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게 너무나 낯익은 책이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시집부문에서 워낙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책이기도하고 직간접적으로 이 책을 종종 접해왔었기에 사실은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나는 이 책을 제대로 한번도 펼쳐본적이 없었다. 그동안 소설책이나 수필집은 종종 사면서도 시집을 돈 주고 사봐야지 라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요 근래 어느날 서점에서 문득 이 책을 또 발견하게됐고 드디어 처음으로 이 책을 펼쳐 읽어보게 되었는데, 나는 여지껏 이 시집이 '류시화'님의 직접 쓴 창작시인줄로 당연히 알고 지내왔건만, 사실은 이름 모를 시인, 예술가, 철학가 등등 혹은 평범한 대학생까지 작가를 알 수 없는, '작자미상'의 아름다운 글들을 하나로 모아둔 시집이었다는 점. (나혼자 엄청난 뒷북)

나는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지칭하지 않는 사람들의 창작을 가끔 더 아름답고 고귀하게 여길때가 있다. '예술' 이라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 말 그대로 진실됨과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예술가가 아닌 창작자들의 작품이야 말로 사실은 가장 순수함에 가까운 예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런 의미에서 평범한, 이름 모를 누군가들의 잠언 시집이라는 부분이 어쩌면 내 마음을 더욱 심쿵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구절들은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핑 돌고, 아예 눈물이 흘러내리기도하며, 아 이제 시집을 읽으면 눈물이 흐르는 나이가 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최근에 겪었던 크고 작은 여러가지 힘들었던 일들로 인해서 감수성이 많이 예민하고 야들야들해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거나 나는 올해 연말 꽤나 뒤숭숭했던 마음들을 그나마 이 책을 통해서 위로받고 조금이나마, 아니 잠시나마라도 평온을 찾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이 어떻게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 받아 올 수 있었는지,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해하고 깨닫게 되었다. 그냥 그럴싸하게 써내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한철 훅 타오르다 사라지는 유행 가사들 따위가 아니라,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또 20년, 30년이 지나서도 다시금 이 책을 들여다본다면 그때는 또 다른 의미로 내게 다가오겠지. 혹은 그게 아닐지라도 마치 심신이완제처럼 각박한 현실에 치이고 다칠 때, 마치 긴급하게 내 마음에 수혈이 필요하다 싶을 때, 왠지 그럴때마다 꼭 한번씩 펼쳐보고 싶은, 인생 '잠언집'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한 자 한 자가 소중한 귀한 많은 잠언 시들 중에서도 내가 특히나 감동 받았던 시가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를 아래에 가져왔다.

 


 

'짧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만일 단지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이 생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을 찾아보리라.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확실히 말하리라.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리라.
또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두 불러 봐야지.
아, 나는 춤을 추리라.
나는 밤새도록 춤을 추리라.

하늘을 많이 바라보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리라.
밤에는 달과 별을 많이 쳐다보리라.
그 다음에는
옷, 책, 물건, 내가 가진 사소한 모든 것들에 작별을 해야겠지.
그리고 나는 삶에 커다란 선물을 준 대자연에게 감사하리라.
그의 품속에 잠들며.


작자미상(여대생)

 



'대자연에 감사하리라' , '그의 품속에 잠들며' 에서 거의 이 시가 전달하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얼핏 화자는 삶을 매우 허심탄회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얼마나 삶을 감사히 생각하고 지극히 애정하고 있는지를. 그 마음이 깊숙히 느껴져서 나 또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실은 눈물이 났다고 한다) 그리고 내게도 주어진 시간과 삶을, 어떻게 마주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이 이름모를 작가의 아름다운 글을 통해서 많은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모든건 영원하지않고, 모든건 결국 지나가리라. 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면서 결국 지금 내가 가장 크게 고통받는 있는 부분들 또한 그저 '별 것 아닌 것'이 되버리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시시콜콜하게 유튜브에서 우연히 명상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그 중에서도 '죽음명상'이란 것을 해본 적이 있다. 뭐 대단히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자기전에 침대에 가볍게 누워서 귀에 버즈를 끼고 가만히 죽음명상에서 흘러나오는 나래이션에 집중하는 것인데, 그 명상의 목적은 아마도 당장 내일 내가 죽는다는 상상을 했을 때 지금 내게 닥친 시련과 혹은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분노하게 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 대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고 사소한것에 불과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하는 것. 뭔가 초월적으로 상상을 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나의 고민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마치 그런 것 처럼 '짧은 시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이라는 시가 내게 전달해준 이미지도 바로 이 '죽음명상'과 비슷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죽음명상이 좀 더 초월적이고 마치 해탈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시가 전달하는 이미지는 좀 더 인생 그 자체로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엔 정말로 미련도 후회도 없이 엄마처럼 포근한 자연속에서 생긋 미소를 지으며 누워 있을 것만 같은 평화로운 이미지들이 그려졌다. 그래서 눈물이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너무 아름답다고 여겨져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두번 읽게 되었다. 실제로 작가가 자신에게 상담받았던 내담자들의 사연을 예로 들어 심리학적 분석을 설명하고 이야기하는데, 타 심리학 도서들처럼 어려운 전문용어가 자주 등장한다던지 그래서 내용을 이해하기에 시간이 다소 걸리거나 그런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편하고 읽기 쉽게 쓰여있다.

책에서 첫번째로 나오는 주제는 '의존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성에사는주민'과 '마을에사는주민'으로 빗대어 이를 표현했는데 독립적이긴하나 지나치게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며 절대 함부로 자신의 맘을 내비치지 않는 큰 성벽을 쌓고 사는 주민, 반대로 남들과 사교적으로 잘 지내는것 같지만 지나치게 타인 의존적이며 남들의 평판에 예민하여 수시로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마을에 사는 주민. 이렇게 두가지로 분류하여 표현하였다.

결국은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어느 한쪽도 심각하게 치우치지않은 적당한 밸런스 유지가 최선임을 얘기하고있고, 문득 저 얘기를 들으니 유명한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님이 생각났다. 그가 종종 티비에 나와서 어린시절의 힘들었던 경험들을 펼쳐내며 자기 자신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하지 않은게 없었고, 혼자서 모든걸 처리하고 해결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혼자서' 모든걸 해왔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오기도 했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 누구에게도 도움 요청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렇게 할 수 없었을수도있고 하지 않은걸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조금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모든걸 해결하며 살아온 삶이 그렇게 대단하고 멋있는것만은 아니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게 생각났다. 토씨 하나하나 정확하게 기억할 순 없지만 대충 떠올려 보자면 그런 의미였다.

다행스럽게도 현재의 나는 극단적으로 혼자서 벽을 쌓는 사람도 아니며, 또 너무 타인에 의존적이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인간으로써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극단적으로 성벽을 쌓고 살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게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꽤나 고립되고 외로운 생활을 했었고 뭐가됐든 극단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지는 패턴은 정서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것 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혼자서 완벽하게 모든걸 처리하려는 행동이 생각처럼 그렇게 대단하고 멋있는 일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타인에게 절대 기대지않아' 라는 고집 때문에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그 도움의 자세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를 민폐라고 여기거나 매우 냉소적이게 될 수 있다.



'홀로서기란 의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되며,
독립과 의존 욕구 사이에서 서핑하듯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건강한 의존이란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에 관해 힘 있는 사람에게 정확히 도움을 요청 하는 것'

'객관적인 의존은 나와 타인 모두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두번째 화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이 이야기는 류시화님이 쓴 책 '날아가는 새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 에서도 언급됐던 내용이라 괜히 반가운 맘이 들었다. 즉 책에서 말하는 것은 '감정은 죄가 없다. 감정에 대한 나의 감정이 문제일 뿐' 이라는 말로 짧고 굵게 핵심을 전달했다. 슬픈마음, 화나는 마음, 억울한 마음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의도치 않은, 예기치 못한 말이나 상처를 외부로 부터 받는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첫번째 화살이지만 그 첫번째 화살을 느끼고 그것을 다루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두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감정에 오래도록 파뭍혀 있거나 계속해서 그 감정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죄책감 느끼도록 하는 행위는 스스로에게 쏘아대는 잔인한 두번째 화살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번째 화살때문에 스스로를 괴롭고 힘들게 한다.


'나를 심판하는 판사가 아니라 돌보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첫번째 화살도 아픕니다. 그런데 정말 아픈것은 두번째 화살입니다.
'두번째 화살은 첫번째 화살에 대한 대응으로 내가 나에게 쏘아대는 화살입니다.'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를 접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이러이러한 환경에서 이러이러한 경험들을 겪었고 그로인해 너무 아픈 트라우마가 생겨버렸기 때문에 이것은 내 오랜 상처이므로 앞으로도 고쳐내기가 힘들거야. 라는 식으로 절망적인 생각들을 많이 생각하는데, 물론 트라우마의 종류가 뭐가 됐던지간에 그걸 이겨낸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않은게 팩트이고 어쩌면은 끝없는 숙제가 될 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좀 더 내가 '능동적'으로 고쳐 나갈 수 있는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하게끔 해주는 문장이 있어서 되게 좋았다. 그것은 바로 트라우마로 인한 방어기재나 반복되는 행동양식들을 그저 '습관'으로 달리 생각해보자는 부분이었는데, 트라우마 라는것은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기 때문에 정신적 질환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그저 '습관'으로 바라보게 되면 '트라우마'라는 거창한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덜고 내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가벼운 문제 정도로 여길 수 있다는 부분이 나름대로 신선한 관점의 전환이라고 느껴졌다. 우리에게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습관을 바꾸기'라는 쉬운 관점으로 이를 다룬다면 훨씬 부담도 덜고 효과적일 수 있지않을까.


'심리의 문제를 습관의 문제로 바라 볼 때 얻게되는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을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 입니다.
습관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 너무 먼 곳만 보느라 가까운 행복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라는 책을 최근 친한 동생에게 선물 받았다. 책 제목은 왠지 그럴 싸 하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다는 '힐링'을 주제로 한 도서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개인적으로 대단히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을 만한 도서는 아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인스타에서 흔히 볼 법한 혹은 그보다도 더 심하게는 싸이월드 시절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정말 뻔한 문장들이 수두룩 적혀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저자 소개를 보면 알 수있듯이, 8만 팔로워와 소통해 온 인기 인스타그래머라고 한다. 그렇게 하루 하루 기록하듯 써 온 글들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아 물론, 인스타에도 좋은 글로 소통하며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런 분들을 팔로우 하고있는데 굳이 이 글이 종이에 활자로 찍혀 '책' 이라는 이름으로 탄생 되어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매우 크게 자아낸다. 너무 직설적인 혹평 아닌 혹평으로 느낄 지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지금 매우 솔직한 리뷰를 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문득 이 책에 대한 다른 블로거들의 리뷰가 궁금하여 잠깐 검색을 해봤는데 N사 포털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상위에 뜨는 몇몇 블로그 리뷰들을 보니, 그 누구도 책에 대해 비평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되려 놀라운 부분이었다. 뭐 어찌되었든, 나는 사실 책을 선물 받는것을 되게 좋아하고 또 내게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준 상대방에게도 매우 감사해하므로, 무슨 책이 되었든 '선물'로써 갖는 책은 뭐가 됐든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물의 의미는 의미이고, 또 책의 리뷰는 따로다. (엄근진)  그저 나는 이 책의 리뷰를 나름대로 솔직하고 조심스럽게 작성해보려고한다.

 

일단 먼저 이 책을 읽기위해서는 오그라드는 손 발을 감수할 정도의 용기가 꼭 필요한 것 같다. 책에 여러 챕터가 등장하지만 특히나 사랑, 이별에 대한 챕터 부분이 더욱이 그러하다. 내게 책을 선물 해 준 동생도 내용을 미리 읽어보지 못한 상태로 인터넷으로 주문 결제한것이었기 때문에,  책을 받고나서  직접 내용을 조금 읽어보고 흠칫 놀랬다고 한다. 아마 예상했던것과 너무 다른 느낌이라, 책을 선물해준 구매자 역시도 당황했다는 썰... 어쨌든 인스타그램에서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어쩌면 매우 낯간지럽고 다소 유치한 표현들이 아주 용감무쌍하게 이 책에 엮여있다. 글쎄 한편으로 '귀여니' 소설을 좋아해본 적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런 감성의 책에 매우 환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절대 아니다.) 

 

뭐, 요즘은 맘만 먹으면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동생이 말하기를 할인가로 사서 그나마 다행이지 정가 가격 그대로 제 돈 주고 샀으면 뭔가 매우 억울했을 것 같다는 평... 뭐 이정도면, 이 책의 충분한 리뷰가 되었지 않나 싶다.

 

사실 몇 페이지 읽고 그대로 그냥 덮어둘 뻔 했지만 왠지 모를 도전의식이 생겨서 오그라드는 손, 발 펴가며 꾸역 꾸역 몇장을 더 넘겨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다른 의미로 날 미치게(?) 만들었던 몇몇 문장들을 용기내어 가져와보았다. (오그라드는 손 발, 책임지지 않음) 

 

 

 

"그런거 있잖아요,

왠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거.

흔한 배려에 가슴이 설레고

별거 아닌 말인데 따뜻함이 느껴지는거.

 

그런거 있잖아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예감."

 


 

"하루 종일 생각나고

안 보이면 보고 싶고

별일 아닌 이야기가 하고 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요,

이게 바로 사랑이네요.

 

아무래도 나,

사랑이 시작된 것 같아요.

 


 

됐다. 이정도로만 하고 그만 써야겠다...  뭐랄까, 책이라기 보다 오히려 드라마나 청춘 로맨스물에 나레이션으로 등장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긴다. 일단은 글쓰니의 어투 자체가 매우 여성스럽고 이 부분은 단순 취향에 갈리는 부분이므로 그걸 두고 뭐라하고 싶은게 아니라, 어투를 떠나서 내용 자체가 나를 미쳐버리게(?) 했다. 솔직한 말로, 이 책의 가격은 최소한의 활자 잉크값, 종이값 정도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정가로 만몇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파렴치한 짓이람?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독자 연령대를 10대로 타켓삼고 책을 내었다고 해도 좀 당황스러운 수준이었다. 아니다, 10대들도 훨씬 퀄리티 있고 전문성 있는 수필이나 혹은 고전 소설 명작들을 읽고 배우는데 그렇게 생각해버리기에는 10대들의 수준을 너무 기만하는 것 같다. 아무튼 독립출판으로 책을 낸건가? 뭐, 팔로워분들을 위한 헌정책인가? 한정판인가 등등 나로하여금 정말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만들어준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오그라드는 수많은 언어 폭격 속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내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문장 하나를 가져오면서 이 책의 리뷰는 얼른 마무리 해봐야겠다. (튀튀)

 

 

 

"상처는,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에서 생기는것이 아니라

억지로 이해해야 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것 같아요."

 

(그나마 조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글귀)

 

 

 

 

 

 

 

 

방송인 타일러라쉬가 쓴 책 "두번째 지구는 없다"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 책을 알게된 것은 이웃 블로그님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 제목을 보자마자 왠지 모르게 '꼭 한번 읽어보고싶다' 라는 구미가 확 당기는 책이었다. 나 자신이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지구 자원을 빌려쓰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써,  언제부턴가 나도 서서히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게 딱 언제부터라고 콕 집어 얘기하자니 사실 특별한 계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나는 평소에도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기후 문제로 고통 받는 야생동물들을 우연히 보게 되면 안타까워했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나 전염병 등등을 뉴스에서 확인할 때 마다 내가 그 직접적인 피해지역에 살고있는게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그 피해로 인한 영향을 언젠가 우리도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그냥 아주 서서히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최소한의 양심적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저자 타일러가 얼마나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피부에 와닿도록 전달하고 싶어했는지를, 그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 갖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우리 실생활에 크게 문제점이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든지 화장실이나 주방에 가서 물을 틀면 물이 쏟아져 나오고 더우면 버튼 하나로 에어컨을 켜면 그만이며, 배고플땐 나가서 돈을 지불 하기만 하면 원하는 음식을 사먹을 수 있고 심지어 한국은 배달문화도 완벽한 상태이니, 실생활에 있어서 환경 문제로 인해서 인간이 생명에 위협을 받고있다는 경각심을 갖기가 어렵다. 물론 요즘이야, 코로나 19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뭐 그마저도 누군가는 '환경'과는 무관한 일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까. 물론 지금까지도 코로나 19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실을 숨기고 왈가왈부 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와닿은 많은 글들이 있었는데, 저자 타일러가 강연을 나가거나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해 언급할때 마다 "사실 한국은 영토도 너무 작아서 지구에 끼치는 피해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주 일부일 것이다. 그러므로 영토가 상대적으로 훨씬 큰 중국이나 인도 이런 국가들이 환경 문제에 더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식의 답을 종종 들었다면서 그가 제시한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Earth Overshoot Day)" 이라는 것인데, 인류가 지구 자원을 사용한 양과 배출한 폐기물 규모가 지구의 생산 능력과 자정 능력을 초과하는 날 이라고 한다. 즉 우리가 마치 신용카드를 쓸때의 원리처럼 다음 달 받을 소득을 미리 앞당겨 쓰는것과 같이, 지구 자원을 앞당겨 쓴다는 개념인데 한국은 새 해가 접어들고 4월 10일 정도가 되면 이미 우리가 그 해 쓸 수 있는 지구 자원을 다 소모해버린 다는 것이었다. 그럼 나머지 달은 결국 지구에 빚을 지며 자원을 앞당겨 쓰는 셈이고 이 수치는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환경 파괴해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글을 보고, 한국의 땅덩어리가 타국에 비해 작기 때문에 지구에 입히는 환경 피해가 적을 것이다. 라는 논리는 아주 엉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THERE IS NO PLAN B"

 

"우리는 한 해 동안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훨씬 많이 소비하고 있다. 지구가 줄 수 있는 양이 1이라면 매년 1.75를 사용한다. 그 부족분은 지구로부터 앞당겨 빌리고 있는 셈이다. 슬픈 사실은 지구는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자원을 더 빌려줄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가 없다."

 

이상 빌려 쓸 지구가 없다. 라는 말 처럼 경각심을 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는 것 같다. 뭐, 내가 살아갈 동안은 그래도 멀쩡하겠지. 라고 안주할 수 있지만 책에 따르면 지금 이 속도로 환경 오염이 진행 되었을 때, 2050년이 되었을 때는 세계 몇몇 지역이 물에 침수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사실 결코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2050년이라고 해봐야 고작 30년 후, 지금 젊은이들은 슬슬 은퇴를 고려할 나이쯤 되었을 시기인데 요즘 100세 시대라는 말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 살 날이 한참 많이 남은, 노년의 첫 시작에 접어드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내가 살아갈 날 동안은 지구 안망해." 라는 무책임 말을 던진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라는 거다. 그러면 생태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될까. 라는 부분에 대해 저자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자세히 구체적으로 책을 통해 제시하는데, 일반적으로 분리수거, 일회용 사용 줄이기 등등 사소한 부분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나는 환경파괴의 주범이 아니야! 라고 누군가는 자부할 수도 있지만, 이미 빠른 속도로 환경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정도로 이미 심각하게 오염되어 버린 환경을 단번에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하는 부분에서 뭔가 좀 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분리수거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재활용 되는 폐기물은 고작 십몇프로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좀 더 다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었다. 

 

 


 

"폭력이 눈앞에 벌어지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방조죄이다. 우리는 우리 땅이 물에 잠기고 숲이 불타며 동식물이 멸종해 결국 우리 숨통을 조이는 현실을 방조하고 있다. 어떡할 줄 몰랐다고 해도 방조한 것이고, 범행을 돕는 줄 몰랐다고 해도 이미 동조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업체를 띄우고 환경 이슈를 파묻는 일을 계속 해나갔다. 기후위기가 거짓이라는 식의 날조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가 희생된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은퇴 후 살아갈 땅, 침수 위험 없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땅을 빼앗아 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게 아니다. 고의적인 것이다. 몇몇 기업, 몇몇 국가들이 기후위기 안에서 수익을 창출해놓고 본인들을 위한 유리한 입장을 차린 것이다. 그걸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호구로 살아왔다는 것을."

 


 

책에서 발췌해온 위 글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보호를 위해서 분리수거를 하거나 외출시 플러그를 뽑는 등 개인이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은 아주 기본적인것에 불과하며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은 좀 더 이 세계를 더 큰 영향력으로 쥐락펴락 하는 대기업들이 취하는 행동, 정치인들이 취하는 행동들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업의 사익을 위해 환경 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의 제품을 불매 한다던지, 환경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후보자 에게는 투표하지 않는 식으로 환경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바로 육류 소비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와닿았는데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다는 것과 그 중에서고 양고기, 소고기가 큰 비중을 차지 한다는 얘기였다.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산림을 없애 농장을 만들고 가축을 키우면서 자연이 가진 탄소흡수원을 없애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일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고기를 조금 덜 먹는 일, 채식 식단을 늘리는 일, 음식을 남기지 않는 실천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육식과 채식에 대한 부분은 내가 예전부터 서서히 관심 갖고있는 주제 이기도 한데, 그 전에는 단순히 '동물'의 생명의 존엄성이라던지, 개인적으로 내가 동물들에 대해 갖고 있는 특별한 애정의 문제로 관심 갖던 주제였다면 이 책을 읽고나서는 '환경'의 문제와도 근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됨으로써 좀 더 나의 '채식지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를 찾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식주의'라는 발언을 조심하는 이유는 나는 여전히 육식을 하는 인간이고 나는 완벽하게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식 지향' 이라는 가치관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육고기를 덜 먹는 식단이 내게도, 앞으로의 인류와 자연에게도 이로운 선택이라면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어쨌든 나의 블로그에도 명시해놓은 모토이기도 하지만 '건강'과 더불어 '생산적인 삶의 질 추구'를 고민하는 평범한 블로거로써 내게는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중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마침 오늘 저녁 식단도 간단한 샐러드로 끼니를 채운 나 스스로에게 작은 칭찬을 하며, 나름대로 내 개인의 삶의 질 추구와 평범한 소시민으로써 환경 문제에 작게나마 최소한의 관심을 갖고 그 문제 해결에 가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칭찬과 더불어 좀 더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싶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우리 존재, 우리가 만든 모든 문명은 자연 안에 있기에 질병은 반드시 인류의 파멸로 돌아온다. 자연은 '공존'을 말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살펴야 할 우리의 보금자리이다." - 본문중에서.

 

 

 

 

인사이드 아웃 진짜 내가 좋아하는 최애 애니메이션인데 알다시피 픽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고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개봉했으니까 벌써 약 6년전 작품이다. 꽤 오래전에 서점에 들렸다가 영문 원서책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덥썩 샀었는데 사실 그동안 제대로 완독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늘 그렇듯이 잘 읽어나가다가도 모르는 단어나 표현들이 나오면 귀찮은 맘에 다시 덮어버리기 일쑤였다보니, 같은 구간만 몇번째 반복해서 읽었는데 드디어 요즘들어 차근차근 진도를 나가게 되어서 새삼스레 이제야 책 리뷰를 해본다.

 

인사이드 아웃 이라는 애니메이션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이 원서 책의 리뷰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친구랑 같이 하루에 단 1장이라도 읽고 읽은 부분을 찍어서 서로 인증해주는 챌린지를 하고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혼자 할 때 보다는 훨씬 의무감을 갖고 읽게되니까 전보다 서서히 진도가 나가고 있어서 만족스러운 상황. 그리고 모르는 단어나 표현에 밑줄 그어서 따로 정리하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읽다보니 꽤나 다시 흥미가 붙어서 피곤한 날이라고 해도 최소 한바닥은 읽고 인증하고 있다.

 

일단 '영어' 에는 관심이 있지만 '토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써는, (토익 시험이 그다지 지금 내게 필요하지도 않고 딱히 쓸만한데가 없다.) 영화나 소설 책으로 언어를 습득하는게 훨씬 흥미위주로 봤을때도, 그리고 일반적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봤을때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토익은 관심없지만 오픽에는 관심이 있는게, 토익이 비즈니스, 일, 사무 언어와 관련된 용어가 많다면 오픽은 일상 생활 영어 말하기 테스트이기 때문에 그쪽이 훨씬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반경이 넓은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뭐 당장에 유학을 가거나 해외취업을 하거나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님에도 언어를 습득하는 이유는 그냥 솔직히 말하면 1. 재미있어서 이고 2.  어떤식으로든 앞으로 도움 될 수 있기 때문. 뭐, 못해도 나중에 해외여행 갈때라도 편할 수 있으니까. 라는 단순한 이유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책을 오래 처박아뒀더니 종이가 노랗다ㅋㅋㅋ 어쨌거나 이런식으로 모르는 부분 체크하고 정리 한뒤 친구랑 공유하는건데 별 거 아닌 학습법이지만 꽤 동기부여 되고 괜찮은 것 같다. 일단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을 선택하는것이 좋을 것 같고 평소 흥미를 갖고있던 작품을 골라도 어쨌든 '학습'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하기싫고 귀찮을 수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작품을 선택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뭐, 과도한 욕심 때문에 고 난이도의 책을 고를수도 있는데 물론 끝까지 완독하면 성취감은 엄청나겠지만 그 과정이 엄청나게 힘들고 괴로울지도 모른다ㅠㅠ 하여튼 비교적 이 서적은 글도 그렇게 촘촘하지 않고 두께도 얇기 때문에 맘 먹고 조금만 하면 충분히 완독 할 수 있는 좋은 서적인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거는 이 다음으로 찜해놓은 책이 좀 더 문제다. 바로 "the catcher in the rye" 라고 우리말로 '호밀밭의 파구꾼' 인데 이거 역시 손에 꼽는 내 최애 소설책인데 이 책은 폰트도 굉장히 작고 촘촘하다.....  일단 워밍업으로 인사이드 아웃 마무리하고, 몰랐던 표현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서 다시 리뷰를 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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