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Onward, 2020) 

관람객 9.45 (11)기자·평론가 6.40 (5)평점주기개요 판타지, 모험 2020.06.17. 개봉 102분 

미국 전체 관람가 감독댄 스캔론 관객수17,377명

내용 - 마법이 사라진 세상에 살고 있는 취향과 성격 모두 정반대의 두 형... 줄거리더보기

부가정보공식사이트

 

 

어른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볼만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최근 픽사에서 또 나왔다. 개인적으로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 '인사이드 아웃'은 여전히 내 인생 영화라고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감동을 받으며 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바로 지금 리뷰하고자 하는 '온워드' 역시 내 인생영화 인사이드아웃 만큼이나 따뜻하고 감동적인 영화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내 순수한 감수성을 마구 흔들어 깨워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때 마다 이런 영화를 즐기고 관람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인사이드 아웃 영화가 막 개봉했을 때 기억에 남던 리뷰가 있었다. 아이와 같이 보려고 손 잡고 영화관 들어갔다가 나올 땐 엄마가 엉엉 울면서 나온다는 리뷰였는데 '온워드' 역시도 '가족'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가장 섬세하고 여리디 여린 부분들을 마구 건드려 주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온워드에는 성격과 캐릭터가 너무나도 상이한 두 형제가 등장한다. 바로 주인공 '이안'과  그의  형 '발리' 이다.  둘은 같은 형제라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정 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그런  두  형제의 사랑스러운 케미가 돋보였던 영화라고 얘기하고 싶다.  삐쩍 마른 몸에 소심한 주인공 '이안'은 늘 걱정투성이에 살면서 문제라고는 전혀 일으킬 것  같지 않은, 말  그대로 '왕소심'  캐릭터이다.  그에 반해 형 '발리'는 다소 엉뚱하며 기분파에  '직진러'라고  표현하면  딱 알맞을 정도로 의욕충만 아니, 의욕과다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두 형제가 빚어내는 갈등과 우애, 나아가서 따뜻한 가족애를 그리는 가슴 따뜻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꽤 여러  '키워드'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영화의 가장 큰 주제가  되는, 영화에서  내내 얘기하는 '마법' 이라는 것에  대해 눈여겨  보고싶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 시작은 이러하다.  예로부터  엘프들은 마법을  써왔고 마법을 익히기 위해 부단한 노력들을 해왔다.  마법은 주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여져 왔으며 그 기술을 익히는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지나  현대로 접어들면서  엘프들의  세계에도 문명이 접어들었고  '마법'  기술을 익히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던 엘프들은  노력  없이도  '기술'의 발전을 통해 많은  편리한 현대  문명들을 접하게 되고 그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어느새 '마법'은 엘프들의 세계에서 등한시 되어 버린다.  그렇게 '마법'은 역사속에만 존재하는 마냥 그 존재가 점점 사라져 버렸고 편안한 일상에 익숙해진 엘프들은 자신의  능력, 존재가치 마저 잊어버리고  편리함을 영위한채로 그렇게  평범한 나날들을 살아간다. 

 

 

 

 

 

 

 

여기서 아까 소개한 괴짜  기분파 직진러  '발리'는 동네에서도  소문 난 '마법 역사'  광이며 한편으로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캐릭터,  엉뚱한  생각으로 과거  역사속  기록에만  열광하는 채로  살아가는 한심한  루저  '오타쿠'로  비춰지는 캐릭터다. 열정적인 오타쿠.  정도로 이해하면  가장 쉬울 듯 하다. 어느날 동생 '이안'이  16세  생일을  맞이하면서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선물을  전달 받는데,   다름아닌 마법 주문서 ,  혹은 지침서 였다. 그  마법 주문을 성공시키면 단 하루동안  돌아가신 아버지를 소환, 환생  시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는데 바로 이 영화는  두 형제가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그 마법 주문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부투 하는 여정들을 담고 있다.

 

 

With a little bit of magic, we can do almost anything!

약간의 마법이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영화에서  꾸준히 언급하는 '마법'이 왠지 "열정"과 "순수함"으로 들렸다. 그리고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순수 본연의  우리 모습들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했다. "마법이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는  말은 즉 "열정"이 있다면, 내게 간절함과 진심이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라는 말로 내게는 들렸다.

 

아무튼 왕 소심이었던 '이안'에게는 형에겐 없는 '마법'에 대한 소질을 타고난 아이로써 바로 아버지가 남기고  간 주문의 일부만을 성공시켰는데 그 때문에 아버지는 온전한 모습으로 다 환생되지 못하고 하반신만 완성된 채로 ,  그야말로 기이한 모습으로  소환되어 버렸다. 단  하루동안만 환생할  수 있는 아빠이기에 두 형제에게는 24시간안에  아빠를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시키는 것이 임무가  되버렸고,  온갖 마법 역사에 대한 잡다한 지식러였던 형 '발리'는 그동안의 덕후력을 총동원해서  아버지의 모습을 완성시키는데  아는 지식들을 쏟아내 주력을 다하고  동생 '이안' 역시  소심한 겁쟁이였지만 타고난 마법 능력을 깨달으면서 형의 정보와 지시대로  열심히 마법  기술을 익히며 위험상황이 주어질 때 마다 도전하고 부딪히며 최선을 다한다. 

 

그 과정  속에서 웃음과 감동, 재미가  돋보이는 형제들의  여정은 정말 두말할 것 없이 매력적인 영화라고 단연 추천하고  싶다. 별로 큰 기대없이 선택해서 보게 된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몇번의 참기  힘든  진한 감동의 순간들이 여러번 욱욱  치밀고 올라오는 바람에 눈물을 참느라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내 옆자리에 앉아서  함께 영화를  관람한 남자친구는 이미  눈물 샘 폭발하며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는게  이 영화의 생생한 후기다...

 

 

 

 

 

 

 

 

다른 이들의 즐거운  영화관람을 위해 최대한  스포는 자제하도록  하겠다. 아무쪼록 소중한  가족애를 다룬 영화. 가장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의 잠자는 순수한 감수성을  깨워주는 픽사 애니메이션을 나는 너무나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마치 현생에 찌들어 소중함과 순수함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영화속 엘프들의 캐릭터에 자연스레 투영되기도  하고  영화에서 말하는 '마법'이란 것  역시 현재 우리가 잊고있는  우리안의 숨어있던 '열정'과 '진정성' 같은 것들을 동시에 상징하는 것 같아서  보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다.

 

그러면서  내 안에 가지고 있는 '마법'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열정, 능력,  진정성. 내가 애써 잠재워놓고 모른채 하며 살아가고 있는  '마법'이란 것은  과연 어떤것일까. 온워드는 바로 그런 고민과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다. 잊고있던  소중한 것을 다시  상기시켜 주고 그것을 부디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과연 그 메시지가 내게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될 지, 얼마동안 가슴속에 새겨두고 있을 지 사실 알수  없는 노릇이지만 또 다시 삶의 팍팍함에 찌들어  중요한 뭔가를 잊고 살아가는 것  같은 공허한 마음이 들때면 그때 쯤 또 한번 꼭 꺼내어 보고 싶은  영화다.

 

 

 

 

 

 

 

 

 

 

 

 

 

 

 

요약한국 | 드라마 | 2019.10.23 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118분

감독김도영 출연정유미공유김미경김영표  더보기

줄거리 1982년 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더보기

누적관객수3,679,019명 

(2020.04.28, 역대 179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한때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됐었던 영화 '82년 김지영'을 이제야 보게 되었다.  개봉 당시의 분위기를 떠올려 보면 별점 0.5점 테러와 동시에 별점 5점을 왔다갔다 하며 극단적인 평가들이 줄지어졌고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일단은 방목한채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별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뭔가 물어뜯고 뜯기는 빅 이슈가 있을 때 나는 약간 물러나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주시하기는 하지만, 당장 어느 쪽에  동참해야 해야되지?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잠깐 관심을 닫아놓고 멀리서 보게 되는 편이라고 해야될지. 특히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우는 영화화 되기 전부터 워낙 유튜브와 sns상에서 자주 이슈화 됐던 작품이기도 했고 페미니즘이니 뭐니 하면서 인터넷상의 젠더 갈등의 이슈 속에는 꼭 한번쯤 이 작품이 언급되는 것을 심심찮게 자주 봐올 수 있었다. 정말 많은 페미니스트들 부터 안티 페미까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에 대해 리뷰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종종 체험해 왔었고 그로인해 언젠가는 꼭 한번 나도 봐야지. 했던 영화를 드디어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이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짧고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느껴진 부분은 그다지 찾을 수 없었고 흔하디 흔한 지극히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기반으로 과장 없이 사실 그대로를 묘사 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몇몇 극단적인 별점 테러 리뷰어들이 이 영화가 젠더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으며 심각하게 여성 피해 의식적인 관점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이유로 악평을 늘어 놓았기에, 얼마나 그 과장이 심했으면 페미니즘 영화가 되려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니... 궁금증을 갖고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어찌 보게 된 후 내가 느낀 바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과장되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김지영'이라는 캐릭터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써 살아가면서 흔히 겪는 많은 일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남아선호 사상. 어머니 세대의 남아 선호 사상은 물론이고 주인공이 '딸'로써 성장하면서 겪은 남아선호 사상으로 일한 결핍, 학창시절에 겪은 성추행 경험을 제대로 위로 받지 못하고 되려 본인의 잘못인것 마냥 아버지로부터 꾸지람 받은 것, 또 대학 입시 문제로 가족들과 얘기하면서 "여자는 어차피 나중에 결혼해서 시집이나 가면 그만이야."라는 말을 통해 아버지로 부터 또 한번 차별을 당하고, 성인이 되고나서는 육아로 지친 주인공 대신 남편이 육아 휴직을 대신 써주겠다는 말에 신이 나서 다시 사회생활 재개를 꿈꾸었지만 이내 시어머니로 부터 "니가 나가서 벌어봤자 뭐 얼마나 벌어온다고"라는 핀잔을 들은 것, 직장 내에서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남자 동기들 보다도 늦게 진급 하는 것, 직장 내 흔한 남자 상사의 성희롱 및 여자 화장실 몰카 사건, 카페나 길거리에 아기 데리고 나갔을 때 들었던 '맘충'이라는 비난 등등...

 

그 어느것 하나 과장 된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고 겪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수준의 일상 이야기이며 지금도 매일 매일 쉽게 접하는 단어들과 이야기들이 아니었던가. 나는 뭐, 특정 부분을 더 확대 해석 했다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왜곡하고 포장해서 해석 한 부분이 있어서 논란이 되었던걸까? 싶었는데 어쩌면 영화는 현실보다 수위가 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일단 영화속에 공유가 맡은 '대현'이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이상적인 남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가 더 현실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그나마 순화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극 중 '지영'이는 사려깊고 이해심 많은 '대현'이라는 남편을 두고 있었기에 그만한게 천만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실제로 '지영'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모든 남편이 '대현'처럼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분명히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허다할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화가 오히려 수위를 조절 한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 막장 스토리로 치닫는다면 '대현'이 '지영'을 맘껏 나무란다던지, 남편/아빠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중간에서 시댁 갈등이나 더욱 조장하는 '핵답답' 캐릭터로 등장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아마 관객들 중 일부는 중간에 영화 보기를 포기하고 여기저기서 '암 걸릴 것 같다'는 호소를 내뱉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영화속에서 '대현'의 존재는 '지영'에게도 '관객'에게도 작게나마 숨 통 틔이게 하는 희망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매일같이 젠더 싸움과 남녀 갈등이 빚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 작가가 바라는 건강한 남성성의 모습을 '대현'을 통해 표현하고 그것을 대한민국 남성들에게도 영화를 통해 추구하고 변화하기를 어쩌면 기대 했던 것 아닐까 라고 짐작을 해보았다.

 

 

 

 

 

 

 

 

 

어쨌건 독단적인 '여혐주의자'들의 '안물안궁'식의 일방적인 평점 테러와 악평은 관심 가질 필요도, 신경 쓸 가치도 없다. 하지만 그 중에도 나름대로 공감 할 수 있었던 비평도 있었는데 영화속의 '맘충'에 대한 표현이 일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극 중 '지영'이가 아기 유모차를 끌고 나가서 카페에 음료를 주문하려고 줄을 서고 있는데 주변에 왠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지영을 보고 '어휴..맘충' 이라고 다짜고짜 동료들과 함게 험담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 원래 '맘충'의 의미는 아기를 낳고 육아하며 살림살이하는 여성을 모두 싸잡아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 예를들어 공공장소에 아기를 데리고 나왔을 때 누가봐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아이가 위험하게 뛰어다닌 다거나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아이를 제제하거나 훈육하지 않는 엄마들, 아기 기저귀를 보란듯 식당 테이블에 버려두고 간다던지 그런 파렴치한 짓을 일삼아 하는 '엄마'들을 보고 '맘충'이라는 혐오 단어가 생겨났던 것인데 영화에서는 그저 '지영'이 커피를 주문하려고 유모차를 가지고 줄서고 있을 뿐인데 옆에서 '어휴 맘충' 이라고 욕하는 상황이 다소 과장되었다는 비판이었다. 혐오 표현이 그만큼 빈번하게 만들어지고 쓰이다보니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마저 잘못 쓰이게 되는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선택으로 실수를 하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있기에 영화에도 등장한게 아니었을까 싶지만..

 

'맘충'이라는 표현까진 아니더라도 또 다른 장면에서 '지영'이 아기 유모차를 데리고나와 벤치에서 커피 마시며 쉬는 장면이 있었는데 왠 남성이 지영을 보고 그저 '팔자 좋다~', '나도 저렇게 남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쉬면 참 좋겠다.' 라는 식으로 주부를 비하 하는 그 장면에서 처럼 흔히 바깥일 하는 남자들이 잘못 생각하는 '집에서 놀고 먹는 여자'라는 부정적인 엄마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비판 하고자 한 것이  '맘충' 이라는 단어를 가져오면서 일부 '그들을' 부정적으로 자극 했지 않나 싶다.

 

 

 

 

 

 

 

 

 

아무쪼록 '82년생 김지영'은 내가 본 바로 절대 젠더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조장하는 영화가 아니다. 또 어떤 리뷰어의 말처럼, '82년생 김철수'라는 영화가 나온다면 사회속에서 겪는 남자들만의 고충을 우리는 충분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싸이의 노래 중에 '아버지'라는 곡이 있다. '아버지의 무게' 혹은 사회에서 남자들만이 갖는 '책임감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도 많고 많은데 왜 굳이 '엄마' , '주부'로써의 고충을 담은 영화에 대해서는 앞 뒤 가리지 않고 거센 비난을 내리꽂는 '그들'의 이유가 뭔지. 참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젠더갈등 조장이 아닌, 일상속에서 무심코 겪게 되는 여성으로써, 엄마로써의 많은 차별에 대해서 그 고충을 있는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해주며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그것은 남,녀 불문하고 함께 노력 해 나가야 하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아직 나는 미혼의 여성임에도 많은 부분들을 깊게 공감하며 정말 가슴 아프게 본 영화다. 부디 이 영화를 보고 남녀 갈등 조장이 아닌 서로 다르고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고 개선해 나가는데에 큰 의미와 가치를 둘 수 있는 남성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82년생 김지영
국내도서
저자 : 조남주
출판 : 민음사 2016.10.14
상세보기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2018) And Your Bird Can Sing, きみの鳥はうたえる

평점8.1/10 드라마 일본 2020.04.16 개봉 106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미야케 쇼(주연) 에모토 타스쿠이시바시 시즈카소메타니 쇼타

 

 

 

이 영화를 보고 짧은 평을 하자면 마치 이러하다.

"외로운 청춘, 공허한 청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와 사치코. ('나'의 이름은 영화가 끝날때 까지 절대 등장하지 않는다)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서점의 매니저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던 사치코는 그와 관계를 정리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 동거하는 친구 '스지오'. 스지오는 딱히 일하고 있는 곳이 없다. 가끔씩 아픈 엄마로부터 연락 오는 일이 전부다. '나'와 '스지오'는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을 시작으로 함께 동거하게 되었다. 이 후, 셋이 함께 어울리며 그저 웃고 떠들며 살아가지만 그런 와중에도 셋은 우정과 사랑의 감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 나간다. 

 

 

 

 

 

 

굉장히 일본스러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시대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흔한 젊은이들의 모습,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풋풋한 여름날의 분위기를 매우 잘  표현한 영화.  짧은 시놉시스에서도 충분히 '일본스러운' 설정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는데 1. 니트족처럼 살아가는 세명의 친구들. 2. 매니저와 불륜관계를 지속해 온 사치코 3.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언제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듯 그닥 근태가 좋지 않은 '나' 4. 현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시즈오. 이런 캐릭터 설정과 상황 설정들이 참으로 일본스럽다.  사실 공허하고 불안한 청춘을 보여주는 모습은 그렇게 낯설지 않다. 그런점은 일본 뿐만이 아니라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기에. 

 

개인적으로 '나'의 근무태도가 너무나도 공감갔던 것이, 몇년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극중에 '나'는 생계를 위해 서점 알바를 하지만 그에게 일은 돈을 버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딱히 책을 좋아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직업적 책임감이라곤 1도 없다. 예고없이 일을 결근 해버리는가 하면, 벌건 대낮에 서점에 책도둑이 나타나도 잡을 생각이 없다. 자신과는 그저 무관한 일인것이다. 나는 그의 나쁜 근태 속에 '무기력'감이 숨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가 열정적으로 일 하지 않는 건,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도, 그 어떤 동기부여도 그의 삶에서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저 '돈'만 벌기 위한 노동은 쉽게 권태로워지고 무기력해지며 인생의 목적성을 상실하게 된다.  한참 그러한 무기력이 내게 찾아왔을 때, 나 역시 첫 출근날부터 버젓이 5-10분 지각한 적이 있었고  그렇게 지각함에도 초조함이나 불안함이라곤 별로 없었다. 내 머릿속엔 언제나 "언제 그만둬도 난 아쉬울게 없어"와 같은 회의적인 생각들로만 가득했었던 때라,  심지어 출근시간에 늦을 위기상황에도 갑자기 입고 나온 옷이 뭔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집으로 컴백홈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단순 근태 불량이라기 보다도 그 보다 더 깊은 문제점이 맘속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바로 그 '무기력'감을 '나'라는 캐릭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해고 시키지 않고 '내일은... 출근할거니?' 라고 물어보는 서점 매니저를 보면서 도대체 얼마나 저런 경우가 비일비재 했으면 저런 반응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드는 장면이었다.

 

 

 

 

 

 

 

그들의 일과는 술마시고, 당구장가고, 클럽가고, 집에 돌아와 또 술먹고 수다 떨며 노는것이 전부이며 낙이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일 외에 특별히 자기개발을 한다거나 무언가 생산적인 취미활동을 하진 않는다. 그저 돈을 벌고->소비하며 살아가는 식으로 단순한 일상을 반복하고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공허함'이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 대해 직접적으로 두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 셋이 모이면 그저 오늘은 또 뭘할까? 글쎄, 그저 또 술이나 먹고 웃긴 얘기로 깔깔 거리며 놀면 그만인 것이다.

 

관객들은 그들의 방탕한 삶을 보면서 젊음을 '미화'하고자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건 절대로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누가 봐도 젊고 자유롭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불안하고 위태로우며 어쩌면 답이 없다. 하지만 자유롭게 사랑하고, 상처받고, 방탕하게 생활 하며 그저 기약없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젊음을 마구마구 소비하며 살아간다 할지라도 그 '순간'은 절대 영원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들의 삶이 다소 방탕해 보일지라도 모든것이 젊음이란 이름으로 용서될 수 있는 유일한 그 짧은 순간.  그 젊은날에 대한 각자의 강한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아마 사람들로 하여금 이 영화가 '아름답다' 라고 얘기 할 수 있게 만든 부분이지 않았을까. 

 

 

 

 

 

 

 

"젊음은 이렇게 사라져 버리는걸까?" -극 중 '나'의 대사 중에서-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에서 느낄 수있는 특유의 여름 분위기와 청춘의 자유로우면서도 불안한 정서를 잘 살릴 수 있었던 건 '젊은 감독'의 몫도 큰 부분 차지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디렉팅한 '미야케 쇼'라는 감독은 84년생으로, 아직 한참 어리고 젊은 영화감독이다. 또한 이 작품은 '사토 야스시' 라는 일본 작가의 초기 대표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작에서는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미야케 쇼' 감독이 디렉팅을 맡으면서 시대 배경을 현대로 가져오게 되고, 그래서 더욱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예나 지금이나 '청춘'이 갖고있는 고유의 의미와 상징성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특히 클럽신에서 강렬한 랩핑을 선보이던 랩퍼의 가삿말이나, 동전 노래방에서 사츠코가 부른 노랫말 등등. 영화에서 등장하는 노래 가사들 또한 이 영화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는데, AND YOUR BIRD CAN SING 이라는 영화 제목 또한 비틀즈의 노래에서 가져온 타이틀 제목이라고 한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틀즈 노래 보다 "Mariya Takeuchi - Plastic Love" 이라는 일본의 시티팝 장르 노래가 훨씬 이 영화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나른하게 즐기며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공허한 기분이 동시에 들게끔 하는' 딱 그런  분위기의 노래.

 

'Plastic Love'라는 노래 제목 마저 그러하다. 관계에 복잡하게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랑하고자 하는 조금은 이기적인 여주인공의 심리적 상태를 그대로 고스란히 반영한 것 같다. 처음 사치코와 '나'와 은밀히 자취방에서 첫 키스를 나눌 때 그녀가 그렇게 말했었다. 복잡한 관계는 만들고 싶지 않다고. 그러자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이기적인 자유로운 연애를 펼쳐왔지만 그것이 되려 더 복잡해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어쨌거나 '나'도 쿨하게 그녀가 하고싶어 하는 모든 것을 '존중'해주며 시종일관 '쿨'한 태도를 보여주었지만 결국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그것은 '쿨'함이 아니라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한다. '나'가 보여주었던 그 쿨함은 어쩌면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도 책임 질 수 없는 불안한 미래에 대해 굴복하는 감정 같은 것 아니었을까. 그저 오늘 하루 즐기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하루살이처럼 '지나치게 자유로운' 현실이 그들의 연애에 끼치게 된 결과물이라고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영화의 한줄평 중에 가장 유머스럽게 와닿았던 글.

영화평론가 '이용철'님이 쓴 한줄로 마무리 짓고 싶다.

"내일은 뭐 할 거니?"

 

 

 

 

 

 

 

 

 

 

 

요약미국 | 로맨스/멜로 외 | 2020.02.12 개봉

감독마이클 피모그나리

출연라나 콘도르노아 센티네오조던 피셔애나 캐스카트  더보기

줄거리사귀는 척했다. 그런데 이젠 진짜 사귄다! 풋풋한 커플 라라 진과 피터... 더보기

홈페이지www.netflix.com/title/81030842

 

 

 

 

 

 

시즌1,2,3을 총 통틀어 전체적인 리뷰를 적어 볼까 한다. 이 드라마에는 '라라 진' 이라는 한국계 미국 여자아이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어릴 적 부터 짝사랑 하는 모든 남자 아이들에게 남 몰래 편지를 쓰고 혼자 간직하는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여자 아이다. 편지 봉투에는 짝사랑하는 남자애의 집 주소까지 적어놓지만 부치지 않은 상태로 몰래 판도라의 상자 처럼 비밀스러운 곳에 영원히 보관 해 둔채 평범한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던 와중,  개구쟁이 그녀의 여동생의 발칙한 장난으로 인해 그만 그 모든 편지가 짝사랑남에게 우편으로 전송되고 만다.  총 5명의 짝사랑 상대에게 편지가 전달되어 버리고 그 중에는 친언니의 전 남친(조시)을 포함해, 어릴 적 부터 절친이었지만 중학교부터 사이가 멀어진 친구(젠)의 현재 킹카 남자친구(피터)도 포함되어 있었고 더 어린시절 짝사랑(존 앰브로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심지어 라라진에게 언니의 전 남친 '조쉬'에 대한 감정은 애매하게 현재 진행형이었던 상태.

 

 

 

 

 

 

라라진으로부터 갑작스런 연애편지를 받게 된 남자아이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나 편지에 대한 얘길 꺼내려고 하는데, 그 중 피터가 가장 먼저 그녀와 마주치게 되고 라라진이 지난날동안 숨겨 왔던 짝사랑 연애편지를 손에 쥐고 있는 피터를 보고 충격에 그만 라라진은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리고 만다. 정신을 차리기도 잠시, 저기 멀리서 이번엔 언니의 전 남친 조시가 걸어오는데 그의 손에 쥐어진 것도 다름아닌 라라진이 몰래 썼던 연애편지. 그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라라진은 눈 앞에 있는 피터에게 입을 맞춰 버리고 그 모습을 본 조쉬는 깜짝 놀라 멈춰선다. 

 

어쨋든 그녀의 모든 연애편지가 탄로나게 되고 난감한 상황에서 '피터'는 라라진에게 특별한 제안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젠'과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던 피터는 '젠'의 질투심 유발을 목적으로 '라라진'에게 진짜로 우리가 사귀는 것 처럼 학교에서 '가짜 커플' 행세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조쉬에 대한 짝사랑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피터에게 기습 입맞춤을 했던 빚을 진 라라진에게 '너도 날 이용 했으니, 나도 너를 이용하도록 도와 달라'는 제안. 그렇게 둘은 서로서로의 계약 조건을 맞춰 가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가짜커플' 행세를 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이 쯤 되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스토리의 하이틴 드라마 라고 할 수 있다. 가짜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결국 둘은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으며~ 다른이에게 썼던 연애 편지 대상 남자애들과도 새로운 삼각 관계로 엮이게 되고 어쩌구 저쩌구~ 말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전개가 예상되는 스토리 라인이다. 그럼에도 내가 시즌1을 푹 빠져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10대에만 느낄 수 있는 그 감수성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었고 '라라진'이 겪은 생각과 감정들이 나의 10대때 감정과 꽤나 일치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라라진 이라는 캐릭터에 깊숙히 감정이입 할 수 밖에 없었다. 주책 맞은 이야기지만 풋내나고 흔한 10대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즌1을 보면서 괜시리 눈시울이 젖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라라진이 그동안 왜 또래 남자 아이들과 쉽게 관계를 맺지 않았는지에 대해 피터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장면이 왜그렇게 와닿았나 모르겠다. 영화 분위기는 그 어디에도 심각하거나 눈물을 유발할 만큼의 감정선은 없다. 그저 내가 라라진이라는 여자아이의 캐릭터에 과하게 나 자신을 이입해 상상했는지도 모르겠다.

 

 

 

 

 

 

 

라라진은 애초부터 어쩌면 '관계'에 미숙한 여자아이였는데 어린시절 부터 일찍 엄마를 잃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갑자기 끊어지는, 혹은 누군가 자신을 떠나가게 될 것이 두려워, 시작도 전에 두려움으로 인해 16세가 되기까지도 단 한번도 남자 친구를 사귀지도,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다가온 상대의 데이트 신청도 일일히 거절해가며 스스로 '관계'를 차단해 온 아이였다. 그 굳게 닫혀진 마음이 어쩌면 나의 지난 어린시절과도 비슷해서 그렇게 마음이 아펐나보다.  그 어느때보다도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10대 시절에 관계에 대한 첫번째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관계든) 멘탈적으로 건강 할 경우엔 얼른 그 상처를 최대한 잊고 또 다른 다음 사람이 내 자리에 들어 올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두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 아이라면 아마도 그 상처가 마치 내게 영원할 것 처럼 생각하고 자신을 꽁꽁 싸매두기 때문에... 라라진의 모습을 보면서 그 섬세하고 여렸던 지난 감정들이 다시금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글을 쓰는걸 좋아하고 상상, 공상하는걸 좋아하고 즐기지만 그 모든게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두려운 그녀.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가짜의 관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솔직할수 있었던 라라진." 

 

 

어쨌던간 시즌1은 학교 킹카인 피터와 다소 인기 없는 아이 이미지였던 라라진의 가짜 커플 행세로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그녀의 생활들을 보여주고 젠의 질투심 유발에도 결국 성공하며 셋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결국은 피터와 라라진의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는 부분까지 보여주면서 시즌1이 마무리 된다.

 

 

 

 

 

 

시즌2 에서는 마냥 행복할줄 알았던 피터와의 연애가 어느 순간 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버린 라라진은 자신도 모르게 피터에게서 젠의 흔적 떠올리며 괴로워 하게 되고 그로인해 혼란스러움에 빠진다. 그러면서 그녀의 짝사랑 연애 편지 대상이었던 또 다른 남자 아이(존 앰브로스)를 우연히 봉사활동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새로운 갈등 구조를 맺는데 다른 리뷰들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피터와 꽁냥꽁냥 연애 하는 모습을 기대 했는데 또 다른 인물을 바로 등장시키면서 너무 갈등 위주로 전개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다. 글쎄 모 나는, 그녀가 새로운 남자 아이의 등장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자친구 피터와의 관계에서 자신도 모르게 동시에 새로운 설레임이 찾아오는 '진귀한(?)' 상황을 겪는 라라진의 모습을 보는 게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사실상 굉장히 이게 현실적인 얘기니까. 

 

이제 고작 16살의 소녀에게 심지어 남자친구를 처음 사겨보는 소녀에게 벌써 영원한 '사랑'같은 스토리를 기대하기는 글쎄.. 그것이 더 무리수가 아닐까~ 왠지 나같았어도 라라진과 비슷했을 것 같은데. 내가 한번씩 짝사랑했던 과거의 또래 남자아이가 조금의 세월이 흘러서 훈훈한 모습으로 재 등장하고 그 아이 역시 내게 여전히 관심 있어 보이는 눈치라면 15, 16살의 나도 스스로도 주체 할 수 없는 호르몬 변화에 그 정신적 혼란과 육체적 혼란을 과연 잘 감당해낼 수 있었을지 확신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런지.ㅎㅎ 무튼 내게는 이만하면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미국 하이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이 드라마는 하마터면 주연이 백인 여자 아이가 될 뻔 했다는 사실. 이 드라마 작가가 처음부터 라라진 이라는 한국계 동양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스토리를 썼지만 제작사 측에서 미국의 어느 하이틴 드라마에도 '동양 여자'아이를 주연으로 쓰는 경우는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동양 여자아이를 주연으로 썼을 때 보다 백인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쓰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인기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꽤 작가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했다고... 하지만 작가가 꾸준히 '동양인 여자아이'로 밀어 부쳤고 결국 초기 바램대로 '라라진'이라는 사랑스러운 동양 여자아이 캐릭터가 탄생 할 수 있었다.   

 

 

 

 

 

 

 

 

 

 

 

 

 

코미디, 드라마 2013.02.14. 개봉 122분 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데이비드 O. 러셀 관객수129,554명

수상정보 22회 MTV영화제(최고의 남자배우상, 최고의 여자배우상, 최고의 키스상)

8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여우주연상)펼쳐보기

내용 눈치없는 이.남.자. 정말 답이 없다?! 연애세포 완전 파괴, 복... 줄거리더보기

 

 

 

연애는 누구에게나 복잡하고 힘들다. 세상에 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거다.

어떤 연애 상대를 만나던 제 아무리 '소울메이트'라고 자칭 할 만큼 맘이 잘 맞는 상대를 만나 불꽃 터지는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할지라도 서로가 살아온 다른 방식은 늘 존재하고 그 다른 부분을 맞춰 나가는데

크고 작은 트러블이 분명히 발생하는 것이 연애. 이렇게 평범한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도 연애는 맞춰나갈게

너무나도 많은 복잡한 구조의 관계인데 만약 내가 또라이라면? 내게 치명적 정신적 결함이 있다면?

그런 나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 할 수 있을까? 

 

바로 이 정신적 결함을 갖고 있는 미워할 수 없는 또라이들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다.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트라우마를 갖고있다.

극중 팻(브래들리 쿠퍼)은 아내 '니키'의 충격적인 외도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아내가 동료 교사와

함께 집에서 샤워하는 장면을 목격) 그 트라우마로 분노조절 장애를 얻은 후, 아내와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아내를 잊지 못한다. 

티파니(제니퍼 로렌스)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엄청난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인해 회사의 모든 동료들과 돌아가며 관계를 가졌고 결국 회사에서 해고 당한다.

 

이렇게 심각한 멘탈 붕괴를 겪은 정신 나간(?) 두 캐릭터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 듯 말 듯,

둘의 아슬아슬한 케미를 보여주는 로맨스 영화.

 

병원에서 한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팻은 퇴원 허가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오랜 친구의

저녁식사에 초대받게 된다. 그리고 친구는 팻에게 처제 '티파니'에 대해 설명하며 절대로 그녀 앞에서

트라우마를 상기 시킬 수 있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을것을 당부하는데 불구하고

팻은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녀의 죽은 남편 '토미'의 이름을 언급하며 대놓고 트라우마에 대해

거침없이 질문 해버린다.

 

 

 

 

 

 

 

 

그렇게 살얼음판 걷는 분위기의 첫 만남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는데

우연히 티파니가 팻에게 "무슨 약 먹어요?"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처음으로 둘은 둘만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웃음을 띈다.

 

 

 

 

 

 

 

그러나 그러기도 잠시, 감정기복이 왔다갔다 심각한 티파니는 이내

저녁 식사 자리가 피곤하다며 집으로 돌아 가겠다고 난데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팻에게 자신을 데려다 주겠냐고 물어본다.

 

팻이 티파니를 데려다 주던 중 티파니는 결국 '제버릇' 고치지 못하고 어느새 또 팻을 꼬시려는 엉뚱한

수작을 걸기 시작하는데 팻은 자신은 이미 결혼한 사람이라며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자 티파니는 자신 또한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팻은 또 한번 여기서 티파니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버린다.

"아니오, 당신은 남편이 죽었잖아요.." 그 말을 들은 티파니는 또 한번 트라우마에 무너지게 되고

팻에게 잠시 기대어 안기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고개를 들더니 당당히 따귀 한대를 갈겨버린다.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티파니가 화내던 여러 수많은 장면들을 좋아한다.

아침 조깅하면서 마주친 티파니와 팻은 어제밤의 일에 대해 옥신각신 하다가

팻의 말 실수로인해 티파니가 폭발하는 장면이다. (그러고 보면 팻은 늘 말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다.)

 

"There's a part of me. that's sloppy and dirty, 

but I like that with all the other parts of myself."

 

"그게 나고 나는 내 모든 부분을 사랑해요."

 

 

 

 

 

 

 

저 장면을 보고 한동안 카카오 상태 메시지 명을 "i love all parts of my self"로 해놨던 적이 있다.

비록 나는 Slut 이었지만 그런 내 모습 마저 난 숨김없이 사랑해. 넌 그럴 수 있어? 가당키나 하니?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반해 오랫동안 계속 떠올랐던 대사.

 

이 후, 팻과 티파니가 할로윈날 만나 식사를 하게 되고 혹여나 누군가 데이트로 오해 할것을 계산해,

철저히 '데이트 스럽지 않은 메뉴' 씨리얼을 당당하게 주문하고 그런 팻 을 보고 티파니 역시도 홍차를 주문한다.

팻의 목적은 그저 옛 와이프와 어떻게 다시 재회 할 수 있을지를 티파니를 통해 도움을 받고 싶었고

티파니 역시도 그런 팻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약속한 만남이었지만 이내 또다시 싸움으로 번져버린 만남.

 

티파니는 자신의 트라우마 이후의 문란했던 이야기들을 팻에게 여과없이 털어놓았고 팻은 자기도 모르게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 즐기고 있었다. 그러고나서 팻의 와이프 '니키'에 대한 얘길 하던 중 티파니의 친언니

'베로니카'가 혹시 니키에게 자신(팻)에 대한 어떠한 얘기를 전달했는지 궁금해 했고 티파니는

"네 일단은 쿨하다고 했어요"라고 대답해주었지만 팻은 용납하기 어려워 한다.

"그럼 쿨하지 않은 점도 있었단 건가?" 라고 되묻고 티파니는 "댁이 좀 그렇잖아요."라고 대답해준다.

(즉, 너가 좀 아팠잖아. 그동안. 정상적이지 않았잖아) 나름 썩 괜찮은 칭찬 이란걸 말해주지만 팻은

표정을 확 구겨버린다. "당신 나랑 비슷해요"라는 티파니의 말에 팻은 더욱 더 납득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선을 긋는 행동을 취한다. 내가 뭘? 난 전혀 너 같진 않은데, 설마 우리가 동급?"

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두 또라이 끼리 '누가 더 또라이냐'를 두고 한치 양보 없이 싸우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아니,  냉정히 따지면 사실 자존심 싸움이라기보다 전적으로 '팻'의 잘못을 부정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걸 내려놓고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를 털어 놓은 그녀를 무의식 적으로 '자신과는 또 다른 정신병자'

취급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본인은 마치 정신병에 전혀 걸리지 않은 사람인것 처럼.

 

그 위선적인 모습에 한 껏 비위상한 티파니는 멋있게 쌍뻐큐를 날려주고 자리를 떠난다.

(짝짝짝)

 

 

 

 

 

 

 

 

모순적이고 위선적인 팻의 모습에 또 한차례 큰 상처를 받아버린 티파니는 뒤쫒아온 팻을 향해 

더욱 더 큰 소리로 분노한다. "도와주려 했는데 날 평가해? 넌 아주 나쁜 자식이야!"

 

똑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팻에게 동정 어린 마음을 느끼고 도움을 선처 해 주려고 했지만

말 한마디로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준 팻에게 일말의 동정심 마저 사라진 티파니는 악담을 퍼부어 버린다.

나와 비슷한 아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감이란.....

내가 이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두 또라이의 캐릭터도 물론이지만

같은 아픔을 느꼈던 사람들 끼리도 서로를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위선적인 행동을 하며

동시에 자신과 차별을 두는 행위를 함으로써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또 한번 상처를 주는

인간의 이기심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위선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부딪히는 티파니라는 캐릭터는말 그대로 걸 크러쉬 그 자체.

 

자기 자신의 그 어떤 모습도 회피 하지 않으려는 티파니.

그에 비해 자기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 팻의 큰 차이랄까.

 

티파니는 팻의 편지를 니키에게 전달해주는 조건으로 자신과 함께 댄스 경연에

나가줄것을 부탁한다. 썩 내키지 않지만 니키에게 편지를 전달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재회 할 수만 있다면... 그 희망 하나로 팻은 티파니의 조건을 수락하고 그렇게 둘은

댄스 경연을 위한 춤 연습에 매진하게 된다.

 

여기서 그럼 이 영화의 제목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이라는 제목이 갖는 의미가 뭘까.

 

실버라이닝은 "구름의 흰 가장자리"라는 뜻으로 구름 뒤에 태양이 숨어 있는

한 줄기의 빛을 의미하고 플레이북은 미식축구에서 쓰는 "작전노트"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희망을 위한 작전 노트. '한줄기 희망을 위한 노트'라고 해석 된다. 

 

팻과 티파니의 한 줄기 희망을 위한 노트.

그들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과도 같은 댄스 경연대회가 과연 한줄기 희망이 되어줄까.

 

여러번 매력적인 두 "도라이"라는 표현을 써서 강조했지만 사실은 그저 상처받은 

평범한 사람들일뿐.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쉽진 않지만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따뜻하게

들의 삶을 천천히 변화시켜 나가는 장면들이 진정 진정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이고도

아름다운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였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