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쿤테라의 장편소설 무의미의 축제를 드디어 다 읽게 되었다. 몇년전에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을 때 심플하고 개성있는 책 표지와 "무의미의 축제"라는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제목을 보고 즉흥적으로 구매하게 됐었는데 막상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난해한 내용에 쑥쑥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몇번이고 다시 책을 덮었었다. 심지어 그렇게 두꺼운 책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펼쳤다가 덮었다가를 여러번 반복하다가 드디어 구매한지 몇년만에 이 책을 어쨌든 완독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소감은 '난해함'과 '독특함' 그 자체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책 속에는 각기 다른 개성의 여러 인물들이 관계를 맺으며 등장하는데 그들은 시시콜콜한 농담에 대해서 얘기 하기도 하고 정말 사소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사유하고 고찰하며 끊임없이 얘기를 나눈다. 나는 책의 첫장과 중반부, 후반부에 또 다시 언급되는 알랭의 배꼽에 대한 사유가 기억에 남는데, 알랭은 어머니와의 어린시절의 짧은 추억때문인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았을 때 어머니가 지그시 손가락으로 알랭의 배꼽을 꾹 눌러본 그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장면이었다는 얘기가 그토록 그가 '배꼽'에 대해 집착적으로 사유하게 된 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들이 상상하는 작은 천사의 모습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함께 떠오른다. 천사는 애초에 하얗고 작고 날개가 달린 신성한 존재이니 그들에겐 '성'이 존재하지 않을거라는 이야기. 그러니 분명 그들은 배꼽이 없을거야. 모든 인류는 여자에게서 태어났지만 그들만은 그렇지 않으니 아마 배꼽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럴싸한 농담들.
"배꼽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에로틱한 메시지는 뭘까?"
"허벅지나 엉덩이, 가슴하고는 다르게 배꼽은 그 배꼽을 지닌 여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그 여자가 아닌 것에 대해 말한다는 거야."
"뭐에 대해서?"
"태아."
그리고 또 책에서 종종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 흐루쇼프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스탈린의 '스무네마리 자고새' 라는 일화가 있다. 농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나오는데, 스탈린이 어느날 공산당의 간부들에게 농담이랍시고 자신의 말도 안되는 사냥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냥을 하러 나선 스탈린은 나무위의 24마리 자고새들을 발견하는데 그가 갖고있던 총탄은 고작 12발이 전부였다. 그래서 일단 나무위의 12마리 자고새를 먼저 잡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 12발을 챙겨나온 후, 남아있던 나머지 12마리 자고새들을 죽였다. 라는 농담이었는데 스탈린은 이 이야기를 들은 간부들의 빵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했으나 그 누구도 웃음을 터뜨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화장실에서 스탈린의 '거짓말'에 대해 큰소리로 험담 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스탈린의 '농담'은 '농담'이 아니라 그저 '거짓말'로써 통한 것이다. 당시 소련 공산당의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권력자가 건네는 허무맹랑한 농담들도 전혀 농담으로 전달 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스탈린의 독재체제가 그들에게 농담을 즐길 '여유' 까지도 빼앗아 온 셈.
무겁고 엄중하고 통제된 사회에서는 농담을 즐길 여유 조차 없다. 농담은 그저 사치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책에서는 과도하게 의미 부여된 엄중한 것들의 부작용에 대해 비판하면서 반대로 훨씬 힘을 뺀 가벼운 것들, 사소하고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가치들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여러 짧은 챕터의 이야기들을 모아 '무의미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쿤테라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가치들을 전달한다.
"보잘것없는 것을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농담과 거짓말, 의미와 무의미, 일상과 축제의 경계에서 삶과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더욱 원숙해진 시선."
"하찮고 의미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이번 2020 부산 비엔날레는 총 3곳에서 전시를 하고있다. 바로 부산현대미술관과 중앙동 원도심일대, 그리고 영도 폐공장 이렇게 3곳에서 전시를 하는데 온라인으로 티켓 한장을 구매하면 현대미술관과 폐공장 전시 총 2군데를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중앙동의 원도심일대 전시는 모두 무료다. 현대미술관 같은 경우, 코로나19 때문에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어서 미리 온라인으로 정확한 입장 시간을 선택해야 예매할 수 있고 선택한 예매날짜와 시간은 현대미술관 기준의 입장시간이며 영도 폐공장은 날짜와 입장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예매만 완료 되었다면 휴무일을 제외하고 자율적으로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방문 관람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온라인 3D 전시로 집에서도 간접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인데, 3곳을 모두 방문하기가 다소 부담스럽거나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는 분들은 온라인 3D 전시로 이번 2020 부산비엔날레를 조용히 즐겨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2020 비엔날레 온라인 3D 전시 URL은 포스팅 맨 하단에 첨부하였다.
<중앙동 원도심일대>
또따또가 갤러리 - 부산 중구 해관로 621 2층 1호선 중앙역, 11번
201 - 부산 중구 해관로 51 2층 1호선 중앙역, 7번
301 - 부산 중구 해관로 51 3층 1호선 중앙역, 7번
창 - 부산 중구 40계단길 7 1층 1호선 중앙역, 7번
워크숍 - 부산 중구 동광길 42 1층 1호선 중앙역, 11번
40계단 - 부산 중구 대청로135번길 13 1호선 중앙역, 11번
스페이스 닻 - 부산 중구 대청로135번길 31 3층 1호선 중앙역, 7번
구한국은행 부산본부 - 부산 중구 대청로 112 1호선 중앙역, 5번
주차타워 -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34 1호선 중앙역, 5번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13 1호선 남포역, 1번 1호선 자갈치역, 7번
나는 예매를 하기 앞서서 일단 중앙동 원도심일대의 여러 무료 전시를 먼저 보고왔다. 부산 중구 중앙동역 근처에 총 9개의 전시가 진행중인데 그 중 몇몇은 길거리에 전시된 작품들도 있다. 주소를 보고 열심히 찾아갔는데 뭔가 아무 전시장도 발견 할 수가 없다면 아마 야외 전시 작품일 수 있으므로 주변을 한번 둘러보길 바란다. 솔직히 꽤 심각한 길치인 나로써는 중앙동 원도심일대 전시를 찾아 가는 길이 거의 '고난'이나 다름없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결국은 1곳을 빼먹고 와버렸다. 아무튼 나는 이 전시를 거의 '길찾기' 게임이나 다름없다는 얘길 미리 하고싶다. 나는 총 9개의 전시 중 기억에 남았던 몇몇의 전시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주소 URL은 포스팅 맨 아래 첨부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중앙동 일대에 마련된 전시장들은 거의 소규모의 작은 전시장이 대부분이었는데 첫번째로 찾아간 곳이 바로 '또따또가'갤러리 이다. 회화 작품 4점과 1개의 영상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워낙 작은 공간이다보니, 빠른 속도로 작품을 한눈에 훑어 볼 수 있었다.
위 회화 작품은 노원희 작가의 작품으로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시대를 반영한 도시의 일상의 모습과 1980년대까지는 주로 소외 계층 인물들의 일상을 기록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집이 해체되는 현상과 사회 속 소통의 부재를 가시화 하기도 하였다.' 라고 전하고 있으며, 2010년 전후 시기에는 사회의 사건 사고를 근간으로 시민들의 사회참여, 노동문제 등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예술과 현실의 간극을 줄여 나가는 주제들에 몰두 하였다고 전한다.
두번째로 201 & 301은 2층과 3층에 각각 영상물을 하나씩 전시하고 있는데 원도심 일대의 전시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로 손꼽고 싶다. 먼저 2층에 전시중인 작품의 에르칸 오즈겐이라는 작가는 주로 전쟁,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서 다루는 작가로 자신을 스스로 '예술 활동가'로 정의하는데 특히 <원더랜드>라는 이 작품은 터키 국경에 있는 시리아의 마을에 살았던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각과 언어장애를 모두 가진 이 소년은 오직 몸짓과 소리만을 사용하여 당시 무장테러단체 ISIS의 무차별 공격으로부터 탈출한 경험을 설명하고 있는 영상이다.
나는 처음 2층 전시관을 입장하기 전 서명을 할 때부터 왠 알수 없는 신음소리들이 밖으로 새어나와 입장 전부터 굉장히 내 호기심을 자극 했었는데 알고보니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어린 소년의 영상이었다. 앞서 말했듯 소년은 장애를 갖고있고 몸짓, 목소리 만으로 테러 단체로부터 탈출한 경험들을 설명하는데 언어의 소통없이 소년의 표정과 행동, 제스처 만으로 어떤 상황을 겪었었는지를 충분히 가늠케 하는 영상이었다.
"에르칸 오즈겐은 이 메시지가 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행위가 되기를 원한다.
그는 정치, 사회적 생태계에서의 무장분쟁으로 인한 파괴와 쾌허에 대한 무관심을 재정의하고 상기 시키는 기제다."
그리고 3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면 또 하나의 흑백 영상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장민승 작가의 <보이스리스-검은나무여> 이며, 이 작품은 '국가적 재난 속에 사라진 생명들의 슬픔과 비극을 담아내며 세월호 침몰의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상속에 등장하는 배우의 수화와 몸짓으로 '세월호 참사'를 묘사하고 있는 듯 했고 어두운 흑백 화면속에서 배우의 얼굴과 손이 하얗게 대비되어 배우의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도 크게 집중된다. 2층의 전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언어로 직접 전달하는 이야기는 전혀 없지만 단순 '제스처'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섬세한 '사운드'로 배우가 묘사하고자 하는 세월호 참사의 잔상들이 리얼하게 전해져 온다.
나는 배우의 연기와 더불어 이 작품에서는 '사운드'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 보는데 도입부 잔잔한 긴장감을 연출하는 사운드 부터 점점 웅장한 사운드가 영상실을 뒤덮을 때 까지, 나도 모르게 온전히 영상에 빨려들듯 집중하게 되었는데 사실 나는 요즘 꽤나 심신이 미약한 관계로, 사운드가 최고치로 웅장해지며 세월호 참사의 결정적인 부분을 묘사할 때 사실 약간 공포감에 휩싸이는 기분마저 들게했다. 어쩌면 사운드에 완전히 압도 당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꽤 불안하고 경직된 상태로 내내 영상을 감상했고 내게는 여느 공포영화 못지 않는 압박감과 긴장감 있었다.
그리고 2층의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소년의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가 3층까지도 고스란히 들려오는 바람에 마치 이 2층, 3층 전시장은 두려움과 공포, 트라우마로 휩싸인 말 그대로 '고통'과 '죽음'만을 연상시키는 '어둠의 방','고통의 방' 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이 충격적인 국가적 재난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서사들을 배우의 제스처와 사운드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고 감히 설명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극한의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간접적으로나마 단 1%라도 느꼈다면 관람객으로 하여금 충분히 이 작품의 '애도'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프란체스크 루이즈의 <자기만의 방 백합 독립 출판> 이라는 작품인데, 작가는 섹슈얼리티, 성적페티쉬, 젠더, 정체성에 관련된 이슈들을 돌아보고자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설치, 만화책, 인쇄물, 서점의 형태로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는 지속적으로 개인, 정치, 사회, 도회, 그리고 성적 규범을 다루고자하며 이곳은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는 곳, 그리고 젠더, 섹슈얼리티, 정체성이 공유되며 해방되는 곳. 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모두 한글로 뒤덮힌 문구들을 보면서 작가가 분명히 외국인 이름인데 왜 작품이 한글로 도배 되어있는지가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현장 스텝의 말로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여 전시중인 것이라고 하였는데 벽에 도배 된 그림들마다 또 각각 다른 한글 이름이 새겨져 있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해당 문구의 작가 이름을 새긴 것인지 그림 작가의 이름을 새긴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확실한 것은 이 전시 기획은 '프란체스크 루이즈' 작가의 기획 작품이고 모두 만화와 한글로 도배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성 소수자들의 정체성과 페미니스트 운동을 연상시키는 문구들이 많았고 다소 문구들이 공격적이기도 하고 파격적이다. 개인적으로 아래의 문구들이 굉장히 임팩트 있게 다가왔는데 특별히 내가 성 소수자는 아니지만 한국 사회에서 살고 있는 여성으로써 꽤 공감할 수 있는 글귀들이다.
"보지파워"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한국 여잔 죽어서 몰카를 남긴다."
그리고 무료 만화 책자 하나를 배포해주는데, 내용은 성 소수자들이 퀴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참여하는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이나 시, 구청과 경찰의 법적 조치, 형사 고발 및 과태료 문제 등으로 여러가지 갈등을 빚으면서도 그들이 겪는 이 모든 사회적 트러블과 그 외에도 여러가지 역경과 고난들을 해쳐나가는 주제들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얇은 책자라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이고 한국의 성 소수자들의 대외적 활동과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스토리다.
중앙동부터 남포동까지 원도심일대의 총 9가지 전시들 중 3가지 전시를 간단히 리뷰했다. 2020 부산비엔날레의 총 3가지 전시중 가장 첫번째로 관람한 '원도심일대'는 아무래도 무료관람인 만큼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전시는 아니지만 혹시라도 이 인근을 지나가는 일이 있다면 지나치는김에 한번쯤 관람해보기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전시 투어를 목적으로 왔다면, 이 원도심 일대 9군데를 찾아가는 여정이 꽤나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유의하길 바란다.
특히나 나처럼 저질 체력에다 길치라는 옵션까지 추가되었다면 왔던 길을 돌아가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길을 헤매다보면 어느새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신경질적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 사실 각 전시를 찾아 돌아다니면서 'ㅅㅂ 이게 도대체 길찾기냐 보물찾기냐' 라고 속으로 궁시렁 거렸다. 집으로 돌아왔을 땐 거의 녹초가 되어 뻗었다는 썰...
아무튼 부산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거나 거리상의 이유로 혹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관람이 머뭇거려 진다면 앞서 말했듯, 온라인 3D 전시를 통해서 이 모든 전시를 관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유용한 것 같다. 물론 영상 작품은 시청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시각 매체들은 충분히 온라인을 통해서 관람이 가능하니,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하는 바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1을 정주행했다. 시즌1 방영시기를 보니 2013년부터 방영을 했었던 드라마인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나는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간략한 이 드라마의 내용은 사랑하는 약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아주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던 주인공 '파이퍼'가 10년전에 저지른 실수로 인해 갑자기 교도소에 복역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기 때문에 노출이나 야한 장면들이 첫 화부터 여과없이 나오는데 다행히 다른 여느 범죄영화들처럼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잔인한 장면들은 거의 없는편이고 단지 교도소에 수감하는 여자 재소자들의 일상을 그리는 드라마로, 사실은 매우 어두운 소재지만 밝고 유쾌하게 그려나가는 면이 많은 드라마이다. 시즌1은 총 13부작으로 나뉘며 부족한 것 없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던 주인공 '파이퍼'가 교도소에 자진 입소하게 되면서 겪게되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그려나간다.
주인공 '파이퍼'는 10년전 대학을 갓 졸업하고 난 후,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찾아갔던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자신의 운명의 여인 레즈비언 '알렉스'를 만나게 된다. 순진하고 착했던 '파이퍼'는 마약 수입, 밀매 일을 하며 큰 돈을 벌고있던 알렉스에게 왠지 모를 호기심과 강력한 매력에 이끌려 그녀를 동경하듯 사랑하게된다. 그렇게 둘은 교제를 하던 도중 '파이퍼'는 어느날 '알렉스'의 마약 밀매 사업을 자연스레 돕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사건이 있은 후 10년이 지나서야 교도소에 수감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분명히 '알렉스'가 법정에서 자신을 공범으로 지목했을 거라는 생각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파이퍼는 교도소 내에서 다시 그녀와 다시 재회 했을 때 시종일관 누구보다도 차갑게 그녀를 대한다.
사랑하는 그녀의 약혼자 '래리'를 두고 갑자기 교도소에 입소해야하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그녀가 과거에 레즈비언과 사귀었다는 것, 마약 밀매를 간접적으로 돕는 실수를 한 일, 말하지 않았던 모든 과거의 비밀을 약혼자에게 털어놓게 되고 그야말로 파이퍼는 인생의 큰 난관에 봉착하게된다.
아니나다를까 입소 첫날부터 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 마는데, 교도소 주방장 '레드' 앞에서 그녀의 음식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실수로 뱉어버린 파이퍼는 다음날, 레드가 특별히 파이퍼를 위해 준비했다는 식판을 받아와서 열어보니 버거 안에 피가 잔뜩 뭍은 탐폰이 들어있었고 파이퍼는 그 모습을 보고 경악한 채로 식당밖으로 뛰쳐 나간다. 파이퍼는 이후로 쭉 주방 직원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면서 배식을 받지 못하고 몇날 몇일을 굶는 상황에 놓여버리게 된다. 교도소내의 보이지 않는 재소자들의 서열과 규칙에 당황한 파이퍼는 어떻게든 주방 책임자 '레드'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눈물겨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되는데, 바로 허리가 좋지 않았던 '레드'를 위해서 손수 민간 요법으로 만든 순수 치료제를 선물해서 갖다 바치는 노력으로 겨우 레드의 마음을 풀어놓게 된다. 몇일을 오래 굶었던 파이퍼는 첫 날 교도소 음식이 '역겹다'고 내뱉었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만찬을 먹는 것 처럼 식사를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주방 직원들의 따돌림을 겨우 이겨내고 이제 좀 교도소 생활에 다시 적응해볼까 싶을 찰나, 곧이어 파이퍼에게 또 다른 복병이 따르는데 이번에는 일명 '미친눈깔'이라고 불리는 흑인 레즈비언 '수잔'의 부담스러운 고백과 스토킹(?) 때문에 또 다시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파이퍼는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이 사태를 정리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자신은 '래리'라는 약혼자가 이미 있으며 난 너의 여자친구도, 와이프도 될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한다. 그 말을 들은 '수잔'은 왠일인지 파이퍼의 말에 수긍하는 듯 얌전히 그녀의 말을 받아들이는가 싶었는데 그날 밤 결국 사고를 치고만다.
2인1실로 방을 새로 배정받은 파이퍼의 룸메이트는 다름아닌, 이 교도소에서 오랜 수감생활중이던 꽤나 연로한 재소자였는데 바닥청결에 매우 예민하고 정리정돈에 깐깐한 스타일로 이제 겨우 신참이었던 파이퍼는 어떻게든 그녀의 비위에 맞춰줘야 하는 상황. 이 상황을 잘 알고있던 '수잔'은 그날 밤 그녀의 2인1실 앞으로 찾아가 자고있던 그녀 앞에서 보란듯이 그 자리에서 오줌을 냅다 싸버린다. 불쾌한 냄새에 잠에서 깬 파이퍼의 룸메이트도 이 상황을 함께 목격해버리고 되고, 깐깐한 성격의 그녀는 파이퍼에게 이 불쾌한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다시한번 파이퍼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방을 새로 배정받은 첫 날부터 또 다시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을 맞닥드린 불쌍한 파이퍼. 그녀는 15개월형 교도소 수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래리'와 결혼식을 무사히 잘 치를 수 있을까.
총 13부작 시즌1을 이틀 삼일에 걸쳐서 정주행하게 되었는데 사실 나같은 경우 아무리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하루만에 열몇시간 동안을 계속 집중해서 보기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라, 이틀 삼일에 걸쳐 시즌1을 완주한것도 내 기준에서는 아주 빠르게 정주행 한 속도이다. 그만큼 굉장히 재밌게 봤고 다양한 죄목으로 수감중인 여성 재소자들의 이야기라, 온갖 폭력과 차별, 교도소내의 성매매, 동성애 등등 세상에 존재하는 왠만한 모든 어두운 소재들은 거의 다 등장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프소드 중간중간마다 각 캐릭터들이 교도소에 입소하게 된 각자의 사연과 계기들을 그려주는데 생각보다 '인간적인' 재소자들의 모습을 비추려했는지는 몰라도 꽤 많은 재소자들이 의도치않게, 혹은 그렇게까지 될 지 몰랐던 나쁜 상황에 우연히 휘말리게 되버리면서 큰 중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는 설정들이 은근히 많았다. 마치 순진했던 주인공 파이퍼가 레즈비언 연인을 만나 본인의 인생에 어울리지도 않을 경험을 하며 범죄를 가담하는 행위를 '우연히' 하게되는 것 처럼 말이다.
어쨌든 시궁창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 안에서 각자의 생활과 '인생'을 찾아가는 재소자들의 이야기들을 너무 어둡지만은 않게, 꽤나 유쾌하고 인간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근데 우리나라와는 사실 차원이 다른 미국의 강력한 형벌 수준을 생각해보면 왠지 충분히 있을만한 이야기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까지 평범했던 나의 친구가 어느날 전혀 아무런 전과가 없이도 우연한 실수로 갑작스레 최악의 상황에 휘말려 교도소에 수감되어 버리는 상황이 어쩌면 미국에서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일일지도 않을까. 단순 사건 현장에서 가해자의 동행인으로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도 공범으로 몇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나라니까 말이다.
아무튼간, 인종차별, 여성차별, 성소수자, 살인, 강간, 폭행 등 모든 흉악 범죄와 암울하고 어두운 것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들은 모조리 다 등장하며 재소자들간의 다툼과 경쟁, 서열싸움 같은 것들은 다반사이고 그 보다 교도관과 재소자들의 부적절한 관계들이 사실 매우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부분이었다. 무력한 여성 재소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것으로도 모자라 본인의 이익을 위해 마치 성노예 같은 존재로 그들을 이용하기도 하고, 교도관과 재소자라는 완벽한 신분 차이로 서로 다른 선에 있지만 사실 재소자들과 별 다를바 없는, 아니 어쩌면 그들 보다도 더 더러운 최악의 인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남자 교도관의 뻔뻔한 '범죄' 행위가 주로 화를 북돋는 장면들이었다. 교도소 내에서 여성 재소자들을 이용하여 크고 작은 범죄를 매일 같이 일으키고 있지만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그런 폭력들이 정당화 되는 모습들이, 그리고 그 어둠의 룰에 무기력하게 당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성 재소자들의 모습을 그린 장면들이 사실 가장 폭력적이었던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수없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는 저 콧수염 남자 교도관 역할을 꼽을 것이다.
일명 '야동콧수염' 이라고 불리는 이 새끼 아니, 이 캐릭터는 재소자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이 자자한 쌉변태로 유명한데 교도소 내에서 구할 수 없는 간식이나 담배같은 기호식품같은 것들을 재소자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애무해주는 조건으로 성매매를 일삼고 다니는 최악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나쁜 전략으로 인해 재소자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을때도 단순 '자살'사건으로 무마시켜 버릴 정도로 악마의 영혼을 갖고 태어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뻔뻔한 캐릭터도 재소자들이 자신의 일상과 한 인간으로써의 삶과 존엄성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어울리지 않는 심약한 소리 해대던 장면이 기막히게 우습고 모순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이 야동 콧수염이 등장하는 신을 볼 때 마다 불쾌지수 상승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사실 내가 가장 '덕통사고' 일으킨 캐릭터는 바로 주인공 파이퍼의 전여친 '알렉스'라는 캐릭터인데 어릴때 부터 아버지없이 어머니와 단 둘이서 불우하고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탓에 짝퉁 아디다스 운동화로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던 그녀는 나중에 자라서 친아버지를 찾아 간 장소에서 우연히 마약 밀매 사업가를 만나게되고 그 길로 빠져들면서 교도소에 수감하게 된 캐릭터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마약 밀매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그녀는 화려하고 말 그대로 Flex한 삶을 살아갔는데, 그녀의 죄목과는 무관하게 이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개성과 매력에 매료되어 나도 주인공 '파이퍼'처럼 그녀의 강렬한 매력에 홀려버린 케이스가 된 것 같다. 섹시한 중저음 보이스와 검은 흑발, 큰 굴곡의 강렬한 아치형 눈썹과 눈매가 매력적인 배우. 여자들로 하여금 '걸크러쉬' 팬심 자극하는 섹시하고 카리스마있는 캐릭터다. 여자마저 홀려버릴 강력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왜 주인공 파이퍼가 그녀에게 홀려버리게 되었는지 단숨에 이해가는 부분이다.
외에도, 각자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조합과 스토리가 꽤 재미있는 구성의 드라마라고 얘기하고싶다. 총 시즌7까지 나온 이미 2019년에 종결된 드라마지만 이제서야 이 드라마 시청을 시작한 나로써는 시즌7까지 천천히 주행해볼 생각이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여성 재소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보편적인 분위기와 범죄, 차별 문제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고 일상적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어둡지만 유쾌하며, 과감하고 신선한 얘깃거리의 소재가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조용히 추천해보고 싶은 드라마다.
이 책은 브랜드에 관한 실무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경험을 담아 보다 구체적이고 현장에서 경험한 실질적인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여러 브랜드를 기획하고 단순히 브랜드 기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과정을 관리했으며, 나아가서는 홍보, 마케팅, 해외 시장 관련 업무들을 통해서 브랜드의 탄생, 성장, 쇠퇴 등을 겪었던 경험을 통해 느낀 브랜드에 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았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제목이 "브랜드 디자인 -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브랜드를 탄생시키는데 있어서 '디자인'이 주는 의미와 그 역할, 디자인이 차지하는 부분 등 '디자인'을 주제로한 다양한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가 창조되는 과정, 그 과정안에서 겪게 될 중요한 요소들, 단순 디자인 작업 뿐만이 아니라 시장, 마케팅 분석까지 하나의 브랜드가 생겨나고 그 브랜드가 성장, 쇠퇴하는 단계까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새 생명을 또 불어넣어 브랜드를 재탄생 시키는가 까지도. 말 그대로 브랜드의 시작과 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브랜드의 모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결국 한 브랜드의 이미지 메이킹에 절대적 영향력을 주는 작업은 결국 '디자인'이 빠질 수 없다고 본다. 아니, 사실 디자인이 거의 압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는 부분이다. 실제로 마트를 가도 한번도 구매해 본 적 없지만 왠지 사용해보고 싶은 자극을 느끼는 제품을 보았을 때 우리는 그 브랜드의 대한 추측을 '디자인'을 통해서 느끼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 경험도 없는 낯선 브랜드에 대한 정보나 브랜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서 밖에 느낄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sns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직접 그 자리에서 포털에 리뷰를 검색해보는게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제품을 요리조리 뜯어보면서 눈으로 파악해보는 것이 첫번째니까 말이다.
특히나 요즘은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1인 스타트업 기업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보니, 브랜드 디자이너 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 ceo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인것 같다. 더군다나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당장에 능력있는 비싼 인력을 고용하기 힘든 처지가 대부분이다보니 창업자가 직접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럴 경우에 더더욱 이 책에서 많은 정보와 도움을 얻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인력을 써서 디자이너를 당장에 고용 할 수 있는 처지라고 하더라도 경영자라면 '브랜드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과 그 '감수성'에 대해서 꼭 한번쯤 공부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자기자신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에 대해 심각하게 무지하며 관심조차 없는 ceo들을 여럿 만나봤었는데 소통도 되지 않을 뿐더러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서 1도 관심이 없는 ceo들은 절대 자신의 사업을 '브랜드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소히 말하는 '장사치' 수준에 불과하며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 이해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절대로 그 이상의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가 없는게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아무튼 요즘 나 역시도 '창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와중에 이 책을 읽어보니 창작자의 마인드와 경영자의 마인드를 둘다 갖추고서 읽어도 매우 유용한 책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출간된지 꽤 된것 같은데 불구하고 마치 '브랜드 디자인'의 지침서, 교과 서적과 같은 느낌으로 봐도 무방하다. 많은 1인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하기보다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 스스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창업자일 경우에 더더욱이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책이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누군가는 어느정도 디자인쪽 일을 하던 경험이 있다던지, 아예 디자인 관련 문외한은 아니기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경영자로써 체크 해야 될 부분과 창작자가 염두해 둬야 할 부분들이 동시에 디테일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1인 창업자에게는 무조건 꼭 한번 추천해볼만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아래는 책 내용 중 로고 디자인을 하는데 중요한 핵심 포인트의 일부분만 가져온 내용이다.
<독일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조은 디자인의 10가지 원칙>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한다.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Good design is th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섬세한 부분까지 철저하다.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로고 디자인의 6원칙>
1원칙 : 로고는 단순하게 디자인하라.
- 브랜드 콘셉트에 부합하는 단순한 로고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뜻. 브랜드 콘셉트가 지향하는 이미지에 따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할 때 중요한 부분이 된다.
2원칙 : 가독성을 파악하라.
- 가독성은 문자, 기호, 도형 등이 얼마나 읽기 쉬운가에 대한 관점이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글자, 오독의 가능성이 낮은 명확한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브랜드가 지향하는 콘셉트 안에서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3원칙 : 소비자의 기억에 각인시켜라.
-브랜드 로고의 형태나 디자인이 브랜드 콘셉트와 잘 맞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 내용을 나타내기 쉽다거나 취급 아이템을 연상시키기 좋은 것을 뜻한다. 연상 작용이 가능한 브랜드 로고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상징물이나 사물의 형태를 이용하여 로고를 디자인하는 경우도 기억하기 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4원칙 : 유행을 타지 않는 생명력을 만들어라.
- 유행을 타지않는 디자인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금방 싫증 나지 않는 로고를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고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기 때문에 유행하는 시기에는 세련되어 보이지만 유행이 지나가면 자칫 촌스러워 보이거나 오래된 브랜드처럼 보이기 쉽다. 유행을 타는 로고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그만큼 쉽게 싫증 나거나 신규 브랜드마저 마치 오래된 브랜드처럼 보이는 단점도 있으니 유의하자.
5원칙 :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
- 로고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에 관한 문제이다. 로고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소비자나 사용자들ㅇ에게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으며, 예를들어 명함, 포장지, 쇼핑백 등과 같은 인쇄물과 간판, 배너와 같은 사인물 다양한 제품의 겉과 안, 제품을 장식하는 장식물이나 라벨같은 곳에 사용한다.
6원칙 : 상황과 용도에 맞게 디자인하라.
- 제품의 특성이나 서비스 특성에 어울리는 로고 디자인이 필요하다. 가령, 음식물과 자동차 같은 상반된 특성을 가진 제품의 로고 디자인은 분명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제품의 특성에 맞게 적절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한다. 식품류의 경우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로고를 사용하는 것이 높은 매출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ex) 특히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다 생각지도 않게 껌이나 사탕, 음료수 같은 것들을 구매하는 경우 대부분 지루한 기다림을 이길 수 있는 밝고 리듬감 있는 로고가 들어간 제품들을 선택한다.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는 2020년 9월 4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관을 기념하는 첫 번째 기획전시로 <ANOTHER REALITY: 밤의 미술관>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부산 지역 아티스트 6팀이 지금까지 서면, 부산을 포함한 세계 여러 도시와 공간을 경험하며 축적된 기억과 그 이면에 자리해온 정서에 대하여 설치, 회화, 사진, 에세이 등으로 표현해낸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가 시작되는 갤러리 1층에서는 부산 대표 설치아티스트 정혜련의 시공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TREASURE ISLAND”를 거닐고,
갤러리 2층 “이 도시를 사는 법(The ways we feel this city)”에서는 키미앤일이 와 이슬아가 건네는 따뜻한 글과 그림, 그리고 신진 포토그래퍼 딜런 반스(dylan barnes), 김굳건, 김성준의 개성 뚜렷한 사진을 감상해보세요. ※ QR코드를 활용한 무료 오디오도슨트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시 QR스캔이 가능한 휴대폰과 개인 이어폰을 지참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산 서면에 최근들어 언제부턴가 상상마당이 새로 생겼다. 부산 사람이라면 옛날에 메가박스, 런투유 있는 자리라고 하면 대부분 알 건데 상상마당이 지어지고나서 처음으로 전시를 볼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런투유'라는 90년대 컨셉 헌팅 나이트포차 있을 때 보다 주변 훨씬 분위기가 고급스럽게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지어서 건물도 깔끔하고 아주 깨끗한 편.
이번 전시는 부산 상상마당 개관기념 기획 전시였는데 사진,회화,설치 작품들로 구성되어 1층 2층 동시에 전시를 하고있었다. 관람료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일반 성인 6000원. 그 외 디자인전공 재학생이거나 단체에서 올 경우에는 4000원에 관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는 저녁에 전시를 보러 갔었는데 독특한 점은 티켓을 한장 구매했을 때 총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안내 매표소 직원이 "낮에 또 오셔서 한번 더 관람이 가능하세요." 라는 말씀을 남겨주셨다. 꼭 낮에만 다시 보러 갈 수 있는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무튼 티켓 1장으로 2번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 부분이 독특한 부분이다.
1F - TREASURE ISLAND
1층은 설치미술 작품들로 채워져있었는데 입장하자마자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기다란 선의 화려한 조명이 눈에 띄었다. "빛으로 공간을 기록하는 작가" 라는 소개글이 있었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작가가 철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서면' 이라는 지역을 탐구하여 만든 작품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어릴 적 읽은 책 '보물섬'에서 영감을 가져와서 '서면'이라는 지역 또한 각자의 보물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들이 모인 '보물의 섬'과 닮아있음을 발견하고 "TREASURE ISLAND"를 구현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태화, 복개천, 조방, 서면로타리 등 과거부터 지금까지 서면을 구성해 온 상징적인 공간들은 이 곳에서 별로 빛나고, 물줄기와 산을 이루며 돌맹이가 되는 등 각자만의 또 다른 세계를 가진 채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와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은, QR코드를 인식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데 집에 있는 '버즈'를 챙겨가지 못해서 작품 설명을 듣지 못한 부분이 너무나 아쉬웠다. 특히나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설치작품 같은 경우엔 작품 설명이 더더욱 궁금한데, 다음에 낮에 또 한번 방문하게 된다면 잊지말고 꼭 챙겨가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2F - 이 도시를 사는 법
"어쩌면 이 도시를 살아가기 보다는 버텨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1층 전시가 한눈에 눈길을 확 사로잡는 설치 작품이었다면 2층 전시는 "이 도시를 사는 법" 이라는 주제로 회화작품과 사진작품, 글귀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2층에서 관람했던 작품들이 여러가지를 사유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제공해 준 것 같다. 특히나 외로운 도시의 사회인들, 이방인들의 모습을 담은 익숙한듯 고독한 도시의 모습에 대해 조명한 것이 와닿았고 관람자인 나의 입장에서도 '도시'라는 주제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저 일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 화려한 곳이며,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가치들로 늘 넘쳐나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회화작품들에서는 외롭지만 동시에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졌고 사진 작품에서는 좀 더 깊은 고독한 정서들이 많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불빛, 높은 빌딩, 사이렌소리 스치는 이방인. 별을 그리워하는 밤과 작은 기계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반짝이는 불빛들이 별 대신 밤하늘을 채우는 곳. 사람들은 어디론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목적지를 알 수 없다.
내가 살고 당신이 사는 도시."
"우리는 풀과 무척 닮아있다. 그 자체로 얼마나 강인한지, 얼마나 스스로 치유 능력이 뛰어난 지, 또 작은 실수들로 얼마나 나약해 질 수 있는지. 미풍에도 흔들리는 가벼운 존재이지만 언제나 자기만의 멋짐을 잃지 않는 풀처럼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상업사진들 보다도 이런 다큐멘터리 주제의 사진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가장 순수하다고 여기는 영역이기도하고 사진을 들여다 볼 때 찰나를 포착한 이미지 한장으로 그 안에서 담아내는 스토리나 분위기, 고스란히 느껴지는 감성들을 해석하는 일들이 내겐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보면 '인문학적 감수성이 깃든 사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게 있어서 사진을 보는 재미는 미적 감각과 센스도 포함되지만 그 보다도 '스토리텔링'을 느끼는 것이 중점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나 필름과 흑백사진이 주는 감성은 더욱 나의 개취에 맞는 부분인데, 아니나다를까 2층 전시실에 '다크룸'이라는 작은 암실을 함께 전시하고 있어서 꽤나 반가웠다.
DARK ROOM
'암실'이다. 2층 전시공간 모퉁이 쪽에 작은 '암실' 공간이 있었는데 이 곳 역시도 전시의 일부다. 새빨간 조명과 벽에는 많은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나 또한 대학시절 사진찍기에 빠져서 타 전공 이수과목으로 들었던 사진수업이 생각났다. 학기 개강전부터 포토그래피 수업에 관심을 갖고 학교에 수업과 관련해서 문의전화를 걸었었는데 디지털 포토그래피인지, 아날로그 포토그래피수업인지, 내가 너무나 원하는 '암실' 수업이 수업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미리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마침 '암실' 수업을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나 기쁘게 친구와 함께 수강신청을 했었고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사실 대학시절을 통틀어 내가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이 내게는 바로 '포토그래피' 수업이었기 때문에 그 추억을 지금도 나름대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아무튼 지금은 현상하는 과정에서 현상액을 얼마나 어떤 비율로 섞는지, 교반을 몇번이나 돌리는지, 타이머를 몇초에 맞추고 해야하는지 등등 그때 배웠던 모든것들을 다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흑백 필름으로 찍었던 사진들을 처음으로 현상, 인화했던 그때의 사진들은 아직까지 추억의 파일함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물론 포토그래피 수업을 들은 이후에도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이 필름카메라로 몇번 더 흑백 필름을 꽂고 사진찍는 취미를 23-24살까지 간간히 이어 갔었는데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오랜 시간동안 전혀 사진을 찍지 않게 되었다. 사진이라고는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들이 전부. 가끔 이렇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 전시를 보러가게 되면 늘 그때의 기억에 마구마구 소환당하는 편이다.
마침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했는지 전시 관람을다 마치고 나가는 길에 우연히 이걸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상상마당의 현상인화실에서 흑백필름 현상, 인화 체험과 사진전문 인력 교육과정이 진행된다는 나름대로 반갑고도 솔깃한(?) 정보가 있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 정보가 다 올라와있진 않은 것 같았고, 평소에 사진에 깊은 관심이 있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상상마당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을 들어보는 것도 재밌는 기회가 될 것 같다.