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말이 많고, 쓰고 싶은 글은 많은 것 같은데 정작 잘 적어지지가 않는다. 블로그에 일상 잡설을 종종 쓰고싶지만 사실 가장 개인적인 주제이다보니 괜시리 잘 적어지지 않았다. 어쨌든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워낙에 저질같은 체력 때문인지 몰라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맥없이 픽 쓰러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보니 집에 오자마자 정신을 차리고 무언가 온전히 한다는게 '고양이 화장실 치우기' 또는 '물고기 밥주기' 그 외에 '물멍때리기' 정도이다. 퇴근 후에 갖는 개인시간을 어떻게든 생산적으로 쓰고싶은 욕망에 늘 가득 차 있지만 체력이 전혀 뒷받침이 되주지 못하기에 늘 실행 불가능이다. (ㅇㅇ 핑계와 합리화)
얼마전에 이웃 블로그를 구경하면서 어떤 분이 '두번째 지구는 없다' 라는 책에 대한 리뷰를 써놓으셔서 나도 급 관심을 갖고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바로 방송인 타일러 라쉬님이 쓴 책이고 지구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블로그에 리뷰를 쓰도록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는 아직까지도 책을 완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정도로 내가 퇴근하고서 제대로 하는거라곤 '물멍때리기' 밖에 없다. 심리적으로는 매우 힐링받는 기분이 들지만 이게 흔히 말하는 '바보상자'와 다른게 뭘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든다.
근데 사실 아무생각 없이 물멍 때리는것 처럼 보여도 머릿속으로는 나름 물고기들을 엄청 예의주시하며 관찰한다. 지금 키우는 물고기들 중에 한놈이 굉장히 성격이 괴팍한 놈이 있는데 그 녀석이 다른 아이들에게 입질 할때마다 나는 곧바로 커다란 핀셋을 집어넣어서 녀석을 쫓아주는 식으로 경고를 주는데 일명 '정신교육' 이라고 해서 최소 1시간 정도 훈련(?)하니 정말로 효과가 있었다는 것. 그렇다고 그 괴팍한 성격이 어디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전보다 훨씬 공격횟수가 줄어들었고 나름대로 평화로운 상태가 되어서 매우 만족하는 중이다.
사실 새 물고기들을 데려와서 어항에 기존 아이들과 합사하는 과정이 되게 설레이면서도 약간 우려되는 기분을 동시에 느낀다. 물론 합사 가능한 어종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고 구매하지만 모든일에는 예외가 있듯이 물고기들 중에도 순한 어종이라고 데려왔지만 한번씩 돌연변이 같은 애들이 있어서 괴팍한 놈이 꼭 한마리씩 끼어있는데 마치 직장생활에서의 '도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과 비슷한 느낌이라고할까. 아무튼 그런 아이들을 제압하려면 가장 쉬운게 좀 더 서열이 우위에 있는 다른 개체를 넣어주면 금방 정리가 된다. 하지만 그 새로운 개체가 부디 온순한 녀석이어야 어항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냥 더 괴팍한 새로운 물고기를 데리고 온 것 밖에 안되는 수준이니까. 아무튼 내 말은 성격 더러운 검은 풍선 몰리를 기죽이려고 조금 더 큰 리테일러 풍선몰리를 데려왔는데 그냥 더 깡패같은 놈 하나 들여온 수준이 되었고 또 다시 그 물고기를 정신교육 시키고자 1시간동안 지켜보면서 다른 물고기에게 입질을 가할때 마다 핀셋으로 혼내주었더니 드디어 어항이 조금 평화로워질 수 있었다는 나름대로 해피엔딩의 스토리다.
개인적으로 생활패턴이나 소비패턴들이 '미니멀' 해지는 건 굉장히 좋은 부분이라고 본다. 살아보니 무언가를 더하는게 아니라 불필요한걸 빼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보니 요즘 쿠팡 장바구니에 담기는 아이템들은 거의 고양이, 물고기 용품들이 대다수다. 근데 그런 투자가 겉으로 보기에 '나'를 위한 소비 감소로 보여질지 몰라도 어항을 관리하고 야옹이를 케어하는 일을 통해서 결국 내가 힐링을 받기 때문에 그 역시도 사실은 '나'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나는 여전히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있는 중이라는 것! 물고기도좋고 울 야옹이도 좋고 나도 좋은 1석3조 소비.
막상 글을 마무리 지으려니 뭐라고 해야될 지 모르겠다. 오늘은 왠일로 무언가를 적어보고 싶어서 '퇴근 후 잡설' 이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결국은 '물멍 때리기' 이야기로 마무리됐지만 구구절절 잡다한 소릴 늘어뜨리고 나니 지금은 '빨리 글 마무리 하고 잠이나 자자' 라는 생각으로 귀결되는 중이다..... 얼른 글을.. 마무리하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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