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누군가를 판단하고 그 사람을 카테리화 

혹은 프레임화 하는 것.

 


 

 

 

평소 별의 별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자주 스쳐 지나가는 편인데 어제도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순간 떠올랐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생각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엇이든 생각하고 느끼기 마련인데 혹시나 그 범위에 벗어난 사람을 봤을 때 또는 그 누군가를 '카테고리화' 하지 못할때 상대를 신비스럽게 여기거나 혹은 특이하게 여기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보통은 상대를 낯설게 느끼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타인을 만났을 때 지나치게 그 사람을 쉽게 배척하게 되거나 마치 스스로의 판단과 직감이 백프로 진리라도 되는 것 마냥 섣불리 남을 판단하고 정의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카테고리 밖'의 사람을 때로는 증오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이유는 그냥 자신이 판단할 때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서. 또는 그게 낯설고 싫어서, 그냥 이상해서 라는 사소한 많은 이유들.

 

그렇게 자신이 만든 프레임으로, 카테고리로 누굴 만나든 이 사람은 어떤 부류로 판단할 수 있는가 라는식으로 따지는 것이 종종 관계에서 큰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고 사람이 가까워지는데 있어서도 불편함으로 따르는 것 같다. 

 

예를들어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쉽게 정의되고 판단되지 않는 인물이라고해서 그것이 상대방을 피곤하게하고 피해주는 일은 아니지않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머릿속에서 굉장히 여러가지 카테고리를 열어보면서 이 사람은 어느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유형의 인간인지를 파악하고 분류하고싶어 한다. 어떤 타입, 어떤 스타일, 이렇게 분류하고 나면 뭔가 그 사람에 대해 내 나름대로 정의할 수 있다는게 무슨 안도감이라도 주는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타인이 나를 "어떤 어떤 부류의 인간"으로 정의내린다는게 썩 기분좋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로 분류 한다는게 요즘 유행하는 MBTI테스트 같은걸 말하는게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 나의 단면만 보고서 마치 내 모든걸 본 것 처럼 오만하게 판단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의 일부분만 보고 쉽게 판단하고 정의하는 경우를 몇번 경험 한 적 있었는데 무엇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나를 가장 잘 아는건 나 자신 뿐이란거다. 보통 사회적 상황에서 사람들이 겉으로 관찰하는내 객관적 모습도 100% 틀리고 신빙성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 내면 깊숙한 곳의 모습은 오로지 나만이 알고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고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가끔 나만의 그 영역을 쉽게 건드려버리거나 시비걸고 의심할 때 우리는 흔히 '자존심을 건드린다.' 라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

 

또 다른 예로 상대방에게서 평소 보지못한 새로운 뭔가를 발견했을때 "너랑 좀 안어울린다고 생각해", "안어울리게 왜그래?" 라는 무례한 말 보다 "전혀 생각지 못했어" 혹은 "예상하지 못했어. 의외다.", "새롭다" 등등 이렇게 중의적으로 다르게 표현하는게 올바른것 아닐까. 아무도 모르는 혹은 몰랐던 나만의 영역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그 영역이 겉으로 티가 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 뿐이다. 과거에 나 자신은 티가 잘 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겉으로도 티가 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중인 것 같다. 뭐 여러모로 사회생활을 하든 뭘 하든 그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어쨌든 내게는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이나 모습이 처음보는 낯선 모습일지 몰라도 당사자 본인은 사실 매일 보는 익숙한 자기 자신의 일부분일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어째서 이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잘 모르는데 불구하고 나 자신을 쉽게 판단하고 쉽게 정의하는 사람들의 무례한 말이나 질문 따위를 들어 본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것 아닐까. 내가 가깝다고 생각했던 친구나 혹은 그 보다도 훨씬 가깝게 지낸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근데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이런 경험 한번쯤은 다 있을것이다. 그럴 땐 속으로만 생각할게 아니라 라 직접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자.

 

"니가 나에 대해 판단할 자격이 있니?" 라고.

아, 아니 그냥 "너나 잘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훨씬 좋겠다.

 

 

 

 

 

프레임
국내도서
저자 : 최인철(Incheol Choi)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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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말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을 의미한다. 책에는 많은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프레임'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프레임'을 달리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모순된 어떤 많은 현상들이 나타나는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실험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모든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혹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 라는 말들을 자주 접해온지라, 내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이론은 그렇게 대단하거나 새로운 내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익히 알고있는 사실들도 종종 간과하기 마련이다. 어릴때는 단순히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는 의미로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이 교훈을 거의 주입식으로 듣다시피 하기도 했는데, 물론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의 효과를 위해 부정적 프레임을 다시 리프레임 하라는 말을 전달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바로 그 긍정의 프레임이 주는 심리적 모순까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 주로 광고 회사나 여러 매체에서 이 '아' 다르고 ' 어' 다른 수준의 단순한 차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런 모순된 효과로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하여 그들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나온 예를 하나 들자면, 세일상품을 충동구매 하는 경우가 바로 이 모순에 해당한다. 만약 원래 정가가 50만원인 상품이 있다고 했을때 어느날 그 상품이 할인가로 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물건을 구매하면 마치 30만원을 절약한것 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상 따지고 보면 우리는 20만원이라는 지출을 했을뿐 이란거다. 물론 오래전부터 그 제품을 사려고 계획 했으나 비싸서 계속 미루어두다가 할인기간에 저렴하게 산거라면 나름대로 절약의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구매 목록에 없던 상품인데 '세일'이라는 유혹에 이끌려 충동구매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건 사실 그냥 '지출'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레임은 아주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프레임은 때때로 고정관념이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틀이 되기도 하며 오해와 편견을 만들고 또 위의 예시처럼 객관적 사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레임이라는 것이 꼭 나쁜 부작용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사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프레임이 낳는 이 많은 오해와 편견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현명하게 판단하고 벗어날것인지, 모순되고 왜곡된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옳은 것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 프레임을 배워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단순히 '긍정적이도록 하라'는 메시지 보다도 어떤 프레임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 왜곡 현상을 인지하고 깨닫자는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실 생활속에서 이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이 개념을 쉽게 대입해볼 수 있는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색안경' 이란것도 결국 프레임이라 할 수 있고 무언가를 보고 판단할 때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내가 경험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준 바탕으로 그것을 파악하고 꿰뚫어보려는 경향이 있는것도, 개인의 경험이 또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아가다보면 개인의 생각이나 모든 개념 따위를 전부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가됐든 삶을 살아가는 데 저마다의 기준이 있기때문에 '프레임'이란걸 완전히 벗어버리고 살아갈 순 없다. 하지만 어느새 부정적 프레임이 씌워진채로 나도 모르게 살아가고 있다면 그 프레임을 다시 '리프레임' 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고 바로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내가 갖고 있는 프레임을 인식하고 점검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된다.


부정적 프레임을 갖고있는 사람은 희망속에서도 불행을 찾마내고 긍정 프레임을 갖고있는 사람은 불행 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본다고 했다. 부디 우리가 갖고 살아가는 개인의 프레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결코 방해물이 되선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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