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자마자 매일 내가 하는 일은 다름아닌 물고기들 밥주는 것이다. 그리고 잘 먹는지 눈으로 관찰하고 확인하는걸 좋아하는데 얘네들 먹이활동 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관찰해보니, 독특한 것을 한가지 발견했다. 어쩌다보니 물고기들 사료를 각 어종마다 달리 구별하여 급여하고 있는데 베타 사료, 소형어 사료, 마지막으로 코리도라스 사료 이렇게 총 3가지 사료를 가지고 있다.
보통 하루에 2번정도 먹이를 주고 베타는 비교적 먹이를 빨리 찾아먹기 때문에 먹이활동시간이 짧아서 가장 먼저 먹이를 준다. 그 다음으로 소형어 사료를 넣어주고 마지막으로 코리도라스 사료를 넣어주는데, 문제는 코리도라스가 사료를 찾아먹는 시간이 아무래도 좀 오래 걸린다는 거다. 왜냐면 코리도라스가 지금 딱 1마리가 있는데 코리도라스 1마리가 먹을 수 있는 양의 사료를 주려다 보니 큰 사료를 몇번 으깨어 넣어주게 되고 그 넓은 어항에서 작은 사료 알갱이를 찾도록 하는게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수밖에 없는 노릇. 그래서 최대한 코리도라스 주변에 떨어지도록 사료를 넣어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옆에 있는 사료도 보지 못한채 휙 지나가는 모습을 정말 수차례 보았다. (개답답;;;;)
뭐, 냅두면 알아서 언제든 먹겠지 하고 신경을 안썼었는데 얼마전에 이 녀석이 문득 잘 먹나 궁금해서 코리도라스가 사료 찾아먹을 때 까지 기다려봤다. 근데 아니나다를까, 코리도라스는 원래 어항 바닥에 주로 기어다니면서 먹이활동을 하는 녀석인건 알고있는데 뜬금없이 소형어 '라스보라갤럭시' 애들이 바닥 주변을 어슬렁 거리면서 코리도라스 밥을 염탐하는게 아닌가. 뭐야 내가 잘못 본건가? 싶어서 계속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정말로 얘네가 코리도라스 사료를 염탐하면서 심지어 뺏어먹는거까지 눈으로 보았다.
아니, 저렇게 눈알이 작은 소형어도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잘 찾아 먹는데 왜 덩치도 훨씬크고 눈알도 더 큰 코리도라스는 자기 밥을 옆에 떨어뜨려줘도 빨리 찾지 못하는걸까. 그리고 심지어 다른 애들이 뺏어먹고 있는줄은 생각도 못했다. 어찌됐건 '라스보라갤럭시' 얘네들 쪼매난 물고기들치고 굉장히 영악하구나... 하고 생각하던 와중에 또 충격적인 사건이...
그건 바로 '베타'까지 코리도라스 밥을 뺏어먹더라. 심지어 얘는 더 영악한게, 코리도라스 사료를 자기 몸으로 은근히 가려놓고 다른 어종이 먹지 못하도록 몰래 혼자 뺏어먹는다. 그리고 갑자기 단숨에 호로록 삼켜먹어버리는 걸 보고 정말 매우 놀랬다... 진짜 손으로 입 틀어막고 '헉....' 이 상태로 어항을 한참 멍하니 봤음. 거의 베타는 어항의 보스 양아치였고 라스보라갤럭시랑 라스보라머큐메이터들은 잔머리 잘 굴리는 얌체 같았음. 너무 충격받은 상태였는데,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주둥이 내밀고 어항 줍줍줍 핥고 다니는 코리도라스를 보니 쟤는 원래 저렇게 멍청한걸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다행히 코리도라스가 어느정도 자기 밥 찾아먹는걸 보긴 봤는데 다른 애들이 코리도라스 먹이 염탐하고 뺏어먹는 광경을 직접보니 어처구니 없기도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ㅋㅋ 웃기기도 하다.... 아니 이걸 증명 할 만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따로 없어서 너무 아쉬울 뿐이다. 코리도라스가 생긴게 좀 멍청하다 싶긴 했는데 실제로도 이렇게 멍청하다니...아니면 얘만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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