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봤다. 그 유명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넷플릭스에서 전체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기에 사실 제 아무리 유명하고 화제몰이중인 드라마라고 해도 관심 없으면 잘 안보는편인데 이 작품은 얼떨결에 한번 봐볼까? 라는 호기심이 들어서 시청해보게 되었다가 단 이틀만에 시즌1을 다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흥미롭게 잘 보았다'라는 감상평이고, 중간중간 소름끼치는 대사들이 나오는 구간마다 나도 모르게 순간 일시정지 눌러놓고 몇초간 멍하니 있다가 또 다시 재생하고, 또 일시정지 눌렀다가를 여러번 반복했을 정도로 되게 몰입감 높여주는 진한 대사들이 꽤 많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를 꼽차면 4화, 6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6화는 알다시피 눈물 콧물 짜내는 편으로 굉장히 유명해서 유튜브에 오징어게임 6화 리액션 영상들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솔직히 전형적인 한국 신파극에 알러지가 있거나 극혐하는 사람들이라면은 또 "아.. 역시나" 라고 섣불리 생각할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어거지스러운 전개로 짜낸 신파라고 하기에는 각각의 캐릭터들의 사연과 그 개연성들이 충분히 현실에 뒷받침 하므로 그저 '진정성'으로 느껴졌고, 단순 유치한 신파극이라고 낮춰 말하기에는 몰입감과 전달력이 높은 작품이었다고 말하고싶다.

왜냐하면 오징어 게임속에 등장하는 각각 캐릭터들은 다 하나같이 너무나 현실을 빼다박았고 게임이 진행되는 장소만이 마치 현실속의'비현실적인' 공간으로써 존재하는데, 생존을 판가름하는 그 비현실적인 게임 장소가 어쩌면은 현실세계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현실세계가 곧 '비현실'이며 언제나 불합리와 모순들로 가득찬 세상이라는 것.

그리고 공교롭게도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친 한국 작품들을 두루 살펴 보아하니, 공통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진지한 통찰과 그 헛점에 대해 비판하고 꼬집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으로 영화 '설국열차'가 그러했고 '기생충' , '옥자'가 그러했듯이, (이 정도면 자본주에 대해 통찰한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성공한게 아니라 그냥 봉준호 감독 영화가 곧 세계적인것이 된건가 싶기도) '자본주의'라는 주제가 국적불문하고 만국 공통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주제여서 그런걸까 한국식 자본주의 비판 영화가 어쨌든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통하였다고 하니 흥미로운 일이다.


 

 

"폭력, 범죄의 등장"



오징어 게임 시즌1은 굉장히 비극적인 스토리를 담고있는데 그 제동에 슬슬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게 아마 4화부터라고 생각한다. 6화에서는 슬픔을 극대화 했다면 4화는 가장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담으면서 동시에 냉정한 경쟁 그 자체를 여과없이 보여준 회차가 아니었나싶다. 특히 처음으로 룰을 벗어난 악과 범죄가 등장했는데 불구하고 통제해주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으며 관리자들은 그저 방관할 뿐이고 그 마저도 게임의 일부로 부추길 뿐이었다. (뭔가 어디서 낯익게 많이 본 것 같은 풍경...)

이 부분이 소름 돋았던 이유는 마치 범죄가 들끓는 세상에서 그 누구도 우릴 지켜주지 않으며 사실은 그럴 생각도 없을 뿐더러 그 잔혹함 속에서도 오로지 자력으로 알아서들 생존하여라. 라는 혹독하고 매정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았고 그것이 꼭 우리 사는 모습과 너무 똑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범죄는 계속해서 일어나지만 제대로 처벌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그런 무서운 세상 말이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

 

"확률상 남자들이 유리한 게임이 많아.", "이 손 감춰, 약해보이니까."



4화에서 극중 '상우'가 뱉은 대사인데 물론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어쨌든 원초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세상에 개인이 자력으로 생존함에 있어서 남자로써 살아갈 때 아직은 유리한 부분이 많으며, 마치 현재의 젠더갈등의 속에서 뭔가 원초적인 관점의 모습을 다시한번 드러내고 생각하게끔 하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다쳐 장애가 있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에게 상우가 건낸 말 역시, 이 사회에서 약점이 타인에게 노출 되어봤자 생존에 불리할 뿐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부분.


 

"믿음, Trust"


그리고 '믿음'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빈번히 등장했다. 탈북자 출신인 '새벽'이는 늘 냉소적인 표정과 말투로 "나는 사람을 안믿어." 라고 습관처럼 말한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각자 본능적으로 '팀'을 꾸린 상황에서 누가봐도 힘 잘 쓰게 생긴 남자들로만 구성된 집단을 향해, 때마침 그들이 세계를 폭력과 범죄로 장악하려고 덤비는 순간 '기훈'이 깡패 '덕수'에게 의미심장하게 내던지는 말이 나온다. 너는 과연 너희 팀들, 그들을 믿을 수 있냐고. 진지한 눈으로 반박하는데 그 질문을 받는 순간부터 '덕수'는 팀원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 와장창 깨지고 이 세계에서 영원하고 절대적인 아군은 없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장면. 소름끼치게도 우리 사는 현실 세계 반영이 너무나 잘 되어있다.

그리고 6화까지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우리를 '폭풍눈물' 흘리게 한 것은 바로 가장 가깝고, 함께 하고싶고, 신뢰하고 싶은 바로 그런 소중한 사람. 그런 사람들과도 이 냉혹한 경쟁의 세계에서 예외없이 전투를 치러야만 하는 잔인하고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반영에 모두가 가슴앓이하고 눈물 흘린게 아닌가 싶다.


 



그 외에도 관리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비리 (세모, 네모, 동그라미) 그리고 그 참혹한 결과 (마치 꼬리자리기를 보는 것 같은) 또 잔인하고 혹독한 시스템으로 설계된 이상한 세계 안에서 참가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자율적으로 임한 일" 이라는 말로 '잘못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메시지가 우리들을 농락하고 조롱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도록 하는 부분들이, 정말로 부정하고싶지만 부정부패 만연하는 현실세계를 똑같이 복사하여 묘사한 것만 같았다. 탈북자, 카드빚, 자살, 고학력자의 현실, 외국인 노동자, 가정폭력, 정치 내부비리 등등 그냥 한국 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문제들은 죄다 등장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살기 고달픈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게 됐으니, 그런 와중에도 '오징어 게임'과 같은 우수한 문화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도대체 이 나라는 뭐하는 나라야? 라는 호기심을 던져주기에는 아주 충분한 작품인 것 같다.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두번 읽게 되었다. 실제로 작가가 자신에게 상담받았던 내담자들의 사연을 예로 들어 심리학적 분석을 설명하고 이야기하는데, 타 심리학 도서들처럼 어려운 전문용어가 자주 등장한다던지 그래서 내용을 이해하기에 시간이 다소 걸리거나 그런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편하고 읽기 쉽게 쓰여있다.

책에서 첫번째로 나오는 주제는 '의존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성에사는주민'과 '마을에사는주민'으로 빗대어 이를 표현했는데 독립적이긴하나 지나치게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며 절대 함부로 자신의 맘을 내비치지 않는 큰 성벽을 쌓고 사는 주민, 반대로 남들과 사교적으로 잘 지내는것 같지만 지나치게 타인 의존적이며 남들의 평판에 예민하여 수시로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마을에 사는 주민. 이렇게 두가지로 분류하여 표현하였다.

결국은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어느 한쪽도 심각하게 치우치지않은 적당한 밸런스 유지가 최선임을 얘기하고있고, 문득 저 얘기를 들으니 유명한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님이 생각났다. 그가 종종 티비에 나와서 어린시절의 힘들었던 경험들을 펼쳐내며 자기 자신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하지 않은게 없었고, 혼자서 모든걸 처리하고 해결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혼자서' 모든걸 해왔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오기도 했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 누구에게도 도움 요청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렇게 할 수 없었을수도있고 하지 않은걸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조금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모든걸 해결하며 살아온 삶이 그렇게 대단하고 멋있는것만은 아니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게 생각났다. 토씨 하나하나 정확하게 기억할 순 없지만 대충 떠올려 보자면 그런 의미였다.

다행스럽게도 현재의 나는 극단적으로 혼자서 벽을 쌓는 사람도 아니며, 또 너무 타인에 의존적이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인간으로써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극단적으로 성벽을 쌓고 살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게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꽤나 고립되고 외로운 생활을 했었고 뭐가됐든 극단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지는 패턴은 정서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것 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혼자서 완벽하게 모든걸 처리하려는 행동이 생각처럼 그렇게 대단하고 멋있는 일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타인에게 절대 기대지않아' 라는 고집 때문에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그 도움의 자세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를 민폐라고 여기거나 매우 냉소적이게 될 수 있다.



'홀로서기란 의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되며,
독립과 의존 욕구 사이에서 서핑하듯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건강한 의존이란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에 관해 힘 있는 사람에게 정확히 도움을 요청 하는 것'

'객관적인 의존은 나와 타인 모두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두번째 화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이 이야기는 류시화님이 쓴 책 '날아가는 새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 에서도 언급됐던 내용이라 괜히 반가운 맘이 들었다. 즉 책에서 말하는 것은 '감정은 죄가 없다. 감정에 대한 나의 감정이 문제일 뿐' 이라는 말로 짧고 굵게 핵심을 전달했다. 슬픈마음, 화나는 마음, 억울한 마음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의도치 않은, 예기치 못한 말이나 상처를 외부로 부터 받는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첫번째 화살이지만 그 첫번째 화살을 느끼고 그것을 다루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두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감정에 오래도록 파뭍혀 있거나 계속해서 그 감정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죄책감 느끼도록 하는 행위는 스스로에게 쏘아대는 잔인한 두번째 화살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번째 화살때문에 스스로를 괴롭고 힘들게 한다.


'나를 심판하는 판사가 아니라 돌보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첫번째 화살도 아픕니다. 그런데 정말 아픈것은 두번째 화살입니다.
'두번째 화살은 첫번째 화살에 대한 대응으로 내가 나에게 쏘아대는 화살입니다.'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를 접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이러이러한 환경에서 이러이러한 경험들을 겪었고 그로인해 너무 아픈 트라우마가 생겨버렸기 때문에 이것은 내 오랜 상처이므로 앞으로도 고쳐내기가 힘들거야. 라는 식으로 절망적인 생각들을 많이 생각하는데, 물론 트라우마의 종류가 뭐가 됐던지간에 그걸 이겨낸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않은게 팩트이고 어쩌면은 끝없는 숙제가 될 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좀 더 내가 '능동적'으로 고쳐 나갈 수 있는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하게끔 해주는 문장이 있어서 되게 좋았다. 그것은 바로 트라우마로 인한 방어기재나 반복되는 행동양식들을 그저 '습관'으로 달리 생각해보자는 부분이었는데, 트라우마 라는것은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기 때문에 정신적 질환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그저 '습관'으로 바라보게 되면 '트라우마'라는 거창한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덜고 내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가벼운 문제 정도로 여길 수 있다는 부분이 나름대로 신선한 관점의 전환이라고 느껴졌다. 우리에게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습관을 바꾸기'라는 쉬운 관점으로 이를 다룬다면 훨씬 부담도 덜고 효과적일 수 있지않을까.


'심리의 문제를 습관의 문제로 바라 볼 때 얻게되는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을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 입니다.
습관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참, 이번에 운좋게 친구가 호텔 숙박권을줘서 주말 하루동안 편하게 호텔에서 엄마랑 같이 하룻밤 낸내하고 왔다. (낸내 = 잠자다) 외국계 회사 근무중인 친구가 회사 복지로 호텔 숙박권을 쓸 수 있는데 아무래도 서울이고 너무 멀다보니, 부산 까지는 차마 여행올 시간이 안되서 부산 사는 나에게 '라발스 호텔 1박' 숙박권을 줬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오션뷰라네? (감동....ㅜㅜ)

 

 

저~~기 저 건물이 바로 라발스 호텔인데 원래 진정한 블로거라면 호텔 입구부터 객실 들어갈때까지 하나하나 사진 찍고 또 객실 내에서도 화장실이며 군데군데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찍는게 참 블로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일단 내가 찍고싶은것만 찍는 스타일이다보니, 호텔 외부 전경도 나중에 객실 퇴실하고서야 멀리서 한 컷 찍게되었다.

 

뭐 어쨌든, 1층 로비사진..? 그런거 안찍었다. 1층에 뭐 화장품 가게 있고 와인 샵 있었던것 같은 희미한 기억이 있고 시설이 꽤 괜찮았던걸로 기억하고있다. 불과 1주일전쯤 기억인데 벌써 희미해져버림... 아니 아무튼, 나는 그저 1박 머무는 동안 호텔에 짱박혀서 티비나 보고 잠이나 자고 밥이나 시켜먹고 그렇게 베짱이 같이 게으르게 있다가 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짐도 없었고 그저 오션 뷰 하나만을 기대하면서 간 곳이라 호텔 내의 서비스 부대시설에 큰 관심도 없었음.

 

하지만 체크인 하고 나니 그래도 호텔 내부 카페에서 공짜로 커피 2잔 시켜먹을 수 있는 쿠폰이랑 10% 할인 쿠폰을 주길래 나름 쏠쏠하게 사용하고 왔다.

 

 

뷰 감상하는 우리 엄마

 

 

보다시피 1707호로 배정받고 객실문을 열어보니~~ 스탠다드 오션 트윈룸이다. 방 사이즈는 딱 아담한 편이고 화장실은 찍지도 않았지만 화장실, 샤워실은 딱 1평정도 되는 공간이었다. 아기자기하게 심플한 공간이고 개인적으로는 뭐가됐던 굉장히 만족했다. 물론 이곳 라발스 호텔의 꽃이라고 하면 코너룸이 가장 핫하지만 (뷰가 사방으로 펼쳐짐) 그 자리는 예약을 해도 선착순이라고 하니,  다음에 언제 한번 가 볼 기회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근데 뭐 아무리, 잠만자고 밥만먹고 호캉스 하려고 왔다지만, 너무 안움직이려니 또 심심한 기분이 들어서 엄마한테 카페 구경하고 올까? 했더니 귀찮다고 하셔서 바로 거절당했다. 그래서 그냥 혼자 28층 카페 올라가서 처음에 체크인할때 받았던 커피 쿠폰 사용하고, 디저트는 망고랑 무슨 티라미스 같은걸루 2개 구매하고 객실로 돌아왔다. 카페가 되게 넓고 바깥 테라스 좌석도 있어서 객실 안에서 뿐만아니라도 영도 다리 전경 보면서 휴식하기 되게 좋아 보였다. 어쨌거나 객실에서 해지는 노을 보면서 커피 마시는 것도 힐링 그 자체인 기분...

 

 

 

 

 

저녁쯤 되서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베트남 음식이 땡겨서 시켜 먹었는데 분짜 너무 맛있다... 분짜랑 해물필라프랑 짜조시켰는데 호텔 1층에 배달 받으러 내려가니까 사람들이 너도 나도 시켜먹느라고 배달 기사님이 몇명씩 와계셨음... 역시 호캉스에는 배달음식이 최고인듯. 그냥 멍하게 또 야경보면서 냠냠 밥먹구~ 정말로 먹고 자고 티비본 것 밖에 없는 호캉스 1박이었다.  사실 아무생각안하고 먹고 자고 숨쉬는게 제일 힐링인 것 같기도. 평화로움 그 자체다. 

 

 

 

 

밥먹고 나서도 한참동안 시간이 남았다보니, 귀찮아서 안움직이겠다던 엄마도 루프탑 한번 가보자고 해서 살살 걸어볼 겸 올라왔다. 여기는 28층 카페에서 밖으로 연결된 테라스인데 거기서 또 계단을 올라가면 루프탑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루프탑에  올라와서 내려다보는 영도 다리 야경이 정말 예쁘다... 그리고 용두산 타워 조명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남포동 롯데백화점 쪽 전경이 한눈에 보이게끔 되어있는데 뭐 광안대교 뷰 못지않게 이뻤던 것 같다. 남포동은 또 남포동만의 소소한 분위기가 있으니,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한번씩 기회 될 때, 그냥 조용히 하루 숙박하면서 아무 생각 안하고 가만히 쉬고 싶을 때 오기 너무 좋은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광안리쪽 주말 숙박비가 약간 부담스럽다면은 그 대안으로 영도다리 뷰 보러오는것도 꽤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단지, 조금 아쉬운거는 코너뷰 객실을 잡는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하니... 진정한 찐 핫스팟인 코너 뷰 객실 다음에 꼭 한번 기회가 되면 이용해보고 싶다.

 

 

 

이 가게 지나가면서 진짜 여러번 봤었는데 오, 햄버거 가게네?하고 다음에 가봐야지~ 라고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처음 방문했다. 솔직히 가게 분위기나 인테리어 스타일이 그냥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굉장히 캐주얼하고 무심하게 막 꾸민 것 같은데 그 나름의 느낌이 또 은근 매력있다고 해야될런지. 대단히 특별한건 하나도 없는데 오히려 그래서 좋은 느낌. 굳이 비유를 해보자면 미국에 끝도없이 황량한 고속도로 한 가운데 겨우 하나 정도 자리잡고 있을 것 같은 낡고 오래된 햄버거 가게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될지ㅋㅋㅋ

 

 

 

 

 

나름 이 후리후리한 분위기가 나쁘지않은 것 같다. 어쨌든 저 메뉴판 마저 의도적으로 성의없는 꼬라지를 보니 더욱 맘에 드네. 아주 분위기부터 소품까지 하나하나 무심한듯한게 일관성있음. 하지만 가게는 낡고 싸구려같은 척, 후미진 척 잔뜩 했지만 버거는 싸구려가 아님. 패스트푸드 따위가 아니라 나름대로 고급? 수제버거. 미국 소고기 패티를 쓴다고 적혀있었고 진짜 버거가 군더더기 없이 '깔꼼' 하다. 뭐 야채? 그딴거 필요없음, 패티랑 치즈만 있으면됨!!! 다른거 더 넣고 싶으면 그냥 패티나 치즈 몇장 더 추가하든가! 라는 식으로 메뉴판에 적혀있음. 아 물론 실제로 그렇게 적혀있단건 아니고, 빵 안에 들어가는 재료가 레알루 패티랑 치즈밖에 없다는 뜻이다.

 

나는 소박하게 패티 1 + 치즈 1 로 하고 감자튀김 , 콜라 추가해서 세트로 먹었다. 베이컨 잼이라고 있던게 저건 안시키고 할라피뇨 무료로 주신다고 해서 같이 주문했다. 그리고 치즈소스 500원 하길래 그것도 추가.

 

 

 

 

그랬더니 짠. 이렇게 생긴 아이들이 나왔음.  사진으로 보니 버거 빵이 반질반질한게 너무 귀엽다. 진짜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절제 끝판왕 수제 버거 느낌이랄까...  어쨌든 내가 상상한 맛있는 수제버거 맛이었다. 근데 메뉴가 워낙 깔끔하다보니, 뭔가 추가할 사이드 디쉬도 없고ㅋㅋㅋ 왠지 다 먹고나니 살짝 감질맛 나는 기분도 들었지만 그럴땐 애초에 그냥 패티, 치즈나 더 추가하고 먹어야한다. 다른 선택지는 1도 없음.  어쨌든 저렇게 세트로 주문해서 먹으니까 기본 패티1+치즈1에 감튀 + 콜라 구성이라고 했을 때 만원정도의 가격이 나온다. 뭐 요즘은 패스트푸드점도 저려미 메뉴 아니면 만원 돈 까지는 나오지않나. 그렇게 치면 뭐 수제버거라는 장점이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하나 찍고 끝~!  예쁜 가게를 가면 예쁜 사진을 꼭 남겨야 하는 법... 그 재미로 열심히 놀러다니는 중 

 

 

 

 

< 너무 먼 곳만 보느라 가까운 행복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라는 책을 최근 친한 동생에게 선물 받았다. 책 제목은 왠지 그럴 싸 하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다는 '힐링'을 주제로 한 도서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개인적으로 대단히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을 만한 도서는 아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인스타에서 흔히 볼 법한 혹은 그보다도 더 심하게는 싸이월드 시절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정말 뻔한 문장들이 수두룩 적혀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저자 소개를 보면 알 수있듯이, 8만 팔로워와 소통해 온 인기 인스타그래머라고 한다. 그렇게 하루 하루 기록하듯 써 온 글들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아 물론, 인스타에도 좋은 글로 소통하며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런 분들을 팔로우 하고있는데 굳이 이 글이 종이에 활자로 찍혀 '책' 이라는 이름으로 탄생 되어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매우 크게 자아낸다. 너무 직설적인 혹평 아닌 혹평으로 느낄 지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지금 매우 솔직한 리뷰를 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문득 이 책에 대한 다른 블로거들의 리뷰가 궁금하여 잠깐 검색을 해봤는데 N사 포털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상위에 뜨는 몇몇 블로그 리뷰들을 보니, 그 누구도 책에 대해 비평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되려 놀라운 부분이었다. 뭐 어찌되었든, 나는 사실 책을 선물 받는것을 되게 좋아하고 또 내게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준 상대방에게도 매우 감사해하므로, 무슨 책이 되었든 '선물'로써 갖는 책은 뭐가 됐든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물의 의미는 의미이고, 또 책의 리뷰는 따로다. (엄근진)  그저 나는 이 책의 리뷰를 나름대로 솔직하고 조심스럽게 작성해보려고한다.

 

일단 먼저 이 책을 읽기위해서는 오그라드는 손 발을 감수할 정도의 용기가 꼭 필요한 것 같다. 책에 여러 챕터가 등장하지만 특히나 사랑, 이별에 대한 챕터 부분이 더욱이 그러하다. 내게 책을 선물 해 준 동생도 내용을 미리 읽어보지 못한 상태로 인터넷으로 주문 결제한것이었기 때문에,  책을 받고나서  직접 내용을 조금 읽어보고 흠칫 놀랬다고 한다. 아마 예상했던것과 너무 다른 느낌이라, 책을 선물해준 구매자 역시도 당황했다는 썰... 어쨌든 인스타그램에서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어쩌면 매우 낯간지럽고 다소 유치한 표현들이 아주 용감무쌍하게 이 책에 엮여있다. 글쎄 한편으로 '귀여니' 소설을 좋아해본 적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런 감성의 책에 매우 환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절대 아니다.) 

 

뭐, 요즘은 맘만 먹으면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동생이 말하기를 할인가로 사서 그나마 다행이지 정가 가격 그대로 제 돈 주고 샀으면 뭔가 매우 억울했을 것 같다는 평... 뭐 이정도면, 이 책의 충분한 리뷰가 되었지 않나 싶다.

 

사실 몇 페이지 읽고 그대로 그냥 덮어둘 뻔 했지만 왠지 모를 도전의식이 생겨서 오그라드는 손, 발 펴가며 꾸역 꾸역 몇장을 더 넘겨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다른 의미로 날 미치게(?) 만들었던 몇몇 문장들을 용기내어 가져와보았다. (오그라드는 손 발, 책임지지 않음) 

 

 

 

"그런거 있잖아요,

왠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거.

흔한 배려에 가슴이 설레고

별거 아닌 말인데 따뜻함이 느껴지는거.

 

그런거 있잖아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예감."

 


 

"하루 종일 생각나고

안 보이면 보고 싶고

별일 아닌 이야기가 하고 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요,

이게 바로 사랑이네요.

 

아무래도 나,

사랑이 시작된 것 같아요.

 


 

됐다. 이정도로만 하고 그만 써야겠다...  뭐랄까, 책이라기 보다 오히려 드라마나 청춘 로맨스물에 나레이션으로 등장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긴다. 일단은 글쓰니의 어투 자체가 매우 여성스럽고 이 부분은 단순 취향에 갈리는 부분이므로 그걸 두고 뭐라하고 싶은게 아니라, 어투를 떠나서 내용 자체가 나를 미쳐버리게(?) 했다. 솔직한 말로, 이 책의 가격은 최소한의 활자 잉크값, 종이값 정도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정가로 만몇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파렴치한 짓이람?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독자 연령대를 10대로 타켓삼고 책을 내었다고 해도 좀 당황스러운 수준이었다. 아니다, 10대들도 훨씬 퀄리티 있고 전문성 있는 수필이나 혹은 고전 소설 명작들을 읽고 배우는데 그렇게 생각해버리기에는 10대들의 수준을 너무 기만하는 것 같다. 아무튼 독립출판으로 책을 낸건가? 뭐, 팔로워분들을 위한 헌정책인가? 한정판인가 등등 나로하여금 정말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만들어준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오그라드는 수많은 언어 폭격 속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내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문장 하나를 가져오면서 이 책의 리뷰는 얼른 마무리 해봐야겠다. (튀튀)

 

 

 

"상처는,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에서 생기는것이 아니라

억지로 이해해야 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것 같아요."

 

(그나마 조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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