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알게된건 사실 몇년전에 헤어졌던 남자친구가 내게 선물 했었던 책이다. 그것도 헤어지고나서. 당시에는 좋지않게 헤어졌었기 때문에 (좋게 헤어지는 이별이란게 애초에 있겠냐만은) 이 책을 내게 선물해줬을 때 나는 코웃음을 쳤다. "옘병, 청승이란 청승은 혼자 다부리고 앉았네."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책 마지막장에 걔가 남겨놓은 손편지를 보면서도 "있을때나 잘하지 끝나고 나서 별 지랄을 다해."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는 밝힐수가 없지만 어떤식으로 다시 구애를 한다고 해도 절대로 나는 받아 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 책을 읽지않은 상태로 방치해두다가 여기저기 서점을 돌아다녀 보니 당시에도 저 책이 베스트셀러칸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최근까지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에 굳건히 자리 잡고 팔리고 있더라. 문득 집에 모셔두고 있던 이 책이 생각났고 까짓거 그냥 읽어나보자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읽었다.
"지쳤거나 좋아하는게 없거나."
라는 책 제목처럼 뭔가 삶에 열정을 찾지 못하고 무기력하고 공허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책인 것 같다. 언제부턴가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으로 퍼지면서 서점을 가면 베스트셀러 또는 추천도서 부류에 자기개발 도서 이외에도 자기위로, 힐링, 자존감 이라는 단어가 책 제목에 들어간 경우를 아주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책도 그 수 많은 '위로'를 건네는 책들 중 하나라고 본다. 사실 이렇게 '자아성찰' , '자기위로'를 얘기하는 책들이 요즘엔 너무나 많고 거의 차고도 넘치는 수준인데 그 중 하나쯤 편하게 꺼내 읽어보고 싶다면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사실 위로라는게 원래 그런거니까. 대단히 어디서도 듣지 못한 특별한 위로를 듣고싶은게 아니라, 흔한 얘기고 흔한 소리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듣고싶은게 위로니까.
특별히 다른 '힐링' 도서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이 단연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좋은 책이다! 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이 아주 쉽게 읽히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쓰여있다는 점에서 머리를 비우고 편하게 줄줄 읽어보기에 괜찮은 도서인 것 같다.
사실 이런 저런 위로의 얘기보다도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책 저자의 경험담에 대한 얘기가 꽤나 강렬했는데 8개월동안 직장인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절을 하면서 인사 올렸다는 얘기는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도서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가히 충격적인 썰이었다. 아니, 왜 그렇게 까지 꼭 해야만 하는가 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도 했고 지금도 이해안가기는 사실 마찬가지지만 그렇게라도 하고자 했던 글쓴이의 절실함과 배짱 하나 만큼은 정말 리스펙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내가 느꼈을 때 책에서 결국 가장 자주 말하고 있는 부분은 '좋아하는 일을 용감하게 찾고 그 일을 행하라'고 말하는 부분인데 저자는 많은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싶었고 그럴 때 마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그 일을 '포기'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보다 더 하고싶은 또 다른 일을 찾아서 지금 껏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무조건 현실의 가치를 버리고 이상향의 꿈을 쫓아가라는게 아니다. 당신이 느끼기에 꿈을 실현하기 보다 현실의 돈의 가치가 중요하고 그것이 안정과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면 그것을 선택하는것도 맞다는 거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합리적인 판단 하에 행복을 찾고 그것을 행하라'는 얘기인데, 모두가 그렇겠지만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얘기다. 살다보니 나같은 경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환경이나 경험에 따라 계속해서 무궁무진 변화해왔기 때문에 더욱이 어려웠다. 그러면 뭐 별수없지. 변화해가는 가치관에 맞춰 또 목표나 꿈의 설정이 바뀔 수 밖에 없는거다. 무언가 하나를 정해서 평생을 노력해도 그게 이뤄질까 말까 한 것들이 대부분인데, 시시때때로 변하는 생각에 맞춰 목표설정을 다시 하고 다시 에너지를 쏟고 하는 행위가 혹시나 내 인생에서 '낭비하고 버려지는 시간'이 되어버릴까봐 그것이 사실은 두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마음대로 살아야 하는게 인생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고 내가 책임질수만 있다면 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던 타인을 의식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구독자분들과 공유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는구나~ 싶은 일이 있었다. 다름이 아닌, 티스토리 파워블로거 '친절한 효자손'님이 감사하게도 책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새롭게 책을 리뉴얼하게 되서 전에 출간했던 책을 무료로 보내주시겠다고 하여 감사하게도 책 선물을 받게 되었다. :)
택배를 받고 책을 열어보니 책 첫페이지에 써주신 센스있는 글을 보고 또 한번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포스팅은 친절한 효자손님이 보내주신 본인의 저서 '친절한 효자손의 구글 애드센스 고수익자되기"라는 책의 리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되기도 하겠다. :) 아무튼 친절한 효자손님 뿐만 아니라 '찬이와'님께서도 티스토리 운영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일목정연하게 정리해놓은 소중한 파일을 메일로 무료로 보내주셨는데, 정성을 쏟아 만든 개인 자료들과 좋은 글, 정보들을 이렇게 무료로 제공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그저 참 감사할 따름이다.
다시 책 리뷰를 주제로 돌아오면, 친효님이 말씀하셨다시피 이제 막 티스토리를 시작하는 입문 블로거분들이 읽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블로그 개설하고 운영하는 방법들에 대한 이론적인 상세 설명들이 많은데 사실 그 보다, 내가 중점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글 목차 제일 첫 앞머리에 등장하는 "Chapter.1 성공한 블로거가 되기까지" 에 쓰여진 내용들이다.
평소 친효님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운영 철학들을 블로그에 포스팅 하실 때 마다 굉장히 공감가는 글들이 많았는데 그 내용이 책에도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블로그를 1년째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
나도 블로그를 운영한지 벌써 약 1년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전혀 '수익형'블로그에는 도달하지 못한상황이고 블로그 게시글 역시 고작 100개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100~200명 정도의 일일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고 내가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할때 선정했던 내 블로그 주제는 영화, 미디어 리뷰와 사회 전반적인 여러 상황에 대한 내 개인적 생각들 그 외 여러 문화 컨텐츠들에 대한 리뷰가 나름대로 내 블로그의 주제였다. 그런데 책이나 영화는 읽고 보는데 시간이 꽤나 투자되다보니 그것만으로 블로그에 글을 포스팅하기에는 많은 글을 올리지 못할 것 같아서 부수적으로 '일상다반사','집사일지' 와 같은 일상 컨텐츠를 함께 올렸는데 무튼 말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아직은 미약하나, 내가 원하고 관심있는 주제를 위주로 블로그를 운영해보고자 함은 변함이 없다.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말과 친효님이 주장하는 것은 동일하다. 수익형에 목적을 두고 돈을 쫓는 글을 쓰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관심있는 글을 써서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해보자는 것.
많은 사람들이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고 있는데 나 역시도 물론 그러했고 특히나 요즘은 유튜브에 티스토리로 한달수익 천만원을 벌었다는 그 유명한 '리남'님의 영상으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티스토리에 유입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블로그를 어느정도 운영해본 블로거라면 다들 공감하겠지만 '수익형'블로그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즉, 블로그의 주제나 키워드를 대중적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는 주제들로 선정하게 될 것이고 예를들면 화제성이 강한 주제 또는 지금 막 이슈가 되어 떠오르고 있는 검색어들을 중심으로 게시글을 쓰는것이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빠른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 할 것이고 일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실행하고 계신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연히 '돈을 목적으로 내가 관심없는 주제를 끊임 없이 포스팅 하기' 라는 것은 생각해보면 정말로 곤욕이 따로 없다. 바로 친효님이 책에서 쓰신 것 처럼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신 글이 그 모든걸 설명해준다.
나도 사실 애드센스 승인만 받으면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금방이라도 수익을 쑥쑥 올릴 수 있을 줄만 알았다. 그러나 애드센스 승인 받은지 거의 1년 가까이 지났고 결과적으로 애드센스 수익은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수익'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티스토리 블로그 수익은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꾸준히 포스팅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많은 게시글이 쌓이게 될 것이고 그로인해 분명히 수익이 따라올 날이 있을 거라는 믿음 혹은 확신 때문인 것 같다.
"애드센스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친효님의 글 중에 또 하나 공감이 갔던 건, 뭐 그런식으로 처음부터 계획적이고 전략적으로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어서 운영해본다고 치자. 그렇다면 내가 관심도 없는 주제를 가지고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며, 흥미도 없는 주제를 갖고 단순 방문자를 높이기 위해 퀄리티 높은 글을 써서 올린다는 것은 왠만한 작가들에게도 어려운 일이 것이다. 그러다보니 거의 대부분 낚시성 글에 불과하거나, 막상 클릭해보면 별로 깊이있는 컨텐츠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리남'님이 어떤 키워드로 어떻게 한달에 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는지, 그 분도 정확한 키워드 공개는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방법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익형 블로그로 큰 거액의 돈을 벌어들인다는 블로거는 사실상 소수 몇프로에 불과 한 것 같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그래도 '수익'만을 바라는 블로그를 운영해보겠다 한다면 더이상 할말이 없을 듯 하다.
나는 블로그 운영에 대한 친효님의 철학적인 생각이 적힌 파트가 가장 재밌었고 또 인상깊게 읽은 부분이었다. 그 외에는 블로그 운영에 대한 실무적인 팁들을 많이 제공하고있는데, 이제 막 티스토리를 시작해보려고 하는 초보 블로거 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글 내용도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어있다. 아무튼 1년동안 블로그를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포스팅을 해왔지만 원하는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아서 막 고민이 들던 찰나에, 내게 조언이 될만한 좋은 책을 선물 받아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 )
초보 블로거든, 고인물 블로거든 퀄리티 있는 양질의 글을 써서 좋은 컨텐츠를 공유하고 주고 받는 것이 기존에 블로그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괜한 유혹으로 혹시라도 '저품질' 블로그가 되어버리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1. 그저 내가 좋아하는 분야, 원하는 것 포스팅 하기 + 2. 정성들여 글쓰기 + 3. 오랫동안 블로기 하기
이 세가지를 기억하고 꾸준히 한다면 최소 못해도 5년이면 그래도 수익을 내는 블로그가 완성되있지 않을까ㅎㅎㅎㅎㅎㅎ
나는 가끔씩 동아신춘문예 사이트에 접속해서 수상작들을 읽어보는 취미가 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제 막 새로 발굴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 뭔가 더 신선한 느낌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그 열정/패기가 서려있는 작품들을 모니터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것이 내겐 꽤 흥미롭고 즐거운가보다. 뭔가 어디에도 없는 순수함의 날것, 결정체들을 뭐든 읽고 접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차오를 때 넌지시 이곳에 들어와보게 된다. 어쨌든 내가 읽어본 작품은 2019년 중편소설 당선작 '오즈'라는 작품이었다.
어딘가 사연이 짙어 보이는 젊은 여자 주인공 '하라'가 등장하고 그 주인공이 독거노인 할머니인 '오즈'씨와 함께 살아가게 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남기고 떠난 빚더미 때문에 살곳이 애매해진 주인공은 구청에서 주관하는 주거사업의 세입자로 참여하게 된다. 독거노인들의 남는 방을 청년들에게 저렴한 시세로 내주는 식인데 그곳에서 아주 깐깐하고 평소 사람과 거의 왕래하지도, 쉽사리 말을 섞지도 않는 걸로 유명했던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런 할머니가 유일하게 외출을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오즈의 마법사'가 극장에 걸릴 때 이다. 그때마다 늘 극장을 찾아온다고 해서 '오즈' 할머니가 되었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낯선 타인과 가족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그렸던 몇몇 영화가 생각이 났다. 바로 영화 '가족의 탄생'이 그러했고 '죽여주는 여자'와 같은 작품이 내게는 그랬다. 이 작품 역시도 철저히 서로 '이익관계'로 엮여 만나게 된 두 인물이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보다 서로의 상처를 묵묵히 이해하고 보듬는, 진한 우정으로 끈끈한 유대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옛날에 어디서 들은 말인데 가족도 '남'이라고 했다. 이게 무슨 냉혈한 같은 소린가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말에 많은 부분을 공감하는 사람으로써 살면서 종종 피 섞인 가족들이 어쩌면 타인보다 못한 경우들을 흔히 보고 듣고 경험했다. 예전에 내 지인 중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기도 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자주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가족은 똥구멍 같은거다, 드러워도 절대 못떼내. 그냥 그게 가족이다."
너무나 명쾌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가족관계가 오히려 더 곤욕스러울 때도 있다. 만날때마다 트러블이 잦거나 나와 잘 맞지 않는 타인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을 자주 안 만나면 되고, 연락하지 않으면 끝나는 일이지만 '가족'이라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떼내어 버릴수도, 쉽사리 연을 끊어버릴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어쨌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낯선 타인인 두 사람이 '가족'보다 더 깊은 이해와 감정적 교류를 나누게 되는 관계를 보면서 과연 진짜 가족의 의미가 어떤건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낯선 것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조심스럽게 이해하는 방식들이, 어쩌면 서로가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기에 늘 실수 연발하고 쉽게 상처를 주게되는 피 섞인 '가족' 보다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건강하고 애틋한 정서적 교류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하라'와 오즈 할머니는 각자 개인만의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사실 '상처', '트라우마'와 같은 단어들은 영화나 문학에 수시로 등장한다. 왜냐하면 어떤 작품이든 이야기 속엔 갈등을 빚는 구조가 있고 그 갈등은 상처나 트라우마로 부터 시작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캐릭터를 깊게 이해함에 있어서 '상처'는 중요한 단어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뒷바라지하며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려 심각한 애정결핍을 겪어온 '하라'와 일본군 혹은 일본인으로부터 학대를 당한것으로 추정되는 '오즈' 할머니. 거기다 할머니는 인공 심장 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병력이 있다. 그 둘은 '타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하고자 한다. 할머니는 일본어로 쿠소(똥,대변)라고 몸에 새겨진 문신이 있었다. 그 흉측한 문신을 가리기 위해 마침 취미로 몸에 타투 새기는 작업을 공부하고 있던 '하라'에게 자기 몸에도 예쁜 커버업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한참 모자란 실력이지만 '하라'는 평소 생화 꽃을 압축하여 수집하기 좋아하는 할머니를 위해 예쁜 꽃을 새겨드리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딱딱하고 소통이 없었던 둘 사이의 허물이 조금씩 벗겨지고 괜히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이 무심한듯 하지만 '츤데레'같은 모습이 비춰져 애틋해 보였다.
사실 소설 속 하라의 과거 기억 회상 중, 남동생의 죽음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 그녀의 가해 여부가 확실치 않고 희미했다. 그러나 예상해보건데 '하라'가 형사로부터 집중적으로 심문을 받았던 경험과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봤을 때 여주인공 '하라'가 남동생의 죽음에 직접적인 가해자 일수도 있다는 소름끼치는 가능성을 어느정도 열어두고 있다고 본다. 아마도 그 죄책감과 본인에 대한 혐오로 허벅지에 수 차례 자해를 시도 해왔지 않았을까. 그래서 '합리적'으로 자해 할 수 있는,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는 '타투'라는 것을 자연스레 시작해보게 되었다는 그녀의 얘기가 어느정도 그 무서운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어찌됐든, 생판 남인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가족보다 더 진한 우정을 나누고 누구에게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담담하게 풀어가는 이야기가 조용하고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그 '오즈'라는 할머니 캐릭터가 자꾸 머릿속에 그려졌다. 진한 이미지에 어딘가 강해보이는 인상. 눈빛은 쉽게 사람들에게 정을 내줄 것 같지 않은 차가운 느낌에 여름에도 터틀넥 옷으로 몸을 가리고 다니며 꽤나 야위고 마른 몸의 할머니가 캐릭터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할머니가 애착하는 영화로 '오즈의 마법사'가 나온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뭔가 신비로운 환상의 마법 세계를 그리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오즈'라는 별명을 가진 할머니. 극장 개관 이래로 줄 곧 오즈의 마법사를 보러 빠짐없이 찾아간 할머니가 이 영화를 본 횟수만 해도 수십, 수백번이 넘을텐데 불구하고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흐트러짐 없이 스크린을 응시하며 집중하던 할머니에게 '오즈의 마법사'라는 영화는 어떤 의미였던걸까.
앞에서 1.하강나선에 갇힌 뇌에 대한 리뷰를 마쳤다. 그리고 이번에는 chapter.2 상승나선을 만드는 뇌에 대한 리뷰를 적어볼까 한다. 말그대로 하강나선에 갇힌 뇌를 다시 어떤 방법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을 이 장에서 알려주고 있다.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
"내가 아니라 뇌가 게으른 것 뿐"
이 책에서 뇌를 상승나선으로 올리는 가장 첫번째로 소개하는 방법은 바로 '운동'이다. 사실 운동만큼 확실한게 없다. 하지만 대부분 우울증에 오랫동안 빠져있는 사람들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게 그렇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바로 그 이유가 '당신이 게으른게 아니라 당신의 뇌가 게을러져서 그렇다'라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로 알려주고 있다. 즉 당신의 전전두피질은 "나...아무래도 운동해야될 것 같아"라고 말하지만 이내 '배측선조체'에서 "엥? 니가 언제 운동했다고 갑자기 왠 운동? 그냥 매일 하던대로 가만히 있지그래? 그게 편한데." 라고 시비를 붙일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운동'이라는 거창한 말을 걷어버리고 "그저 몸을 조금 움직여라"라고 얘기해주고 있다. 운동해야지! 라는 압박감 가득 싣은 채찍질이 아니라 아주 따뜻하고 자상하게 "조금 움직여보렴, 꼭 트레이닝 복을 갖춰 입고 헬스장을 가란 얘기가 아니란다." 라고 꽤나 부드러운 어조로 우리의 게으른 뇌를 타일러 준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있는 유산소나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운동이 아니라도 그저 몸을 움직이고 집안일을 조금씩 해내는 것 만으로도 우리 뇌의 신경 화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장에서 유혹을 뿌리치고 나쁜 습관을 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전전두피질이며 전전두피질은 세로토닌이 정상적으로 활동 할 때 제 기능과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는 세로토닌이 급감한 상태이고 그 말은 즉 전전두피질이 제 기능을 못하고 변연계로 이미 주도권이 넘어 간 상태란 걸 의미한다. 그러나 세로토닌의 공급량에는 이미 한계가 있다고 했다. 즉 '운동'을 통해 세로토닌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여기서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은 새로운 뉴런을 만든다."
"능동적으로 운동을 선택할 때 더 큰 해택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많은 실험 사례들을 뒷받침 하며 이론을 설명해준다. 여기서도 쥐 실험을 빼놓지 않을수가 없는데, 그들은 쥐를 자발적 달리기 그릅과 강제로 달리기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두 그룹의 모든 쥐들의 해마에 새로운 뉴런이 아주 많아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특히나 '자발적 달리기'그룹에서 더 많은 뉴런이 생겼고 이는 능동적으로 운동을 선택 할 때 더 큰 해택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기 동기부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 결과는 쥐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분명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운동이 뇌에 끼치는 신경화학물질의 변화
새로운 뉴런을 만든다.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린다.
노르에피네프린이 충전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대게 집중하기 어렵고 깊은 사고가 힘들어지는데 이는 주로 노르에피네프린계가 힘없이 쳐져서 생기는 현상, 세로토닌 다음으로 가장 많이 타깃으로 삼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선물한다.
엔도르핀을 증가 시킨다. (주로 격렬한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
전전두피질의 혈류량이 증가한다.
#최선의 결정이 아닌 '괜찮은' 결정
개인적으로 chapter.2 장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섹션이고 어쩌면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에게도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심어줄 수 있는 얘기가 될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늘 최고의 선택을 하려는 생각은 어쩌면 고집이고 욕심이다. 그리고 그 고집은 되려 '완벽'할 수 없는 결과물로부터 우리를 도망치고 회피하고 싶게 만들며 결국 '괜찮은 결정'보다도 못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나는 '나'라는 사람이 꽤나 극단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이란 걸 조금은 알고있다. 취향을 살펴봐도 그렇다.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겨울이며 좋아하는 시간대는 이른새벽/늦은저녁 이런식이다. 나는 어중간한것 보다 확실한 개성과 특징을 좋아하므로 늘 좋아하는 성향이나 취향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가지를 동시에 좋아할 때가 많았다. 어쩌면 이런 성향의 인간들이 더욱 더 모 아니면 도를 실행하므로 '괜찮은 결정'과 '타협'이 주는 안정적인 감각에 더딘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에게는 한번의 쾌락이 아니라, 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상승나선을 만드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유부단함이 행복을 가로막는다."
"결정하면 습관이 조절된다."
"결정을 내리면 통제감이 생긴다."
흔히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은 막연한 목표만을 세우는 경향이 다분하다. 예를들어 "운동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2번. 구체적으로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꼭 운동하는 날. 이런식으로 막연한 목표를 구체적인 계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직장을 구한다"라는 목표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한 주에 이력서를 몇군데 보내본다. 라던지 이력서를 수정한다. 또는 10분간 온라인으로 직장을 물색하겠다. 라는 더 작은 구체적 목표를 재수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장에서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대한 쥐 실험이 또 한번 등장한다. 이 연구에서는 쥐 두마리를 짝지어 놓고 무작위로 꼬리에 작은 충격을 가했다. 쥐들의 꼬리는 하나의 전선에 연결되어 있어 두 쥐 모두 동일한 충격을 경험했고 A쥐는 충격이 왔을 때 쳇바퀴를 돌려 두 쥐 모두에게 오는 충격을 멈 출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B쥐가 쳇바퀴를 돌렸을 때는 충격을 멈출 수 없도록 하였고 결국 B쥐는 A쥐가 충격을 멈춰주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두 쥐 모두 동일한 무작위 충격을 동시에 받았음에도 실험이 끝 난 뒤 A쥐는 상당히 잘 지냈지만 B쥐에게는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자신이 상황을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결정을 하는 행위 만으로 우리는 통제감을 느낄 수 있고 무엇도 바꿀 수 없는 상황인 것 처럼 느껴지더라도 당장에 내 의지로 조절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 부터 결정/실행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잘못되고 틀리게 되더라도 '통제감'을 느끼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력을 주지 않는다. 그 결정이 실패했더라도 당신은 통제감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내게는 '매일 매일 어떤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쓸까'라는 생각과 결정이, 내 상승나선을 움직이는 작은 시작과 큰 움직임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도무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겠다면, 책에서는 당장 오늘 점심엔 뭘 먹을지, 어떤 tv프로그램을 시청할지 정도의 아주 단순한 선택부터 시작 하라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수면의 신경과학
질 좋은 수면이 신경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그 이론에 대해 자세히 알지 않아도 몸소 느끼고 겪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도 어쩌면 바로 이 '수면' 문제에 있다. 그 이유는 나는 전혀 '아침형'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라고 되묻는다면 그것은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뇌의 모양과 신경 회로들도 제각각 다른 모양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으로 구분 할 수 있고 마침 내가 아침형 두뇌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단지 염두해야 될 부분은, '저녁형' 혹은 '새벽형' 타입에 속하는 사람들 일수록 질 낮은 수면을 취할 확률이 높고 그로인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빈도나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을 인지 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마땅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흔히 감정적인 뇌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저녁형/새벽형에 많이 포함되는데 예를들어 잘나가는 작곡가나 아티스트들의 경우 밤을 새어가며 영감을 받을 때 마다 작곡했던 곡들로 히트를 치고 그로 인해 대중들로 피드백을 받고 그런 과정에서 이미 '저녁형' 인간으로 살아감에 대한, 질 높은 수면을 일부 포기하는 삶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등단하지 않은 작가, 혹은 그림작가, 그 외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밤을 지새워 가며 열정을 쏟는 작업을 해도 그들에게 '보상'은 확실치 않다. 그런 이들에게 '우울'과 하강나선은 어쩌면 늘 뒤에서 언제나 대기중인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고 그때마다 대응 할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보상과 위로를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직장이 없는 백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책에서는 '질 좋은 수면'을 취하도록 노력하라는 얘기를 쭉 하고 있지만 직업 특성향, 그리고 타고난 성향상 그러기 어려운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위와 같이 나름 생각을 해보았다. '저녁형'인간인 내가 하고 있는 내 스스로에 대한 보상과 위로는 어쩌면 '글쓰기'다. 어쨌건 생산적인 무언가를 행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비록 나는 '아침형'인간은 되지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간대를 이용해서 생산적인 뭔가를 한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그것만으로도 최소한의 능동적으로 통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론은....... '질 좋은 수면'을 포기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나는 영원히... 건강한 수면을 하지 못할거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과 합리화를 늘어놓으려 했다기 보다는, 어느정도는 타고난 점을 인정하되, 대신 만족 할 수 있는 뭔가를 하자는 말을 쓰고 싶었다. 어쨌거나 팩트는 '뇌'는 낮에 일하고 밤에 깊은 수면을 취하는 패턴을 가장 좋아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잠은 뇌의 청소부다.
-잠은 명료한 사고력과 걱정을 줄여준다.
-잠은 학습력과 기억력을 향상한다.
-잠은 뇌 회로의 의사소통을 개선한다.
-잠은 멜라토닌을 만든다.
-잠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도파민을 생성한다.
뇌를 푹 잠재우는 7가지 요령
내리 8시간을 잔다.
침대 또는 침실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자기 전 준비단계로 반복적 일과를 만들자.
잠 시간이 가까워 올 땐 카페인을 피한다.
자기 전 3시간 이내에는 많은 양의 식사를 피한다.
술을 수면 보조제로 쓰지말라.
운동하라.
그 외 뇌를 상승나선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습관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기", "바이오피드백의 힘", "감사 회로가 부정적 감정을 밀어낸다", "그저 사람들 속에 있기", "전문가라는 도구" 등으로 다른 많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습관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것은 chapter.1에 말한 좋은 습관 들이는 방법에 대한 얘기와 반복되는 부분이 많고 결국은 역시 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오 피드백 또한 몸이 움직이는 대로 뇌가 반응하고 움직인다는 것. 반복적으로 운동의 중요성을 강요하고 있고 감사회로는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감사 메모나 감사 일기를 작성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소한것의 가치를 찾는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그저 사람들 속에 있기.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지나치게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 하기 위한것으로, 꼭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교활동을 벌이는 게 아니라도 혼자 그저 사람이 많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것. 사람들이 많은 공원에서 홀로 산책 하는 것 등등 쉬운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 사소한 노력이 극단적으로 자신을 고립시키려는 상황을 그나마 모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말이다. 전문가라는 도구는 말 그대로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아 약물의 힘을 빌리는 것, 또는 그 외 심리상담에 대한 것도 포함한다.
chapter.1을 통해서 전반적으로 뇌가 '우울함'으로 빠지는 과정과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 그리고 각 신경들의 역할에 대한 이론적 설명들을 알 수 있었고 chapter.2는 하강나선에 갇힌 뇌를 다시 상승나선으로 끌어올리는 방법과 그 노력들에 대한 얘기들을 알아 보았다.
책을 읽고서도 당장 모든 걸 완벽하게 숙지하긴 어렵더라도 전반적인 뇌의 흐름이 어떤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개념과 감이 잡힌다면 충분하다고 본다.이제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들을 나의 '뇌'에 구체적으로 대입해보고 단, 무리하지 않게 시도해보는 일만 남았다.
나를 궁지에 몰아 채찍질 하지 않는 것, 변화의 시작은 지금 내 상태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이 책의 리뷰가 우울증을 힘들게 앓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
"우울증의 하강나선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기분을 저조하게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조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아주 안정적인 상태다"
예전에 지인이 이 책을 추천 해줬었는데 그게 벌써 1년이 훨씬 넘었지 싶다. 그 말은 즉, 그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시간을 이 책을 읽기 위해 고군분투 했왔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책에서도 얘기하다시피 '우울증에 걸려 있으나 이 글을 읽을 만큼은 건강하다면 우울증의 진행방향을 뒤집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셈이다.'라고 표현 했는데 사실 나는 집중력 저하로 여러번 책읽기에 실패했고 좌절했었다. 이것은 흔한 '우울증 환자'가 겪는 아주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끝없는 재 시도 끝에 드디어 chapter.1까지 온전한 집중력으로 완독할 수 있었고 그 자체로도 지금 매우 뿌듯한 상황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리뷰를 두번에 나누어 포스팅 할 생각이다.
chapter.1_하강나선에 갇힌 뇌.
챕터.1은 하강나선으로 빠져드는 뇌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뇌에 일어나는 많은 변화들에 대한 설명을 주로 하고있다. 뇌의 구조적인 부분과 이론적 명칭, 신경전달 물질에 대한 정의 설명들이 많아서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나처럼 '하강나선'을 타는 뇌가 아닌 '건강한' 뇌를 가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나보다 훨씬 더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나는 chapter.2보다 1을 개인적으로 더 흥미롭게 읽었다.
#우울증의 뇌지도
우울증의 뇌 지도 부분의 대한 설명은 이 책을 읽기에 앞서서, '내 뇌가 왜 이모양 이꼬라지로 생겼나'에 대한 불필요한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주는 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토네이도와 우울증의 닮은점'이었다.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주로 오클라호마에는 토네이도가 나타나는데 뉴욕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오클라호마는 조건이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평한 지형, 기온 변화, 습도, 풍향, 풍속에 이르기까지. 그렇다고 오클라호마에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뇌의 경우도 똑같다. 우울증 상태일 때도 뇌 자체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의 뇌가 근본적으로 잘못한 건 없다는 뜻이다. 오클라호마에 토네이도가 자주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클라호마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 할 수있을까? 전혀 아니다. 그저 토네이도가 일어나기 쉬운 모든 지형적, 기온적 조건들을 완벽히 갖추었기 때문인것이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뇌가 담당하는 역할들은 누구나 똑같지만 뇌 회로, 신경전달물질 등등 각각의 뇌에서 반응하는 정도에는 제 각각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마치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다른 성격, 외모를 갖추고 있는 것 처럼 뇌의 모양도 그러하다고 받아 들여야 되는 얘기인 부분이라는 것.
"내 뇌는 왜 이 모양 이꼬라지인거지?" , "남들은 그렇지 않은데 왜 유독 나만 이렇지?"와 같이 뇌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이것은 마치 내가 거울을 보고 "나는 왜 이렇게 생겼지? 내 눈은 왜이래? 내 코는 왜이래?" 라고 얘기하면서 근본적으로 수정할 수 없는 부분을 파고들고 불평하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내게 어울리는 옷이 뭔지, 헤어스타일이 뭔지, 어떤 메이크업이 잘 어울릴지를 고민하며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고 이로운 방법 아닐까. (성형도 포함) 바로 뇌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뇌의 반응은 제 각각 다르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는 '우울증'을 수시로 앓는 사람들은 마치 토네이도가 휩쓸기 딱 좋은 조건을 갖춘 '오클라호마'같은 뇌를 가졌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하지만 남보다 예민한 걸 부정않되, 그런 나의 뇌에게 처방할 수 있는 일들과 옷들을 적절히 맞게끔 꾸며주고 입혀주는 방법을 바로 이 책에서 앞으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책을 이해하기에 앞서 뇌의 기본 신경회로에 대해 간단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크게 '전전두피질'과 '변연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초 간단히 정의하자면 전전두피질은 뇌의 가장 앞부분에 있고 감정에 관해 '생각'하는 역할을 한다면 변연계는 바로 그 감정을 '느끼는' 역할을 하는 아이이다. 즉 더 쉽게 말해, 전전두피질이 계산과 이성적 사고를 담당한다면 변연계는 아주 감정적인 처리를 하는 아이라고 생각함이 맞을 것이다. 우울증은 바로 이 전전두피질, 변연계의 의사소통 문제에서 비롯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행복했던 때를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슬픈 사건은 아무런 문제없이 떠올릴 수 있다."
위 글에 더욱이 불행한 팩트를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일반적으로 뇌는 불행의 경험을 훨씬 자극적으로 기억하고 그 기억을 잊기 위해서는 적어도 훨씬 더 많은 긍정적 경험을 가져야 그 나쁜 기억을 온전히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왜? 라고 한다면 글쎄, 우리의 뇌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 불공평 한 것 같지만 어쨌든 그게 진실이다. 한번의 불평을 들으면 적어도 세번 이상의 칭찬을 들어야만 그 기분 나쁜 감정이 온전히 나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부정적인 기억, 아픈 기억이 훨씬 머릿속에 오래 남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므로 더이상 그 부분에 대해 스스로 자책 할 필요가 없게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인생이 빌어먹을 사건으로 채워진 이유
"우울증은 하루종일 뉴스만 보는 것과 같다."
기분일치주의편향 = 기분이 나빠지면 뇌의 부정 편향이 악화된다는 사실.
기분일치주의 편향은 말 그대로 기분이 안좋을 때면 세상과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더욱 더 잘 포착하게된다는 특징인데, 이는 점점 행복한 사건을 기억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슬픈 사건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진다는 것이다. 그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 싶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아무렇지 않은 단어에도 '편도체'가 반응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단어게임을 하도록 했는데 '악몽'처럼 부정적인 단어들만 사용하게 하였고 그 결과 부정적인 단어를 보기만 했는데도 편도체의 감정 반응성이 더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즉 우울증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더욱 부정적인 사건에 감정을 기울이고 세상의 슬픔을 더 예민하게 감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이다. 바로 하루종일 심각한 뉴스만 보고 있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너무나도 적절하다. '그저 채널만 바꾸면 다른 즐거운 것들도 감상 할 수 있는데 불구하고 절대로 채널을 바꾸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울증인 것이다.'
"뇌는 모르는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왜곡한다."
"행복한 기억에도 어둠과 슬픔을 덧칠하는 우울증"
변연계의 뇌구조 ↓
앞서말한 나쁜것만 기억하고 좋은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은 편도체와 해마의 의사소통 이상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편도체와 해마는 뇌의 깊은 곳에 위치한 '변연계'에 해당하는 아이들이다. 바로 앞서 말한 '감정을 느끼는' 부분에 해당하는 아이들인데, '해마'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save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해마는 감정이 실린 기억들을 좋아해서 동시에 '맥락의존적'인 기억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말은, 해마에 저장된 기억의 데이터들과 유사성을 가진 상황이나 환경들을 귀신처럼 잘 캐치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들어, 과거에 감정적으로 심한 트라우마를 경험했던 곳과 비슷한 장소를 간다거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 그때의 기분이 쉽게 떠오르고 연상되는 경우 말이다.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마에게 "그 기억을 저장하라."고 명령하고 이것이 뇌가 '위험'으로 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해온 방식이다. 사실 해마는 그저 제 할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것이다.
전전두피질과 변연계의 디테일한 뇌의 구조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아래 주소 출처의 해당 블로그에서 아주 자세히 정리해주고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울증에 걸린 환자에게는 해마의 이런 역할은 결코 이롭기만 한 것이 아니다. 알다시피 우울증의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사건들을 훨씬 많이 인지하고 결국 그 부정적인 사건은 또 편도체를 자극하여 이를 해마에 저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에 저장되어 있는 이전의 행복했던 기억들은 괜찮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오래된 기억은 오래된 이메일처럼 처음 모습 그대로 열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래된 이메일은 첨부된 파일이나 내용이 훼손되기 일쑤다) 우리가 기억을 떠올릴 때 마다 조각조각 모여 재구성 된다. 부정적인 기분은 이 재구성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옛 기억에도 어둠과 슬픔이 덧칠되는 것이다. 과거마저 지금 끼고있는 '우울증'이라는 선글라스를 통해 보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이 사실을 적어도 인지하고 있다면, 우리의 삶이 우리가 느끼는 것 만큼 그렇게 나쁜 기억들로만 꽉 찬 것은 아니라는 걸 이해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우울증'의 필터로 행복했던 기억마저 위협당하고 훼손되고 있다는 비극적인 상황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 최애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속에 나왔던 장면을 단숨에 떠올릴 수 있었는데, 주인공이 우울함의 선글라스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행복했던 기억마저 슬픔으로 덧칠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주 적절한 장면이 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라일리'가 새로운 학교로 전학오면서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라일리는 미네소타에 살면서 겪었던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들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그 순간 '슬픔이' 필터가 적용이 되면서, 행복했던 추억이 순식간에 슬픈 기억으로 재구성/훼손되는 모습을 아주 적절하게 잘 보여준다.그리고 이 영화의 말미에는 슬픔이 필터로 훼손되었던 주인공의 기억들이 다시 슬픔과 기쁨이 공존된핵심 코어 기억으로 재구성 되고 그로인해 주인공이 더욱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통해서 한 층 성숙하게 됨을 보여준다.
즉 우울함의 필터를 인지하면, 그 필터를 벗을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셈이다.
역설적이지만 슬프고 기쁜 복합적인 감정의 공존은 우리를 심리적으로 더욱 성숙캐 하도록 한다.
#나쁜습관에 갇힌 사람
뇌는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분하지 않는다."
"뇌는 늘 가던 길만 가고싶어 한다."
습관은 뇌 깊은 곳에 자리한 오래된 처리 중추인 '선조체'가 통제하고 충동은 측좌핵이 촉발한다. 뇌가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러나 어째서 왜 우리는 '나쁜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쉬울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 해 답은 바로 '도파민'에 있었다. 주로 자극적인 나쁜 습관이 훨씬 도파민 분비가 많고 쉽기 때문이라는 것. 섹스, 마약, 담배, 폭식 등이 그러하다.
거기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더욱 더 그 나쁜 습관에 중독 될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쾌락을 주는 모든 것은 측좌핵에서 도파민을 분비시키는데 바로 이 도파민 활동이 일반적인 사람들에 비해 크게 감소 한 상태이므로 예전에 즐거웠던 일들이 더이상 즐겁지 않고 어떤 자극에도 도파민 활성을 담당하는 뇌가 더디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결국 마약,도박,포르노 처럼 다량의 도파민을 분비하는 행위만이 측좌핵을 움직 일 수 있다는 설명이 된다. (즉각적, 일시적인 기쁨의 중독)
스트레스는 더욱 습관을 강화한다.
또 흥미로운 사실은 스트레스는 뇌가 새로운 행동을 하는 것 보다 오래된 습관을 선택하도록 편향 시킨다는 것이다. 각각의 뇌가 담당하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재미있게 보여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래 책에서 발췌해온 '뇌의 대화'를 읽으면 바로 이해하기 쉽다. 조금 더 친근하고 바로 이해하기 쉽도록 말투를 내 임의로 바꾸어 써보았다. 어쨌든 말하자면 우리 머릿속의 뇌가 나쁜 습관의 갈등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마치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배측 선조체 : "야, 우리 항상 이 방식으로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냥 이렇게 하자ㅎㅎㅎ"
-전전두피질 : " ㄴㄴ 그건 우리 목적지로 가는데 전혀 도움 안됨 ㅇㅋ? 우리 목적과 무관함. 그러면 안됨" -측좌핵 : "와, 저 떡볶이 ㅈㄴ 맛있겠다."
그러나 안타까운것은 불안과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파워의 힘이 배측 선조체와 측좌핵 쪽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난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도, 애인과 싸우거나 가족과 갈등이 생기면 의식적으로 규칙적으로 행하고 노력하던 것들이 또 다시 무너지게 되고 내팽개쳐지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것이다. 만약 전전두피질의 세로토닌이 급감소하여 제 기능을 잃고 배측 선조체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면 뇌의 대화는 마치 아래와 같지 않을까.
-배측 선조체 : "야야야, 하던대로 할거지? 늘 하던 방식이니까 이게 편하고 쉬움 그냥." -전전두피질 : ".....그러든지 말든지... 나 힘 없음... 관심없음......"
-측좌핵 : "와씨, 이건 꼭 사야대ㅋㅋㅋ (결제중) "
그래서 정말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좋은습관'을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노력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 하여 다소 의식적으로 행동 패턴을 만들어야 하고 장기적인 습관으로 장착 되기까지 아마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 반복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습관으로 정착되고 나면, 더이상 의식적으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아도 이미 이 패턴이 배측 선조체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쾌락의 여부와 상관없이 늘 하던 행동을 또 반복 하고싶게끔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아래의 대화처럼 만들어지도록 뇌를 구성하는 것이다.
-배측 선조체 : "야야, 맨날 운동했으니까 오늘도 해야지. 빨리 운동하자." -전전두피질 : "ㅇㅋㅇㅋ 좋은 생각임. 해야쥐 당욘" -측좌핵 : "와 저거 핵 맛있겠다." -전전두피질 : "ㅇㅋㅇㅋ 일단 그건 운동하고 생각해보자."
"배측 선조체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저 닦아놓은 길을 따라가는 일에만 신경 쓴다."
(나쁜 습관인지 좋은 습관인지 애초에 얘는 관심이 없다)
"선조체는 일단 길들이고 나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충동을 촉발하는 역할을 하는 측좌핵은 마치 '파티광'을 보는 것 같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아주 큰 전전두피질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의지적 행위를 통해 나쁜 상태를 극복할 능력이 있다.
즉 브레이크를 밟아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걸 멈출 수 있다. 이것은 전전두피질의 '세로토닌'이 제 기능을 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로토닌의 공급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위의 대화처럼 충동에 저항하는 전전두피질의 올바른 기능은 마치 제한된 수의 총알 갖고 좀비떼에 맞서 싸워야 하는것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전전두피질에만 의지하지 않고 세로토닌을 촉진을 할 수 있는 다른 좋은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바로 그 설명을 Chapter.2에서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Chapter.2 리뷰로 따로 글을 올릴 예정이다.
어쨌든 Chapter.1 에서는 '하강나선에 갇힌 뇌'에 대한 모든 구석구석을 살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지만 이미 심각한 우울함의 굴레 속에 빠져버린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시도조차 두렵고 버거울 것이다. 나 역시도 분명히 그랬고 끝 없는 여러번의 시도 끝에야 챕터.1을 온전히 정독 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동안 머릿속을 방해하는 많은 잡생각들을 떨쳐내지 못하여 늘 포기하고 실패하기 일쑤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의식적' 노력 끝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그 자체로 나에게는 만족스럽고 뿌듯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이 책은 꽤나 우울하지만 다행히 아직은 정신적 이성의 '끈'을 힘들게나마 붙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많은 도움이 될 시기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