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락페스티벌을 어언 몇년만에 다녀오는지 모르겠다. 나 어릴때만해도 (라떼는..) 부산 락페는 완전히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축제였는데 언제부턴지 몰라도 어느순간 유료 페스티벌로 변경되버렸다.ㅠㅠ 티켓값은 하루 관람권이 88,000 원 / 이틀 관람권이 132,000원이다. 사실 티켓값이 은근히 비싼 것 같아서 갈 생각이 별로 없었다가 10월 2일 공연 라인업에 HONNE가 온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티켓팅을 드릉드릉 시동걸어버림... 아무튼 오전 11시 입장시간부터 오후 10시반 까지 거의 11시간에 걸친 시간동안 내도록 락페를 즐기고 온 노익장 투혼 썰 시작해본다.
공연 부스 위치가 삼락 생태공원에서도 한참을 쭉 들어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엄청나게 걸어야된다. 지하철역 괘법르네시떼역에서 내려서 가야되는데 뭔 생각인지 나는 습관적으로 사상역에 내려서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삼락공원=사상역 이라는 인식이 박혀혀버림) 중간에 순환버스가 있어서 기다렸다가 타고 가면 훨씬 수월한데 나는 아침부터 뭔 객기를 부리고 싶었던 건지 순환버스 나몰라라 무시하고 목적지까지 뚜벅뚜벅 걸어갔다. 10월인데도 불구하고 8월 못지않은 땡볕 더위를 자랑했다. 정말 그늘 하나 없는 개 땡볕을 걸어가느라고 처음부터 엄청나게 에너지 소모했음.
아직 한산할때 시간이라 사람이 거의 없는 스탠딩존 모습이다. 심지어 일행들 중에서 내가 제일 일빠로 도착하는 바람에 여유롭게 공연장을 사전답사 할 수 있었는데 대낮 12시였지만 그 시간에도 물론 공연은 진행중이었음. 유럽 국적으로 추정되는 해외 밴드가 공연중이었는데 곡 분위기나 보컬이 갱장히 몽환적이라서 그런지 사이키델릭한 느낌 물씬 뭍어나는 밴드였다. 뭔가 60, 70년대 히피문화 연상케 하는 나른한 분위기라서 우스갯소리로 왠지 약 하나 빨고 즐겨야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
근데 사실상 락페는 공연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도 맞지만 그냥 노상까고 맛있는거 먹고 술먹는게 8할일 정도로ㅋㅋ 술먹고 노는데 유명 아티스트들이 와서 BGM 깔아주는 느낌이 없지 않아있다. 사실 그게 좋아서 놀러가는 사람들도 많긴한데 이번에 티켓팅이 유료로 바뀌면서 그래도 좀 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데 진심인 사람들도 많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나는 티켓값이 유료인거 보다도 음식값이 더 장난아니었다고 생각하는 편. 원래가 축제 장소에서 파는 음식들이 비싼건 맞지만 닭꼬치가 하나에 5000원, 킹크랩이랑 나초 쪼금 + 소스 뿌려주는 메뉴가 13000원인가 그랬다. 치킨값은 15000~20000원 정도. 그리고 심지어 나초 과자봉지에 야채 넣어주고 소스 뿌려넣어주는게 가격이 6000원... 아, 그럼 뭐 밖에서 음식 갖고 사갖고 가면 안되나? 배달 시키면 안되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엄격하게 외부 음식 반입 금지였어서 축제장소 내에서 파는 음식만 사서 먹을 수 있었다. 그냥 가격이 좀 가성비가 떨어져도 딱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 매우 아쉬운 부분이지만 쓰레기 처리 문제를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긴 한데 그래도 가격이 너무해...
진짜 하루죙일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마시고 자고를 반복... 오후 2시쯤 됐을 때 이미 먹을 만큼 먹고 배가 불렀는데 저녁에 마지막 혼네 공연 하는 시간까지 뭐하면서 어떻게 기다려야하나... 사실 앞이 좀 깜깜했다. 책이라도 들고올걸.. 싶었을 정도다. 물론 그 사이에도 공연은 계속 지속됐지만 내가 보고싶었던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저녁시간 타임이다보니 낮 시간동안은 그냥 먹고 자고 마시고 사진찍고를 무한 반복하며 노상까기를 즐겼다.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여유부리는 시간이 너무 평화롭고 행복하긴 했는데 뭐랄까? 너무 그늘 하나 없는 개땡볕인게 꽤 힘들다ㅋㅋ 양산과 모자는 정말로 필수품! 나는 버킷햇을 쓰고가서 다행이었긴한데 나시를 입고 썬크림을 몸에 바르지 않아서 나중에 보니 엄청나게 살이 빨갛게 타있었다ㅠㅠ
내가 이 날 공연중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라인업이 글렌체크, 백예린, 혼네 이렇게 딱 세 아티스트 였는데 백예린님 As I am이랑 Square 부를때 심장 녹을뻔 했다. ㅠㅠ 이걸 직접 라이브로 듣다니.. 그리고 마지막 혼네 공연은 중간에 넬 공연때 음향사고 발생 때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버려서 공연 시작 시간이 밀려버렸다. 아쉽게도 공연을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했음ㅠㅠ 내가 아는 혼네 곡들을 못 들어서 너무 아쉬웠는데.... 공연이 완전히 다 끝나는 시간에 일어나면 교통체증이 너무 밀리는 시간이라 어쩔수없이 중간에 끊고 나왔다ㅠㅜ 그래도 11시간 동안 노상 즐기며 공연 보는 값으로 하루 88000원이면 썩 나쁘지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예전에 무료공연이었을때랑 지금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무료 공연때는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보니 정말로 사람이 번잡했다. 연령대도 남녀노소 구분없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했는데 가족단위도 굉장히 많이 보였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꽤 많이 계셨는데 유료로 변경되고부터는 아무래도 공연,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자 하는 젊은층들 위주로만 추려진 느낌.
여행이나 휴식 따위의 것과 비교되지 않는 새로운 환기 방법을 제안한다. 세 명의 작가는 당신을 평화로운 일상으로부터 강하게 나꿔챈 장대비이자, 폭풍우다. 우리는 당신이 간절히 바라는 목표가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이 전시를 디자인하였는데, 발칙하게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사는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도록 전시를 기획했다. 당신은 목적으로부터 멀어질 때 불안을 느낀다. 이루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멀어진 일이 중요한 일 일수록 불안은 더욱 커진다. 효율적이지 못하고 쓸모없는 정보들로 가득한 이 전시를 감상하는 시간 동안 그대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고 더 큰 불안을 느낄 수도 있다.
제목 그대로 이 전시는 그대를 위해 휴식과 감상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 전시를 보는 것에 드는 에너지는 이 전시를 탈출하는 것에만 쓰이길 바라며, 아무 짝에 쓸모없는 정보들은 그대에게 견딜만한 스트레스를 선물하길 원한다. 폭풍우를 만난 배처럼 예기치 못한 전시를 만나 전시장에 어쩔 수 없이 표류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당신은 항해 중 표류했다. 작품을 보기 전에 당신의 캘린더를 보길 바란다.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당신의 목표를 끊임없이 떠올리길 바란다. 당신은 이곳에서 끊임없이 원하지 않는 무언인가를 끊임없이 알게 되지만 당신에게는 감상할 여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며 쓸모없는 것을 긍정하지 않아야 한다. 이 전시에 대한 호기심보다 쓸모없는 감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크길 바란다.
결국 목표를 이루고 싶은 마음과 목표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인식하길 바란다.
지금 발전이 멈춰있는 당신이 불안과 평안 중 무엇을 느끼는지 감각하고 전시장을 나가길 원한다.
8월에 관람하고 온 전시 리뷰를 뒤늦게 작성해보고자 한다. 이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한 작가님의 초대를 받아 찾아가게 되었는데 장소는 전포동에 위치한 ‘별일’이라는 작은 갤러리이다. 이곳에서 진행했던 전시 제목은 “Drifting in the balchic sea”이다. “발칙해로 표류하다, 떠다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표류’라는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전시다. 전시 팜플렛을 보면 독특한 표류수칙이 몇가지 적혀있다. 그 첫번째, 표류자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전시장을 나갈 때 까지) 두번째, 작품을 보기 전에 내 할일을 상기 할 것. 세번째, 작품이 쓸 데 없다고 느낄 것. 네번째, 전시장에서 작은 휴식도 갖지 말 것. 다섯번째, 작은 것에 호기심을 가지지 말 것. 이라는 총 다섯가지의 수칙이 적혀있다. 이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은 부디 이 조항을 염두하며 관람을 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네번째, 다섯번째 조항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이 수칙을 실패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특히 다섯번째 조항은 미술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에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조건이 아닌가. 아무튼 팜플렛부터 발칙하기 그지없는, 도대체 이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표류’가 무엇일까 상상하며 이 난파호에 발을 딛어보았다.
전시에서는 '표류'를 마치 조금은 불안한 휴식과도 같이 묘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시를 보고있는 이 시간만큼은 그다지 목적성이 없는, 말 그대로 별 생각 없는, 별 의미없는 행동들을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작품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이리저리 경쟁에 치이며 숨 쉴 틈 없을 정도로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한번쯤 바다 위에 둥둥 표류하는 목적지 잃은 난파선 마냥 우리가 의도적으로 '의미없는 시간'들을 보내보자 라는 것이 이 전시의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표류라는것은 내게는 휴식의 의미보다는 '고립'의 의미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목적지가 있지만 잠시 쉬어가는 것과 아예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정체된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정말로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한 잠깐의 휴식의 시간으로 절대로 여기지 못할 것이고, 그 말은 즉슨 진정으로 하루하루 인생을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이 전시가 표현하고자 하는 '표류=휴식' 이라는 의미가 비로소 성립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과연 이 난파호에 발을 딛어 잠깐이라도 의도적인 표류를 즐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라는 의문이 동시에 들었다. 비슷한 예로 옛날에 이런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2008년도 쯤 이제 막 장기하와 아이들이라는 인디밴드가 '싸구려커피' 라는 곡으로 급부상 할때였다. 이 노래의 가삿말중에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 붙었다 떨어진다." 라는, 누가봐도 평범한것 보다는 조금은 궁핍한 처지가 연상되는 노래가삿말이 있는데 누군가 이 노래를 듣고 이런 평을 했더랬다. 장기하가 가난하고 궁핍한 처지의 이미지를 미학적이고 위트있는 가삿말로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는 사실 가난과 전혀 무관하게 자라왔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것인데,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아주 잘 설명해주는 적절한 예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즉 인생에서 의도적인 표류의 시간 (쓸모없는 시간)을 가져보자 라고 말하는 시도가 사실은 정말로 목적지를 잃은 채로 표류해 본 적이 없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바쁜 인생을 살아가는 작가들이 모여서 이 전시를 기획 하였다는 점이 참으로 흥미로우면서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닌가라는 감상을 해보았다.사실 내가 지나온 표류의 시간들은 고립 그 자체였고 어쩌면은 사회, 세상과의 단절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시간이 내게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잠깐의 '정체' 라고 전혀 느낄 수가 없었고 그렇게 영영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가,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조용히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전시가내게 주는 표류의 의미는 의도적인 불안한 휴식이 아니라 그냥 '불안' 그 자체였는지도모른다.
표류를 즐길 자격에 대한 생각을 논하다보니 문득 또 생각나는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몇년째 계속 하나의 트렌드 마냥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단어로써 자리매김 해왔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번아웃'이라는 단어 역시 마치 힐링이라는 단어의 짝꿍처럼 sns나 여러 플랫폼에서 사람들의 지친 감수성을 자극하는 단어로 종종 등장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 자신이 그동안 번아웃 상태였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게 되었는데 사실 이 번아웃이라는 단어 역시도 절대 아무에게 아무렇게나 갖다 붙일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거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파고들어 체력을 완전히 다 소진한, 열정적으로 뭔가에 쏟아부은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꽤나 그럴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만 해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이었던 것이다. "당신은 그것에 진심으로 열정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에너지를 다 소모 했으므로 번아웃 상태로 진단 할 수 있겠습니다." 라는 말은 결국 내가 가진 열정의 에너지를 온전히 쏟아부었다. 라는 전제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즉 어떤 일에 쉽게 질려서 끈기가 부족했거나 혹은 적성이 맞지 않아서 마음을 붙이지 못한것 그 외에도 그냥 그저 게으른 사람이라서 등등 여러가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로 사소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더군다나 그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는 노력 보다는 그저 그것들을 모른척하고 회피 해 오기만 했었던 사람들이 어느날 문득 '번아웃'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아, 내가 번아웃 이었구나." 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당신은 그렇게 말 할 자격이 없다"라고 냉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결론은 이 전시에서 작가님들이 의도하고자 했던 '표류'는 정말로 열심히 살아온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짜릿한 '일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생산적인 '목적성 잃음'을 실행할 수 있는, 열심히 살아온 작가님들의 노고가 새삼 대단하고 부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다시 맨 위 상단 전시 안내문의 일부를 가져와보자. "이 전시를 보는 것에 드는 에너지는 이 전시를 탈출하는 것에만 쓰이길 바라며, 아무 짝에 쓸모없는 정보들은 그대에게 견딜만한 스트레스를 선물하길 원한다. 폭풍우를 만난 배처럼 예기치 못한 전시를 만나 전시장에 어쩔 수 없이 표류하는 것이다." , "결국 목표를 이루고 싶은 마음과 목표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인식하길 바란다. 지금 발전이 멈춰있는 당신이 불안과 평안 중 무엇을 느끼는지 감각하고 전시장을 나가길 원한다." 라고 아주 단호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관람자들에게 마치 경고하는 듯 얘기하고있다. 이 난파호에 몸을 실어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편안한 정신적 안식을 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되려 견딜만한 스트레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점,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인식하길 바라며 불안과 평안 중 무엇을 더 강하게 느꼈는가를 감각하고 전시장을 나가길 바란다고 말해주고있다. 내가 이 전시에 대해 마치 '불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것 같다 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치 이 전시소개글은 관람자들에게 인위적인 휴식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사실 너 불편하지?" 라고 꽤 공격적인 태세로 질문을 하는 것만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위에서 다 얘기한 셈 이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내게 있어서 표류는 '불안'에 가까웠고 의도적으로 쓸모없는 시간을 보낸다는 역설적이고 독특한 발상은 그럴만한 자격이 주어진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달콤한 '일탈'이다. 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게도 그런 일탈의 시간을 스스로가 누릴 자격이 있다고 판단 될 만큼, 매사를 의미있고 진정성 있는 시간들로 채워가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나 자신에게 바래본다.
안녕하세요, Fancy_sailor 입니다. 늘 1인칭으로 서술하며 조용히 글을 써오던 제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여러분들께 존댓말로 공지 아닌 공지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자기개발이라는 소소한 명분으로 운영해오던 제 블로그는 사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저의 개인적인 감상과 리뷰글을 작성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연찮게도 방문자 유입이 최초로 터졌던 게시글은 "부당해고 신고하는 방법"과 "BDSM"테스트라는, 제가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던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게시글들을 통하여 블로그 방문자수가 폭등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다를바 없는 상황으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최근 지인들과 소소하게 '미술전시비평그룹'을 만들어 타 사이트 블로그에서 글을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똑같은 내용을 두개의 포털에 동시에 글을 게재 할 수가 없기때문에 (블로그 저품질의 요인) 때에 따라 어떤 글은 티스토리에, 또 어떤 글은 타 사이트 블로그에 따로 포스팅이 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 도서나 영화 리뷰 또는 인간관계나 심리에 관한 저의 개인적인 수필글 정도는 이곳에 계속 꾸준히 작성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소에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여러 예술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들을 기록하면서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블로깅을 하는 습관을 키워오면서 느낀것은 은밀하고 조용하게 일기장 처럼, 마치 나만 보는 메모장 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그 자체로 매력있고 가치가 있지만 좀 더 읽는이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내 글이 공식적으로 하나의 칼럼화가 될수록 더욱 전보다 깔끔하고 진정성이 담긴 문장이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블로그가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서 매우 다른 부분이지만 (상업적인 컨텐츠와 비상업적인 컨텐츠의 차이) 앞으로도 그런 부분들을 염두하며 좀 더 나은 글을 진지하게 써보려는 노력을 시도해 볼 것입니다. 이곳은 꾸준히 혼자서 조용하고도 묵묵하게 작성해오던 아주 개인적인 저의 블로그이지만 혹시라도 한번씩 제 블로그를 방문하여 조용히 눈팅해주셨던 분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여 나름의 공지글을 작성하여 올려봅니다.
타 사이트 블로그에 포스팅 되는 저의 미술 전시 관련 비평글이 궁금하시거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 주소로 방문하여 감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술비평그룹 '허구의세계'의 에디터 <팬시>라는 이름으로 작성되는 저의 글들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내용은 개인의 순수한 목적과 의도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어떠한 홍보나 그 외 영리적인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며, 창조성 이라는 에너지의 근원과 더 나은 창작, 또는 삶의 질 향상 추구를 위한 작가님의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적 고찰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인터뷰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인터뷰어인 '나'가 삶의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어보고자 진행한 지극이 개인적이고 사소한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 전달합니다.
나 -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questionmarker_art - 네, 저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중이고 페인터 겸 비디오 아티스트 퀘스천마커입니다.
나 - 미국에서 활동하시는데 어떤 계기로 미국을 가시게 됐는지, 그리고 그림을 그리시게 된 계기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questionmarker_art - 원래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적부터 꿈이 교수였는데 대학교 교수님들께서 샌프란시스코 Academy of art university 출신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정말 좋은 대학이라고 추천을 해주셔서 샌프란시스코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림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어느순간 좀 우울증 같은게 왔었어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많이 느꼈고, 주변 친구들도 다 한국에 가고 그러다보니 혼자 뭔가 우울증을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화방에 가서 재료를 사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나 - 아하 약간 어느정도 유학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서포팅을 받으셨었나요?
@questionmarker_art - 처음 한학기 정도는 서포팅 받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다 제가 해결해서 학업을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 전공을 하다가 유럽 친구들이 너무 잘한다는 걸 깨닫고 디자인 전공으로 다시 바꿨었어요. 그림 작업을 시작한 건 얼마안됐고 3년정도? 신인입니다.
나 - 아아 그러시군요
@questionmarker_art - 네, 제가 미국에서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회사 디자인팀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뭔가 컴퓨터로 계속 아트를 작업하는게 싫었어요.
나 - 그럼 현재는 완전히 전업 작가로 활동중이신건가요?
@questionmarker_art - 아뇨 저는 전업작가는 사실 아닙니다.
나 - 아 그렇군요 다른 일을 하시면서 그림을 작업하신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questionmarker_art - 네 맞습니다 ^^
나 - 네네 그림에 대해서 얘기를 한번 나눠보려고 해요, 요즘 인스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그림보면 일명 ‘바스키아’풍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낙서 느낌 페인팅을 정말 많이 접할 수 있거든요 그런 많은 비슷한 화풍들 사이에서도 작가님 그림이 차별되는 부분이 있다면 혹시 어떤거라고 생각하실까요?
@questionmarker_art - 저도 사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는데 저는 일기 쓰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예전에 우리 초등학교 때 그림일기 쓰듯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거기에 살짝 추상적인 느낌을 내듯 작업하고 있어요. 추상이면서 구상인, 조금 애매한 경계를 가지고 작업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낙서 그림과는 조금 차별화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 - 아아 맞아요 저가 작가님 그림을 봤을 때 한 캔버스 안에 여러 낙서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questionmarker_art -네 맞습니다 ㅎㅎ
나 - 처음부터 구상을 어느정도 하시는건지 아니면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그리면서 완성하시나요?
@questionmarker_art -처음에 주제를 오랜시간 공들여서 생각을 하구요, 그리고 키워드를 적어봅니다. 예를들어 과일은 맛있다. 하면서 사과, 수박, 노란참외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스케치는 따로 하지 않아요.
나 - 아 완전히 처음부터 바로 페인팅을 하시는군요
@questionmarker_art -그냥 즉석에서 바로바로 생각나는 것들을 그립니다.
나 - 와 멋진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스케치를 하다보면 거기에 생각이 갇혀서 더 이상 발전이 안되더라고요
나 - 맞아요 약간 추상화적인 느낌을 낸다면 더욱 더 직감적인 센스가 필요한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네 맞습니다.
나 - 추상이라는거 자체가 구상적으로 계획하는 그림이 아니니, 즉흥적으로 그리신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 대신 주제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고민하는 편이시고..
@questionmarker_art -네네 본질적인거를 좀 오래 고민하는 편이에요
나 - 주제가 보통 ‘어른’ 이라고 하셨는데 작품 안에 그려지는 글귀들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그림으로써 존재하는 문자인가요?
@questionmarker_art - 그림의 글 같은 경우는 다른 오브젝트와 마찬가지로 글도 그림처럼 표현하는 겁니다. 당연히 그 주제에 맞게 글을 그림처럼 그리는거구요, 그래서 제 작품 보시면 글이 다 삐뚤삐뚤 길게 짧게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의미는 그림에 관련된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과 그림이 있고, 사과라고 쓰는 것 처럼요. 제 개인적으로는 그림이랑 글이 같이 있는게 굉장히 이뻐보이더라구요.
나 - 네네 저도 그림과 문자가 조합된 작품들 되게 좋아하는 편이에요 텍스처들도 강하고 그런 느낌들이 좋더라구요. 근데 ‘어른’을 주제로 많이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questionmarker_art -주제, 오브젝트, 글, 텍스처에 신경을 많이 써요. 음,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영원한 것은 없고 이별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룰때가 있었구요, 아픈 사랑에 대한 주제, 사람들의 구속 등등 제가 겪었던 그런 주제를 가지고 많이 그리는 것 같아요.
나 - 아아 주로 작품의 영감의 원천이 이별과 같은 슬픈 주제로부터 많이 받으시나봐요. 영원한 것은 없고... 이말은 정말 언제나 영감을 주는 말인 것 같아요.
@questionmarker_art - 슬픈 주제가 좀 그림이 잘 그려지더라구요.
나 - 거의 경험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작업하시나봐요 사람들의 구속(?)은 정확히 어떤걸 말하는 걸까요?
@questionmarker_art- 아아 이거는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써의 구속을 말하는 건데요, 저는 제가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제가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경력있는 사람이 이런 저런 충고를 해주는게 저는 마치 구속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그림이 수학처럼 정답이 있는 것 처럼요. 그런 말들, 조언들이 저에게 굉장한 구속이 됐었어요. 그림은 사실 정답이 없는데요...
나 - 아 그럴거 같애요 뭔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조언이 아니라, 그림 그리는 부분에 있어서 누군가의 코칭을 받는다는게 뭐 받아들이기 나름일수도 있는데 확실히 정답은 없는거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나를 좀 내버려둬라, 사람들의 구속은 나를 마리오네트로 만들어버렸다. 마치 그 사람들이 조종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 라는 의미로 미키하시 유튜브를 보시면 그런 장면들도 많이 나와요.
나 - 아아 저 그 영상 본거같애요! 보통 그런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조언하는게 어떤 식이던가요?
@questionmarker_art - 색을 이렇게 써야된다, 그림의 깊이가 어쩌고 저쩌고, 여기서 이거는 좀 더 크게 그려야된다, 여러 가지가 많았어요.
나 - 아 굉장히 디테일한 지적들이었네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결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런 조언들을 받아 들이지 않은게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questionmarker_art - 네 물론입니다. 근데 사실 뭐 제가 재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라는 부분 때문에 그 분들이 욕심을 내서 제게 조언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미술전공자가 갖고 있지 않는 그 1%를 제가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나 - 근데 나보다 경력이 있고, 잘나가는 아티스트가 내 작품에 대해서 그런 얘기들을 하면 보통은 좀 귀기울여 들으려고 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려고 많이 생각할텐데 혹시 그 아티스트분에 대한 리스펙이 부족했던건 아닐까요?
@questionmarker_art - 리스펙은 하는데, 본인 스타일은 본인 스타일로 하고 저는 제 스타일로 하고 싶은데 본인 스타일로 제 그림을 바꾸려고 한게 구속으로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모든 아티스트분들 다 존경합니다 정말루.
나 - 네, 근데 슬프고 우울한 주제로써 주로 영감을 얻다보면 좀 심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나요? 사실 많은 아티스트분들이 ‘우울’ 이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창작욕구를 흔히 느끼는 건 맞지만 그 밸런스도 잘 조절해야되는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아 그러한 주제를 그림으로 풀어내다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 슬프거나 우울한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릴 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그린 그림과 영상을 표현할 때 거기서 오는 쾌감이 좀 있어요. 아 나도 저런 경험이 있는데, 라고 하면서 공감해주시는 분들을 통해서 얻는 위로도 굉장히 커요.
나 - 아하, 근데 만족스러운 결과로 작품이 나왔을때는 확실히 슽츠레스가 풀릴 것 같긴한데, 혹시 좀 결과물이 불만족스러웠다거나 그러신적은 없나요?
@questionmarker_art - 그러면 저는 바로 그림 버립니다. 주저없이 그림을 덮거나 버리거나 해버립니다.
나 - 그래도 습작의 느낌으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냥 폐기해버리시는군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제가 봤을 때 가장 완벽한것만 공개합니다. 항상
나 - 그렇군요 만족스러울때까지 계속 그리시는 건가요
@questionmarker_art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 그리고 나서도 별로 제가 마음에 안들면 그냥 폐기하거나 화이트로 덮어버립니다.
나 - 그렇군요... 피드에 올리신 것 보니까 꼭 성공해서 한국오겠다 라고 올리신 걸 봤었는데요, 작가로써 성공한다는게 결국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현재 본인은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questionmarker_art - 저는 아까 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전업작가는 아닙니다. 아티스트죠. 저는 지금 마케팅 디렉터 이면서 미키하시라는 회사의 공동대표 이면서, 비디오 디렉터인데요, 작가로써는 아직 사실 신입입니다 작가로써 좀 더 많은 전시를 해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업가로써도 어느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할 때, 제가 생각하는 선에서 성공했다 라는 만족감이 들면 그게 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 사실 성공이라는 뚜렷한 마침표를 찍기가 참 애매한 것 같아요. 사업가이자 아티스트 멋지네요, 안그래도 미키하시라는 크루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거든요
@questionmarker_art - 처음에는 단순히 유튜버를 하고싶었어요 푸드페인터 분과 제가 지인관계인데 그분께 독일가서 여행하면서 유튜브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영상 할 줄 아는 능력을 알아보시고 같이 유튜브 하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나 - 아하
@questionmarker_art - 둘이서 처음에는 그냥 브이로그처럼 작업하는 영상 위주로 올릴려고 했는데 여러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미키하시가 되었습니다. 마치 아티스트 크루가 된 것 처럼요.
나 - 아아, 그렇군요 자연스럽게 창작하는 지인들이 모여서 회사가 된거네요, 요즘은 정말 플랫폼들이 많아서 작가분들이 인스타든, 유튜브든 다양하게 모두 활용하시는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맞아요 아티스트는 자기를 브랜딩 하는 것도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림만 잘 그리면 끝난다 라는 생각은 너무 옛말이고 지금은 자기를 브랜딩화 하고 어떻게 해야 잘 팔리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나 - 그렇게 보면 sns라는 플랫폼이 작가들이 활동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데, 그만큼 진입장벽도 낮아서 누구나 예술을 하기도하고 뭐 그게 물론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그로를 잘 끌어서 그럴싸하게 포장해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애요. 근데 그것도 결국 브랜딩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되네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근데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아서 누구나 다 예술을 해서 오히려 더 멋진 작가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진짜는 계속 예술 활동을 하겠죠
나 - 네 시작이 어찌됐든 끝까지 존버하면 결국 그 사람은 찐이 되는 거겠죠?
@questionmarker_art - 네 진짜는 꾸준히 성실히 자신의 신념과 컨셉을 가지고 하시더라구요 누구나 태어날 때는 다 예술가죠
나 - 그렇게 생각해보면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고 그렇게 꾸준히 스스로 브랜딩 한다면 어느순간 가짜였던 것이 진짜가 될 수도 있는거고 하지만 꾸준히 한다는거 자체가 사실은 결국 진심인거기에..
@questionmarker_art - 지금도 예술을 하고있냐 안하냐의 차이죠
나 - 그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네요, 그 뭐랄까 지속되는 영감, 에너지를 저도 매우 귀중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questionmarker_art - 아기 때 어릴 때 그림 안그려본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누구나 태어날때는 다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지금도 그 행위를 하고있냐,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예술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냐의 차이죠
나 - 굉장히 작가분들로부터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맞아요 결국은 실행하는 사람이 진정성이 있는거죠
@questionmarker_art - 제 주변에도 말로만 예술한다 예술한다 하는 사람 너무 많은데, 진정성있게 자신의 작업에 몰두해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나 - 아무리 잠재된 재능이 있어도 본인이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잠재된 재능이 있지만 활동하지 않는 자 vs 잠재력은 부족하지만 그냥 실행하는 사람 비교해보면 결국 실행 하는사람이 위너가 되는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옛날에는 가짜인데 진짜인 척 하는 사람들을 욕하고 그랬는데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진짜든 가짜든 그냥 다 필요없고 꾸준히 실행하는 사람이 결국 ‘진짜’가 되는거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라고요. 저 자신이 예술가이든 아니든 그냥 뭐든지 하는데 있어서 저도 반성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맞습니다. 예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냥 멋있어 보이니까 나도 해볼까? 하면서 시작했다가 막상 작업은 하지않고 근데 어디가면 나는 아티스트다 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짜인 사람들도 욕먹는거죠
나 - 음 그렇군요 작업량이 꼭 아티스트들의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나 진심이냐는 반영하는거니까, 결국은 작업을 많이 하는게 진심인거라고 봐요.
@questionmarker_art - 댄서는 춤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고, 가수는 노래도 그 감정을 표현하고, 페인터는 그림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는건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건 되게 고귀하고 순결한 행위인데 이거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나 - 절대 쉽지않죠 정말로 많은 열정과 고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uestionmarker_art - 맞습니다
나 - 아까 그 미키하시 크루 얘기로 돌아와서 미키하시는 누가 들어도 일본어 같은 느낌인데 어떻게 미키하시로 짓게 되셨어요?
@questionmarker_art - 총 4명의 설립자들의 중간 이름의 받침을 뺀 글자들을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나 - 아하 그렇게 만들어진거군요
@questionmarker_art - 일본어 같다는 얘긴 많은데 순수하게 그냥 이름들입니다 :)
나 - 네네 어감이 어쩌다보니 딱 일본어 같애요, 크루에 소속되서 활동하시는거랑 개인으로 활동하는게 차이가 좀 큰가요 어떤가요?
@questionmarker_art - 확실히 크루 소속으로 하면 좋죠 어느정도 서포트도 많이 받고 나와 같은 열정있는 사람들이 서로 손내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다보니 힘이 많이 납니다.
나 - 음 맞아요 그럴거같애요
@questionmarker_art - 젓가락이 하나는 서 있을 수 없고 같이 있으면 서 있을 수 있듯이 같이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나 - 창작이란거 자체가 고독한 작업인데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면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클것같애요. 멋져요!
@questionmarker_art - 저는 그래서 많이 추천해드립니다. 미키하시에도 많이 지원해주세요.
나 - 앞으로의 이상향과 꿈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questionmarker_art - 미국에서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 미키하시로써 그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거구요, 퀘스천마커로써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일단은 제 이름을 많이 알리고 전시를 많이 하는게 지금 제가 해야 될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서는 유럽에서나 한국에서도 전시를 하고 퀘스천마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작가인지 보여주는게 저의 앞으로의 꿈입니다. 사업가로써 퀘스천마커는 사람들을 잘 지켜주고 안정화되게끔 열심히 일하는거겠죠?
나 - 와아아 진심으로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랄게요!
@questionmarker_art - 아 근데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아직 제대로 전시를 안해봐가지구요 11월이나 내년 3월 쯤부터 본격적으로 이제 전시를 해볼까 하고있어요.
나 - 멋지네요, 그리고 보니까 미국 잡지에 소개되신 적 있던데 잡지사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거에요?
@questionmarker_art - 네네. 권유를 먼저 받았죠 디엠으로 연락오거나 아니면 이메일로 연락 오더라구요. 지금도 연락 많이 오긴해요. 근데 아직 정식 데뷔를 한 건 아니라서 작가라고 말하긴 그렇고 아티스트 라고 해야될 것 같아요.
나 - 작가가 곧 아티스트죠, 일단 내가 그린 그림을 팔 수 있으면 작가라고 봅니다.
@questionmarker_art - 그림은 이상하게 잘 팔리는 편인거같애요, 미국은 솔직히 상관이 없는데 한국은 경력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한국에서는 뭘 하기가 약간 꺼려져요. 보수적인 분위기가 많아서요. 그리서 사람들이 미국미국, 유럽유럽 말 하는거라고 보거든요. 경력 상관없이 진짜 그림 실력으로만 판단하고 실제로 판매되고 하다보니 아티스트들이 사실 제일 하고싶은 무대가 여기라고 봐요.
나 - 그렇군요
@questionmarker_art - 현재 제가 미국에 있다보니 한국에서 전시하는게 쉽지가 않은데 내년에는 아트페어 나갈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 미국 아트페어요?
@questionmarker_art - 아니 한국이요, 미국도 내년에 나갈거지만 한국에도 생각하고 있고 일단은 미국에서 이름 좀 많이 날려놓고 한국가서 멋있게 보여주고 싶어요. 예술도 자기 브랜딩이나 마케팅만 잘하면 돈 잘 벌어요. 근데 그 능력을 가진 작가들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저도 미키하시 크루를 하면서 작가분들 많이 만나는데, 좀 안타깝다고 느껴지는 작가분들도 더러 있어요. 그림도 되게 좋고 다 좋은데 말 그대로 그림만 그리다보니, 저 사람이 저기서 조금만 더 자기 브랜딩 능력을 갖췄으면 훨씬 더 유명해 질텐데 싶은 그런 아쉬운 작가들이 많죠.
나 - 자기 브랜딩 능력도 약간의 타고난 감각? 사회적인 감각인거 같애요, 소셜한 사람들은 그렇게 소통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 같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약간 은둔고수 느낌처럼 묵묵히 그림 그리는거구요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런 고수들을 발굴해내고 키우는게 미키하시 크루가 하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 - 어쩌면 좀 요즘 세상은 이런 플랫폼들을 뻔뻔하게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득을 많이 얻어가는 추세라는 생각이 들긴해요.
@questionmarker_art - 네 물론 꼭 정답은 아니지만 그런것들을 잘 하면 빨리 이슈화되고 하더라구요, 작가는 정말 이슈가 중요하거든요.
나 - 그렇군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정말 중요한 경로인것 같아요. 가짜가 진짜가 된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사실 어떻게 보면 브랜딩의 다른말은 자기 포장? 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걸 잘 하는사람들을 옛날에는 사짜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냥 그렇게 존버해서 성공하면 그게 진짜가 되는 세상이더라구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행동하지 않는 진짜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가짜가 결국 진짜가 되는, 그리고 움직이고 행동한단게 결국 진정성이니까 그게 진짜가 아니다. 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희안한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많이 해요. 자아분열 올거같네요ㅎㅎ
@questionmarker_art - 아 저는 이게 처음부터 가짜, 진짜 이런 개념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이 사람은 좀 가짜였구나. 진짜였구나. 라고 보는 편이에요. 진짜 가짜 라고 말하기도 좀 그런게, 게으르게 작업했던 사람이 어느날 정신 차리고 진짜 아티스트로 성장할수도 있는거니까요
나 - 그쵸 끝난게 아니니까... '나' 라는 원석을 잘 다듬는 사람이 요즘 사회의 최고 능력자 같아요. 그런 스킬을 어떻게 키워야 되는걸까 이런 생각이 많아요. 그런 스킬을 키우는 마음가짐, 노력은 뭘까.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은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근데 누구는 주목받고 누구는 주목받지 못하고의 차이가 분명히 있는데 그게 저는 브랜딩의 차이라고 결국 생각합니다. 아니면 자기를 꺼집어 낼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였거나.
나 - 그렇게 보면 브랜딩 감각이 요즘은 성공의 필수 요소 같네요.
@questionmarker_art - 네 좀 많은 작가들이 다양하게 작업하면서 이슈메이커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작가들로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고싶구요.
나 - 미국에는 예술 관련 학력과 상관없이 활동하는 작가분들이 많나요 ?
@questionmarker_art - 그런 작가분들 매우 많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도 미술을 한번도 배운적도 없이 그냥 그림을 시작하신 분도 계시구요, 정말 본인이 스스로 커뮤니티도 많이 다니고 작업량도 많고 아트에 진심이신 작가분들을 운좋게 제 주변에서 많이 보게되서 저한테는 정말 많은 자극이 되요.
나 - 아무래도 엘리트 코스 밟으신 분들보다도 순수하게 시작해서 활동하는 작가분들이 서사가 좀 더 멋지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questionmarker_art - 맞아요, 그런 분들이 처음에는 좀 그림이 별로다, 아니다 수준 떨어진다 라는 식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데 그게 결국 자기 색이 되버리면 정말 무서운 겁니다.
나 - 그렇군요, 아무쪼록 좋은 얘기들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긴 시간동안 인터뷰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ㅎㅎ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본 내용은 개인의 순수한 목적과 의도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어떠한 홍보나 그 외 영리적인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며, 창조성 이라는 에너지의 근원과 더 나은 창작, 또는 삶의 질 향상 추구를 위한 작가님의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적 고찰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인터뷰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인터뷰어인 '나'가 삶의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어보고자 진행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 전달합니다.
나 - 이야기를 나눠봐도 괜찮을까요?
@coloured_sentence - 좋아요!
나 - 일단 개인적으로 순수한 목적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coloured_sentence - 인터뷰 하는 건 처음이라 되게 설레면서 재밌네요!!
나 - 말하자면 인터뷰이긴 한데 그냥 재미있는 대화 정도로 생각해주셔도 될거같아요!
@coloured_sentence - 좋습니다!!
나 - 일단 작가님 소개를 간단하게 한번 해주실 수 있을까요
@coloured_sentence - 누군가에게 제 자신을 소개할 기회가 생기면 항상 하는 말인데, 저는 그냥 글 쓰는 사람입니다.
나 - 아하, 간단 명료한 설명이네요ㅎㅎ
@coloured_sentence - 어떤 행위로 스스로를 설명하기가 상당히 추상적이긴 하지만, 정말 그런걸요 :)
나 - 맞아요, 글을 어떤 계기로 어떻게 쓰시게 됐는지 궁금해요
@coloured_sentence -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2019년 1월 쯤이었어요.
나 - 처음 작가님을 알게된게 티스토리 블로그였지 싶어요.
@coloured_sentence - 원래 아르바이트는 학기중에는 안하고 여름 방학때 몰아서 했는데, 그러면 겨울 방학은 수입이 공백이 되고 뭐 따뜻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게 없을까 하다가 ‘공모전’이 있길래 그렇게 시작이 되었죠.
나 - 아하
@coloured_sentence - 하지만 맨 처음의 계기는 아마 군대 있을 때 독후감 제출해야 하는게 있었는데 그때 단어 고르고 문장 다듬고 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결국 시간이 흐른 다음에 공모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 - 아 그러시군요 젊은 작가님이시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렇지만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걸요 ><
나 - ㅋㅋㅋ 군대에서 독후감으로 제출하다니 그런걸 하는지 전혀 몰랐네요. 총쏘고 훈련만 하는줄…
@coloured_sentence - 아마 일괄적으로 제출하는 뭐 그런..? 거였어요. 군대문화 어쩌고~ 의 일환으로…
나 - 아하 군대 내의 백일장 같은건가요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렇죠!
나 - ㅋㅋㅋ와 신기하네요
@coloured_sentence - 운 좋게 당선되서 휴가도 받았답니당!
나 - 와 멋지네요ㅎ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지도 몰라요. 글 쓰기 전에도 책은 굉장히 많이 봤거든요
나 - 네네 그러셨을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대학 생활 내내 거의 책만 보고 살았어요.
나 - 와…
@coloured_sentence - 특히 1학년때랑 2학년때는 글을 제가 3학년때 쓰기 시작했으니까 그 후에는 적절히 균형을 이뤘지만요 하지만 요즘은 글만 쓴답니다!
나 - 근데 저는 다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다는게 아주, 느리게 천천히 나중에 엄청난 정신적인 에너지의 근원(?)이 되어주는거 같애요
@coloured_sentence - 맞아요! 근데 그때는 그냥 똑똑해지고 싶어서 읽었어요. 다량의 지식을 머릿속에 우겨넣으면 스스로 보기에 괜찮은 사람으로 여길 수 있을 것 같았었죠.
나 - 목적이 뭐가 됐던 대단하네요 다량의 지식을 우겨넣기 하고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천지 입니당. 어떤 종류의 책을 읽으시나요? 지금 작가님 글쓰시는데 어떤 종류의 글들이 많이 영향을 끼쳤을지 궁금하네요
@coloured_sentence - 걔 중에서 지금까지 관심있는 건 미술이랑 철학 정도랄까요?
나 - 아하
@coloured_sentence - 사실 글의 전반을 당시에 읽었던 철학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여러 철학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그들의 생각과 그런 것들을 무척 좋아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더이상 찾지 않게 되더군요
나 - 철학, 심리 도서가 정신적 에너지에 좀 많은 영향을 주는 거 같긴해요. 정신적인 삶의 질 이라고 해야되나…
@coloured_sentence - 아마 그때 가장 필요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고 어쩌면 그때 가장 이상시 했던 게 철학자의 생각이라던가.. 그런거여서 아마 성숙의 단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철학이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줬다면 예술(그림, 문학, 음악)은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심정적 위로라서.. 그리고 그게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하구요!
나 -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던 타고나게 창작 욕구를 느끼는 작가분들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창작의 계기가 어떤 경험이나 트라우마를 통한 시작도 많은 거 같아요. 작가님도 그 시기에 아마 뭔가 글을 읽으면서 성숙하고 싶은 시기였던 것 아닌가 예측해봅니다ㅎㅎ.. 그리고 또 궁금한게 인스타에 prills hluncy samota는 무슨뜻인가요?
나 - 네네 작가님이 저한테 추천해주신 적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샀었는데 아직도 못읽어봤네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아직 펼치지 않은 책이 여럿있답디나.
나 - 저도ㅎㅎ.. 사도 좀 오래 숙성해놓고 읽네요. 작품 얘기로 넘어가볼게요!
@coloured_sentence - 좋아여!!
나 - 그림을 보고 글을 많이 쓰신다고 했는데 그림작가분께 개인적으로 요청을 받으시는건가요 아니면 순수하게 자발적인 행위로 쓰시는건가요.
@coloured_sentence - 지극히 후자입니다!
나 - 와우 그림 작가분들이 감동이실 것 같은데요
@coloured_sentence - 좋아해주시는 분도 있고 반응 없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나 -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그럴 때 마다 막연하던 일이 약간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나 - 근데 어떤 요청이 아니라 지극히 자발적인 행위로 쓰신다는게 진짜 엄청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결국 나 좋아서 쓰는건데, 정말 그렇기도 하구요. 지금 하는 일이 경제적 이윤을 물어다주면 그것보다 더 바랄 것이 없지만, 현재는 아직 취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나 - 아하 창작으로 경제적 이윤을 만드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죠…
@coloured_sentence - 맞아요…
나 - 그렇기 때문엥 더욱 더 순수한 목적으로 뭔가 창작 한다는 것이 엄청난 거라고 보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갤러리, 전시 관련 쪽을 희망하고 있는데 역시 녹록하진 않네요.
나 - 그리고 그 에너지도… 그저 무한하다고 보장할 순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ㅜㅜ
@coloured_sentence - 그래도 여전히 그림보면 좋고 글쓰면 좋고 그렇습니다 (웃음)
나 - 제가 세상에 찌들어서 그런지 한살 한살 나이를 더 먹을수록 뭔가 순수한 행위든 뭐든 온전히 집중하는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기분을 많이 느끼는지라 아무튼 대단하신거라고 생각해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이렇게 전시보고 글 쓴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간 어떻게 했나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한 면이 있어요.
나 - 네 그 에너지가 절대 흔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가님 글을 읽었을 때 어떤 건 시 같고 어떤 건 소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글을 장르나 형식에 대해서는 완전히 자유로운 편인가요?
@coloured_sentence - 대체적인 문체는 아마 시처럼 쓰지 않나 싶어요. 그러다가 어떤 건 소설 느낌이 나게 해볼까 라는 생각도 하기도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글의 형태만 된다면 어떤 장르나 형식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나 - 아하 이렇게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게지만 뭔가 글로 써내린 그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번에 선물해주셨던 시집 읽었을 때 되게 추상적이고 공감각적인 표현이 많아서 한번 읽었을 때 의미가 바로 이해되기 보다는 글의 느낌, 분위기, 어감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많은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사실, 글에 대한 목적이랄까요? 목표라고 할까요? 그런 것 중에 글로써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어떤것에 대한 묘사나 그런 방식이 아닌), 아마 그게 다행히도 반영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
나 - 아진짜요 완전히 느껴지는데요 그 부분ㅎㅎ
@coloured_sentence - 그리고 제가 쓴 글을 봤을 때 아마 술술 읽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 읽기를 요하는거라, 상당히 추상적이고 상징적이랍니다.
나 - 작가님 글을 정말 여러번 곱씹어 읽어봤었어요. 일반적으로 글에는 내용이 담겨 있고 논리 이성적인 얘기들이 많은데 뭐 그게 아무리 문학 작품이라고 하더라고 말이죠. 작가님 글은 약간 글 창작계의 아방가르드 느낌ㅋㅋ
@coloured_sentence - 물론 하나하나 얽힌 의미를 다 설명할 수는 있는데, 그냥 읽는 입장에서 읽히는 대로 받은 인상처럼
고유하게 느끼길 바란답니다.
나 - 상당히 상징적인걸 많이 쏟아내시더라구요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아마 제 글에 대한 해설? 같은걸 쓴다면 쓰인 글의 4-5배 분량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나 - 네네 뭔가 제가 어설프게 흉내 내보자면 ‘감기 걸린 맘 아픈 아메리카노’ 이런 식의 표현이 많은 것 같다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ㅎㅎ ><
@coloured_sentence - 그리고 사물 의인화도 많이 써서 더 그런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 - 그래도 저번에 시집에 기고하셨던 작품 보다는 인스타에 올리시는 글들 중에는 좀 서술적인 글들도 많이 있더라구요.
@coloured_sentence - 시집에 있는 건 더 상징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아요.
나 - 네네 매우 그랬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인스타에 올리신거 중에 “당신의 두서 없음에 벗이 되려 합니다” 라는 표현이 매우 맘에 들었어요.
@coloured_sentence - 아마 경어체로 쓴 게 서술적인 측면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해서요.
나 - 네 제가 읽은건 ‘벗날’ 이라는 글이었어요.
@coloured_sentence - 아하! 아트비프로젝트에서 전시보고 쓴 글이군요!
나 - 네네 그 글에 대해서 설명 조금 해주실 수 있나요? 뭔가 제가 느끼기에는 경험에서 나온 글이 아닌가…라고 추측을 해보았네요. “관계가 차지한 현상을 규정하기가 상당히 묘해 그저 서로의 사이로 남기로 했다. 정체를 밝히기 보단 그냥 머물자고.” 라는 표현이 되게 뭔가 현대사회의 관계에 대한 표현처럼.. 저는 그렇게 느껴졌어요.
@coloured_sentence - 예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지만 막연히 바라는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해’ 라는 것인데 누군가 나를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반쯤 포기한 생각이에요. 제가 과는 경제학과라 현재 전시보고 글쓰고 하는것과 상당히 동떨어졌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니면 원래 구성된 성격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글로 쓴다면… “동떨어진 느낌, 그건 분명 이방인의 것이었다.” 이렇게 나타낼 수 있는데 근본적으로 세상에 날를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을 그리던 중에 발 아래로 떨어진 생각과 표현이 아마, “관계가 차지한 현상은~ 머물자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두서없음에 벗이 되려 합니다.’는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해준다면 좋을텐데 하고 쓰면서 생각한 것이에요. 조리있게 설명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부끄러워하는 원숭이 이모티콘)
나 - 아하ㅎㅎㅎ 충분히 이해했어요. 저도 어느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네요 저도 따지고보면 미술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취미로 그림 그리는데 있어서.. 그런 이방인의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coloured_sentence - 그런데 결국 좋아서 하는 거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 글은 이렇게 쓰인 글을 좋아하는 수많은 ‘나’ 들을 위한 글입니다. 제 글의 독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마 그래서 제가 쓴 글에 이런 요소가 은연중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 그래서 제가 아까부터 사실 대단하다 라고 생각하는게 저도 좋아서 그림을 그리고 했지만 댓가가 없는 순수한 창작이 저를 좀 힘들게 할 때가 있었어요.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는데 분명히 좋아서 하긴 하지만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걸까? 현실적인 안위를 더 걱정해야되는 마당이 아닐까 이런 생각과 고민이 집어삼키면 뭔가 현타같은 감정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리서 저는 타고난 “born natural” 작가 성향은 아닌가보다 라는 생각도 해봤네요. 저는 찌든ㅎㅎ 사회인인가봐요.
@coloured_sentence - 저도 예전부터 하던 고민인데 결국 직업이라는 건 지속된 소득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나 - 하지만 또 성향을 숨길 순 없어서 그림이든 글이든 보는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coloured_sentence - 요즘 하는 고민도 결국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그림, 전시, 글과 작업을 연관할 수 있을까 하는건데 역시 간단하진 않네요.
나 - 네 맞아요. 쉽지 않습니다. 갤러리에서 근무를 한다던가 좋아하는 일 근처에 머무는 자리 정도는 있을 수 있겠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래서 때론 현재 딛는 걸음이 나를 살리지 않을까 바라곤 하지만 여전한 날을 보냅니다.
나 - 매우 공감합니다ㅜㅜ 휴 벌써 한시간이 넘었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해볼게요. 결국 아까 나눴던 대화의 일부 일수도 있는데요, 작가님에게 있어서 창작의 원천이나 에너지..아니면 뭐 꼭 창작이 아니더라도 삶의 원동력이란 어떤걸까요?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coloured_sentence - 먼저 창작의 원천 혹은 에너지라 함은 결국 나라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글을 쓸 때도 기본에 깔린 생각은 ‘결국에 글은 나오게 되어있다’기 때문에 제겐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글쓰는 사람인 것이죠. 마치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호흡처럼요. 삶의 원동력, 이것에 정확히 반영하는 대답은 떠오르진 않지만 아까의 대답에서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이해란 대상을. 어떤 사람을 봤을 때 그간 찾던 사람이라는 직관적 반응 정도가 아닐까요?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여하튼 그런 느낌이요. ‘세상 어디에 있지 않을까? 없으면 큰일인데….’ 이런 생각을 주기적으로 하곤해요 ><
나 - 아하 역시 mbti 얘기가 빠질수 없죠 ㅎㅎ 그런 의미에서 혹시 엠비티아이가 어떻게 되세요
@coloured_sentence - 저는 검사했을 때 퍼센트가 극단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infj랍니다!
나 - 극단적이라면 더욱 명확한거죠 ㅎㅎ인프제 이시군요.
@coloured_sentence - 근데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ㅎㅎ
나 - 아까 하신말 중에 마치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호흡처럼 행하는게 본인에게 글쓰기라고 하신게 매우 인상적이네요. 저도 작가라는 사람들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자면 저런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coloured_sentence - 그냥 꾸준히 행위를 이어가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 - 창작을 자주 한다 안한다 라는 빈도수 만으로 진심이냐 아니냐를 다 대변할 순 없지만 진심일수록 인간은 당연히 자주 행하는 거니까요…
@coloured_sentence - 물론 저마다의 템포가 있고 누구도 이를 규정할 수 없지만 이는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해요.
나 - 네네 매우 공감하는 바 입니다ㅜㅜ 거의 1시간 20분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네요! 일단 저도 궁금한 것들을 처음 준비해서 진행해봤는데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 부족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친절하게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ㅎㅎ
@coloured_sentence - 이런 종류의 대화(사실 대화는 지극히 두사람이 하는 것이 온전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를 하는 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만약 나중에 기회에 닿아 직접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오늘 한 내용에서 더 넓게 확장되고 깊이 있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텍스트 보다는 역시 말이 여러모로 자유로우니까요! 하지만 타자 두드리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나 - 네네 저도 이런류의 깊이 있는 대화들 좋아하는데 작가님과 흥미로운 대화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가지 영감을 얻는 인터뷰였네요!
@coloured_sentence - 그때가 되면 제가 묻는게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 - ㅎㅎ아하 질문 받는 것도 좋아합니다.
@coloured_sentence - 핑퐁 핑퐁 이어가는 게 대화의 매력이니까요
나 - 저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행복하게 창작 활동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열심히 라는 말은.. 왠지 하고싶지 않네요ㅎㅎ 인터뷰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