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국내도서
저자 : 류시화
출판 : 도서출판더숲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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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 '한줄도 너무 길다.' 이후로 오랜만에 읽어보는 류시화님의 책이다. 어린시절에 류시화님의 인도 여행기를 읽고 한때 나도 인도에 대해 환상을 가득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여전히 이 책에서도 류시화님은 인도 사상과 철학, 그리고 오랜 인도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많은 얘깃거리들을 흥미롭게 소개해주고 있는데, 나는 인도의 잔인한 현실을 알게된 후 부터 인도에 대한 환상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고유 문화와 명상, 철학, 깨달음 등등 많은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엿볼수 있었다. 류시화님의 오랜 여행 경험과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엮은 그의 에세이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어쩌다보니 내가 이 책을 두번, 세번에 걸쳐 나눠읽게 되었는데 처음에 읽을 때는 속도감 있게 책 전체를 빠르게 훑어 읽었고 두번째 , 세번째 읽을때는 한 챕터 한 챕터 짧은 이야기들을  곱씹으면서 아주 천천히 읽게 되었다. 그럼에고 불구하고 여전히 자기전에 또 한번 책을 음미하며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신념과 정의에 대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부딪힐 때 그럴 때도 이 책에서 류시화님이 전하는 주옥같은 얘기들을 다시금 꺼내어 회상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그런 책. 그 만큼 이 책에서 류시화님이 전하는 얘기들은 삶 전체를 아우르는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면서 우리 삶의 지침서가 되어줄만한 '삶의 철학'들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전달 해준다. 그런 점에서 언제고 또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싶을 때마다 다시금 펼쳐 읽으면서 맘속에 되새기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숫자에 포함시킬수 없는 사람 _ 나와 너>

 

 

"독일의 사상가 마르틴 부버는 '태초에 관계가 있었다.' 라고 썼다.

부버는 인간이 맺는 두 종류의 관계에 대해 말한다.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이다."

 

 

인간이 맺는 관계의 두 종류 나-너, 나-그것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고 싶은 이야기이다. 어떻게 보면 나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언제나 맘속에 타인과 나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고 그것에 대해 정의 내리고 어디까지가 얼마나 진심의 관계인지를 마치 늘 점검하는 것 같다. 특히나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속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면서도 오히려 고독함, 외로움 따위의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흔하게 널리고 널렸다. 중요한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게 소통하느냐 인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고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하더라도 내 마음을 온전히 털어놓을 그릇 하나가 없다면 결국 군중속에서도 나홀로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는 거다.

 

나-너, 나-그것.

 

'나-너'가 순수한 존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진짜 관계라면 '나-그것'은 존재의 가치가 아니라 그 사람의 기능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것이라고 했다. 즉 얼마든지 내가 아니어도 비슷한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그런 흔한 자리. 그게 '나-그것'의 관계다. 공적인 상황에서 맺어지는 나-그것의 관계는 어쩔수 없이 당연한 것이지만 내게 소중한 사람, 내 연인, 가족, 친구들까지 나-그것의 관점으로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 얼마나 외롭고 공허한 일일까. 그럼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 소중한 사람들을 수시로 '나-그것'의 잣대로 평가하고 매기는데에 익숙해져 간다. 스스로 고독한 관계를 맺어가면서 너무 외롭다고들 호소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쌍방으로 이루어지는 '나-그것'의 관계는 상상만해도 공기가 얼음장 같이 차갑다. 아니,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마치 서로 완벽한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하지만 또 다른 예로, 내가 상대방을 '나-너'의 존재로 대했으나 상대방은 나를 '나-그것'으로써 대해왔다는것을 알았을 때 그 때 느끼는 상처와 상실감도 우리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남겨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또 상대방에게 주기도 한다. 관계는 상황에 따라 '나-너'로 정의 할 때가 있고 '나-그것'이어야할 때를 구분지어야 하지만 내가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건 '나-너'로 유지되어야 하는 깊숙하고도 사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다.

 

 

나 역시도 '나-너' , '나-그것' 이 두가지 사이에서 미친듯이 혼란을 겪으며 왔다갔다 하는 사람, 아예 둘 중 하나에만 꽂혀 거기에 모든 의미를 다 쏟아붓는 사람 등등 여러가지들을 보았고 경험했다. '나-너'의 관계는 그야말로 아주 이상적이면서 따뜻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나-그것'의 관계에 모든걸 쏟아붓는 사람을 상상하면 마치 허울 좋은 껍데기들을 열심히 쓸어모아 담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은 외로움을 끊지 못한다. 당연히 그건 껍데기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나-그것'에만 몰두하는 사람만큼이나 안타까운 건, '나-너'와 '나-그것'의 관계 사이에서 줏대없이 왔다갔다 자기 자신을 계속 시험에 빠뜨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을 보고있노라면 나 마저 정신착란증에 걸릴 것 처럼 혼란스럽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그들은 자주 횡설수설하며 하는 말마다 일관되지 못하고 관계에 대한 평가도 언제나 늘 극단적이고 심지어 수시로 바뀌기까지 한다. 어떤날은 나를 최고로 칭찬해주지만 어떤날은 나를 최악의 인간으로 평가매기는 것 처럼. 그것은 나를 보는 평가 기준을 '나-너'로 보았다가 다시 어느날은 '나-그것'으로 보았다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수시로 관점을 달리하여 계속 평가 매긴다면 그 얼마나 피곤하고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일까. 그렇게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는 종잇장 같은 관계를 가면을 쓰고 유지해 나간다는게 얼마나 큰 에너지 소모이며 낭비인지. 결국 그것은 커다란 슬픔이 되어 스스로에게 비수 꽂는 일이 될거라는 걸, 나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내가 자초한 일이란걸 알아야만 할 것이다. 

 

 

나-너, 나-그것의 관계에 대해 읽으면서 너무 많은 슬픈 인연과 이별과 관계들이 떠올랐다. 내가 진심이더라도 상대방은 내게 그렇지 않은 관계들은 살아가면서 언제가 또 다시 겪을 수 있도 있다. 아마 내 마음대로 그것들을 미리 알아차리긴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느날 그 실체를 깨달았을 때 혹시라도 그동안 내가 쌓아온 '나-너'라는 순수한 마음이 너무 아깝고 가슴이 아프다는 이유로 그 관계를 끊어내지 못해선 안될 것이다. 냉정하게 그들을 끊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살면서 계속 수많은 관계를 맺고 이별을 겪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를 '나-그것'의 관계로써 대하며 상처를 준 사람들을 끊어내는 일에 계속 맘 아파 해선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 이별에 담담해지고 끊어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참다운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나가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닭이 몇 마리인가_생명들에 값하는 삶>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닭과 소와 돼지를 먹는가? 매일 얼마나 많은 순수한 생명들을!

그 목숨에 값하는 삶을 우리가 살고 있는지 들여다 보는 것만큼 중요한 명상은 없다."

 

 

마치 이 글을 쓰면 내가 당장이라도 채식주의를 선언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진 않다.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 나로써는 종종 육식을 하는 것, 동물을 먹는 것에 대한 고찰에 불현듯 빠지곤 하는데 그럴때 마다 육식이든 채식이든 가치관에 따른 자유 선택이라는 결론을 늘 내린다. 그치만 또 다시 '정말 채식이라도 해야되는걸까'라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는데 바로 유튜브로 야생동물 구조 관련 컨텐츠를 보거나 아니면 반려동물로써 강아지, 고양이가 아닌 오리, 돼지와 같은 동물을 키우는 유튜버 영상을 볼 때도 그렇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잠시 뿐, 다시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언제나 '고기는 사랑입니다.'와 같은 얘길 하게 된다는게 꽤나 나 자신이 이중적이게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다. (그럴거면 차라리 야생동물 영상같은걸 보면서 공감이나 하지나 말던가)

 

 

그런 와중에 닭이 몇 마리인가. 라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읽게 되었는데 통합의학 선구자라는 의사 레이첼 나오미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든여덟살의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겪은 이야기다. 레이첼은 어머니에게 아침마다 15분씩 함께 명상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느날 어머니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보고 레이첼도 옆에 앉아 명상을 함께 했다. 그러고 한참 후 눈을 뜬 어머니가 레이첼을 바라보자 레이첼은 어머니에게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고 어머니는 "닭을 세고 있었지." 라고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명상을 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실망하고 당황한 레이첼에게 어머니가 이렇게 다시 말한다. 저녁 식사 때 닭고기를 먹고나서, 불현듯 평생 동안 매주 한번이나 두번은 닭고기를 먹었다는 생각이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머리로 계산하기 시작했고 두마리의 닭을 52주에 84년을 곱하니 8천 마리가 넘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그 많은 순수한 생명들을!" 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나서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이 그 많은 동물들의 희생의 가치가 있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시면서 때때로 남에게 아픔을 준 적은 있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한 적은 없으며, 누군가에게 거짓말이나 비난을 한 적도 없음을 알아냈다고 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인생은 그 닭들의 희생 만큼의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어머니는 대답했다고 한다.

 

 

"매일 얼마나 많은 순수한 생명들을!"

"우리와 똑같이 살아 있기를 원하고 행복을 갈망하는 생명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그 삶을 잘 사는 것 만이 그 생명들에게 값하는 길이다."

"그들이 어느날 꿈속에서 우리에게 물을 것이다. 자신들의 수많은 희생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채식과 육식에 대한 생각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에 대해 조금 도움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채식을 선택하든 육식을 선택하든 가치관에 따라 판단 할 일이며 뭘 선택해도 틀린건 없지만, 채식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순수한 생명들의 희생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희생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인간으로써 그 희생에 헛되지 않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채식주의를 한다는게 그냥 풀만 뜯어먹는 간단한 일인것 같지만 영양소 불균형을 맞춰줘야 되기 때문에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까다롭다. 그리고 알다시피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에 육류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거의 없고 라면스프만 해도 이미 육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쩌면 가난한 사람이 채식주의를 하겠다는 것은 굶어 죽겠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의 경우엔 오히려 채식을 하거나  healthy food를 지향하는 경우 대부분 상류층인 경우가 많고 그 외 서민들은 맥도날드에서 저렴한 값의 햄버거를 사먹거나 하는것이 일상인 것이다. 우리도 편의점에서 간단한 컵라면 한끼 떼우는게 가장 저렴한 한끼 식사이듯이 말이다.

 

 

어쨌든 채식을 한다는것은 정말 만만치 않는 부분이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 더욱 '회식'문화를 생각해보면 나 홀로 '채식주의'를 선언하면서 매번 고깃집 회식 자리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 지인, 친구들과 만날때도 식당을 찾을 때 마다 채식 레스토랑 찾아야 하거나 혹은 일반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주문하면서도 '육류'를 빼줄것을 당부하는 것 등등. 채식주의가 한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이렇듯 막대한 수준인데 희생되는 동물들이 그저 '불쌍해서, 가엾어서.' 라는 공감대 만으로 채식주의를 선언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았다. 특히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면 더욱이 채식주의 생활은 불가능 하다고 본다. (산속에서 자급자족을 하는 인간이 아니고서야) 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 순간의 감정으로 책임지지도 못 할 '우발적인' 채식주의 선언을 한다거나 채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과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육식주의자 라는게 외람되고 이상한 얘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들의 희생의 값어치 만큼 나는 가치 있는 삶을 나는 살고있는가"를 질문 한다는것이, 채식과 육식을 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많은 생명체들의 희생을 존중함에 있어서 충분한 명상의 가치가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을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다면, 건강을 해칠 수준으로 과도하게 육식을 섭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진다. 채식주의자가 되진 못하더라도 최소 건강을 해칠 수준의 불필요한 육류 섭취는 피할 수 있는 것. 바로 '채식지향'이 어느정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외에도, 책의 제목처럼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 '두번째 화살' 등등 마음속에 깊이 와닿는 많은 이야기들을 읽고 배울 수 있는 책이었고 내 삶에서 명상의 시간이 필요할 때, 고독의 시간이 필요 할 때, 또 다시 내가 방향성을 잃었다고 생각 될 때마다 이 책을 집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공중그네
국내도서
저자 : 오쿠다 히데오(Hideo Okuda) / 이영미역
출판 : 은행나무 200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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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이라 불리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많은 작품들 중에서 '공중그네'라는 책을 읽은 소감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요즘 책장에 오래도록 꽂아두고 읽지 않은채로 방치했뒀던 여러 종류의 책들을 하나하나 다시 꺼내읽고 있는데 바로 이 장편소설 '공중그네'라는 책도 아주 오래전에 친구에게 추천 받고 구매한 뒤로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책이다. 어쨌든 여자저차 사연은 뒤로하고, 이제라도 이 책을 완독하게 된 것을 나름대로 다행이라 생각하고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 보다는 일본 영화를 봤던 경험이 더 많기 때문인지 몰라도 글을 읽으면서 만약 이 책이 영화화 된다면 이 부분은 이렇게 묘사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이 들 정도로 특유의 일본스러운 분위기들이 머릿속에 동시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글래머러스하고 몸매 좋은 간호사 마유미짱이 주사기를 들고 등장하는 장면과 그녀가 환자들에게 무심하게 주사를 놔주는 장면을 묘사할 때, 늘 그녀의 풍만한 가슴골에 꼭 한번씩 환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게끔 하는 묘사들이 왠지 그러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괴짜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는 마치 5세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를 가진 인물로 묘사되는데 심히 돌팔이가 아닌가 의심스러울만큼 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환자들을 상담하고 처방한다. 총 5가지 챕터로 구성된 스토리로, 각자 다른 신경 질환을 가진 여러 환자들이 우연히 이라부가 운영하는 병원을 발견하고 찾아오게 되는데 이라부는 찾아오는 환자들마다 구분없이 다짜고짜 '비타민 주사'를 어김없이 처방해준다. 그리고 마유미짱이 환자들에게 주사를 꽂는 장면에서 특히 이라부는 알수없는 '희열감'을 느끼며 환자의 팔에 들어가는 바늘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늘 흥분한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흔한 일본 변태 오타쿠 의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변태'와는 거리가 먼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모습에 훨씬 가까운 캐릭터다. 이라부는 각자 저마다의 심각한 정신 질환을 갖고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늘 대수롭지 않은 듯 반응하는것이 포인트인데, 특히 선단 공포증 환자가 찾아왔을 때도 그가 주사기 앞에서 극한의 공포감에 휩싸여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에도 그는 꺄르르 웃으며 주사를 맞히고 "내일 또 와."라는 한마디만 남길 뿐이다. 책에서는 이라부 종합병원을 으슥한 지하에 위치한, 왠지 모를 쉰 냄새가 풍기는 쾌쾌묵은 병원으로 그리고 있는데 그 말은 즉슨 돈벌이 안되는 낡고 오래된 후미진 병원 그 자체라는 뜻이다. 이런 병원에 다신 오지 않을 거라며 호언장담하며 병원을 박차고 나가던 환자들은 내일도, 그 다음날도 꾸준히 알수 없는 묘한 이끌림에 이라부를 어김없이 찾아오게 된다. 시간 많고 돈벌이 못하는 병원이어서인지 몰라도 이라부는 찾아오는 환자마다 그 환자가 겪고 있는 고민의 상황에 본인이 직접 들어가서 함께 경험하고 체험한다는 것이 '이라부'만의 독특한 진료법이다. 아니, 진료법이 아니라 어쩌면 그는 '놀이'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무튼간에 이 독특한 이라부만의 처방법으로 환자들은 위안과 생기를 얻고 스스로 깨달음과 자가치유를 거치면서 병을 이겨내게 된다. 그가 괴짜이든 뭐가됐든 어쨌든 정신과 의사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다섯개의 챕터중 개인적으로 내가 특별히 기억에 남으면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장인의 가발'이었는데 이 환자는 본래 장난끼 넘치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무거운 책임감과 압박감이 그를 옥죄게 했고 그 억누른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 장애를 얻게 된 환자다. 그 이유는 와이프의 아버지 즉, 장인어른 되는 분은 자신이 다녔던 의과대학 모교의 학부장 이기도 했고 그만큼 대하기가 쉽지않은, 농담한마디 건네기도 힘든 존재였는데 심지어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있지만 애써 모른채하고 있는 장인의 특별한 '비밀'이 그를 더욱 미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호시탐탐 장인어른의 가발을 벗겨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그가 어느날 이라부를 찾아와 하소연하고, 이라부와 함께 시시콜콜한 일탈을 행하면서 그 억누른 욕망을 서서히 해소한다.

선단공포증이 있는 야쿠자 , 공연 도중 매번 실수를 연발 하게 된 오랜 경력의 서커스 단원, 장인 어른의 가발을 벗기고픈 충동 욕구로 괴로워하는 의사, 갑자기 슬럼프에 빠져버린 프로 야구 선수, 창작의 고통에 시달려 강박증이 심각한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이렇게 제각기 다른 다섯인물이 이라부를 만나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치료를 받으면서 스스로 마음의 치유를 경험한다.

그러고보면 저마다 사소하지만 예민한 결함을 하나씩은 가지고있다. 초기에는 성격의 일부분이라 볼 수 있는 사소한 것이었지만 살면서 스트레스와 강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다보면 그 사소한 결함이 정신적 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 어떤 심각한 정신적 장애라도 맨 처음의 그 시작을 살펴보면 그저 단순한 성격의 일부분이었을 뿐. 남들과 다른 나만의 예민한 무언가가 정신적 장애로 발전하기 전에 그 무엇을 자유롭게 해소하고 살아간다면 애초에 큰 병이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이라부는 바로 그런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내게 맞지않는 옷을 입고 괴로워하며 억지로 견뎌내는 짓을 하지말라고 충고하는 것 같다. 남에게 피해주는게 아니라면 그저 내가 생겨먹은대로 살아갈 것. 내 본성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것. 인생은 그저 내가 태어난 성질 그대로 충실히 살아가면 되는것이다.

 

 

 

 

 

프레임
국내도서
저자 : 최인철(Incheol Choi)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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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말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을 의미한다. 책에는 많은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프레임'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프레임'을 달리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모순된 어떤 많은 현상들이 나타나는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실험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모든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혹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 라는 말들을 자주 접해온지라, 내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이론은 그렇게 대단하거나 새로운 내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익히 알고있는 사실들도 종종 간과하기 마련이다. 어릴때는 단순히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는 의미로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이 교훈을 거의 주입식으로 듣다시피 하기도 했는데, 물론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의 효과를 위해 부정적 프레임을 다시 리프레임 하라는 말을 전달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바로 그 긍정의 프레임이 주는 심리적 모순까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 주로 광고 회사나 여러 매체에서 이 '아' 다르고 ' 어' 다른 수준의 단순한 차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런 모순된 효과로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하여 그들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나온 예를 하나 들자면, 세일상품을 충동구매 하는 경우가 바로 이 모순에 해당한다. 만약 원래 정가가 50만원인 상품이 있다고 했을때 어느날 그 상품이 할인가로 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물건을 구매하면 마치 30만원을 절약한것 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상 따지고 보면 우리는 20만원이라는 지출을 했을뿐 이란거다. 물론 오래전부터 그 제품을 사려고 계획 했으나 비싸서 계속 미루어두다가 할인기간에 저렴하게 산거라면 나름대로 절약의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구매 목록에 없던 상품인데 '세일'이라는 유혹에 이끌려 충동구매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건 사실 그냥 '지출'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레임은 아주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프레임은 때때로 고정관념이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틀이 되기도 하며 오해와 편견을 만들고 또 위의 예시처럼 객관적 사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레임이라는 것이 꼭 나쁜 부작용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사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프레임이 낳는 이 많은 오해와 편견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현명하게 판단하고 벗어날것인지, 모순되고 왜곡된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옳은 것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 프레임을 배워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단순히 '긍정적이도록 하라'는 메시지 보다도 어떤 프레임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 왜곡 현상을 인지하고 깨닫자는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실 생활속에서 이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이 개념을 쉽게 대입해볼 수 있는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색안경' 이란것도 결국 프레임이라 할 수 있고 무언가를 보고 판단할 때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내가 경험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준 바탕으로 그것을 파악하고 꿰뚫어보려는 경향이 있는것도, 개인의 경험이 또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아가다보면 개인의 생각이나 모든 개념 따위를 전부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가됐든 삶을 살아가는 데 저마다의 기준이 있기때문에 '프레임'이란걸 완전히 벗어버리고 살아갈 순 없다. 하지만 어느새 부정적 프레임이 씌워진채로 나도 모르게 살아가고 있다면 그 프레임을 다시 '리프레임' 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고 바로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내가 갖고 있는 프레임을 인식하고 점검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된다.


부정적 프레임을 갖고있는 사람은 희망속에서도 불행을 찾마내고 긍정 프레임을 갖고있는 사람은 불행 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본다고 했다. 부디 우리가 갖고 살아가는 개인의 프레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결코 방해물이 되선 안될것이다.




 

 

 

 

 

무의미의 축제
국내도서
저자 :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 방미경역
출판 : 민음사 201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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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쿤테라의 장편소설 무의미의 축제를 드디어 다 읽게 되었다. 몇년전에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을 때 심플하고 개성있는 책 표지와 "무의미의 축제"라는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제목을 보고 즉흥적으로 구매하게 됐었는데 막상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난해한 내용에 쑥쑥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몇번이고 다시 책을 덮었었다. 심지어 그렇게 두꺼운 책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펼쳤다가 덮었다가를 여러번 반복하다가 드디어 구매한지 몇년만에 이 책을 어쨌든 완독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소감은 '난해함'과 '독특함' 그 자체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책 속에는 각기 다른 개성의 여러 인물들이 관계를 맺으며 등장하는데  그들은 시시콜콜한 농담에 대해서 얘기 하기도 하고 정말 사소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사유하고 고찰하며 끊임없이 얘기를 나눈다.  나는 책의 첫장과 중반부, 후반부에 또 다시 언급되는 알랭의 배꼽에 대한 사유가 기억에 남는데, 알랭은 어머니와의 어린시절의 짧은 추억때문인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았을 때 어머니가 지그시 손가락으로 알랭의 배꼽을 꾹 눌러본 그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장면이었다는 얘기가 그토록 그가 '배꼽'에 대해 집착적으로 사유하게 된 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들이 상상하는 작은 천사의 모습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함께 떠오른다. 천사는 애초에 하얗고 작고 날개가 달린 신성한 존재이니 그들에겐 '성'이 존재하지 않을거라는 이야기. 그러니 분명 그들은 배꼽이 없을거야. 모든 인류는 여자에게서 태어났지만 그들만은 그렇지 않으니 아마 배꼽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럴싸한 농담들.

 

 

"배꼽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에로틱한 메시지는 뭘까?"

"허벅지나 엉덩이, 가슴하고는 다르게 배꼽은 그 배꼽을 지닌 여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그 여자가 아닌 것에 대해 말한다는 거야."

"뭐에 대해서?"

"태아."

 

 

 

그리고 또 책에서 종종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 흐루쇼프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스탈린의 '스무네마리 자고새' 라는 일화가 있다. 농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나오는데, 스탈린이 어느날 공산당의 간부들에게 농담이랍시고 자신의 말도 안되는 사냥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냥을 하러 나선 스탈린은 나무위의 24마리 자고새들을 발견하는데 그가 갖고있던  총탄은 고작 12발이 전부였다. 그래서 일단 나무위의 12마리 자고새를 먼저 잡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 12발을 챙겨나온 후, 남아있던 나머지 12마리 자고새들을 죽였다. 라는 농담이었는데 스탈린은 이 이야기를 들은 간부들의 빵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했으나 그 누구도 웃음을 터뜨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화장실에서 스탈린의 '거짓말'에 대해 큰소리로 험담 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스탈린의 '농담'은 '농담'이 아니라 그저 '거짓말'로써 통한 것이다. 당시 소련 공산당의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권력자가 건네는 허무맹랑한 농담들도 전혀 농담으로 전달 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스탈린의 독재체제가 그들에게 농담을 즐길 '여유' 까지도 빼앗아 온 셈. 

 

무겁고 엄중하고 통제된 사회에서는 농담을 즐길 여유 조차 없다. 농담은 그저 사치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책에서는 과도하게 의미 부여된 엄중한 것들의 부작용에 대해 비판하면서 반대로 훨씬 힘을 뺀 가벼운 것들, 사소하고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가치들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여러 짧은 챕터의 이야기들을 모아 '무의미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쿤테라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가치들을 전달한다.

 

 

"보잘것없는 것을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농담과 거짓말, 의미와 무의미, 일상과 축제의 경계에서 삶과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더욱 원숙해진 시선."

 

"하찮고 의미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브랜드 디자인
국내도서
저자 : 최영인
출판 : 길벗 20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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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브랜드에 관한 실무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경험을 담아 보다 구체적이고 현장에서 경험한 실질적인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여러 브랜드를 기획하고 단순히 브랜드 기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과정을 관리했으며, 나아가서는 홍보, 마케팅, 해외 시장 관련 업무들을 통해서 브랜드의 탄생, 성장, 쇠퇴 등을 겪었던 경험을 통해 느낀 브랜드에 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았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브랜드디자인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 Daum 검색

Daum 검색에서 브랜드디자인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에 대한 최신정보를 찾아보세요.

search.daum.net

 


 

 

책 제목이 "브랜드 디자인 -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브랜드를 탄생시키는데 있어서 '디자인'이 주는 의미와 그 역할, 디자인이 차지하는 부분 등 '디자인'을 주제로한 다양한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가 창조되는 과정, 그 과정안에서 겪게 될 중요한 요소들, 단순 디자인 작업 뿐만이 아니라 시장, 마케팅 분석까지 하나의 브랜드가 생겨나고 그 브랜드가 성장, 쇠퇴하는 단계까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새 생명을 또 불어넣어 브랜드를 재탄생 시키는가 까지도. 말 그대로 브랜드의 시작과 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브랜드의 모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결국 한 브랜드의 이미지 메이킹에 절대적 영향력을 주는 작업은 결국 '디자인'이 빠질 수 없다고 본다. 아니, 사실 디자인이 거의 압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는 부분이다. 실제로 마트를 가도 한번도 구매해 본 적 없지만 왠지 사용해보고 싶은 자극을 느끼는 제품을 보았을 때 우리는 그 브랜드의 대한 추측을 '디자인'을 통해서 느끼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 경험도 없는 낯선 브랜드에 대한 정보나 브랜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서 밖에 느낄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sns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직접 그 자리에서 포털에 리뷰를 검색해보는게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제품을 요리조리 뜯어보면서 눈으로 파악해보는 것이 첫번째니까 말이다.

 

 

특히나 요즘은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1인 스타트업 기업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보니, 브랜드 디자이너 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 ceo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인것 같다. 더군다나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당장에 능력있는 비싼 인력을 고용하기 힘든 처지가 대부분이다보니 창업자가 직접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럴 경우에 더더욱 이 책에서 많은 정보와 도움을 얻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인력을 써서 디자이너를 당장에 고용 할 수 있는 처지라고 하더라도 경영자라면 '브랜드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과 그 '감수성'에 대해서 꼭 한번쯤 공부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자기자신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에 대해 심각하게 무지하며 관심조차 없는 ceo들을 여럿 만나봤었는데 소통도 되지 않을 뿐더러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서 1도 관심이 없는 ceo들은 절대  자신의 사업을 '브랜드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소히 말하는 '장사치' 수준에 불과하며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 이해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절대로 그 이상의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가 없는게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아무튼 요즘 나 역시도 '창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와중에 이 책을 읽어보니 창작자의 마인드와 경영자의 마인드를 둘다 갖추고서 읽어도 매우 유용한 책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출간된지 꽤 된것 같은데 불구하고 마치 '브랜드 디자인'의 지침서, 교과 서적과 같은 느낌으로 봐도 무방하다. 많은 1인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하기보다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 스스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창업자일 경우에 더더욱이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책이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누군가는 어느정도 디자인쪽 일을 하던 경험이 있다던지, 아예 디자인 관련 문외한은 아니기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경영자로써 체크 해야 될 부분과 창작자가 염두해 둬야 할 부분들이 동시에 디테일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1인 창업자에게는 무조건 꼭 한번 추천해볼만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아래는 책 내용 중 로고 디자인을 하는데 중요한 핵심 포인트의 일부분만 가져온 내용이다.

 

 


 

<독일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조은 디자인의 10가지 원칙>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한다.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Good design is th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섬세한 부분까지 철저하다.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로고 디자인의 6원칙>

 

1원칙 : 로고는 단순하게 디자인하라.

- 브랜드 콘셉트에 부합하는 단순한 로고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뜻. 브랜드 콘셉트가 지향하는 이미지에 따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할 때 중요한 부분이 된다. 

 

2원칙 : 가독성을 파악하라.

- 가독성은 문자, 기호, 도형 등이 얼마나 읽기 쉬운가에 대한 관점이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글자, 오독의 가능성이 낮은 명확한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브랜드가 지향하는 콘셉트 안에서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3원칙 : 소비자의 기억에 각인시켜라.

-브랜드 로고의 형태나 디자인이 브랜드 콘셉트와 잘 맞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 내용을 나타내기 쉽다거나 취급 아이템을 연상시키기 좋은 것을 뜻한다. 연상 작용이 가능한 브랜드 로고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상징물이나 사물의 형태를 이용하여 로고를 디자인하는 경우도 기억하기 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4원칙 : 유행을 타지 않는 생명력을 만들어라.

- 유행을 타지않는 디자인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금방 싫증 나지 않는 로고를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고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기 때문에 유행하는 시기에는 세련되어 보이지만 유행이 지나가면 자칫 촌스러워 보이거나 오래된 브랜드처럼 보이기 쉽다. 유행을 타는 로고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그만큼 쉽게 싫증 나거나 신규 브랜드마저 마치 오래된 브랜드처럼 보이는 단점도 있으니 유의하자. 

 

5원칙 :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

- 로고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에 관한 문제이다. 로고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소비자나 사용자들ㅇ에게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으며, 예를들어 명함, 포장지, 쇼핑백 등과 같은 인쇄물과 간판, 배너와 같은 사인물 다양한 제품의 겉과 안, 제품을 장식하는 장식물이나 라벨같은 곳에 사용한다.

 

6원칙 : 상황과 용도에 맞게 디자인하라.

- 제품의 특성이나 서비스 특성에 어울리는 로고 디자인이 필요하다. 가령, 음식물과 자동차 같은 상반된 특성을 가진 제품의 로고 디자인은 분명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제품의 특성에 맞게 적절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한다. 식품류의 경우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로고를 사용하는 것이 높은 매출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ex) 특히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다 생각지도 않게 껌이나 사탕, 음료수 같은 것들을 구매하는 경우 대부분 지루한 기다림을 이길 수 있는 밝고 리듬감 있는 로고가 들어간 제품들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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