자연 출산을 시도한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것은, 인공적인 출산 방식을 선택한 그들이지만 아기와의 유대감 형성 이라든지 가정 출산을 하고싶어하는 점 등등 자연적인 방법들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깊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앞서서 우리는 천천히 AI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분명히 다 해결되지 않을 갈등이 존재할 것이며, 그 간극을 어떻게 어떤식으로 밸런스 조절을 하며 현명하게 대처 할 것인지, 바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그런 숙제들을 넌지시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또 한가지, 영화속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이 '팟'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남편이 이렇게 말한다. "극 페미니스트들은 팟의 등장을 환영할 줄 알았는데.." 라는 대사가 있는데 나 역시도 이 부분이 의문스러운 점이다. 영화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이 왜 이 인공지능 자궁 시스템을 강력이 반대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나오지 않았는데 이 장면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도 영화속에 등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왜 AI 자궁을 거부하였는지에 대해서 그렇다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 팟을 만든 최초의 설계자, 대표자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터뷰어에게 이 대표자는 "팟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라는 질문을 하자 인터뷰어는 "산모와 부부들이요?"라는식으로 대답하지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오, 바로 아기들이 주인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팟의 주인공은 부모들이 아니라 아기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아기들이 부모님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겠죠. 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기며 영화는 끝이난다. 사실 아기는 부모로부터 그들의 유전자를 물려 받음으로써 탄생하게 되는 존재들인데 이것이 거꾸로 작용할 수 있다? 어떤 구조와 시스템이 그것을 실현가능하게 한다는 것인지 굉장히 큰 궁금증을 남기며 끝이 났다. 

 

굉장히 소재적으로 신선함 그 자체였고 심지어 이 팟은 남자의 유전자 없이, 여자의 유전자 만으로도 아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생물학적  아버지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즉 동성애 커플이나 부부들도 이 팟을 통해 아기를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노고에서 해방된 미래 AI시대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물론 그 세계에서도 여전히 자연 임신을 하는 여성들이 등장했지만 사실 이 '팟' 시스템은 꽤나 비싼 가격이므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팟'을 통해 임신 한다는 것은 사실상 영화속에서 상류층을 의미 하기도 했다. 아무튼 자연적 임신과 인공적 임신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습의 미래 세상을 미리 엿보고 온듯한 독특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셔스 Precious , 2009 제작

요약미국 드라마 2013.01.10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10분감독 리 다니엘스 출연 가보리 시디베모니크폴라 패튼머라이어 캐리  더보기 줄거리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이 세상의 모든 소중한 소녀들을 위한 .. 더보기

 

 

 

여기 누구보다도 절망속에서 살아가는 어린 소녀가 있다. '프레셔스'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소녀이지만 그녀의 현실은 사실 누구보다도 비참하고 처참하다. 이제 고작 16살인 프레셔스는 심각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해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그녀는 벌써 2번째 임신에 이르게 되고 그런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보호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녀를 '질투'의 대상으로 여기며 프레셔스를 더욱 모질게 질타하고 괴롭힐 뿐이다. 

 

프레셔스의 두번째 임신을 알게 된 학교 선생님은 심각성을 깨닫고 그녀에게 학교로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지만 프레셔스는 선생님의 부탁을 완강히 거절한다. 결국 선생님이 직접 프레셔스의 집에 불시로 방문하게 되는데, 다름아닌 그녀에게 '대안학교'를 소개해주기 위해서였다. 역시나 절대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엄마의 완강한 지시에 프레셔스는 선생님을 문전박대하게되고, 선생님은 어쩔수없이 프레셔스에게 대안학교의 이름과 주소만 알려주고 자리를 떠난다.

 

사실 프레셔스의 엄마는 프레셔스가 친아빠 즉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로 낳은 첫째 아이를 빌미로 일을 하지 않으며 매달 복지금을 받으며 살아가고있다. 평소 그녀는 프레셔스에게 자신의 남편을 빼앗아갔다는 질투심에 불타올라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프레셔스가 낳은 아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편익을 추구하는 그런 엄마인 것이다.

 

 

 

 

 

가장 극 빈곤층에 사는 사춘기 흑인 여자 아이, 가정 내 성폭력, 엄마의 외면,  미혼모의 삶 등등 이제 겨우 16살인 그녀를 표현하는 수식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세상의 폭력과 어둠으로 물들어있다. 이 영화에서 중간중간 희비를 극명하게 엇갈리도록 표현하는 연출이 자주 등장했는데, 프레셔스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릿속으로는 스스로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들이다. 그녀의 상상은 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화려한 옷과 메이크업으로 잔뜩 꾸민채로 그들을 향해 인사하고 사인을 해준다. 마치 헐리우드 스타들처럼. 말 그대로 Fancy한 분위기와 아웃핏으로 중무장한 화려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많은 한줄 리뷰 중에, 마치 서양판 '혐오스런 마츠코'를 보는 것 같았다 라는 누군가의 말에 꽤나 공감이 됐다. 하지만 마츠코는 365일 온통 머릿속을 꽃밭으로 꾸며넣기에 집중했다면 프레셔스는 짧은 상상에 그칠 뿐 그녀는 금새 어두운 현실로 돌아온다. 차이점이라면 마츠코는 우울한 현실을 영원히 밝은 얼굴로 포장하며 '회피'했던 식이었고 프레셔스는 상상에서 깨어나 늘 어두운 현실을 맞닥드린다는 부분이 아닐까.

 

 

 

 

 

그런 프레셔스에게도 어느날 변화는 찾아온다. 바로 그녀가 대안학교의 '레인'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프레셔스는 레인 선생님의 레즈비언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그녀가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곳에서 머물면서 프레셔스가 했던 생각, 대사들이 기억에 남았다.

 


 

 

"Why poeples that barely know me should be nicer to me than my mother and my father?"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 엄마 아빠보다 나에게 더 친절할까"

 

"I felt warm"

 "따뜻함이 느껴졌다"

 

"Momma say homos is bad peoples. but momma, homos not ones who raped me."

"엄마는 호모가 나쁘다고 했다. 그런데 엄마, 호모는 나를 강간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Homos not ones who let me sit in class, all them years and never learn nothing."

"The homos not ones who sell crack to peoples in Harlem."

호모는 나를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상태로 몇년이고 마냥 앉혀두지 않고

호모가 할렘에서 마약을 파는 것도 아니에요. 

 

"Love ain't done nothing for me. love beat me, raped me, called me and animal. make me feel worthless.

make me sick."

사랑은 나한테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요. 사랑은 나를 때리고 강간하고 나를 동물 다루듯 했어요. 나를 쓸모 없게 느끼도록 했고

날 아프게 했어요.

 

 


 

프레셔스에게 사랑은 폭력이었고 강간이었고 동물과 같은 취급을 당한 것, 그것이 그녀가 받아온 사랑이었다. 프레셔스의 말에 레인 선생님은 곧바로 That wasn't love.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 이라고 대답했지만 그녀가 겪고 배운 사랑의 모습은 폭력 그 자체였고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사랑은 프레셔스에게는 어쩌면 '거짓'이었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프레셔스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현실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방향으로 그려나간다.  그녀는 매일 같이 반복되던 폭언,  폭행에서 빠져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었고 두 아이를 책임지는 어린 미혼모 라는 사회적 수식어를 가지고 그녀는 앞으로 세상과 끊임없이 맞서 싸워 나가야만 한다. 딱히 굉장히 희망적인것도, 그렇다고 막연히 좌절스러운것도 아닌 아주 현실적인 그림을 그리며 영화는 마무리 되었다.  프레셔스에게 변화의 전환점이 된 것은 대안 학교를 다니면서 글을 읽을 수 있게 됐고 그곳에서 선생님을 만나 정신적 위안을 얻고, 복지사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현실을 이겨내는 방법들과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확실한건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배우지 못하게 했고 그저 앉아서 먹기를 강요했고 학교에 나가는 것도 못마땅하게 여겼던 아동학대범이란 사실만큼은 확실했다. 일부러 배우지 못하게 하는것, 일부러 학교를 나가지 못하게 강요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랄 수 있는 능력을 차단하기 위함이었고 그저 아빠에게 성폭행이나 당하도록 방치하면서 딸이 아이를 낳으면 그 복지금을 몽땅 가로채어 자신의 생활비로 탕진한게 그녀의 어머니가 한 짓이다.

 

 

 

 

 

이렇게 한 사람을 억압하고 통제하기위해서 나쁜 사람들이 종종 하는 하는 행동들은 바로 배우지 못하도록 만들고 사회와 차단되어 고립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자기 손으로 쉽게 좌지우지하며 한 사람을 온전히 조종하고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프레셔스는 그 굴레를 벗어날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고 딸을 향한 그녀의 치졸한 질투심이, 남편에게 버림받은 자기 자신의 현실을 모두 프레셔스의 탓으로 돌려버린 이 엄마는 어쨌든간 파국을 맞이했으니 나름대로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영화  프레셔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이 인상깊은데, 바로 오프라윈프리가 이 영화를 제작하였고 '사파이어'라는 흑인 여성 작가가 자신이 할렘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시절에 직접 보고 마주했던 상황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출간했고 그 소설이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이라고 한다. 더 놀라운건 이런 일들이 할렘가 같은 극 빈곤층 사회에서는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극한의 상황과 고통속에서 매일매일을 투쟁하고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을 많은 10대 소녀들에게 건투를 빌고싶다. 늘 세상이 그녀들에 편에 서서 있어주기를.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The Bucket List , 2007

제작요약미국 | 드라마 외 | 2017.11.29 재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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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게 뭔지 모르겠다. 근데 원래 모르는것이 정상인것 같아서 응. 별로 크게 걱정할건 아냐. 라고 생각했다가 또 다시 심오하게 '산다는게 뭔지..' 이런 생각을 하고 앉아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 목적과 기준은 다 다르고 삶에 대한 수많은 철학과 명언들도 쏟아지지만  결국 인간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유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나아가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데 있는 것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이 마냥 행복한 사람이 있을것이고 누군가에겐 죽을만큼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럴 기회나 여유마저 허락되지 않는 삶을 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많은 희노애락 속에서 도대체 사는건 무엇인가 라는 허심탄회한 질문을 사람들은 종종 자신에게 던진다.

 

 

" THE BUCKET LIST"

 

 

버킷리스트를 누구나 한번쯤은 적어봤을 것이다. 보통 새해가 오면 '2021년 버킷리스트' 이런식으로 작성을 하곤 하는데 원래 버킷리스트가 갖는 의미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이라고 한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심오한 편. 죽기전에 하고 싶은일의 목록이라...  나는 그저 운동하기, 살빼기, 오픽 시험 응시 해보기, 태닝하기 따위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었는데 괜시리 내 버킷리스트가 너무 초라해지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속에 등장하는 잭 니콜슨이 맡은 역할 '에드워드' 역시도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타투하기' 등의 우스꽝스러운 버킷리스트를 목록에 채워 넣는다. 그래, 하고싶은게 뭐 특별히 대단할 필요가 있나. 하고싶은거면 그냥 하고싶은거지.  

 

이미 눈치 챘겠지만 각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인물 에드워드(잭니콜슨)와 카터(모건프리먼)가 만나 이 버킷리스트를 하나 하나 실행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스토리이다. 한평생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정비사 '카터' ,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이지만 괴팍한 성격탓에 주변에 아무도 남지않은 사업가 '에드워드' 정말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너무 다른 두사람이 만나 얼마 남지 않은 여정을 그들이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토대로 하나 하나 실현 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준다. 

 

카터가 그저 장난스레 써내려간 버킷 리스트를 본 에드워드는 몇가지 우스운 목록들을 더 추가하며 그에게 함께 모험을 떠나기를 제안한다. 하지만 가정이 있는 카터는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데 그런 그에게 에드워드는 말 그대로 '촌철살인'같은 말을 내뱉으며 당장 떠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들을 말하며 그를 설득해낸다. 거기다 자신은 가진게 돈 뿐이니 버킷리스트 여정을 위한 지출에 대해서는 절대 신경쓰지 말라 한다. 갓 댐... 카터로써는 거절하는게 이상할 정도의 파격적인 제안 아니었을까.

 

 

 

 

 

 

 

스카이 다이빙하기, 카레이싱, 히말라야 등반하기, 장엄한 것을 직접 보기,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모르는 사람 돕기, 눈물이 날 때 까지 웃어보기 등등 그들만의 크고 사소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둘이 함께 짧고도 긴 여행을 떠난다. 이 귀여운 두 할아버지가 즐겁게 여행하는 장면들은 하나 하나 즐겁고 유쾌하다. 시한부를 선고받았음에 불구하고 저렇게 유쾌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들은 '여행'에 푹 빠져드는데, 한편으로는 '시한부'가 되고서야 저 엉뚱한 버킷리스트를 실행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반대로 그들이 시한부가 아니었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해석이 되니, 그 부분이 어쩜 참으로도 아이러니 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시한부'가 되었기에 비로소 실행해 볼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카터가 영화속에서 한 말중, 어떤 여론조사에서 1000명에게 언제 죽게 될 지 미리 알고 싶은지 대해 질문했는데 96%가 '아니오'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4%만이 '네'라고 대답했는데 카터 역시도 그 4%에 해당한다고 했다.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 지 알면, 훨씬 더 자유로울 거라고 생각했다는는것이 바로 그 이유다. 

 

 

 

 

 

 

 

 

장엄한 버킷리스트부터 사소한 버킷리스트 까지 그들은 하나 하나 즐겁게 채워나가지만 여느 영화에서도 그렇듯, 이들 역시 중간에 역경이 찾아온다. 돌연 여행을 중단하게 되지만 아직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끝나지 않았다. 그 우여곡절 끝에 어찌됐건 이 버킷리스트를 마무리 짓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가장 울컥 했던 말은 곧 죽음을 앞둔 카터가 에드워드에게 남기는 말 중에서 "인생의 기쁨을 찾아가시오. 그리고 물결따라 흘러 가도록 하시오." 라고 했던 말이다. 어쩌면 참 흔하게 접해봤을 말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관과 너무 비슷한 말이라, 순간 더 울컥하고 와닿았나보다. 이런 저런 이유와 핑계들로 해오지 못한 것, 해보지 못한 것, 표현하지 못한 것, 용기내지 못한 것들 그 많은 것들을 숨기고 모른채 하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떨어드리는 짓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많이 들먹이게 되는 핑계 중 하나가 바로 '여유' 그 여유라는 것이 문제인데, 곰곰히 따져보면 '여유'와 상관없이 당장 바로 실행 할 수 있는 위시리스트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여유'를 핑계로 사실 도전하는게, 시작해보는게 두려운것이 아닌지도 따져봐야 될 문제다. 

 

사실 이 유명한 명작을 언젠가 봐야지 하고 생각해두고 있다가 새해를 맞이하면서 마침 이 영화가 떠올랐고 시기 적절하게 보기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뭔지 모르겠고 마치 스스로의 삶에 대단한 서사라도 부여해야 될 것 같은 느낌 혹은 그냥 그저 압박이 들 때 아니면 맘이 공허하거나 뭐가됐던 인생에 대한 적적한 회의감 내지는 궁금증이 몰려 올 때 언제든 그냥 멍하게 이 영화 한편 틀어놓고 조용히 감상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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