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알콜 중독에 빠진 한 여성이 등장한다. '레슬리'. 첫 장면은 아마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엄청난 복권에 당첨되어 한껏 들 뜬 그녀의 모습으로 영화는 화려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 가장 우울하고 처참한 모습의 주인공이 모습이 시작된다. 그녀는 심각한 알콜중독에 빠진 여성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바이러스 마냥 취급하며 기피한다. 그녀가 이렇게 알콜중독으로 인생 나락으로 가게된 것은 다름 아닌 '마약'. 마약으로 당첨금을 몽땅 날려버린 그녀는 어린 아들의 양육마저 뒷전으로 한 채 말 그대로 타락한 인생을 살며 도저히 구제되기 힘들어 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른다.
초반부 그녀의 모습은 굉장히 불쾌함 그 자체였다. 간신히 장기 투숙하며 살아가던 모텔인지 여인숙이라 불러야 될 지 모르겠는 후미진 곳에서 마저 밀린 월세로 쫓겨나게 된 그녀는 갈 곳을 잃자 결국 아들을 찾아간다. 아들은 레슬리가 앞으로의 삶의 "계획"을 세우는과정까지는 흔쾌히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겠노라고 선의를 베풀지만 정신나간 그녀는 아들의 호의에 뒤통수라도 치듯, 그새 술 먹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아들이 비상금마냥 고이 묵혀둔 돈에 손을 대고 일을 저질러 버린다. 그 모습을 보고 신물이 난 아들은 엄마인 레슬리를 결국 경찰에 신고하며 어릴 적 엄마 대신 자신을 길러주었던 이웃 어른에게 어쩔 수 없이 연락하여 그녀를 데리고 가도록 부탁한다. 레슬리 아들의 나이는 고작 20살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
이 초반 전개를 보면서 주인공의 삶을 이해하긴 도저히 어려웠다. 그야말로 가정학대 그 자체였고 사실 영화에서는 레슬리가 무엇때문에 어떻게 왜, 마약에 빠져 모든 당첨금을 홀라당 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를 이해할수도, 아니 이해할 건덕지라고는 1도 없는 상황. 그냥 어마어마한 복권에 당첨되어 한 껏 황홀감에 취한 레슬리는 그저 향락에 빠져 본인의 인생을 나락으로 스스로 내몰았다 정도로 추정 가능한 상태였다. 아무튼 가정폭력, 학대에 대해서는 무슨 원인이 있었다 한들 절대로 옹호할 수가 없는, 말 그대로 그녀는 쓰레기같은 인생을 간신히 연명하며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인물의 등장으로 그녀는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를 맞게 되고, 물론 우여곡절을 겪어나가긴 하지만 그는 그녀가 다시 마음을 잡고 새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 아주 지대한 영향력을 준 인물이라 볼 수 있다. 레슬리에게 새 인생을 살아나가게끔 큰 영감을 준 두 인물은 단연 그녀의 새로운 연인이자 남편 '스위니'와 그녀의 아들이다. 사실 극 중 '스위니'는 내가 생각할 때 매우 전형적인 '이타적인' 인물 그 자체다. 말하자면 에코이스트라고 해야될 지 모르겠으나 처음에는 왜 그가 그녀에게 무한한 호의를 베풀어 주는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영화속에서는 스위니와 모텔 주인이 우연히 레슬리의 캐리어를 길에서 줍줍하고 그것을 마음대로 헤집어 본 거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녀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었다 라는 식으로 납득이 되게끔 설명하였지만,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 것 정도의 호의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 뒤에도 그녀의 다소 무리한 말도 안되는 부탁 (월급 가불 신청 및 개인적 지출을 위한 돈 요구 등등) 마저 호구마냥 베풀어 주던 그의 모습은 약간은 아이러니한 상황.
영화 후반부로 갔을 때 그의 그런 행동들은 그의 엑스 와이프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던 레슬리를 보며 그가 느낀 연민, 안타까움 등등으로 인한 호의와 사랑 이었다고 설명이 되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모든 것들이 결국 그가 얼마나 이타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인가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이런 '천사'같은 인물의 등장이 이 영화에서 가장 영화스럽고 드라마틱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가장 현실적이지 않았던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스위니'의 등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늘상 고주망태 상태에 마약에 찌들었던 전적까지, 말 그대로 그냥 '미친x'이라고 불러도 이상할게 없었던 그녀에게 사랑과 연민을 느끼고 애정을 주고자 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현실에 도대체 얼마냐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영화적인 감수성이라 할 만한 것은 이런 사랑을 받았을 때 감사하며 새 영감을 얻고 새 삶을 살아나가는 결말이 현실에서도 쉽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망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조건 없는 사랑이나 호의를 받았을 때 오히려 더욱 불안해 하기도 하고 불신하며 상대를 테스트해보고 간보고 분노하기까지 하며 괴롭히는 경우가 오히려 다반사다. 물론 이 영화속에서도 레슬리가 결국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이웃들을 통해 그의 앞에서 여실히 들통나게 된 상황에서 결국 그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떠날 것이라는 짐작으로 인해 그를 거부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등장하긴 했지만 그 갈등 역시도 다행히 잠깐의 트러블 정도로 마무리 된 것이 아주 영화적인 요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거나 그녀가 새 인생을 살아가는것에 대한 큰 영감을 얻은 두번째 인물은 바로 그녀의 아들 '제임스'다. 그녀는 새 썸남이자 애인 '스위니' 앞에서 부끄러운 꼴을 당하고 그와 트러블을 겪고 상심해 있었지만 매우 이타적인 인물인 스위니는 그녀가 복권에 당첨됐을 당시에 tv에 출연했던 비디오를 가지고 와서 틀어주며 그때 그녀가 했던 말과 행동, 그녀가 얼마나 아들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이었는지를 상기시켜주기 위해 그는 나름의 노력을 한다. 바로 그의 노력으로 인해, 그녀는 그 비디오 속에서 아들이 무심코 했었던 말에 영감과 힌트를 얻어 새 삶을 꾸릴 상상과 기대에 가득찬 상태로 새롭게 변신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보잘 것 없는 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이타적인 스위니라는 인물의 기적적인 등장. 이것이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꼽는 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다소 억지스럽거나 과한 연출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감동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인 것 같다. 초반부에는 레슬리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그녀를 혐오하고 비난하게 되지만 결국 후반부로 가서는, 비록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망가진 인생을 살아왔던 그녀라고 하더라도 그녀가 한줄기 희망을 찾는 모습, 자신의 과오를 반성할 줄 아는 모습, 그러한 모습들이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애정으로 '연민'할 수 있게 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모든걸 포기한것 처럼 행동한 그녀였지만 이 영화의 포스터에 적혀있는 글 처럼, "말해주세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라고 그녀가 나즈막히 흐느끼면서 내뱉었던 말은 사실 우리 모두가 한번 쯤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타인에게 간절한 듣고 싶어하는 한마디 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녀가 변화에 대한 일말의 노력 없이 단순 타인의 환심만을 쉽게 얻고자 저런 말과 행동 했다면 또 재생불가한 '쓰레기'에 불과했을 것이나, 어쨌든 영화는 다행히도 그녀의 아름다운 변화의 과정을 천천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녀의 간절함 섞인 한 마디는 꽤나 가슴 후빌만한 호소력이 있었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나 한번쯤 내가 인생의 바닥에 있다고 여겨지는 몇몇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그냥 거기서 다시 처음부터, 작은 것 부터 시작해도 인생은 그 서사 자체로 살아 갈 가치가 있는 것을. 이라는 메시지를 느꼈다.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영화 주인공 레슬리처럼 가족과 남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고 자식을 학대하며 마약에 찌들어 인생을 나락 보냈던 수준의 캐릭터까진 아니지 않은가. 그랬던 그녀가 아주 작은 영감에 힌트를 얻어 새 삶을 살아나갈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가는 과정은 거창한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거기서, 바로 그 시점에서 다시 조금씩 하면 돼. 라는 식의 소탈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로 광광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몇번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인생인가가 아니라, 그동안의 내 삶의 서사 안에서 나는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여정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사실에 집중해야 하는것이 우리네 삶이 것이다.
최근에 다사다난한 별의 별일들이 있었는데 지난 11월 12일로 시험일정을 다소 우발적(?)으로 예약하고 좀 급작스럽게 시험을 쳤다. 원래부터 IH를 목표하고 있었긴 하지만 사실 롤플레이에서 최소 2가지 이상의 질문을 해야하는 부분을 제대로 완수못해서 IM3가 나올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시험결과를 확인해보니 IH등급이 나와서 기쁨의 내적 비명 지름. 아무튼 소소하게나마 시험 준비과정과 후기에 대해서 작성해보고자 포스팅을 오랜만에 써본다.
약간의 잡설+
사실 나는 현재 일하는 분야가 외국어 능력과 딱히 관련이 없어서 이 시험 성적이 꼭 필요한 부분은 전혀 아니었다. 근데 왜 쳤냐고 물어보면 글쎄.. 흔한디 흔한 자기개발 목적이면서 그저 내가 영어 학습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정말로 단지 그 뿐이다. 아무튼 보기 쉽게 챕터별로 나누어 간략하게 썰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1. 시험준비기간
사실 이 부분이 정말로 객관적으로 체크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오늘부터 오픽시험 공부해야지! 하고 일정 기간 열공하고 난 후 이제 끝! 이렇게 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누군가가 "오픽 시험준비 얼마나 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가장 답하기 난해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외에도 "오픽 IH 따려면 어느정도 준비해야되요?" 이것도 그 다음으로 굉장히 난해한 질문.
그리고 유튜브에 보면 오픽 IH 몇주만에 달성한 후기! 달성하는 방법! 이런 제목들 정말 흔하디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런 제목 볼때마다 미안하지만 어그로성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굉장히 반감을 느끼는 부분들이 없지않아 있다. 뭐랄까 영어 말하기 초보자들을 아주 기만하는 행위 같다고나 할까. 2주 3주 바짝 밥만 먹고 하루종일 영어 말하기만 연습한다면 뭐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이 마저도 영어 베이스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 기준)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 학생이거나 직장인, 본래 학업 및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남는 시간에 오픽공부를 하는건데 영어 말하기가 일상생활화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단 몇주 연습으로 IH를 달성한다? 정말로 어폐가 있다고 본다.
준비기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는 개인의 영어 실력과 학습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말... 알다시피 토익 고득점자라 할지라도 막상 영어 회화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매우 흔하지 않은가. 약간 여기서 말하는 영어 바탕이라는것은 최소한 기본적으로 영어를 입으로 뱉을 수 있는 기초적인 문장 만들기 실력을 말한다. 그리고 오픽 질문 문항은 종류도 다양하고 경우의 수도 넓기 때문에 (돌발 질문 포함) 그 많은 질문들에 해당하는 스크립트를 죄다 작성해서 외울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융통성과 순발력을 가지고 시험에 응해야 한다. 즉 이말은 달달 외우는게 정답이 아니라는 뜻이다. 어차피 돌발 질문을 받으면 평소 말하기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단순히 스크립트 외우기는 정말 고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냥 나의 조건으로 따지고 보면 이러했다.
평소 기본적인 일상 생활영어 가능한 편 + 최근 1,2년간 꾸준히 영어 학습을 해온 편 + 영어 커뮤니티 및 스터디 활동 평소에 하는 편 + 외국인 친구들과 가끔씩 어울리고 놀러다님 등등 이러한 생활 습관이 깔려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시험치기 1주일 전쯤에 시험 예약하고 1주일 동안 바짝 정리 한 스크립트를 줄줄줄 읽으면서 준비해서 쳤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내가 오픽 준비 음~ 1주일 공부하고 치니깐 되던데요? 라고 말해버리면 당연히 기만자가 아닐까?
2. 평소학습방법
시험준비 방법이 아니라 이거는 평소 학습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위에도 말했지만 나는 내가 일상생활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것들을 다 활용한 것 같다. 전화영어, 영어학습어플, 언어교환 커뮤니티 활동 등 내 생활 반경 깊숙히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빈도와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1)전화영어 : 랭디
랭디라는 전화영어 서비스를 3개월 정도 이용했다. 요즘 대부분의 영어 사이트들이 전화영어와 동시에 첨삭 기능을 같이 제공한다. 내가 랭디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면에서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 주로 필리핀 튜터와 대화했는데 영미권 튜터를 선택하기가 도통 쉽지 않다. 이미 예약되어 있는 상황이 부지기수.. 그리고 영미권 튜터도 그리 많지 않음. 아무튼 나는 필리핀 튜터도 충분히 학습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3개월 주2회 15~20분 수업을 했고 이 역시도 내가 그날 수업 주제를 얼마나 미리 준비하고 참여하느냐에 따라 전화영어가 효과가 있다 없다를 결정짓는거 아닐까 싶다. 나도 바쁠때는 못받는 경우도 많았고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심지어 밖에서 놀다가 전화받은 적도 있다. ㄷㄷ 무튼 가장 좋은 환경은 집에서 조용히 학습 모니터를 켜고 집중해서 전화를 받는게 가장 좋은 학습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전화영어 아무 소용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연히 이것만! 하면 소용이 없겠지.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이것만~하면 영어정복!뭐 이런 만능 수단을 되게 찾고 싶어하는데 사실 그런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이것 저것 동시에 학습 하면서 전화영어를 함께 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고 전화영어는 영어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는 하나의 수단 정도가 될 수 있는 거다. 그니까 완전히 영어 스피킹 초보자가 개인적인 학습은 전혀 안하는데 전화 영어 하나만 믿고 이거 했는데 실력 안오르던데요?라고 하면 조금 난감한 상황..
(2)영어어플
참 여러가지 어플 써봤는데 이것저것 하다가 결국 지금까지 계속 하고있는거는 '말해보카'랑 '산타'를 남겨놓았다. 사실 오픽 용도로는 말해보카를 추천. '산타'를 남겨놓은거는 나중에 토익이나 다른 어학시험도 칠 것 같아서 남겨둔 상태다. 아무튼 오픽시험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말해보카가 상당히 괜찮은 어플이라고 본다. 그리 길지 않은 짧은 문장들을 학습하는데 어휘, 문장 만들기, 듣고 말하기 전부 다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유료이긴한데 1년에 10만원이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서 결제하고 꾸준히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3)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은 내가 듣기 연습용으로 자주 보고 들었던 채널 몇가지를 추천하겠다.
● 채널명 :션 파블로
이 채널은 길거리에서 원어민 인터뷰를 통해 자연스러운 회화를 들어볼 수 있다. 그래서 출퇴근 길이나 자기 전이라던지 편하게 덜 집중된 상태로 영어 듣기를 자연스럽게 켜놓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은 채널인 것 같다.
이 채널은 원어민 '티파니'가 영어 스피킹에 대한 팁과 조언들을 설명하고 영어를 가르쳐주는 채널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발음이나 억양이 굉장히 뚜렷하고 선명해서 듣기 편하고 귀에 너무나 잘 들려서 추천하고 싶은 채널이다. 위 션파블로 채널처럼 출퇴근 길이나 자기 전에 자연스럽게 켜놓고 들었던 채널.
이 채널은 말 그대로 '듣기연습'을 '학습' 하기에 너무 좋다. 각 영상마다 설명 더보기에 보면 스크립트 까지 제공한다. 영어 듣기를 '공부'하고 '연습'하고 싶을 때 켜놓고 학습하기 굉장히 좋은 채널. 위 소개한 채널들 보다는 좀 더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채널로 편집도 잘 되어 있어서 반복적으로 듣기를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너무 좋다.
어쨌거나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전화영어가 됐던 영어 어플이 됐던 유튜브 채널이 됐든 이렇게 여러 수단을 통해 학습을 하고 나면, 이 모든 과정이 인풋이라고 했을 때 이제 아웃풋을 해야된다. 어쨌든 언어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배우고 학습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어민들을 만나서 다양한 발음과 억양 말투들을 들어보고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 아닐까.
또 중요한 포인트는 '회화' 모임이어야 한다는것, (토익공부같은 스터디 모임 X) 그리고 원어민을 만나야 한다는 것. 이것이 충족되어야 한다. 회화모임이라고 해도 한국인들끼리만 모여서 하는곳이 있는데 무조건 나쁘다 할 순 없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원어민이 있는 언어교환 모임 및 회화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아마 그냥 포털에 지역이름과 + 영어회화 라고만 검색해도 그 지역의 유명한 언어교환 모임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오픽은 백그라운드 서베이를 바탕으로 질문이 출제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겠지만 백그라운드 서베이는 오픽 강사들이 고정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이 있다. 무직, 부모님과 함께 삼 등등 시험 전에 백그라운드를 체크하는 항목인데 어려운 질문들을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백그라운드 서베이를 설정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은 인터넷 찾아보면 금방 나오므로 그 부분은 생략하겠다. 아무튼 그렇게 설정을 했다고 가정하에, 위 영상으로 말하기 연습을 바로 실행 해보는 것이다. 일단 IM2 이상 레벨부터 당장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1. 여우오픽 모의고사 영상으로 아무 준비 없이 대뜸 질문에 말하는 연습을 바로 실시 해본다. (적나라한 현재 실력 확인) 녹음 필수!
(중요한것은 미리 질문을 보거나 준비하는 행위 x 그냥 켜놓고 무작정 질문에 대답을 해보는 연습을 한다)
2. 총 문항 15개가 끝나고 나면 바로 한글 문서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그리고 각 질문들을 복사 붙여넣기 해서 연습 당시 내가 이런말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 혹은 대답 하긴 했지만 좀 어설프다고 느꼈던 문장 등등 내가 말하고 싶었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채 빨리 대답하지 못했던 것을 '한글'로 적어본다. (한글로 쓰지 않고 내가 먼저 영작을 해봐도 좋은 방법이다. 영작을 하면 또 어차피 첨삭을 chat gpt에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롭다면 한글보다 영어로 스스로 작문해보고 다시 첨삭 받은 후, 첨삭 받은 영어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어떤 문장 구조를 헷갈려하는지 어떤 단어를 잘 모르는지 등등을 파악할 수 있다.
3. 그리고 chat GPT를 실행해서 내가 정리한 한글 스크립트를 영문으로 변역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그 스크립트를 가지고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 공략해서 비로소 '학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chat gpt가 제공한 문장을 익숙하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몰라서 말할 수 없었던 단어, 문장 형식 등등을 실질적으로 학습하고 말하는 연습)
사실 내가 시험전에 타이트하게 공부한 방법이 바로 이거다.이게 끝임.. 나도 해커스 오픽 책을 구매해서 좀 들여다 본 시기도 있었는데 그 보다 그냥 가장 효율적으로 액기스만 뽑아서 학습하고 싶다! 라고 한다면 위에 제시한 방법이 가장 베스트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누군가 아니 아까는 스크립트 달달 외우지 말라더니 결국 chat gpt한테 영문 스크립트 짜달라고 하고 보고 연습하면 그게 스크립트 외우는거랑 뭐가 달라요? 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나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말하기 모의고사를 사전에 해보지 않고 그냥 처음부터 스크립트 짜서 달달 외우는 것 vs 영어 모의고사로 말하기 테스트를 먼저 진행 한 후 내가 말하지 못했던 부분, 부족했던 부분을 한글로 정리해서 그것들을 chat gpt에 영문으로 바꿔달라고 하는것은 매우 다른 학습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전자는 내가 어느 부분이 어떻게 부족한지 전혀 모르고 내 레벨도 잘 모르는 상태로 막연히 스크립트 준비해서 막무가내로 학습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먼저 모의 테스트를 해본 후, 어느 정도로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레벨 직시를 먼저 완료하고 그리고나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골라서 학습하는 거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학습 방법인 것이다. 효율이나 학습 집중도에 있어서도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들면 이런 느낌이랄까. 오픽 책을 샀는데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그냥 주구장창 매일 매일 천천히 진도나면서 공부하는것과vs책에서 내가 필요한 부분, 부족한 부분들로만 쏙쏙 뽑아서 효율적으로 빠르게 학습하는 것. 이런 느낌의 차이인것 같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학습 집중도부터 크게 차이가 난다고 느꼈다. 전자의 방식은 너무 양이 방대하고 넓어서 부담감과 끈기부족현상(?)으로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확률이 높은것 같고 후자는 내가 당장 부족한 부분을 먼저 채워나가는 학습이므로 집중도도 훨씬 높고 학습 의지도 강해진다고 본다.
4. 시험후기
어쨌거나 나도 오랜만에 '시험'이라는걸 쳐봐서, 그리고 오픽응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꽤나 긴장되는 마음이었는데 부산 서면 파고다 지점에서 시험을 쳤고 자리가 이름별로 가나다 순서였는지 내 자리는 맨 앞줄 첫번째 자리였음... 아무튼 처음에는 시험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서 어떻게 시험에 응시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백그라운드 서베이 체크, 마이크 및 사운드 체크하는데이 20분 정도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난 뒤 나머지 40분이 시험에 응시하는 진짜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문항 레벨을 5-5로 설정하였다. 다 기억나지 않지만 시험응시 당시 나왔었던 질문을 정리해보자면,
1.자기소개
2.언제 처음 휴대폰을 사용했는가? (돌발질문)
3.과거 핸드폰과 현재 사용중인 내 핸드폰 비교하기 (돌발질문)
4.과거 살던 집의 가구과 현재 집 가구 비교
5. 언제 처음 해외 여행을 갔었는가? 그와 관련한 에피소드
6. 여행 중 가장에 남았던 경험에 대해 최대한 설명하기
7. 너는 너의 친구들 중 한 커플을 집에 초대하고싶어. 가족들에게 이에 대해 얘기하며 2,3가지 질문을 하기
8. 안타깝지만 문제가 생겨서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야. 친구에게 이 상황을 전달하고
대안이나 다른 방법을 2,3가지 제시하기
9.한국 영화산업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기
...
흑흑.. 시험치고 약 2주 지나고 쓰는 포스팅이라 문항들이 다 기억이 안난다ㅠㅠ 대충 많이 예상하고 준비 했었던 질문들이 주로 나와서 나쁘지 않았었던 것 같다. 중요한건 사실 롤플레이에서 내가 질문을 최소2가지 이상 만들어야되는데 1개만 만들었는데 IH가 나왔다는 부분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오픽은 완벽함 보다는 시험자의 영어 말하기 숙련도, 자연스러움, 발음 이런것들을 위주로 평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대충 롤플레이 질문에 내가 답변한 방식을 한글로 서술해보면 아래와 같다.
Q. 너는 너의 친구들 중 한 커플을 집에 초대하려고 해. 가족들과 이에대해 얘기하면서 2,3가지 질문을 하도록 해.
(보통 초대할 친구에게 할 질문을 만들어라고 하는데 '가족'들에게 질문 하라고 해서 잘못 들은건 아닌지 싶어 2번 들었던 질문이다.)
- 어..음 내가 이번주에 친구들 몇몇을 초대하고싶은데, 걔네는 커플이구 사실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 지 모르겠어. 엄마, 친구들을 위해서 뭘 준비하면 좋을까? 뭐 음식이나...이것저것 여러가지 말이야. 엄마 요리 잘하잖아. 뭔가 맛있는 음식이나 뭔가 좀 좋은것들을 제공해주고 싶은데..흠 뭐가 좋을지 딱히 아이디어가 생각안나. 엄마 뭐 좋은 생각있어..? 친구 초대가 처음이라 너무 설레고 기대돼.
블라블라...
위와 같이 말했는데 사실상 따지고 보면 제대로 된 질문은 "친구들에게 뭘 준비해주면 좋을까?" 이거 하나 밖에 없는 셈이다. 좋은생각있어? 이것도 뭐 같은 질문 반복이라고 볼 수 있고. 그리고 나머지는 진짜 아무말 대잔치ㅋㅋ 그래서 내심 아.. 오픽 롤플레이 망한거 같은데 IH못받겠다ㅠㅠ 생각했지만 결과는 IH가 나왔고 이런점들을 봤을 때 오픽은 절대 '완벽성'을 요구하는 시험은 아닌 것 같다. 질문을 최소 2개3개 만들라고는 했지만 그렇게 못했다고 해도 다른 문항에서 잘 답변하고 충분히 본인의 실력을 입증 했다면 IH를 받을 수 있는 시험!!
마무리
쓰다보니 너무 장황해 졌는데 과연 이 장황한 글을 누가 다 읽어줄지 싶지만(ㅇ.ㅇ) 최대한 오픽 시험 후기와 나름대로 내가 준비해 온 방법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써보고 싶어서 작성한 글이다. 어쨌든 포인트는 오픽은 영어말하기의 '숙련도'와 '자연스러움'을 많이 평가하는 일상생활 영어 시험이라는 것. 그래서 뭐 um...well.. 이런거 많이 하지 말란 말도 들었는데 나는 자주 사용한 편이다. 그러니 um..well..써도 된다.
그리고 that's it도 하지 말란 말 들었는데 나는 사용했다. 무튼 um, well, that's it, u know what 이런것들을 많이 썼다고 단순히 낮은 스코어를 받는다거나 그런 기준은 아니라는 거다. 그냥 저런거 죄다 아무 상관없고 평가자들은 이 사람의 말하기 수준이 높고 자연스럽다 라고 판단되면 um, well을 자주 쓰든 that's it을 쓰든 you kno what, you know what I mean 이런 문장을 쓴다고해서 점수를 깎거나 수준이 낮다 라고 평가하는게 아니라는 것. 아마 um..well 이런거 많이 말해서 IM1, IM2 나온거같아요ㅜㅜ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 그게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아마 발화량이 충분하지 못했거나 문장구조가 대부분 단순하고 발음 등등 여러가지로 부족한 상황에서 um, well, that's it, you know...., you know what... 이런 것들만 많이 남발하면 당연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무튼 뭐가됐던 지속적인 학습이 중요한 것 같고 생전 영어 공부 아예 안하다가 갑자기 몇주 바짝해서 IH 따고싶어요! 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할 수있습니다! 가능합니다! 라고 말하거나 광고하는 채널을 보면 그냥 무시하길 바란다. 그냥 개 어그로... 진짜 화난다. 사실 영어 과대광고 관련해서 할많하않인데 물론 낚이진 않았지만 영업하는 채널들을 너무 많이 봐서 미칠 뻔.
아무쪼록 비 영어권 국가, 비전공자, 해외어학이나 해외 유학경험 없는 토종 한국인이라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학습해서 수준급 있는 스피킹 실력을 갖추고자 하는거는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거를 단순하게 생각하고 바짝 몇 주 벼락치기로 IH, AL 따고싶어요. 라고 하는 분들이 없길 바라면서 쓴 글이기도 하고 (환상 퇴치용?) 마치 운동과도 비슷한 것 같다. 너무 뻔하고 지긋지긋한 말이지만 지속적인 연습과 노력, 꾸준한 공부가 진짜 내 실력이 된다는 게 진리이고 정답이었다는 거다.. ㅜㅜ
서초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루이스멘도의 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이곳은 작년에 'RED ROOM'이라는 전시를 할 때 처음 방문했었던 곳인데 사실 작년 레드룸 전시를 보고 큰 감명을 받고 브런치와 이 곳 블로그에 전시 리뷰를 꼼꼼하게 작성해서 올렸었으나 전시 주제 특성상 (19금전시) 섹슈얼한 특정 단어들을 몇몇 언급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열심히 썼던 게시글이지만 단박에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한 기억이 있다. 어쨌거나 엄격한 게시글 관리 기준(?)에 의하여 2번씩이나 삭제 당했고 그 뒤로는 김이 빠져 다시 글을 작성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방문한 이곳에서는 또 다른 매력적인 전시를 하고 있었고 바로 스페인 작가 루이스맨도의 일러스트 작품이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며 활동을 하고있는 작가로, 주로 도시의 모습들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분주하고 바쁜 도시의 일상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도심의 분위기는 조용한 '휴식'과 같은 평화로운 감성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작가의 그런 작품 분위기가 나를 매료시킨 특유의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치열하고 바쁜 도시 생활을 하루하루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분주함 속에서 갖는 소중한 작은 휴식같은 것들이 더욱 대조되어 평온하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됐던 휴식이란건 그 자체로 아주 달콤하고 소중한것이지만 자연속의 휴식과 도심속의 휴식은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지 않은가. 바로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일본을 상징하는 도시 '도쿄'의 호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갖는 평화로운 일상의 휴식들을 관찰 할 수 있다.
위의 첨부된 링크로 들어가면 작품의 오디오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마 가장 인상깊었던 작가의 작품 설명 중 하나였는데 작가 루이스멘도는 3,4년 전부터 매년 생일마다 자신의 나체의 자화상을 그린다고 한다. 조금씩 나이들어가는 자신을 위한 일종의 세레머니 라고 하였는데 굳이 나체를 그리는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에서 행방되는 느낌이 들 기 때문이라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임과 부담, 무게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되려 타인의 시선해서 자유로워지는 감정이 든다니... 도시를 살아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보편적인 '우리'들과는 조금 다른, 아니 어쩌면은 매우 다른 그의 초월적인 마인드가 굉장히 건강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로부터 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을 경험하기 때문에 저렇게 건강한 마인드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 너무나 멋있어 보인다.
또 이렇게 나는 굿즈들을 왕창 털리고... 패브릭 포스터와 엽서들을 구매했다. 사실 아트북도 갖고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엄청난 두께에 부담을 느껴 구매를 포기했다... 너무 갖고싶긴 했지만 일정이 있었으므로 들고 다니기에 큰 부담이 느껴져 그만..ㅠㅠ 그래도 아기자기한 여러 귀여운 굿즈들로 충분히 만족되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시다. 그렇다고 전혀 아쉽거나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았고 각 테마의 컨셉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포털 별 평점을 보니, 말도 안되게 별점 테러한 사람이 있던데 개인적으로 그 평점은 절대 이해할 수가 없음.)
오랜만에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를 하나 감상하였다. 그 이름은 바로 "팟 제너레이션". 말 그대로 자연적 출산이 아닌, 인공지능 알을 통해 아기를 만들고 출산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사실 요즘 내가 SF영화를 아주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더이상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마냥 공상과학속에서만 머무르는 소잿거리가 아니라 충분히 우리 일상속에 실현 가능한 소재로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Her를 봤을 때도 일상속에 스며든 인공지능과의 러브스토리가 굉장히 인상깊었던 것 처럼 이 영화 역시도 우리 일상 깊숙히 들어온 인공지능 세상의 모습을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은 똑부러는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한다. 그의 남편은 딱히 그렇다할 수익은 없지만 식물학자로써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있다. 주인공은 회사로부터 '자궁센터'의 복지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매우 관심을 갖게 되지만 한편으로 '자연적'인 임신 방식을 원하는 남편의 눈치가 보여 몰래 자궁센터를 방문하고 설명을 듣고 온다. 그러나 결국 남편에게 고백하게 됨으로써 둘은 인공적인 임신과 자연적 임신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하지만 결국 남편을 설득하게 되고, 그들은 인공 출산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엄마의 자궁 역할을 하는 기계의 이름이 바로 '팟'이다.
그녀는 '팟'으로 아이를 출산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도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악몽을 꾸기도 하고 여러모로 심란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며 다소 평소보다 떨어진 생산성에 대해 회사로부터 지적받게 된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인간의 생활 깊숙한 곳에 AI 시스템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녀의 모든 스케쥴과 그 날 입을 옷 등등 사소한 사생활 일부까지 모두 관여하는 그녀의 AI는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도 오늘 그녀의 컨디션과 기분이 어떤지, 요즘의 그녀의 에너지와 생산성이 어떤지에 대해 모두 파악이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심리상담의 영역에서도 AI가 자리잡고 있었고 그녀는 심란한 마음의 원인과 이유를 찾고싶은 마음에 AI 심리상담가를 찾아간다. 이 장면 역시도 굉장히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대게 AI 시대가 초래함에 앞서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일 것이라고 자부했던 예술이나 심리 상담 등등 감성이 스며들어 있는 직업군은 AI로 쉽게 대체되지 않을것이라고 사람들은 자부했지만 실제 AI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미 미술이나 문학 음악 등등 많은 예술 분야에서 AI는 엄청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고 그 외에도 심리상담이나 철학가, 종교인의 영역 까지도 어쩌면 AI가 인간보다 더 우월하고 우수한 통찰력으로 방향성과 문제 해결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 바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전문가들의 그런 예상을 정확하게 예로 들어주는 아주 적절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보다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이 생김새 섬뜩한 외눈박이 AI 상담사는 주인공의 원인 불분명한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편리함을 제공하는 줄로만 알았던 '팟'이라는 인공 자궁 시스템에도 여러 불편이 따르는 장면들이 등장했다. 여성의 임신으로 인한 경력단절, 신체적 변화, 호르몬 변화 출산 후 후유증 등등 임신이라는 것 하나에 따르는 여러 희생과 불편함들을 모두 제거해주는 '팟'이라고 할지라도 어쨌든 '자궁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대기자들이 이 팟을 대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팟을 어느정도 자유자재로 지니고 다닐 순 있었지만 완전히 100% 지니고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부부는 출산일이 임박해오면 집에서 하는 가정출산을 원했지만 자궁센터에서는 그것을 거부하였고 많은 대기자들 때문에 팟을 다른 고객에게 다시 대여를 해줘야 하므로 기기 손상이나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부는 자궁센터의 통제를 완전히 거부했고 그러자, 자궁 센터는 팟을 키우는데 필요한 리모콘 앱 시스템을 원격으로 연결 해제 해버린다. 사실 이 앱
은 팟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계장치인데, 팟을 통해 아기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팟과 연결된 시스템 장치를 조종하는 아주 중요한 기기라고 볼 수 있다. 아기에게 영양분을 먹일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모든 통제 기능이 이 앱에 연결되어 있는데, 자궁 센터는 부부의 출산일을 몇일 앞두고 연결 기능을 완전히 해제해버린다. 하지만 부부는 어차피 곧 출산일이 임박한것을 알고 자궁센터에 가지않고 원래 그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집에서 자연 출산을 시도한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것은, 인공적인 출산 방식을 선택한 그들이지만 아기와의 유대감 형성 이라든지 가정 출산을 하고싶어하는 점 등등 자연적인 방법들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깊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앞서서 우리는 천천히 AI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분명히 다 해결되지 않을 갈등이 존재할 것이며, 그 간극을 어떻게 어떤식으로 밸런스 조절을 하며 현명하게 대처 할 것인지, 바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그런 숙제들을 넌지시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또 한가지, 영화속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이 '팟'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남편이 이렇게 말한다. "극 페미니스트들은 팟의 등장을 환영할 줄 알았는데.." 라는 대사가 있는데 나 역시도 이 부분이 의문스러운 점이다. 영화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이 왜 이 인공지능 자궁 시스템을 강력이 반대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나오지 않았는데 이 장면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도 영화속에 등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왜 AI 자궁을 거부하였는지에 대해서 그렇다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 팟을 만든 최초의 설계자, 대표자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터뷰어에게 이 대표자는 "팟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라는 질문을 하자 인터뷰어는 "산모와 부부들이요?"라는식으로 대답하지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오, 바로 아기들이 주인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팟의 주인공은 부모들이 아니라 아기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아기들이 부모님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겠죠. 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기며 영화는 끝이난다. 사실 아기는 부모로부터 그들의 유전자를 물려 받음으로써 탄생하게 되는 존재들인데 이것이 거꾸로 작용할 수 있다? 어떤 구조와 시스템이 그것을 실현가능하게 한다는 것인지 굉장히 큰 궁금증을 남기며 끝이 났다.
굉장히 소재적으로 신선함 그 자체였고 심지어 이 팟은 남자의 유전자 없이, 여자의 유전자 만으로도 아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생물학적 아버지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즉 동성애 커플이나 부부들도 이 팟을 통해 아기를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노고에서 해방된 미래 AI시대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물론 그 세계에서도 여전히 자연 임신을 하는 여성들이 등장했지만 사실 이 '팟' 시스템은 꽤나 비싼 가격이므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팟'을 통해 임신 한다는 것은 사실상 영화속에서 상류층을 의미 하기도 했다. 아무튼 자연적 임신과 인공적 임신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습의 미래 세상을 미리 엿보고 온듯한 독특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자기개발도서를 매우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매우 싫어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있다. 요즘의 자기개발 도서들은 그냥 성공한 누군가가 자기 인생 자서전 쓰는게 아니고 뭐냐. 싶은 생각 말이다. 물론 자신의 우여곡절 인생을 나열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노력했는지에 대한 썰을 풀면서 그 안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치만 그냥 성공한 누군가의 '책팔이'인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나 요즘처럼 sns같은 플랫폼에서 인기를 크게 끌어서 작가가 된다던지 하는 그런 사례들이 점점 많기 때문에 자기개발도서를 볼 때 이건 또 어떤 류의 자기개발도서인가? 싶은 생각에 약간 검열의 눈으로 지긋이 볼 때가 많다. 이 책도 굉장히 시선을 끌 만한, 눈길을 끌어당길 만한 카피를 적어놓았다. "하루 14알 정신과 약 먹으며 자본주의에서 상위 0.1%가 된 악인의 성공 쿠데타." 일단 여기서 눈길이 가는 대목은 단연 "하루 14알의 정신과 약" 이라는 거다. 14알? 굉장히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있다고 해도 6-7알 정도 매일 먹었던 사람은 본 적 있는데 14알이면 치사량 아닌가 싶을 수준이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영화 '조커'에서도 그 미치광이 조커가 먹는 정신 질환 약도 7알 정도인데 이 분은 자그마치 14알을 먹으면서 살아가신단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에게 '악인'이 되라 말해주고 있다. '악인'. 이 책에서 설명하는 '악인'이란 뭘까.
첫번째로 이 책은 자신에게 분노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분노'는 곧 성잘할 에너지 자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게 치면 나는 굉장히 자원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많은 분노가 내제되어 있을 수록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과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다. 라는 식의 설명이 흥미로웠다. 책에서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첫번째 자기개발 방법으로 '분노일기'를 쓰라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나도 그 날 하루에 대한 나의 감정과 느낌, 짧은 몇 줄 평 정도로 핸드폰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주로 내가 하던 방식은 Bad things와 Good things를 나누어 적는 것이었다. 일단은 오늘 하루 별로였던 일이나 사건, 내 감정에 대해 먼저 쓴다. 그 다음으로 오늘 하루 좋았던 것들 (매우 사소한 부분 까지도) 몇가지를 쓰는 것이다. Good things를 나중에 썼던 이유는 그래도 긍정적인 마무리를 하고싶었던 마음에서 였다. 어쨌거나 이 책의 저자는 되려 독자들에게 그날의 분노를 5줄 이상 매일 꼭 쓰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분노를 적어내려가며 본인이 진짜 원하는 욕구가 뭔지 찾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만약 오늘 하루 나 자신이 게을러서 분노를 느꼈다면 그 내용을 고스란히 적고 나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적극 분노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감사인사와는 아주 다른 부분이다. 대게 오늘 하루에 내가 무엇에 감사함을 느꼈느냐에 대해서 써라는 식의 말은 많다. 저자 역시도 원래는 아무리 별 볼일 없는 하루를 보냈다해도 그날 마신 커피 한잔이 맛있었으면 된거잖아. 라는 식의 감사 인사를 스스로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것은 그냥 자기 안일함, 합리화에 불과한 멍청한 짓이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했다. 물론, 감사일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하려거든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가 아니라, 환경에 대한 감사만 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가령 내가 사는 곳 근처는 산책하기가 참 좋은 곳이야. 등등 말이다. 본인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섣불리 '합리화'를 저지르는 실수를 범할까봐 절대, 감사일기는 쓰지 말고 분노일기를 써라. 그것이 원동력이다. 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부분이 인상깊은 점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분노일기와 감사일기를 동시에 쓰고 있었던 샘이다. 사실 매일 매일 부정적인 글을 5줄 이상 쓰는게 정말 정신건강에 괜찮은걸까? 라는 의아함과 궁금증이 들었다. 뭐 저자의 의도는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그러니까, 감사일기를 쓰든 분노일기를 쓰든 원래의 목적에 맞는 의도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문제되지 않는 것 아닐까. 제 아무리 삶의 긍정적인 태도를 갖겠다고 감사일기를 써내려 간들, 그것이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면 무슨 좋은 영향력이 있겠으며 분노일기도 마찬가지로 오늘 하루 기분나빴던 일화나 감정에 대해 줄줄 써내려 가는것이 혹시나 그저 그런 화풀이에 지나치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영양가가 있겠느냔 말이다. 저자는 사실 감사일기 쓰는것을 추천하지 않고 있지만 나는 이 두가지의 긍정적인 영향에 부합하는, 어긋나지 않는 글쓰기를 한다면 둘 다 써도 괜찮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감사일기는 절대 자위가 되어서는 안되고, 분노일기는 절대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분노일기의 목적은 나의 분노 원인을 찾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것 그리고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내게 방해되는 모든것들 또한 (사물이든 사람이든 할 것 없이) 샅샅이 찾아내서 숙청(?) 하고자 하는 목적에 있다. 반대로 감사일기는 오늘 하루 내게 일어난 긍정적인 일이나 변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곱씹으며 그 감사한 마음을 새겨 둘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인 것 같다. 아무튼, 제 목적에 맞게만 쓴다면 감사일기든 분노일기든 다 괜찮은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저자는 좀 더 독자들에게 '공격성'을 갖추기 기대 한다는 느낌이었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챕터들도 몇몇 구간 있었지만 미친 경쟁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 공격력은 갖추고 있어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면서 개인적으로는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혹시라도 절대 오해하는사람이 없길 바란다. 저자는 건강한? 개성있는 '악인'이 되길 바라는거지 무분별한 이기주의로 똘똘뭉친 '빌런'이 되라고 추천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사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한 문장도 몇몇군데 있었다. "내가 가스라이팅 당할 것 같다면 차라리 행하는게 낫다"라는 식의 문장이 있었는데 나는 이 말을 이해하면서도 동의하긴 어려운 입장이다. 내가 세상에서 끔찍하게 싫어하는것이 바로 '내로남불' 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철없는 햇병아리같은 멘탈의 소유자가 이 책을 잘못 읽는다면 나쁘게 해석할 요소도 분명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유용하고 좋은 도구들도 누군가는 가장 나쁜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듯이, (본래의 목적과 의도가 변질된다는 의미) 책이라고 예외는 없으니 말이다. 혹여나 그를 '잘못' 추종하는 독자들은 부디 없길 바란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공격성을 곧이 곧대로 남에게 해를 끼쳐도 상관없다. 라는 식으로 머릿속에 입력하면 큰 오류가 될 것이다.
무튼 책 '카르마'를 읽은 사람으로써 남에게 의도적으로 행한 '악'은 분명히 다시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모든 분노의 근원과 원인을 내게서 찾고, 내 문제점을 전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내게 방해가 되는 장애물들이 있다면은 반드시 숙청하라는 것이 깔끔한 정리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느슨해진 멘탈 상태에 꽤나 탄탄한 긴장감과 영감을 불어 줄만한 재밌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자기개발 도서에 비해서도 쏠쏠한 실질적 팁들, 방법들에 대해서도 많이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제 인생 썰 풀다 간 느낌 보다는 훨씬 영양가 있는 글들이 있었지 않나. 라고 평가해본다.
그리고 '돌아갈 곳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 역시 기억에 남는 부분인데, 그 순간 문득 이러한 생각이 스쳐갔다. 사실 나는 지금, 돌아갈 자리를 열심히 꾸리기 위해 그것을 다듬고 노력하는 중인건가? 라는 생각이 말이다. 이 부분도 굉장히 호불호가 나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 플랜B를 구성하지 말아라. 라는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플랜B가 없이 살아온 행적이 있었고 저자처럼 공격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몰라도 무모하기만 하고, 대책이 없었다. 내 모든 노빠꾸 노선들은 다 실패였었고 상처만 남았기에, 다소 저 글은 내게 무서운 문장이다. 돌아보지 말고 그냥 번지점프해!! 라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물론 돌아갈 자리가 없을 때, 그만큼 절박한 환경으로 나를 몰아넣을 때 즉 한계로 몰아넣을 때 인간의 잠재된 능력이 폭발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동의하는 바 이지만, 개개인의 성격적 특성에 따라 누군가는 따라해도 좋을 법 하고 누군가는 괜히 그렇게 했다가 핵 낭패를 당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사실 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에게 좀 더 '여유'가 있는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그 여유는 우리에게 숨 돌릴 틈을 주고, 그 휴식은 생각을 더 유연하게 한다고 본다. 사실 책에서 저자가 종종 '펜트하우스'에서 나를 바라보기 시점에 대해 설명 하는데, 사실 바로 그 객관적으로 거시적인 시야로 나의 상황을 관찰하는 태도가 바로 나는 '여유'에서 나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같은 사람은 자신을 극한으로 내몰면서도 그런 '메타인지'가 동시에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을 극한으로 내몰기가 오히려 스스로 굉장히 큰 생산성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지만 보통의 '판단력' 이라는건,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건강한 판단 또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므로 여유가 없고 빡빡한 상황,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인간의 판단력이 극도로 떨어지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 극한의 상황이 자신을 매우 성장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되려 너무 큰 부담이 되어 공격력은 커녕 반대로 움츠러 드는 인간도 있을테니 말이다.
아무튼 회사 대표에게 뺨을 맞아가며, 그리고 지독한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회사에서 자리를 버텨낸 저자는 대단하다면 정말 가히 대단한 사람이며, 다른 누군가가 봤을 때는 저렇게 참아내는것이 과연 정신건강에 이로운 건가? 피해야 할 자리는 피하는게 맞는거지. 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정답이 뭐가 있을까. 모든 자기개발도서에서 제공하는 지침들을, 컴퓨터 소프트웨어 마냥 내 몸에 다 셋업해보고 안맞으면 다시 삭제. 이것이 단 몇분 몇초만에 이루어지면 너무 편안하겠지만 인간은 그럴수가 없으니, 그래도 각자 살아온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내게 잘 맞을 만한 지침들을 적용해보고 천천히 실험해보는게 옳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본인에게 맞지 않았던 흔한 자기 개발 지침들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이 등장하니 말이다. (아침 일찍 기상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비판) 결국 내게 맞는 지침서는 스스로 알아서들 만들어 나야겠지만 이런 자기개발 도서들은 그나마 아예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 혹은 당장 무기력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혹시 이런 방법은 어때, 나는 이렇게 했는데 이게 좋더라. 라고 몇가지 방법과 아이디어들을 추천해주는거니, 실행해보고 내게 도움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리면 된다. 저자 역시도 많은 자기개발도서들이 주장하는 청소하기와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 부분을 열심히 시행해봤지만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것 처럼, 일단 자기개발에 대한 바탕이나 베이스가 없다면 뭐든 시도해보고 아닌 것들을 가려내는 프로세스도 성장중의 하나이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자기개발 도서를 읽는것은, 그것들을 신봉할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의 경험과 이야기가 내게 일말의 영감과 작은 영향력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자기개발 도서는, 분명히 그러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 쏟아지는 많은 자기개발도서들 사이에서 내게 딱 걸맞은, 그런 주옥같은 책을 가려내고 찾기 위해서 그 많은 사기성 짙은 책들에게 배신당하면서도 또 읽는 것 아닐까. 배신의 경험도 있어야만, 진짜로 볼 줄 아는 능력이 생기니까 말이다. 아무튼 뭐, 이 책이 진국이다 아니다를 내가 논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이것이 그냥 내가 자기 개발도서를 읽을 때의 내 마인드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저자가 말하는 '공격성'이나 다른 여러 자기개발을 위한 팁들은 굉장히 대한민국 현실에 잘 어울리는 방법들이 아니었을 까 생각한다. 그냥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 방법들만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아니기에, 그 부분이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