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희(미술평론가) 저

 

 



" 예술가의 탄생 "

 

 

나는 종종 예술가들이 제3의 성을 가진 인격체로 느껴질 때가 있다. 조금 이상한 말일수도 있긴한데,
그렇게 생각 한 이유는 그들은 일반적인 남성, 여성처럼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게 아니라
창작과 예술이 그들의 인생에 큰 목표와 목적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 보다도 창조에 대한 열정이
일생의 우선순위에 있는 그들은 남성, 여성이 아닌 아티스트 라는 제3의 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 처럼 보였기때문이다.
그만큼 창조력이라고 하는건 무엇과도 비교 되기 힘든 엄청난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거장이라고 불릴 만큼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 예술가라면 더욱 더 과연 그들의 일생을 바칠 만큼의 

어마어마한 그 창조력이란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에 휩싸인다.

 


예술 작품 = 예술가. 

 


그렇다 보니 예술 작품도 매력있지만 그 작품을 창조 해 낸 예술가의 일생 마저도 작품 못지 않은 예술처럼 느껴진다.
창작에 몰두하고 창작을 위해서 꾸준히 새로운 영감을 갈망하고 그렇게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라는 존재가 생기고 그게 힘을 다하면 또 다른 뮤즈를 찾게되고. 결코 사랑과 연애에 있어서도 
일반인의 삶의 기준을 잣대로 예술가의 일생을 평가하기란 참으로 난해할거란 생각이 든다.

존레논과 오노요코만 봐도 둘 다 이미 기혼자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노요코의 전시에서 우연히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의 싹을 틔웠으니, 일반적인 사회의 시선에서 보면 그냥 둘 다 불륜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전반적인 삶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있고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주었던 뮤즈를 함께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에게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뮤즈는 다름아닌 그들의 애인이거나 남편 혹은 부인이었고
그것은 미혼자였든 기혼자였든 관계 없었다.

 

 

1. 첫번째 챕터에는 오노요코와 존레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기전에는 오노요코라는 여자에 대해서 그냥 미술 활동을 하는 일본인 여성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고
그녀가 존레논의 네임밸류에 힘 입어 존레논의 여자로 알려지면서부터 그녀의 대중적 인지도와 더불어

작품 활동에도 더욱 활력을 가하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물론 일부분 사실인 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튼 대중적으로 훨씬 인지도가 높은 존레논의 유명세를 등에 업은 느낌으로 이해 했는데 미술계 안에서의

그녀의 입지에 대해 잘 모르는 전형적인 일반인의 시선으로 큰 판단의 오류를 범한 것이었다.
존레논을 만나기 전에도 그녀는 이미 미술계에서 크게 인정받는 아티스트 였으며 백남준이나 앤디워홀 같은 

아티스트와 이름을 함께 나란히 하는 여성이었다. 

어쩌면 존레논이 오노요코 라는 아티스트의 손바닥 안에서 꽁냥꽁냥 놀아난걸지도 모르는 셈이다.


사실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이끌리듯이 만난 오노와 레논은 그 둘만의 영원불멸한 사랑을 한 듯 싶지만
그 둘에게도 잠깐의 헤어짐의 시간이 있었다. 심지어 오노의 허락 아래에서 존레논의 새로운 동거가 이루어 졌으니,

그 여자는 바로 둘의 비서였던 '메이 팡'이라는 여성이었는데 다른 여자와의 육체적인 사랑을 기꺼이 허락해주고

다시금 자신의 옆자리로 존레논을 불러들인 그녀는....
존레논에게 연인 이상의 모성애적 감정을 동시에 느꼈던 것인지 몰라도 평범치 않은 여성이란건 확실하다.

사실 존레논 보다도 나는 이 남성편력이 어마어마한 오노요코라는 여성에 더 호기심이 갔는데,
존레논을 만나기 전 그녀는 일본인 피아니스트를 만나 결혼을 한번 했었고 또 다시 그 남편이 소개해준 친구와

바람이 나면서 당시 남편과의 이혼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새로운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자식까지 낳았다는 

그녀의 화려한 전적은 새삼 놀라울 따름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아이를 낳고 나서도 자식과 남편을 나몰라라 내팽개지고 뉴욕을 그리워하며 미련없이 휙 날아가버렸다는 것 

역시 무책임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모성애가 없는 여자라고 비판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애초에 오노요코 같은 아티스트에게는
결혼한 삶과 자식이라는 것이 그녀의 인생에 장애물에 불과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뭐가 어찌됐든, 이래저래 남성 편력이 화려했던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로써 화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
한 아내로써 엄마로써는 어떨지 몰라도 아티스트로써는 어쩌면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아닐까?

 

책에서도 말했듯 오노요코는 존 레논과의 관계에서도 한 남자와의 연애가 아닌, 창조에 더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했으니 말이다. 설치 미술 외에도 존레논을 만난 이 후 음악적으로도 실험적인 작업들을 시도했는데 
특히 <두 동정녀들>이라는 작품은 그들의 나체를 드러냄으로써 세계적으로  큰 스캔들을 일으킨 대표적 작품이다.

(두 동정녀들_Two Virgins :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이 두 번째로 공동 작업한 영화.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이 키스하며

껴안는 순간까지 둘의 모습은 두 화면이 겹쳐진 채 슬로우 모션으로 나타난다.  둘이 함께한 동명의 앨범 수록 곡들이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하지만 매스컴으로부터는 '실패한 예술'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레논과 요코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아했다.
이렇듯 그녀는 장르불문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조형작업, 장편영화, 단편영화, 이벤트, 해프닝, 음악, 빌보드차트 등 
그녀가 할 수 있는 선의 모든 창작이란 창작은 다 시도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아마도 존레논은 그런 그녀의 창조적 에너지와 수준높은 예술적, 지적 사고에 깊히 매료 되었던것이 아닐까.

상반된 성장 배경을 갖고 있는 존레논과 오노요코.
꽤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 팝스타가 된 존레논과 어릴때부터 유복한 환경에서 엘리트 과정을 밟아 온 오노요코는
대중들로부터 늘 논란을 안고 다녔지만 누가 뭐라해도 서로에게는 끊임없는 에너지와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멘토이며 뮤즈였던게 아닐까 

 

(그렇게 함께 세기의 커플 타령을 했던 애인 존레논이 죽고나서 오노요코는 존레논의 모든 유품을

싸그리 경매에 팔아 넘겼다고 한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또 다른 남자와 동거를 시작.

솔직히 이 대목은 꽤나 소름이 끼친다. 존레논의 뮤즈였던 그녀는.. 정녕 정체가 무엇인지...

그녀는 사람들이 떠들어 대는 말처럼 정말 악녀인 것일까?)  

 

 

 

 

 

 

 

 

예술가의 탄생
국내도서
저자 : 유경희
출판 : 아트북스 2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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