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트레스를 꽤 지속적으로 받았는지 집에오면 미친듯이 밥쳐먹고 포도주 슬쩍 꺼내서 마시고는 (와인아님. 포도주임) 골아떨어져 자곤 했다. 그러다 문득 전시를 보러 안간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포털에 '부산 전시'를 검색했다. 볼만한게 없을까 둘러보던 중에 아주 익숙한 주소에 왠 생각지도 못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매우 익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냥 거의 평생을 내가 살아오다시피한 동네였기 때문인데... (현재도 진행중) "우리 동네에 미술 전시를 하는 곳이 있다고?" 매우 생소하면서도 신기해서 더 찾아볼 것도 없이 "어, 나 내일 당장 저기 가봐야겠어." 라고 생각한 후 바로 꾸르륵 잠이 들었다.
보더휴먼 Border Human
2021.10.26 ~ 2021.11.19
아이테르, 부산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4층
신체 모든 부분이 '인공적'으로 대체되는 시기가 온다면 과연 인간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Border Human>을 통해 가상세계 속에 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 토피아(풍경)를 채워나간다. 한 인간의 모습을 시작점으로 다종다양한 존재물이 뒤섞이는 토피아 속에서 새로운 정의와 가치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가상세계는 과연 가상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곧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는 도래할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희미해져가는 경계에서 새로운 인간과 종이 탄생하며, 인간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다. 이때를 위해 나는 작품 속에 그 단서를 하나씩 남겨보려 한다.
If the time comes when all parts of the body are replaced with 'artificial', what standard
can a human being be called a human being? Through <Border Human>, I build a space in the virtual world and fill the topia (landscape) in it.
New definitions and values will be created in the topia where various beings are mixed,
with one human figure as the starting point. But does the virtual world exist only in a virtual way?
The time will come when the boundary between virtual and real will be broken soon.
New humans and species are born at the blurring boundary between virtual and reality,
and we will be able to look back on the true meaning of human beings. For this purpose,
I try to leave the clues one by one in my artworks.
바로 위의 전시인데, 개인적으로 '무인전시'는 내게 처음이었다. 나는 전시 개요 따위 읽어볼 생각없이 그저 낯익은 주소지만 보고 그냥 일단 보러 가겠다. 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위치는 내게 너무나 익숙한 동네에 위치해 있었고 5F는 LOUNGE 4F는 ART SPACE라고 적혀있다. 하여튼 참 신기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네에 ART SPACE가 다 생기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 뭐 물론 거의 12년 전쯤, 삼일극장, 삼성극장이 사라지기 전에도 그곳에 미술 전시가 열리긴 했지만 그것은 사라지는 극장을 기념하여 일회적으로 열린 전시였고 이 장소는 또 의미가 약간 다른 것 같다.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아트스페이스라고 생각을 하니 어쨌든 토박이로써는 꽤나 신선한 부분.
이곳의 아주 독특한 점은,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도 아니고 그 모습 그대로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아니 뭐..리모델링을 한다거나 그럴싸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전형적인 갤러리의 모습은 (깨끗한 흰 벽 또는 뭐 다듬어진 벽?) 온데간데 없고 그냥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주 오래된 느낌의 집이다. 그냥 말 그대로 사람이 살던 주거환경 그 모습 그대로. 그냥 가구나 전자제품 따위만 없을 뿐인, 텅 빈 집이었는데 입구가 너무 어두워서 스위치를 켰더니 불이 들어오긴 하더라. 사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전에 무인전시인것을 전혀 몰랐던 상태여서 벨을... 눌러야하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러나 문을 살짝 밀었다가 여시오. 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아 문이 원래 열려있나보다 생각하고 들어가게된 것.
안내문에 보면 열린 문 외, 닫혀있는 방은 전시 공간이 아니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하곤 하는데 그 일말의 호기심이 들려는 찰나에 왠지 모를 스산한 공포가 더 밀려오는 바람에 바로 그런 허튼 생각은 바로 접어뒀다. 저 때 전시를 보러온 사람은 나 혼자였고 전시 관람 도중 만약 또 다른 방문객이 갑자기 들어온다면 난 아마 놀래서 심장이 떨어질것이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관람을 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혼자 있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서 약간의 무서움이 들었는데, 뇌피셜을 써내려가보자면 동네에서 유명한 미치광이가 혼자 사는 오래된 집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문이 열린 것을 보고 내가 침입했는데, 그곳에는 알수 없는 이상한 기구들이 빛을 내면서 움직이고 있었고 심지어 문이 닫힌 곳은 열어보지 마시오. 라는 꺼림칙한 문구까지 봐버린 상황. 얼른 보고 나가야지 라는 생각을 할 때즈음에 왠지 누군가 들이닥칠 것만 같은? 그런 허접스러운 망상이 머리를 스쳐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서두가 길어서 어렵게 등장한 작품사진. 일단은..다 필요없고 갤럭시 노트9 당장 갖다 버려야겠다. 빛번짐 효과가 아주 라식수술한 내 눈으로 직접 찍은것 마냥 화려하게 나왔다. 어찌됐든 "신체 모든 부분이 '인공적'으로 대체되는 시기가 온다면 과연 인간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전시 주제를 생각하며 감상해보았다. 뭐 지금도 신체의 일부를 인공적으로 대체하고 있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분들) SF영화에서 흔히 자주 등장하는 로봇인간 따위를 제각각 형상화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인간의 모든 신체 부위들이 모조리 인공적으로 대체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인간의 형상은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그런 독특한 발상을 시작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왠지 인간의 신체 부위를 가져다가 괴상한 실험을 하는 미치광이가 사는 집에 무단 침입한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망상)
그리고 나가기전에 한번 더 열려있는 창문을 잠깐 응시했는데 이 마저도 공포영화속 한장면 마냥 스산하게 느껴졌다. 창문을 열어두고 커튼을 살짝 제쳐 놓은것도 아마 연출이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저기서 뭔가 튀어나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 (몰입과다) 어쨌든 늦은 밤에 갈수록 더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듬.. 분명히 전시회를 보고 왔는데 혼자 흉가체험이라도 하고 온 마냥 쫄깃해진 심장 느끼면서 돌아왔다.
그리고 벽에 커다란 흰 종이가 붙어진 방명록을 봤는데, 지인이나 동료들이 많이 다녀간 모양이었다. 난 말그대로 그저 STRANGER일뿐.... 인스타 아이디 남길려다가 왠 관종짓인가 싶어 그만뒀다. 펜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라이너로 짧은 방명록을 남기는데 또 왠지 그 순간에 뒤에서 뭔가가 훅 나타나진 않을까 싶은... (이정도면 거의 망상병인가) 아무튼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을 했던 전시였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들로 채워질지 궁금한 장소.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는 2020년 9월 4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관을 기념하는 첫 번째 기획전시로 <ANOTHER REALITY: 밤의 미술관>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부산 지역 아티스트 6팀이 지금까지 서면, 부산을 포함한 세계 여러 도시와 공간을 경험하며 축적된 기억과 그 이면에 자리해온 정서에 대하여 설치, 회화, 사진, 에세이 등으로 표현해낸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가 시작되는 갤러리 1층에서는 부산 대표 설치아티스트 정혜련의 시공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TREASURE ISLAND”를 거닐고,
갤러리 2층 “이 도시를 사는 법(The ways we feel this city)”에서는 키미앤일이 와 이슬아가 건네는 따뜻한 글과 그림, 그리고 신진 포토그래퍼 딜런 반스(dylan barnes), 김굳건, 김성준의 개성 뚜렷한 사진을 감상해보세요. ※ QR코드를 활용한 무료 오디오도슨트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시 QR스캔이 가능한 휴대폰과 개인 이어폰을 지참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산 서면에 최근들어 언제부턴가 상상마당이 새로 생겼다. 부산 사람이라면 옛날에 메가박스, 런투유 있는 자리라고 하면 대부분 알 건데 상상마당이 지어지고나서 처음으로 전시를 볼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런투유'라는 90년대 컨셉 헌팅 나이트포차 있을 때 보다 주변 훨씬 분위기가 고급스럽게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지어서 건물도 깔끔하고 아주 깨끗한 편.
이번 전시는 부산 상상마당 개관기념 기획 전시였는데 사진,회화,설치 작품들로 구성되어 1층 2층 동시에 전시를 하고있었다. 관람료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일반 성인 6000원. 그 외 디자인전공 재학생이거나 단체에서 올 경우에는 4000원에 관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는 저녁에 전시를 보러 갔었는데 독특한 점은 티켓을 한장 구매했을 때 총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안내 매표소 직원이 "낮에 또 오셔서 한번 더 관람이 가능하세요." 라는 말씀을 남겨주셨다. 꼭 낮에만 다시 보러 갈 수 있는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무튼 티켓 1장으로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 부분이 독특한 부분이다.
1F - TREASURE ISLAND
1층은 설치미술 작품들로 채워져있었는데 입장하자마자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기다란 선의 화려한 조명이 눈에 띄었다. "빛으로 공간을 기록하는 작가" 라는 소개글이 있었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작가가 철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서면' 이라는 지역을 탐구하여 만든 작품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어릴 적 읽은 책 '보물섬'에서 영감을 가져와서 '서면'이라는 지역 또한 각자의 보물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들이 모인 '보물의 섬'과 닮아있음을 발견하고 "TREASURE ISLAND"를 구현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태화, 복개천, 조방, 서면로타리 등 과거부터 지금까지 서면을 구성해 온 상징적인 공간들은 이 곳에서 별로 빛나고, 물줄기와 산을 이루며 돌맹이가 되는 등 각자만의 또 다른 세계를 가진 채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와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은, QR코드를 인식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데 집에 있는 '버즈'를 챙겨가지 못해서 작품 설명을 듣지 못한 부분이 너무나 아쉬웠다. 특히나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설치작품 같은 경우엔 작품 설명이 더더욱 궁금한데, 다음에 낮에 또 한번 방문하게 된다면 잊지말고 꼭 챙겨가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2F - 이 도시를 사는 법
"어쩌면 이 도시를 살아가기 보다는 버텨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1층 전시가 한눈에 눈길을 확 사로잡는 설치 작품이었다면 2층 전시는 "이 도시를 사는 법" 이라는 주제로 회화작품과 사진작품, 글귀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2층에서 관람했던 작품들이 여러가지를 사유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제공해 준 것 같다. 특히나 외로운 도시의 사회인들, 이방인들의 모습을 담은 익숙한듯 고독한 도시의 모습에 대해 조명한 것이 와닿았고 관람자인 나의 입장에서도 '도시'라는 주제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저 일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 화려한 곳이며,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가치들로 늘 넘쳐나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회화작품들에서는 외롭지만 동시에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졌고 사진 작품에서는 좀 더 깊은 고독한 정서들이 많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불빛, 높은 빌딩, 사이렌소리 스치는 이방인. 별을 그리워하는 밤과 작은 기계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반짝이는 불빛들이 별 대신 밤하늘을 채우는 곳. 사람들은 어디론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목적지를 알 수 없다.
내가 살고 당신이 사는 도시."
"우리는 풀과 무척 닮아있다. 그 자체로 얼마나 강인한지, 얼마나 스스로 치유 능력이 뛰어난 지, 또 작은 실수들로 얼마나 나약해 질 수 있는지. 미풍에도 흔들리는 가벼운 존재이지만 언제나 자기만의 멋짐을 잃지 않는 풀처럼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상업사진들 보다도 이런 다큐멘터리 주제의 사진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가장 순수하다고 여기는 영역이기도하고 사진을 들여다 볼 때 찰나를 포착한 이미지 한장으로 그 안에서 담아내는 스토리나 분위기, 고스란히 느껴지는 감성들을 해석하는 일들이 내겐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보면 '인문학적 감수성이 깃든 사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게 있어서 사진을 보는 재미는 미적 감각과 센스도 포함되지만 그 보다도 '스토리텔링'을 느끼는 것이 중점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나 필름과 흑백사진이 주는 감성은 더욱 나의 개취에 맞는 부분인데, 아니나다를까 2층 전시실에 '다크룸'이라는 작은 암실을 함께 전시하고 있어서 꽤나 반가웠다.
DARK ROOM
'암실'이다. 2층 전시공간 모퉁이 쪽에 작은 '암실' 공간이 있었는데 이 곳 역시도 전시의 일부다. 새빨간 조명과 벽에는 많은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나 또한 대학시절 사진찍기에 빠져서 타 전공 이수과목으로 들었던 사진수업이 생각났다. 학기 개강전부터 포토그래피 수업에 관심을 갖고 학교에 수업과 관련해서 문의전화를 걸었었는데 디지털 포토그래피인지, 아날로그 포토그래피수업인지, 내가 너무나 원하는 '암실' 수업이 수업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미리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마침 '암실' 수업을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나 기쁘게 친구와 함께 수강신청을 했었고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사실 대학시절을 통틀어 내가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이 내게는 바로 '포토그래피' 수업이었기 때문에 그 추억을 지금도 나름대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아무튼 지금은 현상하는 과정에서 현상액을 얼마나 어떤 비율로 섞는지, 교반을 몇번이나 돌리는지, 타이머를 몇초에 맞추고 해야하는지 등등 그때 배웠던 모든것들을 다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흑백 필름으로 찍었던 사진들을 처음으로 현상, 인화했던 그때의 사진들은 아직까지 추억의 파일함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물론 포토그래피 수업을 들은 이후에도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이 필름카메라로 몇번 더 흑백 필름을 꽂고 사진찍는 취미를 23-24살까지 간간히 이어 갔었는데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오랜 시간동안 전혀 사진을 찍지 않게 되었다. 사진이라고는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들이 전부. 가끔 이렇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 전시를 보러가게 되면 늘 그때의 기억에 마구마구 소환당하는 편이다.
마침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했는지 전시 관람을다 마치고 나가는 길에 우연히 이걸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상상마당의 현상인화실에서 흑백필름 현상, 인화 체험과 사진전문 인력 교육과정이 진행된다는 나름대로 반갑고도 솔깃한(?) 정보가 있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 정보가 다 올라와있진 않은 것 같았고, 평소에 사진에 깊은 관심이 있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상상마당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을 들어보는 것도 재밌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현재 총3개의 무료 전시를 진행중이다. 전과 달라진점이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서 전시 관람 전 "온라인 예약"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미술관 공식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고 있으며 1시간당 50명 선착순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예약을 했다 하더라도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이 제한된다는 점을 미리 염두해두어야 한다. 바로 아래 링크에서 예약이 가능하며 '예약하기' 버튼을 누르면 로그인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관람 예약은 부산시 홈페이지 ID로 로그인 하여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물론 비회원 로그인도 가능하도록 되어있지만 나같은 경우는 회원가입을 통해 예약을 했다.
'미술’과 ‘기술’의 결합/융합은 이미 지난 세기 초부터 주요한 관심사이자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테크놀러지와 IT가 전면적으로 유입, 확산되고 있는 근자에 이르러서는 ‘미술’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모하고 있으며, 그 개념이나 정체성에 관해서도 보다 근원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근대 이후 예술은 과학적 사고와 기계적 논리에 입각한 이성적 활동과 분리되어 아름다움을 규범이나 목적으로 삼는 인간행위로서 스스로의 자율성을 추구해왔으며, 급격한 사회변화를 동반한 산업혁명 이후 예술가들은 도구로서의 테크놀러지에 대해 반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래주의를 비롯하여 러시아 구성주의, 순수주의, 바우하우스운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일군의 모더니즘 아방가르드는 기술과 과학적 합리성을 예술의 원천이자 이념으로 삼고 그로부터 미적‧정신적 가치를 찾음으로써 보다 이상적 세계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후 20세기 후반에 들어 적극적으로 모색된 미술과 기술의 결합은 미술의 형식과 내용의 확장을 초래하였으며, 더욱이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와 IT기술, 그리고 생물학과 화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의 발전은 확장의 폭과 깊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은 이러한 미술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목도할 수 있는 현장인 동시에, 과거의 미술관과 다름없이 관람객이 미술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따라서 유례없는 미술의 변화에 대해 그 의미를 파악하고 진단하며 나아가 관람객이 이러한 상황을 수용‧이해하도록 하는 미룰 수 없고 쉽지 않은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동시대미술관으로서 그 층위와 지향을 달리하는 미술의 기술 수용과 융합의 수많은 양상들을 살펴 관람객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미술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시대미술의 여러 동향 가운데 미술관의 주요 과제의 하나인 ‘테크놀러지’를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소위 로우-테크놀러지(Low-Technology)를 그 범위로 삼아 기계장치(mechanism)을 기반으로 하는 근작들을 통해 그러한 기술을 수용한 작가들이 지니고 있는 ‘기술’과 ‘미술’에 관한 인식 전반과 그것의 구체물로서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의미를 미적 관점에서 살피고자 한다.
따라서 전시는 미술과 기술의 결합이 야기하는 ‘극적’, ‘서사적’ 측면보다는, 미적 의미체로서의 작품에 관심을 둔다. 즉, 작가의 예술적 이념이 그 둘의 결합을 통해 어떻게 성공적으로 강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는가,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미술을 어떤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어 그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게 하는가 등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술가들의 다양한 시도들에서 드러나는 미술과 기술에 관한 관점들을 가능한 대로 정리하고 동시대미술 전반에 시사하는 점들을 추려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이 내포하고 있듯이 다양한 인간 활동의 한 범주를 규정하고 지시했던 용어인 ‘테크네(technē)’와 ‘아르스(ars)’로부터 파생, 분리된 ‘테크놀러지(technology)’와 ‘아트(art)’가 다시금 의미상 ‘복원/환원’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자 한다. 오늘날 미술의 양상을 기술과 미술이라는 분리된 두 범주의 결합이라는 측면보다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부터 해석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 번의 전시가 수많은 미술가들의 폭넓고 다양한 생각과 작품을 포괄하여 의미를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미술과 미술품, 그리고 작가에 관한 다각적인 관점과 고찰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동시대미술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의 한 시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나는 총 3개의 전시를 어떤 순서로 볼 지 잠깐 생각해보다가 B1>1F>2F 순서로 보기로 하고 가장 첫번째로 보게 된게 바로 '기술'에 관하여 라는 전시이다. 위의 전시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와 '미술'의 접목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 되고 있음을 소개하고 있으며 '기술'과 '미술'의 관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의 기술에 따른 여러가지 시대 변화와 그것이 '미술'에 끼친 영향력에 대한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미술계와 아티스트들의 포지션과 견해들을 일목정연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작품들을 아래 이미지 및 동영상으로 소개하며 짤막한 나의 감상평을 남겨본다.
김대홍 Daehong Kim, 로봇, 로봇 동물원, 로봇댄서, 2020, 움직이는 로봇, 가변설치
A Robot, 2020, Moving Robot, Dimension Variable
'로봇'동물원 이라는 전시 제목부터가 꽤 흥미로운 작품 이었다.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로봇 동물들의 움직임이 귀엽게 느껴진다.
벽 너머 작은 공간 안에 설치된 듯 보이는 깃발과 푸른 조명이 마치 굉장히 아득히 멀리 있는 어떤 풍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왠지 가까이 있지만 멀리 느껴지게끔 했고 한동안 서서 깃발을 예의주시하며 집중해 보았다. 자연스럽게 공간적 감각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 작품에 쓰인 소재를 읽어보니 LED란다. 내가 본것이 공간이 아니라 화면이었나? 푸른 조명의 역할 때문인지 몰라도 굉장히 몽환적이고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을숙도 세레나데'라는 작품인데 작품의 앞/뒤 모습을 함께 촬영했다.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을숙도 세레나데'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조명을 이용해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노래가 굉장히 경쾌하고 독특하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함께 왠지 모를 기이한 발랄함에 웃음이 나왔다.
한진수 Jinsu Han, Red blossom, 2008, 철, 구리, 모터, 팬, 비눗물, 안료, 딸기향, 시간에 따라 크기 변화
Red blossom, 2008, Iron, Copper, Motor, Fan, Soapy water, Pigment, Strawberry flavor, Time Based Dimensions
벽을 향해 비누방울들을 계속 쏘고있다. 작품에 쓰인 소재에 '딸기향'이 적혀있었는데 내 코가 마비된건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도통 딸기향을 맡을 수 없었다... 그저 강렬한 핑크빛, 블루빛 안료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2020소장품전 : 오늘의 질문들>은 2017년 개관을 준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부산현대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수집해온 작품들을 공개함으로써 시민과 소통하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전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금’, ‘현재’의 맥락을 중심으로 동시대미술문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산시립미술관과 차별점을 둔다. 따라서 미술관은 회화·조각 등의 전통적 방식에서부터 다채로운 시지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융·복합 형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동시대의 사회·경제·문화적 함의를 내포하는 현대미술작품들을 중심으로 컬렉션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전시는 전체 187점의 소장품 가운데 미술관 수집정책의 핵심가치를 효율적으로 표방하는 작품 22점으로 구성된다. 그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 부산지역 동시대미술의 흐름을 적극 반영하고자 한다. 공립미술관은 한 도시의 얼굴로서 지역성의 특화라는 기초 하에 전국 또는 국제적인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글로컬 미술관의 모습을 지향한다. 따라서 부산현대미술관은 부산 동시대미술의 생생한 역사를 완성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관람객들로 하여금 지역미술에 관한 애정어린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한 뉴미디어 아트를 통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미술을 통한 인식의 확장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디어 이론 연구가 마샬 맥루한에 따르면 각 시대에 쓰이는 기술이 새로운 인간환경을 만들고, 그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조건 지어진다. 첨단기술의 발달은 미술의 영역을 아날로그 기반의 작품들과 더불어 기계공학적 전자매체를 활용하는 전혀 다른 미학적 장르로 확대시켰다. 전시는 시각예술의 형식을 넘어 청각에 초점을 맞추는 사운드 아트를 비롯하여 동력을 이용한 움직임을 주(主) 수단으로 하는 키네틱 아트, 빛을 이용한 라이트 아트,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포함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새로운 차원의 시지각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계를 감각하고 체화하는 방식에 대한 관람객 스스로의 실험을 유도하는 바이다.
세 번째, 국내외 현대미술사에서 새로운 가치 구현에 기여하고 있는 역사자료의 총체로 역할하고자 한다. 동시대미술은 현재의 시점을 단순히 과거의 연장선으로 파악하는 개념에서 탈피하여 현재의 순간과 인간 사고의 지평이 서로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을 제안한다. 전시는 당대의 기술적 환경 및 이슈 속에서 확고한 예술 실천의 태도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감상자로 하여금 현재를 재사유함과 동시에 미술이 지닌 복수의 콘텍스트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전시는 작품들이 단선적 해설을 제공하는 일방적 의미전달 수단에 그치는 것을 지양한다. 다시 말하면 관람객 스스로가 의식체계를 정비하고 정체성을 발견하며 그것을 토대로 삶과 세계에 있어 유의미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덧붙여 미술관이 당대와 미래를 위한, 잠재력을 발굴하는 창조의 장소로서 시민들과 함께 발맞춰 나아감을 인식하는 자리가 되고자 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2017년 개관이래로 지금까지 현대미술관이 수집해온 작품들을 공개하는 전시였다. 움직임과 더불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독특한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이 전시관에서도 역시 전자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 대부분 많았고 몇몇의 아날로그 기반 작품들도 소량 전시하고 있었다.
허수빈, 방범창문과 햇살(ed.1/3), 2017, 특수거울필름, 로고라이트 벽면에 투사, 실제창문 크기 혹은 가변크기
-빛을 이용하여 실재하지 않는 새로운 공간을 창초했다.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듯 한 환영의 세계는 공간 속 관객들이 각자 상상하는 곳으로 은밀하게 연출되어 묘한 리얼리티를 제공한다.
허수빈, 욕실창문과 햇살(ed.1/3), 2017, 특수거울필름, 로고라이트 벽면에 투사, 실제창문 크기 혹은 가변크기
실제 존재 하지 않는 가상공간을 조명을 이용하여 마치 실제 존재하는 것 처럼 구성한 작품이다.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벽면을 단순 '조명'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독특한 가상 세계를 구현해낸 모습. 이 공간이 나를 이끈 내 상상 속 '은밀한 곳'은 내가 옛날에 살던 낡은 자취방의 화장실이었다. 지금은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쇠창살 느낌의 창틀인데 그 때의 허름한 자취방의 모습과 영락없이 닮아있었다.
정만영, 순환하는 소리, 2014, 사운드 장치, 수도꼭지, 마이크스텐드 외 혼합, 가변설치
-작가가 국내 외 다양한 곳을 다니며 물소리, 샘물소리 등을 필드레코딩 형태로 채집한 후, 그 소리가 다시 수도꼭지를 통해 나오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은 수도꼭지를 틀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촉각과 시각, 청각으로 이어지는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한 작품이다.
관객의 참여가 가능한 작품 이란것을 모르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함부로 손대지 못하고 그저 응시하며 감상하고 지나쳤었는데 팜플렛을 읽어보니 수도꼭지를 틀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지나친 동선을 다시 돌아와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리얼한 물소리, 샘물소리들이 흘러나왔고 아래 놓여진 양동이로 소리들이 쏟아지고 담기는 것을 상상 했다.
알렉스 베르하스트, 정지된 시간(세부구성 : 저녁식사, 인물연구, 테이블 소품)(ed. 4/5 +2AP), 2013, 애니메이션 루프, The Dinner : 110.7 x62.2, Table Prop : 24.5x29.5, Character Study : 29.5x24.5
-'가장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고 난 직후 가족들의 미묘한 심리를 연출한 작품으로, 가족의 공동 초상을 담은 <저녁식사>와 이들의 개인 초상인 <인물연구>, 그리고 인물들 내면의 알레고리인 정물화 <테이블 소품>으로 구성된다. 인물 간 대화는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일상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섬세한 왜곡으로 기묘함을 더한 인물 묘사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허무와 죽음'을 상징했던 '바니타스 회화'의 변주를 통해 인간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탐구하고 있다.
스틸만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세요. 라고 적혀있다. 다행히 통화료가 청구되지 않는다고 한다. 위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곧이어 '따르릉' 전화음이 전시관 내의 스피커로 크게 흘러나오고 스크린속의 남자의 폰에 신호가 울림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화면 속 그는 내가 건 전화를 '별 것 아닌' 전화로 외면하며 받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 기묘한 가족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루이비통 가방을 20여 조각으로 자른 후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원형의 모습으로 재조합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그 결과물로 구성된다. 사물을 거칠게 부수는 작가의 행위는 다분히 공격적이며 의도적인 것으로 사물의 기능과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환상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다. 또한 파편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가는 과정은 작가가 가진 손과 노동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이 영상은 이제 막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루이비통 가방이 등장하고 작가가 제품을 조심스레 언박싱 하며 시작한다. 아마도 내 기억에 130만원대의 정품 루이비통 가방이었던 것 같고 친절히 정품 택과 정품 인증을 할 수 있는 마크들을 화면에 가까이 보여준다. 그리고 보기좋게 가위로 갈기 갈기 가방을 조각낸다. 마치 요즘 유튜브에서 한창 유행하는 '코스메틱 ASMR' 영상이 함께 연상됐다. 다양한 종류의 새 코스메틱 제품들을 깨부수고 파괴함으로써 느낄수 있는 아찔한 쾌감과 오감을 자극하는 사운드, 소리를 담은 인기 영상들 말이다. 이 작가의 작품이 언제 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의 ASMR 열풍 이전에 제작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유튜브에 이 작품을 올려도 꽤나 조회수가 올라 갈 것같은 영상이 아닐까 라고 상상해보았다.
오용석, 클래식 1978번(ed. 2/5), 2009, 단채널비디오, 1분30초
-작가의 유년시절 사진에 그 시절의 실제 소품들을 맞물리게 이어 붙여 당시의 기억을 추측하고 재현해낸 작품이다. 여러 시점의 공존을 통해 하나의 정지된 이미지가 내포하는 한계점을 고발하고 사진 너머에 존재하는 다각적 기억의 복원을 시도했다.
작가의 어린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찍은 한장의 사진으로 상상의 배경 이미지를 이어붙여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바닥에 있는 장난감들은 실제로 방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돌아다닌다. '사진찍기'는 '빼기'라는 얘기를 예전에 들었다. 많은 부분 중 어느 한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포착한 피사체 주변으로 '삭제'되어버린 배경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움직이는 이미지 표현으로 오래된 기억을 마치 가까이서 꺼내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생동감이 인상적이다. 꽤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미지의 사용과 그 작용이 인류문명 발단 단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지를 통해 신의 형상을 보고 싶어 했고, 욕망의 대상을 오랫동안 시각 구성물로 대체하고 싶어 했다. 미술은 이렇게 성스럽고 소중한 것의 기록 매체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미술에서 재현의 역사를 추동시켰다.
사람들의 욕망은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대상도 ‘재현’의 범주에서 다루었다. 하지만 미술 매체가 한정되었던 시대에는 움직임 자체를 재현할 수 없었다.
카메라의 발명은 ‘재현’의 문제에 신기원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근대문명에서 리얼(real)과 팩트(fact)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철학의 문제를 낳았다. 아티스트들도 이러한 세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유럽의 미술계는 ‘역동성’이라는 새로운 모티브를 받아들게 되었다. 말이 달리고, 전구가 휘황찬란하게 불 밝힌 카페의 모습도, 발레리나가 아름답게 춤을 추는 모습도, 플랫폼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달려들어 오는 증기기관차도 바로 그 역동성의 대표적인 주제였다. 하지만 그림과 조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움직임’자체가 아니라 그 움직임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이라는 은유나 움직임의 찰나를 포착한 정지된 한 장면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동시대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에 아티스트들이 고민했던 그리고 목표했던 많은 것들이 해결된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미술의 중요한 문제의식에서 저만치 멀어졌고, 움직임은 실제로 가능한 재현이 되었다. 실제로 움직이는 작품은 움직임 자체에 대한 구현이 목표도 아니며, 역동성만을 재현한 것도 아니다. 영화의 발명은 시각의 재현을 넘어 시간의 재현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구현되는 첨단의 현대미술은 현대 과학기술의 척도를 보여줄 수 있지만 오히려 자연에 대한 향수와 현대문명이 예단치 못한 이기(利己)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이제 예술은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인공 기계문명의 역동적인 새로운 풍경에의 찬탄과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예술의 이미지는 이제 서로가 눈을 맞추고 서로가 대상화한다. 인공의 것이 자연의 것처럼 움직임과 표정을 가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감성을 감지하고 소통한다. 영화나 사진의 광학적이고 기계적 매개 결과가 우리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여 울게도 웃게도 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제 어떤 운동, 행위나 표정은 근대인들이 목격한 생경한 것들의 경이로움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함의하는 언어가 되었다. 그렇다면 ‘움직임’은 감성이나 인식의 표상체가 된다. 기호학(Semiotics)은 이 표상체가 가지는 기표(記標 Signifiant) 를 분석함으로써 현대사회의 풍요로운 사회적, 문화적 의미(기의 記意 Signifié)를 번역해 준다. 예컨대 우리의 제스처가, 화장과 성형이, 패션과 과잉된 욕망의 다양한 기호품들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또 다른 언어의 체계를 갖는다.
여기 전시된 작품들은 그 콘텐츠의 움직임(행위 motion), 표정이 우리에게 어떤 감성을 자극해 특별한 표상체가 되는 작품들이다. 우리는 부족한 형용사들을 나열하게 될 것이고 또한 특별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러한 대상에게서 받은 자극이나 간섭으로 발생되는 변화는 풍부한 사회언어를 (재)생산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말하는 ‘작품’은 단순히 기표(시니피앙)만이 아닌, 동시에 기의(시니피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호들의 삶에 주목하는 것은 움직임이 암시된 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감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인공의 것이 자연의 것처럼 움직임과 표정을 가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감성을 감지하고 소통한다."
"작품은 단순히 기표(시니피앙)만이 아닌, 동시에 기의(시니피에)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호들의 삶에 주목하는 것은 움직임이 암시된 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감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KEEN(정찬호 Jeong Chan Ho + 김수 Kim Su) ‘아무도 살지 않는다.’ (Nobody lives.)
키네틱 설치, 2020, 공간에 가변설치
- 들고 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문, 용도 폐기된 실제의 문들이 비현실적으로 배치되어 여전히 그 기능에 부합하는 움직임을 만든다.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문들은 아직 저쪽과 이쪽의 경계를 만들지만, 이미 저쪽은 추상적이고 상상의 공간이 된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공간은 '폐기된' 문의 작동으로 우리 기억 속에 누군가 살았던 삶의 잔상을 만든다. 문들로만 이루어진 골목의 재현과 기억이 누적된 다양한 문들의 합주는 시간을 재현한다.
"작품의 설명 중, 아무도 살지 않는 공간은 '폐기된' 문의 작동으로 우리 기억 속에 누군가 살았던 삶의 잔상을 만든다." 라는 표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도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내 기억속, 마음속의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무도 살지 않는다.'의 의미 역시도 내 마음에 누군가 다녀갔던 방의 흔적들은 여전히 존재 하지만 사실 지금은 그 누구도 존재 하지 않음을 각인시키는 것 같다. 우리는 그 기억들을 잊고 살아가지만 시시때때로 기억의 서랍이 의도치 않게 열려 버리듯, 이 공간의 폐기된 문들도 자동으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최수환(Choi Su Hwan) 유령연습(ghost practice.)
키네틱 설치, 2018, 공간에 가변설치
-최수환 작가의 작업은 너무나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한다. 그저 스쳐지나갈 만한 것들에 대해 낯선 상황을 덧붙여 눈여겨 관찰할 것으로 반전시킨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일상의 사물들이 특별한 동력이 부여되는 순간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작품 제목이 "유령연습"이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사물을 움직여 살아있는 유기체 처럼 보이게 하는 것. 그것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 였다면 가위와 못의 움직임은 그 의미에 부합하였고 신발의 움직임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 봤다. 벽면에 그려진 동그라미 선을 따라 나사 못이 빙글빙글 돈다. 그 원리를 대충 눈치 챌 수 있을 것 같지만 육안으로 보기에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못' 이었다. 가위도 마찬가지. 기둥 밑으로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은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인데 비해, 신발만 기구를 이용하여 열심히 움직여 주고 있음을 알려준다. 생동감을 부여한 '자체적' 움직임처럼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었다.
-마무리로 이 총 3가지의 전시들은 무료로 7/26일까지 진행되며,
각각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움직임'과 '테크놀로지' 라는 공통의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정보 플랫폼의 등장은 역사를 기술하는 방법적, 형식적 차원은 물론, 역사 인식 주체로서 각각의 개별자, 집단, 대중이
역사를 기억하고 경험하는 행위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속에서 각각의 현대 주체는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을 어떻게 마주하고 경험해 나가고 있는가?
오늘날 현대 주체는 '웹'이라는 탈 물질화된 공간에 다종다양한 형태로 분화하여 집적되는
디지털화된 자료들과 마주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의 역사적 사유란 이미 주어진 다양한 형식의 역사 기록물에 대한 가치판단을 넘어서는
간접적인 경유가 필연적임을,역사적 기억이란 하나로 봉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자의 것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읽어나가는 과정 속에 형성되는 역사의식의 토대 위에서 재차 변주되기를 반복할수 밖에 없다는 한계와 가능성을
분명하게 인정하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전시는 이러한 주변적 요소들을 끊임없이 배회하며역사적 기억이라는 서사공간을 재 구축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존재들 이라는 점에서, 이 세대들을 가리켜 '후-기억세대'라 칭한다.
따라서 후-기억세대로써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실제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재현된 역사의 표피 이면을 응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적 시대와 상응하는후-기억세대 동시대 예술가들은방향성을 상실한 채 탈구된 시간성 위를 거닐며
자신만의 역사적 기억을 토대로 현실성의 지표가 될 역사적 이미지들을다시금 발굴,수집,독해하는
리얼리즘적 형식과 이를 재단, 편집, 재배치하는 예술적-심미적 형식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역사 기술을 시도한다.
이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와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구글링해 몽타주 하거나
대중매체의 소비재가 되기를 자처하기도 하며, 온라인 담론의 움직임을 모방하고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시대의 리서치 방식과 그 기록 체계를 매개로 역사적 시간성을 탐색하고 기술해 나간다.
동시대라는 시공간이 어떻게'기술 Technology'에 의해 '기술 Descripton'되는지
나아가 이렇게 재현된 세계가 우리의 역사적 기억과 사유 방식을 어떻게 재구성 하는지를
반추할 수 있도록한다.
New media, mass media, and web-based network societies that are implemented by technological innovation. The emergence of information platforms is not only a method of describing history, but also a subject of historical recognition that each individual, group, or public has become. It is causing an overall change in the act of remembering and experiencing history. How are each modern subject facing and experiencing the dimension of historical timeliness in today's times?
Today's modern subject is the Web, which is a de-materialized space that is integrated into a variety of different forms. It faces digitized data.
In this context, today's historical reasons go beyond the value judgments of various forms of historical records already given. Indirect passthru is inevitable, and historical memory is not something that can be sealed as one, but it can be done consciously and unconsciously. The limitations and possibilities that it will have to repeat itself on the basis of historical consciousness formed in the process of reading. It means to start with a clear acknowledgment.
This exhibition constantly roams around these peripheral elements and has no choice but to rebuild the epic space of historical memory. These generations are referred to as 'post-memory generations' in terms of their existence. So, as a post-memory generation, to enter the dimension of historical timeliness, Beyond the dimension of practical experience, a new look is required to gaze beyond the epidermis of reproduced history.
The artists of the post-memory generation, corresponding to this problematic era, walk on top of the dislocated time zone, losing direction. Based on one's own historical memories, we can discover, collect and read historical images that will serve as indicators of reality. It attempts new historical techniques, mov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realistic form and the artistic-symmetrical form of cutting, editing and relocating it.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are either google images and digitized data that are generated in real time, or sketch them. It also claims to be a consumer of the mass media, imitating the movement of online discourse, and mimicking the algorithm program. It explores and describes historical timeliness through research methods in the digital age and its recording system.
How time and space of contemporaries are 'technical descripton' by 'technical technology' Furthermore, how this reproduced world reconstructs our historical memory and way of thinking. Let it reflect.
위의 글은 '시간밖의 기록자들' 이라는 전시 안내 책자에 적혀있는 긴 글들 중에 짤막하게
이 전시를 가장 잘 소개하고 있는 핵심 부분들만(개인적인 주관으로) 발췌해서 옮겨적은 내용이다.
과연 웹 이라는 형식의 탈 물질화된 공간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데이터들 사이에서
진실성을 마주하기 위해 지금의 우리 세대들은 어떤 태도로 데이터들을 읽고 수집하며,
동시에 그것들 다시금 재 해석해 나가며 자발적으로 역사를 이해하고 서술해 나가고 있는가.
많은 오류와 재해석한 정보들로 범람하는 데이터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 이면을 응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심미안적 시선들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고 있을까?
나아가 이런 재현된 세계 속에서 역사적 기억과 사유 방식을 어떻게 재구성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그 불확실성에 대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사유 방식과 표현을 다양한 작품들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 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설치미술, 오브제, 영상 형식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웹'이라는 전시 주제야 말로 지금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우리는 이 탈 물질화된
것으로부터 많은 간접적,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이 변화를 어떻게 마주 하고 경험해 나갈지에
대한 심도 깊은 사유의 목적이 되어주는 가장 현 시대를 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 전시였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우리들을 "후-기록세대"라 칭하고
"시간밖의 기록자들" 이라는 명칭으로 대중들을 표현하고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시간밖의 기록자들'이다. 블로그에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지극히 나의 주관으로 재 해석한 내용과 감상들은 '웹'이라는 큰 바다에 가감없이 띄워질 것이고,
그 이야기들을 우연히 내 공간에 찾아온 누군가가 읽고 또 다시 재 해석하는 패턴으로 무궁무진하게 나아가듯,
이 전시가 말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매우 밀접하고 가장 가까이에 닿아있는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상기시켜주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전시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The above article is short of the long text in the exhibition brochure called Out-of-Time Records. Only the core parts that best introduce this exhibition are excerpts and transcribed.
Is it possible that there will be a new wave of data every day in a de-materialized space called the Web? In order to face the truth, our generation now reads and collects data in a certain manner. At the same time, are they interpreting them again and voluntarily understanding and describing history?
Between a flood of data with a lot of errors and reinterpreted information, we can look behind it. Are they actively developing new aesthetic eyes? Furthermore, in this reproduced world, how to reconstruct historical memories and ways of thinking. You can see contemporary artists' ways of thinking and expressing their uncertainty in a variety of works. I think it's an exhibition.
The main trend is installation art, object, and video.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the Web, is that as one of the people living in the present era, we're going to be able to see this de-materialized. There's a lot of indirect and direct influence from it, and it's going to be about how to face and experience this change. It seems to have been an exhibition of the most empathetic themes of the present era, which serves as the purpose of deep-rooted reasons for Korea.
In that sense, this exhibition calls us the "post-recorded generation." Maybe they are expressing the public by the name of "out-of-time recorders." We are all 'out-of-time recorders'. I, who's writing this on a blog, also gives information to someone. The reinterpretation and appreciation of my subject will be displayed in the great sea of the Web. As someone who accidentally came to my space to read and reinterpret the stories, What this exhibition is saying is that we now have another view of things that are very close and that are closest to us. I think it was a meaningful and interesting exhibition.
파국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Our Attitude Dealing with The Collapses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9분 55초
본격 시대정신 밴드 컨템포러리 - 인터내셔널가(하즈X펄펄 Ver.)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3분 50초
4ROSE 무빙 아카이브 4ROSE Moving Archive
3채널 비디오 설치, 15분
책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가장 동시대적인 문화 코드라 할 수 있는 인터넷 댓글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약 5년에 걸쳐 집적된 이 댓글은 오늘날의 대중사회를 작동 시키는 온라인 인터페이스와 대중과의 연동방식 등
다양한 문제에 비평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 경제, 세계, 생활, 문화 란을 동시다발적으로 오가며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복잡하게 얽힌채로 시종일관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우리 사회의 당연한 문제들을 빠르게 전개해나간다.
그러나 특정한 우위없이 선택된 댓글들에 의해 기술되는 이 리얼리즘의 세계는 사태 그 자체의 본질을 직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찰나의 순간 개인의 성향에 따라 편향적으로 응집되고 소비되는 형태로 존재하는 대중 여론의 특징과
그 심리 상태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정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대치되는 식의 전략적 댓글 조작과 댓글부대가 난무하는 21세기 디지털 자본주의 시장에서
인터넷 담론이 정치화 되는 과정을 그대로 모방해 되비추고 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이 독특했는데, 4ROSE라는 걸그룹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인터넷 댓글을 수집하여 음원으로 재생산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발췌해 온 듯한 자극적인 댓글들로 이루어진 가사를 스크린에 띄우고 각각의 싱글앨범들을 배열하여 보여주면서
동시에 마치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들었을 법한, 채팅창 읽어주는 음성 소프트웨어가 가사를 읽어준다.
삼성이 어쩌고 북한이 어쩌고 하며 흔히 인터넷에서 쉽게 떠들법한 주제들로 가사가 등장하는데약 5년에 걸쳐 수집된
댓글들이라는 점 또한 흥미롭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떠들썩 하게 이슈화 됐던 사건들을 중점적으로
안쪽면은 4ROSE로 작품화 된 댓글들을 감상 할 수 있고 바깥면은 이슈화된 주제들을 포스터화 한 작품같다.
"Me too movemenet(미투운동)", "NO panty(노팬티)" 와 같은 페미니즘적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According to the booklet,
The project focuses on the movement of Internet comments, which is the most contemporary cultural code. Over the course of about five years, this comment has been compiled, including the online interface that operates today's mass society and how it works with the public. serve as a channel for critical access to a variety of issues.
The political, economic, world, life and culture sections are simultaneously intertwined, directly and indirectly, with each other. It quickly develops the natural problems of our society that appear and disappear repeatedly. But this world of realism, described by selected comments without specific superiority, is not about facing the essence of the situation itself. Rather, the characteristics of public opinion that exist in a form that is biased and consumed according to the individual tendency of the moment, It clearly reveals the state of mind
In the 21st century digital capitalist market, where strategic comment manipulation and comment units are rampant, where certain events are replaced by others. It is echoing the process in which Internet discourse is politicized." it explains that
This work was unique. It is said that it is a reproduction of a girl group called 4ROSE by collecting Internet comments and reproducing them into a music source. They put lyrics of provocative comments that seem to have been extracted from the Internet on the screen, arranged and presented each single album. At the same time, voice software, which reads the chat window, reads the lyrics as if it were heard on an Internet personal broadcast.
Samsung, North Korea, and so on, and the lyrics appear on the Internet as topics that are easily talked about, and the lyrics are collected over about five years. It is also interesting that they are comments. Focusing on the most tumultuous issues in Korea in the last five years On the inside, you can see comments made with 4ROSE, and on the outside, it looks like a poster of issues.
Feminism phrases such as "Me too much movement" and "No panty" are noticeable.
웹상에 있는 다양한 이미지, 영화, 비디오, 텍스트, 사운드 등 여러 형식의 시청각 데이터를 수집하고 편집하여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전시중인 실제 영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어떤 제목의 웹 영화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화면에 전개되는 이미지와 대사가 전혀 관련성이 없고 상이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맘에 들었던 게 하나 있었다.
토씨까지 정확히 그 내용을 기억할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어렴풋이 기억나는 내용들을 조합해서
어렵사리 문장을 완성해 보았다. 그저 내 기억에 의지하여 만든 문장이므로 정확도는 매우 떨어지지만
어쨌든 그 내용은, 무언가를 볼 때 본연의 아름다움을 채 감상하기도 전에 저것이 진짜인가 가짜인가를
의심한다는 구절이 왠지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화면엔 내용과 매우 상이한 분위기의 삭막하고 특징하나 떠오르지 않는 이미지들이 무심하게 흘러갔다.
"아름다운 꽃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엔 가짜가 많다.
가짜로 넘쳐나는 세상에 어느샌가 그 가짜에 속지않으려 바짝 긴장하며 살아간다.
특히나 무언가를 볼때 그 물체의 본연의 아름다움을 채 느끼기도 전에
이것이 가짜인가 아닌가 부터 돌연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 꽃은 진짜였고 진짜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These are web movies uploaded to "Vimalaki Net http://www.vimalaki.net," which has been in operation since 2000.
Collect and edit various forms of audio-visual data, including images, movies, videos, text, and sounds on the Web. It is said to have been made. If you go into the link above, you can enjoy the actual images on display.
I don't really remember the title of the web movie. Although the images and lines on the screen are completely unrelated and different, there was one thing I liked about them. I can't remember exactly what happened to Mr. Toe, but I'm going to add a mixture of roughly vaguely remembered contents. I managed to complete the sentence. It's just a sentence that I made based on my memory, so the accuracy is very low. Anyway, the story is, when you look at something, before you even appreciate its natural beauty, whether it's real or fake. The phrase "suspicious" was somehow memorable. And on the screen, the stark, featureless images of very different moods flowed indifferently.
"There was a beautiful flower. But there are many fakes in the world. In a world full of fakes, some people live on high alert to avoid being fooled by the fakes. Especially when you look at something, before you even feel the natural beauty of the object. You suddenly wonder if this is fake or not. But the flower felt more beautiful because it was real and real."
인시네마그램 Incinemagram
싱글 채널 비디오, 루프 Single Channel video, Loop
★ 2019
싱글 채널 비디오 4K, Single Channel vedio
1시간 42분 39초
책자 소개 내용 中
<★>(2019)은 영화사 전체를 거슬러 올라가며 밤하늘이 등장하는 장면만을 발췌하여 연대기 순으로 편집해 놓은 작품
흔히, 밤하늘 이미지는 영화를 볼 때 간과되는 장면이지만, 본 영상에서는 그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메타적 지층을 감지하도록 이끄는 주요 매개체로 기능한다.
여러 영화속에 등장했던 밤하늘 장면을 편집하여 모아놓은 작품이었는데 무려 1시간 42분 러닝타임이었다니...
의자에 앉아서 20분내지 감상했는데 내가 감상할 동안은 계속해서 일본어 대사가 흘러나왔다. (자막 x)
그저 밤하늘의 별이 등장하는 장면만을 연속해서 보는 것 만으로 왠지 시각적 황홀경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는데
연대기 순으로 편집해놓은 작품이니 만큼, 화면에 따라 미세한 화질 변화나 퀄리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리 긴 시간동안 감상하진 못했지만 그저 1인 소파에 가만히 앉아 멍하니 밤하늘에 별이 수놓은 장면들을
잠시 바라봄에 만족하였다.
Introduction to the booklet 中 ★> (2019) goes back to the entire film company and edits chronology of scenes in which the night sky appears. Often, night sky images are overlooked when watching a movie, but this video shows a complex intertwined image. It functions as a major medium that leads to the detection of meta-layer.
It was a collection of scenes from the night sky that appeared in many movies, and it was an hour and 42 minutes running time. I sat in the chair for 20 minutes, and Japanese lines kept flowing while I was listening. (Caption x) I felt a visual ecstasy just by watching a series of stars in the night sky. Since the work is compiled in chronological order, you will be able to feel the slight change in quality or differences in quality depending on the screen. I haven't been able to watch it for that long, but I just sat still on a one-man couch, dazed by the stars embroidered in the night sky. I was satisfied with the look for a momentar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