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인간관계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없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이유에 의해서 사람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중요한것은 어떻게 정리하는것이 올바르고 건강한 방법일 것일까? 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꽤나 심오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내 인생에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생기는 만큼 인간관계에도 동시에 변화가 있었다. 즉 나를 위해서 불필요한, 불건전한 혹은 유해했던 인간관계들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단순 몇번의 사소한 다툼이나 오해로 섣불리 관계를 끊어버려야 겠다 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관계에 대해 심오하게 다시 고민하고 손절을 고려해본다는 것은 어쩌면 이미 그 관계는 훨씬 그 이전부터 뭔가 불편함이 있었을 확률이 크다. 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를 고민해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1.손절을 하는 다양한 이유들

 

일단 왜? 그 관계를 정리하고싶은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발적으로 관계를 손절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무언가 쌓이고 쌓인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조금씩 쌓아오다가 어느순간 어떤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손절을 하게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단순 의견 충돌이나 갈등 때문이라면 그 갈등이 원만히 해소 될 가능성이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런 경우들은 대게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편이지만 손절을 해야만 하는, 필히 손절이 필요하다 여겨지는, 또는 최소 손절을 고민해봐야 되는 상황이란 어떤걸까.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나열을 해보았다. (여기서는 어떤 집적적인 싸움이나 사건이 계기가 되는 '확실한' 경우는 제외한다.)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무시받는다는 기분/상대방의 무례함/선넘는 발언/불쾌함/불편함/나에대한 부정적인 평가만 함/칭찬을 전혀 하지 않는사람 등등)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별히 기분이 상하는것도 아니지만 만났을 때 기쁨이나 반가움이 없다. 즉 그냥 명목상 친구관계 유지 느낌.)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내 모습으로써만 나를 취급하며 현재의 변화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거나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듯한 느낌 등등)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무례함, 선넘는 발언, 가스라이팅 등등 이 모든 불쾌한 감정들을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묶어서 정리하였다. 이 부분은 너무도 당연한 부분이라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그리고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바로 "무엇을해도 그닥 즐겁지 않은 관계"를 뜻한다. 사실 이 경우는 뭐 그렇다고 손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사이라는 것은 사실 함께하면 즐거운가? 기쁜가? 편안한가? 이런 작지만 사소한 감정들의 공유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특별한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면 즐겁고 기쁘고 편안하기 위해서는 꽤나 결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취미라던지 취향, 가치관, 생각 등등이 말이다. 어느정도 교류 가능한 관심분야나 교집합이란게 최소 있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친구사이라면 혹시나 그냥 명목적으로 이어가는 친구사이는 아닌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는 꼭 기쁜 즐거움이 아니더라도 서로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소 어둡고 우울한 주제라 해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서 대화가 잘 통한다거나 깊은 대화가 잘 이뤄지는 친구도 나쁘지않다. 즉 서로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결이 비슷한 쪽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조금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다. 너무 우울하고 딥한 부분들만 공유하다보면 결국 힘들때만 서로를 찾는다거나 또는 의도치않게 서로를 너무 '대나무숲'처럼만 이용해버리면 기쁘고 즐거운 소식에는 서로 공감해주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튼 이런 부작용만 아니라면 깊은 대화가 잘 나눠지는 친구 역시 소중하다. 남들과는 쉽게 공유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것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는 또 늘 주의해야될 것이, 그만큼 많은 깊은 부분을 공유한 사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 관계의 틀어짐이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나의 어두운 부분을 잘 아는 상대방이 그것을 약점 잡아 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 지금이라도 이사람의 실체를 알았구나. 라고 깨닫고 깔끔하게 손절하면 된다. 물론 상처받은 마음은 당분간 좀 아프겠지만, 정상적인 친구사이라면 둘 사이에 아무리 사소한 다툼과 서운함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유했던 감정들과 비밀들을 약점 잡아 공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람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것을 어떤 계기로 늦게 깨달은 것 뿐이다.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변화한 현재 내 모습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

 

쉽게 말해서 나에게는 그 당시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으나 친구의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의 황금기였을 때 라고 예를 들어 보겠다. 사실 이거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순간을 살아가며 시간을 보내지만 각자의 사정이나 환경, 생각들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 시절 친구들을 다시 재회하고 만났을 때 발생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만큼 몸도 마음도 변했을 것이고 각자 나름대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어리숙했던 내 모습, 또는 암흑기였던 내 모습만을 회자하며 나를 웃음거리 만들거나 또는 끊임없이 '흑역사'라고 불리울 만한 것들을 건드리면서 깎아내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만 자신의 영광이 머물러 있을 확률이 거의 백발백중이다. 그 시절이 본인의 가장 황금기, 리즈시절이었고 현재는 그에 비해 너무 초라하거나 보잘 것 없어서 죽을 때 까지 그때 그 과거의 영광만 안주거리 삼으며 얘기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 자신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것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인 변화나 발전, 성공을 일궈낸 친구를 만났을 때 공격태세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일삼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이 부분은 (1)번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때에도 해당하는 디테일한 예제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구나 하나씩 부끄러운 기억이 있고 흑역사란것이 존재하며 우스갯거리로 농담삼아 그런 우스운 과거를 언급하면서 지금의 '용'(?)된 친구를 놀려먹을 수도 있지만 "무튼 너 정말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정말 멋져." 라는 의미로 그런 과거를 운운하는 것과 그저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계속 들추며 내게 수치심을  주려고 하거나 현재의 모습을 질투하고 부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꾸 옛날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 이 두가지를 단호하게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로 나의 변화를 칭찬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괜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나를 깎아 내리기 위함 혹은 남의 흑역사로 히히덕덕 거리며 안주거리 수준 삼기 위해 끊임없이 운운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당신의 기분이 묘하게 불쾌하고 언짢다면 분명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일 것이다. 

 

 

 

 

2. 그래서 어떻게 손절을 해야돼?

 

결론은, 그래서 어떻게 손절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괜찮은 방법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런 관계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래도 다시 만들지 못하는 학창시절 친구라는 이유, 어떤 한 집단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꽤나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즉 친구 한명과의 손절이 아니라 나아가서 혹여나 내가 그 집단을 탈퇴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나만 혼자 열외되는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있는 것 같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위의 손절 조건에 다 해당이 되지만 바로 관계를 손절하지 못하고 꽤나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했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자주 보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주기로 만나는 모임이나 관계라고 할지라도 만날 때 마다 항상 빠짐없이 내게 불쾌감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손절이 마땅하다. 사실 인맥유지, 인맥관리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이러한 병든 관계들을 많은 사람들이 방치하곤 한다. "1년에 한번 보는 사인데 뭐, 그냥 넘어가자"라고 했던 것이 몇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도 어쩜 만날 때 마다 내게 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우리 기억은 그 불쾌한 기억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분명 기억하고 있고 그것들이 조금씩 쌓여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런 불만들을 토로하고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사실 이것은 손절 방법이 아니라, 관계유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상대방이 정말로 내게 '악의없이' 저지른 실수라는 게 입증되었을 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지, 의도적으로 나를 불쾌하게 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시도 자체를 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인간이라면, 이미 그렇게 뒤틀려져버린 인성은 내가 말 몇마디 한다고 쉽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진심어린 토로를 했을 때 더욱 나를 소심한 사람 취급하거나, 더 우습게 여기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시도해보아야할 방법인 것이다. 아주 이상적이고 평화로운 해결법 같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으며 멀리 하는 방법이다. 가장 부담이 덜하고 쉬운 방법이다. 사실 어차피 1년에 한번 정도 보는 사이라면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은건지 조차도 모르게 더욱 더 조용히 손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말로 일거수일투족 자주 연락을 하는 친구사이 였다면 이 방법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티가 날 수 밖에 없고 결국 나의 불쾌감을 토로하고 손절하느냐, 그냥 알리지 않고 무대뽀로 손절을 취하느냐. 이 차이 정도인 것 같다. 대충 나열해보자면,

 


 

간접적인 방법 : 그냥 혼자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연락을 끊으며 쥐도새도 모르게 손절한다.

(단톡, 소셜미디어 다 연결되어 있지만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먼저 연락이 와도 안읽씹 상태로 평생두기.

가장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이면서 매우 회피식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간접&직접적인 방법 : 소셜 미디어 외 모든 연락망들을 언팔, 차단하거나 대놓고 읽씹 또는 단톡방을 조용히 나오는 방법

 

직접적인 방법 : 그동안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약간의 언쟁을 주고받은 후 깔끔히 손절.

 


 

손절이란게 사실 뭐 별거 없다. 결국은 위 방법들 중 하나로 대게 손절하게 된다. 나는 저 세가지 모두 다 시도해본 바 있고, 오히려 나의 경우는 극강의 간접적인 방법을 가장 적게 시도해본 것 같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으나, 사실 대부분 저 단계를 그라데이션으로 거치게 되지않나 싶다. 아무튼 내가 결국  추천하고싶은 것은 결국 각자 성격대로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내게 가장 데미지가 덜 오는 방법"을 선택하시오. 라고 말하고 싶다. 간접적인 방법은 손절이 가장 쉽고 편리할 순 있지만 끝낼 때 끝내더라도 하고싶었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한거에 대해서 나중에 약간의 찜찜함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직접적인 방법은 정신적 타격과 데미지가 크다. 솔직하게 말 하는 만큼 크고 작은 언쟁이 분명 오고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후려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과한 에너지 소모로 여기질 수 있기 때문

 

결국 마지막 남은 간접&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선택했을 경우에 상대방의 반응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왜 손절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상대방이 다시 연락오는 경우 (대화시도)와 다른 하나는 상대방도 군말없이 손절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끝나게 되는 경우다. 대게 전자의 경우가 많지만 후자의 경우도 참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그 의미는 상대방도 그다지 그동안 내게 별다른 애정이 없었다, 별 미련이 없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혹은 본인들의 자존심 때문에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뭐가 됐든 어차피 손절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자. 만약 상대방이 먼저 연락이 오는 형태의 전자의 경우라면, 간단&명료하게 의사를 밝히고 끊어내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만약 상대방이 혹시라도 사과나 화해의 의사  표시를 한다면 또 다시 고려해 볼 여지가 발생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깔끔하게 전달 할 말만 남기고 끝내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물론 여기서 상대방이 내게 사과하기 위해 다가온다면 또 그것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파악해야되겠지만, 사실 손절을 고려할 만큼 고민했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의 무례함, 나와 맞지 않음 등등을 꽤 오랜시간 겪어온 것이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나는 우습게도 몇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들을 경험했는데, 여기서도 사실 내 기준은 확고하다. 화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서로 흥분한 상태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끝나버린 거였다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풀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단호하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라고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바로 그 당시 싸움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얼마나 있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명확한 기준으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한다. 사실 예외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이 있었음에도 정말로 진심으로 뉘우치고 미안하다고 바짝 엎드려 사과하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있는데,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다지 속아넘어가지 않는 것을 추천하다. 정말로 어쩌다 개과천선하는 대단한 인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인간의 인성그릇이라는 것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마무리

아무튼 인간관계에서 어떤 불쾌한 경험을 했을 때, 그 이후로 손절을 진지하게 고민 한다면 잠깐 물러서서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봄도 괜찮다. 조금 흥분이 가라 앉았을 때 오히려 가장 차분하고 이성적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가라 앉고 나서도 여전히 손절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달라지는게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가치를 잃었음이 분명하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오래오래 연락하고 평생 가겠지 생각했던 관계들도 하나 둘 변하거나 달라지고, 끊임없이 상대방으로 부터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험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럴 때 현명하고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깨닫고 숙지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랜만에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쓴다. 사실 게시글의 마땅한 제목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사람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자" 라는 제목으로 야심차게 포스팅을 쓰기 시작했지만 사실 뭐 그렇게 웃기고 재밌는 얘기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어쨌든 그럼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한것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흔하게 치일 수 있는 인간관계 이야기다 보니 공감대 형성이 높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무튼 나이가 들어가면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친하게 지내던, 혹은  알고지내던 사람들과 자연스레 관계가 정리되거나 또는 크고 작은 다툼으로 인해서 관계가 틀어지는 둥 많은 여러 다사다난한 일을 겪게 된다. 그런식으로 인간관계가 틀어지고 끊어지는것이 무조건 '좋다', '나쁘다' 라고 섣불리 판단할 순 없을 것이다. 어떤 상황이었냐에 따라 잘 정리된 일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최근에 겪었던 정리 된 관계들은 개인적으로 '결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하며 정리하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다보니 자세한것들을 다 나열할 순 없지만 어떤 이유로 정리되었나에 대해 간략히 간추려 생각해 보면 '답정너'와 '내로남불' 이 두 단어가 결정적 주요 원인이 되었다. 나는 평소에 꼰대 알러지가 있다는 말을 블로그에 쓴적이 있는데 그 외에도 비슷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주제가 있다면 바로 답정너, 내로남불 이 두가지이다. 어쩌면은 주변에 꼭 흔하게 한번씩은 마주한적 있는 사람들인데 사실 한편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정도는 답정너와 내로남불 같은 마음을 조금씩은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중요한건 정도가 지나쳐서 혹은 그 빈도수가 너무 잦아서 타인을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만드는 경우다. 특히나 인간관계를 손절 할 정도라면 당연히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답정너  -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대답만 하면 돼

내로남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다 알고 있는 뜻이지만 혹시나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봐 단어의 의미를 써보았다. 답정너는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물어보지만 사실은 내가 원하는 답과 리액션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고 내로남불남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관대한 경우다. 쉽게 예를들어 "넌 바람피면 안되지만 난 해도 돼 "와 같은 말처럼. 아무튼  둘 다 굉장히 피곤한 경우인건 매한가지인데, 나는 상대방의 이런 행동과 생각들이 어떤 마음에서 그리고 어떤 심리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너무 훤히 내다보이는 것이 오히려 괴로울 지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대체 <답정너, 내로남불 > 같은 행동을 왜 하는거야? 라는 궁금증에 한번쯤 사로잡히게 된다.  그 파악이 좀 간단하고 쉬운것이 바로 내로남불이지 않을까. 쉽게 설명하면 그냥 '이기적인 것'이다. 뭔가 거창하게 심리를 분석해보거나 더 깊히 파 볼것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러한 것 같다. "난 되고 넌 안돼" 라는 마음은 그저 이기적이고 얄팍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물론 누구나 살면서 내 얄팍한 욕심에 못이겨 순간적으로 어리석은 생각과 판단을 하고 그런 과정에서 '내로남불'같은 이기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순간이 한번쯤 있을 순 있지만 이것이 일상처럼 빈번해 질 때 비로소 큰 문제가 된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결국 그 사람의 성격이고 인간성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내게 둘 중 무엇이 더 나쁘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내로남불'이 더 나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쁨의 크기 : 답정너 < 내로남불


 

이것도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답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튼 내로남불이 더 '나쁘다'라고 생각한 이유는 좀 더 '의도적인 행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그런 이기적인 행동들은 하나같이 본인이 뱉은 말을 본인이 지키지 못해서 탄로나거나 어떻게든 주변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는데 예를들면 다른 사람의 슬픔과 우울, 고통 등에 대해서 공감해주고 싶지도, 관심갖고 싶지도 않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본인에게 그럴 정신적 여유나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는데, 어느날  본인에게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찾아오게되면 그때는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바란다는 것이다. 물론 남의 슬픔에 공감해주지 않는것이 큰 잘못이라는게 아니다. 그러나 본인이 남의 마음에 공감해줄 마음이 전혀 없다면 본인도 남에게 자신의 힘든 마음을 기대고 위로받을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런 모순적인 생각과 행동들이 결국은 나 자신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뜻하기에, 내로남불은 곧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서 '답정너'가 조금 덜(?) 나쁘다고 생각한 이유는 타인을 피곤하게 한다는 점은 매한가지이지만 '답정너'를 시전하는 마음의 원인을 되짚어보면 자존감이 낮거나 자기 확신이 부족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즉 의도적으로 악의를 품은건 아니지만 자기 확신과 소신이 너무 낮다보니 타인에 나에게 "그래 맞아, 그래도 돼" 혹은 "응 맞아 니 생각이 옳은 것 같아."라는 식의 답변을 타인을 통해 들음으로써 내가 생각하고 내린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라고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것 같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악의를 품은' 답정너도 충분히 존재 할 수가 있다. 바로 '답정너'에 +@로 '허세'가 더해지면 이것은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행동이 된다. 예를들면 무언가를 자랑하고 싶은데 대놓고 자랑하면 모양새가 빠질 것 같아서 또는 자존심 세우고 싶은 마음에 '허세'를 부리면서 '답정너'를 시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들면 이런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아, 내가 명품 선물을 받았는데 (코웃음) 아 고작 샤넬백 정도 받았지 뭐야..?" 라고 허세를 부렸을 때 이 사람이 타인에게 기대한 반응은 "샤넬백이 고작이라니! 우와 너무 좋겠다. 부러워"와 같은 반응을 기대하고 저런 말을 뱉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저 예제는 좀 과한 설정이긴 하지만 굳이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그러하다. 저 사람의 말의 의도에는 "얼른 내게 부럽다고 말해" 라는 속뜻이 숨어 있으므로 악의적이고 교만한 '답정너'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저지를때가 있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이런 행동을 한번쯤 보였다고 해서 단칼에 그 사람과의 관계를 손절해버리거나 정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한두번은 "뭐 그럴수도 있겠지" ,  "그런가보다"라고 넘겼던 것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한두번이 아니라 '의도적'인 행동처럼 점점 쌓여갔고 그말은 즉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라고 판단내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누군가의 이기적인 마음이나 잘못이 눈에 보였을때도 어쩌다 한 두번의 실수겠지 라고 여기며 모르는척 넘어가주었었는데, 정작 상대방은 나의 이런 마음을 전혀 모른채 진짜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모르는척 할 뿐이지 정말로 모르는게 아니다. 흔히 말하는 어릴적 ㅂㅇ 친구거나 깊은 우정의 관계라면 용기내어 친구에게 잘못된 점을 말해주려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친구 관계라던지 보통의 인간관계의 경우 굳이 그런 불편한 말을 해서 상대방에게 알려주기보다는 조용히 멀어지거나 손절하는 방법을 택한다. 왜냐면 말을 해서 알려주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 소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다 성인이 된 나이에 굳이 그런 걸 알려주면서 갱생(?) 시키는 노력은 본인이 스스로 해야지 내가 나서서 도와주기도 참으로 껄끄러운 일이다.

 

아무튼,  저런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사실 그 마저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상대방은 내가 아무것도 모를것이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내게 연락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계속 만남을 이어가길 원할때인데, 그렇게되면 결국 어쩔수없이 그동안의 불편했던 마음들을 솔직하게 토로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결국은 시끄러운 사소한 말싸움을 주고 받은채로 끝나게 되는 것인데, 그나마 희망적인것은 그런 말들을 어렵게 토로했을 때 상대방이 인정하고 진심으로 미안해 한다면 다시 호전적인 관계가 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기지만 되려 불같이 화를 내거나 비난을 쏟아낸다면 그냥 그걸로 끝나는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상 대부분 되려 내게 상처주는 말로 되받아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당시에는 당혹스럽고 불쾌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라도 끊어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 늘 느끼지만 살면서 인간관계만큼 복잡하고 힘든 것 또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소로운 관계들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은 '관계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저 나의 생산 지향적인, 건설적인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누군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점점 그들을 용납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저 나 스스로 조용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인생은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주어진 시간 또한 짧다.  사소로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더이상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것을 명심하자.

 

 

 

 

 

 

 

 


 

[인간관계] 

누군가를 판단하고 그 사람을 카테리화 

혹은 프레임화 하는 것.

 


 

 

 

평소 별의 별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자주 스쳐 지나가는 편인데 어제도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순간 떠올랐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생각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엇이든 생각하고 느끼기 마련인데 혹시나 그 범위에 벗어난 사람을 봤을 때 또는 그 누군가를 '카테고리화' 하지 못할때 상대를 신비스럽게 여기거나 혹은 특이하게 여기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보통은 상대를 낯설게 느끼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타인을 만났을 때 지나치게 그 사람을 쉽게 배척하게 되거나 마치 스스로의 판단과 직감이 백프로 진리라도 되는 것 마냥 섣불리 남을 판단하고 정의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카테고리 밖'의 사람을 때로는 증오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이유는 그냥 자신이 판단할 때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서. 또는 그게 낯설고 싫어서, 그냥 이상해서 라는 사소한 많은 이유들.

 

그렇게 자신이 만든 프레임으로, 카테고리로 누굴 만나든 이 사람은 어떤 부류로 판단할 수 있는가 라는식으로 따지는 것이 종종 관계에서 큰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고 사람이 가까워지는데 있어서도 불편함으로 따르는 것 같다. 

 

예를들어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쉽게 정의되고 판단되지 않는 인물이라고해서 그것이 상대방을 피곤하게하고 피해주는 일은 아니지않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머릿속에서 굉장히 여러가지 카테고리를 열어보면서 이 사람은 어느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유형의 인간인지를 파악하고 분류하고싶어 한다. 어떤 타입, 어떤 스타일, 이렇게 분류하고 나면 뭔가 그 사람에 대해 내 나름대로 정의할 수 있다는게 무슨 안도감이라도 주는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타인이 나를 "어떤 어떤 부류의 인간"으로 정의내린다는게 썩 기분좋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로 분류 한다는게 요즘 유행하는 MBTI테스트 같은걸 말하는게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 나의 단면만 보고서 마치 내 모든걸 본 것 처럼 오만하게 판단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의 일부분만 보고 쉽게 판단하고 정의하는 경우를 몇번 경험 한 적 있었는데 무엇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나를 가장 잘 아는건 나 자신 뿐이란거다. 보통 사회적 상황에서 사람들이 겉으로 관찰하는내 객관적 모습도 100% 틀리고 신빙성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 내면 깊숙한 곳의 모습은 오로지 나만이 알고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고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가끔 나만의 그 영역을 쉽게 건드려버리거나 시비걸고 의심할 때 우리는 흔히 '자존심을 건드린다.' 라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

 

또 다른 예로 상대방에게서 평소 보지못한 새로운 뭔가를 발견했을때 "너랑 좀 안어울린다고 생각해", "안어울리게 왜그래?" 라는 무례한 말 보다 "전혀 생각지 못했어" 혹은 "예상하지 못했어. 의외다.", "새롭다" 등등 이렇게 중의적으로 다르게 표현하는게 올바른것 아닐까. 아무도 모르는 혹은 몰랐던 나만의 영역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그 영역이 겉으로 티가 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 뿐이다. 과거에 나 자신은 티가 잘 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겉으로도 티가 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중인 것 같다. 뭐 여러모로 사회생활을 하든 뭘 하든 그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어쨌든 내게는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이나 모습이 처음보는 낯선 모습일지 몰라도 당사자 본인은 사실 매일 보는 익숙한 자기 자신의 일부분일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어째서 이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잘 모르는데 불구하고 나 자신을 쉽게 판단하고 쉽게 정의하는 사람들의 무례한 말이나 질문 따위를 들어 본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것 아닐까. 내가 가깝다고 생각했던 친구나 혹은 그 보다도 훨씬 가깝게 지낸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근데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이런 경험 한번쯤은 다 있을것이다. 그럴 땐 속으로만 생각할게 아니라 라 직접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자.

 

"니가 나에 대해 판단할 자격이 있니?" 라고.

아, 아니 그냥 "너나 잘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훨씬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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