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인간관계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없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이유에 의해서 사람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중요한것은 어떻게 정리하는것이 올바르고 건강한 방법일 것일까? 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꽤나 심오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내 인생에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생기는 만큼 인간관계에도 동시에 변화가 있었다. 즉 나를 위해서 불필요한, 불건전한 혹은 유해했던 인간관계들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단순 몇번의 사소한 다툼이나 오해로 섣불리 관계를 끊어버려야 겠다 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관계에 대해 심오하게 다시 고민하고 손절을 고려해본다는 것은 어쩌면 이미 그 관계는 훨씬 그 이전부터 뭔가 불편함이 있었을 확률이 크다. 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를 고민해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1.손절을 하는 다양한 이유들

 

일단 왜? 그 관계를 정리하고싶은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발적으로 관계를 손절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무언가 쌓이고 쌓인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조금씩 쌓아오다가 어느순간 어떤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손절을 하게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단순 의견 충돌이나 갈등 때문이라면 그 갈등이 원만히 해소 될 가능성이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런 경우들은 대게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편이지만 손절을 해야만 하는, 필히 손절이 필요하다 여겨지는, 또는 최소 손절을 고민해봐야 되는 상황이란 어떤걸까.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나열을 해보았다. (여기서는 어떤 집적적인 싸움이나 사건이 계기가 되는 '확실한' 경우는 제외한다.)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무시받는다는 기분/상대방의 무례함/선넘는 발언/불쾌함/불편함/나에대한 부정적인 평가만 함/칭찬을 전혀 하지 않는사람 등등)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별히 기분이 상하는것도 아니지만 만났을 때 기쁨이나 반가움이 없다. 즉 그냥 명목상 친구관계 유지 느낌.)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내 모습으로써만 나를 취급하며 현재의 변화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거나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듯한 느낌 등등)

 


 

 

(1)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무례함, 선넘는 발언, 가스라이팅 등등 이 모든 불쾌한 감정들을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묶어서 정리하였다. 이 부분은 너무도 당연한 부분이라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 

 

 

 

(2) 결이 너무 다르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됐든 만났을 때 어떠한 즐거움이나 흥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그리고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바로 "무엇을해도 그닥 즐겁지 않은 관계"를 뜻한다. 사실 이 경우는 뭐 그렇다고 손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사이라는 것은 사실 함께하면 즐거운가? 기쁜가? 편안한가? 이런 작지만 사소한 감정들의 공유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특별한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면 즐겁고 기쁘고 편안하기 위해서는 꽤나 결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취미라던지 취향, 가치관, 생각 등등이 말이다. 어느정도 교류 가능한 관심분야나 교집합이란게 최소 있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친구사이라면 혹시나 그냥 명목적으로 이어가는 친구사이는 아닌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는 꼭 기쁜 즐거움이 아니더라도 서로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소 어둡고 우울한 주제라 해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서 대화가 잘 통한다거나 깊은 대화가 잘 이뤄지는 친구도 나쁘지않다. 즉 서로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결이 비슷한 쪽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조금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다. 너무 우울하고 딥한 부분들만 공유하다보면 결국 힘들때만 서로를 찾는다거나 또는 의도치않게 서로를 너무 '대나무숲'처럼만 이용해버리면 기쁘고 즐거운 소식에는 서로 공감해주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튼 이런 부작용만 아니라면 깊은 대화가 잘 나눠지는 친구 역시 소중하다. 남들과는 쉽게 공유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것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는 또 늘 주의해야될 것이, 그만큼 많은 깊은 부분을 공유한 사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 관계의 틀어짐이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나의 어두운 부분을 잘 아는 상대방이 그것을 약점 잡아 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 지금이라도 이사람의 실체를 알았구나. 라고 깨닫고 깔끔하게 손절하면 된다. 물론 상처받은 마음은 당분간 좀 아프겠지만, 정상적인 친구사이라면 둘 사이에 아무리 사소한 다툼과 서운함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유했던 감정들과 비밀들을 약점 잡아 공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람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것을 어떤 계기로 늦게 깨달은 것 뿐이다.

 

 

 

(3) 서로 꼽씹는 추억의 해석이 너무 다를때. (변화한 현재 내 모습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

 

쉽게 말해서 나에게는 그 당시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으나 친구의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의 황금기였을 때 라고 예를 들어 보겠다. 사실 이거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순간을 살아가며 시간을 보내지만 각자의 사정이나 환경, 생각들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 시절 친구들을 다시 재회하고 만났을 때 발생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만큼 몸도 마음도 변했을 것이고 각자 나름대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어리숙했던 내 모습, 또는 암흑기였던 내 모습만을 회자하며 나를 웃음거리 만들거나 또는 끊임없이 '흑역사'라고 불리울 만한 것들을 건드리면서 깎아내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만 자신의 영광이 머물러 있을 확률이 거의 백발백중이다. 그 시절이 본인의 가장 황금기, 리즈시절이었고 현재는 그에 비해 너무 초라하거나 보잘 것 없어서 죽을 때 까지 그때 그 과거의 영광만 안주거리 삼으며 얘기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 자신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것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인 변화나 발전, 성공을 일궈낸 친구를 만났을 때 공격태세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일삼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이 부분은 (1)번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때에도 해당하는 디테일한 예제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구나 하나씩 부끄러운 기억이 있고 흑역사란것이 존재하며 우스갯거리로 농담삼아 그런 우스운 과거를 언급하면서 지금의 '용'(?)된 친구를 놀려먹을 수도 있지만 "무튼 너 정말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정말 멋져." 라는 의미로 그런 과거를 운운하는 것과 그저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계속 들추며 내게 수치심을  주려고 하거나 현재의 모습을 질투하고 부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꾸 옛날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 이 두가지를 단호하게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로 나의 변화를 칭찬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괜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나를 깎아 내리기 위함 혹은 남의 흑역사로 히히덕덕 거리며 안주거리 수준 삼기 위해 끊임없이 운운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당신의 기분이 묘하게 불쾌하고 언짢다면 분명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일 것이다. 

 

 

 

 

2. 그래서 어떻게 손절을 해야돼?

 

결론은, 그래서 어떻게 손절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괜찮은 방법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런 관계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래도 다시 만들지 못하는 학창시절 친구라는 이유, 어떤 한 집단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꽤나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즉 친구 한명과의 손절이 아니라 나아가서 혹여나 내가 그 집단을 탈퇴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나만 혼자 열외되는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있는 것 같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위의 손절 조건에 다 해당이 되지만 바로 관계를 손절하지 못하고 꽤나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했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자주 보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주기로 만나는 모임이나 관계라고 할지라도 만날 때 마다 항상 빠짐없이 내게 불쾌감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손절이 마땅하다. 사실 인맥유지, 인맥관리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이러한 병든 관계들을 많은 사람들이 방치하곤 한다. "1년에 한번 보는 사인데 뭐, 그냥 넘어가자"라고 했던 것이 몇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도 어쩜 만날 때 마다 내게 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우리 기억은 그 불쾌한 기억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분명 기억하고 있고 그것들이 조금씩 쌓여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런 불만들을 토로하고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사실 이것은 손절 방법이 아니라, 관계유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상대방이 정말로 내게 '악의없이' 저지른 실수라는 게 입증되었을 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지, 의도적으로 나를 불쾌하게 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시도 자체를 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인간이라면, 이미 그렇게 뒤틀려져버린 인성은 내가 말 몇마디 한다고 쉽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진심어린 토로를 했을 때 더욱 나를 소심한 사람 취급하거나, 더 우습게 여기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시도해보아야할 방법인 것이다. 아주 이상적이고 평화로운 해결법 같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으며 멀리 하는 방법이다. 가장 부담이 덜하고 쉬운 방법이다. 사실 어차피 1년에 한번 정도 보는 사이라면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은건지 조차도 모르게 더욱 더 조용히 손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말로 일거수일투족 자주 연락을 하는 친구사이 였다면 이 방법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티가 날 수 밖에 없고 결국 나의 불쾌감을 토로하고 손절하느냐, 그냥 알리지 않고 무대뽀로 손절을 취하느냐. 이 차이 정도인 것 같다. 대충 나열해보자면,

 


 

간접적인 방법 : 그냥 혼자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연락을 끊으며 쥐도새도 모르게 손절한다.

(단톡, 소셜미디어 다 연결되어 있지만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먼저 연락이 와도 안읽씹 상태로 평생두기.

가장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이면서 매우 회피식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간접&직접적인 방법 : 소셜 미디어 외 모든 연락망들을 언팔, 차단하거나 대놓고 읽씹 또는 단톡방을 조용히 나오는 방법

 

직접적인 방법 : 그동안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약간의 언쟁을 주고받은 후 깔끔히 손절.

 


 

손절이란게 사실 뭐 별거 없다. 결국은 위 방법들 중 하나로 대게 손절하게 된다. 나는 저 세가지 모두 다 시도해본 바 있고, 오히려 나의 경우는 극강의 간접적인 방법을 가장 적게 시도해본 것 같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으나, 사실 대부분 저 단계를 그라데이션으로 거치게 되지않나 싶다. 아무튼 내가 결국  추천하고싶은 것은 결국 각자 성격대로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내게 가장 데미지가 덜 오는 방법"을 선택하시오. 라고 말하고 싶다. 간접적인 방법은 손절이 가장 쉽고 편리할 순 있지만 끝낼 때 끝내더라도 하고싶었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한거에 대해서 나중에 약간의 찜찜함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직접적인 방법은 정신적 타격과 데미지가 크다. 솔직하게 말 하는 만큼 크고 작은 언쟁이 분명 오고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후려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과한 에너지 소모로 여기질 수 있기 때문

 

결국 마지막 남은 간접&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선택했을 경우에 상대방의 반응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왜 손절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상대방이 다시 연락오는 경우 (대화시도)와 다른 하나는 상대방도 군말없이 손절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끝나게 되는 경우다. 대게 전자의 경우가 많지만 후자의 경우도 참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그 의미는 상대방도 그다지 그동안 내게 별다른 애정이 없었다, 별 미련이 없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혹은 본인들의 자존심 때문에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뭐가 됐든 어차피 손절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자. 만약 상대방이 먼저 연락이 오는 형태의 전자의 경우라면, 간단&명료하게 의사를 밝히고 끊어내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만약 상대방이 혹시라도 사과나 화해의 의사  표시를 한다면 또 다시 고려해 볼 여지가 발생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깔끔하게 전달 할 말만 남기고 끝내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물론 여기서 상대방이 내게 사과하기 위해 다가온다면 또 그것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파악해야되겠지만, 사실 손절을 고려할 만큼 고민했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의 무례함, 나와 맞지 않음 등등을 꽤 오랜시간 겪어온 것이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나는 우습게도 몇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들을 경험했는데, 여기서도 사실 내 기준은 확고하다. 화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서로 흥분한 상태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끝나버린 거였다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풀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단호하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라고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바로 그 당시 싸움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얼마나 있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명확한 기준으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한다. 사실 예외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이 있었음에도 정말로 진심으로 뉘우치고 미안하다고 바짝 엎드려 사과하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있는데,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다지 속아넘어가지 않는 것을 추천하다. 정말로 어쩌다 개과천선하는 대단한 인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인간의 인성그릇이라는 것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마무리

아무튼 인간관계에서 어떤 불쾌한 경험을 했을 때, 그 이후로 손절을 진지하게 고민 한다면 잠깐 물러서서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봄도 괜찮다. 조금 흥분이 가라 앉았을 때 오히려 가장 차분하고 이성적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가라 앉고 나서도 여전히 손절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달라지는게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가치를 잃었음이 분명하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오래오래 연락하고 평생 가겠지 생각했던 관계들도 하나 둘 변하거나 달라지고, 끊임없이 상대방으로 부터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험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럴 때 현명하고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깨닫고 숙지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 대한민국 141분
개봉 2023.11.22.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더보기

 
 
 
영화리뷰 처음으로 영화 카테고리가 아닌, 인간/심리/사회 카테고리에 이 포스팅을 적는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의 역사적인 사실과 사건에 대한 집중적인 설명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인간상' 이라는 초점에 맞춰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째서 악인들은 죽기전까지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고 진정한 어른들은 고통속에 살다 단명하는 것일까. 이 영화가 내게 던져 준 가장 첫번째 아이러니한 의문은 바로 그것이었다. 아마도 나 뿐만이 아니라 관람한 모든 관객들이 그런 탄식을 했으리라. 역시나 이번에도 느낀 불변의 진실은 인간의 타락과 범죄는 매우 쉽고 빠르게 일어나지만 정직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심지어 타락한 인간들을 상대로 꿋꿋하게 정직함을 지켜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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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인간학연구소 - 니체의 선물 (feat:세상에 사기꾼이 많은 이유)

https://youtu.be/wY4bW63lplA " 이상한 건 걔들이 아니라, 나였다. " - 지성은 개체 보존을 위한 수단으로서, 그 주된 힘을 '위장'(변장)을 통해 펼친다. 최근 다소 충격적인 영상을 접했다. 평소에 '길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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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내가 블로그에 '니체의 선물'이라는 게시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그 게시글의 내용이 문득 생각난다. 인간은 원래 그러하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지금까지 생존해 올 수 있었다 라는 것.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인간이 어쩌면 돌연변이 일 수도 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타락은 인간의 본능이고 누군가를 해하고 꾀하는 것도 결국 근본적인 생존의 본능과 전략이라는 얘기였는데 그 사상은 내게 꽤나 큰 신선한 충격감을 전해줬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본능을 거부하고 참된 어른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야 말고 성숙한 고지능자에 가까운 인간형이 아니겠는가. 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었다. 그것이 본능이기에, (말하자면 성악설이라 불릴수 있는) 그렇게 살아가도 괜찮습니다. 라는 얘기는 적어도 아닐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고지능자, 현명한자, 성숙한자가 되는것이 당연히 타락하고 교양 떨어지며 치졸하기 그지없는 인간이 되버리는 것보다 당연히 어려운게 마땅하다. 물론 타고나는 성품의 차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인간은 후천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누구나 인생의 기로해서 나쁜선택과 좋은선택 사이에서 고민을 해봤을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타락하고 치졸한 인간이라는 것은 약간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좀 더 적정한 예시로 들어 보자면 '포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성숙한 자가 되는 것 보다 그냥 포기해버리는 것. 후자가 훨씬 간단하고 쉽고 빠르다. 그렇기에 소신을 지키고 정직한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진정한 참 어른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참 어른들은 언제나 그렇듯 치졸한 무리들로부터 늘 공격받기 일쑤다. 그들이 그렇게 정직하게 그 자체로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게끔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것이 질투인지 뭔지 정확히 잘 알수 없지만 질투심과 더불어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과 정 반대인 누군가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가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런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가지고는 있지만 절대 쉽게 넘어오지 않는 그들에 대한 어떤 분노와 열등감이지 않을까. 쉽게 말하면 자신과 다르게 반듯하고 우월한 멋진 누군가를 보면서 이유없이 증오하고 괴롭히고 싶은 수작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도 '전두광'이라는 캐릭터가 '이태신'에게 슬쩍 자신과 같은 배를 탈 의향이 있는지를 떠보는 장면이 나온다. 즉 "같은 편 만들기"를 시도 해 보지만 역시나 이태신에게는 어림도 없는 제안이었고 "육군은 모두가 같은 편입니다."라는 말만 돌아 올 뿐이었다. 이 장면에서 전두광의 표정을 보면 자신과 완전히 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그 이질감, 혐오감, 분노 등등 이런 모든 감정들이 섞인 묘한 표정을 짓는걸 확인할 수 있다. 
 
 

 
 
어쨌든 이 영화는 모두가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이므로, 언급하자면 슬프게도 악의 무리가 승리하는 이야기다. 흔히 영화 드라마에서 정의가 승리하는 해피엔딩들을 자주 보지만 이 역사적 사실은 너무나 마음 아프게도 정의가 악의 무리를 소탕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악한 인간이 권력을 쥐거나 어떤 집단의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 중 하나인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스트가 사회의 우두머리 집단에 많이 분포해 있다는 심리학적인 분석이 꽤나 설득력이 있는 부분이다. 그들의 두드러진 특징들을 정리해보자면 아마도 아래와 같지 않을까.
 


 
 
1. 이타심 결여 (이기주의)
2. 목표를 향해 물불 가리지 않는 무모함과 추진력
(목표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나쁜행동 일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3.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결여

4. 현저히 떨어지는 도덕성과 죄책감에 대한 감각

5. 근본없는 자신감 혹은 자기도취 (즉 자기객관화 어려움)
 


 
 
일단 기본적으로 그들은 이타심이 없으므로 본인이 얻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일단 인간으로써 이타심과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많은 것들을 동시에 고려하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누군가가 피해를 보지는 않을지, 나의 행동과 결정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객관화를 수시로 시도하지만 반대로 악인들은 그런 의의를 따지지도 않을 뿐더러 애시당초 목표 설정 자체에도 결이 다르다. 흔히 인간이 누리고자 하는 소유욕, 권력욕, 물욕 등등 모든 쾌락에 대한 욕구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뿐 자신의 행동과 결정이, 그리고 자신의 목표가 어떤 의의가 있고 어떤 이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 사회에 어떤것을 이바지 할 수 있는지 등등 이타적인 목표 설정은 조금도 없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저 내게 도움이 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조금 설득하면 넘어올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그렇게 자기편이 될 수 있는 사람들로 조직을 구성할 뿐. 우스운것은 그렇게 하고나서도 그런 악인들의 조직은 늘 내부 갈등이 일어나기 일쑤라는 거다.  (그들끼리도 서로 언제 등쳐먹을지 모르는 얄팍한 관계와 의리). 애초에 그들이 형성하는 인간관계라는것이 그저 힘의 서열과 정치질 그 뿐이니 말이다.
 
 
 

 
 
 
어느 세상이든 선과 악은 늘 공존하고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도 완벽한 선, 완벽한 악은 없다. 모든 인간은 내면에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성숙하고 참된 어른이란것은 결국 어떠한 현혹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팍팍해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점점 더 많은 '포기현상'이 나타날것이다. 아까 말했듯 성숙하고 참된 어른이 되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 길은 꽤나 많은 노력과 인내심과 성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악인은 아니더라도 그냥 평범한 자로 살아가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과 악 중간에 있는 평범한 대중들이다. 힘의 방향에 따라 충분히 어느쪽으로든 설득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사회가 팍팍할 수록 더욱 더 범죄나 혐오, 사기가 판을 치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결국 자기자제력을 잃어버리고 악인이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 팍팍한 사회는 우리를 더욱 이기적으로 만들고, 더욱 더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기 때문에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물불 가릴 처지가 되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라면 결국 이타심, 양심, 도덕 이런것들을 죄다 벗어던지고 당장의 '나의 이익'에만 불을 켜게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을 옹호하고자 하는것은 절대 아니다. 어찌됐건 범죄는 범죄이고 악인은 악인이므로 모든 나쁜 행위들에 그 어떤 이유와 합리화도 적용될 수 없다. 단지, 팍팍한 사회는 내가 아까 말한 선과 악의 그 중간에 있는 대중들을 좀 더 악으로 몰아가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세상이 어떤 모습이든지간에 나 자신은 절제력을 잃지 않는 '선'에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하지만 그만큼 싸워나가야 할 적대적인 세력이 늘 도처에 깔려있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쉽지않은 일이다. 적대적인 세력이라는것이 이 영화에서 처럼 뭐 대단한 적군을 뜻하는게 아니라,  이것은 그냥 우리의 일상을 말하는 것이다. 가족, 친구, 직장 이 모든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쉽게 내게 적대적인 사람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그런 외부 환경으로부터 나쁜 영향력을 받지 않고 건강한 마인드셋을 한다는 것이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속에서는 정말로 더 쉽지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악인이 될 것인가? 그렇게 쉽게 나 자신을 놓아버리고 형편없는 수준의 인간이 될 것인가? 라고 물음을 던졌을 때 뭐라고 대답하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자기통제력을 잃지 않고 타인을 공감하면서 살아가다보면 훨씬 아름답고 큰 세상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니, 이타심 따위도 너무 거창하다면 그냥 어찌됐건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마인드셋은 "남에게 피해주지말자"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다.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레슬리에게

 

 
레슬리에게 To Leslie, 2022 제작

요약미국 드라마 2023.11.29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119분 감독 마이클 모리스 출연 안드레아 라이즈보로마크 마론엘리슨 제니오웬 티그  더보기 줄거리“말해주세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술에 빠져 수억의 복권 ..더보기

 

 

 

심각한 알콜 중독에 빠진 한 여성이 등장한다. '레슬리'. 첫 장면은 아마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엄청난 복권에 당첨되어 한껏 들 뜬 그녀의 모습으로 영화는 화려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 가장 우울하고 처참한 모습의 주인공이 모습이 시작된다. 그녀는 심각한 알콜중독에 빠진 여성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바이러스 마냥 취급하며 기피한다. 그녀가 이렇게 알콜중독으로 인생 나락으로 가게된 것은 다름 아닌 '마약'. 마약으로 당첨금을 몽땅 날려버린 그녀는 어린 아들의 양육마저 뒷전으로 한 채 말 그대로 타락한 인생을 살며 도저히 구제되기 힘들어 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른다.

 

 

 

초반부 그녀의 모습은 굉장히 불쾌함 그 자체였다. 간신히 장기 투숙하며 살아가던 모텔인지 여인숙이라 불러야 될 지 모르겠는 후미진 곳에서 마저 밀린 월세로 쫓겨나게 된 그녀는 갈 곳을 잃자 결국 아들을 찾아간다. 아들은 레슬리가 앞으로의 삶의 "계획"을 세우는과정까지는 흔쾌히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겠노라고 선의를 베풀지만 정신나간 그녀는 아들의 호의에 뒤통수라도 치듯, 그새 술 먹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아들이 비상금마냥 고이 묵혀둔 돈에 손을 대고 일을 저질러 버린다. 그 모습을 보고 신물이 난 아들은 엄마인 레슬리를 결국 경찰에 신고하며 어릴 적 엄마 대신 자신을 길러주었던 이웃 어른에게 어쩔 수 없이 연락하여 그녀를 데리고 가도록 부탁한다. 레슬리 아들의 나이는 고작 20살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

 

이 초반 전개를 보면서 주인공의 삶을 이해하긴 도저히 어려웠다. 그야말로 가정학대 그 자체였고 사실 영화에서는 레슬리가 무엇때문에 어떻게 왜, 마약에 빠져 모든 당첨금을 홀라당 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를 이해할수도, 아니 이해할 건덕지라고는 1도 없는 상황. 그냥 어마어마한 복권에 당첨되어 한 껏 황홀감에 취한 레슬리는 그저 향락에 빠져 본인의 인생을 나락으로 스스로 내몰았다 정도로 추정 가능한 상태였다. 아무튼 가정폭력, 학대에 대해서는 무슨 원인이 있었다 한들 절대로 옹호할 수가 없는, 말 그대로 그녀는 쓰레기같은 인생을 간신히 연명하며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인물의 등장으로 그녀는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를 맞게 되고, 물론 우여곡절을 겪어나가긴 하지만 그는 그녀가 다시 마음을 잡고 새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 아주 지대한 영향력을 준 인물이라 볼 수 있다. 레슬리에게 새 인생을 살아나가게끔 큰 영감을 준 두 인물은 단연 그녀의 새로운 연인이자 남편 '스위니'와 그녀의 아들이다. 사실 극 중 '스위니'는 내가 생각할 때 매우 전형적인 '이타적인' 인물 그 자체다. 말하자면 에코이스트라고 해야될 지 모르겠으나 처음에는 왜 그가 그녀에게 무한한 호의를 베풀어 주는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영화속에서는 스위니와 모텔 주인이 우연히 레슬리의 캐리어를 길에서 줍줍하고 그것을 마음대로 헤집어 본 거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녀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었다 라는 식으로 납득이 되게끔 설명하였지만,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 것 정도의 호의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 뒤에도 그녀의 다소 무리한 말도 안되는 부탁 (월급 가불 신청 및 개인적 지출을 위한 돈 요구 등등)  마저 호구마냥 베풀어 주던 그의 모습은 약간은 아이러니한 상황. 

 

영화 후반부로 갔을 때 그의 그런 행동들은 그의 엑스 와이프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던 레슬리를 보며 그가 느낀 연민, 안타까움 등등으로 인한 호의와 사랑 이었다고 설명이 되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모든 것들이 결국 그가 얼마나 이타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인가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이런 '천사'같은 인물의 등장이 이 영화에서 가장 영화스럽고 드라마틱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가장 현실적이지 않았던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스위니'의 등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늘상 고주망태 상태에 마약에 찌들었던 전적까지, 말 그대로 그냥 '미친x'이라고 불러도 이상할게 없었던 그녀에게 사랑과 연민을 느끼고 애정을 주고자 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현실에 도대체 얼마냐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영화적인 감수성이라 할 만한 것은 이런 사랑을 받았을 때 감사하며 새 영감을 얻고 새 삶을 살아나가는 결말이 현실에서도 쉽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망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조건 없는 사랑이나 호의를 받았을 때 오히려 더욱 불안해 하기도 하고 불신하며 상대를 테스트해보고 간보고 분노하기까지 하며 괴롭히는 경우가 오히려 다반사다. 물론 이 영화속에서도 레슬리가 결국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이웃들을 통해 그의 앞에서 여실히 들통나게 된 상황에서 결국 그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떠날 것이라는 짐작으로 인해 그를 거부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등장하긴 했지만 그 갈등 역시도 다행히 잠깐의 트러블 정도로 마무리 된 것이 아주 영화적인 요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거나 그녀가 새 인생을 살아가는것에 대한 큰 영감을 얻은 두번째 인물은 바로 그녀의 아들 '제임스'다.  그녀는 새 썸남이자 애인 '스위니' 앞에서 부끄러운 꼴을 당하고 그와 트러블을 겪고 상심해 있었지만 매우 이타적인 인물인 스위니는 그녀가 복권에 당첨됐을 당시에 tv에 출연했던 비디오를 가지고 와서 틀어주며 그때 그녀가 했던 말과 행동, 그녀가 얼마나 아들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이었는지를 상기시켜주기 위해 그는 나름의 노력을 한다. 바로 그의 노력으로 인해, 그녀는 그 비디오 속에서 아들이 무심코 했었던 말에 영감과 힌트를 얻어 새 삶을 꾸릴 상상과 기대에 가득찬 상태로 새롭게 변신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보잘 것 없는 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이타적인 스위니라는 인물의 기적적인 등장. 이것이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꼽는 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다소 억지스럽거나 과한 연출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감동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인 것 같다. 초반부에는 레슬리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그녀를 혐오하고 비난하게 되지만 결국 후반부로 가서는, 비록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망가진 인생을 살아왔던 그녀라고 하더라도 그녀가 한줄기 희망을 찾는 모습, 자신의 과오를 반성할 줄 아는 모습, 그러한 모습들이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애정으로 '연민'할 수 있게 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모든걸 포기한것 처럼 행동한 그녀였지만 이 영화의 포스터에 적혀있는 글 처럼, "말해주세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라고 그녀가 나즈막히 흐느끼면서 내뱉었던 말은 사실 우리 모두가 한번 쯤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타인에게 간절한 듣고 싶어하는 한마디 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녀가 변화에 대한 일말의 노력 없이 단순 타인의 환심만을 쉽게 얻고자 저런 말과 행동 했다면 또 재생불가한 '쓰레기'에 불과했을 것이나, 어쨌든 영화는 다행히도 그녀의 아름다운 변화의 과정을 천천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녀의 간절함 섞인 한 마디는 꽤나 가슴 후빌만한 호소력이 있었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나 한번쯤 내가 인생의 바닥에 있다고 여겨지는 몇몇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그냥 거기서 다시 처음부터, 작은 것 부터 시작해도 인생은 그 서사 자체로 살아 갈 가치가 있는 것을. 이라는 메시지를 느꼈다.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영화 주인공 레슬리처럼 가족과 남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고 자식을 학대하며 마약에 찌들어 인생을 나락 보냈던 수준의 캐릭터까진 아니지 않은가. 그랬던 그녀가 아주 작은 영감에 힌트를 얻어 새 삶을 살아나갈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가는 과정은 거창한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거기서, 바로 그 시점에서 다시 조금씩 하면 돼. 라는 식의 소탈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로 광광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몇번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인생인가가 아니라, 그동안의 내 삶의 서사 안에서 나는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여정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사실에 집중해야 하는것이 우리네 삶이 것이다.

 

 

 

 

시험 결과 두둥

 

 

 


<어학연수경험 및 유학경험 없음 +

해외 경험은 여행 목적 2회가 전부(각 1주일 미만)인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오픽 시험 응시 후기>

 


최근에 다사다난한 별의 별일들이 있었는데 지난 11월 12일로 시험일정을 다소 우발적(?)으로 예약하고 좀 급작스럽게 시험을 쳤다. 원래부터 IH를 목표하고 있었긴 하지만 사실 롤플레이에서 최소 2가지 이상의 질문을 해야하는 부분을 제대로 완수못해서 IM3가 나올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시험결과를 확인해보니 IH등급이 나와서 기쁨의 내적 비명 지름. 아무튼 소소하게나마 시험 준비과정과 후기에 대해서 작성해보고자 포스팅을 오랜만에 써본다.

 

 

약간의 잡설+

사실 나는 현재 일하는 분야가 외국어 능력과 딱히 관련이 없어서 이 시험 성적이 꼭 필요한 부분은 전혀 아니었다. 근데 왜 쳤냐고 물어보면 글쎄.. 흔한디 흔한 자기개발 목적이면서 그저 내가 영어 학습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정말로 단지 그 뿐이다. 아무튼 보기 쉽게 챕터별로 나누어 간략하게 썰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1. 시험준비기간

사실 이 부분이 정말로 객관적으로 체크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오늘부터 오픽시험 공부해야지! 하고 일정 기간 열공하고 난 후 이제 끝! 이렇게 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누군가가 "오픽 시험준비 얼마나 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가장 답하기 난해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외에도 "오픽 IH 따려면 어느정도 준비해야되요?" 이것도 그 다음으로 굉장히 난해한 질문.

 

그리고 유튜브에 보면 오픽 IH 몇주만에 달성한 후기! 달성하는 방법! 이런 제목들 정말 흔하디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런 제목 볼때마다 미안하지만 어그로성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굉장히 반감을 느끼는 부분들이 없지않아 있다. 뭐랄까 영어 말하기 초보자들을 아주 기만하는 행위 같다고나 할까. 2주 3주 바짝 밥만 먹고 하루종일 영어 말하기만 연습한다면 뭐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이 마저도 영어 베이스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 기준)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 학생이거나 직장인, 본래 학업 및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남는 시간에 오픽공부를 하는건데 영어 말하기가 일상생활화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단 몇주 연습으로 IH를 달성한다? 정말로 어폐가 있다고 본다. 

 

준비기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는 개인의 영어 실력과 학습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말... 알다시피 토익 고득점자라 할지라도 막상 영어 회화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매우 흔하지 않은가. 약간 여기서 말하는 영어 바탕이라는것은 최소한 기본적으로 영어를 입으로 뱉을 수 있는 기초적인 문장 만들기 실력을 말한다. 그리고 오픽 질문 문항은 종류도 다양하고 경우의 수도 넓기 때문에 (돌발 질문 포함) 그 많은 질문들에 해당하는 스크립트를 죄다 작성해서 외울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융통성과 순발력을 가지고 시험에 응해야 한다. 즉 이말은 달달 외우는게 정답이 아니라는 뜻이다. 어차피 돌발 질문을 받으면 평소 말하기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단순히 스크립트 외우기는 정말 고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냥 나의 조건으로 따지고 보면 이러했다.

 

평소 기본적인 일상 생활영어 가능한 편 + 최근 1,2년간 꾸준히 영어 학습을 해온 편 + 영어 커뮤니티 및 스터디 활동 평소에 하는 편 + 외국인 친구들과 가끔씩 어울리고 놀러다님 등등 이러한 생활 습관이 깔려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시험치기 1주일 전쯤에 시험 예약하고 1주일 동안 바짝 정리 한 스크립트를 줄줄줄 읽으면서 준비해서 쳤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내가 오픽 준비 음~ 1주일 공부하고 치니깐 되던데요? 라고 말해버리면 당연히 기만자가 아닐까?

 

 

2. 평소학습방법

시험준비 방법이 아니라 이거는 평소 학습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위에도 말했지만 나는 내가 일상생활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것들을 다 활용한 것 같다. 전화영어, 영어학습어플, 언어교환 커뮤니티 활동 내 생활 반경 깊숙히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빈도와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1)전화영어 : 랭디

랭디라는 전화영어 서비스를 3개월 정도 이용했다. 요즘 대부분의 영어 사이트들이 전화영어와 동시에 첨삭 기능을 같이 제공한다. 내가 랭디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면에서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 주로 필리핀 튜터와 대화했는데 영미권 튜터를 선택하기가 도통 쉽지 않다. 이미 예약되어 있는 상황이 부지기수.. 그리고 영미권 튜터도 그리 많지 않음. 아무튼 나는 필리핀 튜터도 충분히 학습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3개월 주2회 15~20분 수업을 했고 이 역시도 내가 그날 수업 주제를 얼마나 미리 준비하고 참여하느냐에 따라 전화영어가 효과가 있다 없다를 결정짓는거 아닐까 싶다. 나도 바쁠때는 못받는 경우도 많았고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심지어 밖에서 놀다가 전화받은 적도 있다. ㄷㄷ 무튼 가장 좋은 환경은 집에서 조용히 학습 모니터를 켜고 집중해서 전화를 받는게 가장 좋은 학습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전화영어 아무 소용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연히 이것만! 하면 소용이 없겠지.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이것만~하면 영어정복! 뭐 이런 만능 수단을 되게 찾고 싶어하는데 사실 그런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것 저것 동시에 학습 하면서 전화영어를 함께 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고 전화영어는 영어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는 하나의 수단 정도가 될 수 있는 거다. 그니까 완전히 영어 스피킹 초보자가 개인적인 학습은 전혀 안하는데 전화 영어 하나만 믿고 이거 했는데 실력 안오르던데요?라고 하면 조금 난감한 상황..

 

(2)영어어플

참 여러가지 어플 써봤는데 이것저것 하다가 결국 지금까지 계속 하고있는거는 '말해보카''산타'를 남겨놓았다. 사실 오픽 용도로는 말해보카를 추천. '산타'를 남겨놓은거는 나중에 토익이나 다른 어학시험도 칠 것 같아서 남겨둔 상태다. 아무튼 오픽시험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말해보카가 상당히 괜찮은 어플이라고 본다. 그리 길지 않은 짧은 문장들을 학습하는데 어휘,  문장 만들기,  듣고 말하기 전부 다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유료이긴한데 1년에 10만원이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서 결제하고 꾸준히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3)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은 내가 듣기 연습용으로 자주 보고 들었던 채널 몇가지를 추천하겠다.

● 채널명 : 션 파블로

이 채널은 길거리에서 원어민 인터뷰를 통해 자연스러운 회화를 들어볼 수 있다. 그래서 출퇴근 길이나 자기 전이라던지 편하게 덜 집중된 상태로 영어 듣기를 자연스럽게 켜놓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은 채널인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K3UAL3yf8&t=1486s

션 파블로

 

 

● 채널명 : Speak English with Tiffani

이 채널은 원어민 '티파니'가 영어 스피킹에 대한 팁과 조언들을 설명하고 영어를 가르쳐주는 채널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발음이나 억양이 굉장히 뚜렷하고 선명해서 듣기 편하고 귀에 너무나 잘 들려서 추천하고 싶은 채널이다. 위 션파블로 채널처럼 출퇴근 길이나 자기 전에 자연스럽게 켜놓고 들었던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j6Cs32zgGDM

 

 


채널명 : 이지영어

이 채널은 말 그대로 '듣기연습'을 '학습' 하기에 너무 좋다. 각 영상마다 설명 더보기에 보면 스크립트 까지 제공한다. 영어 듣기를 '공부'하고 '연습'하고 싶을 때 켜놓고 학습하기 굉장히 좋은 채널. 위 소개한 채널들 보다는 좀 더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채널로 편집도 잘 되어 있어서 반복적으로 듣기를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너무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5HUoI8XG--0

 

 

 

(4) 그 외 커뮤니티 활동

어쨌거나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전화영어가 됐던 영어 어플이 됐던 유튜브 채널이 됐든 이렇게 여러 수단을 통해 학습을 하고 나면, 이 모든 과정이 인풋이라고 했을 때 이제 아웃풋을 해야된다. 어쨌든 언어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배우고 학습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어민들을 만나서 다양한 발음과 억양 말투들을 들어보고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 아닐까. 

 

또 중요한 포인트는 '회화' 모임이어야 한다는것, (토익공부같은 스터디 모임 X) 그리고 원어민을 만나야 한다는 것. 이것이 충족되어야 한다. 회화모임이라고 해도 한국인들끼리만 모여서 하는곳이 있는데 무조건 나쁘다 할 순 없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원어민이 있는 언어교환 모임 및 회화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아마 그냥 포털에 지역이름과 + 영어회화 라고만 검색해도 그 지역의 유명한 언어교환 모임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 시험준비 학습방법

이 글은 본격 오픽 준비를 어떻게 했냐에 대한 답변이다. 사실 어찌보면 이 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기도 하고... 나는 유튜브에 올라온 오픽모의고사 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바로 '여우오픽모의고사'라는 채널인데 바로 아래 링크를 첨부하도록 하겠다. 채널이름은 '여우강사최나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pDJVUUD0&list=PLQqxXrxA9EGj_XIfyp1zC8ADRxjamZVut

 

 

 

알다시피 오픽은 백그라운드 서베이를 바탕으로 질문이 출제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겠지만 백그라운드 서베이는 오픽 강사들이 고정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이 있다.  무직, 부모님과 함께 삼 등등 시험 전에 백그라운드를 체크하는 항목인데 어려운 질문들을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백그라운드 서베이를 설정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은 인터넷 찾아보면 금방 나오므로 그 부분은 생략하겠다. 아무튼 그렇게 설정을 했다고 가정하에, 위 영상으로 말하기 연습을 바로 실행 해보는 것이다. 일단 IM2 이상 레벨부터 당장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1. 여우오픽 모의고사 영상으로 아무 준비 없이 대뜸 질문에 말하는 연습을 바로 실시 해본다. (적나라한 현재 실력 확인) 녹음 필수!

(중요한것은 미리 질문을 보거나 준비하는 행위 x 그냥 켜놓고 무작정 질문에 대답을 해보는 연습을 한다)

 

2. 총 문항 15개가 끝나고 나면  바로 한글 문서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그리고 각 질문들을 복사 붙여넣기 해서 연습 당시 내가 이런말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 혹은 대답 하긴 했지만 좀 어설프다고 느꼈던 문장 등등 내가 말하고 싶었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채 빨리 대답하지 못했던 것을 '한글'로 적어본다. (한글로 쓰지 않고 내가 먼저 영작을 해봐도 좋은 방법이다. 영작을 하면 또 어차피 첨삭을 chat gpt에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롭다면 한글보다 영어로 스스로 작문해보고 다시 첨삭 받은 후, 첨삭 받은 영어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어떤 문장 구조를 헷갈려하는지 어떤 단어를 잘 모르는지 등등을 파악할 수 있다. 

 

3. 그리고 chat GPT를 실행해서 내가 정리한 한글 스크립트를 영문으로 변역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그 스크립트를 가지고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 공략해서 비로소 '학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chat gpt가 제공한 문장을 익숙하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몰라서 말할 수 없었던 단어, 문장 형식 등등을 실질적으로 학습하고 말하는 연습)

 


 

 

사실 내가 시험전에 타이트하게 공부한 방법이 바로 이거다. 이게 끝임..  나도 해커스 오픽 책을 구매해서 좀 들여다 본 시기도 있었는데 그 보다 그냥 가장 효율적으로 액기스만 뽑아서 학습하고 싶다! 라고 한다면 위에 제시한 방법이 가장 베스트이지 않을까 싶다.

 

 

조금??? 참고했던 해커스 오픽 책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누군가 아니 아까는 스크립트 달달 외우지 말라더니 결국 chat gpt한테 영문 스크립트 짜달라고 하고 보고 연습하면 그게 스크립트 외우는거랑 뭐가 달라요? 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나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말하기 모의고사를  사전에 해보지 않고 그냥 처음부터 스크립트 짜서 달달 외우는 것 vs 영어 모의고사로 말하기 테스트를 먼저 진행 한 후 내가 말하지 못했던 부분, 부족했던 부분을 한글로 정리해서 그것들을 chat gpt에 영문으로 바꿔달라고 하는것은 매우 다른 학습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전자는 내가 어느 부분이 어떻게 부족한지 전혀 모르고 내 레벨도 잘 모르는 상태로 막연히 스크립트 준비해서 막무가내로 학습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먼저 모의 테스트를 해본 후, 어느 정도로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레벨 직시를 먼저 완료하고 그리고나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골라서 학습하는 거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학습 방법인 것이다. 효율이나 학습 집중도에 있어서도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들면 이런 느낌이랄까. 오픽 책을 샀는데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그냥 주구장창 매일 매일 천천히 진도나면서 공부하는것vs 책에서 내가 필요한 부분, 부족한 부분들로만 쏙쏙 뽑아서 효율적으로 빠르게 학습하는 것. 이런 느낌의 차이인것 같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학습 집중도부터 크게 차이가 난다고 느꼈다. 전자의 방식은 너무 양이 방대하고 넓어서 부담감과 끈기부족현상(?)으로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확률이 높은것 같고 후자는 내가 당장 부족한 부분을 먼저 채워나가는 학습이므로 집중도도 훨씬 높고 학습 의지도 강해진다고 본다.

 

 

4. 시험후기

어쨌거나 나도 오랜만에 '시험'이라는걸 쳐봐서, 그리고 오픽응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꽤나 긴장되는 마음이었는데 부산 서면 파고다 지점에서 시험을 쳤고 자리가 이름별로 가나다 순서였는지 내 자리는 맨 앞줄 첫번째 자리였음... 아무튼 처음에는 시험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서 어떻게 시험에 응시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백그라운드 서베이 체크,  마이크 및 사운드 체크하는데이 20분 정도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난 뒤 나머지 40분이 시험에 응시하는 진짜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문항 레벨을 5-5로 설정하였다. 다 기억나지 않지만 시험응시 당시 나왔었던 질문을 정리해보자면,

 

1.자기소개

2.언제 처음 휴대폰을 사용했는가? (돌발질문)

3.과거 핸드폰과 현재 사용중인 내 핸드폰 비교하기 (돌발질문) 

4.과거 살던 집의 가구과 현재 집 가구 비교

5. 언제 처음 해외 여행을 갔었는가? 그와 관련한 에피소드

6. 여행 중 가장에 남았던 경험에 대해 최대한 설명하기

7. 너는 너의 친구들 중 한 커플을 집에 초대하고싶어. 가족들에게 이에 대해 얘기하며 2,3가지 질문을 하기

8. 안타깝지만 문제가 생겨서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야. 친구에게 이 상황을 전달하고

대안이나 다른 방법을 2,3가지 제시하기

9.한국 영화산업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기

...

 

흑흑.. 시험치고 약 2주 지나고 쓰는 포스팅이라 문항들이 다 기억이 안난다ㅠㅠ 대충 많이 예상하고 준비 했었던 질문들이 주로 나와서 나쁘지 않았었던 것 같다. 중요한건 사실 롤플레이에서 내가 질문을 최소2가지 이상 만들어야되는데 1개만 만들었는데 IH가 나왔다는 부분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오픽은 완벽함 보다는 시험자의 영어 말하기 숙련도, 자연스러움, 발음 이런것들을 위주로 평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대충 롤플레이 질문에 내가 답변한 방식을 한글로 서술해보면 아래와 같다.

 


 

Q. 너는 너의 친구들 중 한 커플을 집에 초대하려고 해. 가족들과 이에대해 얘기하면서 2,3가지 질문을 하도록 해.

(보통 초대할 친구에게 할 질문을 만들어라고 하는데 '가족'들에게 질문 하라고 해서 잘못 들은건 아닌지 싶어 2번 들었던 질문이다.)

 

- 어..음 내가 이번주에 친구들 몇몇을 초대하고싶은데, 걔네는 커플이구 사실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 지 모르겠어. 엄마, 친구들을 위해서 뭘 준비하면 좋을까? 뭐 음식이나...이것저것 여러가지 말이야. 엄마 요리 잘하잖아. 뭔가 맛있는 음식이나 뭔가 좀 좋은것들을 제공해주고 싶은데..흠 뭐가 좋을지 딱히 아이디어가 생각안나. 엄마 뭐 좋은 생각있어..? 친구 초대가 처음이라 너무 설레고 기대돼.

블라블라... 


 

 

위와 같이 말했는데 사실상 따지고 보면 제대로 된 질문은 "친구들에게 뭘 준비해주면 좋을까?" 이거 하나 밖에 없는 셈이다. 좋은생각있어? 이것도 뭐 같은 질문 반복이라고 볼 수 있고. 그리고 나머지는 진짜 아무말 대잔치ㅋㅋ 그래서 내심 아.. 오픽 롤플레이 망한거 같은데 IH못받겠다ㅠㅠ 생각했지만 결과는 IH가 나왔고 이런점들을 봤을 때 오픽은 절대 '완벽성'을 요구하는 시험은 아닌 것 같다. 질문을 최소 2개3개 만들라고는 했지만 그렇게 못했다고 해도 다른 문항에서 잘 답변하고 충분히 본인의 실력을 입증 했다면 IH를 받을 수 있는 시험!! 

 

 

마무리

쓰다보니 너무 장황해 졌는데 과연 이 장황한 글을 누가 다 읽어줄지 싶지만(ㅇ.ㅇ) 최대한 오픽 시험 후기와 나름대로 내가 준비해 온 방법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써보고 싶어서 작성한 글이다. 어쨌든 포인트는 오픽은 영어말하기의 '숙련도'와 '자연스러움'을 많이 평가하는 일상생활 영어 시험이라는 것. 그래서 뭐 um...well.. 이런거 많이 하지 말란 말도 들었는데 나는 자주 사용한 편이다. 그러니 um..well..써도 된다.

 

그리고 that's it도 하지 말란 말 들었는데 나는 사용했다. 무튼 um, well, that's it, u know what 이런것들을 많이 썼다고 단순히 낮은 스코어를 받는다거나 그런 기준은 아니라는 거다. 그냥 저런거 죄다 아무 상관없고 평가자들은 이 사람의 말하기 수준이 높고 자연스럽다 라고 판단되면 um, well을 자주 쓰든 that's it을 쓰든 you kno what, you know what I mean 이런 문장을 쓴다고해서 점수를 깎거나 수준이 낮다 라고  평가하는게 아니라는 것. 아마 um..well 이런거 많이 말해서 IM1, IM2 나온거같아요ㅜㅜ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 그게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아마 발화량이 충분하지 못했거나 문장구조가 대부분 단순하고 발음 등등 여러가지로 부족한 상황에서 um, well, that's it, you know...., you know what... 이런 것들만 많이 남발하면 당연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무튼 뭐가됐던 지속적인 학습이 중요한 것 같고 생전 영어 공부 아예 안하다가 갑자기 몇주 바짝해서 IH 따고싶어요! 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할 수있습니다! 가능합니다! 라고 말하거나 광고하는 채널을 보면 그냥 무시하길 바란다. 그냥 개 어그로... 진짜 화난다. 사실 영어 과대광고 관련해서 할많하않인데 물론 낚이진 않았지만 영업하는 채널들을 너무 많이 봐서 미칠 뻔.

 

아무쪼록 비 영어권 국가, 비전공자, 해외어학이나 해외 유학경험 없는 토종 한국인이라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학습해서 수준급 있는 스피킹 실력을 갖추고자 하는거는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거를 단순하게 생각하고 바짝 몇 주 벼락치기로 IH, AL 따고싶어요. 라고 하는 분들이 없길 바라면서 쓴 글이기도 하고 (환상 퇴치용?) 마치 운동과도 비슷한 것 같다. 너무 뻔하고 지긋지긋한 말이지만 지속적인 연습과 노력, 꾸준한 공부가 진짜 내 실력이 된다는 게 진리이고 정답이었다는 거다.. ㅜㅜ 

 

 

 

 

 


MUNDO MENDO

FANTASTIC CITY LIFE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 마음을 건드리는 디지털 아날로그 감성으로 담아낸 도시의 풍경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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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 마음을 건드리는 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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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루이스멘도의 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이곳은 작년에 'RED ROOM'이라는 전시를 할 때 처음 방문했었던 곳인데 사실 작년 레드룸 전시를 보고 큰 감명을 받고 브런치와 이 곳 블로그에 전시 리뷰를 꼼꼼하게 작성해서 올렸었으나 전시 주제 특성상 (19금전시) 섹슈얼한 특정 단어들을 몇몇 언급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열심히 썼던 게시글이지만 단박에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한 기억이 있다. 어쨌거나 엄격한 게시글 관리 기준(?)에 의하여 2번씩이나 삭제 당했고 그 뒤로는 김이 빠져 다시 글을 작성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방문한 이곳에서는 또 다른 매력적인 전시를 하고 있었고 바로 스페인 작가 루이스맨도의 일러스트 작품이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며 활동을 하고있는 작가로, 주로 도시의 모습들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분주하고 바쁜 도시의 일상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도심의 분위기는 조용한 '휴식'과 같은 평화로운 감성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작가의 그런 작품 분위기가 나를 매료시킨 특유의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치열하고 바쁜 도시 생활을 하루하루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분주함 속에서 갖는 소중한 작은 휴식같은 것들이 더욱 대조되어 평온하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됐던 휴식이란건 그 자체로 아주 달콤하고 소중한것이지만 자연속의 휴식과 도심속의 휴식은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지 않은가. 바로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일본을 상징하는 도시 '도쿄'의 호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갖는 평화로운 일상의 휴식들을 관찰 할 수 있다. 

 

 

 

 

위의 첨부된 링크로 들어가면 작품의 오디오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마 가장 인상깊었던 작가의 작품 설명 중 하나였는데 작가 루이스멘도는 3,4년 전부터 매년 생일마다 자신의 나체의 자화상을 그린다고 한다. 조금씩 나이들어가는 자신을 위한 일종의 세레머니 라고 하였는데 굳이 나체를 그리는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에서 행방되는 느낌이 들 기 때문이라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임과 부담, 무게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되려 타인의 시선해서 자유로워지는 감정이 든다니... 도시를 살아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보편적인 '우리'들과는 조금 다른, 아니 어쩌면은 매우 다른 그의 초월적인 마인드가 굉장히 건강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로부터 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을 경험하기 때문에 저렇게 건강한 마인드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 너무나 멋있어 보인다.

 

 

 

 

 

또 이렇게 나는 굿즈들을 왕창 털리고... 패브릭 포스터와 엽서들을 구매했다. 사실 아트북도 갖고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엄청난 두께에 부담을 느껴 구매를 포기했다...  너무 갖고싶긴 했지만 일정이 있었으므로 들고 다니기에 큰 부담이 느껴져 그만..ㅠㅠ 그래도 아기자기한 여러 귀여운 굿즈들로 충분히 만족되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시다. 그렇다고 전혀 아쉽거나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았고 각 테마의 컨셉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래 예매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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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예약 ::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그라운드시소 서촌에 낭만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찾아왔습니다.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는 루이스 멘도(b.1969)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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