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편성 넷플릭스 2013.07.11. ~ 2013.07.11. 13부작

원제Orange Is the New Black

원작 원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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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1을 정주행했다. 시즌1 방영시기를 보니 2013년부터 방영을 했었던 드라마인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나는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간략한 이 드라마의 내용은 사랑하는 약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아주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던 주인공 '파이퍼'가 10년전에 저지른 실수로 인해 갑자기 교도소에 복역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기 때문에 노출이나 야한 장면들이 첫 화부터 여과없이 나오는데 다행히 다른 여느 범죄영화들처럼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잔인한 장면들은 거의 없는편이고 단지 교도소에 수감하는 여자 재소자들의 일상을 그리는 드라마로,  사실은 매우 어두운 소재지만 밝고 유쾌하게 그려나가는 면이 많은 드라마이다. 시즌1은 총 13부작으로 나뉘며 부족한 것 없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던 주인공 '파이퍼'가 교도소에 자진 입소하게 되면서 겪게되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그려나간다. 

 

 

 

 

 

 

 

 

 

 

주인공 '파이퍼'는 10년전 대학을 갓 졸업하고 난 후,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찾아갔던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자신의 운명의 여인 레즈비언 '알렉스'를 만나게 된다. 순진하고 착했던 '파이퍼'는 마약 수입, 밀매 일을 하며 큰 돈을 벌고있던 알렉스에게 왠지 모를 호기심과 강력한 매력에 이끌려 그녀를 동경하듯 사랑하게된다. 그렇게 둘은 교제를 하던 도중 '파이퍼'는 어느날 '알렉스'의 마약 밀매 사업을 자연스레 돕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사건이 있은 후 10년이 지나서야 교도소에 수감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분명히 '알렉스'가 법정에서 자신을 공범으로 지목했을 거라는 생각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파이퍼는 교도소 내에서 다시 그녀와 다시 재회 했을 때 시종일관 누구보다도 차갑게 그녀를 대한다. 

 

사랑하는 그녀의 약혼자 '래리'를 두고 갑자기 교도소에 입소해야하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그녀가 과거에 레즈비언과 사귀었다는 것, 마약 밀매를 간접적으로 돕는 실수를 한 일, 말하지 않았던 모든 과거의 비밀을 약혼자에게 털어놓게 되고 그야말로 파이퍼는 인생의 큰 난관에 봉착하게된다.

 

 

 

 

 

 

 

 

 

 

아니나다를까 입소 첫날부터 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 마는데, 교도소 주방장 '레드' 앞에서 그녀의 음식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실수로 뱉어버린 파이퍼는 다음날, 레드가 특별히 파이퍼를 위해 준비했다는 식판을 받아와서 열어보니 버거 안에 피가 잔뜩 뭍은 탐폰이 들어있었고 파이퍼는 그 모습을 보고 경악한 채로 식당밖으로 뛰쳐 나간다. 파이퍼는 이후로 쭉 주방 직원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면서 배식을 받지 못하고 몇날 몇일을 굶는 상황에 놓여버리게 된다. 교도소내의 보이지 않는 재소자들의 서열과 규칙에 당황한 파이퍼는 어떻게든 주방 책임자 '레드'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눈물겨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되는데, 바로 허리가 좋지 않았던 '레드'를 위해서 손수 민간 요법으로 만든 순수 치료제를 선물해서 갖다 바치는 노력으로 겨우 레드의 마음을 풀어놓게 된다. 몇일을 오래 굶었던 파이퍼는 첫 날 교도소 음식이 '역겹다'고 내뱉었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만찬을 먹는 것 처럼 식사를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주방 직원들의 따돌림을 겨우 이겨내고 이제 좀 교도소 생활에 다시 적응해볼까 싶을 찰나, 곧이어 파이퍼에게 또 다른 복병이 따르는데 이번에는 일명 '미친눈깔'이라고 불리는 흑인 레즈비언 '수잔'의 부담스러운 고백과 스토킹(?) 때문에 또 다시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파이퍼는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이 사태를 정리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자신은 '래리'라는 약혼자가 이미 있으며 난 너의 여자친구도, 와이프도 될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한다. 그 말을 들은 '수잔'은 왠일인지 파이퍼의 말에 수긍하는 듯 얌전히 그녀의 말을 받아들이는가 싶었는데 그날 밤 결국 사고를 치고만다.

 

2인1실로 방을 새로 배정받은 파이퍼의 룸메이트는 다름아닌, 이 교도소에서 오랜 수감생활중이던 꽤나 연로한 재소자였는데 바닥청결에 매우 예민하고 정리정돈에 깐깐한 스타일로 이제 겨우 신참이었던 파이퍼는 어떻게든 그녀의 비위에 맞춰줘야 하는 상황. 이 상황을 잘 알고있던 '수잔'은 그날 밤 그녀의 2인1실 앞으로 찾아가 자고있던 그녀 앞에서 보란듯이 그 자리에서 오줌을 냅다 싸버린다. 불쾌한 냄새에 잠에서 깬 파이퍼의 룸메이트도 이 상황을 함께 목격해버리고 되고, 깐깐한 성격의 그녀는 파이퍼에게 이 불쾌한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다시한번 파이퍼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방을 새로 배정받은 첫 날부터 또 다시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을 맞닥드린 불쌍한 파이퍼. 그녀는 15개월형 교도소 수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래리'와 결혼식을 무사히 잘 치를 수 있을까.

 

 


 

 

 

 

 

 

 

총 13부작 시즌1을 이틀 삼일에 걸쳐서 정주행하게 되었는데 사실 나같은 경우 아무리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하루만에 열몇시간 동안을 계속 집중해서 보기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라, 이틀 삼일에 걸쳐 시즌1을 완주한것도 내 기준에서는 아주 빠르게 정주행 한 속도이다. 그만큼 굉장히 재밌게 봤고 다양한 죄목으로 수감중인 여성 재소자들의 이야기라, 온갖 폭력과 차별, 교도소내의 성매매, 동성애 등등 세상에 존재하는 왠만한 모든 어두운 소재들은 거의 다 등장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프소드 중간중간마다 각 캐릭터들이 교도소에 입소하게 된 각자의 사연과 계기들을 그려주는데 생각보다 '인간적인' 재소자들의 모습을 비추려했는지는 몰라도 꽤 많은 재소자들이 의도치않게, 혹은 그렇게까지 될 지 몰랐던 나쁜 상황에 우연히 휘말리게 되버리면서 큰 중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는 설정들이 은근히 많았다. 마치 순진했던 주인공 파이퍼가 레즈비언 연인을 만나 본인의 인생에 어울리지도 않을 경험을 하며 범죄를 가담하는 행위를 '우연히' 하게되는 것 처럼 말이다. 

 

어쨌든 시궁창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 안에서 각자의 생활과 '인생'을 찾아가는 재소자들의 이야기들을 너무 어둡지만은 않게, 꽤나 유쾌하고 인간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근데 우리나라와는 사실 차원이 다른 미국의 강력한 형벌 수준을 생각해보면 왠지 충분히 있을만한 이야기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까지 평범했던 나의 친구가 어느날 전혀 아무런 전과가 없이도 우연한 실수로 갑작스레 최악의 상황에 휘말려 교도소에 수감되어 버리는 상황이 어쩌면 미국에서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일일지도 않을까. 단순 사건 현장에서 가해자의 동행인으로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도 공범으로 몇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나라니까 말이다.

 

 

 

 

 

 

 

 

 

 

 

아무튼간, 인종차별, 여성차별, 성소수자, 살인, 강간, 폭행 등 모든 흉악 범죄와 암울하고 어두운 것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들은 모조리 다 등장하며 재소자들간의 다툼과 경쟁, 서열싸움 같은 것들은 다반사이고 그 보다 교도관과 재소자들의 부적절한 관계들이 사실 매우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부분이었다. 무력한 여성 재소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것으로도 모자라 본인의 이익을 위해 마치 성노예 같은 존재로 그들을 이용하기도 하고, 교도관과 재소자라는 완벽한 신분 차이로 서로 다른 선에 있지만 사실 재소자들과 별 다를바 없는, 아니 어쩌면 그들 보다도 더 더러운 최악의 인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남자 교도관의 뻔뻔한 '범죄' 행위가 주로 화를 북돋는 장면들이었다. 교도소 내에서 여성 재소자들을 이용하여 크고 작은 범죄를 매일 같이 일으키고 있지만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그런 폭력들이 정당화 되는 모습들이, 그리고 그 어둠의 룰에 무기력하게 당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성 재소자들의 모습을 그린 장면들이 사실 가장 폭력적이었던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수없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는 저 콧수염 남자 교도관 역할을 꼽을 것이다.  

 

 

 

 

 

 

 

 

 

 

일명 '야동콧수염' 이라고 불리는 이 새끼 아니, 이 캐릭터는 재소자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이 자자한 쌉변태로 유명한데 교도소 내에서 구할 수 없는 간식이나 담배같은 기호식품같은 것들을 재소자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애무해주는 조건으로 성매매를 일삼고 다니는 최악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나쁜 전략으로 인해 재소자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을때도 단순 '자살'사건으로 무마시켜 버릴 정도로 악마의 영혼을 갖고 태어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뻔뻔한 캐릭터도 재소자들이 자신의 일상과 한 인간으로써의 삶과 존엄성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어울리지 않는 심약한 소리 해대던 장면이 기막히게 우습고 모순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이 야동 콧수염이 등장하는 신을 볼 때 마다 불쾌지수 상승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사실 내가 가장 '덕통사고' 일으킨 캐릭터는 바로 주인공 파이퍼의 전여친 '알렉스'라는 캐릭터인데 어릴때 부터 아버지없이 어머니와 단 둘이서 불우하고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탓에 짝퉁 아디다스 운동화로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던 그녀는 나중에 자라서 친아버지를 찾아 간 장소에서 우연히 마약 밀매 사업가를 만나게되고 그 길로 빠져들면서 교도소에 수감하게 된 캐릭터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마약 밀매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그녀는 화려하고 말 그대로 Flex한 삶을 살아갔는데, 그녀의 죄목과는 무관하게 이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개성과 매력에 매료되어 나도 주인공 '파이퍼'처럼 그녀의 강렬한 매력에 홀려버린 케이스가 된 것 같다. 섹시한 중저음 보이스와 검은 흑발, 큰 굴곡의 강렬한 아치형 눈썹과 눈매가 매력적인 배우. 여자들로 하여금 '걸크러쉬' 팬심 자극하는 섹시하고 카리스마있는 캐릭터다.  여자마저 홀려버릴 강력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왜 주인공 파이퍼가 그녀에게 홀려버리게 되었는지 단숨에 이해가는 부분이다. 

 

 

 

외에도, 각자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조합과 스토리가 꽤 재미있는 구성의 드라마라고 얘기하고싶다. 총 시즌7까지 나온 이미 2019년에 종결된 드라마지만 이제서야 이 드라마 시청을 시작한 나로써는 시즌7까지 천천히 주행해볼 생각이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여성 재소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보편적인 분위기와 범죄, 차별 문제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고 일상적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어둡지만 유쾌하며, 과감하고 신선한 얘깃거리의 소재가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조용히 추천해보고 싶은 드라마다. 

 

 

 

 

 

 

 

 

 

 

 

 

 

 

 

 

 

요약한국 | 드라마 | 2019.10.23 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118분

감독김도영 출연정유미공유김미경김영표  더보기

줄거리 1982년 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더보기

누적관객수3,679,019명 

(2020.04.28, 역대 179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한때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됐었던 영화 '82년 김지영'을 이제야 보게 되었다.  개봉 당시의 분위기를 떠올려 보면 별점 0.5점 테러와 동시에 별점 5점을 왔다갔다 하며 극단적인 평가들이 줄지어졌고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일단은 방목한채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별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뭔가 물어뜯고 뜯기는 빅 이슈가 있을 때 나는 약간 물러나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주시하기는 하지만, 당장 어느 쪽에  동참해야 해야되지?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잠깐 관심을 닫아놓고 멀리서 보게 되는 편이라고 해야될지. 특히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우는 영화화 되기 전부터 워낙 유튜브와 sns상에서 자주 이슈화 됐던 작품이기도 했고 페미니즘이니 뭐니 하면서 인터넷상의 젠더 갈등의 이슈 속에는 꼭 한번쯤 이 작품이 언급되는 것을 심심찮게 자주 봐올 수 있었다. 정말 많은 페미니스트들 부터 안티 페미까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에 대해 리뷰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종종 체험해 왔었고 그로인해 언젠가는 꼭 한번 나도 봐야지. 했던 영화를 드디어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이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짧고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느껴진 부분은 그다지 찾을 수 없었고 흔하디 흔한 지극히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기반으로 과장 없이 사실 그대로를 묘사 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몇몇 극단적인 별점 테러 리뷰어들이 이 영화가 젠더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으며 심각하게 여성 피해 의식적인 관점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이유로 악평을 늘어 놓았기에, 얼마나 그 과장이 심했으면 페미니즘 영화가 되려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니... 궁금증을 갖고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어찌 보게 된 후 내가 느낀 바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과장되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김지영'이라는 캐릭터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써 살아가면서 흔히 겪는 많은 일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남아선호 사상. 어머니 세대의 남아 선호 사상은 물론이고 주인공이 '딸'로써 성장하면서 겪은 남아선호 사상으로 일한 결핍, 학창시절에 겪은 성추행 경험을 제대로 위로 받지 못하고 되려 본인의 잘못인것 마냥 아버지로부터 꾸지람 받은 것, 또 대학 입시 문제로 가족들과 얘기하면서 "여자는 어차피 나중에 결혼해서 시집이나 가면 그만이야."라는 말을 통해 아버지로 부터 또 한번 차별을 당하고, 성인이 되고나서는 육아로 지친 주인공 대신 남편이 육아 휴직을 대신 써주겠다는 말에 신이 나서 다시 사회생활 재개를 꿈꾸었지만 이내 시어머니로 부터 "니가 나가서 벌어봤자 뭐 얼마나 벌어온다고"라는 핀잔을 들은 것, 직장 내에서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남자 동기들 보다도 늦게 진급 하는 것, 직장 내 흔한 남자 상사의 성희롱 및 여자 화장실 몰카 사건, 카페나 길거리에 아기 데리고 나갔을 때 들었던 '맘충'이라는 비난 등등...

 

그 어느것 하나 과장 된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고 겪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수준의 일상 이야기이며 지금도 매일 매일 쉽게 접하는 단어들과 이야기들이 아니었던가. 나는 뭐, 특정 부분을 더 확대 해석 했다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왜곡하고 포장해서 해석 한 부분이 있어서 논란이 되었던걸까? 싶었는데 어쩌면 영화는 현실보다 수위가 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일단 영화속에 공유가 맡은 '대현'이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이상적인 남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가 더 현실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그나마 순화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극 중 '지영'이는 사려깊고 이해심 많은 '대현'이라는 남편을 두고 있었기에 그만한게 천만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실제로 '지영'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모든 남편이 '대현'처럼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분명히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허다할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화가 오히려 수위를 조절 한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 막장 스토리로 치닫는다면 '대현'이 '지영'을 맘껏 나무란다던지, 남편/아빠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중간에서 시댁 갈등이나 더욱 조장하는 '핵답답' 캐릭터로 등장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아마 관객들 중 일부는 중간에 영화 보기를 포기하고 여기저기서 '암 걸릴 것 같다'는 호소를 내뱉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영화속에서 '대현'의 존재는 '지영'에게도 '관객'에게도 작게나마 숨 통 틔이게 하는 희망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매일같이 젠더 싸움과 남녀 갈등이 빚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 작가가 바라는 건강한 남성성의 모습을 '대현'을 통해 표현하고 그것을 대한민국 남성들에게도 영화를 통해 추구하고 변화하기를 어쩌면 기대 했던 것 아닐까 라고 짐작을 해보았다.

 

 

 

 

 

 

 

 

 

어쨌건 독단적인 '여혐주의자'들의 '안물안궁'식의 일방적인 평점 테러와 악평은 관심 가질 필요도, 신경 쓸 가치도 없다. 하지만 그 중에도 나름대로 공감 할 수 있었던 비평도 있었는데 영화속의 '맘충'에 대한 표현이 일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극 중 '지영'이가 아기 유모차를 끌고 나가서 카페에 음료를 주문하려고 줄을 서고 있는데 주변에 왠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지영을 보고 '어휴..맘충' 이라고 다짜고짜 동료들과 함게 험담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 원래 '맘충'의 의미는 아기를 낳고 육아하며 살림살이하는 여성을 모두 싸잡아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 예를들어 공공장소에 아기를 데리고 나왔을 때 누가봐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아이가 위험하게 뛰어다닌 다거나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아이를 제제하거나 훈육하지 않는 엄마들, 아기 기저귀를 보란듯 식당 테이블에 버려두고 간다던지 그런 파렴치한 짓을 일삼아 하는 '엄마'들을 보고 '맘충'이라는 혐오 단어가 생겨났던 것인데 영화에서는 그저 '지영'이 커피를 주문하려고 유모차를 가지고 줄서고 있을 뿐인데 옆에서 '어휴 맘충' 이라고 욕하는 상황이 다소 과장되었다는 비판이었다. 혐오 표현이 그만큼 빈번하게 만들어지고 쓰이다보니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마저 잘못 쓰이게 되는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선택으로 실수를 하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있기에 영화에도 등장한게 아니었을까 싶지만..

 

'맘충'이라는 표현까진 아니더라도 또 다른 장면에서 '지영'이 아기 유모차를 데리고나와 벤치에서 커피 마시며 쉬는 장면이 있었는데 왠 남성이 지영을 보고 그저 '팔자 좋다~', '나도 저렇게 남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쉬면 참 좋겠다.' 라는 식으로 주부를 비하 하는 그 장면에서 처럼 흔히 바깥일 하는 남자들이 잘못 생각하는 '집에서 놀고 먹는 여자'라는 부정적인 엄마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비판 하고자 한 것이  '맘충' 이라는 단어를 가져오면서 일부 '그들을' 부정적으로 자극 했지 않나 싶다.

 

 

 

 

 

 

 

 

 

아무쪼록 '82년생 김지영'은 내가 본 바로 절대 젠더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조장하는 영화가 아니다. 또 어떤 리뷰어의 말처럼, '82년생 김철수'라는 영화가 나온다면 사회속에서 겪는 남자들만의 고충을 우리는 충분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싸이의 노래 중에 '아버지'라는 곡이 있다. '아버지의 무게' 혹은 사회에서 남자들만이 갖는 '책임감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도 많고 많은데 왜 굳이 '엄마' , '주부'로써의 고충을 담은 영화에 대해서는 앞 뒤 가리지 않고 거센 비난을 내리꽂는 '그들'의 이유가 뭔지. 참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젠더갈등 조장이 아닌, 일상속에서 무심코 겪게 되는 여성으로써, 엄마로써의 많은 차별에 대해서 그 고충을 있는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해주며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그것은 남,녀 불문하고 함께 노력 해 나가야 하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아직 나는 미혼의 여성임에도 많은 부분들을 깊게 공감하며 정말 가슴 아프게 본 영화다. 부디 이 영화를 보고 남녀 갈등 조장이 아닌 서로 다르고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고 개선해 나가는데에 큰 의미와 가치를 둘 수 있는 남성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82년생 김지영
국내도서
저자 : 조남주
출판 : 민음사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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