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두번째주 즈음, 급작스럽게 서울로 여행을 다녀왔다. 주로 숙박 어플로 에어비앤비를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에어비앤비로 저렴한 숙소를 검색하여 다녀온 곳이 바로 "그린콘크리트"이다. 솔직히 시청역 근처는 딱히 볼것도 놀것도 없기 때문에 숙소로 지정 하기에 위치가 좀 거시기 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번 여행은 밤늦게 까지 놀거나 밤새 노는 계획은 전혀 없었으므로 아주 가성비가 좋아 보이는 숙소로 결정했다. 일명 말하자면 '전시투어'라는 이름으로 호기롭게 시작해 본 여행이었으나 정작 전시를 2-3개 넘짓 보고왔고 나머지는 친구 만나면서 노가리 까고 즐긴 시간 정도 되겠다. 아무튼 뭐 나는 파워 P인 관계로 대충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라는 큰 틀만 구성하고 막상 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미지수다. 촘촘한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힐링'을 목적으로 편안하게 다녀온 여행 정도로 되겠다.
카메라 어플로 찍었더니 아니 뭔, 10년전에 다녀온 것 같은 화질로 찍혀버렸다. 숙소에 도착해서 입구 외관을 찍었는데 대충 이런모습. 여기가 식당이 많고 저녁에 약간 유흥거리여서 그런지 낮에는 대부분의 가게들이 많이 닫혀있었다.
다시 정상화질로 복귀... 체크인이 3시였는데 좀 일찍 도착한 바람에 커뮤니티 룸에서 잠시 몇분 대기했다. 냉장고도 있고 이것 저것 음식 조리에 쓸 수 있는 주방용품들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투숙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대기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름 분위기나 스타일은 되게 빈티지 스럽고, 나중에 방에 입실했을 때는 여기 게스트 하우스 이름이 어째서 왜 '그린콘크리트'인가를 정확히 알 수가 있다.
가성비가 좋은 숙소라 그런지 생각보다 이미 예매된 방이 많아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이 402호 밖에 없었다. 가장 윗층이고 가장 끝방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한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라고 하지만 개인실로 구성되어있는 곳이었고 저렇게 복도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했을 때 하루 숙박비가 2만원도 채 되지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정말로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이고 특별히 숙소에서 대단한 서비스나 다른 부대 시설을 기대하는게 아니라, 적당히 숙박 목적으로써만 이용하다 갈 생각이라면은 정말 나쁘지 않은 가격대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침대는 2층침대로 구성되어 있어서 만약 둘이서 같이 여행한다면 여기서 또 숙박비 엔빵을 하게되니까 더욱 더 미친 저렴한 가격이 될 수 밖에... 나는 나홀로 여행이었기 때문에 혼자 다 부담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총 3박 4일 머무는 숙박비가 겨우 6만원대 정도였고 여기서 청소비 4만원 정도가 더해져서 (일종의 팁?이 아닐까 싶은) 총 10만원 정도의 돈으로 3박4일 머무르게 된 샘이었다.
아무튼 숙소 바닥과 천장이 콘크리트로 되어있어서, 여기 이름이 그린콘크리트인 것 같다. 실내는 신발 신고 들어가야 맞는 것 같았고 따로 구비된 실내화가 없어서 나는 화장실 신발 신고 방을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아무튼 실내는 신발 벗고 들어가기에는 바닥이 뭔가 애매했다. 외국게스트하우스 처럼 신발을 신고 방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불편하고 아쉬웠던게 있다면 아무래도 4층, 제일 높은 곳이라서 그런지 화장실 샤워기 수압이 매우 약했다는 점, 그 외에는 사실 별 문제가 없었다. 온수도 잘 나왔고 단지 수압이 좀 약한데 그거는 4층이라서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층 숙소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보다시피 화장실이 양철문으로 되어있어서, 저 당시에는 그래도 아직 그렇게 춥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12월이나 1월 굉장히 추운 시즌되면 화장실에 굉장히 좀 우풍 돌거같은 느낌이 들긴했다. 근데 방이 굉장히 난방이 잘 되서, 처음에 들어갔을 때 후끈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더웠던 기억이 난다. 에어컨도 잘 나오고, 단지 화장실만 겨울에 좀 추울 수도 있겠다. 그리고 또 썩 방음이 잘 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옆방에서 큰 소리로 얘기하거나 떠들면 어느정도 소음이 들리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고 그정도는 뭐 크게 불편하지 않게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 괜찮았다.
극 내추럴한 사진.. tv로 이것저것 예능 컨텐츠들 볼 수가 있었고 이날이 몇번째 날이었더라.. 거의 마지막날 밤이었나 그렇다. 거의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근처에서 치킨 테이크아웃 해온거 먹다가 찍은 사진들. 굉장히 숙소가 작고 조용해서, 그리고 창문도 있긴한데 환기 시킬때만 한번씩 열었다. 아무튼 잠만 자고 머물다가 가기에는 거의 불편한점이 없었고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 만족하며 사용했던 곳. 뭔가 한국여행 온 백팩커나 외국인 여행객이 저렴하게 많이 머물다 갈 것 같은 숙소다. 혼자서 좀 와일드(?)하게 내추럴하게 머물 다 갈 가성비 괜찮은 곳을 찾는다면 더할나위 없이 나쁘지않은 곳. 곳곳에 약간 불편한 점들을 애써 적어놨지만 사실 사용하는데에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다. 가격대비를 생각한다면은 더욱더. 아무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리뷰가 되었길 바래본다.
실로 얼마만에 블로깅을 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포스팅 날짜를 보니 거의 한달만이다. 그 사이에 내 블로그에서 효자노릇하던 게시글들의 약빨도 훅 떨어지고 약간 거의 블로그를 방치 상태로 두었다가 드디어 한달만에 다시 게시글을 쓴다. 무튼 이런저런 잡설들 제외하고 바로 게시글 주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해야겠다.
롱보드를 아직도 허접쓰레기 같은 수준으로 타고있지만 축제 구경을 하지 말란 법은 없었으니, 바로 저저저번주 주말 그러니까 6월 10일 부터 12일 까지 서울로 여행을 다녀오게 됐다. 바로 '롱보드축제'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는데 말이 축제지 사실 대회인셈이다. 나는 출전하진 않았지만 같은 모임 사람 몇몇이 대회에 참가했었기 때문에 응원 겸 여행느낌으루다가 2박3일 다녀오게 되었는데 이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 대회 당일도 즐거웠지만 난 사실 그 전날 불금을 조져버리겠다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올라갔다.
-6월 10일 금요일-
에어비앤비로 저렴한 값에 2박3일 숙박 예약을 했는데 2박3일 가격이 인당 7만얼마밖에 하지 않았다. 홍대입구역에서 도보 10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었고 주소는 '엠지아이빌딩'이라는 곳이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라, 거실은 여러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이고 각각 개인실로 나뉘어져있다. 각 방마다 화장실이 있어서 사용함에 전혀 불편함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숙박시설. 들어가자마자 거실에 앉아있던 이름 모르는 외국인 남성분이 "Hello?"라고 인사하기에 나도 "Hi" 라는 짧은 답변을 해주었다. 같이 간 동생이 언니 들어올때 외국인이 인사하지 않더냐며ㅋㅋ 언니 뭐랬어? 라고 하길래 난 그냥 "하이" 라고 했는데? 했더니 동생은 그냥 쳐다도안보고 쌩까고 방으로 들어갔다구 한다. ㅋㅋㅋㅋ 세상 도도한 한국여자.... st.
아무튼간에 6월 10일날 나는 퇴근을 하자마자 바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으므로 이미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리 계획했던 금요일을 절대 그냥 보낼 수 없었기 때문에 지친 몸을 이끌고 바리바리 세팅을 마친 상태로 흐느적 흐느적 동생과 함께 홍대 길거리로 기어나갔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큼은 갱장히 즐거움)
1차로 '슈가레이펍'을 방문했는데 네이버에 검색하면 굉장히 삐까뻔쩍한 이미지가 시강인편이다. 네이버 검색에서 보는 화려한 네온 조명들을 보자마자 개인적으로 영화 'enter the void"를 연상캐 하는 느낌이 없지않아 들었는데 실제로 영화처럼 타락한 먀약도시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직접 방문해본 결과 굉장히 캐주얼 하면서도 은근히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의 펍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구조가 좀 독특했는데 입구를 들어서면 테이블이 있고 바, 캐셔가 중간쯤, 그 안으로는 오픈된 공간이 하나 나오는데 뭐랄까 야외 테이블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열린 공간(?) 느낌으로 사람들이 주로 그냥 서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 피기도 하고 그냥 오픈된 활동 공간 느낌. 아무튼 입장하자마자 위스키 샷을 2잔 주셔서 일단 빈속에 홀라당 까먹고 시작했다.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깔끔히 정돈된 느낌이 든다는게 내가 전반적으로 느꼈던 분위기였고, 왠지 모르게 다목적 문화공간 같은 느낌마저도 들었다. 뭐 되게 흥청망청 술 마시면서 시끄럽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무튼, 간단하게 칵테일 2잔하고 사진 몇방 남기면서 놀고있었는데 음악도 약간 한국 멜론차트 노래, 대중적인 곡들 위주로 나오는 곳이라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덮힌 이미지와는 달리 꽤나 건전(?)하면서도 캐주얼한 펍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우린 좀 더 시끌벅적한 곳으로 가고싶어서 슈가레이 바로 옆에 있는 펍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름이 기억나지않는다. 그냥 대충 보고 막 쏘다녔다는 뜻) 뭐랄까 여기는 일단 외국인들 집합소 같은 곳이었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외국버전 멜론 튼거같은 느낌? 바 위에는 tv 스크린을 여러개 달아놔서 뮤직비디오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빌보드 차트 곡들 틀어주는 분위기 였는데 신곡들 보다도 좀 철지난 인기곡들을 많이 틀어주는 느낌이었다. 아니 도대체 홍대 핫플은 어디인거냐며ㅜㅜ 가는 곳 마다 왠지 모르게 평범하고 올드한 느낌이 있어서 여기도 그닥 핫플은 아닌가보다...하며 갑자기 올라온 지방러들이 뭘 알겠냐며 둘이서 잠깐 푸념을 늘어놨다. 아무튼 그냥 또 간단하게 생맥 2잔 시켜놓고 천천히 홍대 저녁 바이브를 감상하고있었다. 여전히 그닥 취하지 않은 상태로 사진 몇장 찍고 담소를 좀 나누다가 그냥 바로 클럽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결정.
사실 홍대 힙합 클럽을 미리 검색해보고 갔었는데 처음에 들어갔던 곳이 굉장히 매니악한 힙한 클럽이었는지 몰라도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고 휑 했음. 금요일인데 분위기가 이거 무엇?..... 당황해서 가만히 서서 탐색하고 있었는데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다가와서, 사장님이 칵테일 한잔 드시고 가시래요~ 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사실 너무 우리가 원하던 분위기가 아니어서 대놓고 직원분께 물어봤다. "저기 죄송한데, 홍대 어디가 핫한 클럽이에요?" 라고 했더니 그분이 약간 망설이면서 "어.... 퍼플이 좀 핫한가보더라고요."라고 마지못해 대답해주신 느낌이었다. 그래서 거기까지만 하면 될 것을 나는 또 극 t의 성향을 누르지 못하고 "그럼 여긴 뭐에요?" 라고 되물었더니 "어... 여기는 점점 계속 발전중입니다" 라는 슬픈 대답을 듣고 나는 그냥 웃어주고 냉큼 나와버렸다. ㅋㅋㅋㅋㅋ
역시나 검색 다 필요없고 그냥 사람들 줄 제일 많이 서있는 곳으로 가는게 핫플이다!! 지나가다가 봤던, 사람들 줄 제일 많이 서있던 클럽이 '퍼플' 이어서 그냥 그쪽으로 바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부턴 그냥 미친듯이 놀고온 기억 밖에 없어서 딱히 별다른 특이한 썰은 없는데, 난 일단 클럽가서 신나게 만족스럽게 논다는 의미가 무조건 모르는 사람과도 경계없이 신나게 춤추고 노는거 그게 내가 추구하는 '신나게 놈'의 목적이라ㅋㅋ 그냥 정신없이 놀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겁나 북적거렸단게 만족스러웠다. 그나마 웃긴 썰이 있다면 화장실에 갔는데 왠 모르는 애가 내게 다가와서 '언니 잘생긴 사람 진짜 1도 없어요' 라고 외마디를 남기고 떠났다는 것. 아무튼 같이 놀러 간 동생이 너무 시끄럽고 북적대는 곳을 그닥 즐기는 편이 아니었던지 기가 빨려해서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좀 쉬게 내버려두고 나 혼자 미친듯이 여기저기 춤추며 돌아다녔다. 그래도 온 김에 같이 즐기고 놀고 싶어서 같이 간 동생 손 잡고 춤 추도록 유도했는데 그때 동생이 내게 남긴 귀여운 한마디...
"언니는 mbti, i가 아니자나~~~~~~~~~"
응 맞아..나는 entp... 하여튼 테이블 자리에 마침 합석해서 거기 좀 쉬라고 냅두고 혼자 정신없이 몇분을 좀 더 놀았던 것 같다. 일단 다음 일정도 있고 바쁜 상황이라 적당히 새벽 2시정도까지 놀고 급하게 숙소로ㄱㄱ... 사실 클럽 오기전에는 너무 멀쩡한 상태였는데, 퍼플에서 꽤나 얻어먹고 온 술들 때문에 금새 좀 취했었는지 숙소로 돌아갈때는 꽤 비몽사몽한 상태였다.
숙소 오자마자 피곤해서 뻗을 각이었는데 불구하고 그 와중에도 배가 너무 고파서 미친듯이 뭔갈 입에 처넣고 싶었다. 게스트하우스라 뭔가 음식을 소소하게 제공하긴 하는데 내가 체크인을 하지 않았던 터라 호스트분께 먹어도 되는거와 먹으면 안되는 거를 미리 설명을 듣지 못해서, 오자마자 냉장고 열어 뭘 먹어야 하나.. 스캔 해보니 일단 주스 꺼내고 토스트를 두장 구웠다. 그리고 또 내눈에 들어온게 참치마요 삼각김밥이었는데 뭐, 그냥 먹어도 되겠지? 싶은 생각으로 냉큼 꺼내집었다. (술 취한 상태에서 할거 다함.) 다음날 호스트 분께 냉장고에 먹어도 되는 음식과 안되는 음식 설명을 들었는데 참치마요 삼각김밥은 먹으면 안되는거였더라. 누구껀지 몰라도 내가 새벽에 몰래 훔쳐먹은게 되버렸음.
아무튼 땅콩잼, 딸기잼 대충 덕지덕지 바르고 미친듯이 식빵을 집어 삼켰다. 물론 삼각김밥까지 깔끔히 클리어 한 후,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내 신발을 봤는데 누가보면 어디 공사판 뒹굴고 온 줄 알법할 정도로 개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원래도 오래 신어서 좀 더러운 워커이긴 했지만 저정도는 아니었는데... 도대체 클럽에서 뭘 차고 밟고 다닌건지 알 수가 없었음. 하여튼 담배냄새 찌든 가디건부터 벗어던지고 얼른 씻고 잠에 청했다... 잠에 드는 속도도 LTE급... Zzz
-6월 11일 토요일-
비몽사몽 눈을 뜬 6월 11일 아침. 아침부터 짹짹 거리는 새소리가 듣기 좋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6월 11일이 본격적으로 롱보드대회가 열리는 첫번째 날이라, 오전 11시까지 신촌으로 다같이 집합하기로 했는데 대충 9시까지 충분히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전날 밤 은근히 과음 한 바람에 수면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불구하고 숙취 상태가 유지되서 좀 힘들었다.
신촌 차없는 거리_롱보드 대회장소 도착
정신없었던 6월 10일의 일정도 빡빡했지만 사실 이날도 만만치 않았음... 오전 11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진행된 대회를 반 숙취 상태로 끝까지 구경했어야 했는데 사실 그렇게 끝까지 버틸 생각은 전혀 계획에 없었지만 한편으로 어쩔수 없었던게, 내가 보고싶었던 '히피점프'가 가장 마지막에 순서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힘들어도 끝까지 주구장창 기다리며 구경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실 히피점프가 별 다른게 아니라 저렇게 점점 높아지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단순한 경기다. 사실 대회 참전하는 참가자들의 경기가 엄청 오래 진행되다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는데 (구경하는것도 개 힘듬) 어쨌거나 이걸 보겠다고 끝까지 버텼던 나 자신이 스스로도 대단하다고 느껴질 지경... 그래도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을 정도로 재밌는 경기였다. 독특한건 히피점프 참가자 중에는 여성 롱보더가 없다는 건데, 히피점프가 되게 익스트림한 성격이 강한 종목이라서 그런지 아쉽지만 여성 플레이어는 없었다ㅜㅜ...
대회 끝나고 드디어 다같이 뒷풀이를 달렸다. 정작 사진속에 대회에 직접 출전했던 사람은 단 두사람이고 나머지는 죄다 구경하러 간 구경꾼이라는게 팩트. 아무튼 1차는 홍대 '가로수포차' 라는 술집이고 2차는 '밤샷'이라는 분위기가 썩 괜찮은 술집이었는데, 역시 1차는 식사 겸 안주 배부르게 먹을 목적이기 때문에 이것 저것 메뉴가 많은 곳이 좋다. '뭐 파는 술집가지?'라는 고민 따위가 필요 없었던곳. 닭도리탕이랑 주먹밥, 육회를 시켰었는데 사진이 어째서 닭도리탕 뿐인지는 나도 알수가 없음... (맛집 리뷰 목적의 포스팅이 아니므로 스킵..)
그리고 2차는 역시 간단하게 안주를 곁들일 수 있는 술집 느낌으로 찾았는데 미리 알아놓고 갔던 곳들은 죄다 웨이팅이 길어서 가는 곳 마다 포기하고 나와야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거리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얻어 걸려서 들어가게 된 술집이었는데 사실 그런것 치고는 분위기나 느낌이 되게 괜찮은 곳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벽면에 크게 프리다 칼로 그림이 눈에 띄게 걸려있었고 여기저기 곳곳에 크고 작은 그림들이 있었다.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에곤쉬레' 그림도 빠지지 않고 걸려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보라보라한 조명과 함께 어둡게 깔려있으니 그림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사실 2박 3일동안 정신없이 노느라 포스팅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진을 막 찍고 돌아다닌 바람에, 방문했던 장소들에 대한 정보나 이미지 디테일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이거는 어쨌거나 리뷰에 중점을 둔 포스팅이라기 보다는 그냥 가벼운 '여행일지' 정도로 생각하며 작성하였다.
사실 내가 롱보드를 좋아하게되서, 롱보드 대회를 보고싶은 순수한 마음 때문에 놀러간 영향도 컸지만 한켠으로는 또 다시 언제, 어떻게 2차 팬데믹이 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일단 놀고 올 수 있을때 놀고 오자! 라는 생각 역시 강했던 것 같다. 그렇게 짧고 빡세게 놀다온 6월 10일-12일 까지의 빠듯한 주말 일정이 순식간에 끝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