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쓰기에 앞서서 지금 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여러 전시들 중에서도 이 <능수능란한 관종> 이라는 전시가 현 시대 젊은이들의 문화와 이슈들을 잘 반영한 가장 '트렌디'하고  MZ스러운 감각적인 전시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성세대 작가들 뿐만 아니라 인스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막 떠오르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따끈한 작품들이 함께 혼합되어있어 굉장히 흥미로우면서 트렌디한 센스와 감각이 돋보이는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전시란 바로 이런것이다. 그 시대에 가장 화두가 되는 이슈, 문화, 갈등, 트렌드 이런것들을 잘 자극하고 건드리면서도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런 주류 문화들이 우리에게 남기는 이점이 뭔지, 또 어떤 것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에 대해서 사고하고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만드는 그런 전시 말이다. 

 

 

 


"관심받는게 좋아요, 관종은 뭘 의미하는걸까?"

 



이 전시의 주제는 '관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있다. "능수능란한 관종". 뭔가 이름만 들어도 관종미가 뿜뿜 넘치는 느낌을 자아내는 기분이 든다. 대게는 '관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하지 않나. 흔히 저새끼 저거 원래 좀 관종이야. 이런 식으로 관심에 굶주린 정신나간 미친사람마냥 취급하듯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아티스트, 인플루언서들은 바로 그런 '관종력'이 없다면 사실상 종사하기 불가능한 직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런 관종력을 잘 가꾸고 브랜딩화 하는것이 요즘 사회에서는 이것도 하나의 마케팅 능력으로써 인정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관종'이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 참으로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이번 전시의 매력적인 작품들 이외에도 사실 이 주제를 매우 설명적으로 자세히 이야기 해주는 책자를 읽으며 깊은 영감을 받았다.  

 

 

 

 

위의 책자들은 전시관에서 무료로 가지고 올 수 있으니 꼭 챙겨오기를 추천한다. 위의 책자들 중 나는 '김준혁'님이 쓴 "관종은 무엇일까?"라는 글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는데 현대사회에 있어서 관종, 즉 관심을 갈구하는 행위라는 것은 결국 '생존력'에 대한 갈구로 동일시 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어쩌면 이 포스팅은 이 짧은 책자를 위주로 한 리뷰일지도 모르겠다. 

 

 


 

 

"관심을 바라는 배경은 기회의 불균형이 만든 경쟁이다."

 

첫 단락이 이렇게 시작한다. 일단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유전자 번식을 통한 자기복제라는 개념에서 매우 본능적으로 관심을 바라는 것인데 생물의 존재 이유를 '유전적 불멸'에 있다고 했을 때 매우 원초적으로 타인을 향한 관심의 근원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먼저 이해해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의 유전자가 번식에 성공하지 못한채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흔히 요즘 말로 얘기하는 '도태'되어 멸종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필사적으로 관심을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쟁을 만드는 진짜 근본적인 원인을 성비의 불균형 보다 '기회의 불균형'에 더욱 더 큰 초점을 맞추고 본다는 부분이다. 사실 만약 세상의 암수의 성비가 아주 완벽한 비율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바람대로 한명에 한명씩 알맞게 서로에게 관심을 주고받는 이상적인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월한 조건과 능력을 갖춘 자들이 관심과 인기를 독점하고 독차지한다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자연의 법칙 같은것이니 말이다. 그럼으로 쓰니는 성비의 불균형 보다도 기회의 불균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 불균형을 그나마 상식적으로 맞춰주기 위하여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 문명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 라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게 아니겠는가. 

 

 

"관심을 바라는 이유는 자기를 유지하려는 본능이다."

 

그러나 이 단락에서는 인간이 관심을 갈구하는 이유가 유전자의 불멸을 바라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다시금 주장한다. 즉 종족번식만이 이유가 아니라는 거다. 현대사회에서 청년들이 겪고 있을 많은 어려움들 중에서도 몇가지 손꼽을 수 있는 것들을 말하자면 예를들면 실업난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어려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더 나아가서 국가적으로는 자원고갈과 기후 재난 등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의 미비. 이런 것들은 결국 사회에서 생존해 나가는데 있어 '난이도'를 결정짓는 주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난이도를 버텨내지 못한 자들은 쉽게 소외되고 결국 소외된다는 것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그것은 또 생명유지 즉 나를 유지하려는 힘과 직결되어 심리적으로 생명 연장에 불리함, 어려움을 느낄 때 인간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삶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즉 번식욕 뿐만이 아니라 '나를 연장하고 유지하려는 본능'으로 부터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 인간은 가장 초조해지고 괴로워진다. 내가 안전하다 라고 느끼지 못하는것,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지 못한 것, 적절히 관심 받지 못하는 것 이런것들이 나의 생명 유지 본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것이 새삼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종족 번식 실패에 대한 불안함보다 바로 이 자기유지본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부터 압도적인 스트레스를 받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종을 가르는 기준은 부정과 악감이다."

 

이런 원인들을 두루 살펴보았을 때 사실 관심을 바라는 행위 자체에는 결코 문제가 없다. 매우 본능적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관종'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어감은 사실 부정적인 느낌에 가깝다. 흔히 도가 지나친 병적인 관심을 바라는 사람들을 향한 감정인데, 그래서 도대체 왜 이렇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관종'을 혐오하기 시작했으며,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관심 병자, 관심 종자 라고 칭하게 된 원인이 뭘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의구심이 생긴다. 여기서 바로 글쓰니가 주장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관종'의 다섯가지 조건에 대해서 나는 매우 크게 공감하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다섯가지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기회의 불균형이 만든 경쟁 아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만을 유지하려는 자

2. 자기를 유지한 조건이 충분함에도 동종에게 기회를 나누지 않는 자

3. 그것이 생물로서 본능이라 여기며 자신의 지능을 그러한 본능을 억누르는데 사용하지 않는 자

4. 관심 밖에 놓인 이들을 돌보고자 지능으로 만든 질서를 어지럽히는 언행을 일삼는 자

5. 그런 삶을 사는 자기에게 긍정과 호감에 기초한 관심을 주길 바라는 자


 

 

나는 이 다섯가지 촌철살인과 같은 조건들을 나열한 글쓰니의 깊은 통찰과 예리한 관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모두가 본능적으로 느껴왔지만 뚜렷하게 형용하지 못했던 '관종'에 대한 왠지모를 부정적인 감정과 불편한 생각들에 대해서 너무나도 정확하게 다섯가지 예로 완벽하게 설명한 것이 매우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저 다섯가지 조건에 해당하는자로 높은 확률로 '나르시시스트'가 머릿속에 떠올랐고 내가 극도로 상종하기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들이 어쩜 '관심종자'와 이렇게도 데칼코마니 같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을까 라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관람객들에게 당신은 어떠한 기준으로 '관종'을 가를것인가?에 대해서도 동시에 질문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글쓰니와 매우 밀접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인간의 성향은 각자의 개성으로 인정하고 존중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만 타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불편한 영향을 주는지 정신적이든 물리적으로든 불쾌감을 주고 피해를 주는가. 그리고 그렇게 피해를 끼치는것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사람, 즉 자신만 생각하는 매우 이기적인 사람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불편함과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로 물불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 인간인가 등등 이러한 여러 기준에 따라서 그 사람의 고유 성향을 개성으로 인정할 가치가 있냐 없냐를 판가름 하는 편이며 쓰니가 제시한 다섯가지 조건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귀여운 관종, 밉지않은 관종 이라는 것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적정 바운더리 안에서 자신의 자유와 관심의 갈구를 추구하는 상식적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일것이며 말 그대로 관심종자, 병자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매우 양심이 없으며 뻔뻔한, 이기적인 사람들을 향해 일컫는 말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관심을 바라고자 하는건 인간의 타고난 본능과 같은 것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중에 공감도 지능이라는 말이 많지않나. 지능과 공감을 갖춘 진화한 인간이라면 건설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관심을 추구하는 방법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적절한 예로 유튜브 조회수에 광적으로 집착한 나머지 도덕적인 선을 넘는 유튜버 아니, 사기꾼들이 도처에 깔려있지 않은가. 동물 구조 영상으로 사람들의 연민과 동정을 사서 조회수를 올리겠다는 목적으로 일부러 동물을 잡아다가 구해주는 것 처럼 자작극을 꾸미는 채널이라던지 한때는 틱장애가 있는 장애인 흉내로 돈벌이를 했던, 논란이 된 유튜버 등등. 그런 의미에서 예술과 창작활동은 매우 지적인 버전의 관종 행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종종 사회적 금기를 향한 도전 정신을 담은 도발적인 아티스트들 역시 존재하지만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파렴치한 관종들에 비교하면 그들은 매우 양반인 셈이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합리적인 선 안에서 관종력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가장 도가 튼 부류들이 바로 아티스트들 아닐까.  바로 이 전시에서 말하는 '능수능란한 관종'이란 그들은 뜻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https://www.busan.go.kr/moca/exhibition01/1610737

 

현재전시 - 능수능란한 관종 : 부산현대미술관

내용 《능수능란한 관종》은 현대 사회에서 관심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시대 예술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전시는 관종이라는 다소 과격한 용어를 넘어 관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www.busan.go.kr

 

애인에게 폭행을 당한 직후에 자신을 촬영한 낸골딘의 작품

 

 

 

1월 2일부터 현대미술관을 다녀왔었다. 물론 전시를 보기위해서.. 그러고 한참 시간이 지나고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린다. 2022년의 첫 전시회 방문이었고 안타깝게도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방역패스가 실시중이라 전시회도 예외없이 방역패스를 적용중이었고 (물론 지금은 카페, 식당을 제외한 영화관, 전시회 등등은 방역패스가 해지되었다.) 미접종자인 나는 pcr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증을 문자로 발급 받고서 찾아갈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은 <경이로운 전환>과 <그 후, 그 뒤>  이 두 전시에 대한 나의 기록이다.

 

 

 

 

<경이로운 전환 :  The phenomenal Transition>

 

 

 

전시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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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에 대한 뉴스들이 폭발하고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노동현장에서의 사고들이 연일 보도되며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동시대적 현상들 간의 공백을 이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경이로운 전환》은 돈이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과 노동 없는 소득이 생긴다는 믿음이 상승하는 것에 반해 점차 아래로 꺼지는 인간노동과 그러한 노동력을 발휘하는 노동자의 재등장에서 감지되는 현실 세계의 작동원리를 우리 시대의 주요한 운동성으로 주목한다. 이 전시는 우리 눈앞에 나타난 현상의 반복적인 운동성에 대해 서술하는 13점의 작품을 상호 연결하여 우리 시대의 현실 이해에 재도달하고자 한다.

 

  우리 시대에 소득을 얻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동자가 되어 임금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노동하지 않고 얻는 불로소득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임금은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 사용권을 넘겨줌으로써 받게 된다. 그에 반해 불로소득은 그 노동력의 사용자로서 얻게 되는 자본가의 소득이다. 자본가는 자신이 투입한 것들, 예를 들면 기계. 땅, 건물 등으로부터 소득을 얻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빈 공장이나 작동하지 않는 기계가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이윤은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로소득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노동력 혹은 타인의 노동소득을 그 원천으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 자본가가 투입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회수되면서 생기는 불로소득은 그 관계 안에서 다시 자본이 된다. 자본이 된 돈은 이처럼 태생적으로 타인의 노동력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한편 자본의 투입과 회수는 즉각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상품이 생산되고 판매되어 이윤, 즉 돈으로 돌아오려면 그 사이사이에 시간적·공간적 공백이 필요하다. 이 공백을 이어주는 것은 상업 어음, 담보, 대부 등의 신용거래이다. 자본가는 당장 돈이 없더라도 신용을 통해 이러한 가공의 자본을 사용할 수 있다. 가공의 자본은 애초부터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 생산한(할) 상품에 근거한다. 이러한 관계의 반복이 상품을 돈으로, 돈을 자본으로 만들어주고, 자본은 무한 증식할 수 있게 한다. 상품에서 돈으로, 돈에서 자본으로의 무차별한 교환관계와 이동 속에서 인간 노동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그것이 자본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잊혀 진다. 노동자가 생산하는 상품을 통해 자본이 된 돈은 산업자본가를 거쳐 상업자본가, 대부자본가, 지주 등에게 분할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력 대신 기계, 주식, 땅, 건물 그리고 화폐가 그 가치를 낳은 것으로 오인된다. 여기에서 ‘놀랍고도 신비로운’ 믿음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믿음은 허상이지만 가상-현실로서 우리 시대를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의 도래와 그로 인한 격리와 봉쇄 속에서 자본의 투입과 이윤 회수 사이의 공백은 더 커지고 이 공백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른 자본을 끌어오는 방식의 반복으로부터 자본은 끊임없이 자본이 되어 간다. 그럴수록 이와 맞물려 있는 노동력 또한 위기를 면치 못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노동 혹은 노동소득의 끊임없는 가치 하락이다. 감염병으로 인해 다양한 위기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전방위에서 자본주의적 착취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자본주의가 초래한 생태 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환의 시도들이 목격되지만, 전지구적으로 맞이한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곳은 자본 축적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의 자기증식이 불러온 모순과 그로 인한 인간의 위기이다.

 

  이 전시는 결국 노동력의 가치 하락이라는 위기가 이윤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내재된 운동 법칙임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우리 시대는 자본의 축적과 확장을 통해 체제가 유지되는 사회다. 자본주의의 자기혁명을 위한 운동이 마치 인간과 사회를 위한 필연적인 ‘선(善)’인 것처럼 나타나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진리일 수 없다. 그 증거는 우리 사회에 나타난 수많은 증상들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이 운동성을 놀랍고도 신비로운 것, 나아가 기괴하고 불쾌한 것으로 읽어내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전환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출처 : 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서문에서 읽었듯,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시장 경제가 하락하다시피 하고 그로인해 노동력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서 이 사회적인 격리와 봉쇄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흘러가고 있는 시장 흐름의 변화와 모습들을 관찰하고 조명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작품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노동력이 급 하락하고 있는 현 시점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가 강조하고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자본의 기원'이라 불리는 인간 노동력의 가치를 밝히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시서문 일부 발췌 요약>

 

 

"자본가는 자신이 투입한 것들, 예를 들면 기계. 땅, 건물 등으로부터 소득을 얻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빈 공장이나 작동하지 않는 기계가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이윤은 노동자와의 관계 안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상품에서 돈으로, 돈에서 자본으로의 무차별한 교환관계와 이동 속에서 인간 노동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그것이 자본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잊혀 진다. 노동자가 생산하는 상품을 통해 자본이 된 돈은 산업자본가를 거쳐 상업자본가, 대부자본가, 지주 등에게 분할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력 대신 기계, 주식, 땅, 건물 그리고 화폐가 그 가치를 낳은 것으로 오인된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의 도래와 그로 인한 격리와 봉쇄 속에서 자본의 투입과 이윤 회수 사이의 공백은 더 커지고 이 공백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른 자본을 끌어오는 방식의 반복으로부터 자본은 끊임없이 자본이 되어 간다. 그럴수록 이와 맞물려 있는 노동력 또한 위기를 면치 못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노동 혹은 노동소득의 끊임없는 가치 하락이다."

 

 

"이 전시는 결국 노동력의 가치 하락이라는 위기가 이윤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내재된 운동 법칙임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

 

 

 

A working History LU Chieh-Te : 직업의 이력, 루치에테

 

 

 

여기는 "직업의 이력 - 루치에테" 라는 책을 한데 모아서 전시중이었는데 '루치에테'라는 한 인물의 인생에 걸친 직업의 변화에 대해서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책이었다. 많은 직업의 변화와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사실상 자서전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어린시절 농사를 지었던 경험부터, 공장, 호텔 등등 나아가서 투자를 하기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그의 노동의 변화는 '노동과 노동력'을 주제로 얘기하는 이 전시 기획과 아주 잘 어울리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실제로 미술작가인 '저우위정'씨는 이 예술 프로젝트를 위해 생동감 넘치는 직업적 이력을 써 내기 위한 목적으로 한달간의 인터뷰를 필요로 했고 이상적으로 생각한 대상은 바로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중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3일동안 신문으로 구인광고 낸 뒤,  많은 후보자들 끝에 '루치에테'씨가 가장 이 프로젝트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결정을 짓고 그의 인생을 인터뷰 하면서 하나의 '책'으로 엮게 되었고 바로 그 책이 이 전시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 

 

이 책을 다 읽어보면서 느낀 부분은, 그가 노동력의 아주 아주 가장 기초의 단계에서 현재에 오기까지 얼마나 길고 오랜 시간을 노동에 쏟아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의 인생을 다 부었다고 해도, 아니 그의 인생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노동의 가장 기초가 되는 '노동자'에서부터 '자본가'에 이르기까지 시장 경제에 존재하는 모든 노동의 단계들을 하나 하나 다 밟아 온 과정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의 인생이 곧 노동이었고, 그 노동력의 가치와 결과는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파란만장하고도 화려한 이력서와 같다.

 

그는 여러 직업을 거쳐 오면서 오랜 시간을 '노동자'로써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모습은 시장 경제에서 봤을 때 아주 정직하고 성실한 방식으로 천천히 점진적인 성장을 이루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중년이 된 지금으로써 그의 인생은 젊었을 때시절 보다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음이 당연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빠르게 '자본가'의 단계에 이르를 수 있을까. 이 부분을 늘 요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가 성실하게 살아온 인생과 숭고한 노력들을 보면서, 마치 불로소득만이 큰 시장을 형성하고 돈을 번다는 무의식적인 착각이 아니라, 그 밑으로는 노동의 기초가 되는 '노동자'들의 신성한 땀이 있기에 동시에 '자본'이 형성 될 수 있다는 것을.. 필히 자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이야기:

 

"오늘날 음식을 비롯한 여타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 환경적 가치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요소를 마련해야 한다. 이 작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은 매개로, 안료는 오염원으로 작용한다. 이 두 물질이 섞이면 하수가 된다. 그러면 하수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모방하고, 오염물질은 남겨져 종이 위에 침착된다. 하수구에 가까워질수록 오염이 더욱 두드러지듯,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의 결과로 종이는 색종이로 물들어 간다. 이 작품은 환경오염 과정을 모티브로 삼은 혁신적 제작 방식을 보여준다. 

 

 

 

 

눈물이야기:

 

"가게를 창업하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물색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가치있는 자본이라는 말처럼, 투자를 할 때는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더라도 그 이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고객이 실질적인 자본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손님은 줄었으나 임대료는 조금도 내리지 않았다. 그제서야 건물주가 최고의 투자임을 알게 된다."

 

 

 

 

 

땀이야기:

 

"하던 일이 자동화 기계로 대체되면서, 나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직업을 찾아다녔다. 배달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뿐더러, 기계가 거리를 활보할 일도 없지 않겠는가? 배달앱으로 주문을 받고 내비게이션을 따라 오토바이로 상품을 받아서 다시 내비게이션을 따라 지정 주소로 배달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배달에 필요한 기술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또한 기계를 대체하는 것이 바로 내 몸임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 후, 그 뒤>

 

 

 

 

전시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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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세대에게 다음이란 있는가. 현재, 우리는 다음 세대의 미래를 담보로 하는 기후 비상 상황에 살고 있다. 진단은 분명하지만 해결책은 아직 불확실하다. 인간의 한정된 예측을 초월하는 징후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를 의식한다. 과연 이대로의 삶을 그대로 지속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전시 《그 후, 그 뒤,》는 현재의 양상이 계속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그날’로 설정된 근 미래를 발굴하는 일종의 우화이자 대화이다. 반성적 시나리오로부터 출발해 보건대 과연 무엇이 남아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 바다로 흘러들어온 예후적인 현상을 추적하고 미래의 흔적을 통해 그 이후의 모습을 끌어당겨본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추측하는 그런 방식으로 ‘다음’은 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현재를 재조정 할 수 있는 대안적 열망 가운데 상이한 잠재성들을 인식하고 재구성하여 도달할 ‘다음’을 감지해 본다. 작품들은 장차 다가올 미래의 이미지라기보다 어쩌면 허구적 역사로서, 익숙한 세상에서 무엇이 이상한지 포착하도록 현재를 반영하고 경험케 한다.

 

 

환경과 기후 문제를 다뤘던 전시로, 악화된 환경으로 인해 파괴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 낸 전시였고 그것은 일종의 '우화'이자 '대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과연 무엇이 남아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 라는 출발점에 서서 파괴된 환경과 또 그 파괴된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적응해 나가려는 놀라운 생물체들의 생존 번식을 함께 결합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열악한 환경과 함께 생존하는, 절대 '상생'이 아니라 그저 파괴된 환경에서조차 어떻게든 적응하여 번식하려는 생명체들을 다소 기괴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오브제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앞선 전시와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과 문제에 대한 작가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깊은 고찰을 통해서 탄생한 작품들이란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쓰레기 더미들에 붙어 기생하여 번식하는 생물체들의 '진화된' 모습들을 상상하게 하는 많은 전시 오브제들. 그 중 익숙하게 낯익은 물건들이 몇몇 눈에 띈다. 아이스크림 뚜껑이라던지 낡은 신발 등등 쓰레기들로 초토화되고 더렵혀진 최악의 환경 안에서도 어떻게든 생존 하기 위한 생물체들의 처참한 몸부림과 같은 모습들, 과연 그것을 '진화된 모습'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 마저도 진화된 형태라면 진화라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 과연 이래서 이 전시를 '우화'라고 칭했을지도 모르겠다. 

 

 

 

 


 

"<보라>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애도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미래에 대한 종말론적 예언을 하기보다 잠재적 변화와 저항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이로써 수세기 동안의 인간 행위가 자연 순환 과정을 결정하게 될 정도로 커지면서 기후 변화에 동인이 되었음을 생생하게 목도한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애도하는 20분 가량의 영상. 10개국에서 촬영하고 수백시간 기록된 장면들을 6개의 스크린으로 엮어낸 전시다. 전시 설명은 '종말론적인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지만 글쎄 화면에서 그리는 수세기를 거쳐 흐르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종말론적 의미를 상상하게끔 만드는 무거운 아우라가 전해진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앞으로 계속해서 환경이 파괴된다면 '지구종말'이라는 예언은 더이상 예언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임을 누구나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전시가 이미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 상상하며 미리 '애도'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지 않았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혹시나 지구에 종말이 찾아왔을 때, 그때는 이미  '애도'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그 전에 '지구종말'을 상상하며 미리 지구를 애도하겠다는 예술가들의 섬세한 마음..... 이것은 과연 애도인가 선견지명인것인가.

 

 


 

 

참 아이러니하게도 심각한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고 나오면서 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순간의 광경이 지구의 건강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라 할 순 없지만 이 순간만큼은 꽤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망해버린(?) 지구를 상상하며 이 행성을 애도 했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B1 《"기술"에 관하여》-전시기간:2020.2.25. ~ 2020.7.26.

1F 《2020소장품전: 오늘의 질문들》-전시기간:2020.3.20. ~ 2020.7.26.

2F 《Emotion in Motion》-전시기간:2020.1.23. ~ 2020.7.26.

 

 

현재전시 : 부산현대미술관

 

www.busan.go.kr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현재 총3개의 무료 전시를 진행중이다. 전과 달라진점이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서 전시 관람 전 "온라인 예약"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미술관 공식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고 있으며 1시간당 50명 선착순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예약을 했다 하더라도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이 제한된다는 점을 미리 염두해두어야 한다. 바로 아래 링크에서 예약이 가능하며 '예약하기' 버튼을 누르면 로그인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관람 예약은 부산시 홈페이지 ID로 로그인 하여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물론 비회원 로그인도 가능하도록 되어있지만 나같은 경우는 회원가입을 통해 예약을 했다. 

 

 

https://reserve.busan.go.kr/exprn/view.do?resveGroupSn=360&resveProgrmSe=undefined&progrmSn=1072&srchCtgry=&srchGugun=&srchResveInsttCd=&srchBeginDe=&srchEndDe=

 

견학/체험 : 부산광역시 통합예약

소개 미술관 전시 관람을 제한된 인원(매 시간 50명 선착순)으로 재개합니다. 어린이예술도서관, 아카이브실, 단체관람 및 도슨트 투어는 현재 운영하지 않으며, 매주 금, 토요일 시행하던 야간 �

reserve.busan.go.kr

 


B1 - '기술'에 관하여

 

 

 

 

전시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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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기술’의 결합/융합은 이미 지난 세기 초부터 주요한 관심사이자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테크놀러지와 IT가 전면적으로 유입, 확산되고 있는 근자에 이르러서는 ‘미술’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모하고 있으며, 그 개념이나 정체성에 관해서도 보다 근원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근대 이후 예술은 과학적 사고와 기계적 논리에 입각한 이성적 활동과 분리되어 아름다움을 규범이나 목적으로 삼는 인간행위로서 스스로의 자율성을 추구해왔으며, 급격한 사회변화를 동반한 산업혁명 이후 예술가들은 도구로서의 테크놀러지에 대해 반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래주의를 비롯하여 러시아 구성주의, 순수주의, 바우하우스운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일군의 모더니즘 아방가르드는 기술과 과학적 합리성을 예술의 원천이자 이념으로 삼고 그로부터 미적‧정신적 가치를 찾음으로써 보다 이상적 세계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후 20세기 후반에 들어 적극적으로 모색된 미술과 기술의 결합은 미술의 형식과 내용의 확장을 초래하였으며, 더욱이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와 IT기술, 그리고 생물학과 화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의 발전은 확장의 폭과 깊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은 이러한 미술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목도할 수 있는 현장인 동시에, 과거의 미술관과 다름없이 관람객이 미술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따라서 유례없는 미술의 변화에 대해 그 의미를 파악하고 진단하며 나아가 관람객이 이러한 상황을 수용‧이해하도록 하는 미룰 수 없고 쉽지 않은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동시대미술관으로서 그 층위와 지향을 달리하는 미술의 기술 수용과 융합의 수많은 양상들을 살펴 관람객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미술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시대미술의 여러 동향 가운데 미술관의 주요 과제의 하나인 ‘테크놀러지’를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소위 로우-테크놀러지(Low-Technology)를 그 범위로 삼아 기계장치(mechanism)을 기반으로 하는 근작들을 통해 그러한 기술을 수용한 작가들이 지니고 있는 ‘기술’과 ‘미술’에 관한 인식 전반과 그것의 구체물로서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의미를 미적 관점에서 살피고자 한다.

 

따라서 전시는 미술과 기술의 결합이 야기하는 ‘극적’, ‘서사적’ 측면보다는, 미적 의미체로서의 작품에 관심을 둔다. 즉, 작가의 예술적 이념이 그 둘의 결합을 통해 어떻게 성공적으로 강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는가,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미술을 어떤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어 그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게 하는가 등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술가들의 다양한 시도들에서 드러나는 미술과 기술에 관한 관점들을 가능한 대로 정리하고 동시대미술 전반에 시사하는 점들을 추려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이 내포하고 있듯이 다양한 인간 활동의 한 범주를 규정하고 지시했던 용어인 ‘테크네(technē)’와 ‘아르스(ars)’로부터 파생, 분리된 ‘테크놀러지(technology)’와 ‘아트(art)’가 다시금 의미상 ‘복원/환원’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자 한다. 오늘날 미술의 양상을 기술과 미술이라는 분리된 두 범주의 결합이라는 측면보다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부터 해석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 번의 전시가 수많은 미술가들의 폭넓고 다양한 생각과 작품을 포괄하여 의미를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미술과 미술품, 그리고 작가에 관한 다각적인 관점과 고찰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동시대미술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의 한 시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나는 총 3개의 전시를 어떤 순서로 볼 지 잠깐 생각해보다가 B1>1F>2F 순서로 보기로 하고 가장 첫번째로 보게 된게 바로 '기술'에 관하여 라는 전시이다. 위의 전시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와 '미술'의 접목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 되고 있음을 소개하고 있으며 '기술'과 '미술'의 관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의 기술에 따른 여러가지 시대 변화와 그것이 '미술'에 끼친 영향력에 대한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미술계와 아티스트들의 포지션과 견해들을 일목정연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작품들을 아래 이미지 및 동영상으로 소개하며 짤막한 나의 감상평을 남겨본다.

 

 


 

 

김대홍  Daehong Kim, 로봇, 로봇 동물원, 로봇댄서, 2020, 움직이는 로봇, 가변설치

A Robot, 2020, Moving Robot, Dimension Variable

 

'로봇'동물원 이라는 전시 제목부터가 꽤 흥미로운 작품 이었다.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로봇 동물들의 움직임이 귀엽게 느껴진다.

 

 

 

 

김승영  Seungyoung Kim, 여행가방, 2016~20, 여행용 가방, 나침반, 흙, 기계, 구리선, 180x180x65cm

Suitcase, 2016~20, Suitcase, Compass, Soil, Machine, Copper Wire, 180x180x65cm

 

캐리어 속 나침반이 자세히 다가가서 보면 움직이고 있었다. 캐리어에 가득 들어찬 모래와 움직이는 나침반이 여행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승영  Seungyoung Kim, 깃발, 2015~20, 소금, 깃발, 모터, LED, 가변설치

Flag, 2015~20, Salt, Flag, Motor, LED, Dimensions variable

 

벽 너머 작은 공간 안에 설치된 듯 보이는 깃발과 푸른 조명이 마치 굉장히 아득히 멀리 있는 어떤 풍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왠지 가까이 있지만 멀리 느껴지게끔 했고 한동안 서서 깃발을 예의주시하며 집중해 보았다. 자연스럽게 공간적 감각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 작품에 쓰인 소재를 읽어보니 LED란다. 내가 본것이 공간이 아니라 화면이었나?  푸른 조명의 역할 때문인지 몰라도 굉장히 몽환적이고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신형섭  Hyungsub Shin, 동굴, 2020, 조명, 렌즈, 오브제, 가변설치

Cave, 2020, Lights, Lenses, Objects, Dimensions variable

 

화려한 조명이 돋보였던 작품. 한눈에 봤을때 아름답고 예쁜 신비스러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표현한 가상의 '테크놀로지' 동굴의 모습인걸까

 

 

 

 

 

신형섭  Hyungsub Shin, 을숙도 세레나데, 2020, 조명, 오브제, 가변설치

Eulsuk-do Serenade, 2020, Lights, Objects, Dimensions variable

 

'을숙도 세레나데'라는 작품인데 작품의 앞/뒤 모습을 함께 촬영했다.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을숙도 세레나데'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조명을 이용해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노래가 굉장히 경쾌하고 독특하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함께 왠지 모를 기이한 발랄함에 웃음이 나왔다. 

 

 

 

 

 

한진수  Jinsu Han, Red blossom, 2008, 철, 구리, 모터, 팬, 비눗물, 안료, 딸기향, 시간에 따라 크기 변화

Red blossom, 2008, Iron, Copper, Motor, Fan, Soapy water, Pigment, Strawberry flavor, Time Based Dimensions

 

벽을 향해 비누방울들을 계속 쏘고있다.  작품에 쓰인 소재에 '딸기향'이 적혀있었는데 내 코가 마비된건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도통 딸기향을 맡을 수 없었다... 그저 강렬한 핑크빛, 블루빛 안료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1F  - 오늘의 질문들

 

 

 

 

전시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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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소장품전 : 오늘의 질문들>은 2017년 개관을 준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부산현대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수집해온 작품들을 공개함으로써 시민과 소통하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전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금’, ‘현재’의 맥락을 중심으로 동시대미술문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산시립미술관과 차별점을 둔다. 따라서 미술관은 회화·조각 등의 전통적 방식에서부터 다채로운 시지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융·복합 형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동시대의 사회·경제·문화적 함의를 내포하는 현대미술작품들을 중심으로 컬렉션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전시는 전체 187점의 소장품 가운데 미술관 수집정책의 핵심가치를 효율적으로 표방하는 작품 22점으로 구성된다. 그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 부산지역 동시대미술의 흐름을 적극 반영하고자 한다. 공립미술관은 한 도시의 얼굴로서 지역성의 특화라는 기초 하에 전국 또는 국제적인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글로컬 미술관의 모습을 지향한다. 따라서 부산현대미술관은 부산 동시대미술의 생생한 역사를 완성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관람객들로 하여금 지역미술에 관한 애정어린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한 뉴미디어 아트를 통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미술을 통한 인식의 확장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디어 이론 연구가 마샬 맥루한에 따르면 각 시대에 쓰이는 기술이 새로운 인간환경을 만들고, 그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조건 지어진다. 첨단기술의 발달은 미술의 영역을 아날로그 기반의 작품들과 더불어 기계공학적 전자매체를 활용하는 전혀 다른 미학적 장르로 확대시켰다. 전시는 시각예술의 형식을 넘어 청각에 초점을 맞추는 사운드 아트를 비롯하여 동력을 이용한 움직임을 주(主) 수단으로 하는 키네틱 아트, 빛을 이용한 라이트 아트,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포함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새로운 차원의 시지각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계를 감각하고 체화하는 방식에 대한 관람객 스스로의 실험을 유도하는 바이다. 

 

세 번째, 국내외 현대미술사에서 새로운 가치 구현에 기여하고 있는 역사자료의 총체로 역할하고자 한다. 동시대미술은 현재의 시점을 단순히 과거의 연장선으로 파악하는 개념에서 탈피하여 현재의 순간과 인간 사고의 지평이 서로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을 제안한다. 전시는 당대의 기술적 환경 및 이슈 속에서 확고한 예술 실천의 태도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감상자로 하여금 현재를 재사유함과 동시에 미술이 지닌 복수의 콘텍스트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전시는 작품들이 단선적 해설을 제공하는 일방적 의미전달 수단에 그치는 것을 지양한다.   다시 말하면 관람객 스스로가 의식체계를 정비하고 정체성을 발견하며 그것을 토대로 삶과 세계에 있어 유의미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덧붙여 미술관이 당대와 미래를 위한, 잠재력을 발굴하는 창조의 장소로서 시민들과 함께 발맞춰 나아감을 인식하는 자리가 되고자 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2017년 개관이래로 지금까지 현대미술관이 수집해온 작품들을 공개하는 전시였다. 움직임과 더불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독특한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이 전시관에서도 역시 전자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 대부분 많았고 몇몇의 아날로그 기반 작품들도 소량 전시하고 있었다. 

 

 


 

 

허수빈, 방범창문과 햇살(ed.1/3), 2017, 특수거울필름, 로고라이트 벽면에 투사, 실제창문 크기 혹은 가변크기

 

-빛을 이용하여 실재하지 않는 새로운 공간을 창초했다.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듯 한 환영의 세계는 공간 속 관객들이 각자 상상하는 곳으로 은밀하게 연출되어 묘한 리얼리티를 제공한다. 

 

 

허수빈, 욕실창문과 햇살(ed.1/3), 2017, 특수거울필름, 로고라이트 벽면에 투사, 실제창문 크기 혹은 가변크기

 

실제 존재 하지 않는 가상공간을 조명을 이용하여 마치 실제 존재하는 것 처럼 구성한 작품이다.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벽면을 단순 '조명'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독특한 가상 세계를 구현해낸 모습. 이 공간이 나를 이끈 내 상상 속 '은밀한 곳'은 내가 옛날에 살던 낡은 자취방의 화장실이었다. 지금은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쇠창살 느낌의 창틀인데  그 때의 허름한 자취방의 모습과 영락없이 닮아있었다. 

 

 

 

 

 

 

정만영, 순환하는 소리, 2014, 사운드 장치, 수도꼭지, 마이크스텐드 외 혼합, 가변설치

 

-작가가 국내 외 다양한 곳을 다니며 물소리, 샘물소리 등을 필드레코딩 형태로  채집한 후, 그 소리가 다시 수도꼭지를 통해 나오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은 수도꼭지를 틀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촉각과 시각, 청각으로 이어지는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한 작품이다.

 

관객의 참여가 가능한 작품 이란것을 모르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함부로 손대지 못하고 그저 응시하며 감상하고 지나쳤었는데 팜플렛을 읽어보니 수도꼭지를 틀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지나친 동선을 다시 돌아와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리얼한 물소리, 샘물소리들이 흘러나왔고 아래 놓여진 양동이로 소리들이 쏟아지고 담기는 것을 상상 했다.

 

 

 

 

 

 

알렉스 베르하스트, 정지된 시간(세부구성 : 저녁식사, 인물연구, 테이블 소품)(ed. 4/5 +2AP), 2013, 애니메이션 루프, The Dinner : 110.7 x62.2, Table Prop : 24.5x29.5, Character Study : 29.5x24.5 

 

-'가장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고 난 직후 가족들의 미묘한 심리를 연출한 작품으로, 가족의 공동 초상을 담은 <저녁식사>와 이들의 개인 초상인 <인물연구>, 그리고 인물들 내면의 알레고리인 정물화 <테이블 소품>으로 구성된다. 인물 간 대화는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일상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섬세한 왜곡으로 기묘함을 더한 인물 묘사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허무와 죽음'을 상징했던 '바니타스 회화'의 변주를 통해 인간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탐구하고 있다. 

 

스틸만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세요. 라고 적혀있다. 다행히 통화료가 청구되지 않는다고 한다. 위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곧이어 '따르릉' 전화음이 전시관 내의 스피커로 크게 흘러나오고 스크린속의 남자의 폰에 신호가 울림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화면 속 그는 내가 건 전화를 '별 것 아닌' 전화로 외면하며 받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 기묘한 가족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이광기, NewRemake-루이비통, 2013, 싱글채널비디오+오브제(루이비통 정품가방), 3min 49sec, 오브제 2m 이내 설치(가방 26.0ⅹ33.0ⅹ16.0), 

 

-이 작품은 루이비통 가방을 20여 조각으로 자른 후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원형의 모습으로 재조합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그 결과물로 구성된다. 사물을 거칠게 부수는 작가의 행위는 다분히 공격적이며 의도적인 것으로 사물의 기능과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환상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다. 또한 파편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가는 과정은 작가가 가진 손과 노동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이 영상은 이제 막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루이비통 가방이 등장하고 작가가 제품을 조심스레 언박싱 하며 시작한다. 아마도 내 기억에 130만원대의 정품 루이비통 가방이었던 것 같고 친절히 정품 택과 정품 인증을 할 수 있는 마크들을 화면에 가까이 보여준다. 그리고 보기좋게 가위로 갈기 갈기 가방을 조각낸다. 마치 요즘 유튜브에서 한창 유행하는 '코스메틱 ASMR' 영상이 함께 연상됐다. 다양한 종류의 새 코스메틱 제품들을 깨부수고 파괴함으로써 느낄수 있는 아찔한 쾌감과 오감을 자극하는 사운드, 소리를 담은 인기 영상들 말이다. 이 작가의 작품이 언제 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의 ASMR 열풍 이전에 제작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유튜브에 이 작품을 올려도 꽤나 조회수가 올라 갈 것같은 영상이 아닐까 라고 상상해보았다.

 

 

 

 

 

 

오용석, 클래식 1978번(ed. 2/5), 2009, 단채널비디오, 1분30초

 

-작가의 유년시절 사진에 그 시절의 실제 소품들을 맞물리게 이어 붙여 당시의 기억을 추측하고 재현해낸 작품이다. 여러 시점의 공존을 통해 하나의 정지된 이미지가 내포하는 한계점을 고발하고 사진 너머에 존재하는 다각적 기억의 복원을 시도했다.

 

작가의 어린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찍은 한장의 사진으로 상상의 배경 이미지를 이어붙여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바닥에 있는 장난감들은 실제로 방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돌아다닌다. '사진찍기'는 '빼기'라는 얘기를 예전에 들었다. 많은 부분 중 어느 한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포착한 피사체 주변으로 '삭제'되어버린 배경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움직이는 이미지 표현으로 오래된 기억을 마치 가까이서 꺼내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생동감이 인상적이다. 꽤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2F - EMOTION IN MOTION

 

 

 

전시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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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미지의 사용과 그 작용이 인류문명 발단 단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지를 통해 신의 형상을 보고 싶어 했고, 욕망의 대상을 오랫동안 시각 구성물로 대체하고 싶어 했다. 미술은 이렇게 성스럽고 소중한 것의 기록 매체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미술에서 재현의 역사를 추동시켰다.

 

사람들의 욕망은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대상도 ‘재현’의 범주에서 다루었다. 하지만 미술 매체가 한정되었던 시대에는 움직임 자체를 재현할 수 없었다.

 

카메라의 발명은 ‘재현’의 문제에 신기원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근대문명에서 리얼(real)과 팩트(fact)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철학의 문제를 낳았다. 아티스트들도 이러한 세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유럽의 미술계는 ‘역동성’이라는 새로운 모티브를 받아들게 되었다. 말이 달리고, 전구가 휘황찬란하게 불 밝힌 카페의 모습도, 발레리나가 아름답게 춤을 추는 모습도, 플랫폼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달려들어 오는 증기기관차도 바로 그 역동성의 대표적인 주제였다. 하지만 그림과 조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움직임’자체가 아니라 그 움직임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이라는 은유나 움직임의 찰나를 포착한 정지된 한 장면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동시대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에 아티스트들이 고민했던 그리고 목표했던 많은 것들이 해결된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미술의 중요한 문제의식에서 저만치 멀어졌고, 움직임은 실제로 가능한 재현이 되었다. 실제로 움직이는 작품은 움직임 자체에 대한 구현이 목표도 아니며, 역동성만을 재현한 것도 아니다. 영화의 발명은 시각의 재현을 넘어 시간의 재현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구현되는 첨단의 현대미술은 현대 과학기술의 척도를 보여줄 수 있지만 오히려 자연에 대한 향수와 현대문명이 예단치 못한 이기(利己)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이제 예술은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인공 기계문명의 역동적인 새로운 풍경에의 찬탄과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예술의 이미지는 이제 서로가 눈을 맞추고 서로가 대상화한다. 인공의 것이 자연의 것처럼 움직임과 표정을 가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감성을 감지하고 소통한다. 영화나 사진의 광학적이고 기계적 매개 결과가 우리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여 울게도 웃게도 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제 어떤 운동, 행위나 표정은 근대인들이 목격한 생경한 것들의 경이로움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함의하는 언어가 되었다. 그렇다면 ‘움직임’은 감성이나 인식의 표상체가 된다. 기호학(Semiotics)은 이 표상체가 가지는 기표(記標 Signifiant) 를 분석함으로써 현대사회의 풍요로운 사회적, 문화적 의미(기의 記意 Signifié)를 번역해 준다. 예컨대 우리의 제스처가, 화장과 성형이, 패션과 과잉된 욕망의 다양한 기호품들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또 다른 언어의 체계를 갖는다.

 

여기 전시된 작품들은 그 콘텐츠의 움직임(행위 motion), 표정이 우리에게 어떤 감성을 자극해 특별한 표상체가 되는 작품들이다. 우리는 부족한 형용사들을 나열하게 될 것이고 또한 특별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러한 대상에게서 받은 자극이나 간섭으로 발생되는 변화는 풍부한 사회언어를 (재)생산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말하는 ‘작품’은 단순히 기표(시니피앙)만이 아닌, 동시에 기의(시니피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호들의 삶에 주목하는 것은 움직임이 암시된 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감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된다.

출처  - 부산현대미술관

 

 

 

"인공의 것이 자연의 것처럼 움직임과 표정을 가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감성을 감지하고 소통한다."

 

"작품은 단순히 기표(시니피앙)만이 아닌, 동시에 기의(시니피에)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호들의 삶에 주목하는 것은 움직임이 암시된 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감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KEEN(정찬호 Jeong Chan Ho + 김수 Kim Su)  ‘아무도 살지 않는다.’ (Nobody lives.)

키네틱 설치, 2020, 공간에 가변설치

 

- 들고 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문, 용도 폐기된 실제의 문들이 비현실적으로 배치되어 여전히 그 기능에 부합하는 움직임을 만든다.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문들은 아직 저쪽과 이쪽의 경계를 만들지만, 이미 저쪽은 추상적이고 상상의 공간이 된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공간은 '폐기된' 문의 작동으로 우리 기억 속에 누군가 살았던 삶의 잔상을 만든다. 문들로만 이루어진 골목의 재현과 기억이 누적된 다양한 문들의 합주는 시간을 재현한다. 

 

"작품의 설명 중, 아무도 살지 않는 공간은 '폐기된' 문의 작동으로 우리 기억 속에 누군가 살았던 삶의 잔상을 만든다." 라는 표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도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내 기억속, 마음속의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무도 살지 않는다.'의 의미 역시도 내 마음에 누군가 다녀갔던 방의 흔적들은 여전히 존재 하지만  사실 지금은 그 누구도 존재 하지 않음을 각인시키는 것 같다. 우리는 그 기억들을 잊고 살아가지만 시시때때로 기억의 서랍이 의도치 않게 열려 버리듯, 이 공간의 폐기된 문들도 자동으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최수환(Choi Su Hwan)  유령연습(ghost practice.)

키네틱 설치, 2018, 공간에 가변설치

 

-최수환 작가의 작업은 너무나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한다. 그저 스쳐지나갈 만한 것들에 대해 낯선 상황을 덧붙여 눈여겨 관찰할 것으로 반전시킨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일상의 사물들이 특별한 동력이 부여되는 순간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작품 제목이 "유령연습"이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사물을 움직여 살아있는 유기체 처럼 보이게 하는 것. 그것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 였다면  가위와 못의 움직임은 그 의미에 부합하였고 신발의 움직임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 봤다.  벽면에 그려진 동그라미 선을 따라 나사 못이 빙글빙글 돈다. 그 원리를 대충 눈치 챌 수 있을 것 같지만 육안으로 보기에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못' 이었다. 가위도 마찬가지. 기둥 밑으로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은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인데 비해, 신발만 기구를 이용하여 열심히 움직여 주고 있음을 알려준다. 생동감을 부여한 '자체적' 움직임처럼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었다.

 

 

 

 

 

-마무리로 이 총 3가지의 전시들은 무료로 7/26일까지 진행되며,

각각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움직임'과 '테크놀로지' 라는 공통의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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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에 의해 구현되는 새로운 미디어와 대중매체, 웹 기반 네트워크 사회를 기저로 한

정보 플랫폼의 등장은 역사를 기술하는 방법적, 형식적 차원은 물론, 역사 인식 주체로서 각각의 개별자, 집단, 대중이

역사를 기억하고 경험하는 행위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속에서 각각의 현대 주체는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을 어떻게 마주하고 경험해 나가고 있는가?

 

오늘날 현대 주체는 '웹'이라는 탈 물질화된 공간에 다종다양한 형태로 분화하여 집적되는

디지털화된 자료들과 마주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의 역사적 사유란 이미 주어진 다양한 형식의 역사 기록물에 대한 가치판단을 넘어서는

간접적인 경유가 필연적임을, 역사적 기억이란 하나로 봉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자의 것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읽어나가는 과정 속에 형성되는 역사의식의 토대 위에서 재차 변주되기를 반복할수 밖에 없다는 한계와 가능성을

분명하게 인정하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전시는 이러한 주변적 요소들을 끊임없이 배회하며 역사적 기억이라는 서사공간을 재 구축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존재들 이라는 점에서, 이 세대들을 가리켜 '후-기억세대'라 칭한다.

따라서 후-기억세대로써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실제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 재현된 역사의 표피 이면을 응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적 시대와 상응하는 후-기억세대 동시대 예술가들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탈구된 시간성 위를 거닐며

자신만의 역사적 기억을 토대로 현실성의 지표가 될 역사적 이미지들을 다시금 발굴,수집,독해하는

리얼리즘적 형식과 이를 재단, 편집, 재배치하는 예술적-심미적 형식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역사 기술을 시도한다.

 

이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와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구글링해 몽타주 하거나

대중매체의 소비재가 되기를 자처하기도 하며, 온라인 담론의 움직임을 모방하고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시대의 리서치 방식과 그 기록 체계를 매개로 역사적 시간성을 탐색하고 기술해 나간다.

 

동시대라는 시공간이 어떻게 '기술 Technology'에 의해 '기술 Descripton'되는지 

나아가 이렇게 재현된 세계가 우리의 역사적 기억과 사유 방식을 어떻게 재구성 하는지를

반추할 수 있도록 한다.

 

 

 

New media, mass media, and web-based network societies that are implemented by technological innovation.
The emergence of information platforms is not only a method of describing history, but also a subject of historical recognition that each individual, group, or public has become.
It is causing an overall change in the act of remembering and experiencing history.
How are each modern subject facing and experiencing the dimension of historical timeliness in today's times?

Today's modern subject is the Web, which is a de-materialized space that is integrated into a variety of different forms.
It faces digitized data.

In this context, today's historical reasons go beyond the value judgments of various forms of historical records already given.
Indirect passthru is inevitable, and historical memory is not something that can be sealed as one, but it can be done consciously and unconsciously.
The limitations and possibilities that it will have to repeat itself on the basis of historical consciousness formed in the process of reading.
It means to start with a clear acknowledgment.

This exhibition constantly roams around these peripheral elements and has no choice but to rebuild the epic space of historical memory.
These generations are referred to as 'post-memory generations' in terms of their existence.
So, as a post-memory generation, to enter the dimension of historical timeliness,
Beyond the dimension of practical experience, a new look is required to gaze beyond the epidermis of reproduced history.

The artists of the post-memory generation, corresponding to this problematic era, walk on top of the dislocated time zone, losing direction.
Based on one's own historical memories, we can discover, collect and read historical images that will serve as indicators of reality.
It attempts new historical techniques, mov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realistic form and the artistic-symmetrical form of cutting, editing and relocating it.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are either google images and digitized data that are generated in real time, or sketch them.
It also claims to be a consumer of the mass media, imitating the movement of online discourse, and mimicking the algorithm program.
It explores and describes historical timeliness through research methods in the digital age and its recording system.

How time and space of contemporaries are 'technical descripton' by 'technical technology'
Furthermore, how this reproduced world reconstructs our historical memory and way of thinking.
Let it reflect.

 

 


 

위의 글은 '시간밖의 기록자들' 이라는 전시 안내 책자에 적혀있는 긴 글들 중에 짤막하게

이 전시를 가장 잘 소개하고 있는 핵심 부분들만(개인적인 주관으로) 발췌해서 옮겨적은 내용이다.

 

과연 웹 이라는 형식의 탈 물질화된 공간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데이터들 사이에서

진실성을 마주하기 위해 지금의 우리 세대들은 어떤 태도로 데이터들을 읽고 수집하며,

동시에 그것들 다시금 재 해석해 나가며 자발적으로 역사를 이해하고 서술해 나가고 있는가.

 

많은 오류와 재해석한 정보들로 범람하는 데이터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 이면을 응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심미안적 시선들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고 있을까? 

나아가 이런 재현된 세계 속에서 역사적 기억과 사유 방식을 어떻게 재구성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그 불확실성에 대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사유 방식과 표현을 다양한 작품들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 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설치미술, 오브제, 영상 형식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웹'이라는 전시 주제야 말로 지금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우리는 이 탈 물질화된

것으로부터 많은 간접적,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이 변화를 어떻게 마주 하고 경험해 나갈지에

대한 심도 깊은 사유의 목적이 되어주는 가장 현 시대를 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 전시였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우리들을 "후-기록세대"라 칭하고

"시간밖의 기록자들" 이라는 명칭으로 대중들을 표현하고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시간밖의 기록자들'이다. 블로그에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지극히 나의 주관으로 재 해석한 내용과 감상들은 '웹'이라는 큰 바다에 가감없이 띄워질 것이고,

그 이야기들을 우연히 내 공간에 찾아온 누군가가 읽고 또 다시 재 해석하는 패턴으로 무궁무진하게 나아가듯,

 

이 전시가 말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매우 밀접하고 가장 가까이에 닿아있는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상기시켜주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전시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The above article is short of the long text in the exhibition brochure called Out-of-Time Records.
Only the core parts that best introduce this exhibition are excerpts and transcribed.

Is it possible that there will be a new wave of data every day in a de-materialized space called the Web?
In order to face the truth, our generation now reads and collects data in a certain manner.
At the same time, are they interpreting them again and voluntarily understanding and describing history?

Between a flood of data with a lot of errors and reinterpreted information, we can look behind it.
Are they actively developing new aesthetic eyes?
Furthermore, in this reproduced world, how to reconstruct historical memories and ways of thinking.
You can see contemporary artists' ways of thinking and expressing their uncertainty in a variety of works.
I think it's an exhibition.

The main trend is installation art, object, and video.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the Web, is that as one of the people living in the present era, we're going to be able to see this de-materialized.
There's a lot of indirect and direct influence from it, and it's going to be about how to face and experience this change.
It seems to have been an exhibition of the most empathetic themes of the present era, which serves as the purpose of deep-rooted reasons for Korea.

In that sense, this exhibition calls us the "post-recorded generation."
Maybe they are expressing the public by the name of "out-of-time recorders."
We are all 'out-of-time recorders'. I, who's writing this on a blog, also gives information to someone.
The reinterpretation and appreciation of my subject will be displayed in the great sea of the Web.
As someone who accidentally came to my space to read and reinterpret the stories,
What this exhibition is saying is that we now have another view of things that are very close and that are closest to us.
I think it was a meaningful and interesting exhibition.

 

 

 

 

 

 

 

 

 

 

 

 

 

 

파국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Our Attitude Dealing with The Collapses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9분 55초

 

 

 

 

 

 

본격 시대정신 밴드 컨템포러리 - 인터내셔널가(하즈X펄펄 Ver.)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3분 50초

 

 

 

 

 

 

 

4ROSE 무빙 아카이브 4ROSE Moving Archive

3채널 비디오 설치, 15분

 


 

책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가장 동시대적인 문화 코드라 할 수 있는 인터넷 댓글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약 5년에 걸쳐 집적된 이 댓글은 오늘날의 대중사회를 작동 시키는 온라인 인터페이스와 대중과의 연동방식 등

다양한 문제에  비평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 경제, 세계, 생활, 문화 란을 동시다발적으로 오가며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복잡하게 얽힌채로 시종일관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우리 사회의 당연한 문제들을 빠르게 전개해나간다.

그러나 특정한 우위없이 선택된 댓글들에 의해 기술되는 이 리얼리즘의 세계는 사태 그 자체의 본질을 직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찰나의 순간 개인의 성향에 따라 편향적으로 응집되고 소비되는 형태로 존재하는 대중 여론의 특징과

그 심리 상태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정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대치되는 식의 전략적 댓글 조작과 댓글부대가 난무하는 21세기 디지털 자본주의 시장에서

인터넷 담론이 정치화 되는 과정을 그대로 모방해 되비추고 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이 독특했는데, 4ROSE라는 걸그룹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인터넷 댓글을 수집하여 음원으로 재생산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발췌해 온 듯한 자극적인 댓글들로 이루어진 가사를 스크린에 띄우고 각각의 싱글앨범들을 배열하여 보여주면서

동시에 마치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들었을 법한, 채팅창 읽어주는 음성 소프트웨어가 가사를 읽어준다.

 

삼성이 어쩌고 북한이 어쩌고 하며 흔히 인터넷에서 쉽게 떠들법한 주제들로 가사가 등장하는데약 5년에 걸쳐 수집된

댓글들이라는 점 또한 흥미롭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떠들썩 하게 이슈화 됐던 사건들을 중점적으로

안쪽면은 4ROSE로 작품화 된 댓글들을 감상 할 수 있고 바깥면은 이슈화된 주제들을 포스터화 한 작품같다.

 

"Me too movemenet(미투운동)", "NO panty(노팬티)" 와 같은 페미니즘적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According to the booklet,


The project focuses on the movement of Internet comments, which is the most contemporary cultural code.
Over the course of about five years, this comment has been compiled, including the online interface that operates today's mass society and how it works with the public.
serve as a channel for critical access to a variety of issues.


The political, economic, world, life and culture sections are simultaneously intertwined, directly and indirectly, with each other.
It quickly develops the natural problems of our society that appear and disappear repeatedly.
But this world of realism, described by selected comments without specific superiority, is not about facing the essence of the situation itself.
Rather, the characteristics of public opinion that exist in a form that is biased and consumed according to the individual tendency of the moment,
It clearly reveals the state of mind


In the 21st century digital capitalist market, where strategic comment manipulation and comment units are rampant, where certain events are replaced by others.
It is echoing the process in which Internet discourse is politicized."
it explains that


This work was unique. It is said that it is a reproduction of a girl group called 4ROSE by collecting Internet comments and reproducing them into a music source.
They put lyrics of provocative comments that seem to have been extracted from the Internet on the screen, arranged and presented each single album.
At the same time, voice software, which reads the chat window, reads the lyrics as if it were heard on an Internet personal broadcast.


Samsung, North Korea, and so on, and the lyrics appear on the Internet as topics that are easily talked about, and the lyrics are collected over about five years.
It is also interesting that they are comments. Focusing on the most tumultuous issues in Korea in the last five years
On the inside, you can see comments made with 4ROSE, and on the outside, it looks like a poster of issues.


Feminism phrases such as "Me too much movement" and "No panty" are noticeable.

 

 


 

 

 

 

 

 


 

2000년부터 운영중인 <비말라키 넷 http://www.vimalaki.net>에 업로드된 웹 영화들이다.

웹상에 있는 다양한 이미지, 영화, 비디오, 텍스트, 사운드 등 여러 형식의 시청각 데이터를 수집하고 편집하여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전시중인 실제 영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어떤 제목의 웹 영화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화면에 전개되는 이미지와 대사가 전혀 관련성이 없고 상이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맘에 들었던 게 하나 있었다.

토씨까지 정확히 그 내용을 기억할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어렴풋이 기억나는 내용들을 조합해서

어렵사리 문장을 완성해 보았다. 그저 내 기억에 의지하여 만든 문장이므로 정확도는 매우 떨어지지만

어쨌든 그 내용은, 무언가를 볼 때 본연의 아름다움을 채 감상하기도 전에 저것이 진짜인가 가짜인가를

의심한다는 구절이 왠지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화면엔 내용과 매우 상이한 분위기의 삭막하고 특징하나 떠오르지 않는 이미지들이 무심하게 흘러갔다. 

 

 

"아름다운 꽃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엔 가짜가 많다.

가짜로 넘쳐나는 세상에 어느샌가 그 가짜에 속지않으려 바짝 긴장하며 살아간다.

특히나 무언가를 볼때 그 물체의 본연의 아름다움을 채 느끼기도 전에

이것이 가짜인가 아닌가 부터 돌연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 꽃은 진짜였고 진짜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These are web movies uploaded to "Vimalaki Net http://www.vimalaki.net," which has been in operation since 2000.

Collect and edit various forms of audio-visual data, including images, movies, videos, text, and sounds on the Web.
It is said to have been made. If you go into the link above, you can enjoy the actual images on display.


I don't really remember the title of the web movie.
Although the images and lines on the screen are completely unrelated and different, there was one thing I liked about them.
I can't remember exactly what happened to Mr. Toe, but I'm going to add a mixture of roughly vaguely remembered contents.
I managed to complete the sentence. It's just a sentence that I made based on my memory, so the accuracy is very low.
Anyway, the story is, when you look at something, before you even appreciate its natural beauty, whether it's real or fake.
The phrase "suspicious" was somehow memorable.
And on the screen, the stark, featureless images of very different moods flowed indifferently.


"There was a beautiful flower. But there are many fakes in the world.
In a world full of fakes, some people live on high alert to avoid being fooled by the fakes.
Especially when you look at something, before you even feel the natural beauty of the object.
You suddenly wonder if this is fake or not.
But the flower felt more beautiful because it was real and real."

 

 


 

 

 

인시네마그램 Incinemagram 

 

 

 

 

 

 

싱글 채널 비디오, 루프 Single Channel video, Loop

 

 

 

 

 

 

★ 2019

싱글 채널 비디오 4K, Single Channel vedio

1시간 42분 39초 

 

책자 소개 내용 中

<★>(2019)은 영화사 전체를 거슬러 올라가며 밤하늘이 등장하는 장면만을 발췌하여 연대기 순으로 편집해 놓은 작품

흔히, 밤하늘 이미지는 영화를 볼 때 간과되는 장면이지만, 본 영상에서는 그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메타적 지층을 감지하도록 이끄는 주요 매개체로 기능한다. 

 

 

여러 영화속에 등장했던 밤하늘 장면을 편집하여 모아놓은 작품이었는데 무려 1시간 42분 러닝타임이었다니...

의자에 앉아서 20분내지 감상했는데 내가 감상할 동안은 계속해서 일본어 대사가 흘러나왔다. (자막 x)

그저 밤하늘의 별이 등장하는 장면만을 연속해서 보는 것 만으로 왠지 시각적 황홀경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는데

연대기 순으로 편집해놓은 작품이니 만큼, 화면에 따라 미세한 화질 변화나 퀄리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리 긴 시간동안 감상하진 못했지만 그저 1인 소파에 가만히 앉아 멍하니 밤하늘에 별이 수놓은 장면들을

잠시 바라봄에 만족하였다.

 

 

 

Introduction to the booklet 中
★> (2019) goes back to the entire film company and edits chronology of scenes in which the night sky appears.
Often, night sky images are overlooked when watching a movie, but this video shows a complex intertwined image.
It functions as a major medium that leads to the detection of meta-layer.


It was a collection of scenes from the night sky that appeared in many movies, and it was an hour and 42 minutes running time.
I sat in the chair for 20 minutes, and Japanese lines kept flowing while I was listening. (Caption x)
I felt a visual ecstasy just by watching a series of stars in the night sky.
Since the work is compiled in chronological order, you will be able to feel the slight change in quality or differences in quality depending on the screen.
I haven't been able to watch it for that long, but I just sat still on a one-man couch, dazed by the stars embroidered in the night sky.
I was satisfied with the look for a momentar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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